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신적 본질에 관한 연구의 당위성과 신학적 위치
신학(theology)은 본래 ‘하나님’에 관한 학문이다. 하지만 신학의 세분화된발전속에서하나님이해또한세분화되고다양해졌다.
그래서 신학에는여러주장과개념이서로충돌하고조화되지않는일이흔하게 발생한다. 그결과신학은하나님의통일된현실과괴리되어분열될위험 이늘도사린다.1)
1) 일각에서는신학의분열위험성에의문을제기할지모른다. 그러나어떤학문이든 그 대상의 본질이 규명되지 않는 한, 명확하고 통일된 서술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일반적인 논리이자 학문적 상식이다. 또한 누군가 통일된 본질 개념을 바탕으로
자신의신학을전개한다고하더라도그개념이신학자마다다르게정의된다면, 이는 의식적이든무의식적이든신학의분열을함의한다고볼수있다.결국신학의분열은 신학의탐구과정에서필연적으로나타나는현상이므로, 이는신학이해소해가야 할 근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신학은한분하나님에대한지식에걸맞게 신학적주장들을하나로통합하고체계화할의무를지닌다.
이를위해 중심이필요하다.
중심은그대상의본질이어야한다.
본질은그대상으 로하여금그대상이되게하는핵심적이고통합적인총괄개념이기때문 이다. 즉, 신적본질은신적통일성의중심개념이다. 결국신학은신적 본질을규정하여, 이를중심으로신학전체를통합하고체계화할책무를 갖는다. 여기에 신적 본질에 관한 연구의 당위성이 있다.
하지만신적본질에대한규정은다양하다.
그럼에도모든시대에 많은신학자로부터신적본질의후보로항상거론되는것중에는‘사랑’ 이있다. “하나님은사랑”이라는진술자체는기독교내에서이견이없는, 하나님에관한가장결정적인진술이다. 하지만이외에도하나님의본질 을묘사하기위해제시된표현들이많다.
절대자, 주권자, 무한, 영적지성, 절대정신, 영, 존재자체등이그것이다.
과연이가운데하나님의일면을 드러내는속성이아니라하나님의핵심과전체를드러내고모든속성을 통합하는 신적 본질 개념은 무엇일까?
이물음은우리의신앙현실과결코무관하지않다.
종말이다가올수 록세계의신음은깊어지고있다.
사라지지않는전쟁과가난, 독재와 불의, 차별과소외뿐만아니라환경파괴와기후위기, 핵전쟁과방사능 피폭 같은 고통과 위협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 문제는 지구종말을걱정할수준까지왔다.
교회는이무수한시대적과제앞에서 책임을다하고있는가?
김도훈은뺷생태신학과생태영성뺸에서환경문제 에대한교회의무관심을지적하며, 그원인을신앙과신학의협소화에서 찾는다. 2)
그는“환경문제는단순히사회적문제가아니라신앙의문제”3) 임을강조한다.
그리고그이유로자연파괴가하나님을아프게한다는 점과창조주에대한신앙은피조물인자연을사랑하고아끼는것을포함 한다는점을들었다.4)
여기에는한가지가전제된다.
하나님은자연의 파괴를가슴아파하시며자연을보호하는행위를귀하게여기는분이라 는 신학적 이해다.
즉, “하나님은 사랑”이라는 믿음이다.
이 예시에서 볼수있듯이신적본질로서의사랑이라는사고는환경문제나생태신학 을포함해모든신앙문제와신학주제의근간이되는신학의핵심주제다.
볼프하르트판넨베르크(Wolfhart Pannenberg, 1928~2014)에따르 면“하나님은사랑이시라”라는성서의선언은, 계시가성서를통해그리 스도안에서증언하는하나님의위격들간의내적관계와하나님의피조 물과의외적관계의성격을규정짓는“신적본질(essence)에관한전형 (epitome)”5)이다.
2) 김도훈, 뺷생태신학과생태영성: 창조와하나님의아름다움의회복을위하여뺸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 2009), 17, 27-33.
3) 앞의 책, 21.
4) 앞의 책, 22.
5) Wolfhart Pannenberg, Systematic Theology, vol. 1, trans. Geoffrey W. Bromiley (Gran d Rapids, Michigan: W. B. Eerdmans Publishing Co., 1991), 369.
우리는신적본질의전형으로서사랑의의미가무엇 인지탐구할필요가있다.
필자는이를판넨베르크신학을중심으로다양 한신학자의주장을비교하며파악하고자한다.
그이유는그가계시적성서적차원, 철학적-논리적차원, 역사적-현상적차원, 심리적-영성적 차원, 통일적-체계적차원으로이주제를다루고있기때문이다.
이 다차 원성은사랑과본질개념의협소화를막고신적본질이갖는고유한종합 적, 통합적측면을강화하여 신학각론을 위한
토대의기능을수행함에 있어 유익할 것이다.
II. 판넨베르크의 신적 본질의 총괄 개념으로서의 사랑
판넨베르크는하나님의삼위일체적본질을‘각주’의위치로격하시 켜서는안된다고주장한다.
오히려이신적본질을신학의중심에놓아야 한다는입장이다.
그에게“조직신학전체는어떤의미에서이중심적인 교리에 대한 해설이다.”6)
6) 스텐리그렌츠/신옥수옮김, 뺷조직신학: 하나님의공동체를위한신학뺸 (고양: 크리스 챤 다이제스트, 2003), 117.
삼위일체의 통일성을 논하는 한, 우리는 그 통일성의본질을논해야만한다.
본질이란그것이무엇인지에대한성격 규정이며총괄개념이기때문이다.
신학의역사는이것을증명한다.
삼 위일체론정립과더불어부상한통일성으로서의신적본질을규정하기 위한 논의가 꾸준히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판넨베르크는 사랑이 대개 신적 본질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신적 위격들의 속성이나 활동의 차원에서만 이해되어 왔음을 문제시한다.
그럴때사랑하는주체로서의첫째신적위격은신적사랑을이해하기 위해이미전제되고만다.
사랑하는자가사랑을앞서는것이다.
그는 이런식의표상들이요한1서4장8절의말씀과부합하지않는다고지적 한다.
그는이말씀이단순히“하나님이사랑하셨다”라는행위에관한 진술이아니라“하나님은사랑이시다”라는본질에관한진술이라고말 한다.
