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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야기

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김용해.서강대

. 들어가는 말
의암 손병희(1861~1922)와 조지 허버트 미드(1863~1931)는
동아시아와 미대륙이라는 다른 지역에 각각 살았지만 20세기 초의
정치와 사상의 세계사적 대혼돈을 응시하고 새 세기의 비전을 제시한
동시대 사상가이다. 19세기 말 선업국가들의 산업과 국제무역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국가간 경제적 경쟁은 곧 정치 군사적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만들어 야만과 전쟁을 일삼는 시대상황을 만들었다. 이
양자는 계몽시대 이후 줄곧 맹목으로 믿었던 인간이성에 대해 깊이
회의하면서, 기존의 ‘가장 확실한 지식을 해석해보려는 시도’1)로 새로
운 사상운동을 전개한 인물들이다. 신흥 종교 지도자로서의 의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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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스스로 49일 기도와 같은 영적 수련을 통해 도통한 연후에, 聖人이
되는 길잡이로 ‘無體法經(1910)’을 저술하였다. 실용주의자이며 사
회심리학자인 미드는 인간의 지성과 정신에 대한 연구를 평생토록 하
였고, 특히 1900년 이후 대학에서 강의했던 그 여러 기록은 사후에
제자들에 의해 출판되었는데, 그것이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Mind,
Self, and Society, 1934)’이다. 의암은 무체법경에서 수련법으
로 기존의 유학이나 불교학과 달리 性身 양면을 수행의 방향으로 삼
을 것을 강조하였고, 마음은 밖에서부터 만리만사가 들어와 운용되는
것이므로 결국 사회와 실천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한편 미드는 정신
(마음)과 자아를 기존의 실체주의 철학이나 심리학처럼 고유한 영역
으로 보지 않고, 행동 안에서 발생하고 계발된다고 보기 때문에 ‘사
회’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두 사상가가 실제 삶 안에서 사회를
변혁하는 데에 투신하였다는 사실은 그들의 이와 같은 사상적 기반과
결코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미드는 기존의 사상이 소홀히 취급된 행
동의 사회적 관점을 정신과 자아에 포함시켰을 뿐, 행동의 정신 내적
측면을 배제하거나 축소하지 않는다. 의암의 수련법 역시 그동안의
종교사상이 소홀히 취급한 몸과 세계의 방향을 강조할 뿐, 본성의 고
요함의 경지를 결코 축소하지 않는다. 명상을 통해 얻어진, 세계와
정신 그리고 자아에 대한 의암의 이해가 과학과 실용주의적 실험을
통해 얻어진 미드의 분석과 유사한 점은 무엇이고 또 서로 보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살피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1)
우선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2장)와 ‘무체법경’(3장)에서 두 사
상가가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환경 또는 타자)를 어떤 맥락에서 각


1) 이 시도야말로 한 시대의 철학의 사명이라고 미드는 생각했다. Charles
W. Moris, Introduction George H. Mead as social psychologist
and social philosopher, in: George H. Mead, Mind, Self,
and Society, 9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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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81


각 관련짓고 있는지 살펴본다면, 4장에서 상호비교와 보충, 더 나아
가 우리의 해석을 풍요롭게 해 줄 수 있는 관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2.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2)의 관계
미드는 과학자로서 사회 심리학자였는데 이론과 관찰, 과학의 논리
적 과정과 사실의 증명 이라는 두 다리로 걷는 과학자였다. 사실에
입각하지 않는 과학적 관념의 발전이나 분석은 불가능한 것이다. 미
드의 공헌은 무엇보다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의 본성에 대한 통찰에
서 찾아야 할 것이다.
미드는 “정신 그리고 의식과 같은 ‘비밀상자’에서 벗어나 관찰 가능
한 행동만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왓슨과 같은 행태주의자들과,
정신과 의식, 의지를 일종의 영적 실체(spiritual entity)로 보려
는 실체주의자들의 경향들을 모두 거부하고 인성(personality)의
가장 뚜렷한 측면으로 정신과 자아, 그리고 그것들에 의해 유지되는
것으로서의 사회를 부단한 사회과정의 일부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
한다.3)
미드는 다윈의 진화론, 제임스의 실용주의, 분트의 행태주의를 자


2) 이 저서는 1927년과 1930년 시카고 대학에서의 강의에 대한 기록이지만
사회적 상호작용과 인성, 그리고 사회조직에 대한 그의 기본사상들은 이미
10년 전에 발전되었다고 본다. 조나단 터너, 사회학 이론의 형성 , 김문
조 외 역, 일신사, 1996, 523쪽 참고.
3) 터너, 위의 책, 5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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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생활과정 이해의 기초로 받아들인다. 미드에 따르면 인간은 세
계, 즉 환경조건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는 ‘실용적인’
동물이며, 세계에 적응하면서 자신을 독특하게 만드는 많은 것들을
얻게 되고 계속 보유하려는 경향을 갖는다. 따라서 인간의 언어능력,
의사소통능력, 자신을 대상으로 관찰하고 추리하는 능력과 같은 독특
한 속성들은 모두 순응과 적응의 생활과정으로부터 출현하는 것이다.
정신, 자아, 사회 또한 적응의 기본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며 인간 존
재는 환경의 특성에 대한 자신들의 적응뿐만 아니라 그들 종으로부터
내려온 공통의 생물학적 유산의 결과이다.4)


1) 미드의 사회행태주의(social behaviorism)
미드는 주관적 의식의 특수성을 부정했던 왓슨과 달리, 주관적 행
동을 이해하기 위해 광범한 행태주의적 원칙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
다고 본다. “정신 혹은 의식을 순수한 행태주의적 용어로 환원하는 것
은 불가능하지만… 교묘히 발뺌하지 않고 최소한 그 자체로의 그것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행태주의적 용어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5) 만약 인간의 주관적 경험이 행동으로 관찰된다면, 행태주의
적 용어로 그것들을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미드에게는 인간의 독
특한 정신능력이란 외현적인 행동으로 설명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적응과정으로부터 야기된 행동의 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과거의 장구한 자연도태과정을 통해 어느 특정시기에 비
로소 그의 독특한 정신능력과 그 능력에 의한 사회의 창출이 이루어


4) 같은 책, 523쪽 이하.
5) Mead, 위의 책,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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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83


지고, 그 이후 각 개인에게 ‘환경’은 사회적인 것이 되었다. 즉 환경
은 각 개인이 순응하고 적응해야만 하는 타인들로 구성된다. 각 개
인은 진행 중인 사회조직의 유형에 대한 적응을 통해 일련의 확실한
행동목록을 얻게 되므로, “사회집단의 조직화된 행동을 그 사회에
속하는 개인의 행동이라는 측면”에서 보지 않고, “개인의 행동을 사
회집단의 조직화된 행동이라는 측면”에서 본다.6) 즉 개인의 행동,
관찰될 수 있는 행위뿐만 아니라 사고, 판단, 평가와 같은 내부적
행위 모두는 사회적 맥락에서 분석되어야만 한다. 반성적이고 책임
을 지며 자기를 의식하는 정신이 어떻게 행동의 자연적 역사 안에
나타났는지에 관한 물음에 미드는 바로 ‘사회’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
다 할 수 있다.


