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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와 TV드라마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도깨비>와의 비교를 중심으로-/송성욱.카톨릭대

<국문초록>

본 논문에서는 시공초월을 본격적으로 문제 삼는 드라마인 <도깨비>, <별에서 온 그대>, <아랑사또전> 등에 나타난 서사 구조를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와 비 교한다.

이를 통해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를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는 실 마리를 얻고, 조선시대 정서구조의 한 축으로 이해되는 이원적 구조가 현대에 어 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현대의 드라마에서 설정된 전생과 현생의 이원적 구조는 여러 모로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와 닮아 있다. 그렇지만 고전소설이 지니고 있는 수직적 이원성은 천 상과 지상의 관계를 시간의 개념이 아니라 공간의 개념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천 상에서의 삶은 적어도 주인공에게 있어서는 전생이자 아득한 과거이지만 시간적 계기성은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설정되는 이원적 구조는 공간성보다는 시간성을 더 뚜렷하게 지닌 다. 고전소설은 천상에 대한 경외심과 천상과 소통하려는 간절한 염원이 경계공간 등의 간접 소통 방식을 만들어냈다면 드라마는 오히려 그러한 의식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직접 소통이 나타날 수 있었다.

결국 이러한 인식으로 인해 공 간성보다는 시간성이, 반복보다는 계기성이, 초월성보다는 역사성이 부각되는 수 평적 이원성을 지니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가 지니고 있는 이러한 특징은 천상에 대한 우주론적 정서 구조가 체화되어 있지 않은 현대의 산물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판단했다.

주제어 이원적 구조, 수직적 이원성, 수평적 이원성, <별에서 온 그대>, <도깨비>

1. 문제 제기

조선시대 소설이 가지고 있는 서사적 구조와 그로부터 추론되는 일련 의 정서구조가 현대 대중서사에서도 확인된다는 논의가 있었다.1)

1) 이에 대해서는 졸고, 고전소설과 TV드라마 , 국어국문학 137, 국어국문학회, 2004, 91~108쪽 참조.

특히 고전소설은 문화적 위상의 측면에서 현대의 TV드라마와 상당한 유사점 이 인정된다는 전제를 토대로 이 두 문화적 장르 사이에 서사 전개 양상 마저 상동성을 지닌다는 연구 결과도 몇 편 발표되었다.2)

2) 정병설, 고소설과 텔레비전 드라마의 비교 , 고소설연구 18, 한국고소설학회, 2004, 221~246쪽; 조광국, 고전대하소설과의 연계성을 통해 본 TV드라마의 서사 전략과 주제 , 정신문화연구 31권 3호, 2008, 389~411쪽; 졸고, 조선시대 대하소 설의 현재성 , 개신어문연구, 31집, 개신어문학회, 2010, 119~145쪽. 등의 연구가 있다.

이는 한 민족이 나 국가가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집단적으로 가지고 있는 원형적 심 상 혹은 정서구조가 이 둘 사이에 동시에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 로 이해할 수 있다. 선행연구에서 고전소설과 드라마의 비교는 주로 가정, 가문에 대한 정서 구조의 유사점에 주목하였는데, TV드라마에서 드러나는 ‘영웅의 일대 기’ 구조나 초월적 현상 역시 고전소설과 비교하면 흥미로운 결과를 기대 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고전소설이 지니고 있는 천상과 지상의 이원적 구 조가 현대의 TV드라마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를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는 실 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조선시대 정서구조의 한 축으로 이해되는 이원적 구조가 현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아 볼 수 있을 것 으로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이원적 구조를 바탕에 두고 있는 TV드라마 중에는 새로운 한류, 혹은 한류의 확장으로 평가될 정도로 문화산업 분야 에서 큰 성공을 거둔 작품들이 있다.3)

3) 대표적으로 <별에서 온 그대>, <도깨비>를 거론할 수 있다.

따라서 고전소설의 서사 구조와 정 서구조가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산업 분야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포함하고자 한다. SF영화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 1999년)> 는 인공지능 세계에 완벽하게 지배당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다루고 있 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종교적 세계관을 사이버 세계로 대체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그에 지배당하지 않으려고 하는 인간과의 힘겨운 대결을 설 정하고 있지만 달리 보면 신의 힘에 저항하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주는 영 화이기도 한 것이다.4)

4) 글랜 예페스 엮음(이수영, 민병직 역), 우리는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나, 굿모닝미 디어, 2003에서 전체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데쟈뷰>, <인셉션> 등 과학의 힘을 빌려 시공을 초월하고, 이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른바 타임슬립 영화 역 시 이러한 시각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부류의 영화나 드라마의 비중이 크지 않은 한국에서도 타임슬립을 모티프로 하는 드라마가 다수 만들어졌다.5)

5) 타임슬립은 드라마보다는 영화에서 더 익숙한 모티프인데 현재 한국에서는 드라마 가 더 적극적으로 이 모티프를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의(SBS, 2012년>, <닥터 진(MBC, 2012년)>6), <나인(tvN, 2013년)>, <시그널 (tvN, 2016년)>, <명불허전(tvN, 2017년)> 등이 있으며, 이와 양상은 다 르지만 시공 초월을 본격적으로 문제 삼는 <아랑사또전(MBC, 2012년)>, <별에서 온 그대(SBS, 2013년)>, <도깨비(tvN, 2016년)>, <사임당, 빛 의 일기(SBS, 2017년)>등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다.7)

6) 이 드라마는 MOTOKA MURAKAMI의 의학만화 타임슬립 닥터 JIN이라는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역사적 배경을 조선시대 말기로 바꾸어 각색했다.

7) 이런 드라마들은 지상파와 케이블 TV 가리지 않고, 대개 2012년~2013년 사이에 집 중적으로 제작, 방영되기 시작했다. TV드라마의 내용 역시 고전소설과 같이 정형적, 유형적 경향을 지니는 만큼 이 시기 드라마의 한 유형성으로 시공초월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별에서 온 그 대>와 <도깨비>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온 드라 마이다. 시공초월을 본격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과학적 기술이나 공상적 계기에 의해 타임슬립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다소 황당한 설정이지만 그 이면 에 종교 혹은 정신적 원형과 같은 세계관이 뚜렷하게 깔려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타임슬립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모두 이러한 세계관을 가지 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의>의 경우는 시공을 초월할 수 있는 신이한 통 로가 있어 이 통로를 통해 고려의 장군이 현대의 의사를 과거로 데려 간 다. <명불허전>에서는 조선시대 한의사가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신기한 침통의 힘으로 현대로 오고, 현대에서 또 다시 죽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역시 같은 작용에 의해 조선으로 돌아간다. 이들 드라마에서는 신이한 힘 이 왜 작용하는지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기 힘들 다. 이에 반해 <별에서 온 그대>(以下: <별그대>로 지칭함)나 <도깨비>의 경우는 시공초월의 이면에 ‘전생’, ‘신의 뜻’ 등의 구체적인 이유가 깔려 있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시공초월을 본격적으로 문제 삼는 드라마 를 중심으로 분석하여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와 비교를 시도하기로 한다.

