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근대에 대한 성찰로서 포스트모더니즘1)은 근대 철학이 무엇보다
이성주체의 문제에서 비롯됨을 비판하여 주체의 해체를 선언한다. 하
이데거는 존재론에서 인식론으로 전환함으로써 근대철학의 존재론을
문제 삼아 객관과 주관의 이원론적 싸움을 비판했다. 또한 메를로 퐁
티는 몸의 능동성을 간파하여 ‘몸(지각)의 주체’라는 말로써 근대 철
학에서 쓰는 이성주체를 대체하였다. 근대 철학과는 달리 그에 있어
서 인간 몸은 정신과 신체적 과정을 통합하는 삶의 과정으로 주장된
다. 우리는 몸을 통해서만 개념을 형성할 수 있고, 세계, 우리 자신,
타인들에 대한 모든 이해는 무의식적인 신체화된 개념체계의 관점에
서 짜여지기 때문에 판단과 지식은 신체화된 이해에 의존한다. 그러
므로 몸과 정신은 하나이다. 이와 같이 탈근대는 체계와 지배 가능성
에 대한 형이상학적 개념에 반대하여 그 무게 중심의 축을 해체하려
48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고 시도한다. 그 중심은 이제 개체의 다양성 속에 관통되어 있다.1)
오늘날의 교육기반은 근대에 형성된 구조체계이다. 세계전체로부터
독립된 자아의 대립과 기계적 자연관을 통해 객관적 지식을 주입하고
개체의 다양성을 획일화한다. 주․객 이분에 따른 감성과 이성의 대
립, 인간과 자연의 대립, 개체와 전체의 대립은 오늘날 교육시스템에
그대로 잔존하고 있다. 이제 교육은 전통의 접목과 탈근대성의 토대
위에서 새로운 교육철학의 성찰을 가져와야 한다. 그동안 탈근대 논
쟁이 각 학문분야에서 많이 있어 왔고 교육에서도 많은 진전을 이루
어왔지만, 그 탈근대적 논의가 구체적 성과를 이루고 있지 못하고,
탈근대를 넘어서는 시도는 더욱 희미하다. 교육학에서 탈근대를 다루
는 것은 단지 근대를 ‘탈’하는 입장이라기보다 교육철학의 기초를 다
지고 새로운 교육문화를 이루어야 하는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하므로
여기에는 전통과 근대, 탈근대를 거쳐 이룩되는 체계적인 전망이 필
요하다.
동학사상은 유․불․도 삼교를 아우른 한국의 대표적 전통사상으
로 ‘근대와 탈근대성을 가짐과 동시에 이를 넘어서는’ 사유를 모색하
는데 많은 시사점을 준다. 모든 존재가 지니는 다양성과 개체가 지닌
각자의 진리를 전제하는 탈근대적 사유를 내포하고 있으면서도, 탈근
대 논쟁이 자칫 ‘몰주체성’, ‘진리의 상대성’으로 머무르는데 그치는
단점을 동학은 ‘개체의 전체성’을 통해 이를 보완해주고 있다. 즉 동
학은 인간 자체가 전체와 통합된 존재임을 인내천(人乃天) 사상에서
설명해내고 있다. 개인과 전체가 통합되어 있다는 것은 인간 개인이
1) 현재까지 쓰는 용례를 보면 포스트에는 세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이후
(after), 둘째는 반(anti), 셋째는 넘어서(trans)라는 뜻이 포함되고 있
다. 탈근대는 분명 근대문화에 대한 반발이다. 무엇보다 포스트모더니즘이
근대의 정신과 구별되는 점은 서구 전통철학이 이룩한 체계로서의 동일성과
일원성을 문제시한다는 데 있다. 다원성은 탈근대성의 본질적인 특성이다
(신승환,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성찰 , 살림, 2003, 3-31쪽,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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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49
전체와 분리되어 있지 않는 동시에 전체와의 합일 속에서 이미 한울
자아의 준적이 형성되어 있음을 말한다. 개인 각자에서 발휘되는 전
체성은 각자의 모습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각자의 진리를
갖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존재의 다양성과 개성, 그리고 보편성이
결합한다. 그러나 그 보편성으로서 각자의 진리는 전체와 합일하는
가운데서만 성립되는 것임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교육에 있어서 개인의 개성과 흥미, 욕구, 관심, 재능을 살리는 것
은 교육의 가장 큰 역할이 될 것이다. J. Dewey는 개인의 개성과
특이성 자체가 사회발전을 가져온다고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개인이
사회적 차원에서 삶을 영위할 때 사회의 공익과 사회적 타당성을 확
보하도록 하는 교육은 간과되기 쉽다. 개인주의 교육과 전일적 교육
이 동시적으로 결합될 필요가 있다. 동학은 그 한울 자아의 준적을
자각하여 행위하는 것이 大我적으로 행위하는 것이고 최고의 개성화
임을 말하고 있다. 본 연구는 동학사상의 탈근대성에 주목하여 인간
(개체)과 한울(전체)의 통일문제를 교육철학적으로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개체와 전체>, <주관과 객관>, <몸과 마음>의 통일로서
인간과 세계를 보도록 하는 교육을 철학적으로 전망하고자 하는 시도
라 할 것이다.
2. 개전일치(個全一致)의 세계관과 탈근대성:
‘侍天主’
포스트모던 철학은 더 이상의 초역사적 주체, 보편적인 해석학적
주체가 역사상에 존립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자
연의 정복을 꿈꾸며 절대를 자기 손 안에서 주무를 것처럼 허세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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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리던 근대의 오만한 이성은 새로운 현실 속에서 차지할 자리가 없어
져 간다. 상호 배타적인 관계 속에서만 이해되어온 부분과 전체의 근
대적 범주도 이제 설 곳이 없어졌다.2) 이는 모든 대상적 존재를 자
신들에게 종속되도록 변경시켰던 서구적 이성, 또는 기독교에 대한
근본적인 이의제기이다.3) 또한 이는 결국 탈중심주의(해체), 또는
주변부에 무게 중심을 두는 다중심주의적 세계화를 지향하는 탈근대
로의 성찰을 갖게 했다.
인간의 자아주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자기라 할 것이 없는 타자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전체의 구조를 내재한 부분(개체)과 전체의
구조를 인식하는 개체로 재정립되어야 한다. 하이데거의 “세계-내-존
재가 갖는 구심적 전체성(Totality)” 혹은 “공동현존재”,4) 그리고
메를로 퐁티의 “無와 얽혀 있는 공동존재”5)가 이를 설명해주고 있다.
메를로 퐁티는 “지각 경험을 말하고자 할 때 나는 사람들이 내 속에서
지각한다고 말해야 하고 내가 지각한다고 말해서는 안된다”6)고 말한다.
동학의 핵심사상인 인내천관은 인간이 처음부터 전체아로서 태어나
면서 지속적으로 변화해가는 무궁자임을 말한다. 이는 근대처럼 본유
적으로 주어지는 실체적인 자아가 아니라 천지의 모든 이치를 담아내
고 이를 통하여 세계를 구성하는 자아임을 말한다. 그렇기에 인간은
모든 만물을 자신의 몸으로 하고 생성․변화시키는 한울아7)의 존재
이다.8) 그러면서도 한편 인간 개체 안에 하나로 관통하는 한울의 준
2) 이명현 외, 근대성과 한국문화의 정체성 , 철학과 현실사, 1998, 10쪽.
3) 이정배, 한국 개신교 전위토착신학 연구 , 대한기독교서회, 2003, 229쪽.
4) M. 하이데거, 이기상 역, 존재와 시간 , 까치, 1998, 125, 160쪽(하
이데거는 공동현존재란 “나의 타인과 더불어 있음”을 뜻한다고 했다.).
