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부처님의 열반
육신의 죽음 넘어선 '법신의 가르침'
승가체제. 신앙형태 변화 등
불교역사의 새로운 전환점
불교는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불교도(佛敎徒)에 의한 종교문화 현상이다.
불교도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그 가르침을 따르고자
서약한 출가(出家). 재가(在家)자를 말한다.
성도(成道) 이후 열반(涅槃)에 이르기까지 45년에 걸친
부처님의 삶은 다수의 불교도를 만들어 낸 삶이었고,
새로운 종교문화로서 불교를 인도사회에 뿌리내리게 한 삶이었다.
뛰어난 인격의 소유자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기에 가능했던
삶이었고, 그것이 종교현상으로서 불교의 확대. 발전으로 이어졌다.
불교는 또 기존 바라문교 전통을 근본으로 하는
인도사회에 다양한 도덕적. 윤리적인 규범을 제공했다.
불교도로서 지녀야 하는 다양한 계율은 인간의 삶을
보다 도덕적으로 만들었으며, 중도(中道)의 합리적인 사유와
실천은 인간의 삶에 정당한 윤리적인 기준을 제시하였다.
자이나교와 함께 강력하게 주장된 불살생(不殺生) 등의 계율은
살아있는 것을 죽이는 전통적인 희생제의(犧牲祭儀)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부처님이 강력하게 주창한 무아설(無我說)은
유아설(有我說)에 입각한 기존의 바라문교를 재해석, 본격적인
인도사상이 전개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인도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끼친 불교는 그 새로운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부처님의 열반 즉 죽음이다.
성도 이후 45년의 삶을 보낸 부처님은 육신의 죽음이 다가옴을 알고,
여정(旅程)에 오른다. 이러한 부처님의 열반의 여정은〈대반열반경〉
〈유행경〉〈반니원경〉등 다수의 경전에 상세히 나타나고 있다.
이들 경전에 의하면 마가다국의 왕사성에 머물고 계셨던 부처님은
부처님을 찾아온 아자세왕의 대신(大臣)에게 정치에 필요한
7가지 법을 제시한다. 아울러 승가의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법을
설한 뒤, 시자(侍者)인 아난과 몇몇 제자들과 함께 여정에 올라
자신이 태어난 카필라국을 향한다. 왕사성으로부터,
파탈리푸트라, 바이샬리, 보가, 파바를 거쳐 쿠시나가라에
이르는 긴 여정은 80세의 부처님으로서는 힘든 여정이었다.
여정 동안에도 부처님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 가르침을 설하고,
진리를 설파하셨다. 여정 사이에 병을 얻어 육신의 고통을
받기도 하였다. 바이샬리 근처의 한 마을에서는 병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스스로를 의지처로 삼고,
법을 의지처로 삼으라" 는 유언적인 가르침도 남기신다.
그러나 파바 지역에서 받은 춘다의 공양에 의한 부처님의
육체적 고통은 가히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러한 육신의 고통을 견뎌가며 부처님은
마침내 열반의 땅인 쿠시나가라에 도착한다.
이 쿠시나가라가 열반의 지역인 연고를 밝힌 부처님은
마지막 가르침으로 "자신이 가르친 법과 내가 제정한 계율이
나의 사후(死後)에 그대들의 스승이 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게으르지 말고 수행에 정진하라. 모든 것은 사라져 간다"
라고 말씀하신 뒤, 9차 제정(次第定)에서 보이는 선정(禪定)의
단계대로 의식을 옮겨 제4선의 단계에서 열반에 드신다.
이 열반과 함께 대지(大地)는 진동하고 천둥소리가 났다고 전해진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뒤, 부처님의 몸은 뒤늦게 온
대가섭(大迦葉)을 기다려 화장에 붙여졌다.
그리고 부처님 몸에서 나온 유골은 8등분 되어
당시 세력을 가진 왕과 부족에게 나눠지고,
이 유골은 스투파 즉 탑에 안치되었다.
부처님 열반은 불교사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
스승을 잃은 많은 불교도들이 비탄에 빠졌음은 물론,
스승을 대신할 새로운 의지처가 필요로 되었다.
이러한 불교도의 요구는 자연히 승가에 영향을 끼쳤고,
승가 또한 새로운 질서와 체제가 요구되었다.
돌아가신 부처님에 대한 흠모의 정은 유골을 안치한
탑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신앙형태를 가져왔으며,
〈본생담〉등에 보이는 부처님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만들어 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교단의 계율 등이 정리되어지고,
또한 새롭게 해석하는 전통도 생겨났다.
[글 : 이태승 위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 / 불교신문 기사 발췌]
☞ 이태승 교수의 '불교란 무엇인가' 목차目次 바로가기 : 관세음보살 ☜
'가장 행복한 공부' 無量光明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