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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야기

한류 드라마 변화 과정 톺아보기: 새로운 드라마 콘텐츠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제안/정윤길.동국대

 

I. 들어가며

 

한류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것1으로 한국의 드라마, 케이팝, 영화, 웹툰, 게임 등이 아시아, 유럽, 미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폭넓은 인기를 얻으며 전 세계 문화 지형에 변화를 초래하고 새로운 형태의 문화 교류와 소비를 촉발한 중요한 문화 현상을 말한다.

 

    1.일반적으로 한류의 시작점을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 CCTV에서 방영되어 평균 1억 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시청한 1997년”(조영한 25)으로 삼는다. 한국의 이러한 흥행을 통해 한류라는 표현 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뚜렷한 틈새 시장을 개척했을 뿐만 아니라 문화 교류와 사회 정치적 의미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촉진하였다.

한류라는 용어는 1990년대 후반 중국 언론에서 중국을 포함한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한국 문화의 인기가 급격히 높아지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되었다.

초기 한류는 일본과 동아시아의 다른 지역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겨 울연가>와 같은 드라마에서 시작되었다.

이 드라마들은 “감성적인 스토리텔링, 높 은 제작 가치,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Kim 610)로 개인주의와 선정주의를 주제로 한 서구 미디어 콘텐츠에 익숙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가 탄력을 받으면서 케이팝, 영화, 디지털 게임 등 다양한 문화 형태로 확산되었으며 K-푸드, K-방역, K-뷰티 등 ‘K-’로 시작되는 접두사가 사회 전반으로 확장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방탄소년단 같은 케이팝 그룹의 성공과 <기생충>과 같은 영화의 세계적인 인지도는 글로벌 문화 산업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였다.

한류의 이러한 성공은 정부의 지원,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 한국적인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취향에 맞춘 한국 문화상품의 적응력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류 연구는 문화 산업, 소프트 파워, 문화 제국주의 등 다양한 이론적 틀을 통해 이루어졌다.

한류의 확산과 영향을 바라보는 초기의 우리 시각은 주로 한국 대중문화의 해외 진출과 성과라는 국가주의적이고 산업적 시각에 치우쳐 있었다. 연구들은 한류가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한국 문화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경제적 성과와 문화적 자부심을 강조하였다.

최근 들어 이러한 시각은 한류를 한국 문화가 해외에서 수용되는 ‘수용’ 현상으로 보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 다. 이후 연구들은 한류가 디지털 미디어와 글로벌 네트워크의 발전에 힘입어 어 떻게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는지를 분석하고, 한류 팬덤의 형성과 그 사회적 의미에 주목하였다.

특히 한류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팬들에 의해 어떻게 소비되고, 재 생산되는지에 관한 연구들이 주목을 받았다.

한류가 한국의 소프트 파워에 기여하 여 한국의 글로벌 이미지와 영향력을 강화했다는 연구도 있다. 이들은 한류가 글 로벌 트렌드와 아시아의 전통적 가치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함으로써 서구 중심의 글로벌 문화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 현상을 세계화라는 렌즈를 통해 살펴보기도 한다.

한편으로 한류는 제작 과정과 노동 역학 측면에서 분석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시각에 따르면 한류의 성공은 창의적인 재능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세계화, 금융 화 등 한국 문화 산업의 시스템적 변화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일부 학자들은 “아이돌과 같은 유명인의 이미지가 고정 자본”(Yoon 71)으로 기능 하고 “제작에 투입된 노동이 보이지 않는 한류 드라마 대기업”(Yoon 72)이 탄생 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한국 문화상품의 초국적 흐름에서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플랫폼의 역할을 탐구하는 연구 역시 등장하고 있다.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의 접근성은 전 세계로 확산되어 전통적인 한국 미디어 소비 자를 넘어 다양한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한류는 새로운 기술 및 문화적 환경에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적응하는 “글로벌 대중문화의  역동적인 역류”(Jin, Transnational 28)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본 논문은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전환시대의 환경에서 한류의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시도의 연장선에 있다. 레거시 미디어 중심의 일방향 방식으로 전달되 었던 기존의 콘텐츠 전달 방식과는 달리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시작된 디지 털 기반 사회로의 전환은 문화예술의 생산에서 소비까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류 역시 이러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를 해석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 들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한류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올바른 진단과 새로운 기술 환경이 갖는 특징에 대한 이론적 성찰이 필수적일 것이다.

논문은 진단의 대 상으로 한류의 시작을 알렸던 한류 드라마2를, 그리고 디지털과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환경과 한류의 변화 사이의 연결성을 잇는 고리로 행위자-연결망 이론 (Actor-Network Theory, 이하 ANT)의 논의를 빌어 이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2 근래 들어 한류 드라마와 K드라마를 구분해 바라볼 것을 주장하는 논의들이 있다.기존 한 류 드라마는 주로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한 현상으로 로맨스와 가족물 중심으로 젊은 주인공들의 사랑이 주된 내용이었던 것과 다르게 최근의 경향은 스릴러 같은 장르물 중심으로 서구권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장르와 스타일에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 핵심이다.본 논문에서는 아직 이러한 구분이 이론적, 개념적으로 공식화되지 않았다는 점과 장르와 스타일 측면을 넘어서 디지털전환시대라는 환경 변화로 인한 드라마 제작과 소비의 차이를 담아내고 있지 못한다는 점 에서 이 구분을 따르지 않고 더 오래되고 일반적 용어인 한류 드라마를 사용한다.