5) M. 메를로 퐁티, 류의근 역, 지각의 현상학 , 문학과지성사, 2002, 329쪽.
6) 같은 책.
7) ‘한울아’라는 말은 한울님을 말하는 것으로 일제하 때 천도교 즐겨 쓴 표현
임을 밝혀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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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51
적과 주재성을 전제하기에 탈근대가 갖는 극단적 상대성과 달리한다.
동학에서 정성과 공경을 다하여 한울을 섬기라는 것은 그 준적과 올
바른 주재성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근대의 이성 주체는 세계와
대립된 개체로서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니는 것이지만 동학의 인간 개
체는 한울의 표현으로서 세계전체와 분리될 수 없는 전일적 한울我이
자 한울의 준적을 갖는다.
탈근대철학이 상대성에 머물게 되는 것과 달리 동학은 한울아가 처
음부터 모든 만물의 이치를 구비하고 간섭하지 않음이 없고 명령하지
않음이 없는 주재자의 실체성, 그러면서도 허령한 비실체로서 읽혀진
다. 이는 유불결합의 전통사유에서 오는 한울아이기 때문이다. 수운
은 동학을 설명함에 있어 공자의 道를 깨달은즉 이치는 같으나 도에
있어 대동소이함을 말했고9) 서학은 한울님을 위하고자 하는 도에 있
어서는 동학과 같으나 오히려 이치에서는 다름을 강조했다.10) 수운
의 이 말은 흔히 듣는 이야기이지만 매우 의미 깊게 다가온다. 흔히
동학의 한울님을 이해함에 있어 기독교적 인격신관으로 접근하거나
비인격성과 인격성을 아우르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접근
의 맹점은 궁극적으로 한울님이 인간의 내재적 초월로서 이원화되거
나, 대상화된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서구적 관점에서 동학을 이해하
는 것이 되고 우리 자신이 수천 년 전통 속에서 사유한 한울님은 이
해할 수 없게 된다. 즉 동학의 한울님을 이해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을 초월한 초월자이냐 인격신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인
간 안에 부여되고 작동되는 한울님을 이해해야 하며 우리 전통이 그
8) 동경대전 , 몽중노소문답가, “무궁한 이치 무궁히 살펴내면 무궁한 나 무
궁한 한울 아닌가.”
9) 동경대전 , 수덕문, “覺來夫子之道 則一理之所定也 論其惟我之道則大
同而小異也.”
10) 동경대전 , 논학문, “曰洋學 如斯而有異 如呪而無實 然而運則一也 道
則同也 理則非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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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러했듯이 이는 유불결합 속에서 그 이해를 시작해야 한다.
1) 유불결합을 통한 개전일치(個全一致)와 탈근대성
동학을 창도한 수운이 시천주 사상을 내놓게 된 것은 유가적 전통
과 불교와의 결합에서 가능한 것이었다.11) 동경대전 을 보게 되면
일찍이 중국유학사상에 있어 天命으로서의 天과 자연법칙적 천의 두
전통이 동학에 결합되어 수용됨을 볼 수 있다. 공자는 天命사상을 통
해 개개인 존재를 윤리적으로 확정짓는 궁극적 근원으로 이해하였다.
즉 공자는 하늘(天)을 우주의 主宰天으로 해석하였고 인간이 그 하
늘로부터 도를 품부받았기에 자기 안에 부여된 천명은 이법의 주재하
는 힘이자 곧 진리였던 것이다.12)
대저 아득한 옛날부터 봄과 가을이 어김없이 갈마들고 네
계절이 변함없이 제 때를 만났다가 사라져 간다. 이 역시 한
울님 조화의 자취가 천하에 뚜렷하다는 본보기이다. … 이 근
래에는 온 세상 사람들이 저마다 마음대로 하여 천리에 따르
지 않고 천명을 돌아보지 않는다. 그리고 마음이 늘 두려움에
싸여 나아갈 바를 모른다.13) 저 역괘가 나타내는 ‘길이 변치
않는 이법’을 살피고 하․은․주 3대에 한울님을 공경하던 이
치를 자세히 음미하여 본다. 이제야 비로소 옛 선비들이 天命
11) 정혜정, 동학․천도교의 교육사상과 실천 , 혜안, 2001, 1장 참고.
12) 김관식 역주, 書經, 성균서관, 1976, 540-547쪽.
13) 東經大全, 포덕문, “盖自上古以來 春秋迭代 四時盛衰 不遷不易 是
易天主造化之迹 昭然于天下也 ... 又此挽近以來 一世之人 各自爲心
不順天理 不顧天命 心當悚然 莫知所向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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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53
에 따르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후학들이 한울님을 위하는 일
을 까맣게 잊고 있음을 슬퍼하게 되었다. 내가 받은 도를 잘
닦고 익혀보니 자연의 이치 아님이 없다. 공자의 도를 깨달은
즉 한 이치로 되어 있다. 오직 나의 도를 논하면 공자의 도와
크게는 같으나 약간의 다름이 있다.14)
수운은 주역의 ‘길이 변치 않는 이법’과 ‘삼대(三代)에 한울님을 섬
기던 이치’를 살피면서 옛 선비들이 모두 이를 따르고 있었음을 밝힌
다. 三代에 상제(上帝)를 공경하던 이유가 모두 그 말씀에 따르고자
함이었는데 후대 사람들이 이를 까맣게 잊고 있다고 슬퍼한다. 수운
은 이러한 공자의 도를 깨달은즉 한 이치임을 말하면서 유불결합에 있
어 유교의 천리와 인격적 천명을 불교의 마음(心)과 결합시켜 나갔다.
수운이 진정 의도하는 바는 유교에의 복귀가 아니라 그 만물의 이
치와 주재함의 권능이 인간에게 구비되어 있음을 사람들이 보지 못함
을 말하고자 함에 있다. 수운은 용담유사 에서 “나는 도시 믿지 말
고 한울님을 믿었어라 네 몸에 모셨으니 사근취원 하단말가”15)라 하
여 한울님과 인간을 결합시키고 있다. 해월 또한 수운이 말한 궁을의
의미를 말하면서 이는 수운선생이 도를 깨달은 처음에 세상 사람이
다만 한울만 알고 한울이 곧 나의 마음인 것을 알지 못함을 근심하여
궁을을 부도로 그려내고 심령이 쉬지 않고 약동하는 모양을 겉으로
나타내어 시천주의 뜻을 가르친 것16)이라 하였다. 특히 해월은 수운
이 말한 시천주를 ‘인시천(人是天)’이라 재해석하면서 성리학의 이와
기를 하나로 일치시켜 ‘일이기(一理氣)’로써 설명해 내려간다. 즉 천
14) 東經大全, 수덕문, “察其易卦大定之數 審誦三代敬天之理 於是乎惟
知先儒之從命 自歎後學之忘却 修而煉之 莫非自然 覺來夫子之道 則一
理之所定也 論其惟我之道則大同而小異也.”
15) 용담유사 , 교훈가.
