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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孤松 李彦迪/http://cafe.daum.net/jangdalsoo/jMFi/148

群木鬱相遮(군목울상차) 뭇 소나무 빽빽이 서로 막혀 있는데

孤松挺自誇(고송정자과) 외로운 소나무 빼어남 스스로 자랑하네

煙霞祕幹質(연하비간질) 연기와 노을 속에서도 줄기와 바탕을 간직했고

雨露長枝柯(우로장지가) 비와 이슬 속에서도 가지마다 자랐네

千尺心應直(천척심응직) 천척이나 높으니 마음 응당 곧을 것이요

九泉根不斜(구천근불사) 구천이나 깊으니 뿌리 기울지 않을 것이네

棟樑雖有待(동량수유대) 동량이 되리라 비록 기대하나

斤斧奈相加(근부내상가) 도끼가 가해짐을 어찌하리오?

不似巖邊老(불사암변로) 바위 가에서 늙는 것만 못하니

含姿歲暮多(함자세모다) 해 저물어 가는 겨울에도 언제나 자태를 머금기를


〈감상〉


이 시는 홀로 곧은 소나무를 노래한 것으로, 세상의 시비(是非)로부터 벗어나 조용히 여생을 보내면서 자신의 마음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수많은 소나무들이 빽빽이 돋아나 서로서로 막혀 답답한데, 외로운 소나무만은 혼자 올곧아 빼어남을 스스로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올곧음은 아무런 고통 없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연기와 노을, 비와 이슬 속에서도 줄기와 바탕을 간직했고 가지를 키워 나갔다. 그래서 위로는 천척이나 높이 자랐으니 마음도 응당 거기에 맞춰 곧을 것이요, 아래로는 구천이나 깊이 뿌리를 내렸으니 뿌리가 쉽사리 기울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 나라의 동량이 되리라 비록 기대하지만, 누가 알리오? 도끼에 의해 베일 수도 있음을(나라에 큰일을 할 인물이 될 것을 바랐으나, 간사한 소인배들의 모함으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제거됨을 의미함). 그러니 바위 가에서 늙는 것이 가장 좋으니, 해 저물어 가는 겨울에도 언제나 푸르른 자태를 유지하기를 바란다.


〈주석〉


〖鬱〗 성하다 울, 〖遮〗 막다 차, 〖挺〗 빼어나다 정, 〖霞〗 노을 하, 〖秘〗 숨기다 비, 〖幹〗 줄기 간,

〖九泉(구천)〗 매우 깊은 지하. 〖棟〗 마룻대 동, 〖樑〗 대들보 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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