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제1장
서론
201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전략적 경쟁(strategic competition)’으로 전환되면서, 미ㆍ중 갈등은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기술 전쟁과 첨단기술산업에서의 디커플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기처럼 글로벌 경제가 완전히 두 개의 블록으로 분 할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무역 및 투자 흐름과 생산 네트워크 구조 가 과거와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본 연구는 이 같은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ㆍ중ㆍ러 간 무역 및 생산 통합의 가능성과 시나리오별 통합 방식, 그리고 그에 따른 함의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사회주의 체제 전환 이전의 통합 양상과 최근 30여 년간 북ㆍ중, 북ㆍ러 간 무역의 주요 특징을 비교 분석 하며, 새로운 통합의 가능성과 의미를 도출한다.
소련 해체 이전의 사회주의 시기, 소련 해체 이후 최근까지의 시기로 나누어 각 시기의 중ㆍ러, 북ㆍ러, 북ㆍ중 무역의 규모와 구조적 특징을 분석하고, 해당 시기 무역 및 생산 통합의 한계와 북한의 역할에 대한 제 약도 함께 분석한다.
소련 해체 이전과 지난 30여 년간의 흐름과 비교하 여, 새로운 형태의 무역 및 생산 통합 속에서 북한이 수행할 수 있는 역 할과 그로 인한 경제적ㆍ정책적 함의를 도출하며, 향후 대북 정책 수립 에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제2장 냉전기 북․중․러 국제분업의 성격
냉전기에 북ㆍ중ㆍ러를 하나로 묶는 공통의 국제무역질서는 없었다. 냉전의 전선이 유럽과 아시아를 포함한 유라시아 대륙 전체에 걸쳐 있 었지만, 서쪽인 유럽과 동쪽인 아시아에서 무역질서와 구조는 매우 다 른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소련을 중심으로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는 코 메콘(COMECON)이라는 다자체제를 중심으로 국제무역과 투자가 관리 되었지만, 아시아 쪽에서는 중-소, 북-소 양자 간 협정의 형식으로 그때 그때 필요에 따라 무역과 투자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은 코메콘(COMECON)이라는 다자간 체제가 국가 간 협력의 제도적 기초를 제공했지만, 실제로는 소련과 회 원국 양자 간 협정이 무역관계의 중심에 있었다.
국가 간 생산의 배분은 국가 간 양자 협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부 냉전 기 코메콘을 중심으로 한 무역은 서구 블록의 무역과 비교하여 그 규모 가 작았을 뿐만 아니라 무역의 지리적 구조를 볼 때 블록 내 무역으로 제 한되어 있었고, 산업별 구조에서도 원자재, 기계류, 일부 공업 제품에 집중 되어 있었다.
소련이 정치적 헤게모니 국가로서, 자원의 배분, 생산, 무역에서 결정 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특히 소련은 석유, 천연가스, 석탄, 금속, 목재 등 필수 자원을 수출하면서, 이들 자원을 세계 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 으로 판매함으로써 동맹국들에 일종의 보조금을 제공하였다.
소련이 전체 무역질서와 구조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는 했지만, 무역구조 측면에서는 주로 에너지 및 자연 자원의 공급에 특화하고 중 공업의 고급 중간재나 완제품을 동유럽, 특히 동독이나 체코 등 산업화 된 나라에 의존하였다.
러-중, 러-북 간 무역은 코메콘 틀 밖에서 양자 간 협력의 방식으로 이 루어졌다.
1950년대부터 소련은 중국에 공장 설비, 기술 및 군사적 지원 을 제공하고 중국은 소련의 사회주의 모델을 따르며 협력해 왔다.
스탈 린 사망 후 양국은 이념적 갈등, 군사적 갈등을 오랜 기간 겪어 왔는데, 1991년 소련 붕괴 후에야 러시아가 중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며 오랜 갈등이 해소되었다.
북한은 코메콘의 회원국이 아니었지만 소련으로부터 원유, 공업설비, 기술 지원을 받아 왔다.
