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현대 사회에서 ‘이방인’(異邦人)은 일반적으로 특정 국가의 국적을 소 유하지 않았거나, 혹은 더 넓게 해당 국가·민족 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사 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를 기원전 레반트 지역의 이스라엘/ 예후드(Yehud) 공동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구약성서 에서 서술되는 ‘이방인’은 단지 이스라엘 공동체 외부에 존재하는 타자를 가리키는 고정된 민족, 혈통 구분이 아니다. 오히려 사제집단의 성전을 중심으로 구축한 질서, 곧 성전 접근, 정결, 헌물과 결부된 성전경제와 맞물려 구성된 규정으로 보아야 한다. 구약성서에는 ‘이방인’을 지칭하는 다양한 히브리어 용어가 등장한다. 히브리어 ּגֹוי (gôy)는 “민족” 또는 “나라”를 의미하는 폭넓은 개념으로 사용 되며, 반드시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지 않는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이러한 10 神學思想 213집 · 2026 여름 일반적인 민족 개념으로의 용례 분석은 제외한다. 본 연구는 더욱 구체적 으로 당시의 유다 공동체 내부 질서와 관련된 개념들, 곧 ּגּר (gēr), ָנְָכְרִ י (nokrî), ָזָ ר (zār)에 주목한다. 이 용어들은 언약 참여 여부와 제의적 적합 성, 더 나아가 성전 접근 자격과 경제적 의무를 규정하는 질서 안에서 서 로 다른 구분을 이루는 용어들이다.1)
그러므로 구약성서 전반에 나타나는 ‘이방인’은 혈통이나 민족 구분 을 위한 기준이 아닌, 성전 질서(접근·정결·헌물)와 그에 결부된 경제적 의 무의 맥락 속에서 종합적으로 고찰되어야 한다.2)
본 연구는 ‘이방인’에 대한 개념을 재검토하며, 다음과 같은 문제 제 기에서 출발한다.
첫째, 구약성서에서 이방인에 관한 서술이 때로는 부 정적으로(레 22:10; 신 23:1-8), 때로는 긍정적으로(레 19:33-34; 신 10:18 19) 상반되게 제시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둘째, 이러한 상반성은 윤리의 식의 단순한 진보나 퇴행의 결과인가, 아니면 편집 주체의 목적에서 비 롯된 것인가?
셋째, 이러한 인식 변화가 왜 성전경제, 곧 헌물, 절기 봉 헌, 그리고 성소 규정과 긴밀히 연결되어 서술되는가?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들을 ‘이데올로기 해체 비평’의 관점에서 분석 한다. 이데올로기 해체 비평은 본문 형성의 사회·역사적 조건과 권력 구 조를 추적함으로써 규범이 ‘자연화’되는 과정을 분석하는 데 유용하다.3)
1) Frank Crüsemann, Die Tora: Theologie und Sozialgeschichte des alttestamentlichen Gesetzes (München: Kaiser, 1992), 238–252; Baruch J. Schwartz, “The Prohibitions Concerning the ‘Stranger’ (zār) in Priestly Law,” Vetus Testamentum 54 (2004), 412–428.
2) Christophe Nihan, From Priestly Torah to Pentateuch (Tübingen: Mohr Siebeck, 2007), 41–58; Jonathan Klawans, Purity, Sacrifice, and the Temple: Symbolism and Supersessionism in the Study of Ancient Judaism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78–96.
3) 자연화(naturalization)란 역사적·사회적 조건 속에서 형성된 제도와 규범이 마치 본래부터– 주어 진 질서처럼 인식·내면화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Pierre Bourdieu, Outline of a Theory of Practice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77), 164-171.
이를 통해 성전 중심 질서가 텍스트 편집을 통해 어떻게 구성되고 정착 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전 권력이 어떠한 이데올로기적 시각 속 에서 정당화되는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특히 제2 성전 이후4) 예루살렘 성전이 제의 기관인 동시에 페르시아 행정 체계 아래에서 행정·재정 기능을 수행한 점에서 ‘성전국가’(tem ple-state)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5)
그러므로 본 연구는 바빌론 포로 귀환 초기 단계에서 ‘정통성 확립’의 관점에서 형성된 이방인 인식이, 제2 성전 이후 성전 체제가 안정기에 접 어들면서 ‘성전 운영과 성전경제의 확장’이라는 목표에 따라 구성되는 과 정을 추적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방인’을 윤리적 타자 개념으로 환원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전 규범을 신앙의 표현이기 이전에 공동체의 권 력 구조와 재정 질서 속에서 조직된 경계 설정의 논리로 파악한다. 곧 ‘이 방인’에 관한 규정은 단순한 종교적, 윤리적 서술이 아닌, 성전 접근권과 성전세 체계, 공동체 편입 기준을 조정함으로써 성전국가(temple-state) 질서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적 편집임을 논증한다.6)
4) 본 논문에서 사용하는 “제2 성전 이후”는 제2 성전이 성립한 이후 성전 중심의 제의·재정 질서가 작동하기 시작한 시기를 가리키는 분석적 개념이다. 이 용어는 특정 연대를 확정하기 위한 역사적 구분이라기보다, 성전국가적 질서와 성전경제의 구조가 형성·운영되는 국면을 지시하기 위해 사 용한다.
5) Lester L. Grabbe, “The Temple in Yehud,” in Judah and the Judeans in the Persian Period, eds. Oded Lipschits and Manfred Oeming (Winona Lake: Eisenbrauns, 2006), 515-523.
6) 구약성서에 나타난 사제집단의 이데올로기적 편집 연구는 필자의 저서에 상세히 정리하였다. 김 영호, 『구약성서와 이데올로기』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24), 45-52. 1
결론적으로 본 연구의 목적은 이방인 규정의 상반성을 윤리 담론의 긴장으로 처리하지 않고, 성전 접근권과 재정 의무가 결합한 질서가 텍 스트 편집을 통해 ‘기원’의 형태로 배열되는 과정으로 설명하는 데 있다.
본 논문은 이방인 규정이 사제집단 중심의 성전 질서와 성전경제의 맥락 속에서 어떻게 배열되고 재구성되는지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둔다.
Ⅱ. 연구사
구약성서에 나타난 이방인에 관한 연구는 대체로 윤리적 해석, 법·사 회사적 분석, 그리고 편집·이데올로기적 접근이라는 세 흐름 속에서 전 개되었다.
이러한 연구들은 각각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였으나, 이방인에 대한 구분이 어떠한 질서 조직 원리와 권력 구조 속에서 형성되고 작동 하는지는 여전히 통합적인 설명이 부족하다.
먼저 윤리적 해석의 전통은 이방인 관련 규정을 이스라엘 신앙의 도 덕적 특성, 곧 포용성과 배타성의 긴장이라는 틀 안에서 이해해 왔다.
특 히 신명기 전통은 이방인을 고아와 과부와 함께 보호 대상으로 규정하며,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גּר, gēr)였다”라는 역사적 기억을 윤리적 명령 의 근거로 제시한다(신 14:29; 16:11, 14; 26:11–13).
