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기후 변화 위기와 기독교의 공식
오늘날기후변화로인한자연재해는지구온난화이전과비교가 불가할정도로심각하다. 세계의각지역에서거대한산불, 홍수, 태풍 등과같은자연의몸부림은모든창조물에게위협으로다가오고있다. 이러한자연재해가일어나는가장큰원인중하나는세계에서배출되고 있는이산화탄소의증가이다. 산업혁명이후이산화탄소의배출량은 급속도로증가했고, 이것은지구를더따뜻하게만들다가이제는뜨겁게 달구는길로접어들고있다. 이와같은기후변화의위기는인간과여러 종(種)의생명체를위협하고있다. 그렇다면기후는왜변화하였으며, * 본논문은논자의“생태신학의새로운공식에관한연구―<성육신→살림→하나님 나라>”(박사학위논문, 협성대학교대학원, 2025)의4장일부를수정․ 보완한것이다. 40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8집 (2025년 3월) 신학과는무슨연관성이있는가? 그리고신학의대안점은무엇인가? 본 논문의연구목적은기후변화의위기상황에서교리가그리스도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살피고, 기후 변화의 위기 상황에 더 알맞은 공식을 제시하는 것이다. 기후변화의위기속에서그리스도교의교리는매우중요하다. 왜냐 하면린드벡(George A. Lindbeck)의주장과같이문화-언어-교리는종 교인의삶을구성하고이끌어가는힘이있기때문이다. 1)
이것은교리가 하나의세계관이되어세계를이해하고해석하므로교리에따라종교인 의생각과행동양식이달라진다는것을의미한다. 그러나하나의교리를 인식적-우위모델로안착시키는것은매우위험하다. 왜냐하면하나님 만소유하고있는초월성과영원성을그교리가점하기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이날마다새롭게활동하시는것을인정한다면, 헬머(Christine Helmer)의 주장과 같이 교리는 새롭게 생산되어야 한다.2)
1) 조지 A. 린드벡/김영원 옮김, 뺷교리의 본성뺸 (고양: 도서출판100, 2020), 114.
2) 크리스틴 헬머/김지호 옮김, 뺷교리의 종말뺸 (고양: 도서출판100, 2020), 230.
오늘날기후변화위기를촉발시킨주범은인간이다. 인간의욕심과 이기심은자연을보호의대상으로여기지않고발굴의대상으로여겨 왔다. 인간이하나님의창조세계를보호하지않고발굴의대상으로본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잘못된 성서 이해에서 비롯된 일부 교리라 할 수있다.
위르겐몰트만(Jürgen Moltmann)에따르면현대세계의위기는 단순히자연을착취하는기술과자연과학으로만일어난것이아니라 힘과초능력을추구하는인간의욕망에서비롯된것이다. 이러한인간의 욕망은그리스도교공동체안에서오용된창조신앙으로굳어졌다.
대표적인예로구약의“땅을정복하라”는구절은인간이자연과세계를정복 하고지배하는신적인계명과같이간주되었다. “힘에대한무한한추구 를통하여인간은하나님, ‘전능자’와비슷하게되어야했고, 그리하여 그들자신의힘을종교적으로정당화시키기위하여하나님의전능을 등에업었다.”3)
몰트만의지적과같이전능자역할을자처한인간의욕망 은생태계의파괴를불러왔다. 기후변화의원인인온실가스는우리의 일상에서끊임없이배출되고있다. 예를들면인간의과한종이사용은 이산화탄소를흡수하는나무를베게만들고, 과한육류섭취또한가축을 기르는과정에서다량의온실가스를배출하게만든다. 이뿐만아니라 여러면에서과소비는온실가스를증가시킨다. 과소비할수록쓰레기는 증가하고, 그것을처리하는과정에서또다시막대한온실가스가배출된 다. 이와같이우리의일상은온실가스의배출과연결되어있으므로우리 모두는작게또는크게기후변화의위기를초래하는주범이다. 생태계의 파괴로인한기후변화와그것이가져다주는재앙은인간에게의식화의 변화를요청하고있다. 교리가인간의의식에영향을준다면, 기후변화 의 위기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교리를 상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린드벡에의하면교리는공식적인교리와비공식적인교리로분류 할수있다. 그러나비공식적인교리라할지라도그리스도인에게작용하 는교리가있을수있다. 4)
3) 위르겐몰트만/김균진옮김, 뺷창조안에계신하나님뺸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7), 44.
4) 조지 A. 린드벡, 뺷교리의 본성뺸 (2020), 196.
예를들면“아버지하나님, 대속교리, ‘창조→타 락→구원’” 등이그것이다.
이것은정식교리가아닌데도불구하고굳어진인식적-우위모델이라고할수있다. 이찬석에의하면‘창조→타락→ 구원’이라는공식은그리스도인이성경을해석하는틀로작용하며설교 의패턴에적용되고있다. 한예로삼위일체론이그리스도교의공식교리 라면, ‘창조→타락→구원’은교리가아닌그리스도교의공식이다.5)
이 찬석이‘창조→타락→구원’을교리가아닌공식으로보는이유는교리 는정해진한가지교리를좁고깊게설명하지만, ‘창조→타락→구원’은 성서의창세기부터요한계시록까지폭넓게이해하는하나의공식처럼 적용되기때문이다.
즉, 성서의많은부분이‘창조→타락→구원’이라는 공식에대비해서읽히기때문에이것은교리가아닌하나의공식으로 이해할수있다는것이다. 이와같이‘창조→타락→구원’은그리스도교 의공식교리가아님에도불구하고그리스도교에큰영향을주었다. 마치 하나님을‘아버지하나님’으로인식하는것과마찬가지로‘창조→타락 →구원’의공식은오늘날그리스도인에게중요한교리처럼작용하고 있다.
