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시

합이빈가-안중근

합이빈가(哈爾濱歌)-안중근(安重根;1879-1910)

합이빈 노래-안중근

丈夫處世兮(장부처세혜) : 사나이 이 세상을 살아감이여

其志大矣(기지대의) : 그 뜻이 크도다

時造英雄兮(시조영웅혜) :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가

英雄造時(영웅조시) : 영웅이 시대를 만들도다

雄視天下兮(웅시천하혜) : 세상을 크게 바라봄이여

何日成業(하일성업) : 어느 날에 공업을 이루리요

東風漸寒兮(동풍점한혜) : 동풍이 점점 차가워짐이여

壯士義熱(장사의열) : 사나이 의로운 기운도 뜨거워짐이여

憤慨一去兮(분개일거혜) : 분개하여 한번 시작함이여

必成目的(필성목적) : 반드시 목적을 이루리로다.

<감상1>-(오세주)
이 시는 안중근 의사가 伊藤博文을 죽이려 갈 때의 자신의 각오와 심정을 읊은 운문이다.
안중근의 伊藤博文 저격 사건의 성격을 이 시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 시의 내용을 보면, 보면 안중근은 사상범이며 확신범에 속한다
안중근은 伊藤博文의 목숨과 자신의 목숨을 바꿈으로써,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 했다.

안중근의 생각은 일본이 조선과 중국을 침략한 것은 동양 평화를 깨뜨리는 행위이며, 그 원흉은 伊藤博文이라는 것이다.
또 그는 伊藤博文을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잘못된 야망을 이루기 위한, 모든 침략 행위를 중지하고
지금까지 진행된 침략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으로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새로운 전쟁 음모를 구체화 하기위해서,
일본을 떠나 만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伊藤博文이 일본을 떠나 哈爾濱으로 향하는 것이다.
밖으로는 친선을 가장하고 외국과 뒷거래를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자신에 대한 경호는 상대국에게 의존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일본에서 보다는 伊藤博文에 대한 경호가 허술해 지는 것을 의미한다.
안중근은 이를 천재일우의 기회로 보았다.
그리고 반드시 중지시켜야할 절박한 사건으로 본 것이다.

이러한 침략행위는 모든 일본인이 원하는 일이 아니고, 소수 일본의 군국주의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전쟁놀이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희생 없이는 그 누구도 이러한 소수의 미친 행위를 멈추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안중근은 자신과 伊藤博文의 목숨을 맞교환함으로써, 최소의 희생으로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안중근은 이것을 사나이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사나이로서 값있게 죽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이 사건을 성공시키고 자신이 죽어야만 목적을 이룬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결코 살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체포되어 재판 과정을 통해, 대한제국이 결코 일본의 보호를 원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국제 사회에 알려야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 했다. 당시 일본은 우리의 외교권을 빼앗고 우리가 일본의 통치를 원한다는 식으로 국제 사회에 선전했던 것이다.
또, 국내적으로는 치밀하고 잔인하게 전개되는 일본의 탄압에, 초기에 치열했던 우리의 항일 운동이 점점 식어가고 있는 때였다.
안중근은 우리가 완전히 일본의 것으로 되어간다는 민족적 위기를 느낀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저격 사건을 일으켜, 국제적 시선을 한반도에 모야서, 국제적인 재판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입장을 세게에 밝히고, 우리 민족혼을 다시 각성케 하자고 생각을 한 것이다.

안중근은 사람을 저격하여 죽게 하였으나, 최소의 희생으로 국제적 범죄를 미리 차단하고 대참사를 예방한 영웅인 것이다. 그는 결코 얼마의 돈을 위해서, 또는 남의 사주를 받고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다.

일본은 그를 회유하여 단순 살인 사건이나 파렴치범으로 몰려고 했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안중근의 태도는 확고하였던 것이다.
이는 당시에 안중근을 곁에서 지켜본 일본 교도관들의 말에서 확인된다. “수많은 사형수들을 지켜보았지만 죽음 앞에서 안중근처럼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죄수, 사형장에 그렇게 당당히 걸어 나가는 죄수는 보지 못했다” 고 했으며, 이후에 그 일본 간수는 고향으로 돌아가 안중근의 기일에 안중근을 애도하는 마을 제사를 올렸다고 한다. 이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나의 시를 감상하면서 너무 장황해진 것 같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안중근을 잊을 수 없다.그는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최고의 지사요 영웅인 것이다.
이 시는 그가 소신이 뚜렷하고 당당하며 기개 넘치는 진정한 사나이, 진정한 대한국인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시는 전통적인 한시의 형식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전통적 율격인 4/4조 정형률에 가깝다.

먼저 시 전체를 소개한다.

