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비교 신학이라는 분과는 낯선 것이면서 동시에 낯익은 것으로서 들릴 수 있다. 비교 신학은 초기 기독교의 타-종교 혹은 신화와의 접촉이나 19세기 비교 종교학과의 연관성을 볼 때, 어느 정도 낯익은 것으로 들릴 수 있다.
초기 기독교 신학은 그리스-로마의 신화와 비교를 수행하면서 그 유사성과 차이의 문제를 기독교 안에서 성취의 틀에서 해석했다는 점에서 비교 신학의 기획을 실행해 왔다.1
1 순교자 유스티노스(Ioustinos ho Martys)는 단순히 이성에 따라서 산 소크라테스와 성서 전통의 아브라함과 엘리야, 예수를 연결 지으면서 그리스 철학과 기독교의 상관성을 강조한다(1.46). 또한 헤르메스 신화의 완성으로서 로고스 신앙, 페르세우스 신화의 성취로서 동정녀 탄생, 그리 고 장애인과 맹인, 죽은 자를 고친 아스클레피우스의 현현으로서 예수의 치유 사역 등을 지적하 며, 타-종교의 신화들의 주장들과의 공통점은 더 근원적이고 완성된 기독교 진리의 희미한 드러 남으로, 그리고 차이의 문제는 그 진리의 열등한 발현의 문제로 본다(1.22-1.23). Justine Martyr, “The First Apology,” Ante-Nicene Fathers: The Apostolic Fathers, Justin Martyr, and Irenaeus, eds. Alexander Roberts and James Donaldson (Peabody: Hendrickson Publishers, 1995).
또한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Friedrich Max Müller)와 제임스 클라크(James Freeman Clarke)가 근대적 분과로서 비교 신학을 제시하며 타-종교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기독교의 완성을 주장하려고 했을 때, 비교 신학은 다소간 익숙한 범주인 비교 종교학과 변증학의 영역에 걸쳐 있다고 할 수 있다.2
그러나 비교 신학은 1990년대 말부터 종교 신학의 논의를 계승 혹은 대체 하면서 새롭게 대두되었다는 점에서 아직은 낯선 분과라고 할 수 있다.
비교 신학은 기존의 종교 신학이 배타주의, 포괄주의, 다원주의, 그리고 여러 파생 범주에 따라서 타-종교들을 일반화하고 그 구원론적 그리고 계시론/인식론 적 위상을 사전에 결정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태동하였다.3
2 실제로 비교 신학이라는 용어 자체는 종교 연구와 연결해서 생각할 때 종교학의 비조라고 여겨지 는 막스 뮐러에 의해서 통용되었다. 뮐러는 “종교학”(the science of religion)의 문제가 곧 신학의 문제임을 이야기하며 곧 이는 “종교의 역사적인 형태들을 다루는 … 비교 신학”(Comparative Theology)의 영역과 동시에 이들 사이에서 “그 고 차원적인, 혹은 저 차원적인 형태 속에서 종교가 가능한 조건들을 해명하는 이론 신학”(Theoretical Theology)으로 나뉜다고 본다. Friedrich Max Müller, Introduction to the Science of Religion: Four Lectures Delivered at the Royal Institution (London: Spottiswoode, 1870), 114. 클라크에게서 비교 신학은 타-종교 연구를 통해서 기독교 신학의 통전성 혹은 온전성을 증명한다. “비교 신학은 곧 종족적 종교들이 일면적이고 저마다는 저마다의 각각의 진리를 담고 있지만 흠결이 있고 또한 그에 상응하는 전체 진리를 놓친다면 이와 달리 기독교 혹은 보편 종교는 모든 측면에서 온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James Freeman Clarke, Ten Great Religions: An Essay in Comparative Theology (Boston: JR Osgood and Company, 1872), 21.
3 최근의 논의는 이러한 세 유형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파생 양태를 가지고 있음을 제시한다. Gavin D'Costa, Christianity and World Religions: Disputed Questions in the Theology of Religions (Malden: John Wiley & Sons, 2009), 6-8. 폴 니터의 유형론은 대체, 성취, 상호성, 수용 모델 등을 제시한다. Paul Knitter, Introducing Theologies of Religion (New York: Orbis Books, 2014). 이에 대해서 클루니는 종교 신학의 일반적인 용어로만 타-종교를 접근한다면 비교 신학은 상세한 비교를 수행하지만 그렇다고 후자가 전제를 대체하는 관계는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Francis X. Clooney, Comparative Theology: Deep Learning Across Religious Borders (Malden: John Wiley & Sons, 2010), 14. 이후에 서술될 것이지만 코닐은 기존의 종교 신학적인 유형론 연구가 어떻게 비교 신학적 방법론의 문제와 연결되는지를 다룬다. Catherine Cornille, Meaning and Method in Comparative Theology (Malden: John Wiley & Sons, 2019), 43-78.
이러한 비판적 태도를 바탕으로 비교 신학은 타-종교 전통들에 대한 깊은 지식과 구체적인 문헌 비교 연구를 통해서 종교 간 상호작용을 도모한다.
힌두-기독교 비교 신학을 담당한 프랜시스 클루니(Francis X. Clooney)와 불교-기독교 대화를 수행한 제임스 프레데릭스(James Fredericks)는 문헌학적, 종교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구체적 비교 연구를 수행하면서 비교 신학 방법론의 문제를 고민해 왔다.4
그리고 미쉘 보스-로버츠(Michelle Voss-Roberts)와 휴 니콜슨(Hugh Nicholson)은, 고전적 주제와 정전 중심의 비교 연구를 넘어서, 비판적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종교 대화가 가진 보편주의의 헤게모니와 정치신학, 종교적 경쟁과 정체성, 정동성과 육화, 젠더-비이원성 등을 다룬다. 5
또한 동시에 캐서린 코닐(Catherine Cornille), 마리엔 모야르트(Marianne Moyaert), 그리 고 폴 헤지스(Paul Hedges) 등등은 비교 신학의 방법론 일반과 그 해석학적 지반을 연구한다.6
4 동시대 비교 신학 부흥의 대표적 주자라고 할 수 있는 클루니는 1993년부터 최근까지 힌두-기독교 비교 신학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초창기 신학 이론과 경전 주석에서 동정녀 혹은 여신, 그리고 신의 부재와 사랑의 문제에까지 다양한 저술들을 보여주고 있다. Francis X Clooney, Theology after Vedānta: An Experiment in Comparative Theology (New York: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ress, 1993); Hindu God, Christian God: How Reason Helps Break Down the Boundaries between Religion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1); Divine Mother, Blessed Mother: Hindu Goddesses and the Virgin Mary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5); Comparative Theology: Deep Learning across Religious Borders (Malden: John Wiley & Sons, 2010); His Hiding Place Is Darkness: A Hindu-Catholic Theopoetics of Divine Absence (Stanford: Stanford University Press, 2020). 동시대 비교 신학의 부흥을 이끈 제임스 프레데릭스 역시 일본 불교와 기독교 신학에서 독보적인 문헌학적, 신학적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James Fredericks, Buddhists and Christians: Through Comparative Theology to Solidarity (New York: Orbis Books, 2004).
5 Michelle Voss Roberts, Dualities: A Theology of Difference (Louisville: Westminster John Knox Press, 2010); Tastes of the Divine: Hindu and Christian Theologies of Emotion (New York: Fordham University Press, 2014). Hugh Nicholson, Comparative Theology and the Problem of Religious Rivalry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1); The Spirit of Contradiction in Christianity and Buddhis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6).
6 Cornille, Meaning and Method in Comparative Theology.; Marianne Moyaert, “Comparative Theology in Search of a Hermeneutical Framework,” Interreligious Hermeneutics in Pluralistic Europe, eds. David Cheetham, Ulrich Winkler, Oddbjørn Leirvik, and Judith Gruber (Leiden: Brill, 2011), 161-185; Paul Hedges, “Comparative Theology and Hermeneutics: A Gadamerian Approach to Interreligious Interpretation,” Religions 7 (2016/1), 7.
비교 신학이라는 분과는, 한국 신학의 지형에서 종교 신학을 다루어 온 논의들과 비교할 때, 매우 미약하다.
종교 신학에 대한 논의들에서, 현재에도 개별 신학자들의 종교 신학들을 다루는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해외의 비교 신학의 논의와 방법론을 선명하게 도입해서 이루어지는 작업은 그렇게 많지 않다.
