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과달카날 해전 (9) - 구축함 전멸
워싱턴이 센다이에게 포격을 가하기 시작한지 5분 후에 제 64 기동부대의 구축함들도 전투에 휘말리게 되었다. 그러나 , SG 레이더도 없고 , 야전훈련도 부족했으며 , 합동전술도 없었던 제 64 기동부대의 구축함들은 비참한 운명에 처했다.
제 64 기동부대의 선두에 섰던 구축함 월키는 사보 섬 남쪽을 통해 진입하던 일본구축함 아야나미를 발견하고 , 10 시 22 분부터 5 인치 주포로 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 뒤를 따르던 벤햄과 프레스톤도 곧 사격에 가세했다.
구축함열의 가장 후미에 있던 그윈은 우현 함수 쪽의 물보라를 발견하고 망원경으로 관찰하여 남하 중인 기무라 함대의 기함인 경순양함 나가라를 발견하고는 11 시 26 분부터 5 인치 주포로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기무라 함대도 즉각 함포로 반격하여 잠시 동안 그윈은 기무라 함대의 경순양함 나가라 및 4 척의 일본구축함과 포격전을 벌였다. 나가라의 사격술은 정확했다.
그윈 이외에도 다른 구축함들을 더 발견한 나가라는 140mm 주포로 미국구축함들에게 차례로 정확한 사격을 가하여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 일본해군의 경순양함 나가라. HIJMS NAGARA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http://blog.naver.com/mirejet/110036248844 )
이어서 일본함대는 어뢰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구축함 아야나미와 우라나미는 11 시 30 분에 미국구축함들을 신중하게 겨냥하여 어뢰를 발사했고 , 5분 후인 35분에는 기무라 함대도 역시 미국구축함들을 향하여 어뢰를 발사했다.
이 어뢰들이 미국구축함들에게 도달하면서 나가라의 함포가 시작한 일을 마무리지었다.
( 과달카날 해전 상황도. 두번째 전투 상황)
선두에 있던 월키는 나가라의 일제사격을 얻어맞자 어뢰를 발사하기 위하여 방향을 돌렸다.
그러나 , 11 시 38 분에 일본군의 산소어뢰가 2 번 탄약고에 명중하여 함수를 날려버렸다.
모든 동력과 통신이 순식간에 나갔고 , 월키는 맹렬한 화염에 휩싸였다. 함장 토머스 프레이저 중령은 즉시 퇴함명령을 내렸다.
4 척의 구명 뗏목이 안전하게 내려졌으나 , 월키에서 바다로 굴러 떨어진 폭뢰가 11 시 42 분에 수중에서 폭발하면서 해상에 떠있던 승무원들 중 많은 수가 사망했다. 월키에서는 함장 프레이저 중령을 포함하여 80 명이 전사했다. 월키의 270m 후방에 있던 벤햄도 전방에 어뢰를 맞아 함수가 날아가 버렸으나 , 당장 침몰하지는 않았다.
벤햄은 선회하여 10 노트의 속력으로 전장을 빠져나갔다. 3 번째 위치에 있던 프레스톤은 나가라의 일제사격이 2개의 보일러실에 명중하여 그곳의 인원들을 몰살시켰다. 나가라의 다음 일제사격은 우현의 어뢰발사관에 명중하여 프레스톤은 엄청난 어뢰의 유폭과 함께 불덩어리가 되었다.
프레스톤은 순식간에 모든 기능을 잃고 표류하기 시작했다. 함장 맥스 스톰즈 중령은 11 시 36 분에 퇴함명령을 내렸고 , 프레스톤은 1 분 후에 함미부터 가라앉기 시작하여 10 분이 지나자 불타는 뱃머리만 해상에 떠 있었다. 함장 스톰즈 중령을 포함하여 전체 승무원의 45% 에 달하는 117 명이 목숨을 잃었다.