이찬석은그의논문“미래목회를위한기독교의새로운공식에관한 연구― <정의→생명→평화>를중심으로”에서기독교공식의다양화를 주장하며‘정의→생명→평화’라는공식을구축하였다. 그가기독교공 식의다양화를주장할수있었던것은, 복음은상수이지만‘창조→타락 →구원’의공식은변수로보았기때문이다.6)
5) 이찬석, “미래목회를위한기독교의새로운공식에관한연구― <정의→생명→평 화>를 중심으로,” 「신학과 실천」 66 (2019): 589.
6) 이찬석, “미래 교회와 선교를 위한 혼종적 교회론,” 「신학과 실천」 63 (2019): 618.
그에따르면“목회가하나 님의나라를확장시켜나가는일이고, 하나님의나라와미래사회는다양성을품고있는공간이라면목회는다양화되어져야하고, 목회의다양성 을 위하여 반드시 요구되어지는 것은 기독교 공식의 다양화이다.”7)
맥페이그(Sallie McFague)에의하면우리의말은불완전하고불확 실하므로신학의언어는완전할수없으며은유적일수밖에없다. 8)
은유 는‘~이다’와‘~이아니다’라는긴장감을가지고있으므로어떤것도하나 님을사실적으로지시한다고판결하지않는다. 9)
맥페이그가신학의언 어를은유로써‘~이면서’ 또한‘~이아니’라고정의한것은이찬석이‘창조 →타락→구원’의 공식을 변수로 본 것과 결을 같이한다. 그러나 많은 그리스도인이사회적으로구성된교리를진리로붙잡고놓지않으려 한다. 니체(Friedrich Nietzsche)는 이러한 상황을 ‘환영’(幻影)이라는 사실을망각했기때문으로보았다. 마치표면이지워져서더이상동전의 역할을하지못하는동전들처럼, 낡아빠진은유들도무력하여본래의 의미에 접근하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것이다.10)
이찬석이 이 시대와 미래 사회의 특징을 통일성보다 다양성으로 보며‘정의→생명→평화’의공식을제시하였다면,11) 본논문은기후변 화의위기상황에서인간중심주의를벗어나모든피조물의해방을위한 새로운공식으로‘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를제시한다.
7) 이찬석, “미래목회를위한기독교의새로운공식에관한연구― <정의→생명→평 화>를 중심으로” (2019): 590.
8) 샐리맥페이그/장윤재․ 장양미옮김, 뺷풍성한생명뺸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8), 66.
9) 샐리 맥페이그/정애성 옮김, 뺷어머니 ․ 연인 ․ 친구뺸 (서울: 뜰밖, 2006), 74-76.
10) Friedrich Nietzsche, “On Truth and Falsity in Their Ultramoral Sense,” in Works 2 (1873): 180.
11) 이찬석, “미래목회를위한기독교의새로운공식에관한연구―<정의→생명→평 화>를 중심으로” (2019): 589-590.
본논문이 제시하는‘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는맥페이그의은유신학과성육 신신학을중심으로재구성한것이다. ‘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는 기후변화의위기상황에서모든피조물에대한인간의인식전환을위하 여구성된새로운공식이다. 자연에대한우리의인식이바뀌지않는다 면, 생태계를보호하는일은더디게일어날것이고이산화탄소의배출량 감소 또한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II. 성육신: 세계는 하나님의 몸
그동안‘창조→타락→구원’은그리스도교의공식교리는아니지만 공식교리처럼성서와그리스도인의삶을해석하는하나의도구로사용 되었다. 지금까지이공식은하나님이멀리서인간을다스리시는군주처 럼상상하도록만들었다. 그러나기후변화의위기는모든피조물과가까 운하나님그리고자연까지보살피시는하나님상을요구하고있다. 하나 님이인간을포함한모든종을세심하게보살피시는분으로이해될때 우리는 삼라만상의 모든 것을 지배의 대상이 아닌 ‘살림’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본논문은하나님의모든창조물을지배의대상이아닌‘살림’의대상 으로바라보기위한첫출발로, 세계를하나님의성육신으로이해할것을 요청하며‘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라는새로운공식을제안한다. 맥페이그의기대와같이세계를하나님의성육신으로이해할때기후 육심주 | 기후 변화와 기독교의 새로운 공식에 관한 연구 45 변화의위기상황에서모든생태계에대한인간의인식은달라질것이다. 이러한창조의성육신이해는하나님과우리가같은장소에있으며세계 에대한책임도함께질것을요구한다.12)
창조를성육신으로이해할 때하나님과세계의관계는어머니와아이의관계처럼가까워진다. 모든 피조물을성육신의맥락에서이해한다면, 자연에대한우리의인식과 태도는존중과감사함으로변화될것이다. 모든피조세계에대한이러한 시각은오늘날기후변화의위기앞에서절대적으로필요한관점이다.
맥페이그에의하면성육신은예수에게만일어난것이아니다. 성육 신이예수에게한정된것이아니라각각의피조물모두가하나님의형상 을따라창조되었다는주장이다.
이것은하나님이우리를에워싸고있는 환경으로이해할수있다.
그러나맥페이그가모든피조물을하나님의 성육신으로이해한다고해서예수그리스도를중요하지않은존재로 생각하는것은아니다.
그녀는예수가하나님의계시이자, 성육신의의 미를우리에게알려주고인간이하나님이라는실재안에서어떻게살아 가야하는지보여준분으로이해한다. 13)
12) 샐리맥페이그/김준우옮김, 뺷기후변화와신학의재구성뺸 (고양: 한국기독교연구 소, 2008), 96.
13) 샐리 맥페이그, 뺷풍성한 생명뺸 (2008), 52.
다시말해예수는하나님이어떤 분인지우리에게보여주고우리가하나님께어떻게반응하며살아가야 하는지 보여주신 분이라는 것이다. 창조를성육신으로이해하는맥페이그는하나님을존재가아닌실 재로이해한다. 그녀에의하면만물은그실재로부터나오고또그실재에 게돌아갈재료이다. 모든생명체는하나님으로부터유출되고, 그어느 것보다도더하나님과비슷하다.