1970~1980년대까지 소련은 북한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하였으나, 1980년대 후반에 소련의 내부 경제 상황이 악화되며 북한에 대한 지원이 점차 줄어들었다.
한편 북한은 1972년 미국 닉슨 대 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조성된 미ㆍ중 간 데탕트 분위기 및 중국의 개혁ㆍ개방정책 추진을 다소 경계하며 중국과는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소련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1985년 북한-소련 상호 원조 조약이 갱신되며 북한과 소련 간의 협력관계는 더욱 강화되었다.
역설적이게도 소련 블록이 해체되고, 중국이 개혁ㆍ개방, 즉 서구 주 도의 국제무역질서에 참여하고 나서야, 중-러 간 무역은 폭발적 성장의 전기를 마련하였다.
즉, 앞서 분석하였듯이 냉전의 서쪽 전선을 따라 구 축된 코메콘 중심의 무역질서와 구조가 미국과 서유럽 국가가 구축한 무 역 질서에 비해 큰 성과를 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냉전의 동쪽 전선에 서는 임기응변식의 무역협정에 따라 무역이 이루어져 왔다.
서구 주도 의 무역질서 참여는 이것이 동반하는 격렬하고 근본적인 내부 구조 조 정과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들 나라의 무역 및 생산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냉전기 소련, 중국, 북한의 국제무역 참여나 3국 간 무역은 서구 주도 의 국제무역질서에서 ‘배제’가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소련 중심으로 대안적인 국제무역질서라는 명분으로 구축된 코메콘이 라는 것도 국가 간 포지티브 섬 게임으로서 국제분업의 확대와 심화를 통해 경제발전의 동력을 제공하여 장기 지속 가능한 성장 원천을 제공 하는 데 실패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소련-중국, 소련-북한 사이에는 원 조 중심의 양자 간 협력을 넘어서는 국제분업이 발달하지 못했으니, 더 이상 말할 나위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중-러 3자를 엮는 무역질서 도 무역구조도 발달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제3장 탈냉전기 북․중, 북․러 무역과 투자의 구조와 변화
1991년 소련의 붕괴는 소련과 정치적, 경제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중국, 북한, 소련(러시아)의 양자 간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탈냉전기 북중, 중러, 북러 양자 간 무역과 투자 구조와 변화 양상을 요약하면 다 음과 같다.
첫째, 북중 간의 무역, 투자 관계가 심화하였다.
무역과 투자에서 북한 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였는데 이는 북러 관계 약화, 중국의 성장에 따른 북한의 경제 및 군사ㆍ외교적 이해관계가 작용한 결과 이다.
1990년대 이전 북한의 제1위 무역상대국은 소련이었으나, 소련 해체 이후로 중국과의 무역 비중이 증가하며 2000년대 이후로는 중국이 제1 무역 상대국이다. 동 시기 중국의 대북 투자도 증가하였다.
중국의 내수 확대, 자원수요의 증가,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이라는 경제적 요인 과 중국의 대외진출 전략, 동북지역 개발 전략, 에너지 공급 다각화, 대 북외교 전략(혈맹적 국제관계)이라는 중국의 정책 변화가 영향을 미쳤 다.
그러나 북중 무역과 투자 구조는 일방적인 특징이 있다.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북한의 대중 수출(광물자원과 농림수산품) 구성은 단순하며, 북한이 필요로 하는 소비재, 자본재 전 범위에서 대중 수입 의존성이 높다.
북한의 대외경제관계가 중국 단일채널을 가지고 있어 북한 경제의 성장을 크게 제약하고 있다.
둘째, 소련 해체, 사회주의 경제권 붕괴의 영향, 중국 가치의 상승으로 북러 관계가 약화된 것과 달리 중러 관계는 심화된 특징을 보인다.
1990 년대까지 중국과 소련의 무역 규모는 크지 않았으며 양국 모두에 중요 한 무역 파트너가 아니었다.
냉전기의 중국과 소련은 경제적으로 상이 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고 1950년대부터 양국이 갈등 관계에 있었던 것의 영향이다.