또한 레위기 19장 33–34 절 역시 같은 신학적 맥락에서 이방인 보호 규정을 제시한 본문으로 해석 됐다. 월터 브루그만(W. Brueggemann)은 토라(ּתֹורָ ה)가 구성하는 공동체 윤 리 안에서 이방인(gēr)을 사회적 보호의 대상에 포함하고, 이러한 법적 규 정을 이스라엘의 신학적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증언으로 이해한 다.7)
7) Walter Brueggemann, Theology of the Old Testament: Testimony, Dispute, Advocacy (Minneapolis: Fortress Press, 1997), 732-740.
이 관점에서 에스라–느헤미야서에 나타난 이방인 배타 조치는 포로 기 이후 공동체 위기 속에서 나타난 특수한 대응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 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구약성서 내부에 공존하는 상반된 이방인 규정 들을 하나의 윤리 발전 단계로 환원함으로써, 그 규정들이 형성된 사회적· 편집적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이에 대한 보완으로 등장한 법·사회사적 연구들은 ‘이방인’을 단일한 집단이 아니라 차등적 법적 지위로 분석하려고 한다. 프랭크 크뤼제만(Frank Crüsemann)은 토라 법전이 사회경제적 갈등 속에서 형성된 규범 체계임을 강조하며, 게르를 공동체 내부에 거주하는 법적 약자로서 공동 체 분배 질서 속에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이해한다.8)
크리스토프 니한(Christophe Nihan)과 에크하르트 오토(Eckart Otto) 등의 연구는 토라 법전이 추상적 종교 규범이 아니라 역사적 위기와 사 회경제적 갈등 속에서 형성·재편된 규범 체계임을 강조한다.
니한은 제 사장 전승과 성결법전의 편집 과정을 분석하면서 토라가 공동체 정체성 을 구성하는 텍스트로 재구성되었음을 주장했다. 오토는 신명기법전이 토지 질서와 채무 구조, 안식년 규정 등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한 대응 속 에서 형성되었음을 논증한다.9)
이러한 연구들은 토라 법규가 공동체의 사회 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한편, 역대기와 에스라–느헤미야 문헌을 중심으로 한 연구들은 성전 중심 공동체의 정체성 형성 과정에 주목하였다.
사라 야펫(Sara Japhet) 은 역대기가 다윗과 솔로몬 시대로 성전 질서를 소급함으로써 포로기 이 후 유다 공동체의 제의적 정통성을 신학적으로 정당화하고 있음을 지적 하였다.10)
최근 밍힘 고(Ming Him Ko)는 역대기의 제의 질서를 공동체 경계 설정의 논리로 읽었으며,11) 벤자민 기폰(Benjamin D. Giffone) 은 절 기 참여 구조가 공동체 소속을 형성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분석하였 다.12)
8) Crüsemann, Die Tora, 252-270.
9) Nihan, From Priestly Torah to Pentateuch, 489-515; Eckart Otto, Das Deuteronomium im Penta teuch (Tübingen: Mohr Siebeck, 2000), 215-240. 10) Sara Japhet, I & II Chronicles: A Commentary (Louisville: Westminster John Knox Press, 1993), 27-45.
11) Ming Him Ko, “The Chronicler’s Cultic Ideology,” Journal for the Study of the Old Testament 40 (2016), 321-343.
12) Benjamin D. Giffone, Israelite Festivals and the Early Judaism (Tübingen: Mohr Siebeck, 2020), 198-225. 14
이들 연구는 이방인을 독립된 주제로 전면화하기보다는, 제의 참 여 자격과 성전 접근 가능성의 문제를 통해 공동체 내부와 외부를 구분 하는 방식을 조명한다. 그러나 이들 연구는 제의 이데올로기와 공동체 정체성 형성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지만, 성전경제 구조와 결합하 여 소속과 참여 자격을 규정하는 방식과 그로 인해 형성되는 권력 재생 산의 작동 원리까지는 충분히 분석하지 못하였다. 국내 연구에서도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었다. 하경택 역시 이러한 시 각을 자신의 연구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그는 노크리(nokrî)를 계 약 공동체 외부에 있는 타 민족적 존재로, 게르를 공동체 안에 거주하며 일정한 율법 질서 안에 편입되는 존재로 구분한다.
또한, 포로기 전후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두 개념의 사용 양상이 변화하며, 특히 포로기 이후 공동체 재구성 과정에서 게르 개념이 공동체 질서 안에서 정의된 법적 지위로 이해되었다고 설명한다.13)
김선영과 최경환은 각각 ‘룻기’와 예언 서를 중심으로 이방인 포용을 신학적 메시지로 해석하였다. 배덕만과 이 희학은 포로기 이후 문헌에 나타난 배타적 조치를 공동체 정체성 위기와 혈통 중심적 이해의 맥락에서 분석하였으며, 오경섭은 레위기 성결법전 에 나타난 이방인 규정을 법전 내부 논리 차원에서 고찰하였다.14)
13) 하경택, “구약성서의 관점에서 본 다문화사회와 대응방안: 노크리와 게르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 로,” 「長神論壇」 39 (2010), 61-88.
14) 김선영, “룻기와 이방인 포용의 신학,” 「신학사상」 168 (2015), 173–204; 최경환, “예언서의 이방 인 포용 사상 고찰,” 「신학사상」 170 (2016), 75-106; 배덕만, “포로기 이후 이스라엘 정체성과 이 방인 배제 문제,” 「신학사상」 152 (2011), 201-232; 이희학, “포로기 이후 문헌에 나타난 혼혈·잡 족 문제와 이방인 이해,” 「구약논단」 20-1 (2015), 55–83; 오경섭, “레위기 성결법전(Lev 17–26)의 이방인 규정,” 「구약논단」 22-2 (2018), 183-210.
이와 같은 연구들은 이방인 규정의 신학적·사회사적 의미를 밝히는 데 중요한 성과를 축적하였다.
그런데도 기존 연구의 다수는 이방인 문 제를 주로 윤리적 태도, 법적 보호, 혹은 정체성 경계의 문제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며, 제2 성전 이후 예루살렘 성전이 수행한 제의적 기능과 더 불어 행정·재정 중심으로 작동하였다는 역사적 조건을 분석의 중심에 두 지 않았다. 그 결과 레위기 19장 33–34절과 신명기 10장 18–19절에 나타 난 보호 규정이 에스라 9–10장과 느헤미야 13장의 배타적 조치와 병존하 는 이유는 윤리 담론만으로는 충분히 해명되기 어려운 상태로 남아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 연구의 성과를 수용하면서도, 이방인 규정을 성전경제와 성전국가 질서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자 한다.
곧 이 방인에 대한 상반된 서술을 윤리의식의 진보나 퇴행이라는 도식으로 환 원하기보다, 제2 성전 건설 이전 사제집단의 정통성 담론과 제2 성전 이 후 성전 중심 질서의 유지와 확장이라는 목표가 반영된 편집 전략의 산 물로 파악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구약성서의 이방인 규정은 단순한 배제 규범이 아니라, 성전 접근의 단계화, 헌물 참여의 제한, 총회 편입의 조 건화와 같은 구체적 경계를 통해 성전 접근권과 공동체 소속 기준을 조 정하는 경계 생산의 메커니즘으로 기능한다.