하지만그는신적본질로부터위격들의다수성을도출하려고하지 않는다.
그본질이영이든지사랑이든지관계없이그러한방식의도출은 결국양태론혹은종속론에빠져들기때문이다.
그렇기에판넨베르크는 삼위일체론이계시사건속에서삼위가등장하고관계하는방식에기초 해야한다고주장한다.
그럴때만삼위의상호관계에근거해신적본질과 위격들의관계를정당하게논할수있다는것이다.
삼위일체론이 구원 경륜의 성서계시에 기반해야할 이유가여기에있다.
그래서판넨베르크 는삼위일체를먼저다루고, 삼위일체적맥락속에서신적본질과속성들 에 대해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다.7)
7) 판넨베르크는신적구성과관련해서사랑으로부터의도출이 신적자의식표상으로 부터의 도출보다기독교신론과삼위일체론에더가깝다고본다. 그이유는전자의 도출 방식이 후자보다 신적 생명의 일치 속에서 위격들의 복수성을 위한 더 많은 여지를남기기때문이다. 하지만이러한복수성은결국삼위일체이전의유일신론으 로퇴보하여단하나의사랑의실체나주체로부터의도출을의미하기때문에양태론 이나종속론의위험에빠지게됨을덧붙인다. Wolfhart Pannenberg, Systematic Theo logy, vol. 1 (1988), 297ff. 8) Ibid., 369. 김균진에의하면바르트는크레머를따라그리스도의계시로부터시작하여하나님의속성을파악해야한다고보았다. 김균진, 뺷기독교조직신학1뺸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4), 463.
하지만하나님의경륜적계시가하나님의내재적관계도드러내는 가하는의문이뒤따른다.
이와관련해그는하나님의계시를하나님의 행위와관련시켜하나님의속성으로연결한헤르만크레머(Hermann Cremer, 1834~1903)에게주목한다.
판넨베르크에따르면“크레머는오 직하나님의역사적계시로부터만하나님이누구시며그분이어떤하나 님인지알수있다”8)고주장했다.
그이유는인격적주체의본질이그 주체가목표를선택하고성취하는과정에서보이고, 그러한인격적행위 가그행위하는주체를특징짓기때문이다.
하지만행위자의행위가본질 의일부만을드러내거나선택된목적이자의적이라면, 그것이그의인격 에특징적이지않을수있다는문제가남는다.
판넨베르크에의하면크레 머도이러한문제의식을가졌던것으로보인다.
그래서크레머는행위의 형식적구조뿐아니라다른더설득력있는논증으로성서적증언에따른 신적행위의중심내용에의존한다. 9)
9) Wolfhart Pannenberg, Systematic Theology, vol. 1 (1988), 369.
이러한크레머의논증을바탕으로 판넨베르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그의두번째논증은성서적증언에따른신적행위의중심내용, 즉 예수그리스도안에서드러난것처럼, 하나님의사랑에의존한다. 하 나님의사랑에대해말하는것은하나님이우리를위하시고우리와 의친교(fellowship) 속에기꺼이존재하시고실제로(actually) 존재하 시도록그분의전자아(whole self)를그런식으로처하게한다고말하 는셈이다.
하나님의본질의전형으로서의하나님의사랑안에서, 크 레머는우리와함께하시는그분의행위안에서하나님이그분의본질 을알게하시고, 그결과그분의사랑하는행위의특징들(qualities)이 사실상 그분의 본질의 특징들이라는 믿음에 대한 기초를 확인한다.
만약하나님의사랑이그분의본질의전형이라면, 그분자신이전적 으로이사랑안에서우리를위해현존하시고아무것도숨기지않으시기에, 그분의모든특징은그분의사랑의계시안에서현현한다는 결과가 뒤따른다.10)
10) Ibid., 369.
III. 신적 본질로서의 사랑의 다차원적 의미 ― 판넨베르크를 중심으로
판넨베르크는 성서의 계시 속에서 발견되는 삼위의 등장과 관계 방식에기초하여삼위일체론을전개할것을주창했는데, 이는신적본질 로서의사랑의근거를마련하는작업에도동일하게적용된다.11)
11) 김영선은그의박사학위논문에서판넨베르크의기독론과삼위일체론의관계성 을 탐구했다. 판넨베르크의 삼위일체론은 철저히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난 계시에 입각한다는 요지다. 김영선에 의하면 판넨베르크는 계시 사건으로부터 예수와 하나님의 본질적 통일성이 이해되어야 한다고보았다(111). 나아가 예수 와 영원한 아들의 동일시도 오직 성부 하나님과 예수의 관계에서만 나타날 수 있다는것이다(118). 예수의부활은부활이전의예수주장이사실임을증명하여 본질적으로예수와 하나님이 동일한분임을 알게 된다. 이렇게 하나님과예수가 본질적으로 일치한다는 생각은 성육신과 선재의 표상을 형성하도록 이끈다 (121). 예수의 죽음은 그 자기 희생을 통해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입증한다 (129). 이러한 맥락에서 판넨베르크 신학의 중심에는 신론, 즉 삼위일체가 있고 그 중심에는 기독론이 있다고 분석한다(150). 나아가판넨베르크에게 예수를 통 한 계시는 신적 본질로서의 사랑에 대한 계시라고 주장한다. “사랑은 본질이다. 본질은… 아버지, 아들과성령속에있는그무엇이다”(253). “신적본질의개념은 신적 사랑으로서 기술되어질 수 있다”(259). 김영선, 뺷예수와 삼위일체 하나님: 판넨베르크의 기독론과 삼위일체론의 관계성뺸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1996), 111-129, 253-259.
그는 요한1서4장8절“하나님은사랑이시라”라는말씀을“예수그리스도안에서하나님의자기계시의전체사건을요약하는진술”12)이라고주석 한다.
12) Wolfhart Pannenberg, Systematic Theology, vol. 1 (1988), 396.
즉, 이한문장은단순히계시의한측면이아니라계시의전측면을 포괄한다는말이다.
그러므로우리는사랑을하나님의본질로규정한 성서의맥락속에서성부와성자와성령이피조세계가운데어떻게현현 하시며상호관계속에서어떻게관계하는지를성서주석에근거하여 살펴보아야 한다.
필자는판넨베르크의이러한주석과분석으로부터사랑의다섯가 지측면을파악하였고, 각각의측면이특정차원과깊이연관된다는점을 발견하였다.
