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팽윤(蔡彭胤, 1669-1731)은 17세기 말~18세기 초에 활동한 문인. 자는 중기(仲耆), 호는 희암(希菴). 한때 참판, 예문관 제학 등의 벼슬을 하였으나 대체로는 산촌에 살면서 창작을 락으로 여겼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재능이 뛰여나 신동으로 알려졌고 시를 잘하여 명성을 떨쳤다. 시문집으로 《희암집》이 전한다.
안문봉(雁門峰)
仰攀箕尾俯聞風 머리를 들면 별들이 잡힐 듯 발밑에선 바람소리 윙윙
千里平谷不介胷 천리 땅이 한눈에 안겨와 가슴도 후련하구나
表裏名山雙袖底 내금강 해금강도 한품에 드니
青天獨倚雁門峰 푸른 하늘만이 안문봉에 의지하였구나
장안사(長安寺)
千逸臺前草未生 천일대 앞마당에 풀들은 움트지 않고
普賢峰上雪猶明 보현봉꼭대기엔 아직 흰 눈이 쌓였구나
東風纔到長安寺 철 늦은 봄바람 장안사에 불어드니
雨映鵑花春鳥鳴 진달래꽃 비에 젖고 산새들 지저귀네
정양사 루대에 올라(登正陽寺樓)
蘿逕通人一線微 덤불 속 오솔길 덤불 사이로 뻗었는데
層層高瀑散瓊璣 층층 높이 드리운 폭포 흰 구슬 흩뿌리네
眼迷不見眞山骨 눈길이 아득하여 산모습 보이지 않건만
仙馬如鷹盡欲飛 신선말 매마냥 하늘로 날려는 듯 하여라
萬壑中央是正陽 골짜기 한가운데 골짜기 한가운데
登摩天地浩茫茫 넓고 넓은 하늘땅을 한품에 안아올 듯
毗盧氣勢衆香色 비로봉의 기상과 중향성의 산빛이
洗盡十年塵上膓 십 년 세월 때 낀 가슴 말끔히 씻어주네
보덕굴(普徳窟)
靈窟洗洗縹気遥 신비스런 보덕굴에 아지랑이 아물아물
綠窓丹檻鎻岩嶢 푸른 창문 붉은 란간 바위틈에 가리웠네
中天一柱能無恙 중천에 솟아있는 변함없는 구리기둥
猛雨衝風不動揺 모진 바람 비 속에도 끄떡없이 서있구나
진주담(眞珠潭)
晶熒明月珠 맑디맑은 수정인가 달 속의 구슬인가
噴壑層層轉 골짜기에 흩어지며 층층으로 굴러떨어지네
潭神不愛寳 진주담 신령구슬 귀한 줄 모르는 듯
碎作千萬斤 천만 근 구슬을 부셔버리누나
벽하담(碧霞潭)
白石生碧霞 흰 돌 우에 생겨난 벽하담
光景雨奇爽 푸르고도 붉은 빛갈 볼수록 신비쿠나
仙臺夾空明 신선루대 달빛 띠고 허공에 솟았는데
鳴玉左右響 옥패소리 사방으로 울려퍼지네
화룡담(火龍潭)
赤日不交暈 해빛이 내리쬐여 물안개 아롱지니
回湍中作鳞 감도는 여울 속 비늘마냥 반짝이네
蜿蜒爛相射 꿈틀꿈틀 찬란히 빛 뿌릴제
露出火龍身 화룡의 그 모습 물 우에 드러나네
금강대(金剛臺)
青壁鬱崔蒐 소슬히 높고 험한 푸른 절벽
寺門相對開 그를 마주하여 절간문 열렸구나
昔時巢鶴去 옛날에 살던 학은 어디 가고
今日化鴨來 오늘은 물새만 예 와서 노니는고
세두분(洗頭盆)
側石中窪湛玉流 움푹 패인 돌확에 구슬 같은 물 찰랑찰랑
觀音浣處舊盆留 관음보살 머리 감던 옛 자취만 남았구나
神青己脱形骸外 신성한 기운 빠져버리고 형체만 남았으니
何用潭邊更洗頭 어찌 못가에 와서 머리를 다시 감으랴
국망봉(国望峰)
国望峰頭去國愁 국망봉 높이 올라보니 나라근심 더욱 짙어지네
五雲何處鳳城樓 오색구름 떠있는 곳 임금 계신 대궐 어드메냐
祗應帝座通呼吸 여기서 서울까지 숨길이 통한다면
懐抱能客訴玉旒 가슴에 품은 마음 임금님께 올려보련만
원통산골짜기에 갔다 늦게 돌아오며(尋圓通洞口暮歸)
滄洲無壁易為風 막힌 데 없는 바다가라 바람도 쉬이 일어
浪打迴岩雪灑空 파도는 바위를 치고 눈발은 허공에 흩날리네
忽見霧中山一角 갑자기 보이누나 안개 속에 드러난 산
青千季岀内圓通 푸른 하늘가에 우뚝 솟아 내원통골짜기 분명쿠나
두 번째로 삼일포를 유람하며(重遊三日浦)
桃花半落四仙坮 사선정 복숭아꽃 반나마 져가는데
天入明湖一鏡開 하늘 비낀 맑은 호수 거울 하나 펼쳤는가
未怪當時三日住 사흘 동안 머물렀단 신선사적 의심말게
籣舟信宿去還來 우리도 꽃배 타고 이틀 묵어 돌아왔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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