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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금강산 한자시선/조태억.http://cafe.daum.net/jangdalsoo/jrM1/150


조태억(趙泰億, 1675-1728)17세기 말~18세기 초에 활동한 문인. 자는 대년(大年), 호는 겸재(謙齋). 벼슬은 대사성, 대제학 등을 거쳐 우의정, 좌의정에 이르렀다. 시문집으로 겸재집이 있다.

 

유점사의 산영루(楡岾又有山映樓)

 

萬瀑依依別 만폭동 떠나오기 정말 아쉬워

東来意未闌 동쪽으로 향하면서 생각 깊었네

忽看山映在 눈앞에 나타난 산영루보니

疑復入長安 내 다시 장안동에 들어서는 듯

 

안문점(雁門岾)

 

三日山中得意行 사흘을 산속에서 마음대로 노니는데

雁門秋雨又飛觥 안문점 가을비 술인 냥 쏟아붓네

 

輕輿欲向仙臺去 가마에 올라타고 은선대 향해갈제

回望千峰總有情 뭇 봉우리 다시 보니 생각도 유별쿠나

 

열두 폭포를 바라보며(望十二瀑)

 

神瀑飛従九井来 구정에서 내리는 물 신기한 폭포 이루었네

遥看一互天開 멀리서 보니 비단 한 필 하늘에서 드리운 듯

 

搔頭欲向靑蓮問 생각할수록 알 수 없네 태백에게 물어보자

彼與盧山孰哉 이 폭포와 려산폭포 어느 것이 더 장쾌하더냐고··

 

정양사에서 밤에 읊노라(正陽寺夜吟)

 

樓中宿客不勝清 정양루에 묵은 길손 감회도 많으려든

樓外千峰月正明 루대 밖의 봉우리엔 밝은 달 휘영청

 

今夜永郎何處住 묻노니 오늘 밤 영랑은 어데 갔나

桂花初発衆香城 계수꽃 피여나는 중향성 거기라네

 

大室燒香坐寂寥 향불 피운 법당 안은 어이 그리 고요한가

月寒仙花影飄颻 차거운 달빛 아래 꽃그림자 술렁이네

 

明朝欲向摩訶衍 날 밝으면 길 떠나 마하연 향하리니

萬瀑中間渡幾橋 만폭동 골안에서 내를 몇 번 건느려노

 

진주담(眞珠潭)

 

第五靈潭深更靑 깊고도 빛갈 푸른 다섯번째 진주담

風端噴白闘冷冷 바람 따라 뿜는 물결 하얗게 부서지네

 

依然越買江南市 진주장사 많은 강남에서 사들였나

萬斛明珠瀉不停 일만 섬 고운 구슬 쉼 없이 쏟아지네

 

흑룡담과 백룡담(黑龍白龍二潭)

 

度壑穿林問幾重 골짜기와 숲을 지나 몇 굽이나 밟았던고

二潭行盡與無窮 올 길은 다 왔으나 흥취는 끝이 없네

 

山僧強自分名號 중들은 흑룡 백룡 억지로 가르지만

物色何曾有異同 풍치며 생김새야 다를 줄이 있으랴

 

청룡담(靑龍潭)

 

高攀鉄鎻上層岩 쇠사슬 쥐여잡고 층층바위 올라가니

潭氣濛濛潤客衫 못 기운 얼기설기 나그네 적삼 적시네

 

何必臨盆更洗沐 구태여 그릇에 물 담아 세수하고 목욕하랴

本來風骨蛻塵凡 본래의 그 모양 세상때 벗기면 그만이리라

 

화룡담(火龍潭)

 

曲曲靈潭往復還 굽이굽이 신기한 못 돌도 돌고 또 돌으니

火龍幽宅發天慳 화룡의 집인 듯 그윽한 경치 하늘이 부린 조화일세

 

平生勝賞誰爭此 평생 유람 다녀도 비길 데 그 어디메냐

方信人間第一山 알겠노라 금강산이 이 세상에 으뜸임을···

 

벽하담(碧霞潭)

 

水益清冷洞益寬 맑은 물 시원하고 골은 더욱 넒은데

山雲開盡露眞顔 구름 걷힌 벽하담 그 모습 신기해라

 

方知萬瀑奇奇處 만폭동의 절승경개 내 비로소 알았노라

都在霞潭普德間 보덕굴과 벽하담을 중심으로 펼쳤음을

 

구담(龜潭)

 

穹窿巨石似玄亀 둥글고 큰 돌 그 모양 거북 같은데

宛在潭心潭更奇 못 속에 마음 잠그니 못은 더욱 신비쿠나

 

堪笑丹丘盗名字 우스워라 신선나라 이름 빌려다 붙인 것이

越中黃屋自娛之 황금집 지어놓고 제 스스로 만족해 하여라

 

배바위(船巖)

 

龜巖向上水回淵 거북바위 우에로 물 흘러 감도는 늪에

又得天然一石船 하늘이 조화 부린 배바위로 있다네

 

莫是當年載佛至 그 옛날 부처 싣고 이곳에 왔다 하지 말아

祗今橫著此潭前 오늘도 이 못 앞에 가로 놓여있거니···

 

청학대(靑鶴臺)

 

秋風桂子落紛紛 가을바람 언듯 불어 계수나무잎 떨어지니

鶴去高臺但白雲 학은 날아가버리고 높은 대엔 흰 구름뿐이여라

 

前夜歇惺逢士友 어제 밤 헐성루에서 글친구 만났거니

羽衣癯影豈非君 새털옷에 파리한 몸 내 어찌 그대 몰라보랴

 

리허대(李許臺)

 

歷幾巖巒度幾林 봉우리는 몇을 넘고 숲은 또 얼마나 지났던고

九龍淵窟杳難尋 구룡연 깊은 골안 찾아가기 아득해라

 

多情李許臺前水 다정할손 리허대 앞 흘러가는 시내물아 應識歸人悵望心 떠나가는 이 마음 허전함을 너는 알리

 

총석정(叢石亭)

 

亭亭飛出白雲端 뭉게뭉게 피여오른 흰 구름 끝 간 데 없고

天與滄溟萬里寬 하늘도 바다도 만리 밖에 아득하여라

 

軽棹夕風浪静 석양에 노 저으니 풍랑도 잔잔하고

一聲長笛下金 한 곡조 피리소리 금란굴에서 들려오네

 

환선정(喚仙亭)

 

叢石西洲一棹停 총석 서쪽 물가에 배 몰아 세우니

夕陽高倚喚仙亭 환선정 마루에 저녁노을 어리였네

 

丹丘玄知何處 신선이 사는 고장 어드메냐 하지 말아

遥指扶桑一若 저 멀리 동해바다 섬인 줄 알겠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