丈夫處世兮(장부처세혜) : 사나이 이 세상을 살아감이여
其志大矣(기지대의) : 그 뜻이 크도다
라고 함으로서, 사나이의 포부가 커야함을 말했다. 누구나 한번 밖에 살 수 없는 세상, 그가 진정한 사나이라면 큰 뜻을 품고 이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이어서 그는
時造英雄兮(시조영웅혜) :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가
英雄造時(영웅조시) : 영웅이 시대를 만들도다
라고 함으로써, 사람들은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고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기엔 영웅이 시대를 만든다고 본 것이다. 즉 자신의 영웅적 행위로 일본의 침략전쟁이 억제되어 평화의 시대로 바뀔 수도 있고, 또 우리가 일본의 굴욕적인 통치를 받고도 저항다운 저항 한번 하지도 못하는 굴욕적인 민족의 역사가 자신의 죽음으로써 외세에 저항하는 강한 민족의 역사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당시의 국제 정세를 아래와 같이 꿰뚫고 있다.
雄視天下兮(웅시천하혜) : 세상을 크게 바라봄이여
何日成業(하일성업) : 어느 날에 공업을 이루리요
東風漸寒兮(동풍점한혜) : 동풍이 점점 차가워짐이여
즉, 세게 정세는 제국주의 세력들이 횡횡하여 약한 나라를 그들이 나누어 침탈하는 약육강식의 세계로 보았다. 그리고 우리 동쪽의 일본 제국주의가 우리 한반도로 침략해오는 급박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동풍(東風)”은 “일본 군국주의 세력”을 의미한다
“점점 차가워진다(漸寒兮)”는 것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점점 압박해 들어옴”을 뜻한다.

그는 이러한 일본의 침략을 보았을 때, 겁을 먹고 움츠리거나 도망칠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물리칠 생각에 사나이 의기가 뜨거워진다고 했다.
壯士義熱(장사의열) : 사나이 의로운 기운 뜨거워짐이여

그리고 그는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분노를 느낄 뿐 아니라, 이를 막기 위해 원흉을 죽이는 결심을 하고, 그것을 행동에 옮김에 한번에 목적을 이루지 두 번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憤慨一去兮(분개일거혜) : 분개하여 한번 감이여

그리고 반드시 목적을 이루겠다고 결심을 다진다.
必成目的(필성목적) : 반드시 목적을 이루리로다.

그리고 그는 목적을 이루었다

위 시에서 어떠한 두려움의 그림자라도 느낄 수 있는가?
거사도 성공시키고 나도 살겠다는 이중의 마음을 볼 수 있었는가?
우리나라만 잘되자는 욕심의 조각이라도 있었는가?
제국주의가 횡횡하는 당시의 국제 정세를 보는 칼날 같은 판단력과 통찰력을 보았는가?
지금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말고 한번에 결행하자는 결단력을 보았는가?

이후에 우리가 당한 36년의 치욕은
안중근의 이러한 의거의 뜻을 살리지 못한 우리의 업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안중근의 값진 희생으로 우리는 외세의 친입을 당하여 민족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저항한 지조 있는 민족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되었다.
안중근이 우리 민족에게 준, 그 얼마나 큰 선물인가
당시의 같은 처지에 있었던 그 많은 중국인이나 아시아의 어느 민족도 해내지 못한 일을
대한국인 (안중근이 자랑스럽게 사용한 말)인 안중근이 해낸 것이다.

의사가 순국한 나이는 32세의 아까운 나이다.
결혼도 하고 자식도 있고, 부모도 살아 계실 나이다.
자신의 세상적 행복을 위해 열심히 남과 경쟁할 나이인 것이다.
안중근인들 가족 생각을 하지 않았겠는가
자신의 행복을 꿈꾸어 보지 않았겠는가

오히려 그는 그러한 것을 쟁취하기 위한 모든 경쟁력이 갖추어진 안중근이다.
집안은 부유하며
학력과 건강도 갖추어진 조건이었다.
아러한 그였지만
정말 가치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위해 희생을 결심을 하고
그것을 아주 치밀하게 계획하여, 한치의 오차도 없이 성공시키고,
그 뒤의 재판 과정에서의 소신에 차고 당당햇던 모습은
한 개인과 일본 제국전체가 겨루는 또 다른 싸움같았다

그렇게도 분명하고 당당하게 싸워 이긴 안중근
어떠한 위협과 회유에도 굴복하지 않은,
사나이 안중근.
우리는 그를
진짜 사나이,
민족의 영웅,
세계 평화의 수호자,
남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한 박애주의자 안중근이라 부른다.

아! 하늘의 별과 갗이 영원하라, 대한국인 안중근이여 

 

 

'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자음 -孟郊-  (0) 2016.05.23
소동파-적벽부  (0) 2016.04.06
멱라우풍-유종원  (0) 2016.03.23
장한가  (0) 2015.12.06
무제/김정희  (0) 201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