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교이야기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hicus):치유와 통합을 향한 네오샤머니즘(Neo-shamanism)영성|(신은희/경희대)

I. 호모 엠파티쿠스란?
치유와 통합의 논의는 갈등과 분열을 전제로 시작된다. 오늘날 한
국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갈등은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이
념, 계층, 세대, 성별 간의 복합 갈등 구조와 함께 ‘과속과 쏠림’ 현상
이 빚은 압축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발전국가 모델의 잔영이 짙은
가운데 신자유주의 헤게모니가 구축된 정치·경제 체제 속에서 한국사
회의 갈등 양상은 향후 더욱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형태로 나타날 것
이다. 한국사회는 눈부신 기술문명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으나 문명의
진보가 계층 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오히려 더 빠르게 문제의
원인자가 되고 있다. 이 글은 이러한 사회갈등이 증폭되는 현시점에서
종교적 영성의 기능과 역할은 과연 무엇인지 성찰해 보기 위한 시도
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사회적 갈등과 분열은 과연 개인적 차원의 영
적 수행과 의식변형을 통해 치유되고 통합될 수 있는가? 첨예한 갈등
이 발생하는 현실 속에서 더 나은 미래와 사회변혁을 꿈꾸는 새로운
종교적 인간상인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hicus)의 탄생은 현실적
으로 가능한가?
이 글의 목적은 치유와 통합을 향한 미래사회의 새로운 종교적 인
간상을 ‘호모 엠파티쿠스’로 정의하고, 이를 위한 대안적 영성을 인간
의 의식변형을 통한 네오샤머니즘(neo-shamanism)에서 찾아보고자 한
다. 호모 엠파티쿠스란 무엇인가? 호모 엠파티쿠스는 ‘공감적 인간’을
의미한다.1)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인간 본성의 특


1) ‘공감’이라는 단어는 독일어 ‘감정이입’(Einfühlung)이라는 용어에서 유래되었
다. 1846년 독일 철학자 로베르트 피셔(Robert Vischer, 1847-1933)가 예술작품
을 감상할 때 경험하는 인간 최상의 감정이 내면화되는 과정을 지칭하는 표
현이었다. 1909년 영국 심리학자 에드워드 티치너(Edward Titchener,
1867-1927)가 영어 번역어 ‘Empathy’를 처음 사용하게 된다. 그리스어
‘empatheia’에서 파생된 공감의 뜻은 ‘외부에서 감정 속으로 파고들어 가다’
4 종교연구 제74집 2호


징을 ‘공감하는 종’(種)으로 정의하고 계속 진화하는 인류문명의 세계
를 ‘공감’의 관점에서 재해석함으로 인간 의식의 변화와 인류문명의
지구적 공감을 예견하고 있다(Rifkin 2013, 7). 이 글에서는 호모 엠타
피쿠스의 의미를 ‘호모 렐리기우스’(Homo religiosus)의 진화된 표현으
로 사용하고자 한다. 이는 인간 본성의 공감적 능력과 특성을 종교적
틀이나 교리로 제한하지 않고, 좀 더 포괄적인 우주적 영성 세계와의
공명으로 자아 변화와 사회변혁의 힘을 지닌 네오샤먼적 인간상을 의
미이다.
최초의 호모 엠타피쿠스는 ‘샤먼’ 혹은 ‘샤먼 의식을 지닌 자’였을
것이다. 샤먼은 ‘원초적 공감’을 지닌 자이다. 고대시대부터 동·식물과
함께 뭇 생명들과 공감함으로 자연과 공생하는 원리를 터득하였고, 산
자와 죽은 자의 영혼과 소통함으로 시공 개념을 초월하는 공감 능력
을 지녔다. 또한 천체의 움직임과 우주의 근원적 신비를 체득하여 순
환적 삶의 지혜를 추구했던 존재들이었다. 샤먼은 타인의 고통을 자신
의 고통으로 수용하고 치유하는 자로써, 고통의 공감과 공명 의식 상
태가 가장 확장된 존재이다. 이러한 공감의 차원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고차원적인 공감의 도덕적 상태이다. 인간 개인의 고통뿐
아니라 동·식물이 포함된 자연 및 사회 공동체의 고통을 동시에 감지
할 수 있는 능력은 공감의 고차원적 상태이다. 이는 ‘공감의 정
의’(justice) 단계로 종교적 표현으로는 성스러움과 연결되는 누미노제
의 덕성이기도 하다(Hoffman 2001, 82).
이 글에서 강조하는 네오샤머니즘은 ‘종교’가 아니라 종교적 현상
을 해석하는 ‘방법론’이다. 이는 카를로스 카스타네다(Carlos Castaneda)
의 ‘신성의 주체화’를 강조하는 ‘마법론’(sorcery)이나 마이클 하너
(Michael Harner)의 ‘영성 민주주의’(spiritual democracy)에 나타나는 ‘핵
심 샤머니즘’(core shamanism) 이론과 같이 인간의 영적 공감 능력은
혹은 ‘타인의 감정, 열정, 고통과 함께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공감은 직감적 예감과도 연결되는데 이는 인간 ‘거울 뉴런’과 같은 신경생물
학적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Howe 2013, 22-23; Bauer
2006, 28-33).
호모 엠파티쿠스 5
정치적 영향과 교회 형성의 이해과정과 무관하게 태고시대부터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왔던 원초적인 영적 본능이다. 여기서 말하는 네오샤
머니즘의 영성이란 “고전 샤머니즘의 자연주의 신관이나 기존의 조상
신 개념의 틀에서 벗어나 인간 의식과 무의식의 의식변형의 세계를
다양한 종교적 상징으로 연결함으로 개인의 영적 각성을 통한 사회변
혁의 힘으로 승화시키는 인간 고유의 내면적 심혼(心魂)과 영기(靈氣)”
라고 하겠다(신은희 2013, 126).
본 연구에서는 인간의 공감 능력을 가장 극적으로 확장시킨 네오
샤머니즘의 전통을 호모 엠타피쿠스의 영성적 뿌리로 해석한다. 이를
통해 개인적 차원에서는 인간의 의식변형을 통한 개인 수행의 지평을
확대하고, 사회적 차원으로 확산시켜 궁극적으로 사회 변혁을 가져 올
수 있는 가능성과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이는 개인적 수행을 통
한 인격적 성화라는 인문학적 관점과 사회적 차원으로의 승화 기제를
탐구하는 사회과학적 관점을 융합함으로써 현대사회가 공통적으로 경
험하는 증오, 대립, 갈등의 문명을 화해, 치유, 통합의 문명으로 변화
시킬 수 있는 대안적 영성 세계를 네오샤머니즘 운동에서 찾아보고자
함이다.
II. 호모 엠파티쿠스와 사회갈등
일반적으로 사회갈등이란 다양한 집단이 권력, 지위, 경제적 이득
과 같은 희소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서 서로 경쟁하는 상태를 말한
다. 사회갈등은 가치갈등과 이익갈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치갈등은
서로 다른 생활방식이나 가치관이 충돌하는 것이고, 이익갈등은 경제
적 이익의 배분을 둘러싼 갈등을 지칭한다(김호기 2007, 103). 한국사
회의 갈등 지형은 3C의 갈등으로 요약될 수 있는데, 이는 복합
(compound), 복잡(complex), 압축(compressed)의 갈등 현상이다(박길성
2013, 63-78). 이러한 갈등 구조는 서로 간의 차이를 존중하고, 공존을
6 종교연구 제74집 2호
추구하면서, 상호 공통분모를 점진적으로 찾아가는 형태로 해결돼야
하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의 의식세계가 성숙해야 원만한 해결이 가능
하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아직까지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 만
큼 성숙하지 못하다. 이는 흔히 정치적 쟁점이 불거질 때마다 언급되
는 국민들의 의식수준, 즉 ‘민도’(民度)와도 연결되어 있다.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갈등 구조의 원인은 과도한 이념대립과 감정의 과잉 현상일
것이다. 한국 정치에 있어서 이념은 권위주의의 체제 하에서 오랫동안
억압되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갈등의 축은 민주 대 반민주의
이원화된 구도 속에서 남북갈등과 남남갈등은 지역정서의 뿌리와 함
께 깊이 고착되어왔다. 특히 정치권이 이념을 득표 수단으로 삼고 상
대방을 공격하는 정치 공학적 방법으로 활용되면서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은 실제 이상으로 증폭되어 나타나고 있다. 현실정치에서 실제 이
념적 차이보다 훨씬 더 경직되고 비타협적인 감정적 이념 정치를 하
고 있다. 예를 들면, 한미 FTA와 같은 기술적인 통상 문제도 민족, 자
주, 주권의 문제로 성격이 규정되어 첨예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 시켜
왔다.