다만 이것이 차이를 인정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본 논문에서 제안하는 ANT와 같은 사유 방식을 포괄하기에는 ‘K’의 사용이 아직 논리적 연결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부득이한 선택임을 미리 밝힌다.이러한 맥락을 담아낼 수 있는 적절한 용어를 찾거나 만들어내는 것이 이 연구 프로젝 트의 최종 목적이 될 것이다.

 

콘텐츠 장르 측면에서 동아시아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바로 한류의 문을 열었 으며 OTT 등 변화된 환경에서도 여전히 많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장르라는 점에서 한류의 변화와 새로운 질문들을 살펴보기에 가장 적절하다는 점에서 드라 마를 선택하였다. ANT는 인간과 비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행위자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유지 하는 상호 연결성을 강조하는 이론으로 한류 분석에 유용한 방법론을 제공한다.

ANT는 인간 행위자와 특정 문화 대 타문화의 관계에만 초점을 맞추는 한계를 극 복하고 디지털 기술, 미디어, 제도 등 비인간 요소들이 어떻게 한류의 확산과정에 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분석할 수 있게 한다.

ANT는 하나의 사회 현상을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 기술, 제도 등을 포함하는 복잡한 관계망의 결과라고 가정하 는데 이를 한류 연구에 적용하면 이 문화 현상이 단순히 개인의 창의성이나 국가 정책의 결과물이 아니라 여러 행위자 사이 상호작용의 결과물임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케이팝의 글로벌 성공은 단순히 아티스트의 역량뿐만 아니라, 소셜 미 디어 플랫폼, 스트리밍 서비스, 팬 커뮤니티 등의 네트워크 속에서 이루어진 결과 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행위자에는 정책과 이니셔티브를 통해 문화 수출을 적 극적으로 추진한 국가, 제작과 마케팅을 혁신한 문화 산업, 한국 문화상품의 글로 벌 확산을 주도한 해외 소비자의 참여와 열정 등이 모두 포함된다.

아울러 ANT는 한류에서 기술과 디지털 플랫폼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소셜 미디어와 스트리밍 서비스가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이 전 세계 시청자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 실이다.

ANT의 맥락에서 볼 때 이러한 플랫폼은 문화 콘텐츠의 흐름을 촉진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비인간적 행위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ANT는 문화 콘텐츠 제작에 수반되는 노동에 대한 고려의 중요성을 강조하 는 측면도 있다. 한류의 성공은 유명한 셀럽이나 스펙터클과 같은 가시적인 요소 에 가려져 종종 간과되는 수많은 창작 노동자들의 노력에 기반하고 있다. ANT는 한류와 관련된 개별 행위자들의 네트워크에 집중함으로써 정책 입안자와 업계 리 더부터 아티스트와 팬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여자의 역할을 인정하고 한류 현상을 보다 총체적이고 유기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 류의 성공을 가능하게 만든 다양한 행위자들 간의 관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으며, 이 역동적인 문화 교류에 관련된 모든 행위자들의 노력을 제대로 평가하 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본 논문은 한류 드라마의 변화 과정을 트렌디 드라마와 문화적 근접성의 원리, 글로벌 문화와 문화적 혼종성, 디지털 전환과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으로 구분하고 각 단계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 내러티브의 변화와 한류 수용 방식에 대해 살펴본 다.

이 과정에서 ANT의 관점에서 볼 때 이전의 한류 드라마에 대한 분석이 놓치 고 있는 것과 어떤 한계를 지니고 있었는지 이야기하고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나타난 드라마는 기존의 한류 드라마와는 결이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개념화가 필요함을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논문은 한류 현상과 ANT 이론의 연결성을 개념화하는 비평적 시도의 첫 출발임을 밝힌다.

이 러한 시도는 한류의 확산과 지속 가능성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시각을 제 시하고, 기존의 한류 연구를 보완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서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

 

II. 아시아 대중문화로서 한류 드라마의 성공과 이면

 

초기 한류가 아시아의 주요 문화 현상으로 등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류 드라 마 역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 로 빠르게 확산되며 인기를 끌었다.

장르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시기 한류 드라마 는 복잡한 가족관계와 여러 세대의 이야기가 중첩되어 전개되는 전통적인 (가족) 멜로드라마와 함께 화려한 도시 소비문화를 배경으로 젊은 주인공의 사랑, 직장 생활과 갈등 등을 이야기 소재로 이국적인 배경과 판타지 느낌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트랜디 장르가 중심이 되어 빠른 속도로 일본과 중국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 로잡았다.

특히 KBS <겨울연가>와 MBC <대장금>이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가 유의미한 문화 현상이자 사회적으로 인지 가 능한 것이 되기 시작하였다.

두 작품의 인기는 콘텐츠로서 드라마 자체에 대한 인기를 넘어 배용준, 이영애 와 같은 주인공 배우에 대한 인기, 그리고 드라마를 통해 접하게 된 한국어와 한 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관련 관광 상품이 등장하는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 어 많은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이러한 확산의 배경에는 한국과 이 지역들 사이의 높은 문화적 근접성(cultural proximity)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 해석이다.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유교적 전통, 가족 중심의 가치관, 사회적 조화와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 그리고 감정 표현 방식 등 오랜 역사적 교류를 통해 유사한 문화적, 정서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 다.

이러한 문화적 근접성 덕분에 한류 드라마는 문화적 할인(cultural discount)3 현상을 최소화하면서 빠르게 수용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3년의 <별에서 온 그대>는 SF 요소와 로맨스, 그리고 코미디를 결합한 독특한 스토리라 인을 통해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드라마는 한국적인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외국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구조 를 차용하여 문화적 할인에 대한 장벽을 낮췄다. 또한, 한국의 현대적인 라이프 스 타일과 패션, 그리고 음식 문화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며, 외국 시청자들에게 한국 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다.4

 

     3 문화적 할인이란 콜린 호스킨스(Colin Hoskins)와 롤프 마이러스(Rolf Mirus)가 개념화한 것으로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특정 문화에 기초할 경우 그것이 담고 있는 가치, 신념, 양식, 행 동 방식 등에 다른 문화권의 수용자가 공감이나 동일시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작품의 매력이나 호소력이 약해지는 현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언어적 장벽, 문화적 차이, 사회적 맥락에 대한 이 해 부족 등이 문화적 할인을 발생시키는 주요 요인일 될 수 있다.