사랑의첫째측면인 신적삶의계시로서의 사랑은 계시적성서적차원과,
둘째측면인 참된 무한으로서의 사랑은 철학적-논리적 차원과,
셋째측면인 생명의영으로서의 사랑은 역사적-현상적차원과,
넷째측면인 인격의 신비로서의 사랑은 심리적-영성적차원과,
다섯째 측면인 신적통일성으로서의 사랑은 통일적-체계적차원과관련된다.
이러한신적사랑에대한다차원적접근은판넨베르크신학의빛나는 장점으로, 필자가그의신학을중심으로신적본질로서의사랑을논하는 주요한이유다.
필자가판넨베르크신학에서나름대로분석하여체계화 한 이 다섯 가지 사랑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신적 삶의 계시로서의 사랑
판넨베르크는성서적계시에근거하여신적삶의계시로서의사랑을 발견한다.
여기서 신적 삶이란 사랑의 자기 구분으로 구체화된다. 이구분으로삼위일체적진술이정당화된다.
판넨베르크는아들의아버 지로부터의자기구분으로시작한다. 13)
예수는파송과순종을통해아버 지를영화롭게하심으로아버지의요구에상응하여아버지와하나가 되신다.
역으로하나님은영원속에서예수와의관계속에서만아버지가 되신다.
아버지도아들로부터자기를구분한다.
아버지의아들로부터의 자기구분은아들을낳으실뿐아니라아들에게전부를넘기심으로아버 지의나라와신성이아들에게의존하게됨을포함한다.
영의 자기구분도 마찬가지다.
성령은아들을영화롭게함으로아버지도영화롭게하고 아버지와아들의불가분의친교도영화롭게한다.
영은이런방식으로 자기를구별함으로구별된인격을구성하며아버지와아들과관련되신 다.
이렇게삼위의자기구분을신적본질과정체성에구성적인것으로 간주함으로써, 판넨베르크는전통적인 일방적 성부중심성에서 벗어나 삼위일체적위격들의상관관계성과 동등한 신성을 확보한다. 14)
13) 이용주는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예수의 자기 구분은 판넨베르크의 뺷조직신학뺸 전체를 관통하는 삼위일체하나님에대한인식의가능성의토대”임을강조한다. 이용주, “자연과인간의유사성과차이에대한신학적고찰―판넨베르크의뺷조 직신학뺸을 중심으로, 생태주의 인간론의 아포리아를 넘어,” 「한국조직신학논총 」 55 (2019. 6): 154, 각주 15.
14) Wolfhart Pannenberg, Systematic Theology, vol. 1 (1988), 310-322.
이렇게 서로의신성을보장하는삼위의자기구분은사랑의자기구분으로명명 되어야 할 것이다.
판넨베르크에따르면삼위일체론은“성부, 성자그리고성령이계 시의 사건 속에서 등장하여 서로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시작해야한 다.”15)
그리고그러한“예수그리스도안에서하나님의자기계시의전체 사건을 요약하는 진술”16)인 신적 본질은 사랑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성서의계시에근거해하나님의내재적인삼위일체적삶을추적한다.
영원한신적삶은역사적신적행위속에서만확인할수있기때문이다. 17)
15) Ibid., 299. 바르트에의하면계시는“삼위일체론의뿌리”이며(399), 삼위일체론은 “계시의 해석”이자, 나아가 계시에서 자기를 나타내시는 “하나님 자신에 관한 해석”이다(404). 칼 바르트/박순경 옮김, 뺷교회교의학: 하나님의 말씀에 관한 교 의 I/1뺸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0), 399, 404.
16) Wolfhart Pannenberg, Systematic Theology, vol. 1 (1988), 396.
17) Ibid., 310. 몰트만 역시 역사적 사건이 영원한 의미를 지닌다고 보았다. 골고다 사건은하나님의내면에까지이르러하나님의영원한삼위일체적삶을형성한다 는것이다. 하지만몰트만에게십자가는여러계시사건중의하나가아니라언제나 삼위일체의 중심적 사건이다. 위르겐 몰트만/김균진 옮김, 뺷예수 그리스도의 길: 메시야적 차원의 그리스도론뺸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7), 281. 반면 판넨 베르크의관심은계시전체속 삼위의 관계에있다. 아들과관련해서 아들의 피조물로서의 자기 구분에 주목한다. 여기서 자기 구분은 아들의 자기 낮춤과 자기 부정과 절대 순종을 모두 포함하는 사랑의 자기 구분을 의미한다.
성서의계시사건속에현현하는성부와성자와성령의상호적인관계로 부터드러나는하나님의내재적인삼위일체적삶은다음과같다.
첫째, 성자는성부로부터자신을구분함으로써성부와온전히하나임을드러 내신다.
여기서성자의자기구분은겸손과순종과공경의모습으로나타 났다.
둘째, 성부는성자로부터자신을구분함으로써자신의신성을한 분하나님으로확립하신다.
여기서성부의자기구분은전권을이양하고 고통을나누고공감하는모습으로나타났다.
셋째, 성령은성부와성자 로부터자신을구분함으로써성부와성자를연합하며함께일치를이루 신다.
여기서성령의자기구분은생명을부여하고연합과영화를이루는 모습으로 나타났다.18)
이와같이성부와성자와성령은각각자신만의방식으로타자로부 터자기를구분하고, 그구분속에포함된각자의특유한행위를통해 일치를이룬다.
여기서그자기구분의내용들은하나같이우리가사랑이 라고부를만한행위들이다.
그런점에서삼위의자기구분은‘사랑의 자기구분’이라고할수있다.19)
18) Wolfhart Pannenberg, Systematic Theology, vol. 1 (1988), 309-315.
19) 판넨베르크는 계시의 전체 사건 속에서, 특히 부활 사건 속에서 삼위의 구분과 그구분을통한일치를말한다. 반면에몰트만은삼위일체적구분과일치의정점 이십자가사건에집중되어있다고본다. 이런연유로필자는두신학자의의견이 상호 보완적일 수 있다고 본다. 몰트만은 십자가의 분리 속에 가장 깊은 의지의 일치가 포함되어 있다고보았다. 이것은 판넨베르크가 온전한구별 속에서 오히 려 온전한 일치를 확인하는 것과 유사하다. Jürgen Moltmann, The Crucified God, trans. R. A. Wilson and John Bowden (London: SCM Press, 2001), 252.