가치·이념 갈등의 첨예화는 단순히 제도 정치권만의 문제는 아니
다. 한국 사회는 민주화 이후 시민사회의 성장과 시민단체의 급속한
증가를 경험하였다. 기존의 민주화 운동을 넘어서 경제, 환경, 교육,
여성, 종교, 지방자치, 의료, 인권 등 다양한 이슈들이 새롭게 관심을
받게 되었고, 각 분야를 특화하는 시민단체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
다(조대엽 2009, 196-202). 시민단체들은 시민사회 자체의 강화보다는
현실 정치에 더욱 관심이 많기 때문에 사회 정치운동으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인센티브 제도에 민감하게 반응하
며 공공성보다는 내부결속을 위한 공동의 이념성향을 견고하게 구축
해 왔다(김호기 2007, 113-114).
한국사회는 이념 과잉에 더해 감정 과잉 현상도 심각하다. 제도화
된 정치권이나 시민운동이 유연성과 신속성을 결여하고 있는 반면에,
호모 엠파티쿠스 7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사이버 공간을 매개로 형성되는 ‘유연자발집
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문화
적 이슈와 관련해서 수시로 생겨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속적인 네트
워크를 형성하기도 한다. 대규모 촛불시위를 비롯하여 최근에는 유연
자발집단에 감성적인 청소년층까지 가세함에 따라 한국 사회는 이념
과잉에 더해 감정과잉도 커다란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사
회적 이슈가 생겨날 때 마다 수백 개가 넘는 단체가 순식간에 단일한
결사체를 조직해서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여타 나라에서는 보기 힘
든 현상이다. 이들은 모두 사회문제들을 이슈화함으로써 이른바 갈등
의 전성시대를 형성하고 있다(조대엽 2009, 192).
이와 같이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정치가 순기능을 못하는 상황
하에서 기존의 종교 또한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불교
와 기독교 사이의 갈등은 뿌리 깊으며, 불교의 기독교에 대한 피해의
식은 이명박 정부 하에도 극도로 고조되었다. 사회적 갈등의 현장에는
어김없이 종교 단체들이 개입하고 있으며, 종교 단체 내에서도 좌우
이념으로 이원화되어 정치 쟁점마다 이해관계를 달리하며 등장하고
있다. 기성 종교의 이해관계와 정치적 표현 방식은 기존의 이념갈등
구조와 매우 유사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토록 거대한 사회·정치적 집단들의 갈등과 분열
을 치유와 통합의 영성세계로 이끌 수 있는가? 힘과 힘이 맞부딪치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더욱 고양된 정의와 평화로운 통합 사회를 구축
할 수 있는가? 과연 인간의 의식변형을 통해 사회변혁이 도출될 수
있는 것인가? 필자의 결론은 일단 비관적이다. 왜냐하면 권력을 가진
기득권층이 영성 수행자처럼 마음을 비우고 치유와 사회통합을 위한
조정 역할을 하는 것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의 역사가
증명해 왔다. 인간 역사는 비극의 본질이었고 인간 본성의 한계성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미래 통합 사회는 인간 본성의 비극성
을 간과하지 않고, 개인적으로는 의지적으로 고급화된 영적 지성을 추
구해야 하며, 사회적으로는 인간 본성의 비극성을 견제하는 제도적 노
8 종교연구 제74집 2호
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가능성이 비관적이나 절망적이지 않은 새로운
현실의 정립을 어느 정도 가능하게 한다.
비록 인간의 영성 수행과 의식변형으로 갈등의 경계가 허물어진
온전한 통합사회를 이끌 수는 없겠지만 인간의 영적 각성은 사회의
‘부분적 통합,’ ‘제한적 정의’ 실현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전제는 새
로운 인간상인 호모 엠타피쿠스의 출현과 함께 사회변혁을 위한 인간
의 샤먼의식과 영성 체험을 통한 경험적 진리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새로운 인간상이란 종래의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경제적 생산성과 이
득을 최고의 가치로 이해하는 ‘경제적 인간’인 ‘호모에코노미쿠
스’(Homo economicus)에서 서로의 고통에 교감하고, 상호 배려하며 존
중하는 ‘공감적 인간’인 ‘호모 엠타피쿠스’로의 종(種)의 전환을 의미
한다. 이는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의 주장과 같이 윤리적 사
회에 대한 인간의 희망은 윤리적 순수성을 종교와 영성으로, 종교적
역동성을 도덕적 노력으로 회복시킬 때 비로소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Niebuhr 1941, 5). 인간의 영성 체험은 이기적인 본성을 억제하고 참
회하는 태도를 갖게 하며 자아와 사회, 자연과 우주의 관계성을 총체
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유기적 통합의 가능성을 열게 한다.
특히 공감의 영성은 동정(sympathy)과는 달리 타인의 감정에 공명
할 때 일어나는 즉각적인 감성반응이다. 공감은 일종의 ‘마음의 눈
(mindsight)’으로 지적 지능과 감성 지능의 기본을 구성하는 심리적 매
커니즘이다. 공감의 영성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동
시에 읽어내고 공명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감은 개인
적으로는 자아에 관한 심층적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타인과의 소통과 연대, 조화와 치유의 힘을 생성하게 한다. 공감의 정
신적 연대가 강화되면 사회적 상호협동과 공존의 필연성을 체감하게
되고 종래에는 상생의 시민정신과 사회변혁 운동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
호모 엠파티쿠스 9
III. 호모 엠파티쿠스와 네오샤머니즘: 원초적 공감
네오샤머니즘은 고전샤머니즘과 공통의 종교적 유산을 공유하면서
도 현대인의 진화된 종교문화적 세계관과 인간의 다양한 의식변형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영성 운동이다. 네오샤머
니즘은 기존의 고전 샤머니즘으로 분류되는 샤먼적 종교 경험과 무술
(巫術)의 전통을 응용하고 다양한 종교문화적 요소들을 융합시켜 새롭
게 해석함으로 독특한 현대 종교문화의 신조류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네오샤머니즘은 기존 고등 종교의 공동체 중심의 조직적인 구조가 아
니라 각각의 개인이 경험해 온 다양한 영성 경험들을 토대로 상이한
종교문화적 요소들을 유연하게 수용하면서 형성해 온 일종의 대안적
시민 영성 운동에 가깝다. 따라서 네오샤머니즘은 대중적 필요와 직접
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사회적 통념이나 종교적 교리보다는 자
연으로의 귀의와 완전한 인간의 자유를 추구했던 가치와 그 맥을 함
께 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성은 ‘땅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Land)는
에코 영성주의자(eco-spiritualist)들과 자연보호론자(conservationist)들의
생명운동과 결합되면서 새로운 영성 운동의 원동력이 되었다.
네오샤머니즘의 사상적 흐름은 과거 이단으로 소외 받았던 이교도
신학, 신비주의, 동양철학, 여신신화, 북미원주민 샤머니즘 전통 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흡수하고 있다. 이 영성운동은 개인의 직접적인
초월경험을 강조하고 종교적 매개자 역할을 상대화시키는 특징이 있
다. 이는 종래의 고등 종교 전통처럼 종교 창시자 혹은 교주를 중심으
로 형성된 신학과 의례 보다는 수행자들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회합
과 자율적 의례를 강조한다. 따라서 공동체의 운영은 샤먼적 의식과
경험을 지닌 수행자들을 중심으로 창조적으로 구성하고, 필요에 따라
응집과 해산을 취하는 ‘영적 협의체’ 형식을 갖는다. 이런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들이 새롭게 첨가되면서 ‘영적 하이브리디티’(hybridity) 현
상과 종교적 ‘절충주의’(eclecticism) 현상이 특징으로 나타난다(DuBois
2009, 264-269).