그녀는만물이하나님의형상과반영으 로창조되었다는사실을우리가인정해야한다고강조한다. 하나님과 세계가있는것이아니라‘하나님과세계의형태로된하나님’이있는 것이다. 14)
다시말해하나님의성육신으로서의세계가하나님의몸으로 있다는 것이다. 맥페이그는삼위일체론이성육신으로서의창조를잘설명해준다 고보았다. 창조를성육신으로이해할때, 만물안에하나님의형상이 있다. 따라서만물은고립된개체로있지않고상호관계하며상호의존한 다. 이러한상호관계성과상호의존성이하나님의삼위일체론에서고스 란히 발견된다는 것이다.15)
하느님과세계의관계에대한이런이해를표현하는또다른방식은 삼위일체이다. 이것은수수께끼같은“한본체안의세위격”이아니 라, 하느님(실재)이“주시는하느님이며또한받으시는하느님”이라 는진리이다. 삼위일체는실재가무엇인지를뜻하는데, 그것은주고 받음이연속해서흐르는것, 나눔, 서로의안에서살아가는것, 서로 를의지하는것이연속해서흐르는것을뜻한다. 우리는이런실재의 한 형태를 생태학에서 보는데, 만물의 상호관계성과 상호의존성이 그것이다.16)
14) 샐리 맥페이그, 뺷기후 변화와 신학의 재구성뺸 (2008), 264.
15) 앞의 책, 266.
16) 앞의 책, 265-266.
맥페이그의이러한견해는몰트만의삼위일체이해에서도찾아볼 수있다. 몰트만은“내가아버지안에있고아버지께서내안에계신다” (요14:11), “아버지와나는하나이다”(요10:30)라는성서구절에서삼위 일체적인‘순환’을발견하였다. 이것은“상이한위격들의영원한‘사귐’ 이그들상호간의‘거함’과상호간의‘침투’의힘으로하나님안에있 다”17)는것을뜻한다.
몰트만에의하면영원한사귐속에서삼위일체 하나님은모든창조물에게끊임없이영과에너지를불어넣어준다. 모든 존재는하나님이불어넣어주는영과에너지를통해서존재하고살아간 다. 하나님의영과에너지의가능성을통하여창조주자신이그의창조 안에현존한다.
이러한몰트만의주장에따르면하나님은단순히초월적 하나님으로존재하는것이아니라오히려그가만든창조안에들어가 내재하신다. 18)
하나님의창조를성육신으로바라볼때세계는하나님과 우리가만나는장소가된다. 19)
몰트만에의하면하나님은세계를창조하 는동시에세계안으로들어가신다. 이러한하나님의창조는세계를존재 하게 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신다.
따라서 세계는 하나님이 불어넣어주는창조적인힘때문에살고, 하나님은그안에사신다.20)
17) 위르겐 몰트만, 뺷창조 안에 계신 하나님뺸 (2017), 38-39.
18) 앞의 책, 28.
19) 샐리 맥페이그, 뺷어머니 ․ 연인 ․ 친구뺸 (2006), 312.
20) 위르겐 몰트만, 뺷창조 안에 계신 하나님뺸 (2017), 36.
맥페이그는세계가하나님의성육신으로창조되었기때문에우리 가하나님에대해말할수있다고주장한다. 다시말해멀리떨어져서 인간을통치하는군주하나님으로이해할때우리는하나님을알수없다 는것이다.
하나님이성육신으로항상우리와함께계시므로하나님을 친밀하게 경험할 수 있고,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에 대하여 말할 수 있다는것이다. 맥페이그에의하면성육신하신하나님이세계에함께 계시므로‘세계를하나님의몸’이라고말할수있다. 이와같이하나님은 실재로서우리와함께계시고, 우리너머에도계시고, 내적이면서초월 적이고, 물질적이면서 영적이시다.21)
맥페이그의 출산 모델 또는 세계를 하나님의 몸으로 이해하자는 주장이범신론의위험을안고있다는우려에그녀는반박하였다. 22)
21) 샐리 맥페이그, 뺷풍성한 생명뺸 (2008), 48.
22) 앞의 책, 226-227. 맥페이그의 출산 모델에 대해서는 샐리 맥페이그, 뺷어머니 ․ 연인․ 친구뺸 (2006), 181-193. 출산모델이범신론의위험이있다는우려에대해서 는 이찬석, 뺷글로컬 시대의 기독교 신학뺸 (서울: 신앙과지성사, 2013), 116-120.
그러 나뺷풍성한생명뺸에서반박한것과다르게뺷기후변화와신학의재구성뺸 에서는범신론을어느정도받아들인다. 그것은다른신학자들의우려를 인정했다기보다그녀의주장이이신론(deism)과유신론(theism)의이 원론을불식시키기때문이다. 그녀의주장과같이하나님의몸이세계의 모든피조물이고, 모든자연이며, 존재하는모든것이라고이해할때, 하나님과세계사이의확실한경계선은허물어진다. 그녀는우리가범재 신론(panentheism)과범신론(pantheism)의영역안에있다고주장하면 서, 하나님과세계의관계를이신론속으로빠져들어가는그리스도교가 되도록하는것보다차라리범신론의위험을받아들이는것이더옳은 선택으로여기며다음과같이덧붙인다:
“우리의신학들이란항상‘잘못 된’ 것이기때문에, 하느님이부재하게된것에서보다는하느님의현존 편에서잘못된것이오히려낫지않겠는가?”23)
23) 샐리맥페이그, 뺷기후변화와신학의재구성뺸 (2008), 179-180. 범재신론(panentheism: 하나님이육화되었으나운명적/전적으로육화된것은아님)과범신론(pantheism: 하나님이 운명적/전적으로 육화)에 대해서는 Sallie McFague, The Body of God: An Ecological Theology (Minneapolis: Fortress, 1993), 149-150.
이로써그녀는출산모델 이 범신론이라는 우려를 일축하였다
III. 살림: 인간과 모든 피조물
창조를 하나님의 성육신으로 보는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만 하나님의중요한창조물이아니라는점이다.
하나님의영으로생명을 유지하는모든피조물도하나님과우리의보살핌을받아야할생명체라 고인식하는것이중요한핵심이다.
