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2022년부터 글로벌 남부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하고, 글로벌 북부(Global North) 또는 서방 선진국들에서는 글로벌 남부와 관계를 새로이 설정하려는 시도가 발생했다.1
여기에 실린 3개의 연구는 글로벌 북부에서 글로벌 남부에 대한 관심 증가의 원인, 글로벌 남부와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는 분야(개발협력)와 방식, 그의 한국의 대(對)글로벌 남부 외교에의 함의 및 한국의 대(對)글로벌 남부 외교, 구체적으로 아프리카 사례를 다룬 것이다.
1. 글로벌 남부는 지구의 적도 주변과 이남에 존재하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130여 개 국가를 아우르지만 더 중요하게는 식민 피지배의 경험을 가지고 있고, 비동맹(non-alignment)을 표방하면서 국제질서를 보다 공정하게 재구성하는 데에 관심을 가진 국가 그룹이다.
글로벌 남부는 1960년대 상승, 1970년대 석유위기와 1980년대 부채위기, 그리고 1990년대 초 소련이 붕괴되면서 약화되었었다. 30년 만에 21세기에 부활한 글로벌 남부는 세계적 권력의 재균형을 달성하는 데에 좀 더 유리한 환경을 맞고 있다.
21세기 글로벌 남부에 대해 새로운 외교 전략을 세워야 하는 이유는 글로벌 남부의 경제력 때문이다.
2024년에 글로벌 남부에는 60억 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하고, 세계 총 GDP(PPP)에서 53.9%를 차지하였다. 글로벌 남부는 글로벌 북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에 필요한 청정 재생에너지와 반도체 기술에 핵심적인 광물도 보유하고 있다.
미-중 전략경쟁의 상황에서 핵심광물 공급망이 경제안보의 중심에 자리를 잡음에 따라, 핵심광물을 보유한 글로벌 남부의 중요성이 증가하였다.
이에 더하여 글로벌 남부는 130-150개 국가라는 숫자의 권력을 갖고 있다.
글로벌 남부는 자신의 수적(數的) 우위를 이용하여 특정한 방향의 결정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국제시스템에 영향도 줄 수 있다.
글로벌 남부는 강대국 경쟁에서 어느 한쪽을 지지하지 않고 자신의 국익에 맞게 선택하는 헤징(hedging) 전략을 활용한다. 글로벌 남부의 헤징은 미-중 경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양극체제(bi-polarity)에서 진영 간 권력 균형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구성원들의 느슨한 연대(coalition)인 글로벌 남부가 증가된 경제력과 정치력을 국제시스템에 변화로 전환시키려면 단일한 국가 행위자처럼 기능할 필요가 있는데, 글로벌 남부는 그에서 제약을 갖고 있다.
글로벌 남부 내부에 강대국과 약소국의 구분, 인도와 중국의 글로벌 남부 대표성 경쟁, 글로벌 남부 국가들의 경쟁과 정책 입장의 차이, 그리고 글로벌 남부 강대국의 재원 공급 능력의 한계라는 장애가 존재한다.
중국은 G77에 정식 가입하지 않았지만 자신을 글로벌 남부로 규정한다. 중국은 2000년대에 들어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일대일로구상(BRI)”, “글로벌 개발 이니셔티브(GDI)”와 같은 대(對)글로벌 남부 외교를 강화했다.
글로벌 남부에서 반(反)서방 메시지와 경제적 영향력의 조합은 미국과 서방을 고립시키고 중국의 힘을 증진시키는 데에 동원될 수 있도록 글로벌 남부를 정렬시켰다.
반면에 미국은 안보 이익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보아 글로벌 남부를 간과했고, 최근에 글로벌 남부와 교류를 강화할 전략을 구상하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체계적, 포괄적 전략이라고 보기 어렵다. 미국은 글로벌 남부의 헤징을 차단하지 못하고 있으며, 표면상 미-중 전략경쟁에서 어느 편에도 서기를 거부한다는 글로벌 남부가 실제로는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
브릭스(BRICS)로 글로벌 남부의 집결이 그를 방증한다.