판넨베르크가그렇게전개한것은아니 지만, 필자는이러한각위격이보여주는사랑의자기구분의내용들이 타자와자기를구별하며유일한자기로살아가야할인간이구현해가야 할 구체적인 사랑의 길들이라고 생각한다
2. 참된 무한으로서의 사랑
판넨베르크는성서적계시에근거하여철학적-논리적차원에서부 각되는참된무한으로서의사랑을확인한다.
여기서참된무한은유한을 포함하는무한으로서헤겔에게서차용한개념이다.20)
20) 보편적으로무한의개념은유한과대립하는개념이다. 하지만유한과대립만하는 무한은 참된 무한일 수 없다. 진정으로 무한한 것은 유한과 구별될 뿐 아니라 그 구별을 초월한다. Wolfhart Pannenberg, Systematic Theology, vol. 1 (1988), 357.
이참된무한의 개념은현실에서가능한지미지수이기에얼마든지사변으로끝날수도 있다.
그런데판넨베르크에의하면성서에나타난하나님의거룩성은 이 참된 무한을 증명해 낸다.
성서의 하나님의 거룩성과 참된 무한의 개념사이에는구조적유사성이있다는것이다.
유한과의대립을초월하 는무한만이참으로무한하다는관점에서보면, 하나님의거룩성은참으 로무한하다. 하나님의거룩성은세속적인것과대립하지만, 동시에“세 속적인세계로들어오시고침투하시고(penetrates) 그세계를거룩하게 만들기때문”21)이다.
우리는성서의하나님을통해세계를초월하면서 도세계속에내재하시는참된무한의사랑을경험한다.
유한과대립하며 초월만하는하나님은유한을포함하거나그속에내재할수없다.
즉, 참으로무한하신하나님이라야제대로사랑할수있다. 22)
이와같이유한 을포함하는무한은초월적인하나님의내재적인사랑과통하는예비 진술이라고 할 수 있다.23)
21) 성서적 계시 속에서 제시되는 종말론적 희망의 모습은 새롭게 된 세상 속에서 하나님과 피조물의 차이는 남아있지만, 거룩과 세속의 차이는 전적으로 폐지될 것이다(슥14:20-21). 성서의하나님의거룩성과본질에관한영의사고는이불가 능해 보이는추상적인 참된무한개념이어떻게 역사적 현실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는지를 설명한다. 성서적 무한 사고는 초월적인 하나님이 어떤 생명의 운동성으로 특징지어지는지를 보여준다. 그 특징은 하나님이 자신과 다른 것 속으로 침입하여 자기 생명을 공유하도록 야기한다는 점이다. Ibid., 400.
22) 이는하나님이주님과아버지로서세상과관계하신다는틸리히의주장과통한다. 그에 의하면주님은 유한과 대립하는 초월적하나님과 관련되고, 아버지는 유한 을포함하는내재적하나님과관련된다. 그는인간과하나님의관계를이두차원 으로 구분한다. 주님은 “거룩한 힘”으로 하나님과의 거리를, 아버지는 “거룩한 사랑”으로하나님과의연합을경험케한다. 그는이두차원이서로충돌하지않고 서로를 포함하며 분리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Paul Tillich, Systematic Theology I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67), 287.
23) 이것은 신적 사랑에 관해 철학적-논리적 차원에서 이성적 타당성을 모색하려는 판넨베르크만의 독특한시도이다. 이예비 개념은하나님에관한 내적으로 일관 된진술을위한최소조건들이며, 하나님에대한보편적표상의정교한형태이다. 이는 완전한 형태는 아니지만, 하나님에 대한 모든 종교적 진술 속에 전제된다. Wolfhart Pannenberg, Systematic Theology, vol. 1 (1988), 393f.
이처럼판넨베르크는성서의하나님이해속에철학적신학의신적 본질의예비개념인참된무한성이함축되어있다고판단한다. 성서속에 서계시적신학의신적본질의총괄개념으로드러나는것은영과사랑이 기때문이다. 24)
성서를통해확립된신적본질의예비개념인참된무한 의토대위에서하나님이사랑의영이라는주장은, 내적일관성과보편적 타당성을갖추어무신론적세계에서설득력과영향력을발휘할수있게 된다.25)
24) 영과사랑은같은신적현실에대한다른묘사다. 하나님은영의사랑이며, 사랑의 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은 영의 의미상 구체적 형태에 해당하기 때문에, 신적본질의궁극적인총괄개념으로가장적합한단어는사랑이다. 그래서판넨 베르크는예비개념으로서의무한의사고와총괄개념으로서의사랑을직접연관 시키지않는다. 오히려둘의중재개념에해당하는영과관련시킨다. 그는성서의 영에대한묘사속에서참된무한성을입증함으로써이를신적본질의예비개념 으로 확립한다. Ibid., 396.
25) 윤지훈에 따르면판넨베르크는“변증학을기독교신학일반의기초를 놓는 분야 로서 신학의 전체 과업에 통합한다.” 윤지훈,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와 무신론 ―그의신학의변증신학적특성에대한전기적, 체계적고찰,” 「한국조직신학논 총」 70 (2023. 3): 113.
즉, 하나님은사랑이라고말하고자한다면, 최소한그사랑이 가능하게하는조건인참된무한성이영이신하나님의초월적-내재적 신비의특성으로해명되어야한다.
그래서필자는이참된무한을‘사랑 의 최소 조건’이라고 표현한다.
3. 생명의 영으로서의 사랑
판넨베르크는성서적계시에근거하여생명의영으로서의사랑을 제시한다.
그에의하면우리는하나님을직접적이고단순하게인간적 차원의 이성이나 의지를 적용해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이해의출발점으로신적인힘에대한인간의경험에서시작할것을제안 한다.
이는‘역사적-현상적차원’에서의접근이다.
여기서인간이경험 하는신적힘으로서의‘생명을선사하는창조적역동성’인“영은하나님 의전능한현존(presence)(시139:7)의역장(force field)이다.”26)
26) 이와 관련하여 판넨베르크는 성서가 말하는 한 분 하나님이 살아계신 하나님임 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반문한다: “만약 생명을 부여하는 영이 하나님의 신성, 그분의 본질이라면, 하나님이 어떻게 살아계신 하나님이 아닐 수 있는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생명력은 삼위의 살아 있는 사귐 안에서도 표현된다. Wolfhart Pannenberg, Systematic Theology, vol. 1 (1988), 382f.