2. 이원적 구조의 성립: 천상 적강과 지상 불멸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는 적강 모티프를 통해서 시작한다. 천상의 인 물인 주인공은 죄를 짓고 지상으로 내려오면서 천상 존재이자 인간이라 는 이중성을 획득하게 되고, 이 주인공의 삶은 하늘이 정한 운명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주인공의 천상 신분이 강조되면 그만큼 작품은 환상성을 많이 지니게 되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현실성을 많이 지니게 된다.

전자 의 대표적인 작품 중의 하나가 <숙향전>이라 할 수 있고, 후자의 대표를 판소리계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작품의 환상성이 강조된다고 해서 그 주제적 의미마저 희석된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환상성을 통해 작품 의 주제가 더욱 심화되기도 한다.8)

8) 고전소설의 환상성에 대해서는 이상택, 한국도가문학의 현실인식 문제 , 한국문화 7집, 서울대 한국문화연구소, 1986 및 취유부벽정기의 도가적 문화의식 , 현상과 인식 3호, 1972; 김현주, 고소설의 반구상 담화와 그 도가사상적 취향 , 고소설연 구 14집, 2002; 김성룡, 고전소설의 환상미학 , 한국고전소설과 서사문학, 집문 당, 1998. 등에서 자세하게 논했다. 소설의 일원론, 이원론에 대해서는 조동일, 한국 소설의 이론, 지식산업사, 1977, 218~270쪽에서 상세하게 논했다.

주인공은 적강한 존재이기 때문에 지상에서의 삶을 끝내면 다시 천상 으로 복귀한다. 소설의 후반부에 자주 사용되는 ‘백일승천’ 모티프가 그것 이다. 또한 천상의 신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지상의 삶을 살면서도 위 기가 닥칠 때마다 천상의 도움을 받는다. <사씨남정기>의 ‘묘혜대사’, <조웅전>의 ‘월경대사’, ‘철관도사’ 등은 주인공의 조력자로 잘 알려져 있 다. 특히 <숙향전>에서는 천상의 존재인 마고할미가 천태산 아래에서 주 막을 차려 놓고 장사를 하면서 위기에 처한 숙향을 돕기도 한다. 이 조력 자들은 평범한 도사이거나 노승의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결정적인 대목에 서는 하늘의 뜻을 받아 행동하는 異人의 성격을 지닌다. 현대의 드라마에서 이러한 적강 모티프는 좀처럼 발견되지 않지만 비 슷한 장면을 떠올릴 수 있는 드라마가 <별그대>이다. 조선왕조 실록 광해 1년 20권 9월 25일 기록(필자 주: 책 화면). 간성군과 원주목 강릉부와 춘천부의 하늘에 세숫대야처럼 생긴 둥글고 빛나는 물체가 나타났다.(필자 주: UFO가 떨어지는 화면) 그것은 매우 크고 빠르기는 화살 같았다. 우레 소리를 내며 천지를 진동시키다가 불꽃과 함께 사라졌는데 이 때 하늘은 청명하고 사방에는 한 점의 구름도 없었다.9)

9) <별에서 온 그대> 1회, 화면 자막.

이 드라마가 시작하는 첫 장면이다. UFO가 하늘에서 떨어지고, 그 UFO에서 드라마의 주인공이자 외계인인 ‘도민준’이 등장한다.10)

10) 도민준은 지구 탐사 목적으로 내려왔다가 일행을 놓쳐 지구에 머물게 된다.

다른 세 계에서 온 존재이기 때문에 외계인을 고전소설에 등장하는 적강한 인물 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도민준은 고전소설의 인물과는 차이가 있다. 고 전소설에서 적강한 인물은 천상이 부여한 신분적 고귀함과 영웅적 능력 을 가지고 있지만, <구운몽>의 양소유가 ‘성진’이라는 천상의 존재를 잊 어버린 것처럼 대개 천상에서의 기억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도민준 은 지구에 온 후 400년이란 시간을 연속적으로 살면서 그 동안의 기억을 간직하는 인물이다. <별그대>는 외계인인 도민준과 유명하지만 푼수끼가 다분한 천송이의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와 TV드라마 사랑을 그리고 있는 드라마이다. 도민준 은 지구의 시간을 멈 출 수 있고, 슈퍼맨 과 같은 힘을 지닌 능력자이다.

그리고 지구인들이 먹은 흔적이 있는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 지구에서 살아 가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숨겨야 하고 음식을 같이 먹지 않아야 하기 때 문에 철저하게 외톨이로 살아간다. 그러던 중 도민준은 천송이를 알게 되 고 처음에는 멀리했으나 여러 가지 사건을 계기로 가까워지면서 그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천송이를 구해준다. 도민준은 고전소설에서의 조력자인 이인의 역할을 겸하고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 조력자인 이인이 남자 주인공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 다면 여자 주인공인 천송이가 그러한 조력을 받을 신분적 고귀함이 뒷받 침되어 있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천송이에게서 신분적 고귀함 은 전혀 발견할 수 없다. 오히려 주변의 시기와 비난을 받는 무식하지만 도도한 여배우의 성격을 시종 유지하고 있다. 도민준이 숨겼던 능력을 발휘하여 이러한 천송이를 곁에서 지켜주는 이유는 그녀와의 전생 인연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천송이의 전생은 양반 집 딸 ‘이화’였고, 초례를 치른 후 시가로 가기도 전에 남편을 잃은 비운의 여성이었다. 이후 이화는 시가와 친정에서 남편을 따라 죽은 열녀가 되라 는 강요로 죽을 위기에 처하는데, 이 때 도민준의 도움으로 살아나 두 사 람은 함께 도망친다. 그러나 죽어 열녀가 된 것으로 알려진 이화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관군들이 이화와 도민준을 쫓고 이화는 도민준 대신 관군이 쏜 화살을 맞고 죽는다.