2) 정신(mind)
어떤 한 개인에게 ‘정신’은 사회적 맥락에서 타인과 상호작용을 통
해 나타나는 행동 반응의 한 유형이다. 따라서 상호작용 없이는 존재
할 수 없다. “우리는 정신을 사회과정, 즉 사회적 상호작용의 경험적
차원에서 나타나 발전한 것으로 생각해야만 한다… 인간의 두뇌로 인
해 가능한 경험과정은 상호작용하는 일단의 개인들, 즉 다른 개별 유
기체로부터 고립된 유기체가 아니라 한 사회의 성원인 개별 유기체들
에 의해서만 가능하게 된다.”7)
정신이 출현하는 사회과정은 몸짓에 의한 의사소통 과정 가운데 하
나이다. 분트(Wundt)의 도움을 받아 미드는 몸짓(gesture)을 또


6) 같은 책, 7쪽.
7) 같은 책, 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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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다른 유기체의 행동을 자극하는 유기체의 진행 중인 행동의 한 부분
으로 생각했다. 즉, 미드에게 몸짓은 다윈이 보았듯이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고 타자에 응답하는 유기체 행동의 이른 단계이다. 그의
‘몸짓의 대화(conversation of gestures)’라는 개념에 따르면,
한 유기체의 환경에 대한 반응으로서 몸짓이 있고, 이때 다른 유기체
의 그것에 대한 반응, 즉 행위중인 첫째 유기체를 자극하는 몸짓이
뒤따르게 되고, 다시 그 행위중인 유기체가 적응된 반응을 표출하는
데 세 가지 상호 관련된 요소를 포함하기 때문에 삼원매트릭스라고
부른다.8) 삼원매트릭스에 대한 논의가 가지는 중요성은 ‘의미
(meaning)’에 관한 개념인데, 의미는 상호작용 밖에 속한 ‘관념’이
나 그 밖의 심리주의적 개념에 있기 보다는 상호작용 과정 내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의미는 기본적으로 의식 상태나 그들이 참여하는 경
험의 영역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존재하며 유지되는 일련의 조직된
관계로 이해될 수는 없다. 오히려 그와는 달리, 전적으로 이러한 영
역 자체 내에 존재하는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9)
삼원매트릭스와 그와 관련된 의미가 유기체에게 그들의 반응을 서
로 조정하게 만든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유기체들은 그들 각각
의 반응에 적응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각자의 몸짓을 사용하면서 점차
로 조직되고 협동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유기체가 서로에게
동일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몸짓을 사용할 수 있을 때, 그들
은 미드가 유의미한 몸짓 또는 인습적 몸짓이라고 부른 것을 사용하
고 있는 것이다. 유의미한 상징은 언어의 기초가 되어, 결국 언어(소
리 몸짓: vocal gesture)를 사용하는 인간의 능력은 정신과 자아
에 대한 그들의 독특한 능력을 출현시킨다. 유아는 언어에 대한 초보
적인 행동을 습득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정신을 가질 수 있게 된다.


8) 같은 책, 42쪽 이하.
9) 같은 책,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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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85


정신은 물질이나 실체가 아니고 사회 환경 속에 놓인 대상을 유의미
한 상징으로 표현하고 타자의 몸짓을 해석할 뿐 아니라 반응을 자극
하면서도 동시에 잠재적 반응을 내재적으로 시연하고 평가할 수 있도
록 외현적 행동을 억제하거나 지연시키는 행동과정이며 행동능력이
다. 정신의 이러한 능력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고 미드는 강조한다.
정신의 발생은 중추신경계통과 뇌피질의 생물학적 성숙의 특정 수준
에도 좌우되지만 타자와의 상호작용과 그들의 유의미한 상징을 해석
하고 사용하는 능력의 취득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10)
다윈주의자와 행태주의자의 은유에 따르면, 유아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 유의미한 몸짓을 사용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취득하기 위한
‘선택적 압력’이 있으며, 강화 -환경에 대한 적응-를 가져오는 몸짓
들은 유아의 반응목록에 계속 보유된다. 유의미한 몸짓을 사용하고
해석하는 이 결정적인 과정을 미드는 ‘타자의 역할취득(taking of
the role of the other)’ 또는 ‘역할취득(role-taking)’이라고 명
명했다.11) 유의미한 상징을 해석할 수 있는 유아는 엄마의 감정과
잠재적 행위를 상상하기 위해, 즉 엄마의 역할과 관점을 ‘취득’하기
위해 엄마의 어조, 얼굴표정, 말 등을 이용한다. 역할취득, 즉 타자
의 몸짓과 그 몸짓이 드러내는 행동의 의향이 대안적 행위노선을 내
재적으로 시연하기 위해 사용된 자극의 일부분이 될 수 없다면, 외
현적 행동은 종종 환경에 대한 부적응을 일으킬 것이다. 근본적으로
유아는 타인에게 종속적이고 강제적으로 의존되어 성장하면서 유의
미한 몸짓을 익히고 특히 소리 몸짓, 즉 언어를 배우면서 의사소통
능력을 계발한다. 유아는 타인의 역할취득과 내적 시연을 통해 의식
적으로 생각하고 반성하게 되는데 바로 이 순간이 정신이 발생하는
순간이다.


10) 같은 책, 75-82; 터너, 앞의 책, 528쪽 이하.
11) Mead, 앞의 책,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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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3) 자아(self)
정신의 출현은 자아생성의 전제조건이 된다. 자아의 근본은 역할을
취득할 수 있는 유기체의 능력에서 비롯되는데 이 능력은 자아상을
끌어내고 자신을 대상으로 볼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보는 능력은 학습된 행동의 한 유형으로서 이것은 타자와
상호작용을 통해서 학습된다. “자아는 발전하는 어떤 것이다. 이것은
태어날 때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고 사회적 경험과 행위의 과정
안에서 발생한다. 즉 전체로 있는 과정과, 그리고 이 과정 안에 있는
타인과 맺은 관계의 결과로서 개인에게서 발전한다.”12) 미드에게 자
아는 개인이 타자의 몸짓을 읽거나 ‘그들의 태도를 취득’하고 어떤 상
황 속에서 타인들의 태도에 반응하는 자신의 모습 또는 이미지를 그
려내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이 같은 어렴풋한 이미
지는 개인에게서 일정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자극으로 작용한
다. 이러한 반응은 다시 타인의 편에서 더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한 개인에게 역할취득의 능력을 가능케 하는 몸짓의 방출을
가져오며, 그때에 개인은 새로운 자아상과 새로운 행동자극을 끌어낼
수 있다. 정신과 마찬가지로 자아도 상호작용하고 반응을 서로에게
적응시키는 사람들 간의 삼원매트릭스로부터 나타난다.13) “개인은 자
기 자신을 직접적으로가 아니라 단지 간접적으로 동일한 사회 집단의
타자의 특별한 입장으로부터 경험한다. 혹은 그가 속하는 사회집단
전체로서의 일반화된 입장으로부터... 그리고 사회 환경 안에서, 혹
은 그와 타자 모두가 관여하고 있는 경험과 행동의 맥락 안에서 그는
자신에 대한 타자의 태도를 취득함으로써 자신에게 대상이 된다.”14)
12) 같은 책, 135쪽.
