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 최근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본 고는 국내 은행그룹 사외이사 제도의 운영체계를 어떤 방식으로 개선할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함.
● 사외이사제도의 운영체계는 사외이사의 ① 자격 및 선임, ② 평가 · 보상, ③ 책임 및 역할 등 세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음.
▶ 이사회는 전문성, 진실성(integrity), 책임성(accountability)의 원칙에 기반을 두고 독립적인 (independent) 사외이사를 영입해야 함.
● 정책 및 감독 당국은 주주제안 사외이사 후보의 선임 절차 개선 등과 관련하여 가이드라인 제시 필요
▶ 사외이사 보상 체계를 기존의 총보수 수준을 넘지 않는 선에서 변동형 장기성과급 제도 등 이사 회와 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되도록 개선 방안 마련
▶ 사외이사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함으로써 ‘경영 판단의 법칙’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
●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으로 주주가 추가되면서 사외이사는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여야 함.
<내 용>
1.서론
최근 정부가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상법 개정 등을 추진함 에 따라 사외이사 제도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은행그룹의 경우 사외이사제도는 그동안 금속탐지기 같은 예방적 기능을 중심으로 상당히 발 전해 왔다.
1960년대부터 자발적으로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한 미국 등 금융 선진국의 은행그룹들은 사 외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에서 중요한 전략적 결정을 내린다.
이들의 경우 국내 은행그룹의 사외이사 제도와 운영 측면에서 괴리가 큰 것은 사실이다.
사외이사 운영체계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되어 있다.
두 번째는 사외이사의 평가 및 보상 측면이다.
마지막으로 사외이사의 역할 및 책임과 관련된 부분이다. 사외이사 운영체계를 구성하는 기본요소들은 서로 맞물려 있어 어느 한 부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 면 도입 목적대로 기능할 수 없다.
본 고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방식으로 사외이사 체계의 틀을 바로잡고 운영해야 하는지를 검토해보고자 한다.
2. 사외이사의 자격요건 및 선임 방식
어떠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일원으로 영입하느냐는 단지 첫 단추를 잘 끼운다는 의미를 넘어서 이사 회 운영에 있어 핵심적인 절차에 해당한다.
사외이사는 지엽적인 이슈에 매몰되지 않고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중장기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은행그룹의 사외이사로 전문성, 진실성(integrity), 책임성(accountability)의 원칙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기여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사를 영입하는데 한계가 있다.
결국 물색(search) 단계에서부터 평판 조회를 강화함으로써 ‘자신의 명예를 걸고’ 이사회를 위해 헌신할 사외이사를 찾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해야 한다.
여기서 독립적이란 경 영진은 물론이고 자신을 추천한 주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즉, 사외이사는 모든 이해관 계자로부터 거리를 두고 회사와 주주가치 제고만을 위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상법에서는 주주가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주주제안 제도가 국 내 은행권이 적용하고 있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제도와 상충할 수 있다.
주주가 주주제 안권을 행사하여 사외이사를 제안하면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배하는 경우가 아닌 한 임추위가 주주제안 사외이사 후보를 반드시 추천하게 되어 있어 임추위를 통한 엄격한 사외이사 추천 절차가 무시될 수 있다.
또한,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요건에 최소 제한만 있고 최대 제한은 없어서 소수주주 보호를 위해 도입된 주주제안 제도가 주요 주주의 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집중 투표제까지1) 활용하면 사외이사 선임 절차 규제를 회피한 후보가 선임될 위험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1) 집중투표제도(cumulative voting)는 이사를 선임하면서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의 수만큼의 의결권을 1주식의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로써 소수주주도 원하는 인사를 이사로서 선임하여 이사회에 진출시킬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특히 회사에 적합한 역량, 전문성, 식견 및 독립성을 갖추지 아니하고 특정 주주의 이해관계에 치우친 사외이사가 선임될 경우, 이사회 내 위원회의 적정한 운영이 침해되어 금융그룹의 건전성 저해와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금산분리로 인해 지배주주가 없는 국내 은행산업의 현실을 감 안할 때 주주제안 추천 사외이사 후보도 엄격한 사외이사 후보 관리 및 추천 절차를 적용하도록 제도 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2.사외이사에 대한 평가 및 보상
선임 과정에서 최고의 사외이사 후보를 찾아내는 노력이 중요하나, 이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이에 따 라 적절한 평가 및 보상 체계의 확립은 불완전한 사외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보완하는 유용한 방안이다.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는 이미 자기평가(self assessment), 이사 간 상호평가, 내부의 사무국 또는 외 부 평가기관을 통한 평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현재는 평가 결과 를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공시하고 있을 뿐 활용도가 매우 낮다.