이 전생 인연이 현재에 이어진 것이다. 천송이는 전생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지만 도민준은 환생이 아니라 연 속적 삶을 사는 외계인이기 때문에 고스란히 그 기억을 가지고 있다. 도 민준과 천송이의 전생 인연을 확인시켜 주는 물건은 비녀이다. 이화는 도 민준의 품에서 숨을 거두기 전 비녀를 건네며 “죽음 이후 어떤 세상에서도 나으리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11)라고 말한다.

11) <별에서 온 그대> 6회

현재에서 도민준은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천송이에게 이 비녀를 보여주고 갑자기 슬픈 표정을 짓는 천송이를 보면서 이화의 환생이 천송이임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12)

12) 드라마 <신의>, <닥터 진>, <명불허전>에서는 전생과 현생이라는 뚜렷한 대칭 구 조가 보이지 않는다. 과거와 현대의 시간여행으로 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 가야하는 과거가 굳이 고려나 조선시대일 필연적 이유가 없다. 과거와 현대를 이어주는 통로 역시 전생일 필요가 없이 어떤 신이한 계기만 설정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남녀 주인공들의 인연 역시 운명적 필연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명불허전> 에서 허임이 현대의 서울로 왔을 때 최연경을 만나지만 그와 최연경이 만나야 하는 이유는 둘 다 같은 상처를 가지고 있고, 먼저 시간 여행 경험을 한 허준과 최연경의 인연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최연경과 같이 마음의 상처를 지닌 사람은 이외에도 많 이 있을 것이니 다른 여성 의사로 대체해도 문제는 없다. 이들 드라마는 이원적 구조 라기보다는 시간여행, 타임슬립형 이야기 구조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별그대>는 남자 주인공이 도민준은 UFO를 타고 내려온 외계인이기 때문에 하늘에서 내려온 존재이고, 지구인이 상상할 수 없는 초월적 능력 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여자 주인공 천송이의 전생 인연이 중첩되어 있 다.13)

13) 전생 모티프는 <별그대>뿐만 아니라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도 등장한다. <사임 당>은 미술을 전공하는 대학 강사인 서지윤과 대학 교수인 민정학이 ‘금강산도’의 진위 여부를 둘러싸고 벌이는 사건을 다루고 있는 드라마이다. 서지윤은 ‘금강산도’ 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던 중 ‘수진방일기’를 발견하게 되고, 그것이 곧 전생에 서 자신이 쓴 일기임을 어렴풋이 느껴간다. <별그대>처럼 전생의 인연이 현생에도 이어지는 ‘전생-현생’의 이원적 구조는 아니지만 전생이 중요한 모티프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 드라마는 외계와 지구, 전생과 현생이라는 이원적 구조 가 작용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물론 남자 주인공은 적강한 존재가 아니며, 외계에서 지닌 능력을 고 스란히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소설의 주인공과 차이가 있다. <별그대>와 사정은 다르지 만 이와 유사한 이원적 구조 는 <도깨비>에서도 설정되어 있다. <도깨비>는 900년 이상을 살면서 그 모든 기억을 다 지니고 사는 ‘도깨비’와 태어날 때부터 자신이 도깨비 신 부라는 소리를 들은 지은탁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지상에서 영속적 삶을 사는 ‘도깨비’를 둘러 싼 주변 관계는 온통 전생 인연으로 짜여있으며, ‘도깨비’의 전생 인연이 여주인공 지은탁의 삶에 영 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도깨비>에서 설정된 전생의 배경은 고려시대이다. 유약한 황제 왕유 는 간신들의 횡포를 견디지 못하고 충신인 김신과 사랑했던 왕비마저 죽 음에 이르게 한다. 억울하게 죽은 충성스러운 장군 김신은 칼에 피를 많 이 묻힌 죄로 인해 죽지 못하고 모든 고통을 900년 이상 기억하며 살아야 하는 ‘도깨비’의 삶을 살게 된다. 유약한 왕 역시 저승사자의 삶을 사는 죄 를 받게 되고, 간신 박중헌은 지옥에 가지 않고 원귀로 떠돌면서 ‘도깨비’ 와 주변 인물을 괴롭힌다. 환생한 존재들 중 전생의 삶을 기억하는 존재 는 ‘도깨비’가 유일하며, ‘저승사자’ 역시 자신의 전생을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고려시대 김신을 모셨던 하인 집안은 대대로 ‘도깨비’를 모시며 살 고, 그 후손은 ‘도깨비’의 신분을 인지하고 있다. ‘도깨비’가 전생을 기억하는 것은 죽지 않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당연 한 것이고, 다른 인물들이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별그대>에서 천송이가 보여주는 모습과 일치한다. 그러나 ‘도깨비’와 지은탁의 만남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이들은 자신의 전생을 기억해내고 그로 인해 새로운 갈등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별그대>와 다르다. 써니는 ‘도깨비’가 자신의 오빠라는 것은 인식하고, ‘도깨비’ 역시 써니가 전생의 동생이었다 는 것을 인식하면서 이들은 전생의 오누이 관계를 애틋하게 이어간다. 특 히 ‘도깨비’는 자신과 친분이 있던 ‘저승사자’가 그토록 원망했던 과거의 주군 왕유였음을 알고 괴로워하며, ‘저승사자’ 역시 자신의 전생 신분을 알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런데 지은탁과 ‘도깨비’의 인연은 <별그대>와 달리 전생 인연으로 설정되어 있지 않다.14)

14) 대신에 써니와 ‘저승사자’의 인연은 전생 부부 관계의 연장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인연은 신의 영역 혹은 하늘이 정한 운명 정도 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도깨비’가 자신의 신부라고 우기는 지은탁을 신부로 확신하는 순간은 지은탁이 자신이 가슴에 박혀 있는 칼을 인지하 는 순간부터이다. 그 칼을 뽑아야 ‘도깨비’는 無로 돌아가 고통의 기억에서 해방될 수 있고, 자신의 신부만이 그 칼을 뽑을 수 있다.15)

15) <별그대>에서 비녀가 인연을 확인하는 信物이었다면 <도깨비>에서는 칼이 신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깨비’와 지은탁의 인연은 맺어지는 순간 사라지는 역설을 안게 된다. 지은탁이 칼을 뽑고 ‘도깨비’가 사라지는 지은탁은 ‘도깨비’와 있었던 모든 일들을 잊게 되고, 이후 다시 ‘도깨비’가 나타나도 그를 인지하지 못 한다. 도깨비 신부가 아니라 지상의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간 셈이다. 지은 탁이 ‘도깨비’와의 인연을 다시 회복하는 순간 이번에는 지은탁이 사망함 으로써 이들의 인연은 다시 끊어진다. 그러나 지은탁이 환생하여 ‘도깨비’ 를 찾게 됨으로써 인연이 회복된다. 처음의 인연이 전생으로 설정되지는 않았지만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 후 찾은 안정적 만남의 계기가 전생으로 설정되어 있는 셈이다. 전생은 내세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물론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난다면 전생과 현생으로 끝이 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전생의 또다른 이름은 내세이다. 따라서 <도깨비>는 ‘도깨비’가 사는 초월계와 지은탁이 사는 현실계, ‘도 깨비’가 살았던 과거 즉 인간의 전생과 현생의 이원적 구조가 복잡하게 전개되는 드라마로 볼 수 있다. <별그대>에서는 외계인 도민준이 다시 외계로 돌아가기 때문에 천송이와의 인연은 현생으로 마무리된다.

