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紅梅〕 -노소재
담홍색 꽃이 빗속에 탐스러이 막 피었는데 / 淺紅初綻雨中肥
담백색 꽃이 또한 대 밖의 가지에 비껴 있네 / 淡白還斜竹外枝
우연히 동풍이 낯에 불어 취기를 더했으리 / 偶是東風添醉面
눈서리 같은 풍채를 내 일찍이 알고 있는걸 / 雪霜標格我曾知
이매암이 홍매를 꽂은 술단지를 보내왔기에 차운하여 사례하다〔次謝李梅巖送紅梅揷罇〕-황 금계
옥색 연분홍 꽃이 맑은 색 봄날 앞서 피어 / 微紅玉色先春天
멀리서 술동이에 꽂아 보내니 선명히 고와라 / 遠揷雷罇的的鮮
성근 그림자 은은한 향기 나를 놀라 일으키니 / 疏影暗香驚起我
임포의 고아한 회포를 알겠노라 / 雅懷知是舊逋仙
매화를 마주해 잔 기울이는 이슬비 내리는 날 / 對酌梅花細雨天
시내 물고기 들나물 정말 향기롭고 신선해라 / 溪鱗野蔌正芳鮮
화각에 높이 기대어 노래 부를 때 / 高憑畫閣笙歌裏
부질없이 풍류를 옛날 주선에 비기네 / 謾擬風流舊酒仙
깨끗하고 산뜻한 정자 세상 밖에 열리니 / 瀟灑亭開物外天
산에서는 나물 뜯고 강에서는 낚시질 할 만하네 / 可挑山菜釣溪鮮
이 중에 저절로 편안한 마음 있으니 / 箇中自有安心法
인간사 참된 즐거움 신선들보다 낫다 하겠네 / 眞樂人間勝列仙
당 앞의 붉은 매화를 두고 짓다[賦得堂前紅梅] -정다산
대숲에 자리잡은 그윽한 공관 / 窈窕竹裏館
창앞에 피었어라 매화 한 그루 / 窓前一樹梅
꼿꼿하게 눈 서리 견디어내고 / 亭亭耐霜雪
해맑게 티끌 먼지 벗어났고녀 / 澹澹出塵埃
해 지나도 소식이 감감하더니 / 歲去如無意
봄이 오자 스스로 활짝 피었네 / 春來好自開
그윽한 향기 진정 속기 없으니 / 暗香眞絶俗
꽃잎만 사랑스럴 뿐이 아닐세 / 非獨愛紅腮
홍매(紅梅)-수당 이남규
눈빛 하얀 들판에 매화 한 그루 분명하니 / 獨樹分明雪色郊
의원의 달수요 난교와도 같다네 / 醫家獺髓似鸞膠
옛 모습 변함없이 달빛이 서늘한데 / 故姿寒月依然在
짖궂은 봄바람이 은근히 문을 두드려라 / 好事春風暗自敲
구루 땅의 영사는 환골탈태를 한다는데 / 句漏靈砂能換骨
아침 해가 바야흐로 부상 가지에 떠오르네 / 扶桑初日正浮梢
시든 볼이 술 힘으로 너처럼 붉어지겠나 / 衰顔借酒終難似
서로 사랑한다고 말은 하지만 비웃을까 두려워라 / 縱道相憐却怕嘲
홍매(紅梅)-이 아계
서호에서 한 번 이별한 후 만날 기약 아득해도 / 西湖一別杳難追
봄소식은 해마다 해마다 옛 가지에 돌아왔지 / 春信年年返舊枝
옥인의 하고많은 한을 알고 싶거든 / 欲識玉人多少恨
붉은 눈물이 향그런 뺨 적시는 것을 보게나 / 試看紅淚染香腮
눈 속의 붉은 매화[雪中紅梅] -용재 이행
외로운 꽃과 북풍을 함께 내놓았으니 / 分付孤芳與北風
봄의 신은 이로부터 공이 온전치 못해라 / 東皇從此闕全功
달빛과 눈은 원래 서로 잘 어울리는 법 / 嫦娥騰六元相偶
절개 곧은 푸른 솔이 뒤질세라 함께 섰다 / 抱節蒼官欲竝雄
본래 천진하여 속기라곤 전혀 없으니 / 自是天眞無俗氣
복사꽃처럼 붉게 얼굴 단장한들 어떠리 / 不妨粧面幻桃紅
어찌하면 다시금 얼굴 펴고 활짝 웃어 / 若爲更借開顔笑
눈 아래 분분한 꽃들 단번에 쓸어버릴꼬 / 眼底紛紛一洗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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