13) 같은 책, 135-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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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87
미드는 ‘자아’에 대한 견해를 여러 가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용했
다. 첫째, 자아를 특정한 상황에서의 한 대상처럼 자신에 대한 ‘잠정
적 이미지(transitory image)’로 보았는데 이는 상호작용하면서 자
신에 대한 자아상을 도출해 낸다.15) 둘째, 자아를 대상으로서의 자기
자신에 대해 가지는 구조나 전형적인 반응들의 구성으로 보았다. 이
자아는 그 자체로 사회적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능하다.16) 셋째,
타자들의 몸짓을 선택적으로 해석하고 반응하면서 일관성을 갖게 되
면 자신에 대해 안정된 태도가 생기는데 이를 완성된 자아(complete
self) 또는 통일된 자아(unified self)라 부른다.17) 넷째, 이 밖에
도 상이한 사회적 맥락 안에서 완성된 자아의 다양한 양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처럼 관객에 따라 좌우되는 상이한 ‘기본적 자아들’이 있다.
공동체의 태도를 추측함으로써 타자들의 몸짓을 읽고 역할을 취득하
게 되고 이로써 얻게 되는 자아의 이미지가 객체적 자아(me)이다.
‘me’ 이미지와 대조되는 ‘I’(주체적 자아)는 행동의 실제적 표출이다.
미드에게 ‘I’는 경험 속에서만 알려지고, 무엇을 경험했는지는 ‘me’ 이
미지(객체적 자아)를 기다려야 한다. 미드는 주체적 자아(I)와 객체
적 자아(me)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자아를 실제적 표출인 행동과 자
아상(self image: 객체적 자아) 간의 끊임없는 과정으로 개념화 하
였다. 이러한 미드의 자아 특징은 (1) 인간행위 안(I: 주체적 자아)
에 자발성과 창조성의 여지가 있고, (2) 인간이 사이버네틱의 유기체
로서 그의 정신과 마찬가지로 자아도 적응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환경에 적응하면서, 대상으로서 그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반응하는 행
동이 곧 자아(me)이다. (3) ‘I’와 ‘me’의 자아 단계는 타자와 좀더
14) 같은 책, 138쪽.
15) 같은 책, 137쪽 이하.
16) 같은 책, 140쪽.
17) 같은 책, 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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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광범위한 공동체의 기대가 행동을 제약하는 정도상의 변이를 개념화
하는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한 개인이 한 집단에 더 깊이 관련하면
할수록 객체적 자아(me)의 가치는 점점 더 커지고, 또한 주체적 자
아(I)의 충동에 대한 통제도 점점 더 커지게 된다.18)
4) 사회(society), 공동체(community) 그리고
제도(institution)
개개인은 협동을 수월하게 하는 행동노선을 선택하려고 하기 때문
에 정신은 개인간의 협동을 가능하게 한다. 정신은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이지만, 자아는 일관된 관점에서 선택을 처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아능력이 대안들 중에서 행동의 선택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의 자아는 자신의 행동을 상호적응시킬 때 일반화된 타자
를 공동의 준거틀로 이용한다.
미드는 특정 개인에게 주어진 사회는 일련의 관점 내지는 ‘태도’를
보여주며, 그리고 사회는 개인이 행동을 규제하는 과정에서 추측해낸
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주장한다. 미드에게 사회구조와 動學은 ‘일반
화된 타자들’의 수, 특징, 영역, 인접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과 관련된다. 개인이 상호관계 속에서 상호간의 역할을 정확하게 취득
할 수 있으며 공동의 일반화된 타자들의 관점을 정확하게 추측할 수
있는 정도에 따라 상호작용의 유형은 안정적이고 협동적일 것이며, 반
대로 역할취득이 부정확하고 서로 다른 일반화된 타자들의 견해에 반
응하는 정도에 따라 상호작용은 파괴적이고 갈등적일 것이다.19)
18) 터너, 앞의 책, 536쪽 이하.
19) 같은 책, 5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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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89
다양하게 위치한 개인들은 멀리 떨어져 있는 다수 타자들의 역할을
취득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인해 공동의 사회조직으로 통합될 수 있으며,
사회의 구조적 분화는 미드에게는 추상적인 일반화된 타자들의 역할취
득을 강화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처럼 보인다.20) 미드는
사회구조를 통합시키는 사회심리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관심으로 일관하
고 있다. 미드에게 ‘사회’란 단지 다양한 특성의 타자들과 일반화된 타자
들과의 역할취득과정이며 자아와 정신이라는 행동능력에 의해 가능해지
는 일련의 행위조정과정이다. 사회구조의 기저를 이루는 과정을 강조함
으로써 미드는 사회에 대한 고도의 역동적 관점을 보여주었다. 즉 사회
는 역할취득으로 창조될 뿐만 아니라 그와 동일한 과정에 따라 변동할
수 있다. 결국 다양한 개개인이 접촉하게 되며 역할을 취득하게 되고 그
들의 반응들을 적응시키면서 그들의 후속적 행위를 조정하기 위해 사용
하는 태도들의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회는 정신과 자아를 소
유하며 서로의 적응을 추구하는 개인의 역할취득과정에 지나지 않으므
로 미드의 개념화는 사회에 대한 탈신비화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21)
공동체(community)라는 용어는 사회개념과 동일한 것으로 사용
되기도 하는데, 가장 일반적인 용법은, 공동의 유의미한 상징들을 공
유하고, 동일한 상황 하에서 특정한 행동양식을 구성한다는 것을 지
각하며, 공동의 일반화된 타자를 공유하는 다양한 행위자들 또는 ‘태
도들의 공동체’를 의미한다. 만약 우리가 권리를 주장한다면, 우리는
어떤 명백한 반응을 타인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그
런 반응을 할 것이라고 여기는 한 그만큼 그것은 보편적이다. 우리가
타인에게 그런 반응을 요구할 때, 우리는 타인의 태도를 취할 수 있
고, 그러고 나서 우리 자신의 행위를 그것에 맞출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 내에는 그런 공통된 일련의 반응들이 있으며 그러
20) 같은 책, 548쪽.
21) 같은 책, 5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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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한 반응들을 “제도(institution)” 미드는 정의했다.22) “제도…는
어떤 의미로 공동체의 생활관습 그 자체를 표현한다. 한 개인이 타자
를 향해 행위를 한다면, 경제적 용어로 그는 단순히 하나의 반응이
아니라, 관련된 반응들의 전체집단을 야기하는 것이다.”23)
역할취득 능력 덕분에 인간은 그들의 행동을 특정한 타자들의 태도
라는 입장에서 조절할 뿐 아니라 이러한 태도들의 공동체를 구체적으
로 보여주는 일반화된 타자들의 입장에서 조정할 수 있다. 일반화된
타자의 개념은 지각과 사고, 행위를 조절하는 광범위한 문화체계의 상
징체계로 보고자 하는 미드의 용어가 된다. 미드의 일반화된 타자는
규범, 가치, 신념이며, 기타 조절적인 상징체계이다. 미드는 여기에서
상징의 보편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음을 지적한다. 즉 개인
이 일반화된 타자의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한에서 상징이 보편적이라
면, 그렇게 제한된 것이 진정으로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
래서 ‘보편적’인 담론이 보편적이 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한다. “이 담론은 우리가 관계를 맺고 있는 합리적인 존재를
표현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런 영역에서는 잠재적 보편성이 있다. 내
가 생각하기엔 유일하게 보편적인 것은 의미 있는 상징을 사용하는데
관여되어 있는 그런 것이다. 만약 우리가 이런 의미에서 보편적 의미
를 가진 유의미한 상징들의 체계를 가질 수 있다면, 이런 언어로 지성
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러한 보편성을 가진다.”24) 미드는 여
러 보편성들의 담론이 있을 수 있으나, 서로 잠재적으로 이해할 수 있
는 정도로 모든 것의 배경에는 논리적 공리나 전제적 기능을 가진 논
리학적 보편성이 있고, 이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담론의 같은 보편성
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의사소통의 과정에 잠재적인 보편성을 부여하
22) Mead, 앞의 책, 261쪽.