그러나 탈냉전기에는 자원, 에너지, 제조업 분야에서 긴 밀성이 상승하였다.
2008년의 수출과 수입 규모는 1992년 대비 약 14.2 배, 수입은 약 6.8배 수준이 되었다.
중러 무역 규모의 증가에는 중국의 WTO 가입(2001년)에 따른 무역 증가 효과, 러시아의 경제회복을 위한 수출 확대 정책과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가 영 향을 미쳤다.
풍부한 자원(원유, 천연가스)을 보유한 러시아는 중국의 증 가한 에너지 수요하에서 중요한 교역 파트너가 되었고, 러시아도 중국 이라는 대규모 수출 시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셋째, 각국은 자국의 경제 회복, 외화 수입 확대를 위해 강점 분야, 품 목을 중심으로 이해관계가 맞는 무역 파트너와 관계를 확대하였다.
무 역구조를 보면 중ㆍ러 간의 협력은 에너지, 기계, 제조업 중심인 것이 명 확히 드러나는데, 중국이 제조업 경쟁력이 높아 러시아로서는 대중국 수출 다변화가 어려운 상황으로, 에너지 중심의 교역이 불가피하다.
넷째, 북중, 중러, 북러의 무역구조 변화는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산업 구조 전환이나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를 고려한 공급망 전략이 아닌 단 기, 중기적으로 주어진 여건 변화에 대응한 전략이었다.
국가 간의 협력 이 특정 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협력의 시너지 효과 발생이 제한적 이었다.
중국은 제조업 수출이 중심이 되었고,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 위 주이며, 북한은 수출보다는 수입 중심 무역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수출 은 자원과 임가공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다섯째, 북ㆍ중ㆍ러 국가 간 교역과 투자에 관한 정책, 기조 변화는 당 시에 주어진 지정학적 조건(고립, 제재)과 대내 경제회복이라는 도전 속 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는 현재의 상황과 유사하다.
미중 경쟁, 러 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의 핵개발ㆍ군비증강ㆍ도발이 계속된다면 북ㆍ중ㆍ러 양자 간 밀착은 단기적 이슈가 아닌 장기적 이슈가 될 가능 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냉전에서 탈냉전으로 이어지는 긴 역사적 맥락에서 이 시 기 북ㆍ중ㆍ러 간 무역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먼저 국제무역질서 차원 에서 코메콘이 해체되고 난 후, 기존 회원국들은 시기만 다를 뿐 앞서거 니 뒤서거니 하며 서구 주도의 기존 무역질서에 편입되었다.
다만 북한 은 지금까지도 냉전기 배제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특히 핵위기 로 인한 경제제재의 강화 이후에는 고립이 더 심화되어 왔다.
국제무역의 구조 차원에서 구조 변화를 관통하는 가장 큰 변화는 말 할 것도 없이 중국의 산업적 부상이다. 중국이 많은 산업에서 글로벌 공 급망의 허브로 급격히 부상하였다.
중국의 산업발전에 필요한 에너지, 자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자원 부국ㆍ제조 생산 기지 중국ㆍ선진국 소비시장을 연결하는 GVC형 무역구조가 급속히 발 전하였다.
제4장 미․중 전략적 경쟁으로의 이행과 북․중․러 공급망 재편 전략
(1) 공급망 재편의 지정학
2010년대 후반, 미ㆍ중 간 전략적 경쟁이행으로 대표되는 지정학의 변화는 북ㆍ중ㆍ러를 둘러싼 공급망이 다시 한번 근본적인 전환을 겪는 전환점이 되었다.
지정학적 조건, 국제분업에서 담당해 온 역할 등에 따 라 각국의 구체적 전략에는 차이가 있지만, 이 시기 세 나라의 공급망 재 편 전략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안보 우선의 공급망 조직 원리와 경제 제재일 것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공급망 조직 원리가 효 율성 우선에서 안보 우선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그 이면에는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은 물론 러-우 전쟁,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환경의 근본 적인 전환이 있다.
