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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이렇게 또 그렇게 /정석희


누군가 물어 옵니다
나에겐 아주 쉬운 일을 물어 옵니다
이 길이 어디 가는 길이냐고 물어 옵니다
나에겐 늘 이시간에 가야할 길이기에
난 너무나도 쉽게 대답 할 수 있었습니다
출근하는 길이라고

또 한참을 걸었습니다
또 한 사람이 물어 옵니다
이 길로 가면 거기가 나오냐고 물어 옵니다
난 또 아주 쉽게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바로 가면 나오는 길
돌아가면 쉽지 않을 거라 답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또 그렇게 답해 주었습니다

나에게 물어 봐준 사람들
어디 가는 중이었을까

돌아가야 할 그 사람은
아직도 곧장 걷고 있지는 않을까

이렇게 또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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