10 종교연구 제74집 2호
일반적으로 네오샤머니즘 연구에서는 그 사상적 계보를 미르치아
엘리아데(Mircea Eliade)의 샤머니즘 이해에서 찾고자 하는 경향성이
강하다. 이는 엘리아데를 네오샤머니즘의 선구자로 해석하는 관점이다
(Noel 1997, 30-35). 그러나 엄밀히 구분하자면 엘리아데의 샤머니즘은
네오샤머니즘보다는 오히려 고전 샤머니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2)
이는 엘리아데의 샤머니즘 신관 자체가 기본적으로 기독교의 절대신
개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신학적 잔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로
버트 왈리스(Robert Waliis)에 따르면, 엘리아데는 샤머니즘을 초월적
최고신(Supreme Being)의 주권이 담보된 에덴동산의 이상적 종교로 이
해하며, 샤먼이 경험하는 엑스타시를 인간이 타락하기 이전의 시간 속
에서 신과 공유했던 ‘태초의 영성’으로 규정한다(Wallis 2003, 36). 엘
리아데는 샤먼이 경험하는 순간의 엑스타시를 자신의 주요 학술적 주
제이자 문학적 모티브로 삼는데 이는 ‘천상으로의 비상’(celestial
ascent) 개념으로 에덴의 영성을 회복하는 ‘찰나의 파라다이스’로 해석
한다(Wallis 2003, 37). 엘리아데의 샤머니즘은 최고신의 강림과 강신
현상을 가장 중핵적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모든 원시 종교가 궁
극적으로 ‘범기독교적인 원초성’(Ur-Christianity)을 내포하고 있음을 암
시하는 것이다. 엘리아데의 샤머니즘이 서구 기독교적 패러다임 안에
2) 고전샤머니즘과 네오샤머니즘의 구별적 특징은 다음과 같이 표로 요약될 수
있다(신은희 2013, 123-149):
구분 고전샤머니즘 네오샤머니즘
주체 신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
존재론
신의 강림을 통한 영적
엑스타시
인간의 선택과 수용을 통한
영적 엑스타시
종교현상
접신, 점복, 예지몽,
개인구복(求福)
인간의 의식변형 과정, 전(全)직관, 꿈수행
(자각몽)
의례 초월적 굿, 치유의례 인간의 내면적 수행, 자아치유
고통 악귀, 치유와 극복 대상
영적 승화의 근원적 원천,
사회변혁의 힘
샤먼형태 내림굿을 받은 강신무 보편적 영적 평등주의 추구
호모 엠파티쿠스 11
서 재구성 되었다는 비판적 고찰은 이러한 맥락에서 기인하고 있다.
엘리아데를 ‘아리스토텔레스류의 샤먼’으로 묘사한 이유도 그가 추구
했던 이상적인 에덴의 종교와 최고신의 신학적 필연성이 그의 사상
속에 상당 부분 녹아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엘리아데의 신관에는 초월
적 최고신의 색채가 여전히 중심축으로 기능하고 그의 샤먼 이해는
신의 강림이 강조되는 신중심적 강신 현상을 접신의 주체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엘리아데의 샤먼 연구는 기본적으로 자연과 우주 만물에
깃들어 있는 만신적 존재들을 전제하고 샤먼은 다신적인 영적 실체들
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특별한 능력을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자들이라
고 본다. 따라서 엘리아데의 샤머니즘에 나타난 샤먼은 일반인과는 분
명히 구별되는 영적 존재로서 존재론적인 우위성을 지닌 자로 묘사되
고 있다(Eliade 1964, 68-71).
반면에 네오샤머니즘은 인간 의식변형을 통한 고차원적 인식의 지
평을 강조하고 신중심적인 사고보다는 인간 내면세계의 탐색과 성찰
을 통한 신적 체험의 가능성을 극대화한다. 네오샤머니즘을 고전 샤머
니즘과 구별하여 연구한 대표적인 학자이자 샤먼 수행자가 앞서 언급
한 카스타네다이다.3) 그는 네오샤머니즘을 대중화시키고 기존의 종교
적 틀 밖에서 하나의 영성 운동으로 시도한 인물이다. 카스타네다는
네오샤머니즘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샤머니즘의 전통적 요소
3) 카스타네다는 1961년 약초 연구를 위해 멕시코로 향하게 된다. 멕시코에서
그는 멕시코의 원주민 야키(Yaqui)부족의 샤먼/마법사로 알려진 돈 후앙 마
투스(Don Juan Matus)를 만나게 되고 그의 가르침에 심취하게 된다. 카스타
네다의 첫 번째 작품인 The Teachings of Don Juan: A Yaqui Way of
Knowledge[돈 후앙의 가르침: 야키족의 지혜]는 그가 돈 후앙의 안내를 받아
체험한 영성체험과 깨달음의 과정을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은 출판 즉시 베스
트셀러가 되면서 카스타네다는 대중적 지지를 한 몸에 받게 된다. 그는 자신
의 마법론과 샤먼 체험기를 학술적으로 정리하여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게
된다. 그의 논문은 당시 인류학과 종교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인간
의식과 신적 체험의 진위성에 관한 문제로 과학적 유물론자들과 치열한 학
술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카스타네다의 영성 체험과 논문이 1973년 3월 타
임즈 커버 스토리로 게제 되면서 학계와 대중적 관심을 받으며 일약 세계적
인 인물로 주목받게 된다.
12 종교연구 제74집 2호
를 응용하여 변성의식의 심리학적 해석과 함께 영성 수행을 대중화시
켰다. 카스타네다는 1969년 원주민 야키족(Yaqui)의 샤먼 추장인 돈
후앙(Duan Juan)과의 만남을 통해 인간 의식세계와 초월적 경험에 관
한 경험적 연구를 발표한다. 인류학자 네빌 두루리(Nevill Drury)는 카
스타네다를 샤머니즘적 관점에서 삶을 관조하고 스스로 진정한 샤먼
이 되어 자아 치유의 길을 모색하게 만든 ‘학술 샤먼’(academic
shaman)이라고 평가한다(Drury 1989, 81).
지난 십 년 동안 샤머니즘은 서양 문명의 담지자로 자처해 온
뉴욕과 비엔나에 사는 도시인들의 삶속에 네오샤머니즘의 모
습으로 놀랍게 재생되었다. 네오샤머니즘의 유입은 현대사회
의 새로운 복합 문화로 스며들면서 그 존재 자체가 샤머니즘
에서 파생된 것인지 조차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종교문화적 변동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른 도시에서도
네오샤머니즘은 새로운 대안적 영성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뉴에이지 정신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Harner 1990, xi)
카스타네다는 샤먼이 경험하는 영성 체험의 정의를 새롭게 정립한
다. 종래에는 영성 체험을 초자연적인 현상과 힘에 직결되어 있는 일
시적, 환상적 상태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그에게 있어서 영성체
험이란 ‘인식의 본질’이며 ‘영적 지식의 체계’이다. 그는 인식의 본질
과 체계를 이해하고 체득하기 위해 특별한 이론과 수행 방법이 필요
하다고 보고 그것을 돈 후앙의 표현 그대로 ‘마법론’이라고 명명한다.
카스타네다에게 있어서 ‘마법’이란 일상의 자연세계(noumena)와 보이
지 않는 세계(phenomena) 사이를 중재하는 일종의 변성의식과도 같다.
그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초자연’이라고 표현하는 대신 ‘비일상적 실
재’(non-ordinary reality)라고 한다. 이는 일상의 삶과 연결되어 있으나
삶을 구성하는 또 다른 차원의 실재로서 일상의 삶을 영위하게 하는
일상의 실재와 동일하게 중요한 실재라고 본다(Castaneda [1993]2011,
11-15).
그는 향정신성 본질(psychotropic substance)은 바로 비일상적 실재와
호모 엠파티쿠스 13
깊은 연관이 있다고 지적하며 자기 경험의 주체적 인식과 함께 발현
된다고 본다. 그에게 있어서 샤먼이 되는 첫 번째 조건은 주체적 경험
에서 출발한다. 가장 근원적이고 본능적이며 급진적인 정신, 마음, 영
혼의 경험을 강조하며, 진정한 배움은 바로 이러한 ‘경험’이라고 말한
다. 이러한 초월적 경험은 일상적 실재와 비일상적 실재의 간극을 소
멸시키기 위함이다. 그는 비일상적 실재를 경험한 자는 새로운 신성과
인성을 형성하게 되며 더 이상 과거와 같이 일상적 삶에만 얽매여 살
지 않게 된다고 본다. 더욱 고차원적인 의식의 세계로 나아가 ‘영혼비
상’(soul flight) 혹은 ‘무혼’(無魂)상태로의 의식변형이 가능해 진다고
주장한다(Castaneda 1987, 170-195).