물론 21세기 들어서 김흡영, 이효동, 그리고 정승훈 등 한국인으로서 미국 비교 신학의 장에 기여한 저자들의 활동은 두드러지 며, 김흡영의 경우는 서구의 비교 신학 대두 담론과는 독자적으로 자신의 비교 신학 담론을 개발하였다. 7
한국의 신학 학술 논의의 장에서 볼 때, 2009년 이명권은 아퀴나스(Aquinas)의 신학대전 제1부 13장과 힌두교 미맘사 수트 라(Mimamsa Sutra)와 그에 대한 주석을 바탕으로 클루니가 수행한 불이론 (不二論)에 대한 비교 연구를 소개했다면, 2011년 김성원은 클루니의 방법론 과 급진정통주의의 방법론을 연결 짓고, 한국교회 맥락에서 급진정통주의의 신학의 틀에서 비교 신학을 도입하는 것을 주장한다. 8
7 이효동은 서구 포스트-모던, 포스트-식민주의 사상과 동양의 노자, 주희, 퇴계, 농문, 수운 등의 사상과의 비교 연구를 통해서 내재성과 다원성 그리고 사물의 민주주의적 평등성을 제시한다. Hyo-Dong Lee, Spirit, Qi, and the Multitude: A Comparative Theology for the Democracy of Creation (New York: Fordham University Press, 2013). 정승훈은 현상학과 사회학적 복수적 근대 성 논의를 활용해서, 바르트와 트뢸치가 비교 신학에 주는 시사점과 또한 탈식민주의적 윤리의 문제를 고찰하고 불교와 유교를 함께 비교한다. Paul S. Chung, Comparative Theology among Multiple Modernities: Cultivating Phenomenological Imagination (Heidelberg: Springer, 2017). 김흡영은 삼위일체와 도의 문제를 바탕으로 도의 신학을 전개하고 이 범주를 왕양명과 칼바르트, 이퇴계와 칼빈, 그리고 류영모의 비교 신학 등에 적용하고 해석한다. Heup Young Kim, A Theology of Dao (New York: Orbis Books, 2017). 김흡영은 그 외에도 한국 신학 담론에서 비교 신학을 전개하 고 있다. 특히 아래의 논문은 김흡영의 이후의 도의 신학의 기획과 비교 신학의 비교 작업의 구도 가 맹아적으로 부각된 중요한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생명, 생태, 신학: 신, 우주, 인간(삼태극)의 묘합(도의 신학),” 「한국기독교신학논총」 31 (2004), 181-211; “陽明學을 통해 본 神學 ― 왕양명과 칼 바르트의 유교-그리스도교 대화―,” 「양명학」 22 (2009), 99-131.
8 이명권, “베단타 신학과 그리스도교 신학 클루니의 비교 신학을 중심으로,” 「한국조직신학논총」 24 (2009), 177-207; 김성원, “포스트모던 종교다원주의와 ‘비교 신학’ 방법론에 관한 연구,” 「한국 조직신학논총」 30 (2011), 39-72.
김성원의 연구는 클루 니의 신학을 포용적 혹은 “수용적 정체성 주의”로 명명하며 종교 신학적 분류 의 포괄주의 혹은 수용 주의(inclusivism)의 계열에서 신학이 자신의 정체성 을 강화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보며, 그 점에서 급진 정통이 추구하는 메타-내러티브적 해명 기획과 접목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김성원의 방법론 연구가 가지는 가치에도 불구하고 해명되지 않은 지점이 있다면, 비교 신학이 분과 로서 지향하는 목적과 그 방법론에 수반된 독특한 해석학적인 기획과 그 활용에 대한 탐사이다.
비교 신학이 본질적으로 수행하는 해석학적 기획과 그 활용 혹은 유용성 의 문제를 규명하는 것은 한국적 상황에서 비교 신학의 현실은 물론 가능성을 고찰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두 전통을 비교하면서 유의미하게 읽어가기 위해서는 바로 그러한 비교의 작업 자체가 자기와 타자 를 이해해 나가는 해석의 작업이라는 점을 고찰하고 동시에 그 해석 작업의 실천적 활용과 그 시사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현재 비교 신학의 영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프랜시스 클루니의 비교 신학 방법 론이 제시하는 혼종적 해석학과 영성 수련의 기획은 비교 신학의 본질과 그 활용의 문제를 잘 드러내 준다.
한국 신학의 상황에서 비교 신학이 타당한 기획이 되기 위해서는 개별 종교 전통들과의 내용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비교로 접근하기 이전에, 그 비교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론적 전제 조건으로 서 해석학의 문제와 그 지향하는 실천적 활용의 문제에 대해서 먼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본 논문은 한 편에서는 비교 신학이 아직 초창기에 있는 한국 상황에서 클루니에게서 드러나는 비교 신학 방법론에 대한 예비적 차원에서 소개와 함께, 그가 제시하는 혼종적 해석학적 방법론과 영성 수련 이라는 실천적인 기획의 문제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클루니에게서 비교 신학은 다-종교적 현실 속에서 타-종교의 입장과 기독교의 입장 사이의 비교 와 대화를 거쳐서 타-종교의 인식은 물론 자기 종교 인식과 신앙을 확장하고 심화하며, 이는 의미를 생성하는 경전의 신비로운 힘 앞에서 영성 수련으로 서 간-종교적 배움을 지향한다.
클루니의 비교 신학 방법론의 해석학적 차원 에 대한 고찰을 위해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순서를 따르고자 한다.
첫 장에 서 논문은 상관관계적 해석학적 신학이 비교 신학 해석학에 영향을 준 측면을 알아보고자 한다.
두 번째 장에서 논문은 종교 신학이 비교 신학 해석학에 영향을 준 측면을 고찰하고자 한다.
세 번째 장에서, 본 논문은 클루니의 비교 신학 해석학의 방법론이 가진 혼종적 특성과 인접 분과들과의 관계의 문제를 다룬다.
네 번째 장에서, 본 논문은 클루니의 비교 신학 해석학의 신비적 텍스 트론에 기반한 영성 수련과 간-종교적인 혼종적 해석, 그리고 해석의 절차에 대해서 살펴본다.
다섯 번째 장에서는 한국의 토착화 신학 논의의 측면에서 클루니의 비교 신학의 시사점과 한계를 고찰해 본다.
II. 동시대 비교 신학의 기원으로서 상관관계 신학 비교
신학의 해석학적 기획은 클루니와 프레데릭스 모두 공유하고 있는 교육적, 이론적 배경인 소위 시카고학파의 데이빗 트레이시(David Tracy)가 제시한 비판적 상관관계 해석학적 신학의 유산에 서 있다. 9
9 클루니는 1984년, 프레데릭스는 1988년 시카고 대학교에서 Ph.D.를 마쳤다. 그들보다 앞서서 박사를 받고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비교 종교 윤리를 가르치는 리 이열리(Lee Yearley)는 아퀴나스 와 맹자에 대한 단행본을 출판했다. 클루니는 2007년 그의 비교 신학 항목에서 트레이시의 비교 신학에 대한 논문을 인용하고 있다. Lee Yearley, Mencius and Aquinas: Theories of Virtue and Conceptions of Courage (Alban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ress, 1990) 클루니는 2007년 그의 비교 신학 항목에서 트레이시의 비교 신학에 대한 논문을 인용하고 있다. Francis Clooney, “Comparative Theology,” The Oxford Handbook of Systematic Theology, eds. John Webster, Kathryn Tanner, and Iain Torrance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5).
트레이시는 비록 명시적으로 타-종교와의 비교 작업을 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상관관계 방법론에 상응하는 비교 신학 방법론을 선언적으로 제시하였다.
트레이시는 비교 신학의 기획을 “상호적인 비판적 상관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규정한 다.
비교 신학의 핵심은 분명히 전통들에 대한 해석이지만, 방법론의 문제는 그 해석이 오도되지 않고 잘 이루어지게 하는 추상적인 원리이다.
분명히 “방법론의 문제는 일종의 필수적인 추상적, 지도적인 안내로서 분명히 언제 든지 각 신학의 구체적인 해석들에 대해서 이차적이다.”10
하지만 방법론의 문제는 분과 자체의 공동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방법론에 대한 반성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공동의 추구 배후의 원칙들을 강조하는” 작업을 수반한다.11
즉 비록 실질적인 비교적 해석들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이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론이 규명되면 이로써 공동의 패러다임이 역시 명확 하게 된다.
트레이시의 분과로서 비교 신학을 위한 상관관계 방법론은 현대의 종교 다원적 상황 속에서 고대적 전통들의 상징을 새롭게 전유하고 혹은 비판적으 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수반한다.
트레이시는 비교 신학을 위한 네 가지 원칙 을 제시한다.
첫째로 비교 신학의 문제는 “현대의 종교적으로 다원적인 세계 를 위해서 특정 종교 전통의 중심 상징들에 대한 재해석”의 작업을 지향한 다.12
즉 비교 신학의 작업은 고대 종교 전통의 주된 상징, 즉 의미와 사고를 자극하고 생성시키는 주요 기호들을 다-종교적 현실 속에서 상호 이해라는 가치를 위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해야 한다.
두 번째 비교 신학은 특정 전통의 해석을 더 이상 “오랜, 고전학적인 방식들”이 아니라 “과거 전통과 현대의 종교 다원주의를 편입시키는 새로운 토대들 위에 근거”하는 방식으 로 수행되어야 한다.13
10 David Tracy, “Theology: Comparative Theology,” in Encyclopedia of Religion, vol. 13, 2nd ed., ed. Lindsay Jones (Detroit: Macmillan, 2005), 9131.
11 앞의 책.
12 앞의 책.
13 앞의 책.