구축함열의 마지막에 위치했던 그윈은 11 시 32 분에 일본구축함의 120mm 함포에 전방 기관실을 얻어맞았다. 고압증기가 누출되어 기관실 요원들이 몰살당했다. 착탄시 충격으로 어뢰를 고정하던 고리가 풀려 어뢰들이 물속으로 빠졌고 , 잠시 후에는 다른 포탄이 함미에 명중하여 이번에는 폭뢰 2개가 물에 빠졌다.
그러나 , 그윈의 상처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이었다. 그리하여 미국구축함 4 척은 순식간에 전열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 구축함들이 일본함대의 어뢰를 대거 흡수함으로써 워싱턴과 사우스다코타는 서전에 상대적으로 어뢰의 위협을 덜 받을 수 있었다.
4 척의 구축함들이 처절한 피해를 입는 동안 전함 워싱턴과 사우스다코타도 열심히 구축함들을 도우려고 노력했다. 워싱턴과 사우스다코타의 5 인치 부포는 일본함대의 선두에서 사보 섬 남쪽을 돌아 북상하던 일본구축함 아야나미에게 집중적인 포격을 퍼 부어서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나머지 일본함정들을 공격하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워싱턴의 레이더에는 사보 섬의 동쪽과 남쪽에 걸쳐 수많은 광점들이 명멸하고 있었고 , 사보 섬의 간섭현상까지 겹쳐서 피아식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
미국함대에게 혼란을 일으키기 위하여 휘하 함대들을 분리한 곤도 제독의 전술이 일단 성공을 거둔 셈이었다. 잠시 후 사우스다코타에서 치명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아야나미를 공격하던 사우스다코타는 반격을 받아 120mm 포탄 1 발이 상부구조물에 명중했다.
그러자 곧 승무원들이 달려가 보수작업을 시작했는데 이들을 지휘하던 고참 기술병이 안전수칙을 어기고 그곳의 회로차단기를 아래로 밀어서 고정해 버렸다. 잠시 후 11 시 43 분에 회로에 과부하가 걸렸는데 차단기가 작동하지 않자 사우스다코타의 전체 회로에 연쇄적으로 충격이 가해지면서 이 거대한 전함의 전기가 모두 나가 버렸다.
레이더 , 사격통제장치 , 포탑구동장치 , 탄약승강기 , 통신기 등 전기를 기반으로 한 사우스다코타의 모든 기기들이 작동을 멈추었다. 함장 개치 대령은 그 순간 갑자기 장님이 된 기분이었다고 회고했다.
11 시 45분에 워싱턴은 침로를 왼쪽으로 꺾어 불타고 있는 월키와 프레스톤의 화염 뒤로 숨었다.
불타고 있는 동료 구축함의 옆을 지나치면서 워싱턴의 승무원들은 해상에 떠있는 동료들에게 구명뗏목을 던져 주었다. 사우스다코타는 워싱턴의 뒤를 따르려는 순간 전방 좌측에 나타난 벤햄을 피하기 위하여 오른쪽으로 변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 일본함대는 어두운 해상에서 불타는 월키와 프레스톤을 배경으로 떠오른 사우스다코타의 뚜렷한 모습을 볼수 있었다. 11 시 46 분에 홀연 사우스다코타의 전기가 돌아오자 , 사우스다코타는 즉시 센다이를 향하여 포격을 개시했다. 11 시 52 분에 후방에 있던 킹피셔 수상정찰기가 3 번 주포탑에서 발생한 불꽃에 의하여 불이 붙어서 다시 한번 사우스다코타의 위치를 환하게 비추었다.
사우스다코타의 보수반원들은 이 문제를 간단하게 생각하여 재빨리 수상정찰기의 고정장치를 풀어버렸고 , 3 번 포탑이 다시 불을 뿜자 불 타는 수상정찰기는 16 인치 주포의 폭풍에 휘말려 바다로 날아가 버렸다. 이 직후에 다시 전원이 나가면서 사우스다코타는 기함 워싱턴과의 접촉을 포함하여 전기에 기반한 모든 기능을 다시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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