하나 님은영의창조적현존을통해피조물이실존하고유지되게하신다(시 104:29-30).
이힘의구체적형태는말씀이기에, 우리는말씀으로부터 이힘의정체를분명히이해하게된다.
우리는말씀이기록된성서로부터 만물에대한하나님의현존과그에따른하나님의모든것을포괄하시는 앎을 말할 수 있다. 하나님의 현존과 앎은 생명의 영을 지시한다.
판넨베르크는뺷조직신학I뺸, 신론의마지막장인“하나님의사랑”에 서이렇게만물에게생명을부여함으로만물을존재하게하는것이바로 사랑임을 명시한다.
사랑은 하나님의 본질의 특징으로서, 영의 실질적으로(materially) 구체적인 형태다.
‘하나님은 영이시다’와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는 이두진술은동일한본질의통일성(unity)을나타낸다.
이통일성에 의해성부, 성자그리고성령이한분하나님의친교속에서연합되신 다.
‘하나님은 영이시다’는 진술은 우리에게 영이 어떤 종류의 영인 지를말한다.
영의 소리(요3:8)는 만물을 채우고 영의힘은 만물에게 생명을 선사한다.
영은 타자가 존재하게 하는 사랑의 힘이다.27)
27) Ibid., 427.
4. 인격의 신비로서의 사랑
판넨베르크는성서적계시에근거하여 심리적-영성적차원과 관련한 인격의 신비로서의사랑을포착한다.
그는요한1서4장8절과16절에 근거해 부버(Buber)에 동의하여 인격구성의 기초는 나와 너사이를 장악 하는 신비이며, 이 신비는 둘을 묶는 사랑의 힘으로서 나와너 사이의 친교의 영이라고보았다.
경륜속에서나타나는피조세계를존재케하는 사랑의힘은이미하나님의내재적삶의상호성속에서작용함이마땅하 다.
타자를존재케하는사랑의힘은영원속에서삼위각각이다른위격들 로 하여금 그들의 모습으로 존재하게 함으로써 역사한다.28)
28) 앞에서 다룬 ‘생명을 부여하는 힘의 장’인 영의 역동성은 신적 인격들의 관계와 구성에도 적용된다. 영의역동성은 신적 인격들을통해 타오르는 사랑의불이자 그들을 연합하고 하나님의 영광의 빛을 비추는 사랑의 힘으로 역사한다. Ibid., 427f.
위격을구성하는이사랑의 영의 역동성은 여러신학자에게유사한 형태로확인된다.
아우구스티누스는사랑자체가 삼위일체처럼“사랑 하는사람과 사랑을 받는다는것과 사랑, 이셋이있다”29)고보았다.
사랑 자체로부터삼위일체의흔적을발견한것이다.
이와유사하게몰트만은 사랑이란 반드시 복수의 주체를 요청한다고 본다.
하나님은오직사랑하는것이아니라그자신이사랑이기때문에, 하 나님은삼위일체적하나님으로이해되어야한다.
사랑은단하나의 (solitary) 주체에의해완성될수없다.
개별성은스스로를전달할수 없다.
만약 하나님이 사랑이라면, 하나님은 즉시 사랑하는 자, 사랑 받는 자, 사랑 자체이다.30)
중세의 성 빅토르의 리샤르(Richard of Saint Victor, 1110~1173)를 따라 발타자르는 한걸음 더 나아간다.
그는하나님이자기본위적사랑이 아닌완전한사랑이기위해두위격의사랑이자두위격이함께사랑할 제삼자를요청하며, 그결과성령의발출이이루어진다고말한다.31)
판 넨베르크는이들처럼인격구성의근거로서의사랑을주장하지만, 이들 처럼 사랑으로부터 위격들을 도출하는 것은 반대한다.32)
29) 아우구스티누스/김종흡 옮김, 뺷삼위일체론뺸 (서울: 크리스챤다이제스트, 1993), 251.
30) Jürgen Moltmann, The Trinity and the Kingdom of God: The Doctrine of God, trans. Margaret Kohl (London: SCM, 1981), 57.
31) 장홍훈에 의하면 발타자르에게 성령은 공동의 영이자 세상의 공간이며, 세상은 성부와 성자 사이 열린 공간에 있다. 장홍훈,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 사랑의 유비 ― 발타살 신학의 정점,” 「신학전망」 179 (2012. 12): 26f.
32) 판넨베르크는영이든사랑이든하나의 본질로부터 위격들의 복수성을 도출하는 것은 양태론이나 종속론에 빠지게만든다고본다. Wolfhart Pannenberg, Systematic Theology, vol. 1 (1988), 298.
신적본질로서의사랑과삼위의관계를다루면서판넨베르크가강 조하는것은양측의‘불가분리성’이다.
사랑은세위격과동떨어진영이 나주체가아니라삼위안에자기실존을가진다.
그렇다고단지삼위 안에포함된무엇이아니다.
삼위를포괄하는무엇이다.
즉, 사랑은삼위 안에살고, 그관계를통해살며, 삼위의교제안에서신적통일성을구성 하는영원한 힘과 신성이다.
즉, “삼위의자기초월적인내주의상호성 속에서신적영의생명은스스로를사랑으로실현한다.”33)
이처럼인격 들의실존은사랑과일치한다.
사랑은인격들의실존으로구체화되는 영의생명이다.
이영의생명은삼위일체적인격들의상호적관계들속에 만실존하기에사랑으로규정될수밖에없다. 34)
33) Ibid., 428. 피터스는신적상호인격적인격성을전개하는신학자로지지울라스를 말한다. “지지울라스는 인격성이 존재의 개방성과 그보다 훨씬 더 존재의 자기 초월을 함의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인격이 되기위해서 친교를 향해개방해야 한다. 인격은 자기(self)의 경계들을 초월하는 과정 속에 있는 자기(self)이고, 이 자기-초월은 자유의 뿌리다. 지지울라스는 자기 초월이 위격(hypostasis)이라고 말한다.” 피터스는 지지울라스의 견해를 이렇게 요약한다: “인격들은 정의하자 면 상호 인격적이다. 인격의 존재는 관계성-속-존재(a being-in-relationship)이 다.” Ted Peters, God as Trinity: Relationality and Temporality in Divine Life (Louisville: John Knox Press, 1993), 36. 천현숙은 판넨베르크가 인간의 하나님 형상성으로 규정한 세계 개방성과 자기 초월성의 기원이 성령임을 지적한다. “탈중심성은그형식에있어서인간을인간으로서살아있도록하면서도인간의 소유가 되지 않으며 하나님에게로 소급하는 프뉴마와 일치한다.” 천현숙, “볼프 하르트 판넨베르크 교회론의 인간학적인 기초,” 「한국조직신학논총」 64 (2021. 9): 191.