나아가 이는 성전경제와 성 전국가 질서를 정당화하고 지속해서 재생산하는 담론 구조로 이해될 필 요가 있다.
선행 연구들은 이방인 규정의 윤리적·법제적 의미를 밝히는 데 중요 한 이바지를 하였으나, 성전경제와 사제집단의 편집 활동이라는 차원에 서 이를 통합적으로 조명하는 시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본 연구 는 이를 성전국가의 권력 구조라는 확장된 틀 속에서 검토하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는 구약성서를 단순한 신앙 고백의 기록이 아니라, 특정한 역사적 조건 속에서 형성된 권력 질서의 이데올로기 편집 산물의 시각에 서 보려고 한다.
Ⅲ. 성전경제와 이방인
1. 유다 공동체의 이방인 참여
구약성서에서 ‘이방인’에 대한 평가는 무엇보다 유다(Yehud) 공동체 에의 소속 여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제2 성전 이후 성전을 중심 16 神學思想 213집 · 2026 여름 으로 공동체 질서가 재편되면서, 이방인에 대한 판단 기준은 단순한 윤 리적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성전 접근과 재정 책임의 귀속 여부라는 구 체적 기준으로 조직되었다.
곧 성서의 이방인 규정은 누가 성전에 접근 할 수 있으며, 누가 성전세를 통해 성전경제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분류 하는 기준을 서술한다.15)
이와 같은 재정 의무 체계는 제2 성전 이후 성전이 제의 기관을 넘어 경제적·사회적 중심으로 기능하였다는 점과 밀접하게 연결된다.16)
나아 가 이러한 질서 구조는 토라 서사 안으로 소급 배열되어 원초적 규범으 로 제시되었으며, 이는 후대 성전 체제에서 형성된 재정·제의 구조가 처 음부터 주어진 질서인 것처럼 구성되는 편집 맥락 속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17)
15)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성전세’라는 용어는 출애굽기 30장 13–16절에 언급된 반 세겔 인두세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여기서 성전세는 성전유지와 재정 책임을 구성하는 헌물, 절기 봉헌, 제물의 성소 집중 규정(레 17장), 의무적 제의 참여 등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성전 재정 의무 체계를 지 칭하는 분석적 개념이다. ‘세(稅)’라는 명칭은 성전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요구되는 다양한 재정 의무들의 묶음을 가리킨다. 김영호, “구약성서에 나타난 ‘성전세 모습과 사제집단 이데올로기’ 상 관관계,” 「신학사상」 208 (2025), 13-34.
16) Esias E. Meyer, “Temple, Economy, and Society in Persian-Period Yehud,” Old Testament Es says 23 (2010), 563-582.
17) ‘되쏘기’(retrojection)란 후대에 형성된 제도적·신학적 질서를 보다 오래된 역사적 시기로 소급하 여 배열함으로써, 그것을 원초적·규범적 질서로 제시하는 편집 전략을 의미한다. 토라 법전의 후 기 형성과 정경화 논의에 대해서는 Philip R. Davies, Scribes and Schools: The Canonization of the Hebrew Scriptures (Louisville: Westminster John Knox Press, 1998), 67-84; Crüsemann, Die Tora, 235-258을 참조.
출애굽기 30장 11–16절의 반 세겔 규정은 계수에 참여하는 공동체 구 성원에게 성소 봉사의 속전(ֹּכֶֹפֶ ר)을 요구함으로써, 재정 책임과 공동체 소 속을 결합하는 구조를 전제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출애굽기 30장 의 구조를 전제할 때, 동일 규례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게르를 재정 책임 구 조와 무관한 존재로 상정하기 어렵다.
“타국인(게르)이 할례 후 유월절을 지킬 수 있다.”(출 12:48–49), “거류민(게르)도 안식일 규례에 포함된다.”(출 20:10; 신 5:14), “속죄일 규정을 함께 적용한다.”(레 16:29), “번제와 제물을 드릴 수 있다”(레 17:8)와 같은 서술은 게르가 일정한 조건 아래 율법 질서 안에 이미 포함되어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18)
18) ‘게르’가 일정한 조건 아래 율법 질서 안에 포함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에 대한 사회사적 해석 으로는 Crüsemann, Die Tora, 252-270을 참조.
그러므로 출애굽기 30장의 인두세 규정은 성전 운영을 위한 공동체의 재정 책임 구조를 전제하며, 비 록 이방인(게르)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으나 그 적용 범위에서 배제되었 다고 보기는 어렵다.
민수기 15장 14–16절 “타국인(게르)도 여호와께 향기로운 화제를 드 릴 때”의 내용 역시 ‘한 율례와 한 법도’ 규정으로 제의 질서의 적용 범위 에 타국인(게르)에게도 적용된다는 점에서, 제의 참여가 제물 봉헌과 재 정 책임 구조와 분리되지 않음을 보여 준다.
2. 성전 공간 접근 규정에 따른 ‘이방인’ 용어의 차별화
성전경제는 성전세와 헌물, 절기 봉헌과 같은 재정 의무의 체계일 뿐 아니라, 성전 제의에 누가,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는가를 규정하는 질서 와도 결합되어 있다.
성전은 단일한 예배 장소가 아니라, 외곽에서 중심 부로 갈수록 점차 엄격한 자격을 요구하는 차등적 구조를 지닌 공간으로 서술된다.
중심부로 접근할수록 더 높은 수준의 정결성과 직무상의 구분 이 요청되었으며, 이를 통해 성전은 ‘누가 어디까지 들어갈 수 있는가’를 규정하는 질서로 기능하였다.
민수기는 제사장 직무를 아론과 그 아들들 에게 한정하며, 타인이 성소 직무에 접근할 경우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규정한다(민 3:10; 18:7).
또한, 웃시야의 성소 침입 사건은 부적절한 공간 접근이 어떻게 제재되는지를 보여 준다(대하 26:16–21).
이러한 본문들은 성전이 출입과 직무가 엄격히 구분된 차등적 공간이었음을 분명히 한 다.19)
19) 성전의 위계적 거룩함 구조에 대한 논의로는 Klawans, Purity, Sacrifice, and the Temple, 147-165 를 참조.
아울러 성전 규범은 공간 출입뿐 아니라 거룩한 것에 대한 접근 역시 차등적으로 규정하였다. 레위기 22장 10절 “일반인(자르)은 성물을 먹지 못할 것(ְוְְכָ ל־ָזָר לֹא־י ֹאְכַל ֹקֶֹדֶׁש)”에서 ‘자르(ָזָר)’는 “제사장 가문에 속하지 않는 자” 혹은 “제의를 할 자격이 없는 자”를 가리킨다. 이는 공간 출입 자체라 기보다 성물 접근에 대한 제한으로, 성전 규범이 물리적 경계와 제의적 참 여 범위를 동시에 구분하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차등적 구조 속에서 이방인 관련 용어 사용은 성 전 공간과 성물 접근 제한을 나타내는 용어이기도 하다.
