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곡선미는 환비연수에 따른다
<시경詩經–국풍國風>에 부여응지膚如凝脂 수여유이手如柔荑라 하였다. “응고된 하얀 기름처럼 살결이 하얗고 매끄러운 아름다운 피부와 금방 새로 돋아난 어린 나무의 잎새처럼 보드라운 손”이란 뜻이다.
고대의 미적 표준에 신체곡선미준순환비연수身體曲線美遵循環肥燕瘦 각유편호各有偏好 대면부요구교위강구對面部要求較爲講究 액이액두관활額以額頭寬闊 미여유엽신월眉如柳葉新月 안사함소용안眼似含笑龍眼 비약총관鼻若蔥管 이대장수耳大長垂 구약앵도口若櫻桃 치여편패齒如扁貝 면여압당面如鴨蛋이라 하였다.
“신체의 곡선미는 환비연수에 따른다. 환비연수란 ‘양귀비는 뚱뚱했으나 미인이었고 조비연은 바싹 말랐으나 미인이었다’는 뜻이다. 즉 신체의 곡선미는 각양각색이나 모두 나름대로 독특한 미를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마는 넓어야 미인이고 눈썹은 수양버드나무 잎처럼 가늘거나 초생달처럼 생겨야 하며, 눈은 웃음을 띠고 있는 용의 눈과 같아야 한다. 코는 파의 밑둥처럼 생겨야 하며, 귀는 크고 늘어 뜨려져 있어야 하고, 입술은 앵두와 같아야 하며, 이빨은 납작한 패모貝母 같아야 하고, 얼굴 전체 모양은 오리알 ,처럼 생겨야 미인이다.”
전국시대戰國時代 말기 송옥宋玉의 저서 <등도자호색부登徒子好色賦>에 미인의 표준을 증지일푼즉태장增之一分則太長 감지일푼즉태단減之一分則太短 저분즉태백著粉則太白 시주즉태적施朱則太赤 미여취우眉如翠羽 기여백설肌如白雪 요여속소腰如束素 치여함패齒如含貝라 하였다.
“일 푼을 더하면 너무 길고 일 푼을 감하면 너무 짧은 적당한 크기이며 분을 바르면 너무 희고 연지를 바르면 너무 붉고 눈썹은 물총새의 깃과 같고 살은 백설과 같이 희고 허리는 가늘어서 없는 것 같고 이빨은 패모貝母를 머금고 있는 것 같아야 한다.”
고대인들은 화장에 관해서도 많은 연구를 하였다. 부족한 점을 가리고 수식하는 화장술이 발달하였다. 양귀비는 겨드랑이에서 악취가 많이 났다. 그래서 양귀비는 항상 향탕香湯에 목욕했다. 그리고 양귀비의 의상에서는 항상 짙은 향기가 물씬 풍겼다. 그러므로 양귀비의 몸에서 풍기는 짙은 향수 냄새는 양귀비 곁을 지나치는 사람들의 코를 찔렀다.
한漢나라 장폐張敝의 부인은 눈썹에 큰 흉터가 있어 보기 싫었다. 장폐는 부인의 눈썹에 있는 큰 흉터를 엄폐하기 위해 매일 아침 부인의 눈썹을 그려 흉터를 보이지 않게 하였다. 이 말이 한나라 8대 왕 선제宣帝(기원전 73–기원전 49)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선제는 장폐에게 애처가라는 칭호를 달아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당나라 때 사용된 화장의 명칭을 보면 낙매장落梅粧, 제장啼粧, 최장催粧, 홍장紅粧, 효장曉粧, 취장醉粧, 루장淚粧, 도화장桃花粧 등이 있다. 눈 화장을 보면 원앙미鴛鴦眉, 소산미小山眉, 오악미五岳眉, 삼봉미三峯眉, 수주미垂珠眉, 월능미月棱眉, 불운미拂雲眉 등이 있으며, 귀걸이를 달기 위해 귓불에 구멍을 뚫는 천이법穿耳法이 발달하여 당나라 때 이미 금金, 은銀, 진주珍珠, 옥玉 등으로 만든 귀걸이를 여자들이 사용하였다.
그리고 분粉 속에 연분鉛粉을 포함시키는 화장술도 알고 있었다. 둥그렇게 틀어 올린 쪽머리를 숭상했으므로 옥잠玉簪, 금화金花 등을 두발 장식에 사용했다. 여성들은 크고 길고 넓은 옷소매가 달린 옷을 즐겨 입었다.
한漢나라 때의 민요民謠에 성중호고계城中好高髻 사향고일척四向高一尺 성중호광미城中好廣眉 사방차반액四方且半額 성중호광수城中好廣袖 사방차필백四方且匹帛이란 노래가 있다. “성안에 사는 부녀자들이 높은 쪽머리를 좋아하여 쪽머리의 전후좌우에 한 자 쯤 솟아 올라와 뿔이 달린 것처럼 쪽머리를 틀어 올리고 다녔으며 성안에 사는 부녀자들은 넓은 눈썹을 좋아했으므로 이마의 절반쯤 차지하는 네모난 눈썹을 그리고 다녔다. 성중의 부녀자들은 넓은 옷소매를 좋아했으므로 네모난 옷소매에 대략 한 필의 비단이 들어갔다.”