그러나인간은오랜시간동안‘만물 지영장’(萬物之靈長)이라는생각으로모든피조물을지배해왔기때문 에그인식을바꾸기란그리쉽지않다.
특별히인식적-우위모델로굳어 진교리는하나님의초월성을담지하는새로운교리를인정하려고할 때걸림돌이될수있다.
따라서그리스도인은만물지영장이라는사고에 서자연도성육신하신하나님의몸으로서하나님에게똑같이소중하다 는인식으로전환되어야한다.
이러한인식의변화가없다면기후변화가 가져오는재앙을늦추거나피할길은점점더빠른속도로우리에게서 멀어질 것이다. 그동안 ‘창조→타락→구원’은 그리스도인의 의식에 영향을 주고세계를해석하는하나의공식으로작용하였다.
그러나21세기를사는 현대인들에게이러한교리는설득력이부족하거나자칫광신도로비추 어질우려가있다.
모든피조세계가고통받는기후변화의위기상황에서 자연을배제하고인간만구원한다는공식은지나치게인간중심적이라 는 비판을 불러올 수 있다. 오늘날 현대인에게 ‘창조→타락→구원’의 공식이수용하기어렵고오히려비판받기쉽다면, 이제우리는다른모델 을모색해야할것이다. 기후변화의위기속에서우리는하나님의몸으로 서의세계가상호관계성과상호의존성을가지고있는유기체라는것을 인정해야한다. 많은종의생명체가생명을잃어가고있는상황에서인간 의구원만을외친다면무슨소용이있겠는가? 어차피인간은다른피조물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데 말이다. 그동안‘창조→타락→구원’의공식에서성육신하신하나님은예수 뿐이었고, 구원은예수를통해서만이룰수있다고믿었다. 그러나맥페 이그는‘연인하나님’ 모델에서구원은유일회적인객관적봉사가아니라 고주장한다.
그녀의이러한주장은‘창조→타락→구원’의공식과상반 된다. 구원은다른누군가가우리대신에하는, 유일회적인객관적봉사가 아니다. 오히려그것은우리가하나님과함께일하는이세상의갈라 진몸을지속적으로치유하는일이다. 내가이미주장했듯이이것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특별하고 모범적인 표식을 배제하지 않는다.
나자렛예수는그리스도인들에게분명그러한표식이다.
그러나생 태학적, 진화적맥락에서볼때연인하나님모델이함축한연대성은 모든공간과시간에영향을미치는한개인의사역을허용하지않는 다.
우리는 모두 구원의 사역에 종사해야 하고, 그것은 지속되어야 한다.24)
이와같이하나님과함께세계를치유하는것이구원이다.
따라서 멕페이그는우리모두가구원의사역에지속적으로참여할것을강조한 다. 다시말해예수의사랑은사회에서억눌리고소외된자들을살리기 위한것으로죽음도마다하지않는온전한사랑이었고, 그것이곧구원이 라는것이다. 오늘날소외는인간에게만국한되지않는다.
기후변화의 위기상황에서우리는자연에대한소외를외면할수없다. 맥페이그는 인간으로부터소외된자연에대한우리의세심한관심을촉구한다. 왜냐 하면사랑과지식은늘함께가기때문이다.25)
다시말해상대를알지 못하면서 사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안병무에의하면2천년전예수의사건은일회적인사건이아니라 오늘날에도역사전반에서민중을통해서계속일어나고있다. 26)
안병무 는“때가찼다”라는예수의말을“사회혁신의분위기가무르익었다”라 는의미로이해하였다.
다시말해궐기할때가왔다는것이다. 27)
24) 샐리 맥페이그, 뺷어머니 ․ 연인 ․ 친구뺸 (2006), 242
25) Sallie McFague, Super, Natural Christians: We Should Love Nature (Minneapolis: Fortress Press, 1997), 28-29. 26) 안병무, 뺷민중신학이야기뺸 (서울: 한국신학연구소, 1991), 26.
27) 앞의 책, 237.
캅(John B. Cobb)에의하면공관복음서의핵심메시지는“하나님의나라가가까 웠으니이제너희들자신의삶의방향을완전히새롭게설정하라”28)이다.
기후변화의위기는오늘이바로우리가삶의방향을돌려야할시점임 을깨닫게한다.
즉, 지금이예수의말씀을실행하여야할시점이라고 알리는것이다. “때가찼고하나님나라가가까이와있다”라는예수의 말씀이적용되어야할시기라는것이다.
안병무는민중신학자로서인간 에게집중된신학을하였지만, 몇십년이지난오늘날그의해석은모든 피조물에게확대적용되어야할것이다.
우리는지금여기서살아있는 모든창조물을위해궐기하여야한다.
우리는하나님이창조하신모든 피조물의신음소리를외면한채피안적세계로도피하는것을멈추어야 한다. 죄와사후세계를강조하면서지금여기에서해야할일을소홀히 여긴다면, 기후 변화가 몰고 오는 재앙은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다.
이제는“예수천당불신지옥”이라는프레임을벗고, 죄와죽음을 강조하기보다 하나님의 몸인 세계를 살리는 일을 모색하여야 한다.
기후변화의위기앞에서우리는‘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의 공식으로‘살림’을강조함과더불어‘생명살림’에참여해야한다.
생태계 의파괴앞에서우리의인식이전환되어야할혁신의때가바로지금이라 면, 우리는모든생명체에게필요한필수품을공정하게분배하여야한다.
맥페이그는모든피조세계가상호연관성과상호의존성을가지고살아 가는유기체라는것을부정하고, 자신이피조세계의일부라는것을거부 하며, 공정한분배를하지않을때이것은죄가된다고주장한다. 29)
28) 존 캅/박만 옮김, 뺷예수의 아바 하나님뺸 (고양: 한국기독교연구소, 2018), 57.
29) Sallie McFague, Models of God: Theology for an Ecological, Nuclear Age (Philadelphia: Fortress Press, 1989), 111-114.