이는 곧 해석의 패러다임이 고전어와 역사학적, 그리 고 문헌학적인 차원에서 충실한 해석을 넘어서 고대 전통들의 현재적 의미를 되살리며 종교 간 대화를 위한 관심에 따라 조율해야 함을 의미한다. 세 번째 방법론적 원칙은 다음과 같다. “대두되는 지구화와 다원주의적 세계의 요청에 발맞추어서, 모든 전통의 신학자들은 좀 더 명백한 신학적인 이유들을 바탕으로 종교 다원주의에 관해서 감히 질문을 제기해야 한다.”14
세 번째 원칙은 더 선명하고 정교한 신학적 개념과 언어를 활용해서 자기 관점에서 종교 다원주의의 문제를 파악, 판단, 평가하는 것을 수반한다. 네 번째 원칙은 “신학자들은 전통 해석의 서로 상호 보완적인 종류들, 즉 전유의 해석학과 비판과 의심의 해석학에 응대하는 것”이다. 15
즉, 이러한 기획은 전통을 지구 화된 시대, 종교 다원적 상황에서 해석하면서, 본래 전통의 의미를 되살리는 동시에 그 전통의 힘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그 힘이 주는 여러 부당한 권위와 폭압에 대해서 의심하는 것을 수반한다.
비교 신학은 현대의 다원적 상황을 의식하는 동시에 각 전통의 중심적인 상징 체계들에 집중하면서, 다원적 현실 속에서 선명하고 정교한 신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종교 다원주의의 문제 를 평가하고 재구성하며, 전통을 전유하면서 재해석하는 동시에 그 권위를 비판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트레이시는 비교 신학의 방법론적 원리를 규명하면서 각 전통 사이에 존재하는 유사성과 차이를 드러내는 비교 작업의 절차들을 제시한다.
그가 신학적 방법론으로 제시하는 “유비적 상상력”(analogical imagination)은 비 교 신학적 기획에 적용될 수 있다.
그는 종교적 다원성의 상황 속에서 신학의 과제는 대화적인 방식으로 해석학적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해석학적 작업은 곧 다음의 대화적 과정, 즉 “자기 전통의 특수성으로의 여정”을 시작하는 것, 그 후에 “차이 속에서 진정한 유사성을 언급하고 또한 그 후에 진정한 차이를” 논의하는 것이며, 그 후에 “각각 전통의 주된 의미들 사이에서 상관되 는 지점, 대조되는 지점, 그리고 모순을 추구하는 것”에 있다.16
14 앞의 책.
15 앞의 책.
16 David Tracy, The Analogical Imagination: Christian Theology and the Culture of Pluralism (Lexington: Crossroad, 1981), 449.
자기 전통의 특수성으로의 여정은 곧 외부 세계와의 접촉 없이 자기 전통이 유일한 보편적 진리라고 주장하는 편협한 자기 동일성이 아니라, 다른 전통들의 세계들을 가지는 다른 타자들과의 만남 속에서 여럿 중 하나로서 자신의 특수성을 밝히는 과정이다.
그러나 그 후에 그 특수성 속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접촉 속에서 인식된 차이들을 넘어서 서로 간의 유사성을 발견해 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차이 속에서 유사성을 발견하는 것을 넘어 서, 그렇게 포착된 유사성의 지점들을 고려하면서도 피할 수 없는 차이들을 다시 재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바로 그 모든 과정을 거치게 될 때, 자기 전통과 다른 전통들은 서로 비교되면서 서로 관련성을 보여주는 지점들, 그리고 서로 대조되는 지점들, 그리고 양립 불가능한 방식으로 모순되는 지점들이 아울러 드러나게 된다.
트레이시가 지구화와 종교 다원성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기독교 전통 문헌들과 다른 종교 전통의 문헌들을 서로의 관점에서 읽어내고 유사성과 차이를 포착한 후 상호 연관, 대조, 모순을 평가한다면, 클루니도 지구화와 종교 다원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서로에 대한 교차적 읽기를 수행하고 자신의 포괄주의적 입장에서 다른 종교 전통들을 해석하고 평가한다.
클루 니에게서도 트레이시와 마찬가지로 지구화와 다원성의 상황은 신학적 기획 자체를 몰아가는 중요한 축이다.
지구화로 인해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갖춘 이들이 교통하게 되면서 이제 전통들은 지역 문화권별로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 밀접하게 교류하게 되며 이는 다시 각 신앙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제 생동적인 종교적 전통들의 다원성이라는 사실 자체는 곧 모든 전통의 신앙인들이 자신은 물론 그 신학들과 그 기본 신앙들을 어떻게 생각하 는지에 영향을 주게 된다.”17
17 앞의 책.
이제 간-종교적 대화의 문제는 단순히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 된다.
“하나의 공동체는 단순히 자기자신에게만 이야기할 수 있지만 만일 그것이 그 자신의 신학을 크게 생각하고 말하고자 하면, 그 결과 그러한 신학은 결국 자신이 듣는 다른 이들과의 대화 에 처하게 되며, 이들은 곧 다른 신앙과 다른 신학 전통들에 속한 사람들을 포괄하게 된다.”18
이러한 대화를 통해서 자기의 전통과 다른 이들의 전통이 서로 차이와 유사성을 발견하고 더 나아가서 자기 입장을 발견하고 다른 이의 입장과의 차이를 인식하고 평가하게 된다.
클루니는 지구적이고 다원 적인 상황의 인식 속에서 신학 분과 자체가 비교 신학적인 전회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곧 “간-종교적이고, 비교적이며, 대화적이며, 또한 고백적 인 기획으로서 신학(theology as an interreligious, comparative, dialogical, and confessional enterprise)”으로 전환을 역설한다.19
클루니의 네 가지 원칙 은 트레이시의 비교 신학의 원칙과 많은 지점에서 근본적인 관심을 공유한 다.
간-종교적 특성은 곧 지구적 상황에서 다른 전통들의 상호 이해의 가능성 을 제시한다면, 비교적이고 대화적인 특성은 곧 전통 간의 상호 교차적 읽기 를 통한 서로 간의 유사성과 차이를 드러내며, 마지막으로 고백적 기획은 자신의 관점에 기반을 둔 상관성, 대조점과 모순을 평가한다.
첫째, 클루니에게 신학은 사람이 하는 작업이 가지는 특성상 근원적으로 간-종교적이다.
“신학 자체는 간-종교적이고, 실제로 그것은 언제나 그러했 다. 왜냐하면 인간들이 신학을 하게 될 때, 그들은 다른 인간들과 같은 방식으 로 생각하는 것을 계속하기 때문이다.”20
18 앞의 책.
19 Clooney, Hindu God, Christian God, 7.
20 앞의 책, 8.
신학에서 간-종교적 차원은 신학 자체가 종교 간의 대화를 그 핵심에 두어야 한다는 식의 규범적인 호소라기보 다는, 신학적, 교의적 작업 자체가 서로 다른 종교 전통들에서 수행되어도 결국 모든 사유하는 인간들에게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의미이다.
“모든 신앙인이 그들이 믿는 것을 깊이 생각하고 검침하고 해명할 때 신학이 생겨난다 … 이는 결국 지적인 실천들로 구성되는 것으로 이는 곧 모든 전통에 서의 지성적인 신앙인들에게 전반적으로 익숙한 것이다.”21
둘째, 클루니의 두 번째 방법론적 원칙은 곧 “비교적” 기획 자체이다.
기독 교 전통 안에서 신학과 또한 다른 전통들 안에서 다양한 신학들은 유비적, 즉 “전적으로 동일한 것도 아니고 또한 전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기에, 비교 신학은 곧 “그들 나름의 신학들과 다른 전통들의 다른 신학자들의 신학 들 사이의 유사성과 차이들”을 검토해야 한다.22
이러한 유사성의 검토가 결국 “모든 종교는 동일한 것이다”라는 결론으로 흐르는 것은 아니며, 차이가 두드러지는 현상이 신학 자체가 가진 간-종교성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차이점이건 혹은 유사성이건 한 면이 우세하게 되는 것과 상관없이, 비교 작업은 결국 신학자들의 의식과 신학적 실천이 변화를 겪는 지점에서 완성된 다.”23
이러한 변화 지점들은 곧 “자신의 전통들 안에서 신학을 하지만 그 방식이 [차이점을 강조해서] 종교적 경계들을 가로질러 사유하는 것 자체를 방해하지 않는 방식이며 또한 [동일성을 강조해서] 명백해진 유사점들을 환 원적인 방식으로 해석하지 않는 것이다.”24
세 번째 방법론적인 원리는 곧 대화적 태도 혹은 대화성이다.
대화성의 문제는 곧 전술한 간-종교적 상황과 비교 기획 자체에서 도출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제 학습의 문제는 더욱 복합적으로 되면 될수록, 그리고 또한 신앙인 들이 종교적 경계들을 건너서 서로 서로에게 이야기하는 법을 더 배울수록, 간-종교적이고 대화적인 관점들에서부터 획득된 것은 이제는 연관된 전통 사이의 더 부요하고 상호적 만남 속에서 현실화돼야 한다.”25
21 앞의 책.
22 앞의 책, 9.
23 앞의 책.
24 앞의 책.
25 앞의 책, 10.
신학자들은 일종의 매개자로서 대화성에 대한 이중적인 해명-책임성(accountability), 즉 자기 전통 내부자들이 외부자들을 향해 그 내용에 대해서 해명-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외부자들의 주장들을 내부자들에게 해명-가능하게 해주 는 이중의 해명-책임성을 지게 된다.
한 편에서 “그들은 다른 이들, 즉 타-종교 전통들에 서 있는 신앙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신들 스스로 믿는 바를 해명해야 한다.”
