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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이최중(李最中, 1715~1784), 『위암집(韋庵集)』 권1「다시 하당의 시에 차운하다[又次荷堂韻]」

쓸쓸히 금학 더불어 파직되어 돌아오니
국화는 여전하고 대나무가 사립을 지키네
병든 방에서 추위를 만나 말똥을 때고
어버이께 올릴 양식 없어 관복을 파는 신세
벌레는 긴 밤 내내 우니 충직한 모습에 부끄럽고
새는 깊은 숲에 숨으니 기심(機心) 멀리함을 알겠다오
어느 곳의 운산에서 아득히 그리워할는지
한 해의 끝에 형제끼리 만날 날을 고대하겠네

 

蕭然琴鶴罷官歸  소연금학파관귀
砌菊惟存竹護扉  체국유존죽호비
病室逢寒焚馬屎  병실봉한분마시
親廚乏供市朝衣  친주핍공시조의
虫鳴永夜慙修職  충명영야참수직
鳥在深林識遠機  조재심림식원기
何處雲山存緬想  하처운산존면상
心期歲晏鶺鴒飛  심기세안척령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