또한 미국 및 유럽의 통상정책 수단으로 경제제재가 점점 더 자주, 그리고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이 제재에 대한 대응 또한 이들 세 나라의 공급망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북한의 경우 핵 실험 이후 UN 제재로,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합병에 이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후 대규모 경제 제재에 직면해 있고, 이에 대한 대응이 공급망 전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종류의 공식 적인 경제제재는 아니지만 미국 주도의 수출ㆍ투자 통제가 강화되면서 제재와 유사한 방식으로 중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중 전략적 경쟁의 직접적인 대상인 기술이나 산업의 경우 안보 우 선의 원리와 경제제재의 영향은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 미-소 간 냉전 의 중심에 미-소 중심 두 진영 간 이데올로기와 체제 경쟁이 있었다면,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의 중심에는 기술과 첨단산업 주도권이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냉전과 달리 지난 수십 년간의 글 로벌화 과정의 결과로 미-중을 포함한 국가 간 상호 의존의 정도가 인류 역사상 유래가 없는 수준으로 높아져, 상호 의존을 일거에 단절할 수 없 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호 의존 속에서도 여기서 오는 전략적 취 약성을 완화하기 위해 경쟁국으로부터 단절을 포함하여 공급망 재편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재편의 방향과 속도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 고 있다.
(2) 중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
중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은 2020년부터 추진하기 시작한 ‘쌍순환’ 전 략의 국내와 국제 시장의 공간적 개념에 따라, 대내 차원에서 추진되는 국내 전략과 대외 차원에서 추진되는 국제 전략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국내 전략의 핵심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의) 첨단 핵 심기술을 국산화하여 자체 완결성이 높은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해외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등의 중국 배제가 중국의 경제발 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 정부는 최근에 ‘신질생산력(New Quality Productive Forces)’의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 전략으로는 지역화 및 다각화된 해외 공급망을 형성하여 대중국 공급망 압박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및 일대일로(BRI) 국가 등에 대한 해외투자를 확대하 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일대일로, 브릭스(BRICS) 등 다자 간 협력 채널을 통해 중국 중심의 국제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3) 러시아의 공급망 재편 전략
러시아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는 전쟁과 국제 제재에 대한 대응이 가 장 중요한 결정 요인이다.
러시아는 특히 석유, 천연가스, 금속, 밀, 비 료와 같은 전략적 자원에서 전 세계 공급망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러시아는 제재로 인한 서방과의 단절 이후에도, 에너지, 원자재, 군수 산업 등을 중심으로 중국, 인도, 이란,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과의 교역을 급속히 확대했다.
특히 에너지 수출에서는 중국과 인도로의 수출량을 늘려 유럽 시장의 상실을 상쇄하 였다. 러시아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방위산업, 즉 무기 생산을 위한 공급 망은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제제재의 상황에서 성장 유지를 가 능하게 했던 요인 중 하나가 ‘전시 케인즈주의’라고 표현할 수 있는 정부 의 대규모 재정 지출 확대이고, 산업 회복 또한 군수산업 중심으로 이뤄 지고 있다.
‘금속 완제품’과 ‘컴퓨터, 전자 및 광학 제품’ 등 군사 생산과 밀접한 부문이 성장을 이끌었다.
러시아 방위산업은 전자부품, 반도체, 첨단 기계 장비 등 핵심 기술과 부품이 필수적인데, 현재 러시아 방위산 업에 가장 중요한 공급선은 중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동시에 유럽과 미 요약 19 국산 부품 역시 제3국을 경유하여 러시아로 유입되고 있다.
