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들은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 압 력이 약화되는 저인플레이션 현상을 겪었으며, 그 핵심적 구조 요인으로 전자상거 래 확대에 따른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가 지목되었다.
아마존 효과는 온 라인 소매업체의 점유율 확대가 유통업계 전반의 가격 투명성을 높이고 경쟁을 격화시켜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다수의 선행 연구는 미국, 일본, 한국 등에서 온라인 거래가 공식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낮은 물가 상승률을 보이거나 근원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실증적 증거를 제시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플랫폼 확산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OTT와 배달앱 등에 대한 대중의 의존도가 높아지자, 일각에서는 오히려 ‘역 아마존 효 과’ 또는 '플랫폼 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였다. 초기 저가 정책으로 가입자를 확보한 플랫폼들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한 뒤 구독료나 수수료를 인 상하여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이것이 전체 물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다.
실제로 국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과 OTT 이용자 수는 팬데믹 기간동 안 수 배 이상 급증하며 플랫폼 요인에 민감한 경제 환경이 조성되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플랫폼의 가격 인상을 단순히 독점력 강화의 결과로만 보 기는 어렵다.
특히 OTT와 배달앱 시장에는 여전히 다수의 경쟁 사업자와 대체재 가 존재하며, 요금 인상은 라이더 인건비 상승이나 콘텐츠 제작비 증가와 같은 비 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이처럼 단편 적으로 제기되어 온 플랫폼의 인플레이션 유발 가능성을 가용한 데이터를 통해 실증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와는 그 분석 초점이 다 른데, 선행 연구가 플랫폼 내에서 판매되는 ‘상품’ 가격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본 연구에서는 플랫폼이 부과하는 구독료나 배달팁에 초점을 맞추어 이들이 소비자 물가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OTT 및 배달앱 플랫폼 내 ‘상품’ 가 격 분석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를 마련하고자 하였으며, 언론에서 지속 제기되어 온 ‘역 아마존 효과’ 또는 ‘플랫폼 발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 직접적인 검증을 수행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각 플랫폼 유형별로 소비자물가지수에 구독 료 및 배달팁의 반영 현황을 살피고, 이들이 총지수 상승을 견인했을 가능성을 파 악한다.
다음으로 가계 소비지출 및 플랫폼 유형별 지출액 추이 등을 살핌으로써 플랫폼 가격이 포함된 세부 품목 물가의 인상이 실제 가계 부담으로 전이되었을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후, 물가지수의 플랫폼 가격 반영 방식이 가지는 한계점을 보완하고, 소비지출 분석에서 발견된 소비자 행태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플랫폼 유형별 주요 사업자의 가격정책을 세부적으로 분석한다.
이에 더해 개인별 카드 결제 데이터를 통해 주요 사업자의 가격정책 변화에 따른 이용자의 구독·지 출 행태 변화를 데이터가 가용한 범위 내에서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각 플랫폼 유 형별로 인플레이션 견인 가능성에 대해 결론짓고, 분석 과정에서 도출된 시사점에 대해 논한다.
OTT 시장에 대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소비자물가지수애서 OTT 구독료 는 온라인콘텐츠이용료라는 품목에 포함되는데, 해당 품목이 총지수에서 차지하 는 비중은 0.8% 수준이다.
온라인콘텐츠이용료의 연간 증가율은 물가상승률이 매 우 높던 팬데믹 기간부터 ’23년까지는 총지수 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였 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24년 이후부 터는 총지수 물가상승률을 넘어서고 있다.
온라인콘텐츠이용료의 인상에 따라 소비자의 실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가계동향조사의 소비지츨동향에서 이에 가장 가깝게 대응하는 품 목의 소비지출을 살펴본 결과, 해당 품목의 소비지출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여타 자료를 통해 OTT 단독에 대한 구독 지출 추이를 파악해 보아도 감소 추세는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것이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감소(구독 중단)의 영향 인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국내 조사를 확인해 보았지만 OTT 구독은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OTT 이용률과 유료 구독률은 모두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 었으며, 다중구독 행태에서도 감소세는 발견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이용 행태와 구독 지출 추이 간 불일치를 설명하기 위해, 주요 OTT 서 비스의 요금 정책을 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 본 결과, 이들 서비스가 제공하는 광 고 비시청 구독 티어의 요금은 상승한 반면, 광고형 요금제 출시로 이용자가 지불 하는 최저 구독료는 시간에 따라 감소하는 추이를 보였다.