인간 에게는그러한피조세계를살릴수있는힘이있다.
그러나현경에의하면 그런힘은자기애앞에서쉽게무너질수있다. 하나님이창조한모든 것은 완벽하지 않다. 왜냐하면 인간에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인간은선택할수있는자유때문에다른것을살릴수도 있고 파괴할 수도 있다.30)
예수는요한복음10장10절에서“도둑이오는것은도둑질하고죽이 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얻게하려는것이라”라고하였다. 예수는생명을얻게하고더 풍성하게하려고성육신의모습으로이땅에내려온것이다.
그러나이 구절을우리인간에게비추어볼때, 우리는세계를죽이고멸망시키는 도둑의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자연에 대한 존중과 감사 없이 생태계를무분별하게파괴하는행위는‘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의 공식에서 예수의 구원 사역인 ‘살림’을 방해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몰트만또한인간의해방과자연의해방을강조한다. 그는그리스도 교적창조론에관하여근원적으로그리스도교적인것이곧메시아적인 것이라고강조한다. 그에의하면예수의선포와역사를통하여메시아적 인것이규정되어있다. 따라서그리스도교적창조론은메시아예수의 빛과그를통해비롯되고규정된메시아적시대의시각에따라세계를 파악한다. 그가말하는메시아적인것은인간과자연의해방그리고죽음 의세력들로부터인간을포함한모든피조물의사귐과구원을지향한 다.31)
30) 현경 ․ 김수진, 뺷서울, 뉴욕, 킬리만자로 그리고 서울뺸 (서울: 샨티, 2017), 218.
31) 위르겐 몰트만,뺷창조 안에 계신 하나님뺸 (2017), 21.
인간과자연을포함한모든생명을살리는실천적신학은여성신학 자현경에게도발견된다.
그녀는 기존교회를 위한신학이 타이타닉호처 럼침몰해가는것으로보고세상과지구를위한신학자가되기로결심하 였다.32)
나는상아탑안에서만아등바등하는신학을하고싶지않은것이다. 나는 더 이상 신을 ‘설명explain’하는 신학을 하고 싶지 않다. 이제는 신을‘표현express’하는신학을하고싶은것이다. 참으로대중적인신 학을하고싶다. 신을갈망하는모든사람에게생명의힘, 진리의빛 이전달될수있는그런신학을하고싶은것이다. 또한‘신학’, ‘신학 자’라는 이름에 얽매이지 않기로 결심했다.33)
32) 현경, 뺷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1 뉴욕의 여신뺸 (서울: 열림원, 2013), 208.
33) 앞의 책, 208.
현경이신을표현하는신학을하고싶다는것은몸으로실행하는 신학을하고싶다는것으로읽힌다.
오늘날기후변화의위기상황에서, 실행하는 영성이 다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기후변화의위기속에서생태계파괴에대한인식을새롭게하려면 먼저 자연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인간의 편리한 삶을 위하여마구잡이로자연을훼손하는일을멈추기위하여자연에대한 존중이필요한시점이다. 하나님의창조를성육신으로보는모델은인간 들에게 자연에 대한 존중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하나님의 몸으로서의세계를하나님의성육신으로바라본다면, 우리는자연을 함부로훼손할수없다.
오히려세계가하나님의형상으로창조된성육신 이라는것과하나의개체로서인간과모든생태계가연결되어있는유기 체라는것을인정한다면, 지금우리가해야할일은자명해진다. 그것은 바로모든피조물에대한존중과죽어가는모든것을살리는일에동참하 는것이다.
즉, 그들에대한감사와존중의마음으로하나님과함께새로 운창조를이루어나가는일이다.
그것이바로본논문이제시하는새로운 공식‘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에서의‘살림’이다.
그동안우리는자 연을통해의식주를공급받았다. 이것이자연이인간에게베푸는사랑이 라면, 이제는우리가피조세계를위하여사랑을베풀어야할시점이다.
그들을온전하게하는‘살림’에참여함으로써우리와피조물모두가구원 을 얻게 될 것이다. 안병무에의하면성서의핵심은해방사건이다.
출애굽의사건도 유대인의해방사건이다.34)
안병무는성서를보는열쇠가‘민중편에서’ 라고한다. 구체적으로말하자면‘당하는자의편에서’ 성서를읽어야 한다는 것이다.35)
34) 안병무, 뺷민중신학이야기뺸 (1991), 78-79.
35) 앞의 책, 85.
즉, ‘당하는 자의 해방을 위하여’로 해석될 수 있다. 오늘날기후변화의위기앞에서성서를볼때, 해방은인간에게만국한되 지 않고 피조 세계까지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안병무가 당하는 자의 편에서성서를읽어야한다고주장하는것은예수가소외된자들을위해 살았던것과맥을같이한다. 예수는소외된자의편에서, 안병무는당하 는자의편에서, 생태신학은소외된자와고통받는모든피조물의편에서 ‘살림’을 이어 나간다.
IV. 하나님 나라: 상황의 전복
그리스도교의고전적입장에서구원은예수의죽음이인간의죄를 대속한것으로, 그것을믿을때인간은구원을얻는다.
하지만새로운 공식인‘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에서구원은살림에참여함으로 참여자(인간)와살림의대상(인간을포함한모든피조물)이함께구원을 얻는다.
새로운공식‘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에서구원은곧하나 님나라의도래다.
“이르시되때가찼고하나님의나라가가까이왔으니” (막1:15a)는예수가그의공생애에서처음하신말씀으로비유를통하여 여러차례말씀하셨다.
예수의사역은언제나소외된자와고통받는자에 게하나님의나라가도래하도록하는것이었다.
따라서그리스도교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새로운공식‘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에서의하나님 나라는어떤나라인가?
그것은이사야선지자에게서도찾아볼수있다.