카스타네다는 의식 변형을 통한 샤먼의 무혼 상태를 ‘제2주의 세
계’(the second attention)라고 부른다(Castaneda[1993]2011, 11). 인간은
누구든지 샤먼이 될 수 있는데 샤먼의 경험은 몸과 마음의 영적 수행
의 결과일 뿐이다. 카스타네다의 궁극적 관심은 어떻게 인간 의식이
제2주의에 접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그가 강조하는 샤먼적 기예
중의 하나가 바로 영성 수행인데 이는 무의식을 통한 의식 변형의 가
능성을 탐색하는 수행 이론이다. 카스타네다는 영성 수행을 통해 제2
주의 세계로의 진입이 자유롭게 형성될 수 있다고 보며, 이 과정에서
인간 의식은 학술적 추론으로 얻는 가설보다도 더욱 무한하며 복합한
실재임을 강조한다(Castaneda [1993]2011, 14-15). 그의 경험에서 배태된
제2주의는 의식의 한 상태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이성과 협경(協競)하
며 일상실재와 비일상 실재와의 에너지 구조를 영속적으로 연결시키
는 의식변형을 의미한다. 그는 만물의 에너지 본질을 인식하는 것이
고대 샤먼들이 이룬 가장 큰 업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에너지의 직접적
감지와 교감을 강조함으로 공감을 극대화 한다. 그는 인식의 현실적
틀을 순간 관통하면 만물의 본질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하며
이를 빛의 인식론으로 정리한다. 이는 샤먼의 영적 엑스타시 순간에
복구되는 ‘원초적 공감’ 능력이며 ‘찰나의 섬광체험’으로 통일적 생명
에 이르는 빛의 의식세계를 의미한다. 의식의 원초적 공감은 ‘빛’이라
14 종교연구 제74집 2호
는 메타포로 유비되어 표현된다(Castaneda [1993]2011, 41-59).
네오샤먼적 관점에서 조명해 보면 인간 의식의 섬광체험은 영적
각성 차원의 보편적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고대시대부터 빛의 인식
론은 다양한 종교문화 속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인간 의식변형의
주체적 경험이다. 예를 들면, 카스타네다의 ‘제2주의’ 개념은 고대 그
리스 철학자 및 수학자인 피타고라스(Pythagoras)의 ‘제2시각’ 개념과도
유사하다. 제2시각이란 천체의 빛으로 경험된 인간의 순수정신을 반추
하는 영적 혜안과도 같은 것이다. 제2시각은 그리스 텔포스 신전에서
수행자들이 참여했던 초혼과 초령 제의로서 당시 ‘백(白)마술’(white
magic)로 알려진 샤먼적 강신술을 통해 습득하게 된 원초적 공감 능력
이다. 이러한 의례는 현대 네오샤먼을 일컫는 ‘백(白)샤먼’(white
shaman)의 모체 전통이라고도 할 수 있다. 피타고라스의 제2시각은 영
혼의 감각을 최고의 상태로 고양시켜 존재와 비존재의 세계를 연결하
고 공감시키는 ‘우주적 영매’로서의 기능을 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의식은 조건화된 물질세계와 육체적 한계점을 초월하여 신성의 세계
와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영적 각성 상태를 이룬다(Schuré [1961]2009,
310-312).
이와 유사한 사례는 동양의 도교 전통에서도 발견된다. 예를 들면
도교의 비서(秘書)로 알려진 연금술서 『태을금화종지(太乙金華宗旨)』에
나타난 황금의 꽃, ‘금화’(金華)의 상징이 해당된다. 금화는 인간 내면
의 초월적 의식을 상징하는 ‘빛의 천상의식’(天心)으로 섬광 체험의 응
축된 표현이다. 이는 빛의 원환주행(回光)에 의해 탄생되는 인간 내면
의 신적인 배아, 즉, 원초적 공감의 재탄생을 의미하기도 한다(Jung &
Wilhelm 2014, 145-148). 이 외에도 의식의 섬광체험은 『바르도 퇴돌
(Bardo Tödol)』, 즉 『티베트 사자(死者)의 서(書)』의 ‘흰빛 상징,’ 고대
페르시아의 ‘신지학’(theosophy)과 ‘조명(照明)철학,’ 마이스터 에크하르
트(Meister Eckeharts)의 ‘영혼의 불꽃,’ 젤랄룻딘 루미(Jelalal-Din Rumi)
의 ‘신적 불꽃’의 수피즘(Sufism) 전통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이
러한 신비의식의 주체적 경험은 현대 네오샤머니즘에서도 이어지는
호모 엠파티쿠스 15
원초적 공감의 계보이며 시대별로 등장하는 호모 엠타피쿠스의 탄생
과 재탄생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러한 호모 엠타피쿠스 운동은 현대에도 지속되고 있는데 카스타
네다가 네오샤머니즘을 소개하고 체계화시켰다면 마이클 하너는 이를
한층 더 대중화시킨 인물이다. 하너는 네오샤머니즘을 일상의 삶 속에
서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영적 시민운동으로 전환시켰다고 볼 수 있
다. 하너는 샤머니즘 재단(Foundation of Shamanic Studies)을 설립하고
일반인들을 위한 다양한 매뉴얼을 개발하여 영성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핵심 샤머니즘’ 개념을 창안하고 샤머니즘은 ‘종교’가 아
니라 고차원의 인식 세계로 나아가는 하나의 ‘방법론’이라고 강조한다
(Harner 1990, xii).
핵심 샤머니즘이란 고대시대부터 내려온 샤먼의 접신술과 영적 각
성의 방법론을 습득하여 일상의 삶 속에 발생하는 고통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시키는 네오샤머니즘이다. 하너
는 모든 종교 전통 안에 스며있는 원초적 공감 능력을 개인의 영성
체험을 통해 복원시킬 수 있다고 본다. 네오샤머니즘의 영성체계는 특
정 종교의 소속이나 정체성과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삶의 양식이라고 본다. 그는 과학의 시대에는 실재의 본질에 관하여
사람들은 보다 더 직접적으로 경험하길 원한다고 강조하면서 그가 고
안한 핵심 샤머니즘의 정신은 인간 내면에 현존하는 영성의 직접적
체험을 목표로 한다.
핵심 샤머니즘의 근본원리는 샤먼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재현
하는데 있지 않고, 유사 이전부터 내려 온 샤먼적 계시와 영
적인 원형을 체득하는데 있다. 이 과정에 참여하는 자들은 샤
먼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진정한 샤먼이 되는데 근
본 목적이 있다(Harner 1990, xiv).
스스로 샤먼이 되는 과정에는 의식변형의 경험은 필수적이다. 하
너는 카스타네다와 같이 의식의 두 종류를 자신의 용어로 재현하는데
하나는 ‘의식의 일상의식(ordinary state of consciousness, OSC)’이고, 다
16 종교연구 제74집 2호
른 하나는 ‘의식의 샤먼의식(shamanic state of consciousness, SSC)’이다.
하너에 의하면 네오샤머니즘 수행자는 일상의식(OSC)과 샤먼의식
(SSC)의 의식 변성을 자신의 의지대로 수행할 수 있는 접신술을 습득
할 수 있다고 본다. 이 기술은 샤먼적 행동을 결정하는데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이다. 하너가 제시하는 네오샤머니즘 수행 목적은 수행자
들로 하여금 샤먼 의식으로의 전이를 자유롭게 경험하여 자아치유의
가능성을 확장해 나가는데 있다.
샤먼의 성무과정은 어떻게 의식의 샤먼적 상태(SSC)를 성공적
으로 획득하게 되는가를 경험하는 학습 과정이다. 어떤 방법
으로 의식의 샤먼적 상태에서 다른 차원의 세계를 바라보며,
영혼 비상의 여행을 떠나게 되는지 깨닫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을 돕는 수호령과의 공감을 통하여 그들의 도움을 일상의
삶에 활용하는 지혜를 배우게 된다... 만약 누군가 이와 같은
경험이 있다면 스스로 샤먼이라고 여겨도 좋을 것이다. 샤먼
의 성무과정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투쟁이며 환희이
다. 자신이 진정한 샤먼인가는 도움을 받은 이웃에 의하여 결
정될 것이다(Harner 1990, xiv).