23) 같은 책, 264쪽.
24) 같은 책, 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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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91
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한다.25) 인간 사회에서 이러한 보편성이
나타난 영역은 종교적 공동체와 경제적 공동체에서라고 한다. 이러한
공동체들 간의 경쟁에서 나타난 보편성의 우월성이란 단지 다른 집단
에 대한 단순한 정복에서라기보다는 타자의 기능 및 역할에 대한 관계
에서 그가 할 수 있는 능력의 우월성에 근간을 두고 있다.26) 미드는
더 큰, 더 보편적인 공동체를 건설하려는 경향에서 개인이 타자와 자
신을 동일시하는 태도가 발생하고, 그리하여 보편적인 종교와 우애와
통합을 기초로 한 민주주의가 성장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27)
이처럼 그의 사회에 대한 통찰력은 특정구조에 관계없이 모든 사회
는 창조, 유지되고 변화하는 동일한 과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
했다는 점에 있다. 사회조직은 정신에 대한 행동능력들의 결과인데,
이 능력들이 행위자로 하여금 다양한 타자들의 역할취득을 가능케 하
고 그들의 행동을 조절, 통합하게 하기 때문이다.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에 대한 미드의 위대한 업적을 특징짓는 것은 바로 개인과 사회
의 기본관계에 대한 이 같은 통찰력이다.28)
3. 무체법경에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의 관계
1) 의암과 무체법경
의암은 동학의 2대 교주였던 해월에게 입문하여 해월이 순교하기
25) 같은 곳.
26) 같은 책, 281쪽 이하; 285쪽.
27) 같은 책, 281-289쪽.
28) 터너, 앞의 책, 5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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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일년 전, 1887년에 동학의 3대 교주로 서임되었고 그 후 1922년
죽기까지 동학의 지도자로서 동학을 천도교라는 새로운 종교공동체로
탈바꿈시켰다. 동학의 기본 이념을 담고 있는 그의 ‘性身雙全’의 가
르침대로 그는 한편으로 스스로 도를 닦으며 제자들을 수련시킨 구도
자이자 종교 공동체를 이끄는 종교인이었고, 다른 한편 동학농민 전
쟁 기간엔 북부군 사령관으로 전투에 임하고, 조국의 독립과 민족주
권이 유린당하는 상황에서는 정치운동, 인제양성을 위한 유학생 파견
과 학교 교육, 그리고 삼일독립만세운동 등을 주도하는 실천가였다.
천도교 창건사에 따르면 무체법경은 이미 1912년 49일 연성기도
식에서 다른 주요 설법과 함께 제자들에게 전해졌음을 알 수 있고,
의암이 통도사 내원암에서 두 번의 49일 기도를 마치고, 적멸암에서
득도를 확인하는 체험을 한 후 1909년부터 제자들에게 가르치면서
형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29) 무체법경에서 의암은 자신의 득도
를 통해 얻은 체험을 그의 스승들의 가르침과 합치시키면서도 신유학
과 불교학의 개념들을 이용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주로 본성과 마음
그리고 몸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방향과 과정으로 수련을 해서 인
간이 완성될 수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무체법경의 의도는 득도가 목
적이지만 이 글의 의도는 그가 정신과 자아 그리고 사회를 어떤 관계
하에 인간의 완성을 이야기 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본래 무체법
경은 구도를 위한 설법이기에 사실적 관계의 규명을 위해서 이 법경
을 분석하는 것은 많은 모험과 어려움이 따르며 불경스러운 일이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 완성을 서술하고 있다면 반드시 어떤 특정
한 인간관이 전제되어 있을 것이고, 이것을 정리하는 것이 이 글의
관심이라 할 수 있다.
29) 이돈화, 천도교 창건사, 제3편 62-69 참조. 1910년 무체법경 판본이 발
견되었다는 설이 있는데 필자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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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93
2) 本來我(참나)
나는 누구인가? 이 세상에 나 이외에 무엇이 더 존재하는가? 몸은
나에게 속하는 것일까? 나는 나의 육체 안에만 존재하는가? 이런 질
문은 우리가 어떻게 인간을 정신과 육체의 관계에서, 그리고 우주적
근본법칙과 신적 힘의 관계에서 이해해야 할지를 묻고 있다.
의암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모든 사물들, 즉 자아, 한울, 사
람, 성품(본질)과 마음(정신) 등을 우선 이름(언어적 기호, 개념)으
로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두 개의 근본이름은 ‘나(주체)’와 ‘저쪽(타
자)’이다. 의암은 주체를 사람으로, 타자를 한울로 간주한다.30) 주체
(자아)는 나의 사유의 출발점이라면, 타자로서의 한울은 나의 정신
(마음)31)이 아직 완전히 도달하지 못한 궁극적 대상이자, 스스로 기
화하여 나의 마음(정신)을 이루는 다름 아닌 지기至氣이다.32) 이것
은 한울과 지기를 일원론적으로 이해하는 지기일원실재론33)적 사유
를 드러내고 있는데 천도교의 근본사상이라 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
스와 같은 인식실재론으로 보자면, 주체가 육체에 현존하고 육체의 감
관을 통해서 주체 밖의 타자를 인식할 때에 비로소 타자는 인식대상으
로 존재한다. 인식하는 주체가 그렇게 육체를 가지고 존재하지 않으면
타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나에게 “나”라는 이름과, 타자에게
30) 무체법경의 <삼성과>, 천도교 경전, 463쪽 이하.
31) 무체법경에서는 직접 ‘정신’이라는 개념은 언급되지 않지만, 이와 관련된
개념으로 성품과 마음이 주로 다루어진다. 마음은 무체법경의 곳곳에서 이
성의 의지 측면이 강조되고 있는 느낌이지만 <성심변>에서 ‘만리만사가 성
에 들어와 운용하는 것을 마음’이라고 한다면, 이는 사물을 인식하고 추리
하며 개념화 시키는 사변이성과 실천이성을 함께 포괄하는 이성, 또는 정
신으로, 즉 미드의 mind와 상응하다고 본다.
32) <성심변>에서 ‘心 卽神 神 卽氣運所致也’(정신은 곧 귀신이고 귀신은 기
가 이루는 바이다)고 한다. 위의 책, 437쪽 참조.
33) 이돈화, 앞의 책,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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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한울”이라는 이름을 부여하는 주체이다. 이 주체적 나는 육체가 있고
난 다음에 생긴 현재의식의 나34)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존재론적으
로 나와 타자가 생기기 전에 도대체 어떤 것이 있었을까 라고 질문을
던져 볼 수 있다. 우리는 직관적으로 모든 사물발생의 기본조건으로서
어떤 근본원리 혹은 어떤 원소(원질)를 전제할 수 있다. 의암은 이것
을 독특하게 일원론적인 원리원소로 지칭하면서 전통유학의 용어를
사용하여 <성심변>에서는 이를 닫혀진 상태의 성性으로 표현하고,
<三性科>에서는 리理로 부르며, 이것이 곧 本來我라 한다.35) 리는
나와 타자 안에서 정신과 물질의 공통적 기초로서 존재한다. 수운의
시천주, 즉 인간은 자기 안에 한울님을 모시고 그를 섬긴다고 말할
때, 이 한울임은 의암의 리이고 본래아이다. 본래아는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고, 파악할 수도 없다. 이것은 그 어떤 법칙에 의해서도
제한되거나 규제되지 않고 오히려 모든 법칙들이 여기에 근거하고 있
다. 본래아는 스스로 변화하지 않지만 작용하고, 운동하지 않지만 자
신을 드러내고, 이를 통해서 본래아는 우주와 전체를 창조하고 이들의
본질로서 되돌아가 있으며, 그 안에 거주한다. 본래아는 우주의 근거
이지만 시작도 없고 불멸하며 어떤 선과 악도 알지 못한다.36) 이런
의미의 본래아는 유일신 종교의 신(God: Deus)이라 할 수 있다.