이렇게 본다면 주인공의 원래 신분이 천상 존재라는 점에서는 고전소 설과 <별그대>가 닮아 있고, 신에게 득죄한다는 점에는 고전소설과 <도 깨비>가 닮아 있다. 이에 전생 공간 역시 <별그대>는 외계인 천상이고 <도깨비>는 고려시대라는 지상으로 차이가 있다. 고전소설의 주인공은 적강하여 인간이 되지만 <별그대>와 <도깨비>는 인간이 아니라는 점에 서 차이가 있다. 특히 <도깨비>는 과거의 인간이 득죄하여 오히려 초월 적 존재가 된다는 점에서 고전소설과 반대의 서사를 보이고 있다.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를 천상과 지상, 초월과 현실의 이원성으로 정 리할 수 있다면, <별그대>와 <도깨비>는 초월과 현실, 역사적 과거(전 생)와 일상적 현재(현생)의 이원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고전소설 과 드라마가 ‘초월-현실’의 이원성은 공유하면서도 ‘천상-지상’, ‘전생-현 생’의 이원성은 차이가 보인다. 고전소설의 주인공에게 천상이 곧 전생 공 간일 수도 있겠지만 <도깨비>와 <별그대>에서 전생16)은 역사적 공간이 기 상당한 의미의 차이가 있다.

16) 남자 주인공에게 전생이 아니라 아득한 과거이다.

3. 간접 소통과 직접 소통의 역설

고전소설에서 천상과 지상의 소통 양상은 매우 다양하다. 이때 소통 양 상이라 함은 천상의 뜻이 지상에 전달되는 방식을 의미하는데, 대개 계시 혹은 암시의 방식을 통해 천상의 질서가 지상의 삶에 전달된다. 대개 고전소설에서 주인공의 천상 신분은 부모의 태몽을 통해 드러나 고, 주인공의 운명에 대한 암시는 조력자에 의해 전달된다. 그런데 이런 소통 방식에는 한 가지 뚜렷한 특징이 발견된다.

이  셔쳔 영보산 쳥룡라 슈십년젼의 부처의 명을 밧와 샹공의 간즉 금은 슈쳔냥을 시쥬시기로 이 졀을 즁슈고 발월여더니 셰존이 감동샤 상공을 지시시미오  샹공이 쇼승과 오년 년분이 이시니 념녀마르쇼셔 이 이 말을 듯고 일희일비여 머믈며 노승으로 더부러 병셔 와 혹 경문을 강논니17)

17) 경판본 <소대성전>

위의 인용은 <소대성전>에서 소대성이 장모의 박해를 받아 떠돌던 중 노승을 만나 서천 영보산의 청룡사에서 기거하는 장면이다. 노승은 소대 성의 부친이 祈子致誠을 위해 시주한 스님으로, 세존의 뜻 즉 천상의 뜻 을 소대성에게 전달하고 있다. 노승은 천상의 계시를 인지하고 있을뿐더러 대성에게 잠재된 영웅적 능력을 발현하게 해 주는 조력자이자 이인이다. 적강 존재인 주인공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지만 조력 자나 꿈을 통해 향후 다가올 상황에 대한 계시를 받고 그에 따라 행동한 다. 인용문에서 노승은 소대성이 자기와 더불어 5년 동안 같이 지낼 운명 임을 알려주고, 소대성은 의심하지 않고 노승과 함께 지내며 병서를 익히 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노승의 말이지만 사실은 세존이 지배하 는 하늘의 뜻을 대신 전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에서는 꿈을 통해 죽은 부친이 나타나기도 하고, <최척전>과 같은 장육불이 나타나서 천상의 뜻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렇게 고전소설에서는 천상의 지배자로 설정되는 세존이나 옥황상제 가 직접 나타나 주인공과 소통하며 자신의 뜻을 전하지 않는다.

<소대성 전>에서 보았듯이 이인이나 현몽이라는 간접적인 장치를 통해 천상의 질 서가 전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전해진 이들의 뜻은 의 심의 여지가 없는 운명으로 인식된다. 이원적 구조를 보이는 드라마에서도 초월계와 현실계의 간접적 소통이 발견된다.

<도깨비>에서 지은탁은 누구보다 기구한 삶을 산다. 자신을 임신한 어머니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태어나기도 전부터 죽을 위기를 겪으며, 표독한 이모 가족에 의해 갖은 멸시와 구박을 받는다. 이런 지 은탁에게는 가끔 찾아와서 위안을 주는 존재인 ‘삼신할미’가 있다. ‘삼신 할미’는 때로는 할머니의 모습으로, 때로는 젊은 여성의 모습으로 등장하 여 지은탁을 보살피는 한편, 다른 사람에게 한 번씩 운명적 예언을 던지 기도 한다. 또 ‘삼신할미’는 지은탁의 어머니가 사고를 당해 사망하기 전 에 나타나 죽을 순간이 오면 어떤 신에게 간절하게 살려달라는 애원을 해 보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죽은 지은탁의 어머니는 삼신할미에게 가끔 불 쌍한 딸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이렇게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가끔 지은 탁의 삶에 조력자로 개입하는 ‘삼신할미’는 <숙향전>에서 주막의 주인으 로 행세하며 숙향을 구원하는 ‘마고할미’와 상당히 흡사하다. 그런데 <도깨비>에서 지은탁의 고난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조력자는 주인공이자 초월적 존재인 ‘도깨비’이다.