16) 海月神師法說,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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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지 음양 일월 천만물의 화생한 이치가 한 이치 기운의 조화 아님이
없고, 화해 낳는 것은 한울이치요 움직이는 것은 한울 기운이니 합하
여 말하면 기운이 곧 이치라는 것이다.17) 동학에 있어 인간이 한울
이라고 하는 것은 만물을 낳고 세상의 만물을 주재하는 한울을 성품
으로 삼고 천지만물의 세상을 몸으로 삼기 때문이다. 천지의 모든 이
치가 인간에게 구비되어 있다. 물론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존재는 천
지의 이치를 구비하고 있다. 다만 인간만이 그 구비했음을 알 뿐이기
에 최령자라고 하는 것이다.18)
천지음양 시판후에 백천만물 화해나서
지우자(至愚者) 금수요 최령자 사람이라
전해오는 세상말이 천의인심(天意人心) 같다하고...19)
의암도 ‘사람은 만물 가운데 가장 신령한 자로 만물의 이치를 모두
한 몸에 갖춘 자’라 말한다.20) 수운이 한울님을 천리와 천명의 결합
17) 海月神師法說, 天地理氣, “天地 陰陽 日月於千萬物 化生之理 莫非
一理氣造化也 分而言之 氣者 天地鬼神造化玄妙之總名...化生天理 運
動天氣 以理化生 以氣動止즉 先理後氣도 亦是當然이니 合言하면...氣
卽理也.”
18) 林明洙, 天德師恩의 說, 천도교회월보 5, 1910.12, “惟皇上帝ㅣ 位
乎太上야 萬物을 總管之시고 萬物을 自用之시니 範圍也ㅣ 極廣
極大고 造化也ㅣ 至神至妙야 生生一理ㅣ 循環無窮而春秋焉迭代
며 日月焉光明며 風雨焉滋潤며 雷霆焉皷動며 霜露焉造化야
四時ㅣ 不變其序고 萬物이 各成其功니 若斯神功大德을 孰能代
揚며 孰能主張고 惟人이 位乎萬物야 最靈最智者라 而性以天
며 而身以世며(필자 밑줄) 而心以神야 天의 萬生과 世의 萬有를
總以心裁制야 以備人世而利用厚生니...”
19) 용담유사 , 도덕가.
20) 義菴聖師法說, 性靈出世說, “人是萬物 中最靈者 萬機萬相之理 總俱
體者也 人之性靈 是大宇宙靈性 純然稟賦同時 萬古億兆之靈性 以唯一
系統 爲此世之社會的精神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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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55
속에서 인간 안으로 자리매김했다면 해월은 이기일치의 개념으로 그
리고 의암에게 있어서는 ‘성심(性心)’의 용어로 사유가 전개된다. 즉
만물은 다 성품이 있고 마음이 있으니 이 성품과 이 마음은 한울에서
나온 것이므로 한울을 모셨다고 말하는 것이다.21)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학은 인간이 전일적 존재임을 말한
다. “천지의 이치를 구비하고 만물을 주재하는 한울아”로 이해하는 것
은 탈근대의 ‘공동존재’와 맞물릴 수 있다. 근대가 신을 사살했다면
탈근대는 ‘나’를 사살한 것이라고 흔히 말한다. 우리는 혼자로서 존재
하지 않고 나와 너의 전체로서 존재한다. 나는 나 이외의 것으로 이
루어져 있고, 나는 곧 타자이며 나라는 것은 절대적 주체의 독립자로
서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의 나이다. 모든 개인은 개인들의 자아가 서
로 관계하여 형성된 주체들이고 이 관계는 無와 얽혀 있어 고정적이
지 않고 늘 변화하며 움직이며 새롭게 창조되어진다.
그러나 한편 동학의 전일체적 인간이해는 천지의 이치를 구비한 비
실체적 무궁자이자 천지한몸[萬物一己]이기에 인간이 수련을 통해
한울아와 합한 자리에 그 절대 준거를 놓는다. 그리고 이로부터 개성
이 무한히 창조되고 우주 전체 역시 무한히 창조되는 인간 주체성이
강조된다. 그러므로 인간의 수행을 통해 한울아를 드러내고 전체를
관통하는 한울아의 준적과 변혁적 주체로서 인간 이해는 탈근대적 자
아와는 또 다른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2) 공(空)을 통한 개전일치와 탈근대성
동학사상에 있어 마음이 곧 한울이 되고 내 마음이 곧 세계가 되며
21) 義菴聖師法說, 覺世眞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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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주관과 객관, 개체와 전체의 통일이 가능한 것은 모든 존재에 공성
(空性)이 있기에 가능하다. 이러한 공성은 수운에게 있어 “마음은 본
래 비어서 물건에 응하여도 자취가 없다(心兮本虛 應物無迹)”22)는
‘심본허 응물무적’의 마음으로 표현되고, 해월은 이를 해석하여 “虛가
능히 기운을 낳고, 無가 능히 이치를 낳는 것”23)으로 재현된다. 즉
그릇이 비었으므로 능히 만물을 받아들일 수 있고, 천지가 비었으므
로 능히 만물을 용납할 수 있듯이, 마음이 비었으므로 능히 모든 이
치를 통할 수 있음과 같다.24) 탈근대에서 말하는 공동존재 역시 실
체화된 자아가 아니라 감정이입을 통해 끊임없이 수정되는 것이고 하
이데거 경우는 ‘은폐되지 않은 존재의 열어보임’을 진리라고 말한다.
세상은 마음의 자기 현시이고 존재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하나의
생기이며, 인간 존재는 상호 연결된 관계의 그물망이다.25) 왜냐하면
존재는 세계를 향해 열려 있고 우리는 우리 자신의 외부, 즉 타자로
부터 출발하는 무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무는 외부로부터 나를 결정
하고 있고 동시에 “나는 하나의 관점에 묶여있지 않기에 나의 견해를
변화시킬 수 있다.”26)
탈근대주의자들은 서구 형이상학이 무엇보다 “無 제거”의 역사였음
을 비판하고 있다. 서양철학은 있음만의 실체를 고집하고, 오로지 존
재하는 것에만 매달린 존재자 중심의 역사이며 무에 대한 탄압 내지
는 봉기의 역사라는 것이다.27) 반면 불교 전통은 無의 자리지기로서
비유비무(非有非無), 역유역무(亦有亦無)의 논리를 갖고 있다. 동
22) 東經大全, 歎道儒心急.
23) 海月神師法說, 虛와 實, “虛能生氣 無能生理.”
24) 海月神師法說, 위의 책.
25) M. 메를로 퐁티, 앞의 책, 456쪽.
26) M. Merleau-Ponty, ibid., 1962, p.397.
27) M. 하이데거, 이기상 공역, 형이상학의 근본개념들: 세계-유한성-고독 ,
까치글방, 2001, 266-2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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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57
학사상과 불교철학이 그리고 탈근대철학이 상호적으로 이해에 도움주
는 것은 無의 논리가 있기 때문이다. 공성이 성립하기에 일체가 성립
하고 공성이 없으면 일체는 성립하지 않는다.28) 우리가 존재 또는
有라고 여기고 있는 것들이 無없이는 존재할 수 없음을, 그리고 개전
일치(個全一致)가 가능한 것은 ‘本虛本空’이기 때문임을 탈근대 철
학이 그리고 불교가 말해주고 있다. 동학에서 말하는 심즉천의 心은
분명 空(無)을 수반하기 때문에 서구의 神개념으로만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비실체의 한울님관(神觀)임을 주목해야 한다. 無가 수반되
기 때문에 만물이 성장하고 세계가 개벽되며 인간 개체가 전체가 될
수 있다. 無가 수반됨이 없이 有만을 상정한다면 모든 존재는 서로를
받아들임이 없이 개체로서 대립되고 고정불변할 것이다. 우리는 해월
이 이기일치로서의 마음을 허령한 것29)이라 명명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동학사상을 유불도 삼교합일의 무극대도라 하면서도 불교가 갖
는 심본허의 공성(空性), 즉 無의 사유를 우리는 간과해 왔다. 공성
[비실체성]이 없으면 개체와 전체는 하나일 수 없다. 인간의 동정어
묵(動靜語黙)이 모두 천리의 본연이 되는 것 한울이 사람되지 않음
이 없고 사람이 한울되지 않음도 없는 것 모두 허령한 한울아가 품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성심은 현묘하고 현묘해서 응물무적이나 있는 듯 사는 듯한
다. 성품은 본래 있음도 없음도 아니요 나타난 것도 의지한
것도 서있는 것도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처음도 나중도 없는
것이다. 마음은 본래 빈 것이다.30) 음과 양이 합덕하여 체를
28) 中論, 大正藏30, No.1564, 33a “以有空義故 一切法得成 若無空
義者 一切則不成.”