3) 성심(性心)
육체를 지닌 인간에게는 본래아가 그의 本性37) 안에 현존한다.38)
34) 오문환, 「의암 손병희의 성심관: 무체법경을 중심으로」(동학학회 2006년
4월 학술발표회), 2쪽.
35) 천도교 경전, 464쪽과 437쪽.
36) <삼성과>, 무체법경, 462-4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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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95
性은 한편으로 닫히면 모든 법칙과 사물의 원소39)이고, 다른 한편으
로 열리면 모든 법칙과 사물이 반사되는 良鏡(어진 거울)이다. 성이
닫힌다는 말은 성이 육체의 경험에 의해 지식과 개념들이 생기기 전,
그리고 그러한 지식과 개념들이 운용되는 정신작용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존재하는, 그 자체로 근거 짓고, 스스로 존재하는 상태를 말한
다. 성의 존재성은 의식에 의해 경험되어지는 것이 아니고 의식과 정
신이 서 있는 바탕이자 활동의 場으로서 정신에 의해 추론되는 것이
다. 성이 열리면 모든 사물의 개념과 법칙들이 이 양경 위에 반영될
것인데 이 정신작용을 의식은 직접적으로 경험하지만 성은 다만 간접
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의식된다. 이 양경에 들어와 운용하는 것, 즉
모든 법칙과 사물이 인식되고 판단되는 모든 활동들을 의암은 마음
(心: 정신)이라 부르고 있다. 여기서 心(마음)은 性에 반영된 활동
을 의미하고, 스스로 활동하는 힘이나 주체를 의미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은 자신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어떤 원인적 힘이 필요하다. 이 운
용의 활성화는 몸 밖의 氣에 의해 이루어진다.40) 따라서 마음, 즉
정신적 활동은 성과 기, 즉 거울로서의 신적인 성품과, 그리고 운용
을 가능하게 하는 힘, 즉 인식의 작용력과 인식내용으로서의 기운(신
적 힘)으로 구성되어 있다 할 수 있다.
37) 性은 인식될 수는 없으나, 모든 형이상학적 원리들, 모든 자연적 모습들,
모든 윤리적 기준들의 근거이자 가능성으로 전재되어 있다.
38) <성심변>, 위의 책, 437쪽.
39) ‘萬里萬事之原素’(위의 책, 437쪽)로서 물질의 구성요소인 元素와 다른
原素이다. 이것은 물리적 구성요소를 말하기 보다는 원리와 질료가 구별되
기 전의 고대 그리스 자연철학자들의 원질(arche)에 가깝다. 왜냐하면 모
든 원리와 사물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40) “...心은 卽神이요 神은 卽氣運所致也니라”. 무체법경 437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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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4) 나(我)와 참나(本來我)
위에서 언급했듯이 의암은 性天에서 기인한 本來我와 몸의 활동
이후에 발생하는 자의식으로서의 나我를 구별하고 있다. 전자의 본래
아는 정신적 활동의 맨 처음 기점이라 부른다.41) 이 처음 기점 “나”
는 모든 것의 질료적 원인이자, 동시에 모든 것의 존재성과 활동, 즉
운동, 생성소멸의 작용력이고 작용하는 주체이다. 처음 기점으로서
본래아는 성천에서 기인하였고, 성천은 억억만년 전부터 시작하여 억
억만년 후까지 계속되는 것이므로 여기서 나는 영원하다.42) 다른 한
편 육체를 지니고 있지 못한다면 心(정신)이 있을 수 없고, 정신이 없
으면, 性의 존재성을 인식하고 구별하지 못한다는 측면의 ‘현재의식의
나’(자아: ego)가 있다. 자의식의 자아와 자아의 활동은 몸이 있는 그
곳, 즉 몸이 타자, 즉 환경과 맺고 있는 관계를 통해서 발생하고 관계
안에 존재한다.43) “나의 성품은 본래 한울이요, 내 마음은 몸 뒤의 한
울이니라. 내 성품에는 나도 없는 것이요, 내 마음에 내가 바로 있는
것이니라.”44) 그러나 우주적 본성, 즉 창조의 계획이 먼저 있어야 몸
이 세상에 현존할 수 있다. 따라서 자아(ego)는 창조적 이치라고 할
수 있는 신적인 본성(성천)과 신적인 힘(기)이 일체적으로 구성되어
있다.45) ‘(본래)아의 기점은 성천의 기인한 바’라 함은 결국 성천이
곧 본래아라는 말이다. 헤겔의 주객관의 통일성으로서의 절대정신을
이에 적용하여 해석해 본다면, ‘성천 또는 리’라는 우주 만물 만사의
궁극은 객관적 주관의 궁극적 기점에서도 발현되어야 하는데, 이는 현
41) 무체법경, 437쪽 이하.
42) 위의 책, 438쪽.
43) 위의 책, 443쪽.
44) 후경, 같은 책, 489쪽.
45) 무체법경, 4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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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97
재 의식에 대해서 본래아로 있다. 그러나 이 본래아는 나의 정신 안에
서 의식의 경험으로 대상화할 수 없지만 정신의 활동 안에서 함께 있
음을 추론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共所與性(Mit-Gegebenheit)으로
주어져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리, 성천을 왜 의암은 본래
아(참나)라고 불러 자의식 안에 있는 아(나)와 관련을 맺으려 했을
까? 아(자아)는 본래아를 실체로 대상화 할 수 없지만(왜냐하면 자아
의 근거를 본래아에 두고 있어서 이미 본래아 안에 의존되어 있으므
로), 본래아를 자아의 완성방향의 종점으로, 의지를 정향해야 할 마지
막 빛으로, 또한 그곳으로 이끄는 힘으로 이미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뿐 아니라, 결국 나는 참나(본래아)에서 기인하였고, 의존되
어 있고, 규제되어야 하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본래아’의 개념을
가지고 ‘나’의 초월가능성의 기반을 마련하고 동시에 그것의 내 안의
내재성을 지시한다. 신적 본성(성천)은 우주의 창조 전에 존재했고 우
주의 종말까지 남을 것이므로 나(자아) 역시 나의 근거인 본래아와
함께 어떤 의미로 우주의 전 역사와 결합되어 있다.46) 요컨대 나(我)
는 心(정신의 활동)의 주체인 性(본래아)과 정신의 활동을 일으키는
외부의 氣로 구성되어 있다. 性은 우주의 본성으로서 인간의 몸에서
는 완전히 비어 있고 고요하게 놓여 있는, 즉 어떤 한계도, 어떤 양
도, 어떤 운동도 없는 원질이다. 心은 정신의 활동으로서 性과 身 사
이에서 氣에 의해 인도되어 모든 이치들과 사물들을 연결하는 것으로
서 경계가 없고 스스로 운동하며 변화한다. 정신(心)과 성품(性)은
홀로 실존할 수 없고 서로로부터 독립되어 있기보다는 서로 의존되어
있다.47) 음양조화설에 따라 성은 음, 심은 양으로 해석할 수 있다.48)
46) 위의 책, 437쪽.