     4 중국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더우반의 리뷰를 텍스트 분석한 결과, 중국의 도시 중산층 시청 자들은 드라마의 미학적, 낭만적 요소에 매료된 반면, 드라마의 고정관념적인 남녀 관계와 가부 장적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기덕 18). 이러한 수용의 이분법은 시청자의 문 화적 배경뿐만 아니라 사회 계층과 살아온 경험에 따라 영향을 받는 문화적 근접성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문화적 근접성은 문화 콘텐츠가 국가의 경계를 넘어 다른 지역에서 소비될 때 나타나는 경향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으로 공통된 역사적 경험, 사회적 구조, 문화 적 정서 등을 공유하는 집단 사이에서 콘텐츠가 더 쉽게 수용되는 현상을 말한다.

문화적 근접성이 높을수록 문화적 할인은 낮아지게 된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 년대 초반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초기 한류 드라마 대표작 <별은 내 가 슴에>와 <겨울연가>는 이러한 현상의 대표적 사례로 해석된다.

<겨울연가>는 한 국의 전통적인 멜로드라마 스타일을 바탕으로 삼각관계, 희생적인 사랑, 가족 간의 갈등 등 동아시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적 요소들을 담고 있다. 드라마 는 주인공 준상과 유진의 애절한 사랑과 준상이 자신의 아버지를 찾는 뿌리 찾기 모티프가 더해지는 다분히 통속적인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사랑, 상실, 자기 발견의 이야기 구조는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지리적 경계를 초월하는 정서적 공감을 만들어주었다.

트렌디 드라마와 멜로 드라마적 요소를 기반으로 미스터리적 스 타일을 능숙하게 엮어내면서 “멜로가 주는 익숙함과 진부함을 극복”(양은경 210) 하고 극적 긴장을 유지하는 서사적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편으로 <겨울연가>는 수용자 측면에서 문화적 근접성과 함께 텍스트 측면에 서 문화적 할인을 완화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을 스토리 이외의 요소를 활용 하는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국적인 영상, 배우들의 감각적이고 도시적인 외 양, 아름다운 음악 등을 활용하여 판타지적인 이미지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줌으로 써 소재의 통속성이 가져다주는 긴장감의 약화와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극복해내는 힘을 보여주기도 한다. 일본 시청자들은 <겨울연가>에서 보여준 서정적이고 차분 한 감성에 강하게 반응하였고 준상과 유진의 험난한 사랑 극복의 과정만큼이나 “화면을 통해 전해지는 장면의 이미지에 감동하고 몰입하면서 또 다른 차원의 극 적 긴장감”(양은경 211)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드라마 속 화면을 가득 채운 그림 같은 겨울 풍경은 낭만적이고 매혹적인 세계로 이끄는 몰입의 경 험을 만들어주었다.

이러한 정서적 공감대는 문화적 할인 현상을 최소화하며, 한류 드라마가 일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데 기여했으며 한류의 초기 확산을 이 끄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연구들이 <겨울연가>의 성공 요 인을 비극적 로맨스라는 보편적인 주제, 높은 제작 능력, 한국과 일본이 공유하는 문화적 친밀감에 기인한 것에서 찾고 있다. <겨울연가>에 대한 일본 시청자들의 열광적 반응의 기저에 “일본과 한국 간의 근본적인 문화 접촉이 있다”(소메야 도모유키 476)는 주장은 이를 뒷받침한다.

도 메유키는 <겨울연가>가 일본인들을 끌어들인 세 가지 특징을 작품 속에서 드러나 는 특징 가운데 대립 속에서도 예절을 잃지 않는 겸손하면서도 고상한 인물들의 행동이 갖는 매력, 주인공들이 모두 지성을 갖춘 인물들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들 의 지성에 관한 놀라움과 동경, 그리고 연애 이야기이면서도 그런 세계를 초월하 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용기를 주는 로맨티시즘의 힘 등으로 설명하였다(477-78).

이러한 주장은 한국의 트렌디 드라마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은 요인에는 일본 드라마와 한국 드라마와의 차별성보다는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일본 소비 대중문화를 통해 형성된 수요와, 그에 부응하지 못하는―물량의 측면에서는 가격의 측면 에서든―공급 사이의 틈새를 채울 수 있는 유사상품” (양은경 212 재인용)으로 인 식된 측면이 크다는 주장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이처럼 <겨울연가>는 한국과 일 본의 문화적 실타래를 매끄럽게 연결하여 보편적이면서도 익숙한 느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어 수용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어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문화적 근접성은 반드시 해당 콘텐츠에 대한 즐거움을 예측하지는 않지만, 몰 입도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Behlil 170).

예를 들어 중국 시청자들은 등장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즐기는데, 이는 문화적 차이와 상관없이 한 국 드라마의 정서적, 관계적 측면이 그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시사한 다.

2003년 방영된 <대장금>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대장금>은 한국의 전 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역사 드라마로, 중국과 대만, 홍콩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 다.