그때에는, 이리가어린양과함께살며, 표범이새끼염소와함께누 우며, 송아지와새끼사자와살진짐승이함께풀을뜯고, 어린아이 가 그것들을 이끌고 다닌다. 암소와 곰이 서로 벗이 되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눕고,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는다. 젖먹는 아이가 독사 의 구멍 곁에서 장난하고, 젖뗀 아이가 살무사의 굴에 손을 넣는다. 나의거룩한산모든곳에서, 서로해치거나파괴하는일이없다. 물 이 바다를 채우듯, 주님을 아는 지식이 땅에 가득하기 때문이다(사 11:6-9).
이와같이우리가상상할수없었던일들이우리앞에펼쳐지는것! 아니, 펼쳐지도록하나님과함께우리가이루어가는것, 이것이곧‘성육 신→살림→하나님나라’라는새로운공식에서의‘하나님나라’이다.
이 전에는우리가상상할수없었던일, 즉인간과모든피조물이함께조화를 이루며살아가는것, 이것이곧하나님나라이다. 예전에상상불가였던 일들이기후변화의위기상황에서는반드시상상하고실천해야만할 문제가 된 것이다.
그리스도교의고전적입장에서구원은이세상의것이아니다.
그러 나새로운공식‘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에서구원은지금여기에 서이루어지는것이다. 안병무에따르면예수가활동하던당시의갈릴리 민중들에게하나님나라는현재적인지미래적인지생각해볼여유조차 없는문제였다.
왜냐하면현실이너무절박했기때문이다. 안병무는“그 들에게는당장몸으로싸우고행동하는것이하느님나라의도래를위한 일 그 자체”36)라며 현실에서의 구원을 강조한다.
58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8집 (2025년 3월)
그는 주기도문에서 일용할양식을“오늘하루먹을만큼만” 달라고하는것에대하여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일용할 양식은 物[물]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물에 대한 욕심을부리는것이아니고오늘하루먹을만큼만달라는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일용할 만큼씩만 주어진다는 것은 곧 골고루 나누어진 다는것을뜻하는것아니겠어요? 하느님나라는바로그러한나눔의질서란말이지요. 예수에게있어서는먹는게그렇게도중요합니다! 예수의민중들과의구체적행위는더불어먹는것입니다. … 예수집 단의하느님나라운동에있어서그것을빼고는다른것을생각할수 없을 정도로 중요했습니다.37)
이와같이하나님나라에서음식을먹는것은매우중요하다. 그리스 도교가믿음과‘영’만강조한다면, 그것은하나님나라를잘못이해한 것이다.
새로운공식의하나님나라는마태복음7장12절“그러므로너희 는무엇이든지, 남에게대접을받고자하는대로, 너희도남을대접하여 라”라는‘황금률’(Golden Rule)이적용되는곳이다.
현경은황금률에대 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내가당하기싫은것은남에게도하지마라.” “그누구에게도상처주 지마라.” 너무나당연하다고여기지만실천하기는쉽지않습니다.
그 러나우리가남에게상처주는것이결국은내게, 또내자손에게상처 주는일이라는것을알고깊이받아들이면실천이훨씬쉬워질것입 니다. 결국 큰 무의식의 바닷속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니까요.38)
37) 앞의 책, 239.
38) 현경, 뺷연약함의 힘뺸 (서울: 샘터, 2015), 135.
남에게상처를주는일이결국나에게상처를주는것이라는현경의 설명은하나님의모든창조물이상호관계성안에서서로의지하며살아 간다는것으로이해할수있다. 다시말해인간을포함한모든피조물이 서로관계하며공존하고있다는것을인정할때황금률의실천은가능해 진다는것이다.
모든피조물을위한공정한분배는황금률이적용될때 실행 가능해진다. 맥페이그에따르면신약성서의비유에나타나는하나님나라는군 주적통치를나타내지않는다.
신약성서에나타난하나님나라의비유는 세상의통치와는다르게반전의상황이들어있다는것이다.
그녀가이해 한신약성서의비유에나타난하나님나라의본질은‘비천한사람과권력 자들’, ‘궁핍한사람들과부유한사람들’, ‘의로운사람들과죄인들’의상 반된상황속에서찾아볼수있다.
신약성서의비유속의하나님나라는 예수의삶과죽음속에서또한비유속에서사람들의기대가어이없이 반전될때본래의의미가살아나는새로운통치다.39)
39) 샐리 맥페이그/정애성 옮김, 뺷은유신학뺸 (서울: 다산글방, 2001), 45.
이와같이예수의 하나님 나라는 우리의 상상력을 전복시킨다. 이러한전복적사고는예수의여러비유에서잘드러난다.
성신형의 연구에의하면예수의비유에서는죄인취급받던사마리아인이레위인 과제사장보다더선한사람으로묘사되고있다(눅10:29-37).
이밖에도 아주작고초라한잡초류의겨자를‘새가깃들수있는나무로비유’한 것 또한 유대인의 상식을 벗어난 것이다(막 4:30-32; 마 13:31-32; 눅 13:18-19).
예수가 비유로 설명한 하나님 나라의 반전은 ‘양과 염소의 비유’에서도잘나타난다. “하나님의나라에들어갈자격을갖춘사람에 대한양과염소의비유에서‘지극히작은자’를잘대한것이예수를대접 한것이라는설명도유대인의기준에서는용납할수없는것이었다.
왜냐 하면 이 비유에서 언급된 ‘지극히 작은 자’들은 유대인의 기준에서는 죄인들에해당했기때문이다.”40)
성신형에따르면예수의비유에서나 타나는전복적인사유의출발점은유대교의폭력적이고인습적인관계 를폭로하고올바른현실을제시하는데있다. 이와같은전복적인사유는 잘못된인간관계뿐아니라자연과인간과의관계에도포함된다.