즉 게르(ּגּר)는 공 동체 안에 거주하는 존재로서 일정 조건 아래 제의 규범의 적용을 받으며, 제사장 율법 안에서 법의 동일 적용 대상으로 서술된다(출 12:48–49; 레 16:29; 17:8; 민 15:14–16; 레 19:33–34).20)
반면 노크리(ָנְָכְרִ י)는 정치적·혈통적 외부자를 가리키며, 성전 중심의 직무·참여 체계 안으로의 편입이 전제되 지 않는다. 그리고 자르(ָזָר)는 민족적 구분이라기보다 제의 직무상 자격이 없는 자를 가리키는 용어로서, 특히 성물 접근 금지 규정에서 그 의미가 분명히 드러난다(레 22:10; 민 3:10).21)
20) Christophe Nihan, “The Ger in the Priestly Legislation,” in The Foreigner and the Law in An cient Israel, ed. Rainer Albertz and Jakob Wöhrle (Wiesbaden: Harrassowitz, 2011), 109-132.
21) Baruch J. Schwartz, “The Prohibitions Concerning the ‘Stranger’ (zār) in Priestly Law,” Vetus Testamentum 54 (2004), 412-428. 김영호 | 누가 ‘이방인’인가 - 성전국가의 경계 구조 속에서 구성된 포함과 배제 19
〈이방인의 성전경제 참여 구조〉: 생략(첨부논문파일참조)
위의 구분은 세 용어를 단순한 이방인 구분으로 배열하려는 것이 아 니다.
노크리는 언약 공동체의 외연을 규정하는 소속의 경계를 드러내 며, 게르는 그 경계 안에서 조건부 편입 가능성을 보여 주는 존재이다.
이에 비해 자르는 민족적 외부성을 지칭하기보다 제사장 직무와 성물 접 근을 기준으로 설정된 거룩의 경계를 표시한다.
따라서 이스라엘 사람이 라도 제의적 자격을 갖추지 않은 경우 자르에 해당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자르는 게르·노크리와 다른 층위의 경계를 표시하는 용어이다.
세 용어 는 동일한 구분에 속한 병렬적 개념이 아니라, 성전 규범이 공동체의 외 연과 내부 질서, 그리고 성소 중심의 거룩을 단계적으로 구분하는 서로 다른 층위를 보여 준다.
이 점에서 게르, 노크리, 자르는 동일한 구분의 이방인 구분이라기보 다, 성전 규범이 공동체 소속과 제의 자격을 구분하는 서로 다른 층위를 드러내는 용어들이다.
노크리는 공동체 외부자로서 제의 중심에서 배제 되며, 자르는 제사장 가문에 속하지 않은 자로서 성물 접근이 제한된다. 반면 게르는 일정 조건 아래 동일 규례의 적용 대상이 되어 제의 참여가 허용되는 존재로 서술된다.
Ⅳ. 성전국가와 이방인
1. 성전국가의 이방인
제2 성전 이후 성전을 중심으로 재편된 재정·제의 구조 속에서 성전 세와 헌물, 제의 참여 규정은 단순한 종교적 실천을 넘어 성전국가의 재 정 기반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였다. 정치적 주권을 상실한 유다 공동체 는 성전을 중심으로 사회·경제·종교 질서를 통합적으로 재편하였다.
이 러한 맥락에서 제2 성전 이후 유다 공동체는 근대적 의미의 주권 국가 (state)는 아니었으나, 페르시아 제국의 속주 통치 체계 안에서 성전을 중 심으로 재정·제의·행정 기능이 통합적으로 조직·운영되었다.22)
이러한 구 조를 본 연구는 분석적 개념으로 ‘성전국가’(temple-state)로 정의한다.23)
22) Meyer, “Temple, Economy, and Society in Persian-Period Yehud,” 563-582.
23) Meyer는 페르시아기 예후드에서 성전이 재정의 집결지이자 사회·행정 기능을 수행하는 중심 기 관으로 작동하였음을 분석한다. 이러한 논의를 참조하여 본 연구는 이를 ‘성전국가’라는 분석 개 념으로 정리한다. Meyer, “Temple, Economy, and Society in Persian-Period Yehud,” 563-582, esp. 566-574를 참조.
유다의 성전국가 재정 구조는 단지 기존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 머무 르지 않고, 제의 참여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재정 기반을 확장하는 방향으 로 작동하였다.
출애굽기 12장 48–49절에서 거류민(ּגּר)은 할례를 조건으 로 유월절 제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되며, 민수기 15장 14–16절은 게 르가 화제를 드리면 본토인과 같은 율례가 적용된다고 선언한다.
또한, 신 명기 16장 11, 14절은 절기 공동체 참여에 게르를 포함시킨다. 이러한 서 술은 이방인을 단순한 외부자로 고정하기보다, 일정한 규범 준수를 전제 로 제의 참여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는 성전세와 헌물 체 계가 작동하는 제의 구조 안으로 이방인을 편입함으로써 성전국가의 재정 기반을 안정화하고 확장하는 방식으로 파악할 수 있다.
2. 레위계 사제집단의 성전 권력 장악과 이방인에 대한 시각 변화
바빌론 포로기 이후 귀환 초기의 사제집단은 사독계 사제집단으로 이해된다.24)
이들은 성전 재건 과정에서 자신들의 제의적 정통성과 혈통 적 순수성을 공동체 재구성의 중심 원리로 제시하였으며, 성소 접근과 언약 공동체의 경계를 엄격하게 설정하였다. 에스겔 44장에 나타난 성소 정결 유지 규정과 에스라 9–10장의 혼인 분리 조치는 이러한 경계 설정 의 신학적·제도적 표현이다.25)
그러나 제2 성전 이후 성전 운영이 제도화되고 재정과 제의 조직이 안정되는 과정에서 권력 구조에는 변화가 나타난다.
역대기는 레위인의 직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대상 23–26장), 다윗 시대에 그 조직을 재배 열함으로써 제2 성전 이후의 질서를 이상화된 과거로 소급 서술한다.
이 는 레위계 중심의 성전 질서를 역사적으로 정당화하는 서술 전략으로 이 해될 수 있다.26)
제2 성전 이후 성전은 제의 기관을 넘어 공동체의 재정 수납과 사회 조직의 중심으로 기능하였다.27)
이러한 성전 운영 구조는 레위계 사제 권 력의 역할 확대와 맞물려 이해될 수 있다. 성전세와 헌물의 수납(대상 23–26장), 성물 접근 통제(레 22:10), 정결과 부정의 판별(레 13–15장)은 모두 성전 관리 체계 안에서 수행되었다.
특히 레위기 22장 10절의 “자르(ָזָר)” 규정은 제사장 가문에 속하지 않은 자의 성물 접근을 금지함으로써, 성전 질서가 직무상 경계를 엄격히 설정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28)
24) 본 논문에서 사용하는 용어인 사독계 사제집단과 레위계 사제집단과 관련한 설명과 연구는 필자 가 앞선 연구들에서 상세히 다룬 바 있다. 김영호, “구약 성서 두루마리를 쓴 사람들: 사독계 사제 집단과 레위계 사제집단의 편집 이데올로기,” 「신학연구」 60/2 (2023), 11–26; 김영호, “구약성서 에 나타난 ‘성전세 모습과 사제집단 이데올로기’ 상관관계,” 13-34.
