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2022년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납세자 반발과 과세 인프라 미비 에 대한 비판으로 세 차례 유예되어 2027년 시행이 예정되어 있음.
해외 사례는 가상 자산 과세의 주요 쟁점이 과세 인프라의 완비 여부에 있기보다는 기존 자본이득 과세 체계 안에서 가상자산을 어떠한 자산으로 분류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과세할 것인지에 있음을 시사함.
이러한 맥락에서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우리나라에서 가상자산 과 세를 별도로 도입하는 문제는 단순한 시행 시기의 선택을 넘어 과세 근거와 체계 전반 에 대한 근본적 검토를 필요로 함.
본고는 세수 대비 행정비용의 효율성, 금융투자자산 과의 과세 형평성,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영향, 세제의 명확성과 납세자 신뢰보호 문제 를 검토한 뒤,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더라도 현행 대주주 과세체계와 유사하게 고액 투자자 중심의 제한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함
<내 용>
■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입법되어 2022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납세자 반발과 과세 인프라 미비 등을 이유로 세 차례 시행이 유예되었으며, 2027년 시행을 앞두고 과세체계의 수용성과 실효성 을 둘러싼 쟁점들이 다시 제기되고 있음.
●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가상자산 양도 · 대여로 발생하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리과 세 하는 체계가 마련되었고, 2022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투자자 반발 및 과세 인프라 미비 등으로 시행 시기가 2023년, 2025년, 2027년으로 세 차례 유예되었음.
● 과세체계의 큰 틀에는 변화가 없는 가운데 시행 시기만 조정되어 온 만큼, 제도 시행에 앞서 과세의 주요 쟁점을 근본적으로 논의하고 제도의 안착과 수용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
■ 주요국의 사례를 보면, 가상자산 과세는 별도의 과세체계나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한 결과라기보 다는, 이미 제도적으로 수용성이 형성된 자본이득 과세체계 안에서 가상자산의 성격과 과세요건 을 명확히 하는 방식으로 도입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음.
● 미국은 2014년 IRS Notice 2014-21에서 가상자산에 “기존 일반 조세원칙(existing general tax principles)”이 적용된다고 명시하고 소득세 목적상 자산으로 보아 자본이득으로 과세해 왔으며 이후 가상자산 브로커의 보고의무와 Form 1099-DA 도입 등을 통해 보고체계를 보완
● 영국은 2018년 암호자산 특별대책반(Cryptoasset Taskforce) 최종보고서를 토대로 과세당 국(HMRC)이 내부 지침을 마련해 과세하고 있으며, 사업 목적인 경우 소득세를, 그 외의 처분 에는 자본 이득세를 적용함.
● 독일은 가상자산을 소득세법상 경제재로 보아 사적 양도거래(소득세법 제23조)에 따른 소득 으로 과세하되 1년 초과 보유 시 비과세함.
● 일본은 2017년부터 가상자산 양도소득을 잡소득으로 간주하여 과세하고 2019년 소득세법 에 세부 사항을 명확화하였으나, 2026년 4월 가상자산을 금융상품거래법상 규율체계에 편 입하는 개정안을 내각회의에서 의결하여, 20.315% 분리과세가 적용될 예정임.
● 한편, 자본이득세 체계가 잘 정착된 미국에서도 가상자산에 대한 납세자의 제도 이해도는 낮 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최근 설문에 의하면 가상자산 이용자의 61%가 신규 세무 보고 양식 인 Form 1099-DA 도입을 인지하지 못하였고, 과세 시점을 정확히 이해하는 투자자도 49% 에 불과하였음.1)
1) Coin Tracker & Coinbase(2026) “2026 Crypto Tax Readiness Report”
■ 주요국의 가상자산 과세가 기존 자본이득 과세체계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토대로 도입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됨에 따라 자본이득 과세 기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 황에서 가상자산만 과세가 예정되어 있어, 과세 근거와 수용성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함.