하너의 핵심 샤머니즘은 영성의 주체가 타자적인 전통에서 주체적
인식의 경험으로 전이되고, 자연과 우주세계와의 직접적 영성 체험이
종교적 도그마와 계급주의를 해체시킨다는 점에서 많은 수행자들에게
대중적 관심을 받고 있다. 하너는 영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영혼 재
생(soul retrieval‎)’ 워크숍을 운영하며 과거 정신적 트라우마가 있었던
사람들에게 초인격 심리치료 요법을 병행함으로써 자아초월의 경험과
함께 자아치유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네오샤먼적 통찰이란 일상적 삶을 살아가면서 초자연적인 경
험을 동반하는 인식론을 의미한다. 이는 인간 의식의 확장이
며 인식과 삶의 경험을 자연과 대우주의 에너지로 변식시키는
길이기도 하다. 네오샤먼적 통찰은 인간의 생명력과 감성을
더욱 조화롭게 맞춰나감으로서 인간 내면의 무의식과 잠재력
의 발산을 극대화하여 인간이 샤먼이 되고 신성 그 자체가 되
는 지혜의 길을 탐구하는 것이다(Braun 2003, 19).
호모 엠파티쿠스 17
네오샤머니즘은 ‘믿음’이나 ‘신앙’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아
변혁을 강조한다. 자아변혁은 자연스럽게 ‘이웃에 의해 알아차려지는’
네오샤먼적 사회변혁으로 이어진다. 알아차림의 방법론은 고대 샤먼
접신술 및 연금술을 응용하기도 하는데, 도교의 연금술, 주역의 우주
론, 카발라 신비주의, 차크라(chakras), 점성술 등 과거 서구 정통 기독
교 문화에서 이단시되고 미신화되어 왔던 소수 종교전통들을 부활시
키고 있다.
네오샤머니즘은 현대인의 공허감과 소외감을 영적 위기로 진단하
며 자아 초월적 샤먼 경험을 통하여 영적 발현이 일상의 삶 속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인도한다. 네오샤머니즘은 영적 실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네오샤머니즘을 추구하는 수행자들은 일상적
의식보다 비일상적 의식의 세계를 통한 영적 실체의 경험을 강조한다.
이 때 영적 실체란 인간의 영혼을 포함하여 자연의 정령과 인식의 다
른 차원에서 존재한다고 가정되는 실체들과 최고신 개념까지 수용하
고 있다. 또한 영적 교감을 일으킬 수 있는 토테미즘의 신성한 동물
영혼, 위대한 성인의 영성 등 의식변형을 통한 미래 예측의 전(全)직
관까지 치유와 자아통합의 과정에 기여한다고 본다. 이러한 원초적 공
감의 회복은 호모 엠타피쿠스가 추구하는 치유의 시작이며 과정이고
완성이기도 하다. 존재의 근원과 의식·무의식의 변형을 통한 궁극의
존재 체험은 삶의 고통을 신성화할 수 있는 영성세계를 열어주는 치
유의 의식변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인적 차원의 샤먼의식의 복
원과 영성체험을 통한 호모 엠파티쿠스의 출현이 어떻게 미래 사회를
향한 사회적 통합과 변혁에 기여할 수 있는가?
IV. 호모 엠파티쿠스와 ‘공공 영성’의 유기적 사회통합
개인적 수행을 통하여 존재의 궁극적 의미를 얻음으로써 삶의 새
로운 비전과 마음의 평정을 지닌다는 것은 위대한 치유이자 성취이다.
18 종교연구 제74집 2호
그러나 동시에 그 개인이 몸담고 살아가는 공동체와 사회는 거대한
고통이고 좌절이기도 하다. 영성 심리학자 윌리암 제임스(William
James) 에 따르면, 인간의 영적 각성의 진위는 그 경험의 사회적 결과
에 따라 평가될 수 있다고 본다(Bruce et al. 2008, 52). 그는 영성체험
의 진위 기준을 수행자 자신의 삶의 도덕성 향상, 사회정의 구현 의
지, 인간과 자연의 공감 능력의 향상 여부로 설정하고 있다. 결국 호
모 엠파티쿠스의 새로운 인간상의 의미는 개인적 차원 뿐 아니라 사
회적 관계 속에서 유기적 상태로 나타날 때 비로소 진위의 총체적 의
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이는 카스타네다와 하너가 지적한 바와 같이
진정한 샤먼의 진위여부가 ‘그의 이웃에 의해 결정 된다’는 네오샤머
니즘의 관점과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네오샤머니즘의 원초적 공감은 사회적 연결과 ‘공공영성’4)
으로 이어진다. 이는 네오샤먼의 의식변형과 영적 각성이 궁극적으로
운둔적인 자아절단의 체험이 아니라 자아와 타자, 공동체의 연결과 공
감 확대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카스타네다와 하너가 강조한 ‘제2주의’
와 ‘핵심 샤머니즘’의 자아치유 개념처럼 인간의 영성적 주체성의 회
복은 새로운 인간 주체의 탄생을 가능케 하며 이는 호모 엠타피쿠스
에 의한 새로운 공공영성의 필요성을 공감하게 된다. 사회구조적 문제
와 관련해서 네오샤머니즘은 인간의 영성적 유산이 문명의 기계적인
성격 때문에 상실되어 버린 사실을 상기시킨다. 인간의 의식변형을 통
한 영적 각성은 인간 본성에 내재하는 영적 지성과 야수적 감정을 모
4) 김태창에 따르면 공공영성의 ‘공공’ 개념은 공공철학(public philosophy)의 번
역어가 아니라 ‘매개’와 ‘연결’을 의미하는 용어라고 강조한다. 그는 ‘공’과
‘사’ 사이에 ‘공공’을 매개로 연결해야 한다고 본다. 이 때, 연결과 매개는 일
회성이 아니라 반복성을 요구하기에 ‘공공한다’라는 동사형으로 표현된다.
김태창의 공공 개념은 구체적인 실천성을 포함하고 있으며 삶과 제도 사이
의 연결과 매개를 통한 세계의 활성화를 추구한다. 그는 공공의 철학적 개념
을 다음과 같은 삼단계가 연결되어 궁극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일
신강충(一神降充)-홍익인간(弘益人間)-재세이화(在世理化)’의 마음을 통해 ‘활
민개천(活民開天)-천인공동(天人共動)-양재기복(壤災祈福)’의 마음이 열려 ‘활
사개공(活私開公)-공사공매(公私共媒)-행복공창(幸福共創)’의 마음으로 연결된
다(김태창 2012, 21-28).
호모 엠파티쿠스 19
두 수용하며 존재의 비극성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네오샤
머니즘은 비극성이 없는 인간과 이상사회의 존립을 희망하는 것이 아
니라, 인간의 존재론적 비극성을 승화시켜 자연과 우주만물의 모든 존
재와 공감하는 호모 엠파티쿠스의 원형을 회복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
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인간형이 사회적 변혁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확산 기제가 마련되어야 한다.
호모 엠타피쿠스의 형성을 통해 사회 변혁을 이루려는 시도와 관
련해서 제기할 수 있는 본질적인 문제는 과연 인간 본성이란 변화가
가능한 것이며,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인간의 생래적인 이기성을 어떻
게 극복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이다. 인간 본성이 사람들의 기분이나
정서와 다른 것은 쉽게 변하지 않는 속성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자본
주의의 놀라운 생명력은 인간의 본질적인 이기주의적 성향에 대한 확
고부동한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견해는 회의
주의가 대세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자본주의는 초기부터 많은 비판
을 받았으며, 자본주의에 대해 체계적으로 과학적 분석을 한 칼 마르
크스(Karl Marx)는 자본주의가 자신의 몰락을 가져올 씨앗을 갖고 있
으며,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종말은 더 가까워질 것이란 진단을 했다
(Ball & Dagger 1991, 134). 그렇지만 자본주의는 다양한 비관적 예측
을 어긋나게 하면서 여전히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것은
부분적으로는 존 케인즈(John M. Keynes)와 같은 경제학자들이 지지했
던 복지지출의 증대에 기초한 창의적인 재정정책의 결과이지만, 상당
부분은 인간의 이기적 본성에 부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인간의 이기적 본성을 부정하는 다양한 사회
변혁의 시도들은 많았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많은 부작용만 남긴 채
실패로 돌아갔다. 대표적인 것이 사회주의에 의한 인간 개조 시도이
다. 사회주의자들은 인간 본성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란 점을 부
인하고, 사회적이라고 보았다. 이런 사회성은 자본주의란 제도적 틀
속에서 감추어져 있거나 왜곡되어 있다고 간주하면서, 자본주의를 타
파하면 인간의 사회성이 회복되어 사회주의가 자연적으로 이루어질
20 종교연구 제74집 2호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렇지만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인간은 여전
히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민중
들에 대한 강제적인 동원이 일반화되었으며, 국가 권력의 강화와 비밀
경찰 등의 탄압 수단들이 요구되었다(Scott 1989, 5-19). 이런 현상은
스탈린 이후의 소련은 물론이고 북한을 포함한 여타 사회주의 국가에
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동구권 몰락 이후 많은 사람들은 길거리나
공적인 공간들의 더러움에 놀라고, 아파트 내부와 같은 사적인 공간의
깨끗함에 재차 놀라게 되는 경험을 하였다. 결국 사회주의는 적과의
전쟁에 패배해서 깃발을 내린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몰락하고 말았다.