25) Joseph Blenkinsopp, Ezra–Nehemiah: A Commentary (Philadelphia: Westminster Press, 1988), 32–52; Joseph Blenkinsopp, Judaism, the First Phase (Grand Rapids: Eerdmans, 2009), 87-112. 블렌킨소프는 귀환 공동체의 재구성이 성전 중심의 제사장 엘리트에 의해 주도되었음을 서술한다.
26) 레위인 직무 재배열과 다윗 시대 이상화는 Sara Japhet, I & II Chronicles, 58-76를 참조.
27) Meyer, “Temple, Economy, and Society in Persian-Period Yehud,” 563-582.
28) Jacob Milgrom, Leviticus 17–22: A New Translation with Introduction and Commentary (New York: Doubleday, 2000), 1813-1824; Baruch J. Schwartz, “The Prohibitions Concerning the ‘Stranger’ (zār) in Priestly Law,” Vetus Testamentum 54 (2004), 412-428.
사독계 사제집단이 귀환 초기 정통성을 위해 성소의 정결과 혈통적 경 계를 강조하여 이방인을 배척하였다면(겔 44:7–9; 스 9:1–2), 레위계 사제집 단은 일정한 규범 준수를 전제로 한 이방인 제의 참여 가능성이 더 분명하 게 제시된다(민 15:14–16; 출 12:48–49). “너희 중에 거류하는 타국인(ּגּר, gēr) 에게나 같은 법도, 같은 규례이니라”(민 15:16)라는 선언은 이러한 경향을 집약적으로 보여 준다.
성전 권력의 안정화는 성전경제의 안정과 맞물려 이루어졌다.
레위 계 사제집단의 편집에서 게르는 사독계의 배타적 시각과 달리 동일 규례 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이는 단순한 포용이 아니라, 성전 질서 아래 그 위치를 재배치하면서 공동체 규범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는 기능을 수 행한다.29)
29) Christophe Nihan, “The Ger in the Priestly Legislation,” in The Foreigner and the Law in An cient Israel, ed. Rainer Albertz and Jakob Wöhrle (Wiesbaden: Harrassowitz, 2011), 109-132.
이러한 사독계와 레위계 사제집단의 이방인 시각 차이는 단순한 신 학적 견해 차이로 환원되기 어렵다. 이는 성전국가의 기능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제의와 재정 운영의 확장이라는 시각에서 이방인 시각이 재배 치된 결과이다.
이방인에 관한 서술의 변화는 성전 질서의 운영 방식과 공동체 구조의 재편을 반영하는 것이다.
〈사독계에서 레위계로의 성전 권력의 이동과 이방인 인식의 변화〉: 생략(첨부논문파일참조)
위의 표는 사독계 사제집단과 제2 성전 이후 레위계 사제집단의 전 승에 나타나는 이방인 인식의 차이가 단순한 신학적 견해의 차이가 아니 라, 성전 권력의 운영 방식과 공동체 질서의 재편과 관련되어 있음을 보 여 준다.
결국 이방인은 공동체 외부에 이미 존재하던 대상이 아니라, 성전 권 력의 운영과 확장 속에서 그 의미가 다시 규정된 존재로 이해되어야 한다.
3. 이방인 시각의 변화 과정30)
30) 본 절의 ‘배타적 → 유보적 → 제한적 포용’ 배열은 연대기적 재구성이 아니라, 최종 텍스트에 나 타난 이방인 규정의 서술 경향을 분석하기 위한 개념적 틀이다.
1) 배타적 편집 단계: 귀환 초기 사독계 사제집단의 이방인에 대한 시각
신 23:3 (배타적) 3. 암몬 사람과 모압 사람은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리 니 그들에게 속한 자는 십 대뿐 아니라 영원히 여호와의 총회 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성전 건축 완공 전후 신명기 23장 3절은 암몬 사람과 모압 사람이 “여호와의 총회”에 들 어오지 못한다고 규정하며, 그 금지를 “십 대뿐 아니라 영원히”로 확장한 다.
이 규정은 단순한 예배 참여 제한을 넘어 공동체 소속의 경계를 제의 적·정치적 차원에서 설정하는 조항으로 이해될 수 있다.
여기서 “여호와 의 총회”는 단순한 종교 모임이 아니라, 성전 중심 공동체의 제의적·정치 적 중심 공간을 가리킨다.31)
31) 신명기에서 “총회”(ֹקָ הָ ל)는 단순한 집회가 아니라 언약 공동체의 법적·제의적 집합을 가리키는 용 어로 사용된다. Rad, Old Testament Theology, vol. 1, 204–210; Otto, Das Deuteronomium im Pentateuch, 215–228. 귀환기 맥락에서 총회 개념이 공동체 소속과 경계 설정과 결부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Joseph Blenkinsopp, Judaism, the First Phase (Grand Rapids: Eerdmans, 2009), 95-104 를 참조.
바빌론에서 귀환한 사제집단은 소수의 엘리트 집단이었으며, 성전 재건의 주도권과 제의적 정통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에스라–느헤미야서(스 9–10장; 느 13:23–27)에 나타난 혼인 단절 조치는 토 라 규정을 역사적 상황 속에서 급진적으로 적용한 사례로 이해될 수 있 다.
특히 제사장 계보의 순수성을 확인하는 장면(스 2:61–63)은 혈통과 정 결이 공동체 소속의 기준으로 기능하였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배제적 시각은 단순한 민족적 배타주의라기보다, 성전 재건 을 둘러싼 권력 경쟁 속에서 귀환 사제집단이 자신들의 제의적 권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경계를 선명하게 설정한 결과(정통성)로 이해될 수 있다.
스 4장에서 성전 건축을 방해한 세력에 관한 서술 역시 이방인을 공동체 질서의 위협으로 형상화함으로써, 내부 결속과 정통성 담론을 강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 단계에서 이방인은 공동체 외부의 단순한 타자가 아니라, 성전 질 서의 순수성과 권위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구성된다.
배제는 윤리 적 판단의 결과라기보다, 성전 중심 공동체가 자신을 재구성하는 과정에 서 설정된 경계 전략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2) 유보적 편집 단계: 배제 규정의 완화와 조건부 편입
신 23: 7, 8 (부정적 & 유보적)
7. 너는 에돔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 그는 네 형제이기 때문 이다. “너는 애굽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 네가 그의 땅에서 나그네 (게르, ּגּר) 되었기 때문이다.”
8. 그들의 삼 대 후 자손은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올 수 있느 니라
성전 질서 재편 과정 신명기 23장 7–8절은 3절의 강경한 배제 규정과는 배치된다.
에돔 사람과 애굽 사람에 대해서는 “미워하지 말라”고 명하며, 그들의 삼 대 후 자손은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올 수 있다고 서술한다. 이는 특정 이 방 집단에 대해 일정한 세대 경과 이후 총회 참여를 허용하는 조항이다.
이 규정은 이방인이 즉각 공동체에 편입될 수 없다는 전제를 유지하 면서도, 시간의 경과와 조건 충족을 통해 제의 공동체 참여의 가능성을 열어 둔다.