34) 판넨베르크에 의하면 초대교회부터 페리코레시스를 통해 논리가 아닌 실존의 차원에서 삼위의 관계가 인격에 구성적이라 여겨졌다. Wolfhart Pannenberg, Systematic Theology, vol. 1 (1988), 431.
피터스는이“상호인격적(interpersonal) 인격성”이“에버하르트윙엘, 위르겐몰트만, 레오나르도 보프, 케더린 모리라쿠나,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35)와같은 신학 자들에게 삼위일체의 지배적인 주제가 되어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35) Ted Peters, God as Trinity (1993), 36.
5. 신적 통일성으로서의 사랑
판넨베르크는성서적계시에근거하여통일적-체계적차원과관련 되는신적통일성으로서의사랑에까지나아간다.
이 신적 통일성으로서 의 사랑은 경륜적 차원과 내재적 차원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먼저 삼위일체의밖을향한피조세계와의관계의차원에서살펴보자.
판넨베르크에 의하면 동방의 카파도키안교부들은 밖을 향한 행위의 공동성을 가르쳤다.
그들은이세계를향한행위의공동성을 페리코레시스와 성부로부터의 기원의 일치개념으로해명했다.
이두개념은신적본질안에서 위격들의통일성을표현했다.
하지만이는삼신론이라는비난을완전히 극복하지못했다.
페리코레시스와 공동의 밖을 향한 행위개념은 위격들의 전제된 복수성을극복하지못하고, 성부로부터의성자와성령의기원 개념은 결과화된 위격들의 복수성을극복하지못한다고판넨베르크는 지적한다.
여기에삼위의동등성을주장하는전통교리가더해졌을때, 삼신론적인상을피하기가더욱어려워졌다.
그래서판넨베르크는삼위 의복수성을극복하지못하는페리코레시스가아니라삼위를포괄하고 관통하는 영의 생명으로 신적 통일성을 설명한다.36)
36) Wolfhart Pannenberg, Systematic Theology, vol. 1 (1988), 384f.
위격들은 우선적으로 성부로부터의 기원에 의한 그들의 구별 속에 서구성되고, 오로지그리하여페리코레시스와공동행위안에서연 합하는것이아니다. 하나의신적생명의존재방식들로서, 위격들은 항상그들의상호관계를통한그생명의역동성에의해침투되어있 다.
이점에서우리는우선적으로신적위격들의공동의밖을향한행 위와신적본질의통일성속에서의위격들의살아있는연합(union) 사이의 관계를 설명해야 한다.
성부, 성자 그리고 성령의 행위의 공 동성은오직이둘사이의관계가이미연결되어있다는사실에의해 서만 생명과 본질의 통일성의 현현일 수 있다.37)
37) Ibid., 385.
여기서삼위를포괄하고관통하는생명의영의정체는사랑을지시 한다.
사랑으로서의생명의영의관점에서삼위는한운동의행위의중심 으로이해되며, 삼위의밖을향한공동의페리코레시스적행위는이생명 과본질의통일성의현현이다.
주목할것은이상의주장이삼위의공동의 밖을향한행위와단일한신적본질안에서의위격들의살아있는연합이 연결되어있다는전제에서만가능하다는사실이다.
다시말하면경륜적페 리코레시스는내재적페리코레시스와연결되어야한다는것이다.
경륜적페리코레시스와연결된내재적페리코레시스는신적구성 과 영원한 내적 삶과 관계된 페리코레시스다.
앞 장에서 우리는 신적 본질로서의사랑이삼위의관계속에서삼위의인격을구성함을다뤘다.
이장은그사랑의인격구성이사랑의페리코레시스적관계속에서실현됨을확인하고자한다.
사랑은삼위의페리코레시스적친교속에서만 실존한다.
보프역시삼신론에반대하며페리코레시스를신적구성의 차원에서도 인정할 것을 역설하였다.
삼위일체에대한믿음은위격들이무한한친교속에서영원히관계 된다고본다.
그래서우리는말할수있다; 세위격들은하나의친교 를형성한다.
페리코레시스(상호순환― 위격들의침투)는신적위 격들의구성에추가되지않는다; 페리코레시스는삼위의기원에있 으며, 삼위와 동시적이며, 삼위를 구성한다.38)
이렇게 보프 역시 페리코레시스를단지밖을향한공동활동의차원 이아니라삼위를구성하는신적구성의차원에서도인정함을알수있다.
이삼위의 교제방식은 사랑의본질에 걸맞게 자기초월적이라고 판넨베 르크는말한다.
그의신적구성과영원한내적삶에서사랑의 페리코레시스는이한줄로요약된다:
“삼위의자기초월적인내주의상호성속에서 신적영의생명은스스로를사랑으로실현한다.”39)
영의생명은오직 삼위의 상호 관계 속에만 실존하기에, 사랑으로 규정되어야 한다.40)
38) Leonard Boff, Trinity and Society, trans. Paul Burns (New York: Orbis Books, 1997), 49.
39) 판넨베르크는세위격이모든것을포용하는신성의 장과 자기초월적으로관계하며 존재한다고 말한다. Wolfhart Pannenberg, Systematic Theology, vol. 1 (1988), 428ff.
40) Ibid., 431.
이런주장은보프에게도동일하게나타난다.
그는신적본질이하나님을구성한다면, 하나님은오직세위격사이의사랑과친교라고말한 다:
“하나님은사랑의친교안에서셋이고, 이사랑의영원한친교는이러 한셋을한분하나님으로만든다.”41)
41)Leonard Boff, Trinity and Society (1997), 145.
이처럼두신학자는모두신적본질 을‘페리코레시스적으로친교하는사랑’으로규정했다.
이에동의한다 면페리코레시스는밖이든안이든그의미와내용상‘사랑의페리코레시 스’라고결론내릴수있다.
사랑의페리코레시스는무엇이어떻게상호 내주하는지를표명한다.
