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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미 연준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 개편관련 논의와 시사점(25-8-2)/김현태.금융연구원

<요  약>

 

▶ 미 연준은 매 5년마다 실시하는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며 그 결과가 곧 발 표될 예정임.

 

▶ 지난 2020년 8월 발표된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은 만성화된 저물가 · 저금리로 통화정책의 유효 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의 해법을 모색하였으나, 고인플레이션기를 거치며 통화정책 대응에 실 기를 초래하였다는 비판을 받음.

 

▶ 이에 학계 및 연준 주요 인사 등은 인플레이션이 특정 임계점을 초과할 경우 평균물가목표제에 예외를 두는 탈출 조항을 두거나, 인플레이션과 고용 목표 간의 우선 순위를 명확히 하는 등의 통 화정책 전략 수정을 논의 중임.

 

▶ 비판에도 불구하고 2020년 연준의 통화정책 전략 개편은 급속한 고령화로 자연이자율이 구조 적으로 하락할 위험이 있는 한국경제가 여전히 참고할 부분이 있으며, 평균물가목표제, 물가수준 목표제, 명목GDP목표제 등 정책 대안의 국내 도입 타당성 및 효과 추정에 대한 분석을 진행할 필 요가 있음.

 

▶ 한편, 연준과 같이 다양한 사회구성원을 포괄하는 정례적 소통 채널을 마련함으로써 통화정책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나가는 방안 또한 검토할 필요가 있음.

 

 

<내 용>

 

미 연준은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맞추어 통화정책 성과를 점검하고 정책수단을 개선하기 위해 중장 기 통화정책 전략을 정기적으로 개편해오고 있으며, 현재는 그 두 번째 개편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 다.

2012년 처음 공표된 연준의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은 이후 2019년-2020년에 실시된 첫 번째 개편 과정을 거치면서 약 5년 주기의 개편이 정례화 되었다.

이는 통화정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하는 한편 경제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Fed Listens’라는 이름 의 행사를 통해 학계 뿐 아니라 산업계, 노동계 및 저소득층 커뮤니티를 포괄한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 렴하여 통화정책에 참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일련의 작업은 현실 이해도를 높이고 이를 정책 결 정 과정에 반영하고자 하는 연준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금번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 수정이 특히 흥미로운 이유는 지난 2020년 첫 번째 개편 당시 도입된 정책이 팬데믹 이후의 고인플레이션기를 거치며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2020년 8월 발표된 중장 기 통화정책 전략 수정의 내용은 유연한 평균물가목표제(Flexible Average Inflation Targeting) 채택 과 완전고용 목표 관련 해석의 수정 그리고 실적기반 포워드가이던스로 요약된다. 평균물가목표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일정 기간 하회(또는 상회)하는 경우 이후 일정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하 회)하는 것을 용인하여 중장기적 평균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에 수렴시키는 정책이다.

또한 종전에는 완전고용 목표와 실제 고용과의 괴리(‘deviation’)를 좁히는 것이 연준의 정책목표였다면 2020년 정 책 수정 이후로는 고용이 완전고용 목표 수준에 미달하는(‘shortage’) 부분에만 대응하도록 하여 고용 시장의 호조를 이유로 한 통화정책 긴축을 지양하였다. 실적 기반 포워드 가이던스는 인플레이션이 실 제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것이 지표로 확인된 후에야 정책 대응에 나설 것을 공언함으로써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을 근거로 지나치게 일찍 통화긴축에 나서는 우를 회피하고자 하였다. 이와 같은 정책 전환 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만성화된 저물가 · 저금리로 자연이자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른바 제로금 리 하한(Zero Lower Bound) 문제로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위협받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함이었다.

그 러나 저물가와 저성장 고착화를 예방하기 위한 연준의 정책 전환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혀 예상 치 못한 충격으로 비난에 직면하게 되었다. 팬데믹 기간에 풀린 과잉유동성이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초 래하자 디플레이션 리스크 대응에 초점을 맞춘 연준의 전략 수정이 오히려 인플레이션 대응에 실기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년 중 발표될 연준의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 개편에서 지난 5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떠 한 정책 전환이 이루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본고에서는 연준의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 수정에 대한 최근 학계 및 연준 주요 인사의 논의를 정리하고, 국내 통화정책에 가지는 시사점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1. 2020년의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 수정에 대한 평가

 

연준의 2020년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 수정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주로 두 가지 측면에서 제기되었 다.