<대장금>은 한국의 궁중 요리와 한의학, 그리고 조선 시대의 사회적 구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사극이다. 사극은 기본적으로 민족의 문화적 전통을 찾아가는 성격을 지닌다는 점에서 한국적 특수성이 짙게 드러낼 수밖에 없기 때문 에 문화적 할인율이 높아 다른 문화권으로 진입이 힘들다.

하지만 <대장금>은 사 극적 요소에 동아시아 전역에서 공통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가족애, 인내, 그리고 정의에 대한 주제를 함께 엮어 성공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요소들은 동아시아 시 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왔고, 결과적으로 한류 드라마가 이 지역에서 더욱 널리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장금>은 궁녀였던 장금이가 모진 시련을 이겨내고 올바른 길을 걸어가 자 신이 원하던 의녀를 거쳐 어의까지의 꿈을 이루는 성장과 사랑의 이야기이다.

모 함, 멸시, 질투 등 많은 역경을 겪으면서도 불의와 타협하거나 굴하지 않고 정정당 당하게 경쟁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장금이의 도덕적 성취는 이 드라마가 갖는 보편 적 정서와 공감대 형성의 1차적 요소가 된다.

문화적 차이와 상관없이 시청자들은 장금이의 모습에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투영시켜 카타르시스와 자기 만족감을 느 끼게”(이상민 77) 한다.

주인공 장금이는 왕족과 같은 고귀한 신분이 아닌 평민이 면서 여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궁을 배경으로 하는 사극의 경우 왕족 320 정 윤 길 이나 남성 중심의 서사를 띠게 되는데 이 작품은 두 요소 모두에서 반대 양상을 띠고 있다.

이것은 주인공의 신분이 평민이라는 점에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보편 성을, 궁궐 안에서 여성의 성공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색적인 경험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한편으로 <대장금>은 한식 가운데 가장 화려하고 다양했던 조선 시대 궁중음 식을 통해 문화적 할인을 완화하는 소구력을 보여주었다.

작품에서 장금이가 어떤 종류의 음식을 만드는가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요한 매개가 되며 시청자들은 온갖 종류의 신기한 한국의 궁중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본다. 기름에 튀기 고 볶은 음식이 주류인 중국 시청자들에게 혀끝은 담백하면서도 눈은 화려하고 즐 거움을 잃지 않는 한국의 궁중음식은 흥미로운 소재로서 작품에 대한 흥미를 배가 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실제 <대장금> 이후 한식에 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 하였고 그 결과 많은 한식당이 생겨났다. 텍스트적 측면에서 <대장금>은 몸에 좋 으면서 새롭고 이국적인 음식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요리책의 기능을 한 것 이다.

자칫 음식이라는 소재는 해당 문화적 특성이 짙게 깔려 있어 다른 문화권으 로 전해졌을 때 문화적 차이로 인해 그 가치가 떨어질 수 있었지만 <대장금>은 이를 역으로 활용하여 장금이라는 인물이 갖는 매력을 극대화하는 보조 장치이자 장금이의 가치관이나 타인에 대한 마음가짐 등을 요리의 재료와 준비 과정으로 시 각화하여 카메라에 담아냄으로써 결과적으로 장금이와 음식이 하나의 정체성을 갖 도록 하였다.

음식이 이야기 속에서 타문화 음식에 대한 흥미와 새로운 맛 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소재이자 주인공의 정체성에 대한 동일시와 공감을 이끄는 상징적 대상이 되도록 하였다. 장금이의 가치 = 음식의 공식이 만들어졌고 이는 식(食)이라는 보편성과 연결되어 ‘문화할증’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중국에서의 한류 드라마 성공 요인에 관한 중국 연구자 및 방송 관계자들의 논의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석한 김기덕의 논문은 문화적 근접성과 한류 드라 마의 성공 사이의 연관성을 잘 보여준다.

김기덕은 중국에서 생산된 논의들을 통 해 한류 드라마의 성공 요인은 “유교적 전통, 인본주의, 사랑, 가족주의”(김기덕 17) 등으로 압축될 수 있음을 말한다. 이러한 가치는 한국만의 고유한 것이거나 한류 드라마 변화 과정 톺아보기 321 한국에서 특별하게 발전된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문화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것들이다. 중국인들은 사회주의화와 근대화 과정에서 가부장제에 따른 효 전통의 상실을 경험하였는데 “한류 드라마가 잃어버린 것을 충족시켜주고 전통적인 것에 서 회복할 수 있기 계기”(김기덕 17)를 제공해주기를 기대한 것이다.

이처럼 중국 에서 <대장금>의 성공은 권선징악 모티프의 활용과 충효와 같은 전통 가치에 대 한 옹호 등 당시 중국인들이 기대하고 원했던, 그렇기에 쉽게 수용할 수 있는 보 편성을 씨줄로 하고 주인공 장금이의 드라마틱한 성공이라는 날줄을 매력적인 이 야기로 풀어낸 덕분이다. 이것은 현실에서 중심부의 삶을 살지 못하는 개인들이 출신 성분이나 성차별과 같은 부조리한 상황을 극복하고 꿈을 성취하고자 하는 판 타지와 맞닿아 있다.

<겨울연가>와 <대장금>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한류 드라마의 초기 확산과 성공은 문화적 할인을 완화하고 문화적 근접성을 활용하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 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류 드라마의 보편적인 주제, 높은 제작 수준, 매력적인 스토리텔링과 연출 기법은 해외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문화적 할인을 줄였다. 이와 동시에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의 문화적 근접성은 한류 드라 마의 수용과 향유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5

 

   5.  필리핀과 같은 지역에서 한국 드라마의 수용은 “미국 문화 제국주의에 대한 ‘투쟁의 장’”(Kang 1001)으로 볼 수 있다. 필리핀의 젊은 여성들은 미국 드라마와 전근대적인 현지 드 라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한류 드라마에 묘사된 가치관, 스토리, 환경에서 문화적 친밀감을 느꼈으며 이러한 다른 아시아 문화와의 문화적 친밀감은 서구 문화의 지배에 대한 저항과 함께 필리핀에서 한류 드라마의 확산을 촉진하였다. 