<별그대>에서 천송이의 조력자 로 외계인 도민준이 설정된 것과 동일하다. <별그대>의 도민준은 외계인 이기 때문에 예지 능력은 없으며, ‘도깨비’는 예지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지은탁의 운명은 읽지 못한다. 또한 ‘도깨비’는 지은탁의 삶 외에는 인간 세상의 일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며 살아간다. 고전소설과 드라마는 모두 주인공이 시련을 겪을 때 이들을 돕는 초월 적 존재가 등장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러나 고전소설에서는 남녀 주 인공의 시련을 다른 조력자의 등장을 통해 극복하는 반면, 드라마는 주인 공 자신이 조력자를 겸하고 있으며, 다른 조력자의 역할은 적극적이지 않 다는 차이를 보인다. 고전소설에서 조력자의 설정은 역설적으로 주인공의 시련을 극한까지 몰고 가는 서사적 장치가 되기도 한다.18)

18) 이 때문에 고전소설에서 주인공이 시련을 당하고 극복하는 과정은 마치 막장 드라마 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홍희복이 <제일기언> 서문에서 “환로의 풍파만 만리의 귀향가고 일죠의 형벌을 당다가  신원셜치 거 그 환란고초  말 부 죽기에 니르도록고 그 신통긔이 바 말면 필경 부쳐와 귀신 을 일커 이니”라고 한 이유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시련의 극한은 결국 죽음인데 주인공의 죽음은 소설의 결말을 의미하므로, 이를 막기 위해 주인공을 다 시 생존시킬 소설적 장치가 필요하다.

현대 드라마의 경우는 의학적 모티 프를 설정할 수도 있겠지만 고전소설에서는 조력자가 있기 때문에 죽음 의 위기를 마음껏 설정할 수 있다. 주인공이 죽을 위기에 처하면 조력자 가 나타나 구해주거나, 위기가 닥치기 전에 등장하여 위험을 알려주고 피 할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또한 인간 세상에서 겪을 액운’이 라거나 ‘인간 세상에서 잠시 피할 계기’ 등의 천상의 논리가 뒤따르면 된 다. 그리고 이 특별한 조력자의 설정으로 인해 천상과 지상의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는 더욱 견고해진다. 그런데 고전소설에서 주인공이 이런 조력자를 만나는 공간은 위에서 인용한 <소대성전>의 ‘영보산’과 같이 흔히 산으로 설정된다. 이 산은 실 제로 존재하는 지상의 산이지만 지상과 떨어진 초월적 공간이기도 하다. 이고슨 션경이라 셰을 모도 잇고 일신이 무량지라 이후로 노승과 가지로 병서도 잠심고 불경도 학논니라 잇의 명쳔지 무가이오 광덕산즁 유발승이라 본신이 천상 으로 생불을 만낫스니 기이 술법을 가르치고 천지일월성신이며 천명산 신령더리 모도다 역니 그 됴와 영민믈 뉘라셔 당리요 쥬야로 공부더라19)

19) 완판본 <유충렬전>

<유충렬전>에서는 이러한 공간을 ‘선경’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유충렬 은 이 선경 속에서 은거하다가 속세에 변고가 났을 때 하늘의 계시에 따 라 내려가서 세상의 위기를 구출한다. 이처럼 고전소설에서 설정되는 초월적 공간은 천상으로 설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상의 어느 한 공간으로 설 정된다. <박씨전>에서도 이시백의 부친이 이시백의 혼인을 위해 박 처사 를 찾아 가는 곳은 금강산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현실 공간으로서의 금강 산이지만 작품에서는 초월적 성격을 지니는 공간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을 두고 ‘현실계 경계공간’이라고 지칭할 수도 있을 것이 다.20)

20) 이에 대해서는 조재현, 고전소설에 나타난 환상계 연구 , 국민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5, 91쪽.

조재현은 이 공간 속에서는 지상의 “객관적인 거리나 시간은 경계 공간에 속한 존재와 조우한 순간 사라지게 된다”고 해석한다.21)

21) 위의 책, 같은 곳.

그렇다고 이 경계공간이 천상과 지상을 이어주는 관문이나 통로의 구실을 하는 것 은 아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천상과 지상의 소통을 위해 이러한 경계 공간을 설정한 이유이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고전소설은 어떤 매개를 통해 천상 의 뜻이 전달된다. 꿈이나 경계공간을 통해 천상의 존재와 만난다.22)

22) 물론 조력자 등의 초월적 존재가 직접 현실 공간에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 와는 별도로 경계 공간이 설정되어 있다는 것은 고전소설의 특징이라 할 것이다.

주 인공이 직접 천상으로 이동하거나 신이 직접 지상에 현현하는 모습은 좀 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이것은 결국 천상이라는 공간에 대한 당대인들의 인식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천상은 범접할 수 없는 곳이라는 경외심 과 동시에 현실에서 천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열망이 동시에 작용한 것이 다.

천상의 존재는 항상 지상에 개입할 수 있지만 인간은 천상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 공간을 경계 공간으로 설정하여 이러한 열망을 실현 하고자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시련을 당할 때 이들을 도와주는 조력 자가 다른 존재가 아닌 남자주인공이다. <별그대>의 도민준, <도깨비> 의 ‘도깨비’는 적강한 존재는 아니지만 초월적 존재이고 신이한 능력을 가 졌기에 다른 조력자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능력으로 자신들에게 닥친 시 련을 극복해 간다.

그리고 이렇게 다른 조력자의 존재가 없기 때문에 드 라마에서는 조력자를 만나야 하는 경계 공간도 없다. <도깨비>에서 지은탁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귀신을 보고 귀신과 대화 한다. 심지어는 자기 눈 앞에 나타난 어머니가 귀신인 줄도 모르고, 귀신 임을 알고 난 뒤에는 귀신을 볼 수 있음을 다행스럽게 여기기도 한다. 지 은탁과 조력자이자 남자 주인공인 ‘도깨비’와의 일상적 만남은 너무나 자 연스럽게 묘사되고 있다. ‘저승사자’는 드라이클리닝 전용 모자를 쓰면 사 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고, 모자가 없으면 인간에게 ‘인간’으로 인식된다. <도깨비>의 이런 모습은 마치 <만복사저포기>의 人鬼交換 모티프를 보는 듯하다. 주지하듯이 <만복사저포기>는 비록 인간과 귀신의 사랑을 다루는 작품이지만 이원적 구조가 드러나지 않는다. 여기에서는 전기소설 주인공의 특징이라고 할 만한 고독한 주인공이 설정되고23), 이 고독한 주 인공의 외로움의 정도가 귀신이라도 용납할 만큼 깊었던 것이다.