동시에 “그들[비교 신학자들]은 다른 전통의 신앙인들 이 그 기본적 신학적 주장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수용적으 로 된다.”26
클루니는 비교성의 차원과 대화성의 차원이 같은 영역을 다루지 만, 그 방식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고 강조한다.
“즉 비교적인 집중은 곧 대화적인 차원에서의 책임 해명성으로 향하고 더 나아가서 상호적인 학습으 로 향한다.”27
이러한 대화적 과정은 곧 대화의 시사점과 그 결론의 문제가 기독교 공동체 안에 갇히지 않고 다른 공동체에 영향을 주고받는 것임을 강조한다.
“그 시사점은 이제 전통들 사이의 경계들을 넘어서 확장되고 그 결론들은 이제 오로지 종교적인 경계들의 뒤로 그리고 앞으로 오고 가는 역동성 속에서만 결정된다. 이것은 실천적인 사안이다.”28
26 앞의 책.
27 앞의 책.
28 앞의 책.
타-종교의 가르침 과의 만남에 이미 타자의 입장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자기의 입장에 대한 수정, 확장, 고수가 연관되고, 그 과정에서 여러 변화의 계기들은 단지 기독교 공동체에 속할 뿐 아니라, 타-종교 공동체에도 역시 해당할 수 있다.
또한 비교의 결론 역시 그 대화를 통해서 나의 입장 그리고 타자의 입장 사이의 경계와 그 중첩의 문제가 지속해서 재규정되고 재설정된다.
비교 신학의 네 번째 방법론적 특질이라고 한다면 “고백적” 특성이다.
고백적 특성으로 넘어가기 전에 핵심적인 지점은 유사점만큼 차이점, 혹은 고유성에 대한 포착과 이에 대한 논의이다.
“대화는 이제 논증되어서 그로 인해서 차이들이 부각되고, 강조되고, 또한 토의되어야 한다.”29
차이점들의 부각은 이제 그 신앙 내용의 긍정과 헌신, 그리고 내부자를 위한 심화된 해명 과 외부자를 위한 설득과 논증으로 향하게 된다.
“최초의 비교 이후에 그리고 대화 중간에, 신학자들은 이제 그들의 신앙의 내용을 진리로 긍정하며 이를 곧 그것을 이미 믿는 이들에게 더 알려질 수 있게 하는 동시에 더 나아가서 외부자들 앞에서 그 신앙의 진리를 증명하기 위해서 설득력 있는 논증들을 제시하고자 하며, 이는 곧 더 나아가서 어떠한 외부자들을 신앙하게 하고 또한 회심하게 하는 것이다.”30
이 지점에서 분명히 클루니는 비교와 상호 학습을 넘어서 고백은 물론 변증까지도 염두에 둔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간-종교적 신학의 고백적이고 또한 변증적인 차원까지 이야기한다. 자신의 전통을 위한 논증은 때로는 타자의 신학적 입장들에 대한 비평들과 함께 가기 마련이며, 신학들은 동시에 고백적이고 변증적이며, 즉 증거하면서 비 판하고, 해명하면서 그리고 논증하며, 설득하면서 승인하지 않는다.”31
클루 니의 관점에서 볼 때, 종교의 경계들을 넘어선 비판 자체는 만일 그것이 “존중 을 갖춰서 그리고 전문성을 갖춰서 제시된다면, 문제여야 할 필요가 없다.”32
29 앞의 책.
30 앞의 책, 10-11.
31 앞의 책, 11.
32 앞의 책, 11.
III. 동시대 비교 신학의 기원으로서 종교 신학
특히 트레이시가 자기 이해, 유사성과 차이점의 이해를 거쳐서 결국 두 전통들 사이의 상관과 대조, 모순에 대한 평가의 문제를 제시한 것처럼, 클루 니 역시 다원적 상황에서 다른 전통들과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인식하면서 자기의 관점에서 타-종교와의 연관성과 대조에 대한 평가로 나아간다.
타-종 교와의 연관성과 대조, 모순을 평가하는 문제는 결국 클루니가 어떻게 기존 의 종교 신학의 틀에서 포괄주의를 수용해서 타-종교에 대한 입장을 설정하 는가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종교 신학의 논의에서 다루어지던 배타-포괄다원 등의 입장에 대한 유형론은 비교 신학과 다소 복잡한 관계를 가진다.
비교 신학은 한 편에서는 분명히 기존 종교 신학의 유형론적 접근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택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종교 신학의 유형론적 접근을 일종의 해석학적인 선 이해의 문제로 제기하기도 한다.
클루니 역시 극복과 계승이라는 복잡한 태도를 보인다.
우선 초창기의 비교 신학을 대변하는 프레데릭스는 바로 종교 신학이 제시하던 타-종교의 구원 가능성에 대한 유형론이 대화 자체를 가로막는 요소로 보고 구체적인 대화의 통로로서 비교 신학을 강조하였다.
구체적 대화 이전에 타-종교에 관한 입장이 주어진 유형에 따라서 결정된다면, 결국 타-종교들이 제시하는 내용들은 기독교의 입장을 확장, 수정하고 혹은 심화 시키는 작업에서 별반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된다.
프레데릭스가 지적하듯이
“이 모든 세 가지 대안은 결국 기독교인들을 타-종교들이 주는 힘과 그 참신성 에서부터 면역 작용만을” 줄 뿐이다. 33
33 James Fredericks, Faith among Faiths: Christian Theology and Non-Christian Religions (New York: Paulist Press, 1999), 167.
비교 신학은 종교들의 본질적 요소들 을 일반화하고, 다원, 포괄, 배제의 패러다임에 따라서 평가하는 일방성을 극복하려고 한다.
비교 신학은 다양한 종교들의 경전들과 주석들을 학문적 으로 책임 있게 해석하고 구체적이며 쌍방적인 대화를 지향한다.
비교 신학 은 종교 신학이라는 분과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지만 분과 내부에서 제기되는 발전이면서 정교화의 문제이기도 하다.
비교 신학의 이론가들은 종교 대화 자체나 신학 담론에서 타-종교적 실천이나 개념이 가지는 규범적 위상에 대한 일반론을 넘어서서 타-종교들에 대한 언어적, 경전적, 문화적 전문 지식 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개별 종교와의 비교와 대화에 집중한다.
유대교의 마이모니데스(Maimonides)와 이슬람의 이븐 시나(Ibn Sina) 그리고 아퀴나스(Aquinas) 사이의 신과 창조에 대한 지식을 다루는 연구나 혹은 대승 불교의 관점에서 마가복음과 야고보서를 해석한 연구들 역시 진행되었다. 34
또한 종교철학과 신학 그리고 유교와의 대화를 수행하는 연구가 진행되었고 힌두교와 기독교 신학의 주제를 비교하며 연구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35
비교 신학이라는 분과의 대두는 종교 간의 대화가 좀 더 정교화되고 또한 전문화되 는 과정에도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초창기를 넘어서 최근의 동향에서 볼 때, 코닐의 경우처럼, 종교 신학 유형론의 배타, 포괄, 다원 각각의 틀은 비교 신학적 탐사의 방향을 설정 해 줄 수 있는 해석학적 입장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분명히 비교 신학과 종교 신학의 관계는 단절적인 것은 아니다.
종교 신학의 주된 주창자들 역시 상당 부분 비교 연구를 수행했으며, 그들의 비교 신학적 작업은 종교 신학 논의에 서의 배타-포용-다원의 유형론들과 다양한 변주에 대한 자기 입장을 선택하 고 그에 따른 태도들을 암묵적으로 전제한다.
코닐은 비교 신학적 기획이 어떻게 종교 신학적인 유형론적 분류와 연동되는지를 잘 설명한다.36
34 David Burrell, Freedom and Creation in Three Traditions (Notre Dame: Notre Dame University Press, 1993); John Keenan, The Gospel of Mark: A Mahayana Reading (Eugene: Wipf and Stock Publishers, 2005).
35 Robert Cummings Neville, Boston Confucianism: Portable Tradition in the Late-Modern World (Alban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ress, 2000); 클루니의 힌두 비교 신학 관련 저서들은 각주 4)번을 참조하라.