이는 예언자이사야가하나님통치의그날에자연과인간이함께춤추며기뻐 한다는예언과결을같이한다(사11:1-9). 이와같이“예수의사유는자연 속의작은것과사회속에소외된인간을위한‘하나님의나라’ 비유로 가득하다.”41)
새로운공식‘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에서하나님나라는자연 과 인간이 함께 세계를 향유한다. 몰트만에 따르면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는점에서자연과다르다. 하지만자연과인간이 ‘하나님의영광’을위하여창조되었다는점은동일하다. 따라서자연과 인간은 하나님을 찬양하고 “보시니 좋았더라” 하신 안식일의 기쁨을 하나님과함께향유한다. 42)
40) 성신형, “도나 해러웨이의 뺷트러블과 함께하기뺸와 예수의 ‘하나님 나라의 비유’ 교차 읽기: 기후 위기에 대한 기독교윤리적 성찰,” 「선교와 신학」 59 (2023): 374-375.
41) 앞의 논문, 375.
42) 한국교회환경연구소, 뺷현대 생태신학자의 신학과 윤리뺸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20), 230.
그러나과정신학은모든피조물이하나님의 영광의확립을위하여창조되었다는몰트만의주장과다르다.
오히려 과정신학에서하나님의창조목적은하나님의영광의확립이아니라 그가만드신세계를향유하는(즐기는) 것이다. 즉, 과정신학에서하나님 의근본적인목적은피조물들이각각의삶을즐기며행복하게사는것이 다.43)
이와같이몰트만의신학과과정신학의창조이해는다소차이가 있지만, 하나님은모든피조물이하나님과함께세계를향유하며살아가 기를원하신다는점은동일하다. 자연과인간이공존하는하나님나라는 하나님과함께모든피조물이세계를향유하는것이다. 따라서‘성육신 →살림→하나님나라’라는새로운공식에서의하나님나라는자연을 배제하지 않는다.
새로운공식‘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에서하나님나라는하나 님의정의가실현되는곳으로, 기후변화의위기속에서인간중심주의를 거부한다. 최태관에따르면기후위기의확산속에서정의는인간과인간 사이의문제가아니라생태계전체로확대되어야할문제다. 따라서생태 적정의는개인또는공동체의이익에한정될수없고, 식물권과동물권을 함께추구하는포괄적인의미를내포한다. 44)
43) 박만, 뺷최근 신학 연구뺸 (서울: 나눔사, 2017), 113.
44) 최태관, “재난의 시대에하나님 정의(正義)와교회의 책임에 대하여,” 「신학과세 계」 103 (2022): 169.
최태관은생태계의파괴라 는현실앞에서다른피조물의생명권을인정하는신학적인식의변화를 요청한다.
이는인간의개인적인구원에집중하던정통신학의입장에서 하나님 창조의 관점으로 전환되는 것을 뜻한다.
40일간의 대홍수(창 7:13-16)가임박한상황에서하나님은노아에게가족과함께선택한“모 든짐승, 가축, 땅에기는것, 모든새”를종류대로방주에태울것을명령한 다.
하나님의이러한명령은인간을포함한모든생명체가동등하다는 의미이며모두를구원하려는하나님의사랑의표현이다.45)
45) 앞의 논문, 176.
이와같이 하나님은사랑과정의의실현이인간에게만한정되는것을원하지않으 셨다.
따라서하나님의정의실현은모든생명체의기반이하나님이라는 사실에 근거하여 생태계 전체로 확산되어야 한다.
V. 결론
그동안 ‘창조→타락→구원’의 공식은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인간의죄를깊이반성하고예수의죽음을통해우리가구원 받는다는것에감사하며살아가도록이끌었다.
그리스도인에게이것은 감사와 겸손한 자세로 세상을 살아갈 힘이 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이 그리스도인에게순기능을하였던‘창조→타락→구원’의공식이21세기 를사는현대인들을설득하기에는어려움이있어보인다.
생태계가위태 롭고자연재해가날로심해지고있는오늘날, 인간의구원만을강조하는 인간중심주의적인기존의공식보다는하나님이지으신모든피조물을 구원하는 새로운 공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까지기후변화의위기앞에서오로지인간만구원받는공식 ‘창조→타락→구원’의한계점을살펴보았다.
그러나본논문은‘창조→ 타락→구원’의공식이기후변화의위기상황에부적합하므로그것을 폐기해야한다고주장하지않는다.
왜냐하면‘창조→타락→구원’, ‘정의 →생명→평화’, ‘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의공식들은맥페이그의 시각으로보면하나의은유이고, 이찬석의견해로보면하나의변수이므 로, 어느것하나만진리라고주장할수없기때문이다.
다만기후변화의 위기상황에서‘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라는새로운공식이조금 더알맞다고주장하는것이다.
이것은 보그(Marcus J. Borg)가 말하는 기독교를이해하는올바른방식이단하나가아니라는것과결을같이한 다.46)
종교의 문법이 바뀌지 않으면서 다양한 어휘 사용이 가능하다는 린드벡의주장과같이,47) ‘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도기존교리의 문법을벗어나지않는다.
46) Marcus J. Borg, The Heart of Christianity: Rediscovering a Life of Faith (New York: HarperCollins, 2004), 17.
47) 린드벡, 뺷교리의 본성뺸 (2020), 233.
즉, 모든피조물을하나님의성육신으로이해 할때도하나님은여전히창조주이며, 생명살림에참여할것을주장할 때도예수는여전히생명을살리는분이다. 왜냐하면생명살림의근거가 예수의활동에있고, 예수의말씀을근거로생명살림에의참여를권하기 때문이다. 또한만물을하나님의성육신으로이해하고생명살림에동참 할때하나님나라가도래한다는것은인간의힘이아닌성령하나님과 함께할때가능한것이므로성령이배제되지않는다. 따라서‘성육신→ 살림→하나님 나라’는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이 축소되지 않는 새로운 공식이라 할 수 있다. 본논문은기후변화의위기상황에서그리스도인의삶을구성하고 이끌어갈새로운공식으로‘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를제시하였 다. 이새로운공식은하나님의창조를하나님이‘성육신’하신것으로 이해하자는제안이다.
즉, 하나님이인간에게만내재되어계신것이아 니라그의피조물모두에게함께계신다는것을상상해보자는말이다.