23) 박희병, 한국 전기소설의 미학, 돌베개, 1997, 56~62쪽 참조.

기구한 삶을 사는 지은탁과 900년 이상을 아픈 기억의 고통을 안고 외롭게 사는 ‘도깨비’의 처지가 이에 비견할만 하다. 이렇게 경계 공간이 없기 때문에 <도깨비>는 초월계와의 소통도 고전 소설과 달리 직접적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지은탁에게 ‘도깨비’와의 소통 은 성냥, 라이타, 촛불 등의 불만 불어서 끄면 간단하게 이루어지는 소환 의 방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별그대>에서 도민준과 천송이와의 만남 역 시 직접적이다. 따라서 고전소설은 간접 소통을 통한 천상의 운명을 절대 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드라마는 비록 직접 소통이지만 그것을 의심하는 역설을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절에서 상세하게 언급하기로 한다.

4. 수직적 이원성과 수평적 이원성

고전소설은 이원적 구조가 강화될수록 천상의 운명이 절대적으로 위상 을 가지고 등장하며, 그만큼 현실성보다는 낭만성이 강화된다.24)

24) 박일용, 유충렬전의 서사구조와 소설사적 의미재론 , 고전문학연구 8집, 1993 참조.

다른 한 편으로 본다면 이 이원적 구조의 강화를 통해 작품의 자체의 갈등 구도 역시 더욱 선명하게 부각된다. 영웅소설의 경우, <홍길동전>은 홍길동의 도술 등에 의해 환상적 장면 이 부각되지만 홍길동의 운명을 직접 좌우하는 천상계의 모습은 뚜렷하 게 설정되어 있지 않다.25)

25) 이에 대해서는 조동일, 한국소설의 이론, 지식산업사, 1977, 218~270쪽 참조.

그렇기 때문에 <홍길동전>은 천상과 지상의 이원적 구조가 상당히 흐려져 있다. 반면에 <소대성전>은 적강 모티프와 이인의 등장, 경계 공간의 설정 등으로 인해 이원적 구조가 뚜렷하게 드 러나고, <유충렬전>은 이원적 구조의 정점을 보여준다. <유충렬전>에서 는 대장성과 익성이 벌인 천상에서의 갈등이 유충렬과 정한담의 대결이 라는 지상의 갈등으로 연결되고, 아예 작품 서두에서 유충렬의 미래 운명 이 예고되는 등 지상의 삶은 천상의 질서에 의해 완벽하게 지배당한다. 이런 이원적 구조의 지배를 받는 주인공은 적어도 지상에서의 일상은 평범한 인간에 가깝다. 고난의 순간에는 항상 조력자나 천상의 계시가 개 입하기 때문이다.

이 천상의 계시를 통해 주인공의 고난이 극복될 뿐이지 정작 주인공 스스로 그 고난을 헤쳐 나가지는 않는다. 이 경우 주인공의 지상에서의 삶은 훨씬 고통스럽게 설정된다. 그리고 독자들은 이원적 구조가 견고한 소설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고난이 천상의 운명에 의해 극적 으로 극복되는 장면에서 흥미를 느꼈을 것이다.

고전소설에서 설정되는 초월적 공간은 천상일 수도 있고, 용궁과 같은 지하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공간이 천상이건 지하이건 여기에는 특별 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다만 그 공간에 대해서는 감히 접근할 수 없는 절대적 공간이라 생각하는 사고의 방식을 수직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소설의 천상 공간에 대한 의미에 대해서는 <숙향전>에 대한 연구 에서 심도 있게 거론되었다.

정종진은 “숙향전의 서사구조는 숙향의 천상 적 자아회복의 서사구조”, “주체적으로는 천상적 질서의 회복 구조이며 천상적 질서의 이탈과 재편입의 과정”을 담고 있다고 했고26), 김수연은 <숙향전>의 환상 세계가 현실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려는 대안공간의 성 격을 지닌다고 했다.27)

26) 정종진, <숙향전> 서사구조의 양식적 특성과 세계관 , 한국고전연구 7집, 2001,

27) 김수연, 소통과 치유를 꿈꾸는 상상력, <숙향전> , 한국고전연구 23집, 2011, 447쪽

결국 고전소설이 보여주는 천상 혹은 초월적 공간 은 지상의 현실에서는 구현될 수 없는 신성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이에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를 수직적 이원성의 성격을 지닌다는 해 석이 가능하다. 바로 이 수직적 이원성으로 인해 경계공간의 설정이나 조 력자 등을 통한 간접 소통이 필요했다.

또한 고전소설은 경계공간을 현실 의 연장선에 있는 공간으로 설정함으로써 수직적 이원성을 수평적으로 형상화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와 같은 수직적 이원성은 천상과 지상의 관계를 시간의 개념이 아니 라 공간의 개념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천상에서의 삶은 적어도 주인공에 게 있어서는 전생이자 아득한 과거이지만 시간적 계기성은 전혀 주어지 지 않는다. 천상과 지상은 역사적 시간으로는 연결될 수 없는 완전히 다 른 공간이다. 반면 드라마에서 설정되는 이원적 구조는 공간성보다는 시간성을 더 뚜렷하게 지닌다.

드라마에서 외계인 ‘도민준’과 ‘도깨비’는 각각 400년, 900년 이상을 연 속해서 살면서 역사적 현실에 대한 기억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존재이다. 도민준이 이화의 환생인 천송이를 바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이화와 천 송이가 서로 다른 삶을 살기 때문이다. ‘도깨비’ 역시 환생한 누이 동생 써 니를 인지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그러나 이들은 이들의 전생을 인지함으로써 과거의 인연을 현재에서 이어 나간다. 다만 현재는 이미 변 해 버렸기 때문에 과거와 동일한 관계를 회복하는 것은 아니다. ‘도깨비’ 와 지은탁의 인연은 전생 인연으로 맺어지지는 않았지만 다시 내세에서 그 관계를 이어 나간다.

고전소설에서는 시간적 계기성이 아니라 공간적 대응 아니면 구조적 반복이 일어나지만 드라마에서는 구체적 역사 위에서 과거와 현재의 대 칭 구조가 일어나며, 구조적 반복이 아니라 시간적 계기성이 주어지고 있 다.

이를 두고 드라마에서의 이원적 구조를 과거와 현재의 시간에 지배되 는 수평적 이원성으로 지칭할 수 있을 것이다. 수평적 이원성 속에서는 과거가 아무리 오래된 전생이라 할지라도 기 억을 통해서 인지된다.