러시아의 전략은 단순히 전쟁에 따른 생존 전략이 아니라, 보다 장기 적인 글로벌 질서 재편 속에서 이루어지는 변화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
러시아 무역구조 변화는 전쟁이 촉발했지만 궁극적으로 중국 주도의 새 로운 세계 경제질서와 긴밀히 연결된 흐름 속에 자리하고 있으며, 서방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시장과 협력 파트너를 찾으려는 전략적 방향성 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러시아의 무역구조 변화는 단순한 시장 재편을 넘어, 원유 국제무역 에서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을 의미하며, 2020년 이후에는 석유뿐만 아 니라 석탄, 천연가스, 금속, 우라늄, 곡물, 비료와 같은 자원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제조업 기반의 완제품과 기술집약적인 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가치 사슬에 깊숙이 편입되어 있는 중국과 비교한다면, 러시아는 대부분의 주력 수출품이 원자재(commodity)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 르다.
이 점에서 러시아의 공급망 재편 전략은 단순한 시장 대체 전략이 아니라, 중국, 인도,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 경제권의 자원 공급 허브가 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무역 네트워크의 핵심축이 된다는 목적 을 추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4) 북한의 공급망 재편 전략
냉전 시기 북한은 구소련 및 동유럽의 설비, 기술 및 인력 지원을 토대 로 핵심 소재 및 자본재의 생산능력을 구축하였다.
냉전의 종식으로 핵 심 산업에서 구소련 및 동유럽과 형성하였던 공급망이 급격하게 파괴되 었다.
김정일 시기 이후 북한은 금속 및 화학소재와 기계류 등 핵심 품목 20 북ㆍ중ㆍ러 새로운 공급망 형성 가능성과 함의 공급망의 내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1차 산품 및 일부 제조업 제품을 매 개로 글로벌 공급망 참여를 모색하였다.
대외관계의 악화로 직접 서방 국가 중심의 공급망에 참여하려는 시도는 곧 중단되었으며, 핵심 품목 의 공급망 내부화 정책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그러나 중국을 중 심으로 자본재와 중간재, 그리고 일부 최종재 부문의 공급망 재편은 어 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김정은 시기에도 이러한 정책 기조는 지속되었다.
다만, 김정은 시기 에는 대외경제관계의 다변화가 다시 시도되었고, 새로운 기술체계 도입 을 통한 소재 공급능력 확충이 추진되었으며, 부분적으로 성과를 거두 었다.
대중 수출입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재 및 기계의 국산화 정책도 일부 성과를 거두었다.
경제는 제한적이지만 개선 추세를 이어 갔다.
그러나 2017년 UN 대북 경제제재 강화로 2000년 이후 중국과의 무역관계를 중심으로 새롭게 구축된 공급망은 다시 급격하게 위축되었 다.
수출산업은 붕괴하였으며, 소재와 자본재의 수입은 급격하게 위축되 었다.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러한 추세는 더욱 심화하 였다.
이에 대하여 북한은 소위 ‘정비보강계획’인 ‘국가경제발전5개년계 획(2021~2025년)’과 경공업 재지방화 정책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발전 20×10 정책’ 등을 통하여 금속 및 화학소재와 기초 소비재의 공급망을 내부화하는 등 국내의 공급능력을 확충하는 정책을 강화하였 다.
금속소재의 공급능력이 확충되고, 다수의 설비에서 생산능력이 확충 되는 등 5개년계획의 설비투자 프로젝트는 일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 가되며,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른 첫해의 20개 시, 군에서의 경공 업 공장 건설도 완료되었다.
북한은 다음 중기계획에서는 기계공업의 생산능력 확충을 통하여 자본재 공급망의 내부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 다.
문제는 이러한 공급망 내부화 전략의 추진을 위한 설비투자 과정에서 제재품목인 기계류의 수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미중 패권경쟁,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 변화 등 동아시아의 새로운 국제관계가 북한이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제기되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어 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제5장 얄타체제 해체와 동북아 지정학 재편
지정학적 관점에서 현대사는 소련 블록의 ‘사회주의적 국제주의’ 수 립은 없는 채로 얄타체제라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의해 세계가 통합된 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국제적 긴장을 ‘신냉전’이라 부르며 과 거의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의 대립 같은 구도가 있는 것처럼 오해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얄타체제의 해체는 다시 사회주의적 국제주의의 실험의 무대가 열리는 것과 거리가 멀고, 그 이전의 시대인 영토주의적 강대국 간의 경쟁의 시대가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정세를 얄타체제의 해체라는 관점에서 이 해할 때 중요한 것은 러시아, 중국, 북한의 군사적 대응을 ‘포위된 위협’ 때문에 불가피하게 발생한 수세적 방어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 다.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8월 중국의 대만 포 위 위협, 그리고 특히 2021년 노동당 8차 당 대회 이후 전술핵 개발을 중 심으로 지속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라는 상황이 이들 나라에 대 한 ‘외적 포위’가 갑자기 가중되면서 등장한 것만은 아니다.