그냥세위격이아니다.
사랑의세주체다.
그냥 상호내주하지않는다.
사랑으로그렇게한다.
그러므로‘사랑의페리코 레시스’이다
IV. 결론: 사랑의 신학을 향하여
필자는서론에서신적본질이신학의세분화와다양화로인해하나 님의통일된현실과괴리되는신학의분열을막고, 신학을통합하며체계 화하기위한중심토대임을지적했다.
그리고판넨베르크의논지를따라 사랑이야말로가장확실한성서적정당성과이성적타당성을지닌신적 본질임을주장했다.
그리고그신적본질로서의사랑의의미를판넨베르 크의신학으로부터필자나름대로분석하고체계화한다섯가지의미를 제시했다.
첫째의미는신적삶의계시로서의사랑이다.
신적삶으로서의‘사랑 의자기구분’은계시적-성서적차원에서나타난다.
판넨베르크는몰트 만과달리십자가만이아니라신적삶전체와특히부활사건에집중하여 사랑의자기구분을발견했다.
구체적으로보자면 아들의 자기구분속에 겸손과 순종과 공경이, 아버지의 자기 구분 속에 전권 이양과 고통의 공유와 공감이, 영의 자기구분속에 생명부여와 연합과 영화를 이룸이 나타난다.
하지만 판넨베르크는 이러한 자기구분의 행위들이 구체적인 사랑의행위임을 명시하지않는다.
사랑개념은 반드시 계시에 근거한 신적행위를통해구체화되어야한다42)는바르트의주장에동의한다면, 우리는 각 위격의 자기 구분을 사랑과 관련지어 진술해야 한다.
42) 칼바르트/황정욱옮김, 뺷교회교의학: 하나님에관한교의II/1뺸 (서울: 대한기독교 서회, 2010), 293f.
그래서필자는삼위의자기구분을사랑과연결했고, 이를‘사랑의 자기구분’이라고표현했다.
인격체는어떤형태로든자신을타자와구 분하여드러낸다.
사랑의인격체도사랑의어떤형태로자신을타자와 구분하여드러낸다.
삼위는각위격의위치에걸맞게다양한형태로사랑 의 자기 구분을 실현하신다.
이 사랑의 자기 구분의 예시들은 자신을 어떤형태로든타자와구분하여하나의인격체로드러내야할모든인간 이상황에맞게구현해야할구체적인사랑의길들이라고볼수있다.
이런관점은 성화와 경건을 다루는 설교와 목회의 방향과 내용에시사하는 바가 크다.
둘째의미는참된무한으로서의사랑이다.
이는철학적-논리적차원 과관련된다.
이‘참된무한’ 개념은신적본질에대한판넨베르크의철학 적이면서계시적인접근의결실이다.
그는이개념이하나님에대한철학적예비개념으로가장적절하다고판단했다.
이것은유한과대립하면서 도그대립을극복하는진정한무한의개념이며, 성서의초월적이면서 내재적인하나님의표상과일치하기때문이다.
이를통해판넨베르크는 신적본질개념을세차원으로구분한다.
첫째, 신적본질의예비개념으 로서, 성서적신적본질의최소조건을형성하는참된무한개념의철학적 차원이다.
둘째, 주로구약에근거한신적본질의중간적개념으로서, 그활동의방식과형태를특징짓는영개념의창조적이고역사적인차원 이다.
셋째, 주로신약에근거한신적본질의궁극적개념으로서, 그활동 의내용과의미를특징짓는사랑개념의구속적이고종말론적차원이다.
그는 이 세 차원의 개념들을 통합하여 신적 본질을 설명한다.
그 결과하나님을사랑의영이라고주장하는그의견해는내적일관성과 보편적타당성을갖추어무신론적세계에서설득력과영향력을발휘할 수있게된다.
필자는하나님이사랑이심을말하려면하나님에대한성서 의근원적인묘사인초월적이면서내재적인영으로서의하나님에대한 진술의최소조건으로서의참된무한성이제시되어야한다고생각한다.
그런점에서참된무한개념을‘사랑의최소조건’이라고불러도무방하 다고판단한다.
이러한이해는목회현장에서이해를추구하는신자들뿐 만아니라신앙을불합리한것으로오해하는불신자들에게하나님의 무한성과 사랑을 모순 없이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셋째의미는생명의영으로서의사랑이다.
‘생명을부여하는힘의 장’은역사적-현상적차원과관련된다.
이것은넷째의미인 심리적-영성 적차원에서‘인격구성의근거’로나타나는인격의신비로서의사랑과 직결된다.
이는신적사랑이 피조물뿐만 아니라 창조주에게도 존재론적 근거임을말한다.
하나님의영은힘의장속에서모든피조물에게생명을 부여한다. 하나님의영은‘생명의영’이기때문이다.
판넨베르크는이렇게 존재에게 실존과 생명을 선사하는 생명의 영은사랑의 영일 수밖에 없다고말한다.
이는사랑과 영과 생명을 관련시켰던 위-디오니시우스 와 헤겔과 틸리히를 연상시킨다.
판넨베르크의놀라운점은이생명의사랑의영의역사를피조세계 의실존의근거일뿐만아니라삼위일체하나님의인격구성의신비로 본다는점이다.
이는 관계가 아리스토텔레스전통처럼 더이상 본질에 외적인 것이 아니며 관계 자체가 본질적이라고보는헤겔식사고와 인격은혼자가 아니라 서로간의 관계를 통해서 형성된다고 보는 부버식사고를바탕으로한다.
하지만주의할것은판넨베르크에게사랑은관계로, 관계는인격으로단순히환원되지않는다는점이다.
그에게 나와너사이 를장악하는사랑의힘, 인격적사귐의관계, 그관계를통한인격의구성 과인격그자체는모두신비에속하기때문이다.
이렇게 사랑과 인격을 하나님의 신비로 보는 관점은 물질만능과 인격경시의 풍조속에서 축복과 기적의 신비에 매료된교회들이 신비한 인격적 사귐을 일으키시는 사랑의 하나님께로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이 상호인격적인격성은 판넨베르크만의 사상이아니다.
피터스가 파악한 것처럼 윙엘, 몰트만, 보프, 라쿠나등의 대표적인 현대 신학자들이 두루 공유하는생각이다.
하지만 그들간에는 미세한차이가 존재한다.
