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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박노해 -등뒤를 돌아보자

12월에는 등뒤를 돌아보자

앞만 보고 달려온 동안

등 뒤의 슬픔에 등 뒤의 사랑에

무심했던 시간들을 돌아보자

눈내리는 12월의 겨울나무는

벌거벗은 힘으로 깊은 숨을 쉬며

숨가쁘게 달려온 해와 달의 시간을

고개 숙여 묵묵히 돌아보고 있다...그립고 눈물나고 사랑하는 것들은

다 등뒤에 서성이고 있으니

그것들이 내 등을 밀어주며

등불 같은 첫 마음으로

다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니

12월에는 등뒤를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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