연차보고서의 내용 또한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 결과가 아니라 평균적인 통계만 제시하고 있어 주주의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되지 못 한다.
평가가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점도 지적받고 있다.
단순 설문 방식을 통해 사외이사 대부분이 매 우 높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평가의 변별력이 거의 없다.
사외이사 평가 체계에 대한 미 세 조정은 필요하지만, 사외이사 풀이 부족한 상황에서 평가 결과를 재선임과 연계하는 식으로 적용하 는데 한계가 있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할 때 사외이사 평가 방식보다 사외이사 보상 체계의 개편 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외이사는 거버넌스의 핵심 주체로서 회사의 이해관계자(stakeholder) 중 하나이며, 적어도 이들 의 복지 및 보상 중 일부는 경영 성과와 연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재의 사외이사 보상 체계 는 거의 현금 보상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앞으로는 기본급(retainer fee)을 전액 주식 보상으로 변경하 고 회의 참석비(meeting attendance fee)만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2000년대 초반에 도입한 바 있었던 스톡옵션제도의 재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스톡옵션제도는 중장기적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과다한 배당정책의 도입 등을 견제하면서 동시에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적합한 안전장치가 될 것이다.
또한 변동형 장기성과급 제도 등 주주의 이해관계와 일치시킬 유인부합적(incentive compatible) 보 상 체계 설계를 고려하는 것이 밸류업과 주주 중심의 가치경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3.사외이사의 역할 및 책임
사외이사는 사내이사와 함께 이사회를 구성하며 정관에 따라 경영계획 및 M&A 승인, 경영진 승계 계획 수립, 경영진 평가 및 보상 등의 소임을 수행한다.
이렇게 막중한 역할 및 책임(roles and responsibilities, R&R)을 보유한 이사회가 때로는 회사의 이익보다 사적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참호구축(entrenchment) 문제 등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법에서 는 이사의 충실의무(duty of loyalty) 및 선관주의의무(duty of care)를 규정화하고 있다.
그동안 충실 의무는 회사의 이익을 보호하며 회사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의무를 의미하였다.
그리고 “이사는 성 실하게 그리고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회사에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하였다면 비 록 그 결과가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법원이 그 판단의 잘못을 탓할 수 없다”라는 경영 판단 의 법칙(business judgement rule)이 적용되었다.
충실의무 및 선관주의의무는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 는 것이 아니며, 회사의 이익 또는 손해는 주주의 이익 또는 손해로 대부분 귀결되었다.
그러나 회사에 는 손해가 없지만 주주에게 손해가 있는 분할상장 거래나, 특정 주주에게만 이익이 되고 소수 주주에 게는 손해가 되는 합병이 존재하는 등 규제의 공백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두 번의 상법 개정을2) 통하여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으로 주주가 추가되었다.
2) 25.7.22. 및 25.9.9. 각각 공포된 개정상법은 추가로 ① 상장회사 사외이사를 독립이사로 변경, ② 상장회사 감사위원 선임·해임 시 3% 룰 강 화 , ③ 상장회사 전자주주총회 도입, ④ 대규모 상장회사 집중투표제 의무화, ⑤ 대규모 상장회사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의 내용을 포함 하고 있다.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의 경우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등을 통해 많은 부분이 이미 도입되어 있어서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가 포함된 것 이외에는 개정상법의 영향이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자세한 논의는 법무법인 세종의 ‘상법 개정, 그 내용과 시사점’(2025년 9월) 을 참조하기 바란다.
이제 “이사 는 직무수행에 있어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여야 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총주주 또는 전체 주주는 개별 주주가 아니라 주주 전체를 하나의 집단(shareholder as a whole)으로 인식하고 이들을 집합적으로 보호해야 함을 의미한다.
즉, 사외이사는 의사결정을 함에 있 어 ‘총주주 이익 > 0’이 되는지를 파악하고, 동시에 소수 주주의 이해관계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규정함으로써 전체로서의 주주의 이익을 무시하게 되면 업무상 배임죄의 인정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사외이사는 의사결정에 앞서 충분한 정보를 사전에 수집하 고 더욱 신중한 판단을 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함으로써 경영 판단의 법칙의 보호를 받을 수 있 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사외이사가 자신의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회사의 중장기 전략 추진을 도외 시 함으로써 과소 투자의 결과가 초래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금융브리프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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