36 코닐에 따르면 배타주의적 유형론을 가지는 신학자들의 경우, 예를 들어 정토종이 주장하는 아미타불의 은혜가 신학적으로 불충분하다고 보는 바르트처럼, 비교 연구를 수행해도 기독교 진리의 우월성을 재확인하는 변증적 작업으로 향하는 경향을 보인다. 포괄주의의 경우 그 경향 은 둘로 나뉜다. 기독교의 완전한 진리의 드러남과 그에 상응하는 타-종교의 진리들을 인정하는 폐쇄적 포괄주의와 적어도 기독교의 진리와 모순되지 않는다면 타-종교의 진리들을 새 진리들 의 탐색과 발견의 계기로 기대하는 개방적 포괄주의가 있다. 코닐에 따르면, 송천성(Choan- Seng Song)과 앙리 드 루박(Henri de Lubac) 같은 폐쇄적 포괄주의자들은 정토종이 제시하는 아미타불의 은혜에서 신의 구속적 현존을 보는 방식으로 기독교와 타-종교의 유비를 강조하며 이 틀 안에서 기독교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에 개방적 포괄주의는 서로 모순되는 지점이 없다면 타-종교의 새로운 내용이 기독교 신학의 발전을 가져온다는 경향성을 보이며, 이러한 입장은 타-종교 가르침들도 인류를 계도하는 빛의 광선으로 여기는 제2 바티칸 문서의 입장에서 드러난다. 다원주의적 패러다임은, 종교들의 진리와 비진리의 문제를 사전에 결정치 않고 대화를 바탕으로 중립적이고 공통적이지만 유동적인 기준들에 따라서 대화 상대 자들의 동등성을 전제하고 인정하며, 비교 신학적 기획을 통해서 기독교 전통을 넘어서 진리의 보편적인 이해를 확장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유형들과 별개로, 포스트-자유주의적 접근 방법에 기인한 특수주의적 패러다임은 기독교 공동체의 정체성은 오로지 그 고유의 문화-언어적인 반복 실천을 통해서만 이루어지고 이는 다른 공동체들과 통약-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른 비교 신학적 작업에서 기독교 공동체는 초월적인 관점에서 타-종교의 진리와 구원의 위상 에 대한 논의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문화-언어의 실천에 충실하며 타-종교로부터 창의적으로 배울 지점을 지향한다. 앞의 책. 예를 들어, 마크 하임(Mark Heim)의 비교 신학적 연구는 삼위일 체적 참여를 가장 통전적인 우월한 진리로 여기면서도 동시에 이슬람의 초월적 인격주의나 힌두교의 불이적 내재 주의 모두 삼위일체의 특정 측면을 더 잘 이해하게 해준다고 긍정한다. Cornille, Meaning and Method in Comparative Theology, 48-53.
종교신학적 유형론은 비교 작업 이전에 사전에 탐사의 경향성을 어느 정도 마련한 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비교 신학적 기획은 구체적인 결과들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서 제시함으로써 기존의 유형론을 좀 더 정교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앞으로 좀 더 살펴볼 것이지만, 클루니의 비교 신학은 분명히 그가 지향하고 있는 종교 신학에서의 포괄주의적 입장을 따라서 그의 힌두-기독교 비교의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는 종교 신학에서부터 도출한 유형론의 유산이 클루니의 비교 신학 에서 방법론적으로 계승되고, 발전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지점은 클루니가 종교 신학적 유형론에 대해서 일반론이 가진 한계를 비판하 면서, 동시에 그 해석학적 기능 역시 긍정한다는 점이다.
클루니의 관점에서 볼 때, 비교 신학이 종교 신학과 구별되는 지점은 종교 신학은 타-종교의 의미 를 자기 종교 관점에서 “일반적인 틀”이나 유형으로 이해하는 반면에 비교 신학은 타-종교의 “좀 더 상세한 사항들을 바탕으로” 비교를 수행한다는 점이 다.37
즉 이 점에서 클루니는 비교 신학이 종교 신학의 일반론을 극복한다는 점을 명시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클루니는 비교 신학이 종교 신학의 배타, 포괄, 다원이라는 일반적 유형론이 모종의 해석학적인 원리로서 전유될 수 있음을 긍정한다.
“종교 신학은 곧 비교 연구가 수행되는 틀을 발견하고 또한 해명하면서 비교 신학적 작업을 위한 지반”을 해명한다면, 비교 신학은, 종교 신학이 “간략화된 타-종교에 대한 특질들에 의존할 때,” 좀 더 “상세한 기술”로 향하게 하며 또한 “상세 전통들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면서 그 태도들을 미세 조정하게 하는데” 공헌할 수 있다. 38
배타-포괄-다원이라는 종교 신학의 일반 론을 전유하면서, 비교 신학은 그 일반론 중 자기 입장을 결정하고 일종의 해석학적인 틀로 삼아서 이 관점에 따라서 비교되는 지점들에 대한 주의의 방향을 환기하고 조절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세 지점들에 대한 해석과 비교로 향할 수 있다.
그렇다면 클루니는 그 자신의 비교 신학을 수행하면서 종교 신학적으로 규정된 배타-포괄-다원의 유형론 중 어떠한 입장을 해석학적 전제로 삼고 이를 바탕으로 상세한 비교적 해석을 추구하는가?
클루니는 상당히 애매하 게 자기 입장을 제시하지만, 그의 진술들을 토대로 볼 때, 그는 다소간 조심스 러운 태도를 가진 포괄주의적 견해를 가진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어떻게 하나님이 우리를 구하는가?”나 혹은 “타-종교인들이 구원받을 수 있나?” 등과 같은 질문의 의미를 다루면서 클루니는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39
“나는 종교 신학에 대한 일시적 유예를, 만일 그 유예가 우리로 하여금 비교 신학에, 즉 아직 덜 실천되는 분과 자체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게 한다면, 나는 그 요청에 공감한다.”40
37 Clooney, Comparative Theology: Deep Learning across Religious Borders, 14
38 앞의 책.
39 앞의 책, 15.
40 앞의 책.
이 진술 자체로는 그는 일종의 종교 신학적 불가지론을 주장하 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 이후의 진술에서부터, 그가 결국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그 구원사의 보편성에 대한 신앙을 전제로 하면서 비교 과정을 통해서 타-종교의 여러 진리가 기독교 신학을 부요하게 한다는 견해를 제시한다는 것을 우리는 추정할 수 있다.
“만일 종교 신학이 기본적인 진리 주장들, 즉 기독교인에게 있어서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의 보편성 고백과 같은 주장들에 연결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비교 신학이 그러한 중요 한 사안들에 빛을 주는지를 파악해야 한다.”41
비교 신학은 결국 다원주의가 전제하는 주장인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과 그 계시가 타-종교의 진리들과의 관계에서 볼 때 상대적이고 혹은 잠정적이다는 입장으로부터 거리를 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클루니가 강조해 왔던바, 신학의 분과로서 비교 신학이 가지 는 고백적 특성은 곧 비교의 작업 이전에 그리스도의 구원과 계시의 유일성과 그 보편성을 분과의 이론적 전제로 여기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제에 비교 신학이 세워져야 비로소 그것이 비교 작업을 통해서 드러내는 타-종교들의 특수한 진리들은 이제 기독교 신학이 가질 수 있는 배움의 계기 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구원과 계시의 유일성이 이론적 전제로 작동하지 않는 비교 신학적 탐사는 결국 비교 종교적 작업이 될 뿐이다.
“만일 어떠한 기독교적 비교 신학이 그리스도와 구원에 관련된 진리들에 대해서 접근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일종의 비신학적 분과로 여겨지게 되고 그것이 다루는 종교적 특수성과의 조우는 기껏해야 그 신앙의 사안을 다루는 진정한 신학자들의 한 자료로만 국한될 것이다. 비교 신학적 배움은 곧 진리의 문제 들에 속해야 하고 신앙에 핵심적인 사안에서부터 초연해서는 안 된다.”42
41 앞의 책.
42 앞의 책.
IV. 클루니의 비교 신학 해석적 방법론의 혼종성
클루니에게서 비교 신학이라는 분과는 곧 혼종성(hybridity), 혹은 틈새 성(in-between-ness)을 지향한다.
“비교 신학은 비교 연구자를, 만일 그가 성공적이라면, 두 세계 사이의 경계에, 즉 여러 헌신들의 외양에서 중복지점 으로 두드러지는 공간에 처하게 한다.
그는 틈새에 존재하며 이제 더 이상, 한 공동체 안에서 규정된 신학적 세계 안에서 확실한 적합함의 지점 속에 있지 않다.”43
간-종교적 대화에 접어들면서 타-종교와의 유사성과 차이점들 을 파악하게 되는 비교는 물론 타-종교로부터 배우며 이로써 변화하며 또한 가르치는 대화에 접어들면서, 타자와의 진정한 만남을 경유하는 고백과 변 증까지도 나아갈 수 있다.
자기의 입장을 증거하는 고백과 변증의 측면에 이미 타자 이해를 의도하는 비교와 대화의 측면이 얽혀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혼종성과 틈새성 혹은 경계성은 비교 신학의 분과의 목적이자 본질을 드러내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그녀[비교 신학자]는 언제나 이것이면서 저것이며, 언제나 두 전통에 대한 머뭇거림이 곧 그녀가 어떤 면에서 두 세계 모두에, 그리고 어느 한쪽에 온전히 속하지 않은 채로 그렇게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44
이러한 혼종적이면서 또한 경계적인 특성은 비교 신학 분과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으로서 그 비교 신학적인 실천 속에서 배양되고 조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불편한 경계적 입장은 단순히 허용되는 것을 넘어 서 이는 또한 필수적이며 그리고 이는 의도적으로 배양되어야 한다.”45
43 앞의 책, 158.
44 앞의 책, 156.
45 앞의 책, 159.
이러한 분과 지향점으로서 혼종성 혹은 경계성 자체는 비교 신학이라는 분과 자체가 가지는 독특한 방법론적 특성을 규정한다.
그 방법론의 혼종성과 경계성은 크게 다-종교적 현실 이해, 자기 전통의 이해, 그리고 타자 전통의 이해라는 세 요소의 상호 연관으로 설명될 수 있다.
즉 한 요소에서는 지구화 에 연동하는 다-종교적 현실의 요소로서 점진적으로 기독교 그리고 타-종교 신앙인들이 기독교적 소속과 또한 타-종교적 소속 모두에 발을 거치며 살아 가게 되는 다-종교적 현실 이해의 문제이다.