첫 번째는 동 전략 수정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한 대응을 지연시켜 약 40여 년 만의 최악 의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였다는 지적이다.

연준은 2021년 들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명확해지는 상 황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오판으로 통화정책을 전환할 타이밍을 놓쳤고, 이는 결국 이후 급격한 금리인상을 초래하여 경제와 금융시장에 더욱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특히 이 과정에 서 평균물가목표제가 허용한 유연성과 실적 기반 포워드 가이던스에 따른 구속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명백해지는 상황에서도 연준의 선제적 대응을 옭아매는 족쇄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Coulter et al.(2022)는 연준의 유연한 평균물가목표제 도입이 평균물가목표제가 도입되지 않은 가상의 비교군에 비해 약 1.18%p의 추가적인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였다는 실증분석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1)

 

  1) Coulter, J., Duncan, R. and Martinez-Garcia, E., 2022, ‘Flexible Average Inflation Targeting: How Much Is US Monetary Policy Changing?’, Globalization Institute Working Paper 417.

 

두 번째 측면은 평균물가목표제 자체의 모호성과 실질적 비대칭성에 대한 부분이다.

평균물가목표 제는 인플레이션이 2%를 지속적으로 하회한 경우 일정 기간 동안 2%를 다소 상회하는 수준의 인플레 이션을 달성하여 평균적으로 2%의 인플레이션을 달성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평균 인플레이 션이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의 평균인지, 2%를 다소 상회하는 수준의 인플레이션(‘inflation moderately above 2 percent’)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인지에 대한 정의가 불명확하 다.

물론 이러한 모호한 표현은 연준의 전략적 모호성을 확보하는 수단이겠으나, 일반 경제주체의 관 점에서는 이러한 모호한 표현들로 인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저해될 수 있다.

한편 인플레이션 하회 분은 향후의 인플레이션 상회분으로 만회해주겠다고 약속할 수 있겠으나, 반대로 예기치 않은 고물가 가 발생했을 때 이를 만회하기 위해 즉각 통화 긴축으로 대응하는 대신 미래의 저물가를 약속하기만 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방치하는 대신 일종의 미래 경기 불황을 공언하는 것으로 현실성이 떨어지며 신뢰성도 낮다.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중앙은행의 개입 의지가 없다는 점이 확인 되면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고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는 상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이러한 비대 칭성을 생각해 본다면 평균물가목표제는 본질적으로 인플레이션 편향(inflationary bias)을 내재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볼 때 비록 연준의 2020년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 개편이 인플레이션 대응에 실기를 초래한 측면이 있다고는 하더라도, 당시 연준이 처했던 경제 상황과 정책의 의도를 돌아볼 때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했던 연준의 시도까지 부정당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 인다.

우선, 2020년의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 개편이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실기에 기여한 측면이 일부 있 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전략 개편 자체를 통화정책 실기의 근본 원인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통화 정책 전환 실기의 근본 원인은 당시의 경제 전망 실패에 있기 때문이다.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 19 팬데믹과 이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충격, 각국의 대규모 부양책 등이 경기 예측 및 정책 결정을 매 우 어렵게 만든 특수한 상황이었으며, 2021년에 시작된 인플레이션 또한 거의 예측이 되지 않았었다.2)

분기별로 발표되는 연준 경제 전망과 필라델피아 연은의 경제전망 전문가 서베이 결과를 보면 인플레 이션 상승이 시작된 2021년 1분기까지도 2022년과 2023년의 PCE(개인소비지출) 인플레이션 전망 치 중간값이 2%를 하회하고 있었다.3)

 

    2) Summers 전 재무장관 등 예외는 있다.

    3) Eggertsson, G.B. and Kohn, D., 2023, ‘The inflation surge of the 2020s: The role of monetary policy’, Presentation at Hutchins Center, Brookings Institution, 23.

 

그리고 PCE 인플레이션이 5%를 초과하던 2021년 말까지도 연 준과 경제전망 전문가 예측은 반복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이후 드러난 실제 경로보다 신속하게 2% 수 준으로 회귀할 것을 예측하고 있었다.