이미 2014 년 이후 유로마이단에 대한 대응이나 홍콩의 우산혁명에 대한 대응에서 그 방향성이 드러난 바 있는, 장기적인 경향의 연장이다.
얄타체제도 대국 논리에 기반한 것이긴 하지만 얄타체제가 해체되면 세계적으로 지금까지와 다른 성격의 강대국 논리가 재부상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제국’을 경험한 거대 규모의 영토제국이 재부상하면서 핵보 유력을 바탕으로 삼아 밖으로 대대적으로 팽창하지는 않더라도 내포적 인 영토주의를 내세우면서 영토적 온전성을 강화하는 시도가 도처에서 늘어날 것이다.
핵을 보유한 제국적 영토주의 시대가 등장-재등장하면, 미국, 중국, 러시아 외에도 이란, 인도 등도 중요한 경합국 명단에 이름 을 올릴 수 있다.
트럼프 2.0 이후 동북아 지정학의 전망을 위해 하나의 시나리오 가능 성을 보자면, 우크라이나, 중동, 동북아 셋을 연동해 동시 해결하려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푸틴을 중재자로 내세워 북한 핵동결 감축을 협상에 올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여, 북한의 대미 전략핵 위험 최소화와 통제를 시도하고, 여기서 남한과 중국을 패싱할 수 있다.
둘째, 이와 연동해 푸틴 러시아의 일정한 신뢰 회복을 전제로 한 우크라 이나 종전을 추진하고, 여기서는 트럼프가 푸틴을 보증하는 방식이 진행 될 수 있다.
셋째,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 문제 해결에서 트럼프 정 부는 2020년 제안한 ‘아브라함 협정’의 구도를 되살려, 중동지역에서 시 아파 세력을 약화시킨 후 사우디아라비아-UAE-이집트와 이스라엘의 정 식 수교 관계를 추진하고 미국은 그 부담에서 물러나는 구도를 추진할 수 있다.
넷째, 만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전략핵 감축만 논의되고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의 통제가 이슈로 다루어지지 않게 된다면, 남한의 안보 위기는 심화할 수 있는데, 그 방어를 둘러싸고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협 상에서 강한 비용 부담 인상 압박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미국의 대북 대러 억지력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게 될 것이고, 이는 미국의 새로운 세 계전략의 일관된 원칙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이 시나리오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다.
2024년 공화당의 트럼프 2기는 반-네오콘의 미국 우 선주의, 탈얄타체제의 본격 가동이라는 점에서 미국 정치사에서 1861년 공화당 링컨, 1933년 민주당 루스벨트(FDR), 1980년 공화당 레이건에 이은 네 번째 중요한 전환이다.
이 중 첫 번째에서 세 번째까지는 미국 주도의 새로운 세계질서인 ‘얄타체제’로 가는 길 또는 얄타체제 틀 안에 서 버티기라면 이제는 그 허물기로 전환하고 있다.
