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여 나그네여, 동락원의 나그네여 / 有客有客東洛園
부서진 집 벽이 없고 뜰엔 담이 없네 / 破屋無壁庭無垣
가마솥 다리 부러져 두 돌로 받치고 / 炊鐺折脚撑兩石
하루에 한 번씩 소반에 밥을 준비하네 / 一日一具盤中飧
청하여 벼슬 얻음이 욕되지 않다지만 / 拜乞得官雖不辱
짐승들이 승상의 문에서 사람 문다네 / 毛群噬人丞相閽
궁궐에서 임금 보좌함을 바라겠는가 / 丹墀補闕吾豈敢
한 말 쌀로 홀어머니 보살피길 원하노라 / 斗粟願逮偏孃存
오호라 첫 곡으로 불평을 노래하고 / 嗚呼一歌兮歌不平
하늘을 보니 늙은이의 눈물만 흐르네 / 仰天老淚何潺湲
부서진 집 벽이 없고 뜰엔 담이 없네 / 破屋無壁庭無垣
가마솥 다리 부러져 두 돌로 받치고 / 炊鐺折脚撑兩石
하루에 한 번씩 소반에 밥을 준비하네 / 一日一具盤中飧
청하여 벼슬 얻음이 욕되지 않다지만 / 拜乞得官雖不辱
짐승들이 승상의 문에서 사람 문다네 / 毛群噬人丞相閽
궁궐에서 임금 보좌함을 바라겠는가 / 丹墀補闕吾豈敢
한 말 쌀로 홀어머니 보살피길 원하노라 / 斗粟願逮偏孃存
오호라 첫 곡으로 불평을 노래하고 / 嗚呼一歌兮歌不平
하늘을 보니 늙은이의 눈물만 흐르네 / 仰天老淚何潺湲
어머님 어머님, 하늘가의 어머님 / 有母有母天一垠
부서진 가옥에서 빈 뜰을 지키시네 / 家屋破亡守空園
산하는 아득하여 길은 멀기만 한데 / 山河迢迢道路遠
백발로 문에 기대 자식을 기다리네 / 白髮兩鬢倚衡門
손수 꿰매신 윗옷이 반쯤 해졌으니 / 手線半拆身上衣
이 아들의 마음을 어찌 차마 말하리 / 烏鳥私情那忍言
아이 편지에 어머님 글도 함께 오니 / 兒書纔附母書至
옛 눈물 새 울음에 두 소매 젖었네 / 舊泣新啼雙袖痕
오호라 두 번째 노래가 참으로 슬퍼 / 嗚呼再歌兮歌孔悲
서쪽 해 참담하고 하늘도 어두워지네 / 西日慘慘天爲昏
부서진 가옥에서 빈 뜰을 지키시네 / 家屋破亡守空園
산하는 아득하여 길은 멀기만 한데 / 山河迢迢道路遠
백발로 문에 기대 자식을 기다리네 / 白髮兩鬢倚衡門
손수 꿰매신 윗옷이 반쯤 해졌으니 / 手線半拆身上衣
이 아들의 마음을 어찌 차마 말하리 / 烏鳥私情那忍言
아이 편지에 어머님 글도 함께 오니 / 兒書纔附母書至
옛 눈물 새 울음에 두 소매 젖었네 / 舊泣新啼雙袖痕
오호라 두 번째 노래가 참으로 슬퍼 / 嗚呼再歌兮歌孔悲
서쪽 해 참담하고 하늘도 어두워지네 / 西日慘慘天爲昏
아우여 아우여, 동생과 형이여 / 有弟有弟季與昆
하늘가 땅 끝에 형제의 정 막혔네 / 天涯地角隔鴒原
큰 아우는 본디 문자에 소질 있어 / 大弟素有文字性
오거서 만 축을 흉중에 담았고 / 五車萬軸胸中呑
작은 아우 필법은 이미 씩씩하여 / 小弟筆法已駸駸
초서의 짙은 먹빛 까마귀 뒤척이듯 / 草書濃墨如鴉翻
구업은 소조하고 인사도 멀어지니 / 舊業蕭條人事遠
강남 마을에 황량한 산만 쓸쓸하네 / 荒山遼落江南村
오호라 세 번째 노래에 다시 오열하니 / 嗚呼三歌兮歌更咽
슬픈 바람이 휭휭 들창으로 불어오네 / 悲風颯颯來窓軒
하늘가 땅 끝에 형제의 정 막혔네 / 天涯地角隔鴒原
큰 아우는 본디 문자에 소질 있어 / 大弟素有文字性
오거서 만 축을 흉중에 담았고 / 五車萬軸胸中呑
작은 아우 필법은 이미 씩씩하여 / 小弟筆法已駸駸
초서의 짙은 먹빛 까마귀 뒤척이듯 / 草書濃墨如鴉翻
구업은 소조하고 인사도 멀어지니 / 舊業蕭條人事遠
강남 마을에 황량한 산만 쓸쓸하네 / 荒山遼落江南村
오호라 세 번째 노래에 다시 오열하니 / 嗚呼三歌兮歌更咽
슬픈 바람이 휭휭 들창으로 불어오네 / 悲風颯颯來窓軒
아내여 아내여, 우직하고 순박하니 / 有妻有妻愚且淳
배는 주려 박 같아도 온화한 얼굴빛 / 飢腹如瓠顏更溫