만약 연준이 향후 인플레이션 급등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 다면 단순히 평균물가목표제를 채택했다는 이유로 통화정책 전환을 지연시켰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이는 정책 기조 전환 이후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속도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또한 팬데믹 이후의 고인플레이션이 전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전략 수정 탓이 아니라는 점은 유로 존 등 다른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평균물가목표제를 채택하지 않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비슷한 시기에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는 팬데믹에 따른 각국의 대규 모 경기부양책과 글로벌 공급망 충격 등 전 세계적인 요인이 고인플레이션의 주된 동인이었으며, 연준 의 전략 수정만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무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전술한 바와 같이 2020년의 통화정책 전략 수정 내용이 인플레이션 편향을 내포하고 있는 측 면이 있지만 이는 2019년 연준이 마주한 경제 환경을 감안하여 평가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와 저물가가 장기화되어 자연이자율 추정치가 하락하면서 각국 중앙은행은 제로금리하한 에 부딪힐 확률이 높아졌으며 이로 인해 전통적인 금리 정책의 유효성이 심각하게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았다.4)

그리고 이러한 제약은 경제주체의 기대 인플레이션에 하향 압력을 가하여 다시 저금 리를 공고히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었다.5)

이러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연준의 통화정책 전략 개편은 기대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지속적으로 하회하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 로 평가할 수 있다.

클리블랜드 연준의 연구에 따르면, 2020년 8월 평균물가목표제 발표 이후 시장의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분포에서 2% 이하를 예상하는 비중이 줄고 2% 중심으로 기대가 수렴하는 모습 이 관찰되었는데,6) 이는 연준의 정책 변화가 초기에 의도했던 효과를 일부 거두었음을 시사한다.

 

    4) 이 같은 우려는 Clarida 당시 연준 부의장의 연설(‘The Federal Reserve's New Framework And Outcome-Based Forward Guidance’, 2021.4.14.)에서도 잘 드러난다.

   5) Mertens, T. M., and Williams, J. C. (2019), ‘Tying down the anchor: monetary policy rules and the lower bound on interest rates’, FRB of New York Staff Report, (887).

   6) Naggert, K., Rich, R.W. and Tracy, J., 2021, ‘Flexible average inflation targeting and inflation expectations: A look at the reaction by professional forecasters’, Federal Reserve Bank of Cleveland Economic Commentary No. 2021-09.

 

2.2025년 연준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 개편 방향에 대한 논의 현황

 

현재까지 학계와 연준 주요 인사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어온 논의 과정을 종합해 볼 때, 2020년 도입 된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의 3개 수단 모두 일정 부분 수정이 유력해 보인다.

우선 유연한 평균물가목표제는 고인플레이션 상황 발생 시의 탈출 조항을 명문화 하는 방식으로 수 정되거나, 종전의 물가안정목표제로 회귀하는 방식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제로금리 하한에 대한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아진 반면, 2022년의 고인플레이션으로 인플레이션 재발에 대한 경계감은 높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간은 자연이자율이 하향세를 보이는 한편 미국 실 업률이 3% 중반까지 하락하는 등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모습 을 보이면서(‘missing inflation puzzle’)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시기였다.

그 러나 2010년대의 낮은 인플레이션에 기여를 해온 요인 중 하나로 추정되는 중국 등 신흥국으로부터 의 값싼 재화의 수입7) 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정책 전개로 위축이 예상된다.

   

  7) 세계화 진전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미친 영향에 대한 실증분석은 Heise, S., Karahan, F., and Sahin, A. (2020), ‘The Missing Inflation Puzzle: The Role of the Wage-Price Pass-Through’,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No. w27663. 참조

 

더욱이 ‘하나의 크 고 아름다운 법안(The One Big Beautiful Bill)’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재정수지 적자 확대 가능성은 미 국 국채 금리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제로금리하한에 대한 우려는 예전에 비해 약화된 반면 2021-2022년의 고인플레이션에 대한 선명한 기억은 유연한 평균물가목표제를 그대로 유지하기 힘든 환경에 처하게 하였다.