다시 말해, 배제의 원칙이 폐기된 것이 아니라, 그 적용 방식 이 조정된 것이다. 이러한 조정은 성전 재건 이후 공동체 질서가 점차 안정화되는 과정 과 무관하지 않다. 귀환 초기의 정통성 확보를 위한 강경한 경계 설정이 일정 부분 완화되면서, 총회 참여의 문턱이 ‘영원한 배제’에서 ‘세대적 유 보’로 이동한다.
이 변화는 성전 중심 공동체가 자신의 경계를 재조정하 는 편집적 서술 전략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관점에서 유보적 규정은 배 타 담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전 질서의 지속을 전제로 하여 이방인을 시간의 질서 속에 위치시키는 방식으로 기능한다.
이는 성전 세력이 이방인을 일률적 위협으로만 규정하지 않고, 통제 가능한 구분으 로 재배치하기 시작했음을 보여 준다.
3) 포용적 편집 단계: 성전국가 질서 안으로의 포함
11. 너와 네 자녀와 노비와 네 성 중에 있는 레위인과 너 희 중에 있는 이방인(게르)와 고아와 과부가 함께 네 하나 님 여호와께서 자기의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에서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즐거워할지니라 신 16:11-17 이방인 평가: ‘긍정적’
12. 너는 애굽에서 종 되었던 것을 기억하고 이 규례를 지켜 거주하는 레위인과 이방인(게르), 고아와 과부가 함 께 즐거워하되
13. 초막절을 지킬 것이요
15.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너는 이레 동안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절기를 지키고 네 하나님 여호 와께서 네 모든 소출과 네 손으로 행한 모든 일에 복 주실 것이니 너는 온전히 즐거워할지니라
16.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여호와를 뵈옵되 빈손으로 여호와를 뵈옵 지 말고
성전 완공 이후 안정기 제2 성전 이후 공동체 질서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이방인(게르)에 관한 규정은 보다 포용의 범위가 확장된 형태로 배열된다.
신명기 16장 11–17절은 레위인과 게르, 고아와 과부가 함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 서 절기를 지킬 것을 명한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반복적으로 언급되 는 무교절·칠칠절·초막절의 언급이다.
이 절기 규정은 단순한 나열이 아 니라, 공동체 구성원이 정기적으로 성전 앞에 집결하도록 제도화한 규범 으로 이해해야 한다.32)
절기는 공동체의 신앙 행위이면서도 성전 운영을 지속시키는 물적 기반이 주기적으로 형성되는 장을 제공한다.
성전 앞에 나아가 “보이는” 행위는 단순한 예배 행위가 아니라, 성전 질서를 지탱하는 재정 구조와 긴밀히 결합되어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33)
32) 김영호, “구약성서에 나타난 ‘성전세 모습과 사제집단 이데올로기’ 상관관계,” 20–24.
33) Ibid., 30-34.
게르 역시 이 절기 집결 구조 안에 포함된다는 것은 그가 성전 질서의 외부에 머무르는 존재가 아니라, 제도화된 제의와 재정 순환의 구조 안에 위치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경계의 해체라기보다 경계의 작 동 방식이 재구성되었음을 보여 준다.
게르의 제의 참여는 동일 규례의 적용이라는 틀 안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34) 성전 체제는 그를 관리 가능 한 공동체 구분 안에 놓이게 된 것이다.
34) Nihan, “The Ger in the Priestly Legislation,” in The Foreigner and the Law in Ancient Israel, 109-132.
이로써 성전국가의 경계는 노골적 배제 대신 제도화된 절기와 규범 속에 있으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Ⅴ. 레위기와 역대기: 성전국가 질서의 정당화와 이방인
1. 문제 설정: ‘이방인’은 언제부터 편집 서술되었는가?
구약성서에 나타나는 이방인 규정은 흔히 윤리적 관용과 배제의 문 제로 이해되어 왔다.
이러한 접근은 이방인을 공동체 외부에 이미 존재 하던 사회적 문제로 전제하고, 그에 대한 성서의 윤리적 태도를 묻는 데 주력한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 방식은 이방인이 언제, 어떤 조건 속에서 문제로 구성되었느냐는 근본적인 물음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본 연구는 구약성서의 이방인 서술을 제2 성전 이후 성전국가로서 제도가 정착·안정화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이데올로기적 서술로 이해한 다.
이방인은 규범의 출발점이 아니라, 제도가 자신을 설명하고 유지하 는 과정에서 구성된 편집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은 율법이 사회 현실의 단순한 반영이 아니라, 특정한 사회·제도 질서를 형성하고 정당화하는 기능을 지닌다는 점을 강조한 크뤼제만의 통찰과도 상응한 다.35)
여기서 본 연구는 레위 사제집단의 편집인 레위기와 역대기의 이방 인 관련 서술에 주목한다. 두 문헌의 역사적 기원을 직접적으로 논증하 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최종 텍스트가 전제하는 성전국가 혹은 성전 권력의 서술 의도를 읽어내는 데 있다.
비록 두 문헌은 장르와 표현 방식 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공통으로 성전국가 질서를 전제한 상태에서 이방 인을 배치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비교 대상이 된다.
그 결과 이방인은 제도의 기원이 아니라, 제도가 자신을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구성된 결과로 봐야 한다. 이러한 구성은 단순한 법 조항의 형 성이 아니라, 성전 제도가 토라 서사 속으로 소급 배열되는 ‘되쏘기’ 방식 으로 구성되었다.
이방인에 관한 규정 역시 이러한 담론 전략 속에서 역 사화·신성화되며, 성전국가 체계를 분명한 질서로 정당화하는 기능을 수 행한다.
2. 레위기: 정립된 성전 질서와 이방인
레위기는 성전이 존재하지 않는 광야 상황을 서사적 배경으로 삼고 있음에도, 그 안에 배열된 규범들은 정교하게 조직된 성소 운영 체계를 전제한다.
중앙 성소로의 집중(레 17장), 제사장 조직과 제물 분배 체계(레 1–7장), 성물 접근 통제(레 22장), 십일조와 서원 규정(레 27장) 등은 고도 로 체계화된 제의 구조를 드러낸다.35)
이러한 점에서 레위기의 규범은 역 사적 출발점의 단순한 반영이라기보다, 이미 정립된 성소 질서가 서사적 으로 ‘기원’의 자리로 재배치된 결과로 보아야 한다.36)
35) Crüsemann, Die Tora, 15-30.
36) Milgrom, Leviticus 1–16, 3–12
이러한 레위기에서 ‘게르, 자르, 노크리’에 관한 규정은 “이방인을 어 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윤리적 질문을 전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미 작동하고 있는 성전 규범을 전제로 하여, “본토인과 거류민(게르) 모 두”(레 16:29), “거류민이 번제나 제물을 드리되”(레 17:8), “너희는 거류민 에게나 본토인에게 동일한 법을 적용할지니라”(레 24:22)와 같은 규정을 통해 게르는 공동체 질서 안에 위치한 존재로 서술된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게르의 권리 주장이 아니라, 이미 규정된 제의 질서가 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별도의 새로운 신분 규정 을 제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성전 규범을 확장 적용하는 방식이 취 해진다.
편집의 관심은 공동체 구성원의 구분을 새로 규정하는 데 있기 보다, 성전 안에서 이루어지는 제의 행위에 어떠한 규칙으로 참여하는 문제에 놓여 있다.37)
37) Milgrom, Leviticus 17–22, 1817–1826.