47) 위의 책, 441쪽: “성품은 이치니 성리는 공공적적하여 가이 업고 양도 없
으며 움직임도 없고 고요함도 없는 원소일 뿐이요, 마음은 기운이니 원원
충충하여 넓고 넓어 흘러 물결치며 움직이고 고요하고 변하고 화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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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성은 인식의 조건이자 선험적 이념으로서, 심은 환경 또는 세계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경험적인 인식의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양자는 조화로 작용하는 하나로 통합된 체계이다.
의암이 그의 인식이론에서 본래아를 정신 활동의 최초의 기점으로
서, 그리고 심(정신)을 정신적 활동으로서 수동적으로 서술할 뿐, 이
성과 의지의 주체로서의 我(ego)와 적극적 활동으로서의 정신(심)으
로 서술하지 않았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정신 혹은 정신의 활동은 한
편으로 신적인 거울(성) 안에, 즉 우주적 이치 안에서 실현되어야 하
고, 다른 한편 신적인 힘(기)에 의해 인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
론 의암도 어떤 것을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의욕하는 정신과 자아의
능력을 알고 있다. 인간이 우주의 근본이치와 모든 사물들의 실재를
인식할 수 있기 위해서 지기로부터 인도되는 정신의 신적 힘이 절대
적으로 필요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정신의 수동성을 표현한 것으로 보
인다. 인간은 그릇된 자기 욕정에 사로잡힘이 없이 바르고 사랑스런
태도로 진리(도)를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49)
5) 자아의 실현
자아가 세 개의 관념들, 즉 性心身 중 어느 관념을 궁극적으로 정
때에 맞지 아니함이 없는 것이니라. 이러므로 이 두 가지에 하나가 없으면
성품도 아니요 마음도 아니리라.” 443쪽: “몸이 없으면 성품이 어디 의지
해서 있고 없는 것을 말하며, 마음이 없으면 성품을 보려는 생각이 어디서
생길 것인가. 무릇 마음은 몸에 속한 것이니라. 마음은 바로 성품으로써
몸으로 나타날 때 생기어 형상이 없이 성품과 몸 둘 사이에 있어 만리만사
를 소개하는 요긴한 중추가 되느니라.”
48) 위의 책, 517쪽.
49) 위의 책, 452쪽 이하; 4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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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99
향해야 할 목적으로 삼아야 하는가? 자아가 자신을 실현하고 지향하
는 기준은 무엇일까? 나(자아)는 도대체 무엇을 향해 수양해 나가야
하는가? 의암에 따르면 마음(心), 즉 정신은 몸(身)에 속하기 때문
에 실행의 목표점은 결국 성품(性)이든지 혹은 몸(身)이든지 양자
중 하나여야 한다. 만약 성품을 나(자아)의 주인으로 여긴다면 몸은
성품의 세력에 순종해야 한다. 몸을 자아의 주인으로 여긴다면 몸의
기운과 정신의 기운을 성품의 그것보다도 더 존중하게 된다. 자아실
현으로 나아가는 길은 두 종류가 있는데 각각 다른 방향이다. 선험적
인 성품을 정향되어야 할 목적으로 삼으면 성품의 힘을 도움으로 삼
아 영원성의 텅 빈 지평을 추구하게 되고, 자신을 이 공허한 영역으
로 점점 더 확장하여 불생불멸성의 도에 이른다. 그러나 몸을 출발점
으로 간주하고 그것을 향해 수양하면 그는 기 세력의 도움으로 활발
하고 거리낌 없이 인간의 복지를 위해 노력함으로써 도를 얻게 된
다.50) 의암은 다른 사상과는 달리 인간은 두 방향으로 수양을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51) 의암에게는 인간이 몸을 가지고 있는 한 몸을
출발점으로 보아야 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왜냐하면 몸이 존재하지
않으면 성품이 의지할 곳이 없게 될 뿐만 아니라 몸에서 비롯되는 어
떤 마음도 존재하지 않게 되어 성품을 지향하는 의지도 있을 수 없다
고 한다.52) 의암은 몸에 의존하는 유체성품과 몸과 상관없고 처음도
없는 무체성품을 구별한다. 전자는 생사가 있는 성품이지만 후자는
생사가 없는 성품으로서 불멸하는 영원한 존재자이다.53) 이는 性이
50) 위의 책, 442쪽 이하.
51) 위의 책, 443쪽.
52) 같은 곳.
53) 몸을 가진 성은 태어나고 죽는 몸의 운명과 함께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반
면(有體性) 몸이 없는 성(無體性)은 우주의 진정한 본성으로서, 즉 절대
자(신 또는 한울님)로서 파악된다. 후경, 같은 책, 4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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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란 만물이 생성되어 나오는 이치(理)이므로 본래 처음이 없는 것인데
‘왜 성품이 생긴 연후에 마음이 생겼다고 하는가?’라는 제자의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구별한 것이다. 이름으로 개념화된 성품이란 인간과
함께 만물이 생겨난 후에 인간 영감에 의해 주어진 것(유체성)이지만
인간에게 대상화될 수 없는, 無始의 무체성품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
면 생사가 없이 진진여여한 무체성은 인간이 인식할 수 없이 다만 형
이상학적 원리로만 전제되어 있는 것인가? 인간이 원하더라도 인식할
수 없는 무체성은 단지 신적인 힘에 의해 인도된 신적인 마음(天心)
을 통해서 알려진다.54) 이로써 우리는 왜 자아의 실현내지는 수양을
위해서 성품과 몸의 쌍방향으로 해야 하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기화와 천심의 작용이 몸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러하다. 인
간의 몸 안에 자리하고 있는 본성으로, 만리만사를 형성하고 그것의
운동변화를 주도하는 기가 몸을 통해 들어와 일치할 때 마음이 생성
되고 운용되는 것이라면, 천심도 그 발생과정은 이와 마찬가지이고
다만 그 질에 있어서, 즉 성과 기가 일치하고 운용하는 정도가 지극
하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우주의 진정한 본성이고, 우주가 시
작하기 전에는 한울님(신)으로 있었고, 우주를 창조한 후로는 모든
사물에 와서 그 안에 거주하고 있는 無體性이 기화를 통해 몸의 감관
에 전해지고 마침내 개체의 본성에 합치될 때 ‘侍天主’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성품은 만리만사의 원소이며, 마음은 기에 의해 활성화 된다.
이 원리원소와 마음의 활동이 신적 기와 일치되면 어떤 형성된 것,
하나의 깨달음이 발생한다. 수운이 侍의 의미를 설명할 때, 안에 신
령이 있고 동시에 밖에 기화가 생기는 것이라 했는데, 이는 안의 신
령이 밖의 기화와 일치하여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가 자
신의 마음을 악으로부터 보호하고 기를 올바르게 실행하면 성과 기가
54) “聽不聽聽天心處요 知不知知我心邊이라”. 후경, 위의 책,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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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101
일치하여, 서로를 향해 작용한다. 이 순간에 성(리)과 기 사이에 어
떤 나뉨도 없다. 이 양자의 구별은 단지 만물의 구성 작용 안에서만
나타난다.55) 동학의 가르침에 의하면 이치(리와 성)와 기는 근본적
으로 두개의 원천에서 연유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기운에서 발원된
것이다.56) 인간이 자신의 성품과 몸을 일체적으로 보고, 두 가지 방
향으로, 즉 한편으로 성품을 향해 공공적적한 영원성으로, 다른 한편
몸을 향해 구체적 세계로 조화롭게 수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에 있다.