특히 도민준과 ‘도깨비’는 그 시간을 연속적으로 살고 있다. 이런 수평적 이원성 속에서 갖은 초월적 모습이 설정되어 있 다. 그렇기 때문에 고전소설과는 달리 수평적 이원성을 오히려 수직적으 로 형상화하려는 의도가 자리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이원적 구조가 아니라 <홍길동전>이나 <만복사저포기>와 같은 일원적 구조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드라마는 온 전한 현실주의적 인식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지상의 삶에 대한 인간의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전생과 신, 초월적 운명 또한 강하게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깨비>에서 지은탁은 죽을 운명이었으나 ‘도깨비’의 개입으 로 삶이 연장된다. 지은탁은 저승명부에 ‘기타누락자’라는 이름으로 올라가 있으며 항상 죽음을 위기를 안고 사는 운명이다. 지은탁은 29세 되던 해 결국 사망한다. 물 론 이 죽음은 자신이 다른 생명 을 구하기 위해 희생한 것이지 만 죽을 운명이었다는 전제를 확인시켜주는 사건이다. <별그대>나 <도깨비>와는 사정이 다르지만 드라마 <아랑사또전>은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를 완벽하게 가지고 있는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 는 우리에게 익숙한 ‘아랑전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설화보다는 오 히려 소설적 구조에 더 가깝다.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인간의 세상에 대 해 포석을 하고, 이들의 포석에 따라 인간의 삶이 결정되는 수직적 이원 성을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28)

28) 실제로 드라마에서는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바둑 대결을 펼치는 장면이 나오고, 바 둑돌을 두는 순간 인간 세상의 일이 바뀐다.

그러나 <아랑사또전> 역시 세밀하게 들 여다보면 고전소설의 이원성보다 <도깨비>의 이원성에 더 가깝다는 것 을 알 수 있다. 염라대왕은 옥황상제와의 바둑 내기에서 패배하자 억울한 비명을 지른 다. 결국 자신이 뜻대로 세상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옥황상제 는 “염라는 너무 계산적으로 따지는 게 문제야, 세상은 계산대로 되지 않 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한다. 이것은 사실 옥황상제의 입에서는 나 오지 말았어야 할 말이다. 신의 섭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인간 세상이 라는 운명론적 논리를 그대로 부정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랑전설’에서 아랑은 자신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伸冤雪恥를 위해서 사또를 찾는다. 드라마에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이 정체를 찾기 위해서 사또를 찾는다. 그런데 아랑이 죽은 이유는 자살 이었다. 전설에서의 억울한 죽음이 드라마에서는 자살로 바뀌어 있다. 그 리고는 자신의 기억상실이 ‘이게 다 옥황상제 영감탱이 짓이야’라고 하며 옥황상제를 욕한다. 그런가 하면 아랑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밀양 사또 김 은오는 자신의 삶이 옥황상제에 의해서 덤으로 주어진 것임을 인지한 순간 “시작은 당신이나 마무리는 나이다”, “그것이 당신들의 유희인가”, “신들 은 공정해야 하는 것 아니오” 등등의 말을 하며 운명에 항거한다.29)

29) 김은오는 6세에 사망하는데 이때 옥황상제가 와서 살려 주고, 이후로부터 귀신을 보 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

<아랑사또전>은 어쩔 수 없이 천상의 질서에 끌려 가지만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귀신 아랑과 인간 김은오의 모습이 전면에 부각되어 있다.30)

30) 나중에 염소로 환생하는 저승사자 무영 역시 존재 자체의 소멸이 구원이라고 여기며 살지만 ‘아무 욕망도 없는 천상’을 거부한다.

수직적 이원성을 고스란히 지니면서도 천상에 대한 경 외심이나 그 천상을 곁에 두고 싶은 열망보다는 지상을 택하려는 의지가 더욱더 강하게 보이는 작품이다. <숙향전>의 천상이 현실의 대안 공간이 라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이에 <유충렬전>과 같이 인간적 고난을 강조하지만 실상은 더 견고한 이원성을 보이는 것이 고전소설이라면 현대의 드라마는 초월계의 섭리를 강조하면서도 더 견고한 인간의 의지를 보인다는 특징을 읽을 수 있다.31)

31) <도깨비>나 <별그대>같은 드라마에서 초월과 현실이라는 이원적 구조를 삭제한다면 <명불허전>이나 <신의>와 같은 전형적인 타임슬립 드라마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드라마가 지니고 있는 특징은 천상에 대한 우주론적 정서 구조가 체화 되어 있지 않은 현대의 산물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판단한다. 고전소설 은 천상에 대한 경외심과 천상과 소통하려는 간절한 염원이 경계공간 등 의 간접 소통 방식을 만들어냈다면 드라마는 오히려 그러한 의식이 결여 되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직접 소통이 나타날 수 있었다.32)

32) 초월계와의 직접 소통 양상은 서양의 뱀파이어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종종 확인되는 데, 어떻게 보면 신에 대한 현대인의 사고 방식이 드라마의 세계관에 깔려 있는 결과 로도 볼 수 것이다.

결국 이러한 인식으로 인해 공간성보다는 시간성이, 반복보다는 계기성이, 초월성보다 는 현실성이 부각되는 수평적 이원성을 지니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5. 결론을 대신하여 -드라마의 성공 비결

<별그대>와 <도깨비>는 문화산업 분야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드라 마로 평가된다. <별그대>는 이후 <태양의 후예>가 수출되기 전까지, 한 국 드라마 역사상 중국에서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작품이며, 치맥 문화를 형성하게 한 작품이기도 한다. <도깨비>는 대만에 수출된 한국 드라마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으로 기록되었으며, <도깨비>가 중국 어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33)

33) 대만의 유명 잡지인 天下雜紙는 2017년 01월 22일 “《孤單又燦爛的神-鬼怪》金 銀淑如何替孔劉增添神祕魅力?”란 제목으로 특별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 기 사는 <도깨비>가 한국의 전통적 민간고사에 등장하는 도깨비를 선한 존재로서의 인 격을 가진 인물로 묘사하고 여기에 낭만적 성격을 불어 넣어 친숙한 존재로 탈바꿈 했다고 설명하면서, 이것을 인기 요인의 하나로 분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도깨 비>가 선풍적 인기를 끌자 대만 총통이 정부 차원에서 영상 산업을 집중 육성할 것 이라는 지원 의지를 밝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타이베이 연합신문 2017.02.08.)