레위기 17장 3–4절은 모든 제물이 회막 문으로 집중되어야 함을 규 정함으로써 제의 행위의 중앙 집결 원리를 분명히 한다. 이러한 중앙 집 중 구조는 후대 성전 체제(제2 성전)가 헌물과 재정을 조직하는 근거로 소 급 배열된다.
제의 행위와 헌물 체계가 본래부터 존재해 온 질서로 서술 되는 방식은, 성전 재정 구조의 정당성을 토라 서사 속에 내재시키는 효 과를 낳는다.
결국, 레위기에서 이방인은 규범 형성의 출발점이 아니라, 이미 정립 된 성전 질서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관리 대상으로 재배치된 존재로 배열 된 결과이다.
3. 역대기: 성전 질서의 서사적 소급과 이방인의 주변화
레위기에서는 성전 질서가 모세에게 주어진 규례로 제시된다.
역대 기에서도 유사한 서술 방식이 나타난다. 역대기는 다윗과 솔로몬 시대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면서 성전 제도와 제사장 질서를 이미 그 시대에 정비 된 구조로 묘사한다.
제2 성전 이후의 성전 질서를 다윗과 솔로몬 시대 로 배열함으로써, 이를 오래전부터 예정된 질서이자 신적 계획의 일부로 제시한다. 다윗은 성전 건축 이전부터 제사장과 레위인의 직무를 조직하고, 성 전 예배와 헌물 체계를 설계한 인물로 묘사된다.
“다윗의 규례대로”(대상 15:13; 16:40; 대하 8:14), “여호와의 명령대로”(대상 6:49; 29:25), “율법에 기록된 대로”(대상 16:40; 대하 23:18; 30:5)와 같은 반복 표현은 성전 질서 가 역사적 타협의 산물이 아니라 본래부터 정해진 규범이었음을 강조하 는 서사적 장치로 기능한다.
갈등이나 이행의 긴장은 거의 드러나지 않 고, 완결된 질서의 모습이 강조된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서사 구조 속에서 이방인이 갈등의 주제로 등장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역대기는 이방인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를 새 롭게 문제 삼지 않는다. 이미 완성된 성전 질서가 서사의 중심을 차지하 고 있기 때문이다.
대하 6:32–33은 이스라엘에 속하지 아니한 이방인(노 크리)이라도 성전을 향해 기도하면 들으시기를 구하는 장면을 제시함으 로써,38) 성전 질서의 주변에 있는 자까지도 기도의 구분 안에 포함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38) 이 본문은 왕상 8:41–43절과 평행 구조를 이룬다. 열왕기 전체가 보여 주는 이방 종교 비판과 언 약 공동체의 종교적 경계 강조라는 신학적 흐름과 비교할 때, 이 단락은 문맥상 일정한 긴장 관계 를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연구에서는 이 단락을 열왕기 본문에 삽입된 후대 편집으로 이해 한다. Thomas Römer, The So-Called Deuteronomistic History (London: T&T Clark, 2007), 89 92; Mordechai Cogan, 1 Kings: A New Translation with Introduction and Commentary (New York: Doubleday, 2001), 285-287.
이는 이방인에 대한 제의 관련 인식이 이미 안정된 상태에 이르렀음 을 드러낸다. 이제 이방인은 갈등의 원인도, 규범 형성의 계기도 아니다.
이러한 서사적 침묵은 단순한 누락이 아니라 편집 의도를 반영한다. 역 대기는 성전 질서가 언제나 정당했고 지속하여 왔다는 인상을 강화하며, 성전 공동체를 완결된 구조로 제시한다.
그 안에서 이방인은 논쟁의 대 상이 아니라, 이미 규범 속에 그 위치가 배치된 존재로 묘사된다.
4. 제2 성전 이후의 이방인: 두 문헌의 공통 구조
레위기와 역대기는 서로 다른 문학 형식을 취하지만, 최근 연구 흐름 에 비추어 보면 두 문헌 모두 제2 성전 이후 레위계 사제집단이 성전 중 심 종교 질서를 재구성하는 맥락을 바탕에 둔다.
나아가 그 질서를 관리 하는 사제집단을 규범의 해석자이자 집행자로 설정함으로써, 성전 중심 질서의 정당성을 공통된 방식으로 강조한다.
역대기가 레위인의 위상을 부각하는 서사임을 고려하면, 두 문헌은 모두 성전 질서를 중심으로 공 동체를 재편하려는 레위계 관점을 반영한다.39)
이러한 맥락에서 이방인 에 대한 관점 역시 규범 형성의 기원이 아니라, 이미 확립된 성전 질서가 자신을 설명하고 안정화하는 과정에서 배치된 것으로 이해된다.
역대기는 다윗과 솔로몬 시대를 이상적 성전 질서의 기원으로 재구 성함으로써, 제2 성전 이후의 구조를 과거 역사 속으로 투사한다.
성전 조직, 레위인 체계, 제의 분업은 이미 완결된 질서로 제시되며, 그 질서 에 속하지 않는 존재는 별도의 논쟁 없이 주변에 배치된다.40)
이에 비해 레위기는 동일한 성전 질서를 규범의 형식으로 재배열하여, 그것을 역사 이전의 신적 명령으로 소급해서 서술하고 있다.41)
39) 김영호, “구약성서 두루마리를 쓴 사람들: 사독계 사제집단과 레위계 사제집단의 편집 이데올로 기,” 11-26.
40) Japhet, I & II Chronicles: A Commentary, 17-25.
41) Milgrom, Leviticus 1–16, 3-12; Jacob Milgrom, Leviticus 17–22: A New Translation with Intro duction and Commentary (New York: Doubleday, 2000), 1817–1826.
역대기가 성전 질서를 역사 서사로 배열한다면, 레위기는 그것을 율 법의 형식으로 절대화한다.
이방인 규정의 차이는 두 문헌의 모순이 아 니라, 성전국가 질서가 자신을 재생산하는 서로 다른 서술 방식으로 이 해될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성전–성전경제’ 구조와 맞물려 이방인 구분의 시각 변동을 낳는다. 귀환 초기에는 정통성 확보가 우선되면서 배제 담론이 강화되었고, 성전 질서가 안정되면서 제의 참여와 재정 구조의 확대가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이에 따라 조건부 통합과 의무적 참여의 논리가 강조된다. 이는 성전국가 질서의 유지와 확장을 위한 편집적 배열이다. 이 구조적 공통성은 성전 질서(접근·정결·총회 참여)와 성전경제(제의·헌 물·절기 봉헌 의무)의 결합 속에서 이방인 구성 범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를 보여 준다.
〈‘성전–성전경제’ 관점에서 본 이방인 규정의 배열〉: 생략(첨부논문파일참조)
위가 변동하는 구조를 보여 준다.
Ⅵ. 결론
본 연구는 구약성서에 나타나는 이방인 규정을 윤리적 관용이나 배타 성의 문제로 환원해 온 기존 해석의 한계를 재검토하고, 이를 제2 성전 이 후 성전을 중심으로 재편된 공동체 질서의 구조 속에서 새롭게 조명하였 다.