 

또한 해당 국가 및 지 역 방송국이 한류 드라마 확산의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는 특징이 있다. 해외 팬들은 현지어로 자막을 번역하거나 인터넷으로 작품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한류 확산에 참여하였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한류 드라마의 성장은 콘텐츠 자체의 성 격이나 본질적 변화를 말하는 것이라기보다 한류 드라마라고 분류되는 작품들의 장르적 확대와 지역적 확장을 의미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한류 현상에 대한 이해 역시 동아시아 중심의 지역적 정체성이나, 서구 문화 기반의 프로그램 질에 대한 논의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태도는 한류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를 하나의 문화적 전파 차원으로 해석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과적으로 한류 콘텐츠를 집합적 실체로서의 특정 문화를 물질적으로 생산하는 것으로 국한시키는 문제를 야기하게 된 것이다. 즉 콘텐츠가 갖는 미적 가치 생산의 실천과 그에 따 른 예술적 생산의 결과를 간과하여 한류를 문화적 생산물, 생산자, 수용자가 공동 생산되는 것으로 보고 그 과정에 참여하는 여러 매개자(mediators)의 역할과 정동 의 관계를 읽지 못하는 근대적 이원론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아 쉬움이 있다.

 

III.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과 새로운 한류 드라마

 

오늘날 한국의 대중문화는 우리만의 고유한 전통의 것이라기보다 미국의 대중 문화를 중심으로 한 여러 외부의 문화 요소들의 영향이 결합된 혼종성(hybridity) 의 성격을 지닌다.

한류 드라마 역시 “미국의 드라마 문법을 학습했으며, 일본 애 니메이션과 만화 그리고 홍콩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이는 “K-콘텐츠가 문 화 수용과 전이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 혼종의 성격”(심두보 13)임을 확인시켜준다.

이 과정에서 문화적 근접성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드라마의 내용과 표 현 방식이 다양화되면서 문화적 할인을 극복하는 다양한 전략들이 등장하였다.

특 히, 한류 드라마는 특정 문화적 요소를 넘어서는 보편적 테마를 강조하거나, 외국 시청자들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문화 요소들을 도입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2016년에 방영된 <도깨비>는 한류 드라마의 문화적 할인 극복 전략을 잘 보여주 는 작품이다.

도깨비는 죽지 않는 삶을 사는 남자와 그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드라마로, 신화적 요소와 현대적인 로맨스를 결합하여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낸다.

이 드라마는 한국적인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삶과 죽음, 사랑과 희생 등 보편적인 주제를 다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유튜 브,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방영되었고, 이는 문화적 장벽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다.

로맨스와 정치적 음모가 결합된 독 특한 스토리라인과 높은 제작비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사랑의 불시착>역시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속 남북한 관계 묘사는 해외 시청자들에게 신선하 고 흥미로운 관점을 제공함으로써 문화적 할인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처럼 한류 드라마에 내재된 사랑, 가족, 사회적 계급투쟁, 개인의 성장 등 다양한 주제 는 전 세계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중남미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경험인 사회 계급투쟁을 묘사했기 때문”(Lu 9)이라는 연구 는 이를 잘 뒷받침해준다.

한국 콘텐츠가 더 다양한 시청자에게 다가갈수록 드라마에 글로벌 요소를 접 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6

 

     6 한 가지 예로 한류 드라마에서 비한국인 캐릭터와 다문화 주제의 등장 빈도가 증가하는 것 을 들 수 있다. 드라마 <런온>, <더 킹: 더 킹: 영원의 군주>와 같은 드라마에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며 한국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지옥에서 온 낯선 자>의 스릴러와 공포 요소, ‘시시포스’의 공상과학 서사 등 서양의 스토리텔링 기법과 장르의 통 합도 볼 수 있다. <신화>는 한국 콘텐츠 제작자들이 한국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전 세계인의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장르 내에서 어떻게 혁신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문화적 혼종성이라고 알려진 이 현상은 지역과 글 로벌 문화 요소를 혼합하여 한국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매력을 지닌 콘텐츠를 만드 는 것을 포함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한류 현상에 대한 이해는 일방적인 문화 수출이 아니라 초국가적 교류의 역동적인 과정으로 변하였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 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지만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이 그 핵심에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같은 글로벌 OTT(Over The Top) 플랫폼의 확 산은 한류 드라마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즉시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 다.

플랫폼 미디어의 확산과 몰아보기 등의 기술적 요소의 도입으로 사람들은 개 인 디지털 미디어로 플랫폼에 접속하여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개별적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해외 팬들은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고 자막을 입히고 전문 블로그와 게시판에서 토론”(Behil 168)하며 한류 드라마를 향유한다.

이러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소속감을 형성하고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문화적 경계를 넘어 한류 드라마의 매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유튜브, 넷플릭스, 라쿠텐 비키, 아이치이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의 등장은 한 국 드라마를 해외 시청자들이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크리 에이터들의 제작 및 콘텐츠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플랫폼의 글로벌 진출은 한류 드라마가 국내 시청자만을 위해 제작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해외 시청자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한류 드라마의 속도, 형식, 스토리텔링에 변화를 가져왔다. 예를 들어, 기존 한류 드라마는 16-20부작으로 구 성되고 각 에피소드는 60분 내외의 형식을 따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스트리밍 플 랫폼용으로 제작된 최신 드라마는 전 세계 시청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몰아보기 문화를 수용하기 위해 시즌이 짧아지고 에피소드 길이가 다양하게 바뀌었다.