예상되는 중국의 대응의 첫 번째 방향은 미-중 대결구도가 형성되는 현실 속에서 당장은 중국이 ‘북-중-러’의 테이블에 함께 앉기는 힘들 것 이고, 오히려 미국이 버리고 뛰쳐나간 다자주의적 세계질서의 유지자로 서의 역할을 더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현시점에 중국은 상황 변화 보다는 상황 유지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방향으로 당분간 중 국은 리스크 헤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동아시아 관계에서는 당분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미국에 압박받을 때 동조할 세 력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중국과 글로벌 사우스 관계는 브릭스를 통해 외연 확장 시도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유럽 관계는 트럼 프의 등장으로 선택지가 많아지고, 중국과 유럽을 분리시키는 제약이 줄 어들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과 미국의 관계를 보자 면, 관세 압박 등 다종의 압박이 진행될 것이지만, 중국의 입장에서 대미 무역의 비중이 대폭 줄어들었고, 기술이나 시장 확보에서 주도권을 다 투는 영역이 대폭 늘어났다는 점에서 미국의 관세 압박이 예전만큼 충 격을 줄지는 미지수이며, 다른 나라와 협력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다.
제6장 북․중․러 새로운 공급망 형성 가능성
(1) 북 ․ 중 ․ 러 공급망 형성 가능성:
중국 관점 중국의 관점에서 미중 전략경쟁, 미러 관계, 북미 관계에서 상정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에 따라 시나리오를 구성하여 북ㆍ중ㆍ러 공급망 형 성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시나리오를 종합해 보면 현 상황에서 북ㆍ중ㆍ러 간 공급망 형성은 당 분간 북한의 광물 자원과 노동력, 중국과 러시아의 기술, 장비, 에너지와 의 교환을 중심으로 비공식적인 상황에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북ㆍ중ㆍ러 공급망 형성을 통해 중국이 얻을 수 있는 지경학적 및 지 정학적 실익이 현 상황에서는 중국이 감내해야 할 리스크를 압도할 만 큼 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새로운 북ㆍ중ㆍ러 공급망의 형성이 공식적 이고 제도적인 수준에서는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새로운 북ㆍ중ㆍ러 공급망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북러에 대한 제 재가 완전히 해제되거나 크게 완화된 상황이어야 하며 북ㆍ중ㆍ러 양자 및 3자 간 신뢰 기반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를 전제로 각 자 명확한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상호 교환을 하여 공급망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2) 북 ․ 중 ․ 러 공급망 형성 가능성:
러시아 관점 트럼프 제2기 정부 이후 예상되는 시나리오 중 하나는 미-러 협력이 다.
미-러 협력의 재개는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미국과 함께 글로벌 질서 재구축의 한 축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지정학적 차원이 있고, 러 시아 경제의 현대화를 위해 미국과 협력한다는 경제적 차원이 있다.
나 아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난다는 암묵적 목적도 있을 것 이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에서도 자원강국으로서 러시아 공급망 전략에는 한계가 있다. 러시아는 반(半)글로벌화한 강대국으로 그 번영은 동쪽(아 시아) 및 글로벌 사우스로 경제의 전환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경제는 글로벌 사우스의 다른 나라와 보완성이 약해 공동 발전에는 한 계가 있다.
러시아의 공급망 전략의 방향을 자원 지대에 기초한 강대국 전략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강대국을 지대 원천에 따라 기술(지식)ㆍ제조ㆍ 자원 강대국으로 구분할 때, 러시아는 자원을 출발점으로 하여 강대국 지위를 강화하고자 한다.
자유무역이 지배하던 시대에서 기술(지식), 제 조 역량, 자원 접근성이 지정학의 무기가 되는 시대가 되면서 러시아도 기술(지식)과 제조 분야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파트너 국가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브릭스 플러스(BRICS+)가 러시아가 크게 의존하는 협력 틀 이지만, 기술(지식), 제조, 자원의 상호보완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러시 아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협력 파트너는 브릭스 밖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러시아로서는 경계해야 할 일로 본 다.
2014년 크림반도 점령, 특히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후 더욱 강화 된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제재로 러시아의 대외경제관계의 중국 의존은 가속화되어 왔다.
전시경제에 대한 대응으로 불가피했다고 봤겠지만, 러시아는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경계하고 있고, 의존도를 축소하 기 위해 파트너 국가를 물색할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이후 경제적으로는 러시아 경제의 현 대화가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다.
전시경제의 연장으로 군비 확충 을 위한 투자, 재건을 위한 투자가 지속될 것이다.