실제로 광고형 요금제 의 이용자 비중이 상당하다는 조사 결과를 미루어볼 때 구독 지출의 감소에는 광 고형 요금제 등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양한 OTT 결합상품의 출시와 이들 상품의 이용자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 역시 구독 지출액 및 지출 건수 의 동반 하락 현상에 설명력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광고형 요금제 의 도입과 다양한 OTT 결합상품 출시의 영향으로 OTT 요금이 실질적으로 인플 레이션을 주도하거나 유발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 OTT가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될 수 있었던 것은 넷플릭스가 규 모의 경제를 앞세운 글로벌 사업자였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등장 이후 넷플 릭스는 시장 내에서 가격 결정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는데, 국내 OTT 사업자 의 경우 구독료 수준, 구독료 인상 시기 및 광고형 요금제 도입 여부 모두 넷플릭 스를 벤치마크 삼아 설정하는 형국이다.
구독료를 큰 폭 절감시킨 광고형 요금제 의 도입은 구독자의 지출 부담을 줄이는 것보다는 광고 수익 극대화를 위한 이용 자 기반 확대가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이며, 결합상품 출시 역시 동일하다. 결과적 으로 국내 시장에서 OTT 가격이 인하되고 구독 부담이 줄어든 것은 단일한 글로 벌 사업자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 때문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OTT 시장에 여러 경쟁 사업자가 존재하지 않았거나, 유료방송이 경쟁력 있는 가 격으로 제공되고 있지 않았다면 넷플릭스의 가격 인상은 억제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다음으로 배달앱 시장에 대한 분석 결과이다.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된 외식비 물가지수의 경우 팬데믹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물가지수 산정 시 차지하는 가중치도 13.8%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 인플레이션을 견인하는 역할 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있다.
해당 지수에는 소비자 부담 배달비(배달팁)도 포함되 어 조사되기 때문에, 외식비 물가의 상승에는 배달팁의 기여분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나, 이것이 분리되어 조사되지 않는 만큼 그 영향에 대해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외식배달비 지수’나 ‘배달비 가격조사’ 분석 결과 배달팁은 2022년 이후 대체로 특별한 인상없이 유지되다가 2024년 3월 쿠팡이츠의 무제한 무료 배달 정책 도입 이후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무제한 무료 배달 정책은 배달앱 간 점유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 이기도 하지만, 배달앱 시장의 파이 크기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해당 정책 도입 이후 국내 배달외식 지출 총액 및 건수가 점증하여, 2022-23년 기간 동안 서서히 감소하던 시장 규모를 다시 회복하였다.
바꾸어 말하면, 이는 팬데믹 이후 외식이 자유로워진 일상에서 소비자로 하여금 배달앱을 지속 이용하게 만들 기 위해서는 음식의 매장 가격와 배달 가격의 차이가 거의 없어야 한다는 것을 의 미한다.
이에 따라 배달앱 플랫폼은 소비자에게 직접 높은 배달팁을 부과할 유인 이 적다. 한편, 외식이 자유로워진 환경 속 음식점주의 입장은 다르다.
비용 측면에서 매 장을 유지·운영하는 비용은 임대료 등 상대적으로 경직적인 고정비적 성격을 지 닌 반면,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비용은 판매 건당 부과되는 변동비적인 성격을 지 닌다.
매장을 보유한 음식점의 경우 이미 투자한 고정비 내에서 최대한 판매한 후, 매장에서 수용할 수 없는 초과 주문을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배달앱의 존재는 전체 판매량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는 있지만 동시에 매장 판매를 잠식하는 효과도 가짐으로써 비 용 효율화를 저해하고 마진을 감소시킨다.
이에 따라 음식점주는 소비자를 오프라 인 주문으로 유도할 유인을 가지며,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이 중 가격을 도입할 유인을 가진다.
물론 배달 가격의 인상은 오프라인 주문으로 유도하는 효과를 가지는 한편 배달 앱 내 입점업체 간 경쟁에서 불리한 입지를 의미하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음식점이 이러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무제한 무료 배달 정책 시행 이후, 다수의 언론이 ‘배달팁은 낮아졌으나 음식점의 이중 가격 행태가 확산함에 따라 실제로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음식 가격 부담은 줄어들지 않았다’라는 논조의 기사를 보도했는데, 이것은 결국 온라인상의 음식 거래를 늘 리고 싶어하는 플랫폼과 오프라인상의 음식 판매를 늘리고 싶어하는 음식점 간의 충돌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만일 플랫폼이 이용자에 게 부과하지 못한 배달팁을 음식점에 부과한다면, 이러한 충돌은 더욱 격화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만약 배달팁은 낮아졌지만 음식의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차 별화되는 이중가격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유발된다면, 이것은 플랫폼의 영향 이라기보다 탈 플랫폼 움직임의 결과라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연구 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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