29) 海月神師法說, 天地理氣.
30) 義菴聖師法說, 無體法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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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갖춘 것을 성품이라 하고 밖으로 접령이 있고 안으로 강화가
있는 것을 마음이라 한다. 마음이란 들리는 듯 하나 보기 어
려운 혼원한 虛靈이다. 靈이란 허령이 창창하여 만물에 남기
지 아니함이 없으며 비치지 않은 때가 없으며 고요하여 움직
이지 아니하며 일어나면 밝고 어두우면 변화하여 스스로의 덕
과 스스로의 이치의 천지의 勢요 자연의 이치니라.31)
의암의 법설은 이러한 측면에서 한울님에 대한 많은 내용을 無에
대한 설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인간의 성심(性心)은 ‘靈
然不昧’하고 ‘虛靈’한 것이며 ‘공공적적 활활발발(空空寂寂 活活潑
潑)’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에 하나가 없으면 성품도 아니요
마음도 아니다. 성심본체는 如虛如空이요, 한울은 원래 ‘本虛本空’한
것으로 내 마음이 ‘虛’라야 한울이 자리하고 내 마음이 ‘公’이라야 한
울을 사랑한다고32) 했다.
불가에서 인간의 一心을 가리켜 ‘공적활발(空寂活潑)’이라 하고
‘공적영지(空寂靈知)’라 하며 ‘허령불매(虛靈不昧)’라 하던 것을 동
학은 이제 유가의 천과 결합하여 한울님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일찍
이 이돈화는 동학의 신관(神觀)을 말함에 있어 만유신적 일신론에
<반대일치되는 신관>의 <절대공적 신관>의 설명을 가했다. 그는 본체
의 순수지속과 현상의 생멸적 무상(無常)을 통해 神을 설명하고 불
교에서 말하는 제행무상, 제법무아, 열반적정의 실상을 인용하고 있
다. 원래 불교에 있어 이돈화가 말한 불변과 생멸은 공(空)과 유
(有)를 뜻하는 것으로 불교는 진공묘유(眞空妙有)의 중도적 이치를
세계의 실상으로 본다. 이돈화는 이러한 이치를 동학의 신관에 적용
하여 무상(虛變)과 영구불변의 반대일치적 결합으로 보아 고정된 실
31) 義菴聖師法說, 覺世眞經.
32) 朱昌源, 「天과 個人의 道團」, 천도교회월보 2, 19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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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59
체가 아니라 끊임없는 변화생성의 무궁신(無窮神)으로 설명을 가한
바 있다.33)
3. 주객일치의 탈근대성: ‘心卽天’
동학에 있어서 개전일치의 사유는 객관과 주관의 문제로 이어져
간다. 인간의 마음은 곧 세계이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는 근대사유
처럼 세계와 마음을 분리시키고 전체와 개체, 주관과 객관을 대립시
켜 분리된 허상에 고착하여 끊임없이 자아를 확산하지만 동학은 이
러한 이원론을 거부한다. 동학사상에 있어 주객이 통일되는 것은 우
리가 인식하는 세계가 곧 내 마음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변화․작
용하는 인간 마음이 한울이라 하는 것은 한 순간의 마음에 모든 존
재가 드러나고 마음이 보고자 하는 대로 세계가 파악되어지기 때문
이다.
내 마음을 깨달으면 상제가 내 마음이요 천지도 내 마음이
요 삼라만상이 다 내 마음의 한 물건이다.34)
의암은 천지가 내마음이요(我心天地), 풍운조화 삼라만상이 모두
내 마음이라고 말한다.35) 인간 마음은 천지만물 곧 세계이다. 그러
므로 내 마음이 바르면 세계가 바르다. 이는 주객의 통일 속에 있는
33) 정혜정, 「동학의 종교경험과 ‘마음살핌’의 자기교육」, 교육철학 34, 교육
철학회, 2005.8, 참고.
34) 義菴聖師法說, 無體法經.
35) 義菴聖師法說, 無體法經, “見性覺心 我心極樂 我心天地 我心風雲造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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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세계일뿐임을 말하는 것으로 세계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다. 동학
에 있어서 도를 안다는 것은 세계가 자신임을 아는 것이다.36) 해월
도 “내 마음을 공경치 않는 것은 천지를 공경치 않는 것이요 내 마음
이 편안치 않는 것은 천지가 편안치 않은 것이다.”37)라고 하였다. 여
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나의 마음과 기운이 바르면 천지가 바르
고, 나의 마음이 편치 않으면 천지가 편치 않다고 말하는 점이다. 이
는 진리라는 것이 주․객일치의 인간 실존에서 드러나고, 보여지는
것(객관)과 보는 나(주관)가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음이 곧 세계
이기에 마음이 씻겨지는 만큼 세계 또한 청정하다. 의암은 말하기를
“천지만물의 주객 구분이 가능하지만 한울을 주체로 보면 나는 객이
되고 나를 주체로 보면 한울이 객관이 되는 것”38)이어서 천지만물과
나는 동시에 주관도 객관도 됨을 말한다. 인간이 천지의 이치를 두루
갖춘 천지동오(天地同吾), 동귀일체자(同歸一體者)로서 내 마음과
천지가 둘이 아니라는 주․객일치의 사유는 오늘날 탈근대가 주장하
는 기본 핵심사상이다. 천지만물을 떠나서 진리를 구하지 않고 인간
마음 자체가 우주 전체임을 말하여 주관과 객관을 통일시키는 동학사
상은 하이데거가 존재론을 인식론으로 전환시킨 주객일치의 관점과
상통한다.
하이데거는 인식이 세계-내-존재 안에서 이루어짐을 말하는데 이는
세계가 이미 인식에 부여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인식주관과
무관한 대상은 존재할 수 없다. 하이데거는 관심․배려에서 만나게
되는 존재자를 도구존재라 이름했다. 그리고 이 개별적 도구 존재는
36) 東經大全, 後八節, “不知道之所在 我爲我而非他.”
37) 海月神師法說, 守心正氣, “我心不敬 天地不敬 我心不安 天地不安
我心不敬不安 天地父母長時不順也 此無異於不孝之事.”
38) 義菴聖師法說, 無體法經, “凡 天地萬物 不無主客之勢 觀天以主體
我爲客 觀我以主體 天爲客 不此之辨 非理非道也 故主客之位 指定于
兩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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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61
이미 앞서 하나의 도구 전체성이 발견되어 있다.39) 인간이란 ‘관심’
속에서 세계 안에 거주한다. 그에 있어 주객일치는 세계내 존재의 마
음씀을 통해 통일성을 얻고 자아는 마음씀을 통해 자신을 구성한다.
세계-내-존재로서 인간이해는 몸의 지각 즉 “손안의 존재자”를 통한
세계 구성에 기초하고 있다. 객관적 세계나 정초된 진리는 그에게 있
어 부정되고 몸의 습기에 의한 세계형성임을 강조한다.40) 하이데거
의 세계-내-존재 역시 주객을 관계 짓는 것으로 여기서 객관과 주관,
정신과 육체의 이원화는 거부된다. 보는 자가 있어 보이는 것이고 세
상은 보이는 것과 보는 자가 포함되어 있기에 자기 세상을 통해 자기
세상의 사물을 보는 것이다. 그 만나는 방식을 자각한 자가 진정 참
된 실존이다.