4. 나가는 말: 미드와 의암의 상호교차적 이해
위에서 살펴본 미드와 의암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타자)의 관
계를 비교한다면 다음과 같이 상호교차적으로 해석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미드에 따르면 유기체가 타자로부터 오는 자극에 대한 반응
으로서의 행동을 조건반사적으로 하지 않고 즉발적 행동을 연기한
채, 타자의 역할 취득이라는 삼중매트릭스를 내적시연으로 진행하는
가운데 유기체 안에 정신은 발생한다. 이 시연과정 자체가 곧 정신이
다. 이와 마찬가지로 의암의 마음(정신)도 성이 열린 상태에서, 즉
외부 환경세계에 개방하는 가운데 신체감관을 통해 밖에서부터 오는
기화와 결합하여 발생하는 운용을 말한다. 양자는 정신을 그 자체로
자립적이고 완성된 실체로 파악하기 보다는 타자, 혹은 환경과의 역
55) 명심장, 천도교 경전, 525.
56) 강론경의, 같은 책, 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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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동적인 자극과 반응의 내적 시연과정에서 발생하며 계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정신은 감관을 통해서 들어오고, 신체를 통해서
몸짓하는 상호 소통하는 과정이다.
둘째, 자아에 대한 유사점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좀 더 해석이 필요
하다. 미드는 자아단계를 둘로 나누어 우선 타자의 역할취득 메커니
즘을 통해 객체적 자아가 발생하고 정신 내적인 역할시연 후에 행동
의 실제표출이 일어날 때 주체적 자아가 경험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주체적 자아는 경험될 뿐 그것이 무엇인지는 다시 정신에서의 반성작
용, 즉 타자의 역할취득 과정을 통해 인식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행동의 실제 표출(I)과 타자의 반응으로 알려진 객체적 자아(me)
간의 관계를 통해 자아상이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강조했을 뿐,
정신이 그 안에서 발생하게 될 유기체의 주체, 즉 자극과 반응의 환
경과의 메커니즘 가운데 줄곧 하나의 유기체로서 통일적 생명을 이루
는 주체를 언급하고 있지 않다. 이 주체는 정신이 생기기 이전이므로
인식할 수는 없지만 존재론적으로는 유기체 안에 동일성을 이루는 주
체이다. 또한 이 주체가 정신 안에서 자아와 타자를 시연하는 주격적
자아, 그리고 행동반응의 여러 가능성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마침
내 행동을 표출하는 주격적 자아와 어떤 내적 연관이 있는지를 미드
는 설명하고 있지 않다. 다만 그와 같은 주체를 암시적으로 전제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의암에게는 이 정신(마음)의 처음 기점을 자아(본
래아)로 불렀고, 이 자아의 발생 기점을 성천(본성한울)에 두었다.
몸을 통해서 타자의 역할취득 메커니즘을 운용하면서 정신이 발생하
고 이 정신에서 다시 의식되어지는 자아(ego)는 성천에 근거를 둔
본래아와 구별된다. 미드의 ‘I’와 ‘me’의 자아 단계에 관한 설명은 왜
의암이 ‘성품에는 없고 마음에 있는 자아’를 말하고, 몸을 향해 수련
하도록 하는 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의암의 몸을 향한 수련
은 결국 미드의 주체적 행동의 표출과 타자에 의해 반응한 객체적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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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103
아 간의 간격을 줄이고 주객관적 자아 간에 고유한 비례관계를 유지
하려는 데에서 성립하고, 그래야만 한 인격의 정체성은 유지된다고
말할 수 있다.
셋째, 환경과 사회, 즉 타자에 대한 이해에 있어 양자는 공간적 혹
은 실체적 개념으로 파악하지 않고 굴신동정귀신음양 등의 기화, 즉
정신에 대한 자극과 반응, 주체와 객체의 통일적 소통과정으로 이해
하고 있다. 따라서 양자의 자아개념은 한편으로 외부의 작용에 의해
형성되지만, 다른 한편 외적 환경, 사회와 문화를 변화시키는 창조적
인 주체이기도 하다. 의식(정신)이 자신의 본래아, 성천으로 향하면
무규정적이고 고요하며 텅 빈 영원성과 합일되지만, 정신이 행위와
실천으로 나아가 환경과 사회와의 상호작용과 상호변화를 야기하면
정신과 자아 활동은 원원충충하고 조화가 안팎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양자의 정신 자아 사회를 연결하는 상호작용적 관계는 결국 실천과
활동을 중요시할 뿐 아니라 각 개인의 정신과 자아에 직접적으로 영
향을 끼치는 사회 환경을 잘 건설해야 할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넷째, 미드의 인간은 사회라는 환경에 있는 타자들의 여러 반응들
에 대해서 정신작용을 통해 적절한 선택을 하고 행동하는 사회적 인
간에 한정된 반면, 의암의 인간은 우주 만물과 만사의 자연법적 이치
를 자신의 현실적 자아의 출발점(본래아)이자 종착점(진심불염)으로
삼고 수양하는 종교적 인간이면서, 동시에 모든 타자들도 본래적 일
체로 합일되도록 사회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실천적 인간이다. 다만
미드에게도 종교의 보편성에 관한 상징성을 설명하면서 다양성과 통
일성을 통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놨다는 점에서 신관념을 행태
주의적으로 설명할 여지는 남겨두었다고 할 수 있다. 미드의 인간관
은 사회심리학과 생명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인간관이라면 의암의 것은
형이상학적 전제, 즉 본래아와 지기, 성과 기의 존재를 기초로 하고
있는 인간관이라 할 수 있다. 미드가 기존의 실체주의적 신비주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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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인간 정신과 자아관에서 탈피해서 사회와의 적응관계 안에서 인간을
설명해 보려는 시도를 했다면, 의암은 기존의 신유학과 불교의 성심
관을 수용하면서도 몸과 실천이라는 요소를 더욱 부각시켜 몸을 중심
으로 안과 밖을 통합시키려는 지기일원실재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
점이 양자가 이성과 실체 중심의 근대성을 뛰어 넘는, 몸과 실천을
강조하는 탈근대성을 동시에 내포하는 계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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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105
<참고문헌>
오문환, 「의암 손병희의 성심관: 무체법경을 중심으로」(동학학회
2006년 4월 학술발표회).
의암, 무체법경, 천도교 경전 , 1998 천도교 중앙총부 출판부.
, 각세진경, 천도교 경전 , 상동.
, 명심장, 천도교 경전 , 상동.
이돈화, 천도교 창건사 , 1933 천도교 중앙종리원판장.
조나단 터너, 사회학 이론의 형성 , 김문조 외 역, 1997 일신사.
