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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김광규 -능소화

7월의 어느 골목길

어디선가 해피버스데이 노래를

서투르게 흉내내는

바이올린 소리

누군가 내 머리를 살짝 건드린다

담 너머 대추나무를 기어올라가면서

나를 돌아다보는

능소화의

주황색 손길

어른을 쳐다보는 아기의

무구한 눈길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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