다른 한 요소는 곧 비교와 대화를 위한 타-종교들에 대한 이해의 요소로서 결국 기독교 신앙인들이 결국 타-종 교들의 신앙들을 만나게 되면서 가지게 되는 타자 이해의 요소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 요소는 곧 신학의 분과로서 고백과 변증을 위해서 다른 신앙들에 대한 이해를 거쳐 도달한 신앙과 그에 기반한 자기 이해의 요소이다.
이러한 요소들에서부터 비교 신학이라는 분과의 방법론이 정교화된다.
마지막 요소 부터 살펴보자면, 비교 신학은 분명, 그 자체로 신앙에 기반을 둔 신학적인 작업으로서 타자 이해에 있어서 종교학이 지향하는 중립성과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규범적인 입장을 추종하는 분과이다.
종교학과 달리 “신학은, 비-전문 적인 방식으로 특질 짓는다면, 종교학의 연구와 구분된다 (비록 신학이 그 절차들의 많은 점에서 중첩되기는 하더라도).
왜냐하면 신학은 곧 신앙인들, 즉 그들의 신앙이 그들의 연구와 분석 그리고 글쓰기에서 명시적이고 영향력 있는 요소로 작용하게 하는 그러한 신앙인들에 의해서 수행되는 탐사이기 때문이다.”46
46 Francis Clooney, Theology after Vedānta, 4.
하지만 두 번째 요소에 볼 때, 비교 신학은 곧 비교와 대화의 학문으로서, 단지 자신의 주관적인 신앙에 근거한 피상적인 이해를 타-종교 에게 일방적으로 투사하지 않고, 타-종교 스스로 이야기하고 증언하는 종교 적 이해를 자신의 타-종교 이해 안으로 깊이 수용하고 가져와야 한다.
“우리는 전통들에서 여러 독자와 함께 읽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고수한 읽기의 방식들이 그 존중받는 전통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들과 해석 의 관점에서 평가받고 또한 비판받아야 한다.”47
이러한 두 요소는 가장 첫요소, 즉 점증하는 지구화의 상황 속에서 다-종교적 정체성의 압력을 받는 기독교와 타-종교의 신앙인들에게 중요한 작업으로서 간-종교적 지향성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준다.
“이렇게 복잡한 지적 그리고 영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할수록, 종교들을 분리하는 고정된 경계들이 점점 더 설득력을 잃게 될 것인데 이는 단지 인구 구성이나 혹은 사회 변화로 인해서가 아니라 이제 곧 비교적 연구에서 대두되는 신학적인 통찰들이 그 경계들을 밀쳐낼 것이기 때문이다.”48
이러한 점에서 클루니는 비교의 작업을 “반성적 이고 관조적인 노력으로 그것을 통해서 우리가 우리 자신의 빛에서 타자를 보는 것이며 타자의 빛에서 우리 자신을 보는 것”이라고 규정한다.49
클루니는 공동의 지구적 상황의 인식, 자기 전통의 해석, 그리고 타자 전통의 해석 사이를 계속 오고 가는 혼종적, 틈새적 특성을 강조하면서, 더 나아가서 분과로서 비교 신학이 역시 다양한 분과들에 관계 맺는 혼종성과 틈새성 역시 제시한다.
클루니에 따르면 비교 신학과 인접한 분과들은 비교 종교학(comparative religion), 신학(theology), 종교 신학(theology of religions), 종교간의 대화(interreligious dialogue), 대화 혹은 간-종교적 신학 (dialogical, or interreligious theology)등을 들 수 있다.
클루니는 비교 신학의 관점에 따른 분과별 정체성을 규명한다.50
47 Francis Clooney, Divine Mother, Blessed Mother: Hindu Goddesses and the Virgin Mary, 8.
48 Clooney, Comparative Theology: Deep Learning across Religious Borders, 161–162.
49 앞의 책, 10-11.
50 비교 종교학의 영역은 “곧 종교 사학이나 혹은 종교에 대한 사회과학적 접근과 연관되지만 구분 되는 영역으로서 복수의 종교 전통들에서의 이념과 언어 이미지와 행동들 그리고 그 역사 발전 들을 탐사”한다. 신학은 반면에 특정한 종교 공동체에 대한 소속이라는 제약 속에서 경전과 전통 실천에 대한 존중과 그 진리들을 수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해를 추구하는 신앙”으로서 신앙, 추구, 그리고 지성적 목적 사이의 긴장에도 각 영역의 최대치를 실현하는 것을 추구한다. 종교 신학의 분과는 그 자체로 신학적인 분과로서 “자기 종교를 규정하는 진리와 목적에 따라서 타-종교 전통들의 종교적 시사점을 분별하고 평가하는 분과이다.” 종교 간 대화는 곧 “서로를 듣고 신앙과 가치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하는 서로 타-종교 전통들의 다양한 사람들이 수행하는 현실 안에서의 대화, 때로는 정형화되고 학문적이며 때로는 단순한 상호작용적 대화들이기도 한, 그러한 대화를 함의한다. 대화적 신학 혹은 간-종교적 신학은 종교 간의 대화에서 발전하는 것으로서 대화의 전제의 규명, 그리고 대화에서 상호 학습과 소통 등에 관련”한다. 앞의 책, 9-10.
전술한 분과들과의 관계 속에서 규정되는 비교 신학의 분과 정의는 다음과 같다.
“비교 신학은- 그 처음에서 끝까지 비교적이고 또한 신학적으로서- 이는 특정한 신앙 전통에 뿌리를 박은 이해를 추구하는 신앙의 행위들을 수반하지만 동시에 이는 그 근원에서 볼 때, 하나 혹은 복수의 다른 신앙 전통들로부터 배우기를 감행한다. 이러한 학습은 자신의 모태적 전통은 물론 곧 새롭게 조우되는 전통 혹은 전통들에게 서 빚지고 있는 신선한 신학적인 관점들을 위해서 추구되어진다.”51
비교 신학이 지구적 상황, 자기 전통, 그리고 타자 전통 사이의 경계를 가로질러 역동적으로 오고 가며 새로운 이해를 추구할 때, 비교 신학은 다른 분과들과 구분되는 자신의 고유한 영역의 경계를 설정하는 동시에 다른 분과로부터 특정 요소들을 전유하면서 유동적인 관계성을 형성한다.
비교 신학은 비교 종교학과 구분되는 신앙의 문제를 “필수적이고 명시적인 요소”로 강조하지 만 동시에 종교학이 설정하는 “기대되는 분과적 기준들”의 엄밀성을 역시 전유한다. 52
또한 종교 간 대화와의 관계에서는 비교 신학은 종교 간 대화와 구분되는 것으로 타자 전통으로부터 주어지는 배움을 넘어서 “탁자 두 편에 앉아있는 것 같은” 방식의 두 전통 모두의 이해를 추구하는 고유한 방법론을 가지지만, 그럼에도 종교간 대화가 제시하는 대화적 태도를 역시 전유한다.53
51 앞의 책, 11.
52 앞의 책, 12.
53 앞의 책, 13.
V. 비교 신학 해석학의 신비적 텍스트론과 영성 수련으로서 독서
클루니의 비교 신학 방법론의 핵심은 해석학적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클루니의 해석학이 얼마나 잘 알려진 해석학자들, 즉 한스 게오르그 가다머 (Hans Georg Gadamer)나 리쾨르(Paul Ricoeur)에게서 영향을 받았는가에 대한 논의는 어느 정도 있었다.
모야르트는 텍스트와 독자 사이의 거리의 인식, 그리고 해석에 야기되는 정서적 반응, 텍스트의 세계로의 진입 등등을 이유로 클루니와 리쾨르 사이의 친연성을 강조한다면, 헤지스는 가다머의 지평 융합 개념에서 클루니 사상의 해석학적 단초를 발견한다.54
클루니의 비교 해석학에는 많은 부분에서 가다머의 영향력이 녹아 있다.
가다머에게 서 해석자의 지평은 곧 그가 처해 있고 전통이 위치한 영향의 역사 속에서 형성되며, 이는 곧 그 전통에 속한 고대의 텍스트의 지평과 마주치면서 지평 융합의 계기를 경험한다.
가다머에 따르면 이러한 지평 융합의 계기를 통해 서 그는 한편에서는 그가 겪었던 문화적, 역사적 거리 속에서 가지는 갈등의 경험을 인식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극복하면서 좀 더 “고차원적인 보편성의 차원으로 상승”하게 된다.55
54 Moyaert, “Comparative Theology in Search of a Hermeneutical Framework,” 171; Hedges, “Comparative Theology and Hermeneutics,” 7.
55 Hans Georg Gadamer, Truth and Method, tr. by Joel Weinsheimer and Donald G. Marshall (New York: Bloomsbury, 2013), 312-317.
클루니의 비교 신학적 해석학은 텍스 트 자체가 역사적인 해석의 역사 안에서 그에 속하는 독자의 이해 지평을 형성하는 힘을 강조한다.
텍스트는 단지 고대인들의 종교적 사유가 드러난 역사적 문헌에 국한되지 않으며 또한 학문적 방법론 자체에 의해 그 연구 결과가 통제될 수 있는 그러한 자료도 아니다.