의암도 말하기를 “마음이 흰 것을 구하고자 하면 흰 것으로 보이고
붉은 것을 구하면 붉은 것으로 보이고, 구하는 사람이 구하기를 바
르게 하면 보이는 것도 또한 바르고 구하기를 그릇되게 하면 보이는
것도 그릇되게 보인다.”41)라고 하여 주객일치의 극명한 사례를 들
고 있다. 모든 대상은 마음이 그렇게 보도록 시키는 것이다. 그러
므로 “마음은 가히 천지를 운반하고 권능이 가히 만상의 윗자리가 된
다.”42)
인간 삶이 세계를 만들고 세계가 인간 삶을 만든다. 인간 삶이 없
으면 이 세계가 없고 세계가 없으면 이 삶도 없다. 일제 식민지시기
당시 이종린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세계와 인간 삶을 각각 세 가지로
나누었다. 육생(肉生), 몽생(夢生), 각생(覺生)의 인간 삶에 따라
천연계(天然界), 초매계(草昧界), 문명계(文明界)의 세계가 형성
39) M. 하이데거, 앞의 책, 100-101쪽.
40) M. 하이데거, 이기상역, 앞의 책, 100-101쪽.
41) 義菴聖師法說, 無體法經, “思之則 天理得焉 不思之則 不得衆理矣.”
42) 같은 글, “能力 可以運搬天地 權能 可爲萬相首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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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된다. 이는 다소 오늘날의 언어감각으로 볼 때 생소하지만 음미할 가
치가 있다. 무상한 곳에 거하여 이익만을 쫓아 움직이는 자로서 복이
내리기를 바라고 한 발자국도 떼지 않고 앉아서 땅에서 나는 물건만
향유하여 죽지 않으면 행복하다는 자는 육생인이다. 농사짓고 공업에
힘써 입고 먹지만 器械는 갖추어지지 못하여 헛되이 힘쓸 뿐이요 백
성이 주인이라 하여 집을 이루고 나라를 이루지만 규칙이 완전하지
못하고 헛되이 지킬 뿐인 자. 산에 사는 이는 산 바깥에 육지가 있음
을 모르고 육지에 사는 자는 육지 너머에 바다가 있고 산이 있음을
몰라 큰 우물 안에 앉아 하늘을 보는 이는 몽생인이다. 하늘은 크고
땅은 넓어 각각의 사물에 관하여 내가 스스로 그 규칙을 정하고 그
쓰임을 스스로 정하며 습속에 이끌리지 않고 스스로 그 몸을 다스리
며 그 덕을 스스로 닦으며 옛것이나 지금의 한계에 구애되지 않고 현
재의 작은 성취에 안주하지 않고 늘 미래의 큰 성공을 도모하여 넘어
지더라도 퇴보하지 아니하고 비틀거려도 떨어지지 아니하여 모든 중
생으로 하여금 고해에서 벗어나 복지를 누리게 하는 자는 각생인이
다. 그러므로 육생의 삶이 빚어내는 세계는 천연계요 몽생은 초매계,
각생은 문명계라 한다. 즉 세계는 하나로되 각기 세계가 다름이 있는
것은 그 마음 때문으로 사람의 마음이 생기면 세계가 생기고 사람의
마음이 죽으면 세계가 죽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인간 마음은 파도요
세계는 빈 배와 같다. 파도가 생기면 배가 저절로 움직이고 파도가
치지 않으면 배가 스스로 고요하며 파도가 치면 배도 높이 오르고 파
도가 적어지면 배 역시 낮아져 한 터럭만큼의 거짓도 없고 생각이 쉬
지 못함이 이것이다. 세계는 오직 사람 마음이 만든 것이요 사람 마
음은 본래 정해져 있지 않다.43)
43) 이종린, 「世界與人生」, 천도교회월보 8, 1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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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63
4. 심신일여(心身一如)의 통전성과 탈근대성
서양 근대철학에 있어서 마음과 몸의 전통적 개념 역시 이원론에
기초해 있다. 특히 데카르트는 인간 주체를 오직 “생각하는 주체”로서
정의하여 몸으로부터 정신을 분리했고, 로크 또한 이원론의 사유를
바탕으로 마음과 물질, 그리고 개체와 세계를 말했다. 데카르트의 관
념 이론에서 감각은 결코 대상을 반영(표상)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주변 물체로부터 충격을 받아들일 뿐이다. 사물이나 심지어는 색, 질
감, 온도와 같은 것들을 반영(표상)하는 것도 이성적인 영혼이다. 그
러므로 모든 관념은 본유적인 것이다.44) 근대 이원론과 달리 메를로
퐁티는 심신일원에 입각하여 몸이 마음임을 주장한다. 그는 인간 실
존을 비이원론에서 파악하여 몸의 현상학을 발전시켜 왔다.
나는 나의 몸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지 않다. 나는 몸 안
에 있고 오히려 나는 몸이다. 인간은 자신의 몸을 매개로 하
여 세계의 의식을 이룬다. 즉 의식은 몸의 상호매개를 통하여
형성된다(M. Merleau-Ponty, 1962:150).
메를로 퐁티에 의하면 인간은 신체-주체인 것이다. ‘신체-주체’라는
이 말은 메를로 퐁티가 후기에 채택하여 능동적인 몸을 가리켜 언급
한 것으로 전통 철학에서 쓰이는 이성주체라는 말을 대신하여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사회문화적인 체험과 행동에 의해 생산된다.45)
게다가 체험된 몸의 근원적인 구조나 조직은 그의 현존 속에서 끊
44) 톰소렐, 문창옥 역, 데카르트 , 시공사, 1999, 77-111쪽.
45) The Aberdeen Body Group ed., Body, vol.1, London: Routledge
2004,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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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임없이 개정된다. 습관으로부터 형성되는 일정한 틀의 이 구조조
직을 “Body image”라고도 표현하는데 이는 신체 개념(“body
concept”) 혹은 신체 도식(“body scheme”)이라는 말과 같은 의
미로 쓰인다.
동학 사상 역시 심신일원을 전제로 한다. 성심신(性․心․身) 삼
단을 일치시켜 인간이해를 하고 있는데 이 역시 탈근대적 맥락에 서
있다 할 것이다.
우리 도에 이르러서는 사람이 스스로 구하여 도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한울님이 반드시 바르게 보이고 바르게 들으니
만에 하나도 의심이 없는 것이다. 바르게 보고 바르게 듣는
것은 성심신(性․心․身) 삼단이 합하여 보이고 나누어 보임
이니 세 가지에 하나가 없으면 도가 아니요 이치가 아니다.46)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의암은 “성품이 있고라야 몸이 있고 몸이
있고라야 마음이 있다”고 하여 성품(性)과 마음과 몸을 결합시키고
있다. 성품이 주체가 되면 성품의 권능이 몸의 권능을 이기고 몸이
주체가 되면 몸의 권능이 성품의 권능을 이긴다 하여 성품을 주체로
보고 닦는 사람은 성품의 권능으로써 비고 고요한 경지를 무궁히 하
고 몸을 주체로 보고 닦는 사람은 몸의 권능으로써 활발하고 장애없
이 현세계에서 모든 백성을 함양한다. 그러므로 성품과 몸의 두 방향
에 대한 수련(性身雙方之修煉)을 취해 도닦는 사람에게 밝히고자
한다고 의암은 말했다.47) 그러나 한편 그는 몸이 있을 때에는 불가
불 몸을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몸이 없으면 성품이 의지할
곳이 없고 마음이 없으면 성품을 보려는 생각이 생길 수 없기 때문이
46) 義菴聖師法說, 無體法經.
