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시절 시 읽을 땐 두 눈이 환히 밝아 / 少年讀詩雙眼明
가을 매가 맑은 하늘 횡단하듯 유쾌하더니 / 快如秋隼橫新晴
노년에는 시 읽으매 두 눈이 칠흑 같아서 / 老年讀詩雙眼黑
한밤중에 가시밭길을 가는 듯 헤매이누나 / 迷如半夜行荊棘
노년에 어찌 다시 소년을 얻을 수 있으랴 / 老年那得更少年
눈의 밝거나 깜깜함이 공연한 게 아니로다 / 眼明眼黑非徒然
나는 본디 평생에 안식을 갖추지 못한 데다 / 我本平生不具眼
사원과 학해는 모두가 한도 끝도 없으니 / 詞源學海俱無限
어떻게 바다에 떠서 다시 근원을 탐구하랴 / 何從泛海更窮源
입술 마르고 마음 답답함만 깨달을 뿐이네 / 但覺吻燥心仍煩
우리 해동의 풍월은 본래 당적할 자 없어 / 海東風月本無敵
명성이 중원을 진동한 게 아직도 역력거니 / 名動中華猶歷歷
고운 이래 역대로 그런 이가 있었거니와 / 孤雲以來代有人
예산이 손수 편찬한 건 지금도 새로운데 / 猊山手澤今猶新
여강의 자복이 그 후집을 편찬하려 하여 / 驪江子復撰後集
나 같은 무능한 자를 도리어 경각시키었네 / 令我還如懦夫立
새벽에 병 무릅쓰고 얼마 읽지도 못해서 / 淸晨力疾讀不多
환하게 해가 나와 뜨락 나무에 비추는데 / 杲杲出日明庭柯
숨은 병근이 피로하면 곧 발작하는지라 / 病根潛藏困卽動
밀쳐 버리고 유연히 일상생활을 잊었네 / 推去悠然忘日用
일상생활이 시에 있는데 이제 또 잊었으니 / 日用在詩今又忘
행여 무슨 여력으로 나라를 붙들 수 있을꼬 / 倘有餘力扶明堂
가을 매가 맑은 하늘 횡단하듯 유쾌하더니 / 快如秋隼橫新晴
노년에는 시 읽으매 두 눈이 칠흑 같아서 / 老年讀詩雙眼黑
한밤중에 가시밭길을 가는 듯 헤매이누나 / 迷如半夜行荊棘
노년에 어찌 다시 소년을 얻을 수 있으랴 / 老年那得更少年
눈의 밝거나 깜깜함이 공연한 게 아니로다 / 眼明眼黑非徒然
나는 본디 평생에 안식을 갖추지 못한 데다 / 我本平生不具眼
사원과 학해는 모두가 한도 끝도 없으니 / 詞源學海俱無限
어떻게 바다에 떠서 다시 근원을 탐구하랴 / 何從泛海更窮源
입술 마르고 마음 답답함만 깨달을 뿐이네 / 但覺吻燥心仍煩
우리 해동의 풍월은 본래 당적할 자 없어 / 海東風月本無敵
명성이 중원을 진동한 게 아직도 역력거니 / 名動中華猶歷歷
고운 이래 역대로 그런 이가 있었거니와 / 孤雲以來代有人
예산이 손수 편찬한 건 지금도 새로운데 / 猊山手澤今猶新
여강의 자복이 그 후집을 편찬하려 하여 / 驪江子復撰後集
나 같은 무능한 자를 도리어 경각시키었네 / 令我還如懦夫立
새벽에 병 무릅쓰고 얼마 읽지도 못해서 / 淸晨力疾讀不多
환하게 해가 나와 뜨락 나무에 비추는데 / 杲杲出日明庭柯
숨은 병근이 피로하면 곧 발작하는지라 / 病根潛藏困卽動
밀쳐 버리고 유연히 일상생활을 잊었네 / 推去悠然忘日用
일상생활이 시에 있는데 이제 또 잊었으니 / 日用在詩今又忘
행여 무슨 여력으로 나라를 붙들 수 있을꼬 / 倘有餘力扶明堂
- [주-D001] 사원(詞源)과 학해(學海) :
- 사원은 도도히 흐르는 물처럼 끊임없이 펼쳐지는 문사(文詞)를 말하고, 학해는 학문의 깊고 광대함을 바다에 비유하여 이른 말이다.
- [주-D002] 고운(孤雲) :
- 신라(新羅) 최치원(崔致遠)의 호이다. 최치원은 일찍이 당(唐)나라에 유학(遊學)하여 그곳에서 과거(科擧)에 급제하였고, 특히 문장(文章)에 뛰어나 당나라에서 문명(文名)을 크게 떨쳤다.
- [주-D003] 예산(猊山)이 …… 건 :
- 예산은 고려 후기의 명성 높은 문장가로 호가 예산농운(猊山農隱)인 최해(崔瀣)를 가리키는데, 그가 일찍이 고려 명현(名賢)들의 시문(詩文)을 뽑아서 《동인지문(東人之文)》을 편찬했던 것을 이른 말이다.
- [주-D004] 여강(驪江)의 …… 하여 :
- 여강의 자복은 곧 여흥 민씨(驪興閔氏)로 자가 자복인 민안인(閔安仁)을 가리키는데, 그가 일찍이 최해의 《동인지문》을 계승하여 다시 고려 명현들의 시문을 수집해서 책을 편찬하려고 했던 것을 이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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