글로벌 남부에 대한 실체적 이해는 한국의 대(對)글로벌 남부 전략 수립에서
▲지정학 경쟁의 대상이 된 글로벌 남부에서 한국의 외교가 추구하는 목표의 설정과 달성하는 방식의 검토,
▲한국 외교 자원의 제한성을 고려한 대(對)글로벌 남부 외교의 대상 선별,
▲글로벌 남부에 대해 체계적이고도 지속적인 관여와 투자를 주문한다.
2. 글로벌 사우스의 중요성이 점증함에 따라 미국, 유럽연합(EU), 독일, 일본 등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기구)들은 글로벌 사우스를 포용하는 방법으로 맞춤형 협력방안을 제시하는데, 여기에 개발협력 재원인 공적개발원조(ODA)가 포함되어 있다.
상기 공여국들은 중국의 영향력 대응, 보편적 가치 수호 등 자국의 국가안보전략에서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하며 포괄적인 국익차원에서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역내 안보를 비롯하여 무역, 디지털, 거버넌스, 보건, 교육, 환경 등 사회·경제발전 분야에서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방안을 포함하며, 이 과정에서 무상원조, 인도적 지원, 양허성 차관 등 개발협력과 자국 개발협력 전담기관이 활용된다.
더불어, 해당 공여국들은 글로벌 사우스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지역별, 분야별로 전략을 조절하여 제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공여국들은 분야별, 지역별 전략에서 제시한 중점분야에 대해 양자와 다자, 개발협력과 비(非)개발협력 지원 차원에서의 지원방안을 제시하는 등 공여국이 보유한 여러 준위와 형태의 외교적 자원 활용을 시사한다.
미국, 일본, 독일 및 EU 사례를 통해 살펴본 공여국들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은 개발협력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해당 공여국들은 글로벌 사우스 전역에서 점증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의식하여, 중국과 차별화된 개발협력 접근을 취하면서 글로벌 사우스에 중국 개발재원에 대한 대안을 제공하고자 한다.
▲글로벌 사우스의 중요성이 점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ODA 규모는 실질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공여국의 전체 ODA가 증가하더라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월등히 증가함에 따라 실질적으로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ODA는 오히려 감소하거나 증가가 거의 없다.
▲공여국들은 각종 외교 전략의 이행을 위해 ODA 활용 계획을 언급하면서도 ODA 예산 확대의 어려움과 인프라 분야에서 요구되는 대규모 재원 조달을 위해 공공과 민간영역에서 통합적으로 개발재원을 동원하고자 한다.
▲공여국들은 중국 견제와 개발효과성 제고 차원에서 유사입장 공여국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및 EU의 글로벌 사우스 협력방안은 한국에 대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비롯한 여러 지역별, 분야별 외교 및 개발협력 전략을 충실히 지속 이행할 필요가 있다.
체계적인 이행과 함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성과관리를 통해 변화하는 글로벌 사우스의 개발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 개발협력을 뛰어넘어 보다 포괄적 차원에서 상호호혜적 협력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 개발협력의 철학, 원칙, 목표에 기반한 원조를 제공하면서도, 개발협력과 비(非)개발협력 요소의 연계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은 공공 및 민간영역에서의 추진이 필요하며 특히 글로벌 사우스의 SDGs 이행 지원을 위해 민간재원 동원이 긴요한 만큼, 다중 이해관계자(multistakeholder)와의 협력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3.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대(對)아프리카 외교 지평 확대, 개발협력, 기후변화, 식량안보, 디지털 협력, 평화 구축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 강화 천명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정상회의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서 ‘진정성 있는 외교’ 수행을 통해 아프리카와의 우호 관계를 강화 해야 한다
‘진정성 있는 외교’는
▲인적교류 활성화,
▲경제 발전 기여,
▲정세 안정 기여,
▲문화외교 활성화로 구성된다.
인적교류 활성화는 고위급 정부 인사 교류 증진, 전문가 인력 파견 확대, 아프리카인에 대한 문호 확대 등을 포함한다.
아프리카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물, 식량, 전기, 인터넷, 교통 인프라, 보건과 같은 기본 인프라 개선 지원, 민간 기업 진출 활성화 등을 추진할 수 있다.
정세 안정 기여는 분쟁 해결 및 평화 구축, 거버넌스 개선, 국민통합 지원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문화외교 활성화를 위해 문화 콘텐츠 및 체육 교류 증진, 아프리카 내 한국 문화 플랫폼 확충 및 활용을 모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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