ּגּ ר, ָנְָכְרִ י, ָזָר 와 같은 이방인 관련 용어는 고정된 민족적 구분이라기 보다, 성전 접근과 헌물 의무, 제의 참여의 범위를 조정하는 기준으로 기 능한다는 점을 논증하였다.
성전세, 봉헌, 절기 집결 구조는 단순한 종교 행위를 넘어 성전 공동체의 재정 운영과 결합한 규범 체계였으며, 그 안에 서 이방인은 차등적으로 배치되었다. 제2 성전 이후 성전은 정치적 주권 국가가 부재한 상황에서 제의 공 간을 넘어 재정과 행정의 중심 기관으로 작동하였다.
공동체의 경계는 혈통적 선언만으로 유지된 것이 아니라, 성전 질서에 대한 참여와 의무 수용 여부를 통해 재구성되었다.
구약성서에 나타나는 이방인 서술이 ‘배 제–유보–조건부 편입’이라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지만, 이는 모순된 윤리의식의 병존이라기보다 성전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 질서, 특히 성전 경제의 안정과 확장을 위한 조정의 결과로 이해될 수 있다.
레위기와 역대기를 중심 텍스트로 검토한 이유는 두 문헌이 제2 성 전 이후 성전 질서를 전제하고, 이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당화하는 레 위계 사제집단의 서술 구조를 보여 주기 때문이다.
레위기는 제의 규범 과 성전 운영 체계를 체계화하여 성전 질서를 율법의 형식으로 배열하 고, 역대기는 다윗과 솔로몬 시대를 재구성하여 그 질서를 이상화된 역 사 속에 배치한다.
장르와 서술 방식에는 차이가 있으나, 두 문헌 모두 성전을 공동체 질서의 중심으로 전제하고 사제집단을 그 질서의 해석자 이자 집행자로 자리매김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핵심은 이방인 자체가 아니라 성전 질서의 확립이 다. 레위기에서 이방인은 제의 규범의 적용 범위 속에서 위치가 정해지 며, 역대기에서는 성전 조직과 제사장 질서의 배열을 통해 공동체의 중 심과 주변이 구조화된다.
종합하면, 이방인은 규범 형성의 출발점이 아 니라 이미 전제된 성전 질서를 유지하고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설정된 구 분으로 나타난다.
이방인 규정은 제2 성전 이후 성전국가 구조 속에서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성된 포함과 제한의 논리로 이 해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구약성서의 이방인 서술이 성전경제와 사제집단의 권위 구조 속에서 형성·배열된 편집적 산물임을 제시하였다.
이데올로기 해체 비평의 관점에서 볼 때, 사제집단의 성서 편집은 ‘성전국가-성전경제 성전 권력’의 구조를 자연스러운 질서로 인식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작동 하였다.
그 안에서 이방인 규정은 고정된 배제 원리가 아니라, 성전경제 의 유지와 확장이라는 현실적 조건 속에서 조정되는 규범적 구분으로 이 해된다.
결론적으로 구약성서의 이방인은 민족적 타자를 단순히 지칭하는 명 칭이 아니라, 제2 성전 이후 성전 권력이 공동체의 경계와 재정 질서를 조직하고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편집적으로 구성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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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초록
본 연구는 구약성서에 나타나는 이방인 규정을 윤리적 관용과 배타성 의 문제로 환원해 온 기존 해석을 재검토하고, 이를 제2 성전 이후 성전을 중심으로 재편된 공동체 질서의 구조 속에서 분석하였다. ּגּר ,ָנְָכְרִ י ,ָזָר와 같은 이방인 관련 용어는 고정된 민족적 구분이라기보다, 성전 접근, 헌물 의무, 제의 참여의 범위를 조정하는 규범적 구분으로 기능한다는 점을 논 증하였다.
성전세와 봉헌, 절기 집결 구조는 단순한 종교 행위가 아니라 성전 공동체의 재정 운영과 결합한 질서 체계였으며, 이 체계 속에서 이방인 은 배제·유보·조건부 편입이라는 상이한 양상으로 배열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모순된 윤리의식의 공존이라기보다, 성전 질서와 성전경제의 유 지 및 확장을 위한 편집적 조정의 결과로 이해될 수 있다. 레위기와 역대기를 중심 텍스트로 검토한 결과, 두 문헌은 서로 다른 장르와 서술 방식을 취하면서도 공통적으로 성전을 공동체 질서의 중심 으로 전제하고, 사제집단을 그 질서의 해석자이자 집행자로 자리매김한 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레위기는 성전 질서를 율법의 형식으로 소급 배 열하고, 역대기는 이를 이상화된 역사 서사로 재구성함으로써 성전 질서 의 정당성을 강화한다.
결론적으로 구약성서의 이방인은 제도 이전에 존재한 사회적 문제라 기보다, 제2 성전 이후 성전국가 구조 속에서 성전 권력이 공동체의 안 정과 지속을 위해 형성한 규범적 구분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주제어 이방인, ּגּ ר, ָנְָכְרִ י, ָזָר , 성전경제, 성전세, 성전 접근, 성전국가(temple state), 편집 이데올로기
Abstract
Who Is the “Foreigner”? Inclusion and Exclusion within the Boundary Structure of the Temple-State
Young-Ho Kim( Endowed-Chair Professor, Old Testament Studies Graduate School, Department of Theology Sungkonghoe University )
This study reexamines conventional interpretations that reduce the biblical discourse on the “foreigner” to issues of ethical tolerance or exclusion. Instead, it analyzes these texts within the structural framework of the temple-centered community following the establishment of the Second Temple. The terms ּגּ ר (gēr), ָנְָכְרִ י (nokrî), and ָזָ ר (zār) are not treated as fixed ethnic categories, but as regulatory distinctions that define access to the temple, obligations of offerings, and participation in cultic practices. Temple tax, offerings, and the cyclical gathering at pilgrimage festivals were not merely religious acts; rather, they were embedded in a broader system of temple-based economic and administrative organization. Within this structure, the “foreigner” is variously positioned through exclusion, suspension, and conditional inclusion. These variations do not reflect inconsistent ethical attitudes, but are better understood as editorial adjustments shaped by the need to stabilize and expand the temple-centered order and its economic foundation. Focusing on Leviticus and Chronicles as primary texts, this study demonstrates that, despite their different literary forms, both writings presuppose the temple as the organizing center of communal life and present the priestly group as the authoritative interpreter and executor of that order. Leviticus articulates the temple system as primordial law within the wilderness narrative, while Chronicles projects the same structure into an idealized Davidic-Solomonic past, thereby reinforcing its legitimacy. Accordingly, the “foreigner” in the Hebrew Bible should not be understood as a preexisting social problem, but as a constructed category within the temple state structure that emerged following the establishment of the Second Temple. It functions to articulate and legitimize the boundary-making processes and economic organization of temple-centered power
Keyword (foreigner, gēr, nokrî, zār, temple economy, temple tax, offerings, temple access, temple-state, redactional ideology)
논문 접수일: 2026년 2월 27일 논문 수정일: 2026년 3월 19일 논문 게재 확정일: 2026년 6월 20일
神學思想 213집 · 2026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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