또한 소셜 미디어와 스트리밍 플랫폼의 실시간 시청자 반응에 따른 피드백 루프 덕분에 제작자는 시청자의 선호도에 빠르게 적응하여 더욱 역동적이고 반응이 빠른 콘텐 츠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콘텐츠 생산 과정에서도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한 분야에서 주목을 받은 작품이 다른 분야의 콘텐츠로 재생산 되는 방식)이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류 드라마의 유통 방식 역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 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기존 포맷 형태의 수출이 아닌 지적 재산권(IP) 기반 수출로 전환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된 웹 드라마의 등장은 한류 드라마의 도달 범위를 더욱 확장할 수 있게 하였다.

웹 드라마는 해당 콘텐츠 자 체의 수출에 그치지 않고 “영화, 웹툰, 애니메이션 등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문화 콘텐츠”(진달용 112)가 되고 있다.

플랫폼은 자신의 공간에 가능한 다양한 행위자들이 모일 수 있도록 디지털 기 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서로 다른 그룹들의 상호연결을 가능 하게 만드는 플랫폼 시스템은 연결, 몰입, 편의, 네트워크 등의 가치를 우선으로 한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플랫폼화는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 생산과 유통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의 구축을 통해 이전까지 개별적으로 분리되 어 있던 드라마 생산의 다양한 주체들이 하나의 연결망으로 묶이게 되었다.

이것 은 드라마 제작과 유통 환경의 다면적 조건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플랫폼 기업은 경영 방식과 거버넌스 구조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며 문화 시장에서 자신의 영향력 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플랫폼 시스템 참여자들은 스스로 목표 성취 의 방법을 찾고 자발적 노동을 수행하는 생산자와 이용자를 적극적으로 전유한다.

데이비드 B. 니에보그(David B. Nieborg)와 토마스 포엘(Thomas Poell)의 논의처럼 플랫폼화의 확대는 문화산업 분야에서 대형 플랫폼의 영향력 확대를 가져왔으 며 콘텐츠 창작자의 경우 변화하는 플랫폼 정책과 거버넌스 변화에 적극적으로 반 응할 필요가 생겼으며, 이를 통해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 과정 전반이 새롭게 구성 되고 문화상품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결과가 되었다(조영한, 재인용 308).

넷플릭스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여 제작된 <킹덤>, <오징어 게임> 은 디지털 플랫폼 미디어의 등장이 한류 드라마 콘텐츠 제작 및 소비에 미친 영향 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킹덤>은 한국 최초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 널 드라마이다. 좀비 서사를 중심으로 각 6부작씩 시즌 1, 2로 구성된 시리즈물로 서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16부작 형식에서 벗어난 구성방식을 따른 다.

시즌 1의 이야기는 왕실을 둘러싼 음모가 벌어지고 있음을 눈치챈 세자 이창 이 생사를 알 수 없는 왕에 대한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고자 전임 어의(御醫)를 찾 아 나서는 여정을 다룬다.

이러한 줄거리는 당시 세계적으로 하나의 주류문화로 등장하기 시작한 좀비 서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상대적으로 해외 소비자 들에게는 생소한 아시아 지역의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하였다는 점에서 특수성을 갖추고 있다.

해외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좀비 서사와 함께 계급에 따른 의상 색상, 한국의 멋진 경관과 좀비 출몰의 해질녘의 분위기 등 공간과 의상에도 많은 관심 을 보였다.

넷플릭스의 뛰어난 스트리밍 기술은 고화질 영상과 원활한 재생을 지 원하여, 시청자들이 현장감 넘치는 시청 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작품의 시 각적 매력을 극대화시켜, 시청자들이 작품에 더욱 깊이 빠져들 수 있는 환경을 제 공했다.

<킹덤>의 성공은 뛰어난 서사와 연출뿐만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이라는 기술 적 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특성은 <킹덤>이 전 세계 시청자에게 빠르게 퍼지고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 이 되었다.

먼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접근성”(홍석경 160)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190여 개국에서 서비스되며, 이를 통해 <킹덤>은 국경을 넘는 확장성을 가질 수 있었다.

기존의 TV 방송이나 극장 상영 방식과 달리,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시청자들이 손쉽게 작품에 접근할 수 있었다. 자막과 더빙을 통한 현지화가 수월하게 이루어져 언어의 장벽 도 극복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비동기적 소비 방식을 들 수 있다. 넷플릭스는 사 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온디맨드(on-demand) 방식의 플 랫폼이다. 이는 시청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편리하게 콘텐츠를 즐 길 수 있게 해주었고, <킹덤>같은 몰입감 높은 서사 구조의 드라마는 이와 같은 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 특히 시즌제 형식으로 한 번에 모든 에피소 드를 공개하는 넷플릭스의 전략은 시청자들이 시간 제약 없이 드라마를 몰아보기 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몰입감을 극대화시켰다.

알고리즘 기반의 개인화 추천 시스템 역시 중요한 요소이다. 넷플릭스는 사용 자의 시청 이력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추천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이는 <킹덤> 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서구의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한 국 사극과 좀비물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장르가 이 시스템을 통해 널리 추천됨으로 써, 예상하지 못했던 시청자층까지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추천 시스 템은 사용자가 한 번 시청을 시작하면 시리즈의 다음 시즌이나 관련 콘텐츠로 자 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해 시청 지속성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소셜 미디어와의 상호 작용이다.

디지털 플랫폼은 전 세계 시청자들이 동시에 작품을 접하고, 이를 즉각 적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공유하며 대화를 나누는 환경을 제공한다.