또한 새로운 공식에서의 ‘살림’은 예수 혼자서 단독으로 구원 활동을 하신것과달리, 우리가하나님과함께구원활동에참여한다. ‘창조→타 락→구원’의공식에서구원의대상은오로지인간이었지만, 새로운공 식‘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에서구원의대상은하나님이지으신 모든피조세계다.
‘창조→타락→구원’에서는예수님의활동으로구원 의대상인인간만구원을받지만, ‘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에서는 구원에참여하는인간과구원의대상(인간또는모든피조물) 모두구원 을받는다.
‘창조→타락→구원’에서하나님나라는사후세계에서달성 되는반면, ‘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에서하나님나라는지금-여기 에서이루어진다.
‘창조→타락→구원’에서식물과동물은하나님나라 에들어갈수없으나, ‘창조→타락→구원’에서하나님나라는식물권과 동물권도 존중하며 하나님 나라에 함께한다. 이와같이새로운공식‘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로성서의창조 부터종말까지읽어간다면, 모든피조물을바라보는그리스도인의인식 은 새로워질 것이다
이것은 기후 변화의 위기 상황에서 자연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적절한 공식이라고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의위기는인간이초래하였으므로인간의의식이 변화될때이산화탄소배출량의증가속도를다소느리게만들수있다.
다시말해자연을지배의대상이아닌하나님의성육신으로바라볼때 우리는자연을쉽게훼손하거나발굴하지못할것이다.
이와같이새로운 공식‘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가그리스도인의의식에영향을준다면, 그것은곧자연에대한감사와존중으로이어질것이다.
이러한변화 는기후변화의주범인이산화탄소를서서히그리고다소나마줄이는 결과로이어질것이다.
따라서‘성육신→살림→하나님나라’는21세기 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조금 더 적절한 공식이라고 할 수 있다. 본논문이제시한새로운공식은앞서설명한바와같이은유신학 안에서재구성되었다.
그러므로진리주장은불가하며, 한시대가지나 가면잊힐지도, 아니잊혀야만할지도모르는일시적인공식에불과할 수도있다.
그러나기후위기의심각성과다급함을고려하여, 한정적일 지라도그리스도인의의식전환을위한다양한새로운공식이생산되길 희망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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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초록
기후 변화와 기독교의 새로운 공식에 관한 연구 ― 성육신→살림→하나님 나라 오늘날 기후 변화의 위기는 여러 가지의 자연재해로 나타나고 있다. 세 계 여러 곳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산불, 폭염, 가뭄, 태풍, 해수면 상승 등 과 같은 자연의 몸부림은 인간과 여러 종(種)의 생명을 위협한다. 이러 한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로 지구가 따뜻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 논문의 연구 목표는 기후 변화의 위기와 교리의 연관성을 살피고, 기후 변화의 위기 상황에서 그 리스도인의 삶을 이끌어 갈 새로운 공식(교리)을 제시하는 것이다. 기후 변화의 위기는 인간의 욕망이 하나님의 창조물을 보호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정복의 대상으로 간주함으로 초래되었다. 오늘날 기후 변 화의 위기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인식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본 논문은 자연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인식 전환을 위하여 ‘창조→타락→구원’의 공식 대신 ‘성육신→살림→하나님 나라’라는 공식을 제안한다. 새로운 공식 ‘성육신→살림→하나님 나라’는 모든 피조물을 하나님의 성육신으로 이해하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를 위한 ‘살림’에 동참 할 것을 권한다. ‘성육신→살림→하나님 나라’의 공식에서 하나님 나라 는 사후 세계에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실현 가능하다. 우리가 생명 살림에 동참할 때, 살림에 참여하는 인간과 살림의 대상(인 육심주 | 기후 변화와 기독교의 새로운 공식에 관한 연구 69 간또는모든피조물) 모두에게하나님나라가임할것이기때문이다. 성 서를 ‘성육신→살림→하나님 나라’라는 새로운 공식의 눈으로 창조부터 종말까지 읽는다면, 모든 피조물을 바라보는 그리스도인의 인식은 달라 질 것이다. 자연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정복이 아닌 감사와 존중으로 변 화될 때, 우리의 탄소 발자국은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주제어 ‖ 기독교의 새로운 공식, 하나님의 몸, 성육신, 살림, 하나님 나라
Abstract
A Study on Climate Change and Christianity’s New Formula: Incarnation→Life-giving→Kingdom of God
Yook, Simjoo. Ph.D. Visiting Professor Hyupsung University Hwaseong, Korea
Today, the climate crisis manifests itself in various natural disasters. Nature’s convulsions, such as massive wildfires, heat waves, droughts, typhoons, and rising sea levels occurring worldwide, threaten human life and various species. One of the main causes of these natural disasters is global warming due to increased carbon dioxide emissions. This paper aims to examine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limate crisis and doctrine, and to present a new formula (doctrine) to guide Christian life in the face of the climate crisis. The climate crisis has been caused by human desire treating God’s creation as an object of conquest rather than protection. Today’s climate crisis demands a transformation in human perception of nature. This paper proposes a new formula of ‘Incarnation→Life-giving→ Kingdom of God’ instead of the traditional ‘Creation→Fall→ Salvation’ formula to transform Christians’ perception of nature. The new formula ‘Incarnation→Life-giving→Kingdom of God’ understands all creation as God’s incarnation and calls for participation in ‘life-giving’ for all living beings, including humans. In this formula, the Kingdom of God is not achieved in the afterlife but can be realized here and now. When we participate in life-giving, the Kingdom of God will come to both those who participate in life-giving and the objects of life-giving (humans or all creation). If we read the Bible from beginning to end through the lens of this new formula ‘Incarnation→Life-giving→Kingdom of God’, Christians’ perception of all creation will change. When our perception of nature shifts from conquest to gratitude and respect, we expect our carbon footprint to gradually decrease.
Keywords ‖ New Formula of Christianity, Body of God, Incarnation, Life-giving, Kingdom of God ∙
투고접수일: 2025년 01월 30일 ∙ 심사(수정)일: 2025년 03월 07일 ∙ 게재확정일: 2025년 03월 12일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8집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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