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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유안진 -송년에 즈음하면

송년에 즈음하면

도리없이 인생이 느껴질뿐입니다

지나온 일년이 한 생애나 같아지고

울고 웃던 모두가

인생! 한마디로 느낌표일뿐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자꾸 작아질뿐입니다

눈감기고 귀닫히고 오그라들고 쪼그라들어

모퉁이 길 막돌맹이보다

초라한 본래의 내가 되고맙니다...송년에 즈음하면

갑자기 철이 들어버립니다

일년치의 나이를 한꺼번에 다 먹어져

말소리는 나직나직 발걸음은 조심조심

저절로 철이 들어 늙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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