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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변좌유수/王陽明

溪邊坐流水(계변좌유수)

 

水流心共閒(수류심공한)

不知山月上(불지산월상)

 

松影洛依班(송영낙의반)

 



시냇가에 앉아 흐르는 물 바라보니,,, 흘러가는 물 따라 마음도 한가롭구나,,, 산 위에 맑은 달 오른 줄 몰랐더니,,, 어느새 옷자락에 무늬 지는 소나무 그림자,,,(王陽明)






때로는 저 소나무 숲 언저리에 앉아,,, 한없이 쉬어가고 싶구나,,, 솔 내음 그윽하게 차 오른 숲 사이로,,, 허리에 찬 술 한 병을 꺼내어 가슴에 흘려보내니,,, 눈앞에 흐르는 시냇물이 마치 이 대자연에 술인 듯,,,


술을 입에 묻혀,,, 한참을 그 향에 취하여 절로 사라질 때까지 눈을 감고 기다려보자면,,, 마침 숲 속 가득히 흐르는 저 송향(松香)마저 몸으로 파고드니,,, 저 시냇물은 그리도 맑구나,,, 하늘의 달은 저리도 맑구나,,,


이윽고,,



몸이 무거워진 듯,, 취기(醉氣)는 몸 안에 점차 차 오르고,,

 

어둑해진 숲 속에선 소나무 가지에 흩어져 오는 달빛들이,,, 또 한잔을 권하는 듯,,

 

내 몸에 그 미묘한 달빛을 묻혀 소나무 그림자를 새기고,,,

 

이윽고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아,,, 어찌도 저리 고운지,,,






눈앞에선 나의 귀가 술에 취하여 은빛 반짝이는 시냇물 소리에 떠내려가고,,,

 

인적도 없는 이 밤,,

 

비어 가는 술병처럼 한없이 공허(空虛)해지는 나의 상념(想念)들,,,

 

몸에 아른거려 새겨진 그림자는 이내 술에 젖어 흩어지고,,,

저 달이 지면 붉은 여명(黎明)이 올라오겠지,,,

 

까아만 하늘가는 물에 젖어 번지듯,,,

 

그렇게 저 하늘 끝자락은 맑게 빛나겠지,,,

 

오늘 밤,,

 

 

또 잔을 채워 영겁(永劫)의 윤회처럼,,

 

비우고 또 채워야겠다,,,




저 하늘의 달빛에 젖은 소나무 그림자를 새기고,,,

 

나의 귀를 앗아간 은빛 시냇물소리를 들으며,,,

 

이 고요해진 심장에,,,

 

술잔을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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