이 과정을 주도한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는 골수 사회주의자였
으며, 진정한 사회주의의 건설을 위해 개혁에 나섰지만, 부패와 이기
심이란 극복할 수 없는 장애에 부딪쳐 스스로 포기하였다(Hanson
1991, 33-54).
파시즘의 뿌리는 18세기 유럽을 지배했던 계몽(Enlightenment)운동
에 대한 반동에서 찾을 수 있으며, 정치 운동으로서는 1920년대에 본
격화하였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이기성과 나약함을 질타하면서 깃
발을 들어 올린 파시즘은 인간의 이성에 대한 철저한 부정을 근간으
로 시작되었다. 나약하고, 이기적이며, 비이성적인 인간들은 국가에 자
신의 모든 자유와 권리를 양도하고, 대신 귀속감과 안정을 얻어야 하
는 존재로 인식되었다. 파시즘은 인간성을 황폐화시키고, 스스로는 전
쟁을 비롯한 많은 범죄적 행위를 범하면서 자유주의 세력에 의해 무
력으로 진압되는 운명을 겪었다. 국가이념에 대한 과도한 신뢰, 지도
자에 대한 무한한 충성, 인간을 철저히 도구로 취급하는 접근법, 이를
통한 사회 개혁, 내적 통합과 외적 팽창을 통한 민족의 우월성 입증
등과 같은 경향은 신생 권위주의 국가들로 이어졌지만,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에 부딪쳐 성공을 거둔 사례를 찾기는
힘들다.
많은 종교들 또한 인간에게 세속적인 삶과 사후의 삶에 대한 새로
운 믿음을 전파하고, 믿음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을 통해 새로운 사회
호모 엠파티쿠스 21
와 종교적 국가를 지향하였다. 개인적 수양과 사회적 변혁 사이의 관
계에 대해서는 불교와 기독교를 비롯한 많은 종교 내부에서 치열한
논란이 있었으며, 양자 사이의 연계성을 제고시키려는 노력이 많이 시
도되었다. 그렇지만 각종 종교가 지향했던 이상향에 가까운 사회는 여
전히 요원한 상태이다. 불교나 가톨릭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성공적으
로 이룩한 사례를 찾기는 어렵고, 많은 나라들은 아직도 불평등과 빈
곤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서양 문명의 주류를 이루는 기독교 국가 또한 정교분리와 개인의
자유라는 견제 장치로 인해 기독교 가치와 정신이 구현되는 사회를
건설하기가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프로테스탄티즘
(protestantism)이 종교개혁을 통해 인간의 가치관과 사회에 가져온 변
화는 놀라울 정도이다. 개인이 교회로부터 자유로워졌고, 일과 직업에
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태도 변화는 자본주의는 물론이고 서양 문
명 자체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것이 가능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개인 중시 보다 구체적으로는 인간의 자기 사랑이나 이기
심에 부합되는 가치에 기반을 두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개인의 이
윤추구 행위가 용인 되었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오히려 구원의 증거
로서 장려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이것은 현재 개신교의 타락을 가져
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회가 새로운 영성 부흥의 원천으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인간의 이기심과 부패, 타락의 온상으로 전락할 위
기에 처해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타자적 신앙행위를 통한 사회 개
혁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새로
운 규범이나 가치, 인간형을 확산시킬 수 있는 기제에 대해 영성적 차
원의 검토가 필요하다. 호모 엠파티쿠스의 정착과 확산은 개인의 자유
의지에 기초해서 개인적 수양, 사회적 규범으로의 체계화, 그리고 국
가의 법적 제도적 장치에 의해 뒷받침될 때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개혁 시도는 인간의 이기적 본성에 대한 급격한 개조보다는
자발적 수양에 의존하기에 사회 개혁은 불가피하게 점진적일 수밖에
없다. 이기적 개인들이 이타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인간성을 개조하
22 종교연구 제74집 2호
고자 하는 어려운 노력은 사회적 차원에서 지속 되어야 한다. 또한 이
를 위해 사회성(이타적, 도덕적 행위)과 윤리적 덕성을 강화할 수 있
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제도를 통한 개인적 형
태의 변화시도는 현대 사회과학에서 널리 수용되고 있는 ‘신제도주
의’(new institutionalism)로부터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5) 한국 사회에는
샤머니즘의 전통이 오래 전부터, 폭 넓게, 뿌리 내리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샤머니즘적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와 네오샤머니즘적
인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전통이 새로운 공감적 인간형으로 승
화되어 널리 퍼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회적 제도들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이런 입장은 개인의 수양에 더해서 사회적 제도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영성적 제도주의’(spiritual institutionalism)로 지칭할 수 있을 것
이다.
이는 인간이 영적 수행과 의식변형을 통해 도덕적 삶의 선택이 유
용할 수 있도록 사회제도를 개선하고 개혁하는 것이며, 그 제도 안에
서 점진적 사회통합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통합이란 ‘완성
된 실재’라기보다 서로 다른 부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향점을 향해
협력하는 공감확산의 유기적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는 사회제
도의 개혁을 통하여 인간 본성의 비극성을 간과하지 않는 것이며, 인
간이 이룰 수 있는 정의는 오직 제한적일 수밖에 없음을 수용하는 것
이기도 하다. 인간 본성의 한계성이 개인의 영적 각성과 의식변형의
영성체험을 통하여 고차원적인 의식 세계로 진보하고 이러한 인간 체
5) 제도주의는 공통적으로 인간의 행위를 결정하는 요인으로서 제도가 중요함
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전통적인 제도주의는 공식적, 법적인 제도를 중시한
반면, 신제도주의는 다양한 형태의 비공식적, 환경적 요소들의 역동적인 상
호작용을 아울러 고려한다. 기본적인 인식은 제도는 행위자의 인센티브 구조
를 형성하고, 이에 따라 인간들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
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제도를 바꾸면 가능할 것이라는 이론이다. 합리적 제
도주의는 제도의 규범적, 가치적 측면보다는 구성원들의 행위에 대한 규제와
장려의 측면에 초점을 둔다. 개인의 가치나 규범, 정체성을 바꾸기 위한 노
력과 적절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경우 호모 엠파티쿠스가 확산되어 사회
적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Peters 1999, 43-62).
호모 엠파티쿠스 23
험이 사회제도로 강화될 때 사회 갈등은 보다 유기적 통합 체계로 변
화될 수 있다. 이러한 유기적 통합은 정적이고 기계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의 공감 확대 과정을 통하여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균형 상태를
유지한다. 사회 구성원의 공감적 확산을 통하여 부분과 전체의 역동적
통합이 가능해지고 또 다른 총체성을 창조해 내고자 하는 것이 영성
적 제도주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로섬(zero-sum) 게임과 같이 타인을 희생해서라도
자신에게 할당되는 복의 양을 증대시키려는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
기복 행위보다는 사회적 차원의 복의 총합을 늘리기 위한 협력적 행
위를 다양한 차원에서 늘려나가야 할 것이다. 이타적인 기복행위를 다
양화시키고, 실제적으로 협력적인 사회적 봉사 행위를 늘려나감으로써
이타적인 행위가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이타적 행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평판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될 때, 이타적인 행위는 행위자의
이해관계에도 부합될 가능성이 커진다. 아울러 종교 간 대화 채널을
확대하고, 담론의 수준을 점차 심화시켜 나갈 때 상호 공감할 수 있는
사회에 더욱 가까워져 갈 것이다. 국가의 법 또한 종교의 사회적 행위
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모든 종교기관의 행위에
대해 무차별적인 면세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행위에 대해
서만 면세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사회적 행위를 증진시킬 수 있는 가
능성은 훨씬 커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제도적 보완과
함께 이루어지는 사회의 유기적 통합도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영적 각
성에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제도적 보완의 시작도 인간의
의식 세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네오샤머니즘은
인간 역사 속에서 영적 각성을 이룬 개인의 공헌과 파장을 결코 간과
하지 않는다. 인간의 역사발전은 원시 공동체에서조차도 결코 순수하
게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아
브라함 매슬로(Abraham Maslow)의 주장과 같이 인류의 미래는 현재
살고 있는 어떤 인간 집단에 달려 있기 보다는 그들 개개인의 책무에
달려있음과도 같은 것이다(Scotton et al. 2008, 536). 이처럼 인류의 미
24 종교연구 제74집 2호
래는 급진적인 집단적 변화 보다는 궁극적으로 개인의 깨달음과 실천
을 통하여 지속 가능한 문명의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그러나 네
오샤머니즘에서 강조하는 개인성이란 분절적 개인이 아닌 ‘공화(空化)
적 개인’을 의미한다. 이는 인간적 영위를 위한 사회적 변화와 변혁의
첫 시작은 바로 인간의 자기 비움을 통한 초극적 상태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간은 지속적으로 자아변혁을 시도해야만 하는 영
적 각성의 주체자로서 호모 엠타피쿠스의 개별성을 지닌다.
