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 최근 정부는 지역 격차 해소와 지방 주도 성장을 위해 수도권에 집중된 자금 흐름을 지방으로 전 환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음.
▶ 지역사업이 ① 자금 조성 및 배분, ② 진행 및 성과 판단, ③ 사업 보완, ④ 민간 자금 재유입의 선순환 효과로 이어지려면 지역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병행될 필요가 있음.
▶ 이는 해외 주요국이 민간 자본 유치 확대와 사업자의 책임성 강화 차원에서 지역 및 해당 지역사 업에 대한 데이터 관리를 고도화하고, 정보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는 흐름과도 일치하는 방향으로 판단됨.
▶ 특히 국내 지역사업이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대형화되는 상황에서 1) 분절화된 지역사업 정보 의 통합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2) 사업 추진에 따른 지역 간 상호작용을 반영하는 지표를 발굴하 며, 3) 데이터에 기반한 지역사업 선정 및 성과 판단 원칙을 정립해 나갈 필요가 있음.
<내 용>
최근 정부는 지역 격차 해소와 지방 주도 성장을 위해 그간 수도권에 집중된 자금 흐름을 지방으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 예산을 각 지자체에 골고루 분배하던 방식에서 지 방의 거점들을 중심으로 첨단산업 육성 차원에서 대규모 자금을 집중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 다.
이를 통해 지역 기반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지역 내 인프라 개선으로도 이어져 지 역경제를 되살리는 효과를 도모하고 있다. 지역사업이 원하는 기대효과로 이어지려면 대규모 자금 조성과 사업 단위별 배분을 시작으로 사업 진척 및 성과에 대한 평가가 합리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를 토대로 다시 필요한 사업 선정 및 자금의 재 유입을 촉진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본고는 이를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지역사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의 필요성을 논의하고자 한 다.
또한 해외사례를 토대로 우리나라 관련 정책에 있어 고려해 볼 점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최근 국내 지역사업 지원 체계의 변화
우리나라 지역사업은 크게 낙후지역에 대한 인프라 구축 성격과 지역 기반 기업에 대한 기술 · 사업 화 지원 성격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지방소멸대응기금 으로, 2022년 조성되어 10년간 총 10조 원이 인구감소지역인 107개 지자체 등에 분배되고 있다.
후자 의 대표적 예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모태펀드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지방산업활력 펀드 등이 있는데, 모태펀드의 경우 최근 권역별 펀드를 별도 조성하는 등 지역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 다.
이 두 성격이 혼재된 펀드도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기획예산처가 주도하는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 는 2024년 출범하여 지금까지 지역 관광, 에너지, 물류 중심의 6개 프로젝트를 선정하여 지원을 시작 하였다.1)
2025년에는 금융위원회 중심으로 다양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주관하는 국민성장펀드가 출 범하였는데, 5년간 조성될 150조 원 중 60조 원 이상이 비수도권에 우선 투입될 예정이다.2)
1) 현재까지 선정된 프로젝트 목록은 1) 충북 단양역 복합관광단지, 2) 경북 구미 국가산단 구조고도화, 3) 전남 여수 묘도 LNG 터미널, 4) 경북 경주 강동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5) 충남 글로벌 홀티콤플렉스 1단계, 6) 거제 소동 휴양콘도미니엄 조성사업이며 총 3.2조 원 정도의 사업비 용이 예상된다.
2) 이외에도 지방공급 확대목표제의 일환으로 2026년에는 정책금융 중 42%에 해당하는 106조 원 이상을 지방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그간 지역사업 목적으로 조성된 각종 기금과 펀드에 비해 압도적인 규모이다.
지역발전을 위한 정부 지원 형태는 점차 사업의 융복합성을 강화하고 개별 기업에서 산업 차원의 육 성으로, 지자체 단위에서 광역 단위 거점을 조성하는 목적으로 대형화하고 있다.
