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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상사화/임 우 성

  

만나지 못하는 걸 애석해 하지 말자

같은 꽃으로 마주 서서

한 번 안아 보지도 못하고

천년을 바라보고 웃으면 행복하랴

 

나 지고 너 꽃으로 피어날 때나

너 지고 나 잎으로 푸르를 때

비록 어긋나는 운명이지만

나는 너 안에 있고

너는 나 안에 있어, 우리

이보다 더 바람직하고 완전한 삶이 있을 수 있겠더냐

사랑아

 

만나지 못하는 걸 애석해 하지 말자

서로에게 예속되어 있으면서

같은 뿌리로 살면서

끝내 볼 수 없는

이 지독하고 완전한 인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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