<킹덤>의 경우, 주요 장면이나 캐릭터가 바이럴되어 온라인에서 널리 퍼졌고, 이는 드라마의 인지 도를 빠르게 상승시키는 데 영향을 주었다. 특히 넷플릭스의 전 세계 동시 공개 전략은 시청자들 사이의 동시적 경험을 가능하게 해, 소셜 미디어에서 활발한 논 의와 팬덤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처럼 <킹덤>의 성공은 단순히 뛰어난 콘 텐츠 자체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의 특성을 활용한 결과였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한류 드라마 소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기로 여 겨진다.

<오징어 게임>은 데스 게임이라는 배경 위에 각 인물의 개인적 배경과 행 동이 얽히면서 치열하게 스토리를 구축한다.

극도로 서구적인 서바이벌 장르를 한 국적인 사회적 맥락에 맞춰 재해석하였으며, 한국의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극적으로 그린 서바이벌 드라마로 풀어내면서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뤄 전 세계 시청자들로부터 공감과 인기를 얻었다.

“한국적인 사회적 맥락을 담고 있으면서도, 부와 권력의 불평등 등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과 더불어 인간성이라는 희망적 요소와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어 글로벌 시청자 들에게 강한 인상을 전한다.

게임의 진행자가 늘 강조하는 공정함의 원칙은 게임 이 진행될수록 화려한 수사에 불과함이 드러나게 되는데 이러한 공평함을 가장한 불공평함의 모습은 작품 속 배경이 되는 한국 사회만의 부조리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나는 세계인들이라면 모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플랫폼 미디 어의 주된 소비층이라 할 수 있는 청년과 중년층에게는 더욱 공감을 얻기 쉬운 요 소로 작용하였다.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의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후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빠르게 확산되었고, 관련 밈(meme)이나 패러디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생성되는 등 “소셜 미디어와의 상호작용이 콘텐츠의 확산 속도”(정길 화 120)를 높여주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 OTT와 같은 플랫폼에서는 글로벌 소비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특성이 있다.

이들은 공통 관심이나 선호를 통해 다른 소비 자들과 소통하는 소비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그 속에서 선호하는 콘텐츠에 대한 추 천과 소비를 지속하며 콘텐츠의 생명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Kim 37-8).

시각적인 매력 역시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핑크색 옷을 입은 경비원과 녹색 옷 의 참가자들, 기하학적인 구조물, 어린이 게임에서 유래한 상징적 소품들은 시각적 으로 독창적이고 기억에 남는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복잡한 미로와 같은 게임 세트장은 암울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미래를 알 수 없는 개인들 의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현실을 비추는 듯하다.

게임의 참가자가 죽을 때마다 상 징적으로 등장하는 비루한 팡파르와 돈다발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다움이 얼마만큼 상실되었는지, 그리고 그 자리를 무엇이 차지하고 있는가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한다. 한마디로 돈에 대한 현대인의 욕망을 비극적 희화화를 통해 재현하는 방식으로 시청자에게 다시 질문하는 것이다. 이러한 보편적인 요소와 함께 한국적 특성을 담아내는 방식에 있어 드라마는 탁월한 모습을 보인다.

<오징어 게임>으로 대표되는 모든 게임이 한국의 아이들이 즐겼던 놀이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한국의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이 될 수 있지만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이국적이고 새로운 경험이 되었다.

배경 역시 서구적 이고 발전된 도시 공간이 아니라 20세기 후반 한국의 동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구성하여 한국적 정서와 배경을 강조한다. 이러한 한국적 요소들은 글로벌 관객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적인 메시지인 경제적 불평등, 생존 경쟁 등으로 잘 변형되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는 초기 한류 드라마의 전통적인 로맨스 중 심 줄거리에서 벗어나 더 어둡고 비판적인 서사에 대한 전 세계적인 욕구를 반영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한류 드라마가 이제 단순히 한국 적인 정서를 전파하는 것에서 나아가,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IV. 나오며: 새로운 질문들

 

한류 드라마의 진화하는 콘텐츠 환경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한국 사 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광범위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한류 드라마가 전 세계 시 청자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으면서 한류 드라마는 지역과 글로벌 영향력이 교차하는 문화적 교섭의 장이 되고 있다.

이러한 한류 드라마의 확산과정에서 디지털 플랫 폼의 역할에 대한 비판 역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디지 털 플랫폼이 로컬 문화를 상품화하고, 특정한 방식으로 표준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즉, <오징어 게임>과 같은 한국 콘텐츠도 글로벌 플랫폼의 유 통 구조 내에서 보편적이거나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요소들만이 강조되고, 그 외의 로컬한 특수성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알고리즘과 콘텐츠 소비의 편향성의 문제도 있다. 추천 시스템을 통해 특정 콘텐츠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는 데 영향을 주었지만, 동시에 다양한 콘텐츠가 노출되기 어려운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연구자들은 디지털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문화 적 다양성을 유지하기보다는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며 이것이 결과 적으로 기술적 독점과 창작자들의 권리문제를 낳고 있음을 지적한다.

한류 드라마 의 성공과 플랫폼 미디어의 문제에 대한 옹호와 비판의 담론화 과정에서 고민해보 아야 할 지점은 여전히 우리는 문화 콘텐츠의 전파와 수용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의 틀 안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전파냐 수용이냐의 접근 방식은 디지털 환경에서 팬들이 직접 콘텐츠를 번역 하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확산시키는 “사용자 주도형 콘텐츠 소비”(Jin, Transnational 87)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연결망의 형성을 설명하기에 어려움이 있 다.