전쟁으로 떠돌 제 괴로움 함께 했고 / 干戈漂泊同苦啖
삼년간 그대 조강의 은혜 힘입었네 / 三年賴爾糟糠恩
더운 때 갈포 옷을 어찌 다시 물으랴 / 暑月絺衣安更問
지난 해 추운 겨울 잠방이도 없었네 / 前歲窮冬無複褌
귀농함이 독서의 계책보다 나은데도 / 歸農遠勝讀書計
자식 며느리 말 듣지 않아 후회하네 / 悔余不用兒婦言
오호라 네 번째 노래가 참으로 길어 / 嗚呼四歌兮歌正長
불자로 누에 동이 둘을 깨뜨렸도다 / 一麈擊破雙繭盆
배는 주려 박 같아도 온화한 얼굴빛 / 飢腹如瓠顏更溫
전쟁으로 떠돌 제 괴로움 함께 했고 / 干戈漂泊同苦啖
삼년간 그대 조강의 은혜 힘입었네 / 三年賴爾糟糠恩
더운 때 갈포 옷을 어찌 다시 물으랴 / 暑月絺衣安更問
지난 해 추운 겨울 잠방이도 없었네 / 前歲窮冬無複褌
귀농함이 독서의 계책보다 나은데도 / 歸農遠勝讀書計
자식 며느리 말 듣지 않아 후회하네 / 悔余不用兒婦言
오호라 네 번째 노래가 참으로 길어 / 嗚呼四歌兮歌正長
불자로 누에 동이 둘을 깨뜨렸도다 / 一麈擊破雙繭盆
아들아 아들아, 나의 사랑하는 아들아 / 有子有子吾家豚
큰놈은 글 읽고 작은놈은 말을 잘해 / 大者讀字小能言
나라의 일꾼이면 그만이지 배워 무엇하리 / 添丁可矣安用學
다만 아들 두고 손자 낳기를 원하노라 / 但願生子因生孫
금수도 자애로운 정 있는데 사람임에랴 / 禽獸慈情況爲人
송아지 핥는 어미 단장의 원숭이로다 / 舐犢之牛斷腸猿
요즘에 밥을 달라 소리치며 울어대니 / 邇來索飯聲呱呱
비록 부모라도 사랑 베풀기 어렵구나 / 縱是父母難爲恩
오호라 다섯 번째 노래를 마치려 하니 / 嗚呼五歌兮歌欲終
찬 솔개 늦은 까치가 함께 지저귀누나 / 寒鳶晩鵲同啾喧
큰놈은 글 읽고 작은놈은 말을 잘해 / 大者讀字小能言
나라의 일꾼이면 그만이지 배워 무엇하리 / 添丁可矣安用學
다만 아들 두고 손자 낳기를 원하노라 / 但願生子因生孫
금수도 자애로운 정 있는데 사람임에랴 / 禽獸慈情況爲人
송아지 핥는 어미 단장의 원숭이로다 / 舐犢之牛斷腸猿
요즘에 밥을 달라 소리치며 울어대니 / 邇來索飯聲呱呱
비록 부모라도 사랑 베풀기 어렵구나 / 縱是父母難爲恩
오호라 다섯 번째 노래를 마치려 하니 / 嗚呼五歌兮歌欲終
찬 솔개 늦은 까치가 함께 지저귀누나 / 寒鳶晩鵲同啾喧
벗이여 벗이여, 시내와 들 막혔으니 / 有朋有朋隔川原
백년 세월 사해에 그대만이 남았네 / 四海百年君獨存
때로 나를 찾아 가난한 병 물었는데 / 時來爲我問貧病
오늘은 비로 오지 않아 문을 닫았네 / 今雨不來還閉門
세한에도 송백은 절개를 보존하나니 / 歲寒松柏貴相保
한 말 술로 의기투합 논할 것 있겠나 / 斗酒然諾安足論
언제나 촛불 밝혀 침상에서 함께 잘까 / 翦燭何時對床眠
서창의 풍우에 한갓 마음이 끊어질 뿐 / 風雨西窓空斷魂
오호라 여섯 번째 노래를 마치고 나니 / 嗚呼六歌兮歌已闋
노래를 마침에 수심이 더욱 이는구나 / 歌闋愁心還更繁
백년 세월 사해에 그대만이 남았네 / 四海百年君獨存
때로 나를 찾아 가난한 병 물었는데 / 時來爲我問貧病
오늘은 비로 오지 않아 문을 닫았네 / 今雨不來還閉門
세한에도 송백은 절개를 보존하나니 / 歲寒松柏貴相保
한 말 술로 의기투합 논할 것 있겠나 / 斗酒然諾安足論
언제나 촛불 밝혀 침상에서 함께 잘까 / 翦燭何時對床眠
서창의 풍우에 한갓 마음이 끊어질 뿐 / 風雨西窓空斷魂
오호라 여섯 번째 노래를 마치고 나니 / 嗚呼六歌兮歌已闋
노래를 마침에 수심이 더욱 이는구나 / 歌闋愁心還更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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