이는 그간 분절화된 지원체계가 통상 단기적 효과에만 그쳐 자생적인 지역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자금 집 행에도 비효율을 초래했다는 문제의식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펀드의 규모 확대는 물 론, 부처별 지원체계의 통합도 이루어지고 있다. 사업이 대형화되는 만큼 민간 자본 유입을 위한 다양 한 인센티브도 마련되고 있다. 투자자에 대한 소득공제, 모펀드의 손실 완충, 은행의 위험가중치 비율 하향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민간의 역할은 자본 공급뿐 아니라 사업성 평가와 사업운영 전문성 제공 측면에서도 예전에 비해 더욱 커졌다.
지방정부 역시 투자 파트너 및 사업 주체로서 더욱 큰 권한과 책 임을 가지게 된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의 큰 그림과 모펀드 조성은 중앙정부가 주도하나, 지역별 특 성에 맞게 사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여느 때보다 더욱 중요해졌다.
2. 지역사업 데이터베이스 구축의 필요성
규모의 경제 추구, 민간자본 유치 필요성 확대, 지방정부를 포함한 사업체의 책임성 강화라는 일련 의 흐름은 과거보다 더욱 지역사업에 대한 상세 정보를 체계적으로 기록 및 수집하고 효율적으로 관리 해 나가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정보 비대칭 해소를 통해 민간 자금의 꾸준한 유입을 유도하고 투자 저변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다.
이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줄여 사업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있 다. 또한 사업 기획과 선정, 목표 설정, 성과 판단에 참고할 만한 근거자료를 제시함으로써 정부의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고 사업체의 자기책임성도 강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지역사업의 타당성과 성과 판단 에 있어 수익성뿐 아니라 해당 지역에 미친 효과 등 공공성에 대한 판단 기준 정립에 도움을 줄 수 있 다.
더불어 지역주민의 사업 이해도를 높이고 정치적 리스크를 줄여 필요한 사업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이해 기반 확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시행 중인 지역발전 관련 기금 및 펀드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아직은 사업 내용과 진행 상황 및 실적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발견하기 어렵다.
공개된 정보는 주로 펀드의 수와 규모, 집행률 등 공급자 중심의 행정 지표 위주이며, 사업 단위의 구체적 내용과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정보 접근이 어렵다.
또한 관련 정보가 주무부처나 운용처 등에 따라 산재해 있어 특정 지역에 투입된 자금과 사업 의 전체적 그림을 파악하기 어렵다.
지역에 미친 실질적 영향을 정량화한 지표도 아직 미진하다.
펀드 대부분이 최근에 조성되어 아직 관련 사업이 초기라는 점을 감안할 수도 있겠으나, 이미 수년 이상 경 과한 펀드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요약하면 지역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성과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3. 해외 주요국의 지역사업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정보 공개 확대
해외 주요국은 지역사업 관련 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고도화와 함께 데이터에 기반하여 사업을 기획하고 성과를 측정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지방소멸을 경험하고 있는 일본은 2014년부터 지방창생(地方創生)이라는 기치 아래 지역 스스로 특색 있는 사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민 정주를 유도해 자립적 성장 기반을 마련 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한 정책 입안(EBPM, EvidenceBased Policy Making)을 핵심 원칙으로 하여 방대한 민관 데이터를 수집 · 시각화하는 노력을 강화하 고 있다.
특히 지자체가 국가 보조금(지방창생 교부금)을 신청할 때, 지역경제 분석 시스템인 RESAS(Regional Economy Society Analyzing System) 데이터를 활용해 수치화된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승인이 어렵도록 구조화했다.
RESAS는 민관이 개별적으로 수집 · 보유한 각 지역 데이터를 국 가가 일괄적으로 구입 및 정비하여 구축한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마케팅, 관광, 인구, 산업구조, 지역경 제순환, 농림업어업, 의료 · 간호의 7개 항목에 대한 세부 지표를 시구정촌(우리나라로는 시군구 · 읍면 동) 단위로 시각화하여 정부기관과 민간에 폭넓게 공개하고 있다.3)
3) https://resas.go.jp/. 일본의 민관 공동기구인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기구(REVIC, Regional Economy Vitalization Corporation of Japan) 의 사업성과도 RESAS의 빅데이터에 근거하여 평가되고 투자자의 판단을 받는다.