47) 위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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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65
다. “무릇 마음은 몸에 속한 것이고 마음은 바로 성품이다. 마음은 몸
으로부터 생기어 형상이 없이 성품과 몸 둘 사이에 있어 만리만사를
소개하는 요긴한 중추가 된다.”48) 이는 마치 마음이 몸에 의지한 것
이 한울이 만물에 의지한 것과 같다.49)
만일 자기의 性身을 자기가 개벽치 못하면 포덕광제의 목적
을 어떻게 달성할 것이냐. 대신사 말씀하시기를 한울님께 복록
정해 수명일랑 내게 비네 하셨으니 이것은 이신환성을 말씀하
신 것이다.50) 마음이 성령과 몸을 거느린다는 것은 비유하건
대 성령은 물이요 물이 능히 움직이며 흐르는 힘은 마음이요
흐르는 물을 받는 곳은 몸이니 몸이 없으면 성령이 위탁할 곳
이 없고 성령이 없으면 마음이 생길 근본이 없으나 성령과 몸
사이에 마음의 소개가 없으면 다만 한 생물이 세상에 있다 이
를지언정 사람의 이름에 상당한 지각과 능력이 있다 이르지
못한다.51)
한편 해월은 “몸은 심령의 집이요 심령은 몸의 주인”52)이라 하여
심령의 있음은 일신의 안정이 되는 것이요 욕념의 있음은 일신의 요
란이 되는 것이라 했다. 이에 몸으로써 한울아가 드러나도록 수행을
권한다. 몸은 사람이 세상에 난 처음 표준이요 한울이 거하는 집이
다. 사람의 희노애락과 생사존망이 다 몸과 관계된다.
48) 위의 글, “身在時 不可不 認身以主體何者 無身性依何而論有無 無心見
性之念 起於何處 夫心身之屬也 心是生於以性見身之時 無形立於性身
兩間而 爲紹介萬理萬事之要樞.”
49) 義菴聖師法說, 講論經義.
50) 義菴聖師法說,以身換性說 二.
51) 義菴聖師法說, 기타.
52) 海月神師法說, 守心正氣, “身體心靈之舍也 心靈身體之主也 心靈之
有 爲一身之安靜也 慾念之有 爲一身之擾亂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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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5. 동학사상과 탈근대적 교육철학의 전망
1) 萬物一己觀의 한울아교육
근대성은 주체의 자율성과 개인의 독립성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근
대의 인간은 자신의 이성과 의지에서 출발해 스스로 규범과 규칙을
확립하려는 존재이고 세계 전체를 지배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능력을
자율적으로 펼치고자 한다. 데카르트에 있어 자아의 본질은 사유이며
그 사유를 본질로 삼는 자아는 사유적 실체이다. 이는 주객 이원화의
논리를 함축하는 것으로 객관 자체는 주관적 활동과 무관하게 존립하
는 실체로서 이해된다.53) 이러한 자기중심적 Monologue는 결국
적개심과 전쟁, 죽음으로 이끌어간다.54)
탈근대적 인간 자아는 ‘더불어 있음’의 공동자아이다. 근대 사유하
는 실체로서의 주체 이후에 오는 것은 공동존재로서의 상호주체이며
이 상호주체적 자아는 자아 구성적이다. 그것은 초점을 그 스스로에
현전하는 자아에서 타자에 대해, 타자를 위해 그리고 타자와 더불어
현전하는 자아로 이동시킴으로써 자아의 모습을 구체화한다.
교육이란 이제 이원론적 근대교육의 담론에서 만물일체의 교육담론
으로 전환시키고, 자아를 타인과 자연에 대하여 무한히 확장시키고자
하는 분리된 개체적 삶과 이성주체로서의 삶보다 한울 전체로서의 본
53) 한자경, 자아의 연구: 서양 근․현대 철학자들의 자아관 연구 , 서광사,
1997, 30쪽.
54) Kiyul Chung, Donghak(東學) Concept of Heaven/God: Religion
and Social Transformation, A Dissertation Submitted to
The Temple University Graduate Board in Partial Fullfilment
of the Reauirements for the Degree PhD., 2005,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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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67
래아를 발현시키는 고양된 삶의 길을 전망해야 한다. 즉 개체위주의
분리담론이 아닌 모두의 생명이 하나로 연결된 한울담론으로 바뀌어
져야 한다. 동학의 탈근대성과 연관한 교육의 전망은 한울공동체 속
에서 개체의 무한한 성장과 한울 전체의 성장이 분리될 수 없다는 자
각아래 세상을 바꾸고 자신을 끊임없이 해방시키는 데서 찾아진다.
모든 존재가 한울님을 모셔(侍天) 한울 생명을 영위하는 것이기에
존재의 전적인 긍정과 다양성을 이해(事人如天)하게 된다. 동학사상
이 탈근대가 주장하는 것처럼 다중심주의로 갈 수 있는 것은 모든 존
재가 곧 한울로서 천명과 천리를 구비한 신령한 한울이기 때문이다.
개별 존재는 곧 전체에 관통되어 있고 전체에 통할 수 있는 준적의
설립이 가능하기에 각자는 진리를 갖는다. 여기에 진정한 인간공경과
다양성의 존중이 서게 된다.
인간 자신이 사인여천(事人如天)의 삶을 살 때, 즉 자신이 한울님
임을 깨닫고 전체 한울을 위할 때 동귀일체로 돌아가 지상천국의 이
상사회가 존재한다.
동학에 있어서 인간 개성은 우주만물을 한 몸으로 하여 자신을 위
하는데서 개성은 확보된다. 우주의 이치와 생명의 힘은 하나이지만
이것이 모든 개체 속에서 드러날 때 달리 표현된다. 모든 존재는 한
울님의 표현이다. 각자의 한울님이 각자의 개성 속에서 드러남이다.
이는 존재 그 자체로 아름답고, 진리이고 생명인 것이다. 어느 누가
흙 한 줌, 풀 한포기를 가볍다 하겠는가. 그러므로 인간과 자연 모든
개체에 공경을 다하고 우주를 한몸으로 하는 공심을 통해 공행을 실
천하는 것이 개성화의 길이라고 동학은 말한다. 어떻게 보면 붓다,
예수, 수운 모두는 진리를 체험하고 이를 실천한 가장 개성화된 인물
로 볼 수 있다.
근대교육의 가장 기본 화두는 이성 연마에 의한 자아의 지배와 확
산에 있었다. 그러나 자아는 실체가 아님을 동학은 말한다. 어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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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개체도 고정된 실체나 동일성을 지니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개체는
관계지워짐 속에서만 존재하고 하나의 실체는 그 자체로서 파악될 수
없다. 자아는 전체와의 관련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어가는 하나의
구성물이다. 인간 자체는 자기 실체성이나 중심성을 갖지 못하고 空
하다. 단지 상호의존적인 발생 속에서 자신을 형성할 뿐이다. 그러므
로 세계를 독립된 개체들의 합이 아니라 거대한 하나의 관계적 체계
임을 교육에서 말해야 하고 이를 교육에서 실천할 필요가 있다.