“배우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 앞의 텍스트가 가진 그 깊이와 확장성에 대한 존중을 가지고 읽어야 한다.
우리는 단지 작은 정도로만 우리가 탐색하게 되는 가능성에 열려 있을 뿐이며 또한 우리 자신을 우리가 읽는 것에 감추어진 신비들에 우리를 종속시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56
텍스트는 단순히 고정된 역사적 문헌이 아니라 그 자체로 어떠한 신비적인 의미의 작용이 이루어지는 상징적 공간이다.
그 텍스트가 가지는 신비는 다름이 아니라, 곧 텍스트가 제시하는 개념이나 관점이 통제될 수 있는 단일한 표면적 의미를 넘어서 더 깊은 차원에서 의미를 지속해서 생성하고 또한 주어진 경계를 넘어서 독자에게서부터 다양한 방식 으로 의미를 파종한다는 사실 속에 있다.
텍스트는 바로 그러한 이유로 권위 를 가지는 것이다.
클루니는 동시에 텍스트가 가진 그 신비로운 힘에 독자가 몰입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 변환되는 일종의 영성 수련(spiritual exercises)을 비교 신학의 실천적 활용의 지점으로 제시한다.
비교 신학은 단순히 신학 내 학문 분과로 서 전문적 이론작업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인간 존재의 해석학적 측면을 사로 잡는 실천적 작업이며 이 점에서 영성 수련의 문제이다.
“텍스트와 독자의 연대는 매우 강할 수 있다. 독자는 마치 텍스트와의 관계에서 구성된 것처럼 호모-렉터(homo lector), 즉 읽는 자로서 인간, 즉 연구를 통해서 배우는 인격 으로서 재창조되는 것이다.”57
독자는 텍스트가 주는 세계 안으로 조직되며 재창조된다.
텍스트를 통해서 재구성되는 인간의 삶의 문제를 클루니는 “내 면의 능력”과 이에 연결된 “영성 수련,” “텍스트 앞에서 자기를 비워냄, 인내, 끈기, 상상력”으로 묘사한다.58
56 Clooney, Comparative Theology: Deep Learning across Religious Borders, 58.
57 앞의 책.
58 앞의 책.
이는 곧 텍스트가 주는 신비로운 의미의 힘 앞에서 개인은 자신의 영성 도야의 관심을 가지고 인내심 있게 그리고 끈기 있게 그 텍스트가 주는 의미가 자신의 지평에 도달하고 그것을 변환시키기를 기다리며 상상하는 것을 모두 수반한다.
텍스트가 곧 서로 다른 두 전통과 다른 영적인 지평들의 서로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영성 수련은 자신의 종교적 전통의 지평과 타자 전통의 지평에서 각기 나온 의미들이 그 개인의 삶 속에서 합류되면서 두 전통과 자기 삶 자체를 변혁시키는 창조적 인 작업을 수반한다.
따라서 비교 신학적 작업은 단순히 학자들에 의해서만 수행되고 유통되며 분과의 방법론으로 통제되는 전문적 학문 담론에만 국한 되는 것도 아니고, 또한 선명하지만 자기 폐쇄적인 신앙 속에서 종교적 타자 들을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편파적인 기획도 아니다.
비교 신학은 기본적으 로 전문성을 가지면서도 텍스트의 의미를 생성하는 신비적 힘과 또한 개인의 영성 변환과 수련을 모두 요구하는 영적, 실존적, 공동체적인 기획이면서 동시에 자기 신앙의 지평에 근본적으로 타-종교의 신앙들을 끌어안는 소통 적인 기획이다. 이런 점에서 “비교 신학의 진정한 강점은 곧 좁게 상상된 학문적인 연구와 단순한 신앙에서부터 좀 더 복잡한 종교적이고 지적인 배 움, 즉 여러 전통에 근거하며 그 온전성에서 각자를 받고 다른 전통의 빛에서 자기의 것을 읽으면서 저마다 자기의 것을 변화시키는 작업이다.”59
클루니는 단순히 고대 텍스트 자체와 독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넘어서서 자기 전통의 텍스트에서 타-종교 혹은 타자 전통의 텍스트로의 넘어감의 문제를 상세히 규명한다.
결국 “외부인”으로서 기독교인이 타-종교의 경전 들을 읽을 때, 타자 이해를 통한 자기반성과 또한 이를 거친 후 타-종교 경전들 과 주석들과의 정서적인 공감과 합류로 나아가는 것 역시 전망한다.
독교 인은 그 자신의 “전통과 경험들, 정념, 그리고 그 실행들”을 중요하게 생각하 지만 역시 다른 전통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단지 중립적 시각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이 제기하는 요구들”로 인해서 이제 “본래 자기 자신의 전통들에 대한 헌신을 이제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부터 회고하고 반성한다.”60
59 앞의 책, 59.
60 Francis Clooney, “Passionate Comparison: The Intensification of Affect in Interreligious Reading of Hindu and Christian Texts,” Harvard Theological Review 98 (2005), 386.
즉, 타-종교 전통에 대한 이해는 결국 일정 부분 타자 전통에 대한 잠정적 헌신과 자기 전통 이해를 반성적으로 돌아보게 한다.
이러한 타-종교 전통 학습과 비교적 반성은 곧 독자를 “지금 여기에 속하지만 동시에 또 다른 어떤 곳(somewhere else)에 속하는” 상태로 이끈다.61
클루니는 자기 종교 전통과 경험, 그리고 정념과 그 실행만큼 타-종교 전통의 경험, 정념과 그 실행으로 나아가며 삶의 총체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전망한다.
“이제 분석은 특정 사상들과 논증들 을 넘어서서 독자 자체가 읽은 것의 상상, 긍정 그리고 전유를 수행함으로써, 특정한, 또한 강화된 정념을 따라 반응하고 또한 그 결과로 텍스트를 넘어서 존속하는 삶의 패턴의 재형성으로 나아가도록 권장된다.”62
클루니는 이러한 해석학적 전망에 따라서 그 자신 나름의 해석학적 방법 론을 제시한다.
클루니는 그 자신의 해석학적인 기획에 대해서 조직적인 방식으로 서술하는 것을 회피한다.
어떤 면에서 조직적인 해석 방법론은 텍스트 자체가 의미를 산출하는 신비로운 힘과 독자에 대한 영향력을 통제가능한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클루니의 다소 산만한 서술 에서부터 우리는 해석의 작업을 수반하는 영성 수련의 절차를 재구성할 수 있다.
첫째 단계는 비교의 폭을 좁히는 선택의 절차로서 곧 “어떤 종교에 속하는 어떤 텍스트 혹은 텍스트들이 [비교] 연구의 장소를 형성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63
61 앞의 책.
62 앞의 책.
63 Clooney, Comparative Theology: Deep Learning across Religious Borders, 60.
즉 당연히 기독교 비교 신학자가 타-종교에 있어서 자신 의 전문 분과를 발휘할 때, 그 중에서 학파들과 경전들, 주석서들과 논서들을 선택하는 과정만큼 기독교 전통 내부의 상대자들을 적절하게 선택해서 연결 짓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또한
두 번째 절차는 문헌적, 그리고 역사적인 단계 의 읽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읽기를 위한 언어 혹은 언어들을 배워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번역에, 비록 충분히 존중할 만하게도 현실적인 절차를 위한 방법이지만, 의존해서 작업해야 한다.”64
이러한 작업은 곧 “문헌 적이고 또한 역사적인 문맥들”에서 이루어진다.
세 번째 단계는 문헌적-역사 적 읽기를 넘어서서 실존적인 헌신과 기다림, 그리고 통찰을 얻는 단계이다.
즉 이 단계에서 “문헌적, 역사적 문맥들을 넘어서서” “사랑하는 태도를 갖춘 집중과 함께,” 독자는 곧 본문에 대한 인격적 헌신, 즉 “인내하며, 끈질기고, 그리고 주의 깊이, 그리고 인격적 헌신을 가지고” 곧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어떠한 “통찰을 가장 중요하게 특권화”한다. 65
네 번째 단계는 곧 독자 해석의 역사 안에서 형성된 의식 속에서 수행하는 자기반성의 단계이다.
이 단계에 서 독자는 “스스로를 곧 분별력을 갖춘 반성적인 독자들로서” 알게 되면서 그 과정에서 그 자신이 수행하는 읽기의 “한계와 능력” 자체를 알게 된다.66
그러나 이러한 자기 해석의 한계와 능력의 검토는 진공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역사, 즉 해석의 역사를 수반한다.
“우리의 역사는 중요하다.
우리는 우리의 전통에서의 문해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새로운 읽기의 기획에 도달하게 되고 우리가 읽어왔던 바는 이제 우리가 읽는 방식과 우리가 다른 전통에서 읽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에 영향을 준다.”67
64 앞의 책.
65 앞의 책.
66 앞의 책.
67 앞의 책.
즉, 그 독자가 서 있는 자기 자신의 신학적, 문화적 해석의 역사 속에서 그 자신의 전통과 다른 전통 의 해석과 역사를 역시 고찰하게 되며, 그 틀 안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현재 해석과 이해를 판별할 수 있다.
다섯 번째 단계는 곧 서로의 전통을 상대방의 관점에서 읽어내는 상호 해석적인 단계이다.