이제 한류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는 그 자체로 전지구적인 반향과 유행을 만들 어 내어, 다양한 집단, 민족, 인종을 연결하는 행위자(actor)의 성격을 지닌다.

이러 한 점에서 본 논문은 한류 콘텐츠가 생산, 유통, 소비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 디지털 전환시대 속에서 한류 현상을 변하지 않는 고정된 ‘무엇’이 아니라 끊임없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사건들(events)’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이것은 콘 텐츠 제작, 유통, 향유의 여러 과정에 참여하는 행위자들의 속성 또는 정체성이 그 자체에 내재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행위들과의 관계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한 류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행위자로서 콘텐츠는 수용되는 그 순간부터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특징이 있다. 수용자의 욕망과 상상력이 콘텐츠의 능동적인 변용을 가져온다. 따라서 수용자가 반응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콘텐츠의 가치와 생명력을 결정하는데 핵심적인 부분이 된다.

이 과정은 단순히 어떤 행위자가 행동하고 상호작용하는 맥락을 말하는 고 전적 과정을 말하지 않는다.

이것은 일종의 ‘번역’의 과정이 된다. 이것은 콘텐츠 와 관련된 실체들과 연결망들이 서로를 공동구성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행위형태 를 발생키는 연쇄적 과정으로 글로벌 대안 문화로서 한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된다.

이 과정은 한류 콘텐츠 생산에 참여한 실체들이 글로벌 사회와 관련된 복잡 하고 모호한 상황을 하나의 문화적 재현으로 변형시키는 단계에서 시작된다.

재현 된 콘텐츠 안에서 세계에 존재하는 다른 실체들에게 이해관계를 생성시키는 것이 다음 단계인데 이 과정에서 글로벌 소비자들은 재현된 상황을 그들 자신의 문제로 간주하게 된다.

이 단계를 거치면 하나의 콘텐츠에 관여된 모든 실체들은 그들의 이해관계와 정체성들이 공통된 문제를 통해 진술되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동맹자 들로 변형되는 새로운 관계들이 형성되는 것이다.

한류 콘텐츠에 의해 만들어진 어떤 문제의 이름으로 전체 연결망이 이루어질 경우, 그 내부에 존재하는 이질성 과 분포적 성격은 블랙박스화(blackboxing)되고 대안문화로서 한류 콘텐츠가 하나 의 집합적 행위를 수행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으로 <오징어 게임>을 해석해보면 인간 본성과 자본주의의 냉혹함 이라는 글로벌한 상황을 데스게임이라는 양식을 통해 있을 법하게 재현하여 문제 화하고 글로벌 소비자들은 이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상황이 드라마나 한국의 특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현재 삶의 한 부분과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한다.

공감 된 개인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반응하고 그 경험을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전달하고 공유하면서 정도나 방식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것이 결국에는 우리에게 놓인 공통된 문제임을 공유하는 의식적 동맹자들이 된다.

어쩌면 <오징어 게임>의 가치나 생명력은 바로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압축적 경제성 장 과정에서 희생된 것에 대한 재현은 서구 시청자들이 자기들도 같은 문제를 겪 고 있음을 깨닫게 한 것이다.

팬덤이라는 이름으로 1차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이 러한 연결망 안에서는 인종, 국가, 지역, 젠더 등의 차이가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 다.

BTS가 ARMY라는 글로벌 공동체를 형성하였듯 이 드라마 역시 글로벌한 집 합적 행위를 수행한 것이다.

이러한 해석 과정은 한류 콘텐츠라는 결과물을 문화 적 근접성, 문화적 할인과 같은 자국 문화와 타문화의 관계 혹은 직접적 이해관계 에 있는 인간들의 관계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닌 인간, 그리 고 인터넷, 디지털미디어, 돈 등 비인간 사물들이 매개가 되어 인간의 행동을 변화 시키며 새로운 이질적 연결망들을 구성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방 식이야말로 근대적 이원론에 기반한 방식에서 벗어나 한류 드라마와 한류가 가져 야 할 방향성이며 진정한 글로벌 대안 문화로서 지속가능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주제어: 한류 드라마, 콘텐츠, 플랫폼, ANT, 문화적 접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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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n Insight into How Hallyu Dramas are Changing: Questions and Suggestions on How to Watch New Drama Content Youngil Jeong (Dongguk U)

: As Hallyu drama capture the imagination of audiences around the world, they are becoming a site of cultural negotiation at the intersection of local and global influences. This paper explores how these changes are shaping the future of Hallyu drama and what they mean for the global content industry as a whole. Through a critical examination of the new narratives, themes, and production strategies emerging in Hallyu drama, this study aims to shed light on the complex dynamics driving the transformation of one of the most influential genres in contemporary global media. The paper explores the historical trajectory of Hallyu drama, tracing their rise from niche content in South Korea to mainstream global entertainment. It examines the key factors that contributed to their international success. This provides a foundation for understanding the context in which contemporary changes are occurring. The paper also considers the role of technological advancements and the proliferation of streaming services in facilitating these changes. These platforms have enabled Hallyu drama to reach broader and more diverse audiences, which, in turn, has influenced the type of content being produced. In conclusion, this paper suggests that in the era of digital transformation, which has brought about fundamental changes in the way Hallyu content is produced, distributed, and consumed, we should look at the Hallyu phenomenon not as a fixed, unchanging thing but as events that constantly appear and disappear.

Key Words: Hallyu drama, Content, Platform, ANT, Cultural Proximity 

 

 

접수 2024.8.24    심사 2024 .9.9  게재확정 2024.9.11

동서비교문학저널제69호

한류 드라마 변화 과정 톺아보기 새로운 드라마 콘텐츠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제안.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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