조선시대에 <삼국지>가 한국에서 인기를 얻었다면 지금은 이들 드라마가 당시의 인기를 재현하고 있는 셈이다. 이 두 드라마가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은 비결 중의 하 나는 다른 나라의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었기 때문으 로 파악된다.

조사결과(2016-2017 글로벌 한류실태조사,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를 보면,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드라마의 성공은 이른바 한류 스타들의 인기에 힘입은 측면이 강하지만 한국 문화만이 독특함 역 시 큰 기여를 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미주나 유럽 등 아시아 시장을 제외하면 한국문화의 독특함이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파악되 고 있다.

이에 <별그대>와 <도깨비>는 고전소설과 맥이 닿아 있는 이원적 구 조의 정서구조를 저변에 깔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만의 문화적 독특함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도깨비>는 그 자체로 한국적 문화의 일면 을 지니고 있다. 물론 한국적 특수성만 가진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이로 인해 거부감을 불러 올 수도 있다.34)

34) 여기에 대해서는 졸고, 문화콘텐츠 창작소재와 문화원형 , 인문콘텐츠 6집, 2005에 서 상론했다.

여기에 서 필요한 것이 그러한 문화적 특수성이 세계가 인지할 수 있는 보편성을 바탕에 깔고 있는가의 여부이다. 이원적 구조는 동양적 사고의 틀 속에서 보편성을 지닌다. 중국의 드라 마와 영화에서도 전생과 현생, 인간과 귀신의 사랑을 다루는 작품이 다수 있다. <별그대>와 <도깨비>는 동양이 지니고 있는 이런 보편적 인식틀 에 한국적 특수성을 결합한 것이다.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에서 읽을 수 있는 한국적 정서구조는 수직적 이원성을 굳이 수평적으로 형상화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신화를 포함하여 한국의 이야기 체계 속에서 천상을 천상 자체로만 다루는 경우를 거의 찾 아보기 힘들다. 천상과 지상의 아슬아슬한 균형이 바로 한국적 이원적 구 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35)

35) 한국에서 방영된 중국 드라마 중에 <三生三世 十里桃花>는 초월적 공간에서 신적 존재들이 벌이는 환상성만으로 이야기가 이루어져 있다. 이 작품이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것이지만 한국의 정서구조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한국에서는 초월적 공간이 철저하게 현실과 연관된다.

소설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도깨비>와 <별그대>는 보면 볼수록 고 전소설과 닮았으면서도 다르다. <아랑사또전>은 아예 고전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고, <주군의 태양>, <사임당, 빛의 일기>는 고전소설에서 익숙 한 모티프의 편린을 종종 발견하게 한다. 고전소설의 구조를 그대로 재현 한 <솔약국집 아들들>과 같은 드라마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제작되었고 지 금도 한국 드라마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이원적 구조를 근간으로 하는 드라마는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했지만 단순한 타임슬립으로 구성되는 드라마에 비해 훨씬 더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는 고전소설에서 이어지는 한국적 서사와 그 속에 숨은 정서구조의 힘이라 고 할 것이다.

본고를 구상하면서 드라마와 한편과 소설 한편을 비교하려고도 생각했 지만, 아직은 드라마와 소설의 일대일 비교를 한만큼 드라마에 대한 논의 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드라마의 전반적 모습을 우선 조망하는 시론적 시도를 하기로 했다.

<쾌걸 춘향>, <홍길동>, <홍길동의 후예>, <전우치>와 같이 고전소설을 직접 이용하는 드라마와 영화도 제작되지 만, 고전소설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현대의 대중 서사에서 고전소설의 서사나 정서구조를 읽어내는 것이 보다 중요한 일일 것이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고전소설의 현재성을 확인하고 고전소설의 의미망을 재해석할 수 있는 계기가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향후 드라마와 고전소설의 상관 관계에 대한 보다 세밀한 분석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1. 주요 자료

<아랑사또전>, MBC 수목드라마, 20부작, 2012년 08.15~10.18 방영.

<별에서 온 그대>, SBS 수목드라마, 21부작, 2013년 12.18~2014년 02.27 방영.

<도깨비>, tvN 주말드라마, 16부작, 2016년 12.02~2017년 01.21 방영.

2. 참고 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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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본 논문에서는 시공초월을 본격적으로 문제 삼는 드라마인 <도깨비>, <별에서 온 그대>, <아랑사또전> 등에 나타난 서사 구조를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와 비 교한다.

이를 통해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를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는 실 마리를 얻고, 조선시대 정서구조의 한 축으로 이해되는 이원적 구조가 현대에 어 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현대의 드라마에서 설정된 전생과 현생의 이원적 구조는 여러 모로 고전소설의 이원적 구조와 닮아 있다. 그렇지만 고전소설이 지니고 있는 수직적 이원성은 천 상과 지상의 관계를 시간의 개념이 아니라 공간의 개념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천 상에서의 삶은 적어도 주인공에게 있어서는 전생이자 아득한 과거이지만 시간적 계기성은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설정되는 이원적 구조는 공간성보다는 시간성을 더 뚜렷하게 지닌 다. 고전소설은 천상에 대한 경외심과 천상과 소통하려는 간절한 염원이 경계공간 등의 간접 소통 방식을 만들어냈다면 드라마는 오히려 그러한 의식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직접 소통이 나타날 수 있었다.

결국 이러한 인식으로 인해 공 간성보다는 시간성이, 반복보다는 계기성이, 초월성보다는 역사성이 부각되는 수 평적 이원성을 지니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가 지니고 있는 이러한 특징은 천상에 대한 우주론적 정서 구조가 체화되어 있지 않은 현대의 산물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판단했다.

주제어 이원적 구조, 수직적 이원성, 수평적 이원성, <별에서 온 그대>, <도깨비>

ABSTRACT

A study on the comparison between korean classical novel and the TV drama focusing on the structure of duality

Song, Sung-uk

It is a matter of common knowledge that The korean classical novel and TV drama are much the same.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comparative study on the The korean classical novel and TV drama, focusing on the gap and the same between two genre. In this paper, I mainly deal with Korean modern tv drama<Goblin> and<My Love from the Star> . The reason is that the structure of duality appear in these drama, and that the structure is very important thing in korean classical novel. Novel and TV drama hold the narrative source common, the other hands this source is used in very different conditions. The duality structure of drama is quite similar to that of classical novel. But novel shows the vertical duality and strong fatalism, drama shows the horizontal duality and historical reality. This difference is due to differences in recognition between present and past and to another social condition.

Key Words The structure of duality, vertical duality, horizontal duality, TV drama, korean drama ,

​한국고전연구39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