윙엘은 한 주체의 자기관계적인 경향이 있고,43) 몰트만은 세위격의 상호관계를 강조하지만 언제나 세주체가 전제되는 경향이 있다.
43) 윤원준, “에버하트 윙엘의 삼위일체론,” 「복음과 실천」 34 (2004. 11): 141.
반면 보프와 판넨베르크는 페리코레시스가 위격들의 기원과 동시적임을강조한다.
특히 판넨베르크는 이 페리코레시스를 신적 영의 생명이 스스로를 사랑으로 실현하며 삼위를 포괄하고 관통한다고 묘사한다.
이렇게사랑과위격의동시성을통해 신적통일성과복수성중어느한쪽 으로치우치는고질적인문제를피한다는점이판넨베르크신학의강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다섯째의미는신적통일성으로서의사랑이다.
신적통일성으로서의‘사랑의페리코레시스’는통일적-체계적차원과관련된다.
판넨베르크는 삼위가 먼저 전제되는 페리코레시스를반대한다.
그것은또다른 기초를요구하기때문이다.
판넨베르크는 성부의 군주성을 삼위가 함께 페리코레시스의 외적활동과 내적교제를 통해 구성하는 신성으로간주 했고,
신적 삶과 신적구성을 구분하지않았다.
이는그가하나님을 종말의 완성된 미래로부터 오시는 분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가능한주장일 것이다.
삼위가함께성부의군주성을구성해간다는그의표현은과거에 서미래로진행되는것으로읽힐수있다.
하지만그에게완성된아버지의 군주성이란미래로부터현재로돌입하는것을의미한다.
미래로부터 현재로돌입하시는이완성된사랑의페리코레시스를통한하나님의 나라는목회현장에서신학과신앙을통일시키고체계화하는중심개념 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와같은사랑의다차원성이왜중요한가?
사랑이신적본질이라면, 사랑의의미는윤리와감정의차원으로축소될것이아니라통전성을 지향하며다차원적으로확장되어야하기때문이다.
그럴때만신학은 신적본질에걸맞은신적사랑의풍요로운의미를발견해갈수있고, 사랑이모든신학의각론과모든설교와목회현장에서항상중심주제로 서관련되어영향을끼칠수있다.
이것은사랑이중심에서배제된신학과 설교와목회의이름으로자행되는교회의잘못된선택과왜곡된헌신을 교정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44)
44) 작금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부 한국교회의 극단적이고 과격한 정치화 경향을 들수있다. 이는하나님을지배적통치자로인식하고이를현실세계에구현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잘못된 사명 의식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하나님의본질을철저히사랑으로이해하고이를실천해나갈때, 교회의 신앙적목표와실천방식은예수그리스도안에서계시된사랑의본질에부합하는 내용과 형태로 재구성될 것이다.
판넨베르크자신도그의신론을매듭짓는뺷조직신학I뺸 말미에서 이후모든신학의각론은하나님이사랑이심을증명하고드러내는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신적 본질로서의 사랑과 신학의 모든 각론을비교분석하는일은방대한작업을요하기때문에본논문에서 다룰수없었다.
본논문은바로그러한방대한작업을위한기초를다지는 작업으로서의가치를지닌다.
신적본질의규정은세분화되고다양화되 어하나님의통일된현실과멀어져가는신학들의분열을막고통합적이 고조직적인(systematic) 신학이가능하게하는중심토대의기능을하기 때문이다.
특히 계시-성서, 철학-논리, 역사-현상, 심리-영성, 통일-체계 등 모든 차원에서 설득력있는 신적본질로서의 사랑에 대한 이해는 산재한 시대의 현안들과 교회와 신학의 과제들을 풀어가는 논의의 확고한 토대와 분명한 방향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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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초록
신적 본질로서의 사랑 ― 판넨베르크 신학을 중심으로 본 논문은 신적 본질로서의 사랑을 판넨베르크 신학을 중심으로 연구한 논문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사랑이 신적 본질로서 가장 확실한 성서적 정당성과 이성적 타당성을 지님을 논증하고 신적 사랑의 다차원적인 의 미와 관련 쟁점들을 파악함으로써, 산재한 신학적 논의의 일치된 방향 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본 논문은 특히 신적 본질로서의 사랑의 의미를 다차원적으로 체계화하 여 신적 사랑의 풍요로운 의미를 발견하고자 한다. 다차원적이라 함은 계시적-성서적 차원의 신적 삶의 계시로서의 사랑, 철학적-논리적 차원 의 참된 무한으로서의 사랑, 심리적-영성적 차원의 인격의 신비로서의 사랑, 역사적-현상적 차원의 생명의 영으로서의 사랑, 통일적-체계적 차 원의 신적 통일성으로서의 사랑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신적 본질로서의 사랑은 신학이 사랑의 신학을 전개할 수 있 도록 신학 전체를 통합하고 체계화할 견고한 중심과 확장된 토대를 제 공할 수 있다.
주제어 : 삼위일체, 통일성, 신적 본질, 사랑, 판넨베르크, 영, 인격
Abstract
Love as a Divine Essence: Centered on Pannenberg’s Theology
Lee, Kyoung-hun, Ph.D. Lecturer Presbyterian University and Theological Seminary Seoul, Korea
This paper examines love as the divine essence, focusing on the theology of Wolfhart Pannenberg.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demonstrate that love, as the divine essence, possesses the strongest biblical justification and rational validity. It also seeks to identify the multidimensional meanings of divine love and the related issues, thereby proposing a unified direction for diverse theological discussions on this topic. In particular, this paper aims to systematize the concept of love as the divine essence in a multidimensional manner, uncovering the profound significance of divine love.
The multidimensional approach includes: the revelational and scriptural dimension of love as the revelation of divine life; the philosophical and logical dimension of love as the true infinity; the historical and phenomenological dimension of love as the spirit of life; the psychological and spiritual dimension of love as the mystery of personality; and the unifying and systematic dimension of love as the divine unity. Through this, understanding divine essence as love can provide theology with a solid center and an expanded foundation for integrating and systematizing the entirety of theological thought, ultimately enabling the development of a comprehensive theology of love.
Keywords ‖ Trinity, Unity, Divine Essence, Love, Pannenberg, Spirit, Personality
∙ 투고접수일: 2025년 01월 18일 ∙ 심사(수정)일: 2025년 03월 07일 ∙ 게재확정일: 2025년 03월 10일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8집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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