일례로 지역경제순환 항목에는 지 역 내 생산이 지역 안에 얼마나 분배되고 소비되는지를 나타내는 지역경제순환율, 지역주민 또는 지역 내 근무자 기준에 따른 1인당 산업군별 생산액, 소득, 소비액, 그리고 특정 산업의 변화가 해당 지역 경 제에 주는 파급효과와 역방향 효과를 측정한 지표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해당 지표들은 지역별 단순 통 계에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육성해야 할 산업군이나 1엔의 투자가 지역사회에 몇 엔의 가치를 안겨주는지 등을 정량적으로 가늠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기초자료가 된다.
일본이 지역 단위 정보를 고도화했다면, 영국은 각종 인프라 사업 단위의 DB를 구축하고 사업에 대 한 판단 원칙을 제시한 점이 특징적이다.
2017년 영국은 인프라 사업의 계획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의 생산성과 효율성 혁신을 위한 TIP(Transforming Infrastructure Performance)이라는 로드맵을 도입 하였다.
TIP의 핵심 원칙 중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이 언급되어 있다. 또한 TIP 에 기반하여 사업의 진척 상황과 기대 편익을 반영한 평가 결과를 매년 사업별로 산출하여 대외 공개 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2025년에는 각종 기관의 데이터를 모아 780개 프로젝트에 대한 상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파이프라인(Infrastructure Pipeline)도 구축하였다.4)
현재는 프로젝트별 상세 비용 추정치, 합의된 예산, 정부의 자금 배정액, 민간 투자 여부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앞으로 관련 정 보 범위를 더 확대하고 6개월 단위로 갱신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주요 프로 젝트에 대한 향후 10년 전망을 제공한다.
이는 통상 초장기간이 소요되는 인프라 사업을 일목요연하 게 관리하고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5)
미국은 지역사업에 대한 결정권을 최대한 민간에 일임하면서도 정책 목적에 맞게 투자가 이뤄지도 록 성과 공개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2018년 처음 도입되었으나 최근 제도 개선이 이뤄진 적격기회펀드(QOF, Qualified Opportunity Fund) 사례가 대표적이다.6) QOF는 부동산 처분 이 익 등을 낙후 지역에 장기간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감면7) 해 줌으로써 상당한 민간 자본 유입을 이끌 어냈다. 한편 지역발전과 무관한 수익성 중심 사업에 투자가 몰리는 부작용도 발생하였다.
이를 해소 하고자 2025년 낙후 지역에 더 높은 세금 감면율과 완화된 개발 요건을 적용하여 실제 지원이 필요한 지역으로 투자가 집중되도록 법 개정8) 이 이루어졌다.
또한 펀드와 펀드의 자금을 받는 사업자 모두가 투자 규모와 성과를 국세청(IRS)에 보고해야 한다. 여기에는 실제 자금이 투입된 동네9) 및 산업군, 투 자로 인해 창출된 고용자 수와 주거단위 수 등이 포함된다.
4) https://pipeline.nista.grid.civilservice.gov.uk/
5) 영국은 2025년 4월 기존 장기적 인프라 전략을 수립하던 NIC(National Infrastructure Commission)와 프로젝트의 실행을 주관하던 IPA(Infrastructure and Project Authority)를 통합한 NISTA(National Infrastructure and Service Transformation Authority)를 신설하여 대형 프로젝트의 지연과 과도한 지출을 방지하고 사업 성과를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일원화하였다. TIP의 원칙은 IPA가 도입하였으나, 그 철학은 NISTA로 통합된 이후에도 계승되고 있다.