궁극적으로 호모 엠타피쿠스의 존재론적인 힘은 인위적 학습에 의
한 것이 아니라 주체적 경험에 기인한 의식변형의 주체적 확장이기
때문에 인간 치유와 사회 통합을 향한 구원의 서사구조를 더욱 강화
시켜 나간다. 이는 네오샤머니즘의 출발이 처음부터 개인영성과 생태
영성과의 공감과 연대를 통한 생명운동에서 출발한 것이기에 개인의
영적각성과 수반되는 영성 경험은 필연적으로 공동체의 공공영성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공감의 공공영성은 인간을 속박하
고 타인을 억압하는 자기중심성을 억제하는 관용과 거중(居中)의 미덕
을 배양시킨다. 또한 공감의 공공영성은 자신의 경험을 기초로 타인의
경험을 내재화하고 주체의 확장을 통해 타인을 수용하고 타인의 고통
에 참예(參預)하는 치유의 윤리적 덕성을 갖게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간은 내면의 무한성을 신성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신성화’(神
性化)의 과정을 경험한다. 이는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공감의
그물망으로 인간, 사회, 자연의 관계를 유기적 통합 사회로 완성해 나
간다. 이런 측면에서 호모 엠타피쿠스의 공공영성은 ‘영혼의 정화-공
감의 연결-세계의 신성화’라는 영적 각성의 세 단계를 거쳐 발전해 나
간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은 공생의 필연성에 따라 ‘공유된 가치’(shared
value)를 인지하게 되고, 개인성과 공공성이 만나게 되는 지점을 함께
발견함으로서 공감의 과정 자체가 인간 사회의 치유와 통합의 시작이
될 수 있게 한다.
호모 엠파티쿠스 25
V. 나가며: 호모 엠파티쿠스의 ‘페르헤지아’(Parrhesia)
영성
이 글에서는 치유와 통합을 위한 미래 종교적 인간상으로 자아와
세계 속에서 원초적 공감을 회복한 네오샤먼인 호모 엠타피쿠스의 출
현과 확산을 논의하였다. 기존의 고전 샤머니즘에 나타난 신중심적 의
식변형과는 달리 네오샤먼의 의식변형은 신성의 주체화와 인식 에너
지의 재구성을 통하여 자아의 영적 진보와 사회적 진보를 동시에 추
구하며 다양한 종교·문화 전통들을 포용하고 통합하는 영성적 하이브
리디티 특징이 나타남을 살펴보았다. 또한 사회적 통합의 근본에는 인
간의 내면적 통합이 전제되어야 하며, 네오샤머니즘 운동에서 ‘개인’
과 ‘공동체’는 동등한 것임을 표현해 왔다. 즉, 개인의 영성체험은 사
회 속에서 구현되며 그 진가가 발휘되어야 한다. 개인의 영성은 공동
체 속에서 질식되지 않고, 부분과 전체를 연결하고 교감하는 역동적
중심으로서 사회통합의 영성적 힘을 발휘해야 한다. 이는 자신의 내적
자아의 고통을 치유하고 이타적 존재로 변화할 뿐 아니라, 공동체 속
에서 공적으로 행위하고 사회분열을 통합시키는 사회 변혁적 힘으로
재구성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런 차원에서 의식변형과 영성 수행은
자아와 세계를 통합하고 끊임없이 변화하게 이끄는 ‘역동적 중심’(vital
center)으로 기능한다. 이는 ‘부분’과 ‘전체’의 관계에서 ‘영적 평
형’(spiritual equilibrium) 상태를 유지하게 만드는 원형적 힘이기도 하
다.
개인을 새로운 인간으로 탄생시키고, 개인 행위의 변화로 인한 사
회적 변혁이 가능해지며, 사회적 진보 행위가 개인의 심혼적 차원으로
연결되어 공동체의 공감으로 확산 될 때 더욱 건전하고 균형 있는 시
민운동의 영적 평형은 유지될 수 있다. 공공영성과 영성 제도주의는
이러한 평형의 상태를 유지하는데 기여한다. 사회제도적 개선과 보완
은 영성 체험의 ‘윤리적 패러독스’를 견제하는 기능을 부분적으로 보
26 종교연구 제74집 2호
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영성의 순수성이 거대한 종교권력의 희
생양이 되어왔던 사례는 한국사회에 만연하다. 이는 왜 단순히 개인의
영성 경험을 확대하는 것만으로 사회갈등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가
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모든 종교와 이념 추구는 궁극적으로 개인의 영성수행과 공공영성
을 통한 영성 제도주의가 병행될 때에만 자기초월적 힘을 분출한다.
호모 엠타피쿠스의 영성은 결코 개인적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개인의
영성 에너지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구원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샤먼은 그의 이웃들에 의하여 검증된다. 호모 엠타피쿠스는 인
간이 신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신성과 공감하는 진정
한 샤먼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변혁으로 연결되는 영성 체험은
더 이상 개인의 복을 비는 기복이나 축신 행위에 머물지 않고,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 인간과 우주 사이의 영적 통일성을 회복하여 좀
더 숭고한 영성 세계로의 전이와 고양된 사회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
다. 이는 니버의 표현처럼 “역사와 인간 존재의 심원한 차원을 이해하
고 자신 속에서 이러한 것들을 느끼는 것은 다름 아닌, 세계와 스스로
를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이다(Niebuhr 1968,
17).
호모 엠타피쿠스의 네오샤머니즘 영성은 문명의 과정에서 상실한
원초적 공감을 회복하여 자아와 타자, 동식물, 우주만물의 모든 존재
들과 소통하며 공감하는 유기적 통합의 공수를 전하는 존재이다. 진정
한 공수란 신과 인간이 영적 공감을 나눈 통합주체로서 모든 것을 솔
직하게 비판하여 말하는 ‘페르헤지아’의 의례인 것이다. 이는 단순히
거짓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위험 앞에서도 진실
을 말할 수 있는 신적 권위와 최고로 고양된 인간의 윤리성이 스며있
는 신성한 공수의 세계이다. 자아에 대한 폭로, 신에 대한 폭로, 정치
에 대한 폭로, 삶의 안티노미에 대한 폭로, 사회악의 폭로, 오직 진실
을 전하는 네오샤먼은 신어의 매개자일 뿐 아니라 세계와 공감하며
진실을 전하는 윤리적 주체가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모 엠타
호모 엠파티쿠스 27
피쿠스의 영적 각성과 사회운동은 네오샤먼의 진정한 영성 의례이며
치유의 신굿이자 통합의 대동굿이다.