● 우리나라는 2020년 제도 설계 당시 금융투자소득세와 함께 가상자산 과세를 도입하였다는 점에서, 당시에는 자본이득에 대한 포괄적 과세체계 도입의 일부로 이해할 수 있었으나, 2024 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후 포괄적 자본이득 과세 기반 없이 가상자산 과세만 별도로 남게 되었음.
● 따라서 해외의 가상자산 과세 사례를 단순히 근거로 삼기보다는, 우리나라 과세체계 안에서 가상자산을 우선 과세해야 하는 근거 및 필요성이 무엇인지, 대주주 과세를 중심으로 한 현행 금융투자자산 과세체계와 어떻게 정합성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함.
● 본고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가상자산 과세 도입 시 ① 세수에 미치는 영향 및 행정비용 대비 효율성, ② 금융투자자산과의 과세 형평성, ③ 가상자산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 ④ 세 제의 명확성 부족 및 반복된 시행 유예에 따른 납세자 신뢰 보호 문제를 중심으로 검토하고 자 함
■ 첫째, 가상자산 과세는 세수 확보 측면에서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으나, 실제 세수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지, 징세비용 및 납세협력비용을 고려할 때 효율적인 과세 수단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 요함.
● 세수 확보는 과세 필요성을 설명하는 근거가 될 수 있으나, 조세순응 관련 연구는 납세자의 수 용성에 정부 신뢰, 제도의 공정성 및 투명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함을 보여주므로, 현실적 인 세수 규모와 과세 방안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음.
* 하지만, 2020년 제도 도입 당시 가용자료 부재를 근거로 세수 효과가 추정되지 않은 이후 현재까지 공식 적인 추정이 제시되지 않아 세수 효과 및 세 부담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음.2)
2) 국회예산정책처(2020), 2020년 개정세법의 심사경과와 주요 내용
● 한국과 비슷한 가상자산 수익을 내는 것으로 추산되는 일본의 암호자산 거래 관련 소득 신고 금액에 공제 등을 고려하지 않고 세율 20.315%를 단순히 적용할 경우, 연간 세수는 990억 ~6,454억 원, 평균적으로는 약 2,872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어 연도별 변동성이 매우 클 것으 로 예상됨.3)4)
3) 원-엔 환율은 9.49로 가정함. 일본의 암호자산 세율은 20.315%로 적용.
4) Chainalysis(2023). 2023 Cryptocurrency Gains by Country
* 해당 규모는 국세 중 세수가 가장 작은 세목인 인지세(2025년 기준 7,637억)보다 낮은 수준임. * 또한, 해당 금액은 암호자산 소득 외 개인연금보험 등이 합산된 수치를 활용한 점과, 공제금액 등을 감안하 면 실제 세수는 이보다 더 낮을 가능성이 있음.
* 가상자산 과세를 연구한 IMF(2023)도 가상자산 시장은 변동성이 커 시장 침체 시 과세 기반이 급격히 위 축될 수 있다고 보고함.5)
5) IMF(2023), Taxing Cryptocurrencies
● 즉, 가상자산 과세는 안정적인 대규모 세원이라기보다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변동성 높은 세원으로 볼 필요가 있음.
● 반면, 가상자산 과세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원천징수 의무가 부과되어 있지 않아 납세자가 직 접 신고 및 납부하여야 해 납세협력비용이 크고, 과세당국 역시 거래자료 확보, 취득가액 검 증, 해외거래 파악 등에 상당한 행정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음.
● 따라서 가상자산 과세는 단순히 과세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확보가능한 세수에 비추어 징세 비용 및 납세협력비용이 효율적인지의 관점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으며, 고액 투자자의 양도 차익 중심의 제한적 과세 방안이 오히려 더 효율적인 과세방안이 될 수도 있음.
■ 둘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후 금융투자자산 과세가 대주주 양도차익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 므로 형평성 관점에서 가상자산도 고액 투자자 과세를 고려해 볼 수 있으며, 해외사례와 같이 가 상자산에 대한 포괄적 과세를 도입하고자 한다면 손익통산 · 이월공제 등의 쟁점이 반영되는 것이 바람직함.
