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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감자꽃/박노해

박노해의 ‘감자꽃’

 

감자꽃 피는 6월

무성한 감자밭 가에 앉아

깜박 졸았다

 

6월 한낮의 어지러운 꿈

감자꽃이 피면

감자알이 굵어진다

 

하얀 꽃 피면 하얀 감자로

자주 꽃 피면 자주 감자로

꽃과 뿌리가 일체인

정직한 순종의 꽃

 

햇살 뜨거우면 꽃이 피고

꽃이 피면 알이 굵어지고

 

무성한 감자밭 가에 앉아

나는 6월의 순박한 꿈과

정직한 뿌리를 그리워한다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느린걸음, 201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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