한울아와 萬物一己의 세계관은 분명 인간과 세계를 인식하는 패러
다임의 전환이다. 독립된 자아는 해체되고 탈중심화된 세계, 총체적
으로 존재론과 결별된 세계, 존재론적인 토대들이 절대적으로 회복불
가능하게 상실된 세계이다. 리요따르의 표현을 빌리면 어떤 지적 체
계나 도덕적 체계도 실재를 인식하는 어떤 방법도 궁극적으로 합법화
될 수 없고 어떤 것도 존재론적으로 다른 어떤 것에 대해 우위를 주
장할 수 없다. 독립적인 실체 개념을 부정하고 실재 개념을 유기체적
전체론(holism)의 문맥에서 이해할 것이 주장된다. 생명들은 공동
기원과 공동 운명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상호간에 의존적이다. 통일
성(같음)과 다양성(차이)의 역동성은 만물의 상호 의존의 본질 안에
있다. 크리스테바는 ‘열린 시스템으로 작용하는 윤리, 변화에 열린 구
조를 갖는 윤리는 닫히고 고정된 자아를 끊임없이 위반하고 추방시키
는 주체의 자아추방의 윤리’라 말한다. 즉 고정된 자아의 거부, 자아
의 파편화 견제, 내 안에 타자가 있음을 인식함 등이 포스트모더니즘
에서 요구되는 윤리라 하였다.55)
동학은 자기 자신이 한울님임을 깨달아 한울님으로 살라 한다. 이
는 탈근대적 공동 자아와 가까우면서도 수행을 통한 보편성의 획득으
로서 동학의 전체아는 탈근대와 구별된다. 한울님으로 산다함은 자신
55) 최희재,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포스트모더니즘 윤리와 율리시즈 의 자아
추방의 시학」, 제임스 조이스 저널 9-1, 2003.6, 158-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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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69
의 個體我가 全體我로 전환되는 것을 말한다. 전체를 자기로 하여
생명을 영위할 때 세계의 변혁과 창조가 일어난다. 그리고 이는 각자
가 가진 개성적 개체아가 발현되면서 동시에 大我로 확장되는 것이기
에, 인간 개성과 전체, 어느 것 하나 손상되지 않고 하나됨을 이룰
수 있다. 서양의 전통은 결과적으로 개인과 전체 중, 하나를 택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자유와 개성의 강조는 결국 이기주의와 제국주의
로 흘렀고 전체와 평등의 강조는 결국 파시즘과 억압의 역사를 낳았
으며 자아의 해체는 곧 자아의 몰주체를 가져왔다.
2) 이신환성(以身換性)으로서의 心身 교육
한울은 인간 몸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생명 혹은
한울의 영을 담지하는 몸의 수련, 곧 修身을 통해 한울님을 체험하고
몸을 수련함으로써 한울 성품으로 바꾼다.(以身換性) 근대가 이성주
체의 자아실현으로서 사고교육에 초점두어졌다면 탈근대의 교육은 몸
의 지각적 경험에 주목하여 본래성의 회복으로서 심미교육을 중시한
다. 동학에서 지향하는 몸의 교육 역시 자기 안의 한울을 체험하는
심미적 교육에 초점맞추어져 있다 할 것이다.
몸이란 인간의 정신을 포함한 것으로 참된 영성을 알게 해주는 도
구다. 동학은 모든 존재간의 전일성과 상호 연관성을 깨달아 내 자신
이 개별아라는 관념을 넘어설 것을 가르친다. 모든 생명의 존재근거
가 되는 한울님이 내 안에 모셔져 있다는 자각이야말로 인간 삶 속에
서 모든 것을 함께 키워나가는 세계생성과 변혁의 전거가 될 수 있
다.56) 화이트헤드는 세계를 현실적 통체(actual entity)와 영원적
56) 이정배, 앞의 책, 127-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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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대상(eternal object) 즉 초월적 통체(transcendent entity)
와의 긴장적․대립적 관계로 놓고 영원적 대상은 개별자로서 현실적
통체와 결합되어야만 창조성의 활동이 가능함을 말했다. 신은 스스로
의 여건을 초월적인 지배력에 의해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
개의 현실적 통체를 통해 자기창조를 이루는 것이다. 신이 제공한 여
건을 취사선택하는 주체적 형식은 현실적 통체의 측면으로 귀속한다.
신은 자기충족적인 실체가 아니며 스스로를 존립하기위해서는 다른
여러 현실적 통체와 결합되지 않으면 안 된다57)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동학과 화이트헤드에게서 상호 유사성이 드러난다.
동학에서도 인간 주체 없이 한울 역시 아무 공로 없음을 강조한다.
동시에 “한울이 있음으로써 물건을 보고 한울이 있음으로써 음식을
먹고 한울이 있음으로써 길을 간다는 이치를 투철히 알라.”58)라고 말
하면서 내 속에 어떤 내가 있어 굴신동정하는 것을 가르치고 시키는
가 하는 생각을 일마다 생각하여 오래도록 습성을 지니면 한울 자체
로 살게 된다59)고 말한다.
“몸을 성령으로 바꾸라는 것은 대신사의 본뜻이다. 몸은 백
년간일물이요 성품은 천지 미판전에도 고유한 것이다. 그 體
됨이 원원충충하여 불생불멸하고 무가무감하다.60) 性은 즉
人의 영년주체요 神은 즉 人의 일시객체이다. 만약 주체로 주
장하면 영원히 복록을 받을 것이요 객체로 주장하면 모든 일
이 재화에 가깝게 된다.61)
57) 吉原塋覺, 卽身の哲學, 東京: 理想社, 1970, 265-269頁.
58) 義菴聖師法說, 以身換性說 二.
59) 위의 책, 人與物開闢說.
60) 위의 책, 以身換性說 一.
61)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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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71
그러므로 동학에서는 자기 안에 부여된 한울을 주체로 하여 살도
록 하고 한울을 공경하여 몸으로써 한울을 바꾸도록 한다. 이는 곧
모든 사람과 만물이 다 나의 동포(人吾同胞 物吾同胞)라는 전적 진
리(全的理諦)를 깨달음이다.62) 따라서 동학의 수련방법으로서 주문
과 청수, 심고 등은 우리 자신의 몸으로써 한울을 바꾸는 주요한 심
신교육이 된다. 주문21자(지기금지원위대강시천주조화정)의 송주는
한울님을 위하는 방법으로 제시된 것으로 한울님을 찾는 소리요, 한
울님의 마음과 기운을 합하는 감화와 만물화생의 근본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이는 동학의 핵심사상을 담아낸 것으로 감응의 기제라 할
것이다. 청수의식은 청수로써 한울님을 깨닫는(以水觀天)63) 가운데
형성되는 마음의 비워짐과 고요함, 그리고 한울님과 합함이다. 이는
단순히 맑은 물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가라앉히고 한울님과
청수가 화하여 함께 일심으로 돌아감이다(換心則天與水化而同歸一
心). 이 일심에로의 동귀가 곧 천인합일(天人合一)이다. 다시 말해
청수의식은 ‘관천관도지술(觀天觀道之術)’로써 오만년의 大道大德이
이로부터 얻어지는 것이라 천도교인은 말한다.64)
또한 일제하 심신결합의 중요성을 말한 천도교 자료를 보면 마음과
몸이 분리될 때 인간은 한울로 살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마음은 마
치 입헌군주와 같고 뇌는 중앙정부와 같으며 오관 세포의 조직은 각부
관청과 다름이 없다 한다. 몸은 심령이 작용하는 그릇이기에 심령을 닦
지 아니한 사람은 영은 영대로, 몸은 몸대로여서 서로의 관계가 없게
되어 심령은 어두운 가운데 떨어지고 몸은 흔쾌한 즐거움을 얻지 못한
다. 그러나 우리가 심령을 잘 수양하여 성령과 육신의 관계가 서로 친
62) 海月神師法說, 三敬.
63) 여기서 觀의 의미는 한울을 대상적으로 바라봄이 아니라 한울을 알아차리
는 지혜의 의미로 보아야 적절하다.