6) QOF는 우리나라 일부 문헌에서는 기회특구펀드로 번역되기도 한다. 다만 기회특구에 입주한 기업에 대한 혜택이 아니라 기회특구에 투자한 투자자에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제도와는 차이가 있다.
7) 투자자가 자산 매각에 따른 양도차익을 발생일로부터 180일 이내 적격기회펀드에 재투자하면 세금을 유예하거나 감면받는다. (유예) 기존 자산 매각에 따른 세금은 최대 2026년 말까지 유예할 수 있고, 이후부터는 5년 단위로 롤링 유예 방식이 적용된다. (감면) 펀드 5년 이상 보유 시에는 투자원금의 10%(농어촌 기회특구 투자 시에는 30%)가 비과세되고, 10년 이상 보유하면 100% 면제된다.
8) 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가 2025년 7월 발효되면서 기회특구 투자에 대한 정보 공개 및 보고 의무가 대폭 강화되었다.
9) 여기서 동네(census tract)는 통상 1만 명 이하 규모로 우리나라에서는 동 단위에 가깝다.
이러한 정보 공개 의무 강화는 시장 기능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공공성에 부합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정책적 시사점
주요국 해외사례는 모두 지역사업에 대한 정보의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는 공통적 흐름을 보인다.
일 본은 지역소멸 대응 차원의 세부 지역 단위 DB 구축, 영국은 초장기 인프라 사업의 체계적 관리를 위 한 사업 단위 DB 구축, 미국은 낙후지역으로의 효율적 자금 배분을 위한 조세체계 개편 및 사업 성과 공개 의무화 등을 통해 민간자본 유치 확대와 사업자의 책임성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 안할 때 우리나라 역시 다음과 같은 부분을 검토해 볼 여지가 있다.
첫째, 분절화된 지역사업 정보의 통합 관리체계 구축이다.
정부 부처 간 데이터 통합은 물론 민간 빅 데이터와의 융합을 통해 각종 지역사업 현황을 하나의 플랫폼에 모으고 사업 단위로 구체적인 내용이 더욱 투명하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
특히 수백억 원 이상의 대형사업은 더욱 그러하다.
사업 진행 단계 등을 고려하여 공개 가능한 정보의 범위는 일정 수준 조절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 으로는 특정 지역사업의 전반적인 상황을 해당 플랫폼 안에서 충분히 파악해 볼 수 있는 수준까지 나 아가야 한다.
이미 자금 집행 측면에서는 사업의 융복합성과 규모의 경제를 고려한 통합 운영체계로 변화하고 있는데, 데이터 관리도 이와 유사한 방식이 필요할 수 있다.
둘째, 지역 간 관계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 발굴이다. 최근의 정책적 흐름은 지역 거점 산업 육성 등 국가 전체의 파이를 늘리는 데 방점을 두고 있으나, 여전히 지역발전을 제로섬 게임으로 보는 시각 도 있다.
지역별 각종 통계지표는 이미 많이 존재하나, 지역 간 관계성이나 특정 산업이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 지역 생태계 내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가늠하는 지표는 아직 충분히 찾기 어렵다.
이는 지 역의 강점과 약점을 더욱 잘 드러냄으로써 사업의 방향성 설정은 물론 해당 지역과 국가 전반에 미치 는 종합적인 영향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현재 도입 추진 중인 균형성장영향평가 제 도 등에도 활용될 여지가 있을 것이다.
셋째, 지역사업 선정과 성과 판단에 대한 원칙 정립이다. 일본 사례와 같이 어떠한 데이터에 기반해 서 사업을 결정했는지를 증빙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나아가야 한다.
사업별 목적과 특성이 각기 다를 수 있어 일률적 방식의 데이터 활용과 성과 판단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다.
그러나 영국처럼 적어도 어떤 기준을 가지고 사업의 타당성과 전망, 성과를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시적인 지침 마련도 고려해 볼만 하다.
미국처럼 필요한 지역에 더 자금이 지원되도록 투자 인센티브를 차등화해야 하는 경우를 보더라도 이러한 원칙 정립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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