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간의 투쟁 끝에 프랑스는 마침내 10월 중도좌파 사회당의 암묵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를 구성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쓰라린 것은 중도 연정이 치러야 했던 대가였다.
힘겹게 이룩해 온 연금 개혁이 중단된 것인데 이는 프랑스의 단기 및 중기 재정 악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프랑스의 당혹스러운 정치적 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재 유럽에 닥친 딜레마는 유럽 연합(EU)이 제2의 경제 대국인 프랑스의 본격적인 재정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이다.
프랑스는 유럽이 러시아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EU의 유일한 핵 보유국이다.
프랑스는 핵 억지력 유지에 드는 막대한 비용과 더불어 핵 통제권 행사에 대한 발언권을 EU에 전가하는 더 큰 난제를 감수해야 할까?
르코르뉘 총리는 취임 후 2023년 연금 개혁 패키지를 발표했는데, 이 패키지는 퇴직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으로, 2027년 프랑스 대선 이후로는 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르코르뉘 총리에 따르면, 이 조치로 인해 프랑스 정부는 2026년에 4억 유로, 2027년에 18억 유로를 지출해야 한다.
계획된 퇴직 연령 점진적 상향 조정(2030년까지 64세로 상향 조정 예정)은 2028년 1월까지 중단된 후, 차기 대통령과 의회에서 별도의 결정이 없는 한 2028년 1월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이러한 개혁을 희생한 르코르뉘는 프랑스 의회에서 두차례의 불신임투표를 무사히 통과했다
그의 정부는 연말 마감 시한에 맞춰 2026년 예산안을 제안하고 협상할 기회를 얻었다.
프랑스 정부가 안정됨에 따라 프랑스의 새 선거에 대한 단기적인 위험은 감소했다.
르코르뉘는 마크롱의 (유일한) 국내 경제 개혁안을 사회당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마크롱의 (유일한) 프랑스 연금 제도 개혁안을 적어도 일시적으로라도 포기하고 극좌파의 즉각적인 재선거 요구를 거부할 의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사회당이 2026년 최종 예산안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추가적인 재정적 양보를 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마린 르펜의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의 승리를 막기 위해 재선거를 피하는 것이 이 좌파 연합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안정이 개선되어 채권 시장을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안심시켰지만, 이는 높은 재정적 비용을 초래할것이다.
특히 르코르뉘가 2026년 예산안에서 의미 있는 재정 건전화를 사실상 포기하라는 사회당의 요구에 굴복했기 때문인데 2026년 프랑스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 프랑스 재정 적자는 2025년 GDP 대비 5.4%로 예상되는 수준과 거의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 전망은 더욱 부정적이다.
2027년에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의회 다수당은 연금 개혁을 재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이로 인해 프랑스의 연간 공적 연금 지출은 2030년 이후 완전히 개혁이 시행될 경우 GDP의 약 0.5% 정도 증가할 것이다.
이로 인해 프랑스의 중기 정부 부채는 10년마다 GDP의 5%포인트까지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실현된다면 프랑스는 이탈리아 부채 수준에 빠르게 도달할 것이다.
프랑스의 재정 문제는 단순히 말해서, 연금 제도의 높고 증가하는 비용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완화될 수 없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해했듯이, 이 문제는 바로 은퇴 연령을 높이는 것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프랑스는 OECD 국가 중 현재 공적 연금 지출 규모와 프랑스 국민들이 현재 은퇴 후 기대할 수 있는 예상 수명 측면에서 (거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후자는 프랑스의 공공 재정이 향후 기대 수명 증가로 인한 장수 위험에 특히 취약하게 만든다.
따라서 프랑스가 신뢰할 수 있는 중기 재정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면 프랑스의 적자가 EU 재정 규칙을 위반하게 되어 정치적, 의사소통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향후 신용 등급 하향 조정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EU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인 프랑스에 본격적인 재정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EU는 금융 시장이 프랑스 정치 체제의 재정 건전화, 연금 개혁 및 기타 필요한 구조 개혁 이행 능력을 시험하는 시나리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프랑스는 필요한 조치를 이행할 수 있는 통치 기구를 갖추고 있지만, 그 과정을 감독할 선출된 정부가 없다.
2027년 선거에서 국가 운영에 필요한 대통령과 의회 다수당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프랑스는 2010년 그리스가 그랬던 것처럼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 유럽 금융 기관의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다.
프랑스의 본격적인 위기가 확산될 것을 우려한 유럽중앙은행(ECB)은 '국가 경제 펀더멘털'에 영향을 받지 않는 유로존 회원국의 채권을 매입할 수 있는 '파급 보호 수단(TPI)'을 활용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현재 정치 및 재정 안정, 스페인의 견실한 성장, 그리고 이미 시작된 독일의 재정 부양책을 고려할 때, ECB는 프랑스 채권에 대한 시장 신뢰 붕괴로 인한 가상적인 파급 효과를 해결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TPI는 수년간 부실한 재정 관리로 어려움을 겪는 국가를 지원하는 데 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ECB는 프랑스에 생명줄을 제공하기 위해 직접통화거래(OMT)라는 또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
이 수단은 2012년 금융 위기에 직면한 유럽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유럽안정화기구(ESM)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프랑스 정부는 ECB가 개입할 수 있는 조건부 정책 여지를 확보하기 위해 ESM과 먼저 개혁 및 통합 프로그램을 협상해야 한다.
2027년 이후 파리에 그런 정부가 존재할까?
불분명하다.
오히려 미래의 프랑스(또는 다른 유로존 국가) 정부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원을 받기 위해 유럽안정기금(ESM)과 협력해야 한다는 정치적 낙인을 거의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감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재 프랑스 위기의 정치적 현실은 EU와 유로존이 프랑스를 구제하기 위한 맞춤형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결국 재정 위기에서 구제받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까?
오늘날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프랑스는 러시아의 위협을 여전히 받고 있는 유로존에서 유일한 핵무장 국가라는 지위에 따른 대가를 인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북유럽의 많은 지역이 러시아의 끊임없는 군사적 위협에 직면하여 급속도로 재무장하고 있지만, 핵 억지력은 없다.
프랑스의 핵 타격군 유지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2019-2025 370억 유로 예산투입),
이 비용 때문에 프랑스는 구제 협상의 일환으로 EU 수준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프랑스의 핵 타격군 관리 비용을 감당하려면 유로존이나 EU의 나머지 국가에 통제권을 부여해야 한다.
오늘날의 환경에서는 유럽에 새로운 핵우산을 적용하는 것이 지나치게 무리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EU와 유로존은 필요할 때 정치적으로 매우 유연한 나라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올해 초 이미 다른 유럽 국가들과 " 전략적대화 "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는데, 이는 프랑스 핵우산의 확대를 시사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재정 위기는 이러한 대화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프랑스가 재정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핵무기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잃을 위험이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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