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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내 오랜 친구야 /주응규

 

산모퉁이 돌아 산등성이를 넘어
뻐꾹새 울음소리 따라
찔레꽃잎이 날리던 길 위를
다정히 어깨동무하고 마냥 걸었던
친구야 내 오랜 친구야

그리워 그리워서 너를 부르면
아득한 메아리로 답하는
너의 목소리는 내 마음에 내려앉아
친구야 너는 꽃으로 피어난단다

논두렁길 밭두렁 길 풀숲을 지나
초록이 바람과 노닐고
뭉실뭉실 꽃구름 피는 강가에
팔베개하고 누워 흰 구름에 꿈을 싣던
친구야 내 오랜 친구야

외로워 외로워서 너를 부르면
어느새 내 마음의 창가에
아침햇살처럼 싱그럽게 피어나는
친구야 너는 내 삶의 여백이란다.

친구야 내 오랜 친구야
너는 내 마음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없이 피는
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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