자기 해석 역사의 관점에서 타자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이제는 타자의 관점에서 자기 전통을 해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정도의 깊이에서 다른 전통에 대해서 배워나가는 만큼 이제 우리는 그 다른 전통의 빛에서 우리 자신의 전통을 다시 읽어야 한다.”68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곧 확산과 소통 그리고 유포의 단계이다. “이제 비교 신학자들은 이 모든 과정을 거친 후에 그 배움 자체를 좀 더 큰 학문적 그리고 신앙적 공동체에 소통할 수 있게” 된다. 69
68 앞의 책.
69 앞의 책.
VI. 결론: 한국적 상황에서 클루니의 비교 신학의 시사점
클루니의 비교 신학적 기획은 그 자체로 간-종교적, 비교적, 대화적, 그리 고 고백적 특성을 강조한다.
이는 타자와 자신 사이에 접촉의 상황을 인지하 고(간-종교적), 자신과 구분된 타자 그리고 타자와 구분된 자신을 비교로 인식하고(비교적), 또한 자신의 지평에 타자를, 그리고 타자의 지평에 자신 을 소통하려 하고(대화적), 그와 동시에 자신의 본래 입장인 신앙 지평의 깊이와 폭을 확보(고백적)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자기 전통 경전과 타-종교 경전이 가진 의미 생성의 신비로운 힘을 영성 수련이라는 관심에 따라서 마주하며 함께 순차적으로 읽어나가면서 서로의 관점에서 서로를 보면서 단순한 인지적 이해를 넘어서, 정서적 반응과 실행이라는 공감으로 나아간다.
한국적 상황에서 비교 신학의 해석학의 기획은 결국 지구화와 연동된 다종교적 상황에 대한 인식 속에서 타자와의 만남을 통해서 자아의 지평을 확대하는 서구 비교 신학의 기획과 유사하면서도 동시에 다소 다른 결을 가지게 된다.
한국 상황에서 비교 신학의 기획은 한 편에서는 유교, 불교 등 현재와 미래를 함께 살아갈 한국 전통 종교들을 아우르는 타자 이해를 가짐으 로써 지구화 이전의 과거 한국의 문화적 토양과 한국인의 정체성이라는 자기이해를 가지는 동시에 이 자기 이해를 보편적 기독교 신학의 자기 이해에 접목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동시에 다른 한 편에서 한국의 비교 신학은 이슬람과 힌두교 등 현재와 미래의 지구적인 다문화적 상황과 함께 올 외래 종교들이라는 타자에 대한 이해 속에서 한국인의 문화적 토양의 자기 이해를 재구성하는 작업을 함께 수행하면서, 동시에 그 과정에서 담당할 기독교 신학의 자기 이해와 기여의 지점 역시 아울러 재구성해야 한다.
과거 한국의 종교 문화적 토양에서부터 근대를 거쳐서 지구적 종교 다원성으로 이행하는 상황 속에서, 비교 신학은 한국의 전통 종교들이건 혹은 이민과 함께 유입될 외래 종교라는 타자 전통들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면서 한국기독교 안에서 한국의 지평과 기독교 신학 전통을 가로지르는 복합적 자아상의 지평을 재구 성해야 한다.
그 구체적 해법은 결국 비교 신학자 각자 스스로 설정하는 한국 의 지구화된 상황의 이해, 그리고 한국적 정체성에 이미 구성적으로 자리 잡고 앞으로 자리잡혀질 다양한 타-종교들의 타자성의 이해, 그리고 이 과정 에서 심화, 확장되는 기독교 신학 전통의 자기 이해 등 세 요소의 상호 연관을 어떻게 조율하는가에 달려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클루니의 비교 신학의 기획은 이미 한국 신학 내부에 서 토착화 논쟁과 연관된 해석학의 문제에 어느 정도 공명한다.
김광식은 1985년에 한국 신학에서 토착화 신학과 민중신학이라는 두 독창적인 신학은 각각 지나친 인간학적 해석학을 발전시키면서 신학적 해석학의 가능성을 차단하였다고 진단한다.
김광식에 따르면 윤성범의 “성해석학”(誠解釋學) 은 율곡의 성리학 문헌을 해석해야 할 본문으로 여기고 안병무의 “민중 해석 학”은 민중의 유언비어 전승을 해석해야 할 본문으로 환원해 버렸고 곧 결국 “인간학적 해석”에 귀결되었다. 70
70 김광식, “土着化 神學의 解釋學的 局面에 對한 硏究,” 「성곡논총」 16 (1985), 216
김광식은 그 극복의 방법으로 “신학적 해석학”의 복원을 강조한다.
그는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의 해석학에서 강조되는 “사유 경험에 귀를 기울”이기를 강조하면서 “성령의 역사로서 토착화를 긍정하는 것” 그리고 “인간학적 사고를 포기하고 하나님의 은혜의 기적을 기다리는 것”을 역설한다.71
71 앞의 책.
이러한 토착화를 둘러싼 논쟁 상황은 한국 신학이 지향하는 자기 이해, 그리고 한국 전통 내 타-종교에 대한 이해, 그리고 민중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상황성에 대한 이해의 상호 연관된 틀을 보여준다.
김광식은 윤성범의 성 해석학과 민중 해석학이 지나치게 인간학 적 해석학으로 기울고 신학적 해석학과 그 기독교적 자기 이해를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강조한다.
이는, 클루니의 비교 신학이 제기하는 기독교 전통의 자기 이해, 그리고 타자 이해, 그리고 지구적 상황 이해의 상호 연관성과 어느 정도 중첩적이다.
김광식이 토착화의 작업에서 성령의 작용을 고대하고 해 석에서 인간학적 해석을 포기하고 영감의 기적을 고대하며 본문을 듣는 해석 학을 강조할 때, 이는 부분적으로 클루니가 제시하는 텍스트가 끼치는 신비 적인 의미 생성의 힘과 상통한다.
즉 현재의 정치, 사회, 문화적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성서 읽기뿐 아니라 역시 신학적인 관점에서 본 한국의 타-종교 전통의 경전 읽기와 해석에서 모두 성령의 영감을 기대하며 텍스트의 의미 생성을 고대하며 이를 들으려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이러한 들음으로써 교차적 경전 읽기를 통해서 정착 되어가는 토착화의 과정에서 성령의 역사를 긍정할 수도 있다.
클루니의 비교 신학이 김광식의 지적과 공명하는 지점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텍스트의 의미 생성의 힘에 대한 강조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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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초록
본 논문은 종교 다원적 상황에서 타-종교와의 비교, 대화적 입장과 신앙의 고백적 입장 사이를 오고 가는 혼종적 해석학과 영성 수련에 집중해서 프랜시스 클루니(Francis X. Clooney)의 비교 신학 방법론을 분석하고자 한다.
클루니의 비교 신학은 유비적 상상력을 통해서 종교-다원적 상황에서 타-종교 전통들과 의 비판적-상관관계를 형성하는 트레이시의 해석학적 신학의 기획을 계승하 고 발전시킨다.
또한 클루니의 비교 신학은 타-종교를 유형론적으로 분석하는 종교 신학을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그의 포괄주의적 입장에 따라서 종교 신학의 틀을 비교 해석의 틀로서 수용한다.
비교 신학이 다-종교적 상황에서 타-종교의 입장과 기독교의 입장 사이의 경계를 비교와 대화를 거쳐서 지속적으로 오고 가면서 타-종교 전통들의 이해는 물론 자기 전통 이해의 확장과 심화를 추구한 다는 점에서 비교 신학의 해석학은 혼종적이다.
또한 비교 신학은 독자를 텍스 트의 신비로운 힘과의 조우하게 하면서 간-종교적 읽기를 실행한다는 점에서 비교 신학의 해석학은 영성 수련을 지향한다.
주제어 비교 신학, 방법론, 혼종적 해석학, 영성 수련, 프랜시스 클루니
Abstract
Francis X. Clooney’s Method of Comparative Theology: Hybrid Hermeneutics and Spiritual Exercise
Eunyoung Hwang, Ph.D. Assistant Professor, Paideia College Sungkyul University
This paper analyzes Francis X. Clooney’s methodology of comparative theology by centering on his hybrid hermeneutics and spiritual exercises that moves between a comparative, dialogical stance and a confessional stance toward other religions in the context of religious plurality. Clooney’s comparative theology inherits and develops Tracy’s hermeneutical theology’s project of forming critical correlation with other religious traditions through analogical imagination. Clooney’s comparative theology criticizes the typological classification of other religions in theologies of religion, while at the same time embracing it as an interpretive framework for comparison according to his inclusivist stance. The hermeneutics of comparative theology is hybrid in that it seeks to expand and deepen one’s understanding of other religious traditions as well as one’s own in a multi-religious context, constantly moving back and forth between the positions of other religions and the position of Christianity through comparison and dialogue. The hermeneutics of comparative theology aims at spiritual exercises in that comparative theology practices inter-religious reading, leading the reader to encounter with the mystical power of the text.
Keywords Comparative Theology, Methodology, Hybrid Hermeneutics, Spiritual Exercises, Francis X. Clooney
접수일: 2024년 8월 1일, 심사완료일: 2024년 8월 29일, 게재확정일: 2024년 8월 31일
한국기독교신학논총 13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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