이처럼 호모 엠파티쿠스는 현대 사회에서 네오샤머니즘이 추구하
는 새로운 공감적 인간, 치유, 통합 개념을 제시한다. 폐쇄된 영성과
우주를 거부하고 미완의 우주를 음미한다. 호모 엠타피쿠스가 희구하
는 영성은 매 순간 변화하고, 진화하며, 신비롭고, 새롭게 공감하여 스
스로를 확장해 나가는 무한히 열린 우주적 세계이다. 호모 엠파티쿠스
는 종래의 신을 믿고 의지하는 호모 렐리기우스에서 진화하여 신과
대등한 관계에서 상호 공감하고 소통하는 신인간의 공명 상태를 추구
한다. 또한 공감할 수 없는 신적 개념들을 소멸시키고 탄생시키기도
하며 신과 인간 사이의 신성의 공감대를 조정하기도 한다. 호모 엠파
티쿠스의 치유란 고통을 제거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고통의 세계를 이해하고 공감함으로서 고통이 전제된 근원적 깨달음
을 얻는 ‘통각’(痛覺)의 영성을 의미한다. 호모 엠파티쿠스의 통합이란
완벽한 연대와 사회적 정의가 실현 불가능함을 인정하는 ‘비관적 통
합’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인간의 영적 각성이 영구적이지 않기 때
문이고, 대립의 공동체에서 나타나는 인간 공통의 약점과 불완전성은
사회나 국가가 궁극적으로 성스러울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모 엠파티쿠스는 개인의 영적 수행을 통한
원초적 공감의 회복은 무한한 우주의 사랑 에너지를 빛의 인식으로
확산하며 생과 생을 통합시키려는 도덕적 요구를 수용한다. 이는 니버
의 표현처럼 “진정한 자아는 내적 통합을 이루기 위해 전념해야 하며,
스스로 다른 자아들과의 통합을 위해 그들과 조화를 이루어야만 한
다”는 의식혁명의 사회적 진보와 공공영성을 의미한다(Niebuhr 1959,
167). 이러한 변혁과 진보는 완전한 실현에 대한 희망이 사람의 영혼
속에 ‘장엄한 광기’를 일으키지 않는 한 결코 성취될 수 없을 것이다.
호모 엠타피쿠스의 네오샤머니즘 영성은 이러한 장엄한 광기가 공감
적 연대를 통해 개인과 사회 속에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주체적 각
28 종교연구 제74집 2호
성이다. 고통의 해석학이 전제된 통각의 치유와 비관적, 과정적 통합
을 수용하고 제한된 정의를 상호적 공명 관계를 통하여 오직 진실만
을 말하는 ‘페르헤지아’의 공공영성을 추구한다. 이런 새로운 종교적
인간상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릴 때, 갈등으로 점철된 우리 사회가
진정한 통합과 화해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주제어: 네오샤머니즘, 호모 엠파티쿠스, 의식의 변형상태(ASC),
영성, 치유, 사회통합
투고일: 2014.5.7. 심사종료일: 2014.6.1 게재확정일: 2014.6.7
참고문헌
김호기. 2007. “사회갈등과 거버넌스.” 『현대사회와 문화』 1(1):103-
124.
김태창. 2012. 『공공철학 이야기』. 서울: 모시는 사람들.
박길성. 2013. 『사회는 갈등을 만들고 갈등은 사회를 만든다: 한국사회
의 갈등지형과 연대적 공존의 모색』. 서울: 고려대학교출판부.
신은희, 2013. “몽골소설 『샤먼의 전설』에 나타난 네오샤머니즘의
영성.” 『문학과 종교』 18(3):123-149.
조대엽. 2009. “신갈등사회와 정당정치의 위기.” 『한국과 국제정치』
25(1):196-212.
Ball, Terence & Dagger, Richard. 1991. Political Ideologies and the
Democratic Ideal. New York: HarperCollins Publishers.
Bauer, Joachim. [2005]2006. Warum Ich Fühle, Was Du Fühlst. Hamburg:
Hoffmann und Campe Verlag. 『공감의 심리학』 이미옥(역).
호모 엠파티쿠스 29
서울: 에코리브르.
Braun, Shelly Beth. 2011. Neo-Shamanism as a Healing System:
Enchanted Healing in a Modern World. ProQuest: UMI
Dissertation Publishing.
Castaneda, Carlos. 1987. The Power of Silence: Further Lesson of Don
Juan. New York: Washington Square Press.
DuBois, Tomas A. 2009. An Introduction to Shamanism.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______. [1993]2011. The Art of Dreaming. New York: HarperCollins
Publishers. 『자각몽, 또다른 현실의 문』 추미란(역). 서울: 정
신세계사.
Drury, Nevill. 1989. The Elements of Shamanism. Shftesbury: Element
Books.
Eliade, Mircea. 1964. Shamanism: An Archaic Techniques of Ecstasy.
Princeton: Bollingen Paperbacks.
Hanson, Stephen E. 1991. Gorvachev: The Last True Leninist Believer?”
In The Crisis of Leninism and the Decline of the Left: The
Revolutions of 1989, edited by Daniel Chirot. New York:
University of Washington Press.
Harner, Michael. 1990. The Way of Shaman. San Francisco:
HarperSanFrancisco.
Hoffman, Martin L. 2001. Empathy and Moral Development.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Howe, David. [2013]2013. Empathy: What it is and Why it matters.
London: Palgrave Macmillan. 『공감의 힘: 인간과 인간이 만드
는 극적인 변화』 이진경(역). 서울: 지식의 숲.
Jung, C.G. & Wilhelm, Richard. [1981]2014. Das Geheimnis der
Goldenen Blüte. Swiss: Walter-Verlag. 『황금꽃의 비밀』 이유
경(역). 서울: 문학동네.
30 종교연구 제74집 2호
Mackinnon, Christa. 2012. Shamanism and Spirituality in Therapeutic
Practice. London and Philadelphia: Singing Dragon.
Niebuhr, Reinhold. 1959. An Interpretation of Christian Ethics. New
York: Living Age Books.
______. 1968. “The Truth in Myths.” In Faith and Politics: A
Commentary on Religious, Social and Political Thought in a
Technological Age, edited by Ronald H. Stone. New York:
George Braziller. pp.12-30.
Noel, Daniel C. 1997. The Soul of Shamanism: Western Fantasies,
Imaginal Realities. New York: Continuum.
Peters, Guy B. 1999. Institutional Theory in Political Science: the 'New
Institutionalism. London and New York: Pinter.
Rifkin, Jeremy. [2009]2013. The Empathic Civilization: The Race to
Global Consciousness in a World in Crisis. London: Penguin
Group. 『공감의 시대』 이경남(역). 서울: 민음사.
Schuré, Édouard. [1961]2009. The Great Initiates: A Study of the Secret
History of Religions. New York: Rudolf Steiner Publications.
『신비주의의 위대한 선각자들』 진형준(역). 서울: 사문난적.
Scott, John. 1989. Behind the Urals: n American Worker in Russia’s City
of Steel. Bloomington & Indianapolis: Indiana University Press.
Scotton Bruce et al. [1996]2008. Textbook of Transpersonal Psychiatry
and Psychology. New York: Basic Books. 『자아초월 심리학과
정신의학』 김명권 외(역). 서울: 학지사.
Wallis, Robert. J. 2003. Shamans/Neo-Shamans: Ecstasy, Alternative
Archaeologies, and Contemporary Pagans. London, New York:
Routledge.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search for an alternative spirituality
of the neo-shamanism with a concept of Homo empathicus towards
healing and social unity. The notion of Homo empathicus expresses
a far deeper human sensibility that can be defined as an affective
response more appropriate for another’s situation than one’s own.
Empathy is one of the central human natures that permeate in
human religious experiences and transcend all of the various religious
narratives. Human empathy is as old as human species and traceable
far back to the ancient time. Shamans or those who possess an
extensive ‘shamanic consciousness’ are the first homo empathicus
who can expand his/her consciousness or unconsciousness to others,
to nature, and to the sacred. Neo-shamanism is not a religion but a
* She is a professor of Humanitas College, Kyung Hee University.
E-mail:
eshin@khu.ac.kr
2 종교연구 제74집 2호
‘methodology.’ Neo-shamanists such as Carlos Castaneda and Michael
Harner emphasize that spiritual experiences become a particular
religion after politics has entered into it. The renewed understanding
of shamanism, neo-shamanism, today can be viewed as ‘spiritual
democratization,’ returning to the primordial experiences of human
ancestors. Homo empathicus reminds us of that in ancient time,
almost everyone has some assess to authentic empathy and direct
revelation without ecclesiastical hierarchies or politically influenced
dogma. The meaning of spirituality of neo-shamanism is a cultural
bound component of daily, voluntary, and occasional healing praxis,
rather than an institutionalization of ineluctable mediation on a
personal apprehension of God.
However, Homo empathicus is not merely limited to the personal
level of the ASC(Altered State of Consciousness), but extends to the
social realm of spiritual evolution. Neo-shamanism has socio-political
imperatives in which Homo empathicus forms a powerful forces for
social and political innovations. Homo empathicus is not simply
spiritual consumers promoting individual psychological comforts, but
creates a social solidarity and global consciousness to engage with
such alternative social reform and transformation. This is an
important aspect of ‘public spirituality’ of neo-shamanism that
responds to the needs of the global civic movements as the
newfound acceptability of shamanism today.
Key words: Neo-shamanism, Homo empathicus, ASC(Altered State of
Consciousness), Spirituality, Healing, Social unity
호모 엠파티쿠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