산업과 경제의 현대화 를 위해서는 에너지, 희토류, 우주, 북극항로 등을 중심으로 정부 주도 또는 민관 협력 중심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실행할 가능성이 높고, 여기에 미국 등도 포함시키고자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군사 강국으로서 뿐만 아니라 에너지, 광물, 물류 등에서 공급망의 핵심적 위치를 확보하 고자 할 것이다.
러시아 경제 현대화가 북극권 및 북극항로 개발과 연관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러 협력 시나리오는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해 갖는 의미도 크 다.
미-러 협력은 한-러 간 협력의 정치적 장애가 제거되는 것을 의미한 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후 아시아 국가와 협력 확대로 경제를 현대화 하고자 할 것이고, 이때 한국은 러시아 산업 현대화를 위해 필요한 파트 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 북 ․ 중 ․ 러 공급망 형성 가능성:
북한 관점 미중 전략경쟁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적인 동력이며, 미러 관 계 개선은 이 흐름에 상당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주요 변수의 하나가 될 것이다.
북한의 중국 및 러시아와의 공급망 형성도 이 큰 흐름과 무관하 게 진행될 수는 없을 것이지만, 북한의 중국 및 러시아와의 공급망 형성 은 이러한 글로벌 환경 변화보다는 UN 대북 경제제재라는 조건에 의해 서 보다 직접적으로 규정된다.
미중 전략경쟁은 대북 경제제재의 해제 나 완화, 혹은 제재가 공식적으로 유지되는 상황에서의 제재의 실질적 인 집행 강도나 양상을 통하여 북한 경제 및 북한의 북ㆍ중ㆍ러 공급망 참여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비슷하게 러시아와의 경제관계 심화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이후의 북러 간 정치ㆍ군사적 협력관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종전 이후의 미러 협력구도는 북러 관계라는 필터를 통하여 북한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북 경제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미중 전략적 경쟁이 심화하면 중 국 정부가 대북 경제제재를 이행할 유인이 약화될 것이다.
사실상 대북 제재가 완화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북한 경제는 대북 제재에서 완 전히 벗어나지는 못하지만, 중국 주도의 공급망 참여를 통하여 제한적 이지만, 새로운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 식 이후에도 북한과 러시아의 정치ㆍ군사적 밀착 관계가 지속되는 상황 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협력관계가 구축되면, 상대적으로 독자성을 확보 한 러시아와 북한 간의 경제관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군 수부문을 중심으로 러시아가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농업, 에너지, 그 리고 이들 분야와 관련이 있는 농기계, 건설 및 광산용 기계 등 산업용 기계와 비료 등 화학소재 등에서 중국 일변도의 수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는 건설 및 일부 소비재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의 역 할도 할 수 있을 것이며, 중국산 기계류와 전자제품 등의 우회 수입 통로 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 러시아의 중재자 혹은 보증 인 역할을 통하여 북한과 미국이 대화와 협상을 재개하고, 초보적인 성 과를 거두게 된다면, 북한은 러시아를 통하여 미국과 한국 등 서방 국가 와의 공급망을 형성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북러 밀착과 경 제관계의 확대가 북중 관계의 냉각 및 북중 경제관계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런데, 본 연구에서 주요 시나리오로 상정하고 있는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와 미러 관계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 이 되면, 북중 경제관계의 위축이 없는 북러 경제관계의 확대, 혹은 북중 및 북러 경제관계의 동시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에 비해서 북한의 경제 규모가 매우 작고, 발전 수준도 낮아서 북 한은 중국과 러시아 간의 공급망에 하위 파트너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공급망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2019년 이후 소재와 자본 재, 심지어 필수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공급망의 내부화를 추구하고 있 는 북한에 미중 전략적 경쟁이나 미러 관계 개선으로 새로운 대외경제 관계의 형성, 혹은 공급망 참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가능성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공급망 내부화 정책의 수정이나 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식, 비공식적 대화에 적극 참여 등 북한 당국의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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