전국시대의 미인 서시西施는 삼층 쪽머리를 틀어 올리고 다녔으며, 한漢나라 때의 미인 왕소군王昭君은 둥근 구름처럼 쪽머리를 틀어 올리고 다녔고, 한나라 말기의 미인 초선貂嬋은 쌍환형雙環形 쪽머리를 틀어 올리고 다녔으며, 당나라 때의 미인 양귀비楊貴妃는 높은 구름 같은 쪽머리를 틀어 올리고 다녔다고 한다.
중국 고대의 시가詩歌 중에 미용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많이 있다. 특히 당나라 때에는 시가가 한창 성행하던 시기였다. 당나라의 시인 주경여朱慶餘의 <규의헌장수부閨意獻張水部>에 갓 결혼한 새색시의 화장에 관한 시 한 수가 있다.
작야동방정홍촉昨夜洞房停紅燭 대효당전배구고待曉堂前拜舅姑 장파저성문부서粧罷低聲問夫婿 화미심천입시무畵眉深淺入時無
“어제 밤 신혼 초야의 붉은 촛불을 끄고 나서, 아침 일찍 시부모님께 배알하려고 새벽이 오기를 기다렸다네! 화장을 하다 중지하고 남편의 귓가에 입을 대고 귓속말로 ‘여보! 시부모님을 뵈러 갈 때 눈썹을 진하게 그려야 하는지 약하게 그려야 하는지 어떤 것이 예의상 맞는 것인가’를 물었다.”
당나라의 시인 두보杜甫는 <납일臘日>이란 시詩에서 여성 화장품을 찬미하였다.
납일상년난상요臘日常年暖尙遙 금년납일동전소今年臘日凍全消 침능운색환훤초侵凌雲色還萱草 누설춘광유유조漏泄春光有柳條 종주욕모양야음縱酒欲謀良夜飮 환가초산자신조還家初散紫宸朝 구지면약수사택口脂面藥隨思澤 취관은앵하구소聚管銀罌下九宵
“평년에 보면 일반적으로 납일臘日(동지 뒤 세 번째 미일未日로 납평臘平, 가평嘉平, 가평절嘉平節, 납향일臘享日이라고도 한다) 경에 따뜻한 봄날이 찾아오려면 아직 멀었었는데, 금년에도 납일엔 얼음이 모두 녹아버렸구나! 원추리가 일찍 돋아나와 구름 빛을 무색케 하고 버들가지는 봄소식을 미리 암시하여 남모르게 알려주고 있구나! 즐겁고 기쁜 밤을 기대해보니 술을 맘껏 마시고 싶구나! 부인과 처음 헤어졌다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은 궁궐을 향하여 들어가는 것 같구나! 화장을 하고 있는 부인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애정이 싹트는구나! 부인이 은색 술 항아리를 내 앞에 가져다 놓으니 선계仙界에 온 것만 같다!”
당나라의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장한가長恨歌>에 다음의 시가 있다.
한황중색사경국漢皇重色思傾國 어우다년구부득御宇多年求不得 양가유녀초장성楊家有女初長成 양재심규인미식養在深閨人未識 천생여질난자기天生麗質難自棄 일조선재군왕측一朝選在君王側 회모일소백미생回眸一笑百媚生 육궁분대무안색六宮粉黛無顔色 춘한사욕화청지春寒賜欲華淸池 온천수활세응지溫泉水滑洗凝脂 운빈화안금보요雲鬢花顔金步搖 부용장난도춘소芙蓉帳暖度春宵 춘소고단일고기春宵苦短日高起 종차군왕부조조從此君王不早朝
“한나라 황제 여자를 좋아하여 절세미인 찾았으나 임금된 지 오랫동안 얻지 못하였네! 양씨 집안의 딸 성장하여 예쁜 처녀가 되었으나 규방에 깊이 묻혀 사니 아는 이 없어라! 타고난 아름다움 어디 갈소냐. 어느 날 아침 황제 곁에 가게 되었구나! 아름다운 눈동자 한 번 굴려 웃으면 백 가지 아름다움이 솟아나니, 육궁의 미녀들을 무색케 하였구나! 싸늘한 봄날 화청궁에 목욕시켜 매끄러운 온천수 속에서 올라오니 백옥처럼 빛나는 살결! 귀밑에 머리카락 아름답게 흩날리고 꽃과 같은 그 얼굴에 금보용은 흔들흔들, 부용꽃 커튼 속에 봄밤이 무르익어 가네! 봄밤은 너무 짧아 어느덧 해는 중천에 떠 있고, 저 임금 오늘부터 오전 근무 없애버렸다네!”
<장한가>는 당나라 현종玄宗 이융기李隆基와 양귀비楊貴妃의 사랑을 읊은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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