64) 金弼奎, 「淸水觀」, 천도교회월보 86, 1917.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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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밀하게 되면 곧 천인합일․천인합덕이 된다. 마음과 몸의 관계가 비록
지극히 가깝고 밀접한 것이지만 심령을 닦은 사람은 그 관계가 지극히
밀접하고 심령을 닦지 않은 사람은 그 관계가 아예 깨어져 없게 된
다.65) 그 관계가 깨어져 없다고 함은 곧 자신의 한울과 어긋남이다.
6. 결 론
동학의 인내천관은 인간이 처음부터 전체아로서 태어나면서 지속적
으로 변화해가는 무궁자임을 말한다. 이는 근대처럼 본유적으로 주어
지는 실체적인 자아를 부정하는 동시에 탈근대가 갖는 극단적 상대성
이나 몰주체성과는 또 다른 입장을 지닌다. 즉 탈근대철학이 상대성
에 머물게 되는 것과 달리 동학은 한울아가 처음부터 모든 만물의 이
치를 구비하고 간섭하지 않음이 없고 명령하지 않음이 없는 주재자의
실체성, 그러면서도 허령한 비실체로서 읽혀진다.
동학의 전일체적 인간이해는 천지의 이치를 구비한 비실체적 무궁
자이자 천지한몸[萬物一己]이기에 인간이 수련을 통해 한울아와 합
한 자리에 그 절대 준거를 놓는다. 그리고 이로부터 개성이 무한히
창조되고 우주 전체 역시 무한히 창조되는 인간 주체성이 강조된다.
동학에 있어서 인간 개성은 우주만물을 한 몸으로 하여 자신을 위하
는데서 개성은 확보된다. 우주의 이치와 생명의 힘은 하나이지만 이
것이 모든 개체 속에서 드러날 때 달리 표현된다. 모든 존재는 한울
님의 표현이다. 각자의 한울님이 각자의 개성 속에서 드러남이다. 한
울아와 萬物一己의 세계관은 분명 인간과 세계를 인식하는 패러다임
65) 장영수, 「심리작용과 생리조직의 관계」, 천도교회월보 8, 1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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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73
의 전환이다.
동학은 자기 자신이 한울님임을 깨달아 한울님으로 살라 한다. 이
는 분명 탈근대적 공동자아와 가까우면서도 수행을 통한 보편성의 획
득으로서 탈근대와 구별된다. 한울님으로 산다함은 자신의 個體我가
全體我로 전환되는 것을 말한다. 전체를 자기로 하여 생명을 영위할
때 세계의 변혁과 창조가 일어난다. 그리고 이는 각자가 가진 개성적
개체아가 발현되면서 동시에 大我로 확장되는 것이기에, 인간 개성과
전체, 어느 것 하나 손상되지 않고 하나 됨을 이룰 수 있다. 따라서
동학은 개체와 전체, 객관과 주관, 마음과 몸의 통일을 이루고 있다.
인간이 한울이고 인간의 마음이 곧 세계이며 성․심․신의 결합체이
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는 근대사유처럼 세계와 마음을 분리시키고
전체와 개체, 주관과 객관을 대립시켜 분리된 허상에 고착하여 끊임없
이 자아를 확산하지만 동학은 이러한 이원론을 거부한다. 이러한 이원
론의 거부는 탈근대적 맥락에 서있다 할 것이다. 하이데거나 메를로
퐁티에 의하면 인간은 주객일치의 존재로서 하이데거는 세계-내-존재
로 메를로 퐁티는 신체-주체로서 표현된다. ‘신체-주체’라는 이 말은
메를로 퐁티가 후기에 채택하여 능동적인 몸을 가리켜 언급한 것으로
전통 철학에서 쓰이는 이성주체라는 말을 대신하여 사용한 것이다.
교육은 이제 이원론적 근대교육의 담론에서 만물일체의 교육담론으
로 전환시켜야 한다. 자아를 타인과 자연에 대하여 무한히 확장시키
고자 하는 분리된 개체적 삶과 이성주체로서의 삶보다 한울 전체로서
의 본래아를 발현시키는 ‘자유롭고도 더불어 함께 창조하는 삶’을 전
망해 주어야 한다. 즉 개체위주의 분리담론이 아닌 모두의 생명이 하
나로 연결된 한울담론으로 바뀌어져야 한다. 동학의 탈근대성과 연관
한 교육의 전망은 한울공동체 속에서 개체의 무한한 성장과 한울 전
체의 성장이 분리될 수 없다는 자각아래 세상을 생성시키고 자신을
끊임없이 해방시키는 데서 찾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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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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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국문초록>
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정혜정
동학의 인내천관은 인간이 처음부터 전체아로서 태어나면서 지속
적으로 변화해가는 무궁자임을 말한다. 이는 근대처럼 본유적으로
주어지는 실체적인 자아를 부정하는 동시에 개체와 전체, 객관과 주
관, 마음과 몸의 통일을 이루고 있다. 동학은 인간이 한울이고 인간
의 마음이 곧 세계이며 성․심․신의 결합체이기 때문이다. 흔히 우
리는 근대사유처럼 세계와 마음을 분리시키고 전체와 개체, 주관과
객관을 대립시켜 분리된 허상에 고착하여 끊임없이 자아를 확산하지
만 동학은 이러한 이원론을 거부한다. 이러한 이원론의 거부는 탈근
대적 맥락에 서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동학은 탈근대가 갖는
극단적 상대성이나 몰주체성과는 또 다른 입장을 지닌다.
교육은 이제 이원론적 근대교육의 담론에서 만물일체의 교육담론
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자아를 타인과 자연에 대하여 무한히 확장시
키고자 하는 분리된 개체적 삶과 이성주체로서의 삶보다 한울 전체
로서의 본래아를 발현시키는 ‘자유롭고도 더불어 함께 창조하는 삶’
을 전망해 주어야 한다. 즉 개체위주의 분리담론이 아닌 모두의 생
명이 하나로 연결된 한울담론으로 바뀌어져야 한다. 동학의 탈근대
성과 연관한 교육의 전망은 한울공동체 속에서 개체의 무한한 성장
과 한울 전체의 성장이 분리될 수 없다는 자각아래 세상을 생성시키
고 자신을 끊임없이 해방시키는 데서 찾아질 것이다.
주제어: 동학, 탈근대성, 개체와 전체의 통일, 주관과 객관의 일치, 심신
일여, 전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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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상의 탈근대성과 교육철학적 전망 77
<Abstract>
The Post-Modernity of Donghak Thought
and Philosophical Prospect of Education
Jung, Hye-Jung
The modern education is based on the dualism and self
realization in the separation of the whole and the individual.
The dualism sets the emotion against the reason, the human
being against the nature, the individual against the whole.
These are still existent in present system of our education. But
in the post modernism the subject is dead and nonexistent.
According to M. Heidegger, the universality of Being is not
that of a class or genus. The term ‘Being’ does not define that
realm of entities which is uppermost when these are articulated
conceptually according to genus and species. The universality of
Being transcends any universality of genus.
Donghak agrees that Hanulnim(한울님) is ultimate, and rejects
any self beyond it. Whole-self is the key to be Hanulnim.
Because the path to liberation is followed by the embodied self,
full knowledge of whole is seen as a necessary condition for
liberation of the true self from its separation.
From the Donghak perspective, such dualistic divisions as an
inner world separate from outer reality, the unconscious as a
separate mental realm, or ego as a necessary defense again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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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unconscious contents - are concepts that only reinforce the
self/other split, which is the basis of a confused state of mind.
Ignorance is the failure to recognize this larger ground of
holistic awareness which underlies all objects of consciousness,
while treating the latter as objective reality. Whole mind is our
original nature, and training is the primary way we can bring
about its emergence.
Key Words: The Modern Education, Dualism, Donghak, Hanulnim
(한울님), Holistic Self
[Provi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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