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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임영조- 12월

올 데까지 왔구나

막다른 골목

피곤한 사나이가 홀로 서 있다...꽁꽁 얼어붙은 천지엔

하얀 자막처럼 눈이 내리고

허둥지둥 막을 내린 드라마

올해도 나는 단역이었지

뼈 빠지게 일하고 세금 잘 내는

뒤돌아보지 말자

더러는 잊고

더러는 여기까지 함께 온

사랑이며 증오는

이쯤에서 매듭을 짓자

새로운 출발을 위해

입김을 불며 얼룩을 닦듯

온갖 애증을 지우고 가자

이 춥고 긴 여백 위에

이만 총총 마침표 찍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