Charles W. Moris, Introduction George H. Mead as social
psychologist and social philosopher, in: George H. Mead,
Mind, Self, and Society. 1934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George H. Mead, Mind, Self, and Society. 1934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Harald Wenzel, George Herbert Mead, 1990 Junius (안정오 역, 인간
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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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국문초록>
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김용해
의암 손병희(1861~1922)와 조지 허버트 미드(1863~1931)
는 동아시아와 미대륙이라는 다른 지역에 각각 살았지만 20세기 초
의 정치와 사상의 세계사적 대 혼돈을 응시하고 새 세기의 실천적
비전을 제시한 동시대 사상가이다. 19세기 말 산업 국가들의 산업과
국제무역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국가간 경제적 경쟁은 곧 정
치 군사적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만들어 야만과 전쟁을 일삼는 시대
상황을 만들었다. 이 양자는 계몽시대 이후 줄곧 맹목으로 믿었던
인간이성이 타인과 자연을 지배하는 데에 도구로만 사용되는 것에
대해 깊이 회의하면서, 기존의 ‘가장 확실한 지식을 해석해보려는 시
도’로 새로운 사상운동을 전개한 인물들이다. 신흥 종교 지도자로서
의 의암은 스스로 49일 기도와 같은 영적 수련을 통해 도통한 연후
에, 聖人이 되는 길잡이로 ‘無體法經(1911)’을 저술하였다. 실용주
의자이며 사회심리학자인 미드는 인간의 지성과 정신에 대한 연구를
평생토록 하였고, 특히 1900년 이후 대학에서 강의했던 그 여러 기
록은 사후에 제자들에 의해 출판되었는데, 그것이 ‘정신, 자아, 그리
고 사회(Mind, Self, and Society, 1934)’이다. 의암은 무체법
경에서 수련법으로 기존의 유학이나 불교학과 달리 性身 양면을 수
행의 방향으로 삼을 것을 강조하였고, 마음(정신)은 밖에서부터 만
리만사가 들어와 운용되는 것이므로 결국 사회와 실천이 중요한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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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107
소가 된다. 한편 미드는 정신(마음)과 자아를 기존의 실체주의 철학
이나 심리학처럼 고유한 영역으로 보지 않고, 행동 안에서 발생하고
발전한다고 보기 때문에 ‘사회’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두 사상가
가 실제 삶 안에서 사회를 변혁하는 데에 투신하였다는 사실은 그들
의 이와 같은 사상적 기반과 결코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 논문에서
필자는 명상을 통해 얻어진, 세계와 정신 그리고 자아에 대한 의암의
이해가 과학과 실용주의적 실험을 통해 얻어진 미드의 분석과 유사한
점은 무엇이고 또 서로 보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살핀다.
양자는 정신을 그 자체로 자립적이고 완성된 실체로 파악하기 보
다는 타자, 혹은 환경과의 역동적인 자극과 반응의 내적 시연과정에
서 발생하며 계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정신은 감관을 통
해서 들어오고, 신체를 통해서 몸짓하는 상호 소통하는 과정이다.
의암의 몸을 향한 수련은 결국 미드의 주체적 행동의 표출과 타자에
의해 반응한 객체적 자아 간의 간격을 줄이고, 여러 사회 환경에서
의 자아들 간에 고유한 비례관계를 유지하려는 데에서 성립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야만 한 인격의 정체성은 유지되며 완성된다. 양자
의 정신 자아 사회를 연결하는 상호작용적 관계의 중시는 결국 실천
과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할 뿐 아니라 각 개인의 정신과 자아에 직
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환경사회를 잘 건설해야 할 이유를 제시하
고 있다. 미드는 기존의 실체주의나 신비주의적 인간 정신과 자아관
에서 탈피해서 과학적으로 인간을 설명해 보려는 시도를 했다면, 의
암은 기존의 신유학과 불교의 성심관을 수용하면서도 몸과 실천이라
는 요소를 더욱 부각시켜 몸을 중심으로 안과 밖을 통합시키는 지기
일원실재론을 주장하여 수운의 동귀일체론을 완성하고 있다.
주제어: 무체법경, 정신 자아 사회, 성심신, 본래아, 실체주의, 지기일원
실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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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Abstract>
Muchepubgyong(무체법경) by Son Pyong-
Hui and Mind, Self and Society by G.H.
Mead
Kim, Yonghae
Uiam Son Pyong-Hui(1861∼1922) and George H. Mead(1863∼
1931), who commonly observed the great chaos of the world in
politics and thoughts, and in their own way tried to find out a
new practical vision for the new century, lived together at the
begin of the 20th century in different continents, in East Asia
and in US America. At the end of 19th century the world had
been in the situation, in which industry and international trade
explosively grew up in the industrialized countries, and competitions
of economical development among such countries were
so enormous that they unavoidably collided with each other in
the military powers, and made barbarism and wars. It is
common to both to criticise the human reason, in which had
been trusted blindly since the period of enlightenment, but
which had been used as instrument to dominate the other
person and the nature. It is common also to develope a new
movement in the academic world trying to interpretate the most
certain old knowledge. Uiam was as leader of a new religion,
Chondokyo, spiritually awakened through some times of 49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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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의 ‘무체법경’과 조지 허버트 미드의 ‘정신, 자아 그리고 사회’ 109
long spiritual exercises and wrote Muchepubkyong(1911), a
guide book to show people to become saint. Mead, as a
pragmatist and a social psychologist, studied lifelong on human
intelligent and mind, and as the result of his studies Mind, Self
and Society(1934) was published by his pupils, in which his
scriptures of lectures was collected. Uiam stressed two ways of
selfcultivating in Muchepubkyong, one way to the nature of
human being and the other to the body, different from than the
traditional confucianism and buddhism. Because the mind is
operating by entering of all rules and all things, which are
outsides of me, society and practicing act are eventually
considered very important. on the other hand, because Mead
considers mind and self not as substance as in substantial
philosophy and psychology, but as the thing which are produced
and developed, society and practicing act are very important.
This basis of thinking of both is in relation with the fact, that
both philosophers devoted themselves to change the society in
their real life. In this thesis, I will see the common things, in
which Uiam took through meditation understandings on world,
mind and self, and in which Mead analyzed them through
scientific and pragmatic experiments, and then I will see the
things, which can be supplement by each other.
The both consider the mind of human being as the thing,
which is brought out in the process of inner reactions or
responses to the from the other or circumstances given stimulus,
not as substance, which is itself subsistent and perfect.
Therefore is the mind for them a kind of communic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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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동학학보 제10권 1호(통권 11호)
process, which intermediate through senses of the body between
the organism and the circumstances. The selfcultivating of
Uiam, in which the body is important element, is compared
with Mead’s philosophy, that man tries to reduce differences
between “I” in the expressing of act and “me” in the organized
set of attitudes of others, and to keep his own relationships
between self-identifications, which are produced in many kinds
of circumstances. Because of that the identity of a person can
be kept and developed. The stressing of the interactive relation
of the both connecting between mind, self and society not just
show us eventually the importance of practice and act, but also
give the reason, why we must develope a good society
influencing on mind and self of the individuals. Mead tried to
explain the humanity scientifically without depending upon the
traditional viewpoint about human mind and self, like
substantialism and mythism, while Uiam took the traditional
viewpoint of the human nature and mind in Neoconfucianism
and Buddhism, but insisted newly the chigi-monistic realism,
that the inner and the outer is one, what the teaching of
Su-un, tong-kwi-il-cheis(all things return to the one, is fully
developed.
Key Words: Muchepubkyong(무체법경); Mind, Self and Society;
Human Nature, Mind and Body; The Real Self,
Substantialism, Chigi-Monistic Re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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