● 현행 금융투자자산 과세체계는 단일 종목 보유액 50억 이상 등 대주주 요건을 갖춘 투자자만 과세하고 있으므로 가상자산도 특정 금액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만 우선 과세 대상으로 하고 추후 확대를 고려하는 방식이 형평성 측면에서 일관된 접근임.
● 해외사례와 같이 포괄적인 가상자산 과세를 하더라도, 주요국은 자본이득세의 관점에서 손익 통산 · 이월공제를 인정하고 있고 장기보유에 대해서 비과세 및 우대세율을 적용하기도 하므 로 이를 반영하여 과세체계를 설계할 필요성이 있음. * 미국은 보유기간 1년을 기준으로 장·단기 세율을 차등 적용하며 자본손실은 연 3,000달러 한도로 일반소 득과 통산할 수 있고, 초과분은 무기한 이월공제가 허용됨.
* 영국은 주식과 같은 자본이득세를 적용하며 자본손실이 무기한 이월공제가 허용됨. * 독일은 사적 양도거래 범주 내에서 손익통산 가능하며 1년 이상 보유 시 비과세함.
* 일본은 26년 세제개편을 통해 잡소득에서 금융투자소득으로 전환하고 3년간의 손실 이월공제를 허용할 예정임.
■ 셋째, 가상자산 과세가 국내 투자자의 해외거래소 및 탈중앙화거래소 이용 유인을 높일 경우 세 원 포착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산업과 투자자 보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 으므로, 국내 거래소에 잔류할 유인을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음.
● 가상자산은 익명성과 탈중앙화라는 기술적 특성으로 인해, 과세 부담이 커질 경우 납세자가 해외 거래소나 탈중앙화 거래소(DEX)로 자산을 이전하기 용이함.
● 가상자산의 해외 이탈은 세원 포착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수료 수입 감소와 관련 산업 위축이라는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음.
● 해외 거래소 및 DEX는 국내 규제의 적용을 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투자자 보호 기능도 약 화될 우려가 있음.
●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CARF 등 정보 교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거래소 내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유인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음.
* 예를 들어, 최근 세제개편을 한 일본은 금융상품거래법에 등록된 거래소에서 취급하는 특정 암호자산만 금융투자소득으로 과세하고, 해외거래소나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암호자산에 대해서는 세금 부 담이 더 큰 잡소득으로 과세할 예정임.
■ 마지막으로, 가상자산 과세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서는 거래유형별 과세시점과 소득 구분을 명확 히 하고, 반복된 시행 유예 과정에서 발생한 납세자 신뢰보호 문제를 보완할 필요가 있음.
●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의 "양도 또는 대여"에 대해 과세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가상자산 은 단순 매매 외에도 채굴(mining), 스테이킹(staking), 하드포크(hard fork), 에어드랍(airdrop), DeFi 렌딩 · 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취득 · 처분되고 있어 거래유형별 과세시점과 소 득 구분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함.
● 미국(IRS Rev. Rul. 2019-24), 독일(BMF 2025.3.6. 지침), 영국(HMRC Cryptoassets Man ual)등 주요국은 거래 유형별로 과세 시점, 기준가격, 소득 구분 등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으 나, 한국은 이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부재하므로 제도 시행 전에 지침을 마련하여 과세의 예 측 가능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음.
● 또한 가상자산 과세는 세 차례 유예되어 왔는데, 이로 인해 납세자의 보유 · 처분 의사결정이 왜곡되거나 유예가 오히려 세 부담을 가중시키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 납세자 신뢰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
* 대표적인 사례는 의제 취득가액 문제로, 2025년 시행 시 2024년 말의 높은 가격이 취득가액으로 인정될 예정이었으나 2027년으로 유예되면서 기준이 2026년 말로 이동하여, 해당 시점 가격이 낮을 경우 유예 가 오히려 세 부담을 키우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음.
* 따라서 유예 시점별 연말 가격 중 납세자가 원하는 가격을 취득가액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납세의 예측가능성을 회복하는 합리적인 신뢰 보호 방안이 될 수 있음
금융브리프 포커스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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