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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대한제국 최후의 날-받은 글

[ 대한제국 최후의 날 ]



대한제국이
멸망해 가는 과정을 보면서
오늘의 정치지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면 어떨까싶다.
을사늑약이 체결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민영환, 조병세 홍만식 같은 이는
자결로 항의했고
수도 없는 선비들이 을사 5적을 척살하라는 상소를
끝도 한도 없이 고종황제에게 올렸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임금이 자결하라는 상소도 서슴치 않았다.
홍주의 의병 이설(李楔)같은 이와 헤이그의 특사로 갔던 이상설(李相卨)과 최익현(崔益鉉)도 그랬다.
그러나
고종황제는 어떤 대답도 없었다.

고종 황제가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밀사를 파견한 일로
일제에 의해 강제 퇴위 당하고
순종이 즉위한 이후 합방조약 때까지 순종이 한 일을 보면
참으로 부끄럽다.

안중근(安重根)이
1909년 10월 26일
침략의 괴수 이등박문(伊藤博文)을 죽이자 순종은 부끄럽게도
이등박문이 죽은 지 하루만인 27일에 통감부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가 조문하고 또 그 이튿날에는
이등박문에게 문충공(文忠公)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뿐만 아니라
이완용을 정부대표로 삼아
이등박문 조문 사절단까지를 보냈다. 순종은
자신의 시종원경 윤덕영(尹德榮)을, 고종은
승녕부 총관 조면희를, 시민대표로 한성 부민회장 유길준(兪吉濬)을 대표단으로 꾸려
27일 일본 군함을 타고 대련으로 향하도록 했다.
이등박문의 유해가 일본으로 보내지기 위해 대련에 와 있어서였다.
이들 대표단은 28일 대련에 도착하였으나 일본 측의 거부로
상륙도 하지 못한 채 함상에서 기다렸다. 이등박문의 죽음에 항의하는 일본인들의 행패에
조문사절단이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얼마 후
이등박문의 유해를 실은 배가 일본을 향해 대련항을 떠나자
그제서야 배위에 올라
이등박문의 시체 앞에 허리를 굽혔다. 그리고
그 가족에게는 조위금도 10만 원을 전달하였다고 한다.

순종은
한일합방조약을 맺는 날인
1910년 8월 22일 오후 1시.
창덕궁에서 열린 어전회의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자신의 소임이 끝난 것처럼 말했다.

"이제
1천 500만~ 백성을
차라리
선진 유덕한 일본천황에게 위탁하려 하는데
만약
인민을 구제할 방도가 있다면
숨김없이 말해 보라."
이때 총리대신인 이완용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죄를 자책하여 황공할 뿐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날 맺은 합방조약이라는 것이
참으로 맹랑하다.
전체 8개 조항 중에서
통치권을
완전차 영구히 일본 황제에게 넘긴다는 조항을 빼면
한국 황실과 친일대신들에 대한 예우에 대한 조항이 전부다.
그리고
이 조항대로 조약을 공포하는 8월 29일에는
‘조선귀족령’을 동시에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나라를 팔아먹는데 공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일본 천황제하의 조선 귀족으로 편입되었다.

순종은
대한제국 최후의 날(8월 29일)에도
내각의 간부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있었다.
해괴한 일이다.
망국의 소식과 함께
초야에 묻혀 있던 선비 황현(黃玹)이 자결을 하자
수도 없는 우국지사들이 그의 뒤를 이었다. 그러나
망국에 책임지는 왕족은 한사람도 없었다.

오히려
일제가 베푸는 시혜에 안주하기 바빴다. 황실에 대한 예우가 이날로 부터 바뀌었던 것이다.
순종은
‘창덕궁 이왕 전하’,
고종은
‘덕수궁 이태왕 전하’,
황태자는
‘왕세자 이은 전하’로 명명되었다.

이왕직 관제(官制)는
일본 궁내성이 관장하도록 하고
직원은 198명,
1년 예산은 150만 원으로 책정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일본의 신분제로 편입시켰다.

고종도
‘이태왕 전하’의 신분으로 1919년 1월까지 살았고
순종은
1926년까지 ‘이왕 전하’로 살았다.

상해임시정부의 기관지 독립신문은
어느 날의 기사에서
"왜 광무(고종)와 융휘(순종)는 죽음으로써
조상의~뒤를 따르지 못하고
수치스럽고
치욕스러운 누명을
구차히 보존하였는가"라고 질타했다.

한말의 지도층들이
귀족으로 행세하면서 부귀를 누릴 적에
이 땅의 민초들은
해외에 임시정부를 만들어
재산과 생명과 가족을 바쳐가면서
나라 되찾는 데에 전심전력하였다.

그렇게
세운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오늘의 지도층들도
한번쯤
되돌아 볼
역사 아니던가!


( 김 중 위 / 전 환경부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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