유력한 수정 방안 중 하나는 유연한 평균물가목표제의 기본 골 격은 유지하되, 특정 조건 하에서는 그 적용을 중단하거나 예외를 두는 ‘탈출 조항(escape clause)’을 명문화하는 것이다.8)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이 특정 임계점(예: 3%)을 일정 기간 이상 상회하거나 기 대인플레이션이 특정 임계점을 넘어서는 경우 과거의 저물가분을 만회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통화 긴축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이는 제로금리 하한 위험에 대비한 정책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고인 플레이션의 재발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또한 완전고용 목표에 대한 비대칭적 접근이 인플레이션 대응 지연의 한 원인이었다는 비판에 따라, 향후로는 두 목표가 상충하는 경우 물가안정에 더 우선순위를 부여할 것임을 공식화 할 가능성이 있 다.

2020년의 전략 수정 시 연준은 현 고용수준과 완전 고용수준의 격차를 좁히는 정책 대신 현 고용 수준이 완전 고용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정도만을 줄여나가도록 한 정책을 도입하였으나 이로 인해 고 용시장의 과열에도 연준이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고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있었 다.

파월 의장 또한 “물가안정 없이는 지속 가능한 강한 노동시장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두 목 표가 상충될 경우 물가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9)

 

    8) 이에 대한 논의는 Evans, C.L., 2024, ‘Considerations for a Post-Pandemic Monetary Policy Framework’, Brookings Papers on Economic Activity 27. 참조

   9) Powell 의장의 2022년 잭슨홀 미팅 연설 참조

 

한편 연준의 정책 변경 시점을 과도하게 제약했다는 평가를 받는 실적 기반 포워드 가이던스도 수정 이 예상된다.

경직적인 포워드 가이던스는 예기치 못한 충격이 발생했을 때 정책 당국의 손발을 묶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포워드 가이던스는 특정 수치나 조건에 얽매이기보다 는,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조건부’ 성격을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 자체를 변경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으나 2%라는 물가 목표 수준 자체가 이번 개편에서 변경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Blanchard 교수 등은 제로금리 하한에 대한 완충력을 높이기 위해 물가 목표를 3~4% 등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여전히 유효함을 주장하기도 하였으나,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2% 목표를 변경하는 것이 지난 수십 년간 쌓아온 대중의 신뢰를 훼손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기 때문 이다. 

 

3.국내 통화정책에의 시사점

 

연준의 2020년 통화정책 전략 수정은 2021-2022년 고인플레이션 시 연준의 정책대응 실기를 유 발하였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으나 현재 한국경제가 마주한 중장기적 변화를 고려해 보면 여전히 참고 할 만한 측면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 중이며, 이는 잠재성장률과 자연이자율 의 구조적 하락으로 이어져 향후 제로금리하한의 위험이 매우 높아질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로금리하한이 가져오는 통화정책 수행 상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연준의 2020년 통화정책 수정은 중장기적으로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 한국 경제의 입장에서 여전 히 중요한 참고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다.

예컨대 평균물가목표제나 물가수준목표제, 명목GDP목표제 도입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선제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겠다.

다만, 연준의 시행착오를 답습할 필요는 없다.

즉 미래에 유연한 평균물가목표제와 유사한 정책을 도입한다면, 최신 논의결과를 반영하 여 인플레이션 급등 시 작동하는 명시적인 ‘탈출 조항’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한편 제로금 리하한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간의 저금리 정책은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등 자산시장 과열을 유발할 위험이 큰데, 이는 가계부채 비중이 높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민감도가 큰 한국 경제에 심각한 위협으 로 다가올 수 있다.

따라서 통화정책 프레임워크 수정 시, 거시건전성 정책 및 금융정책과의 정교한 정 책 조합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연준이 5년 주기로 중장기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를 전면 재검토하고 대내외 전문가 및 일반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여 개선에 나서는 모습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연준이 경제 구조 변화에 맞춰 통 화정책 체계를 끊임없이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 개선 과정에서 다양한 경제 주체들의 목소리를 아우름으로써 정책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통 과정 의 중심은 ‘Fed Listens’라는 행사로 연준은 동 행사를 통해 학계와 금융시장 뿐 아니라 산업계, 노동 계, 소상공인 등을 망라하여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 수정 시 반영하고 있다.

한국 은행 또한 다양한 간담회와 SNS 채널 등을 통해 소통을 강화해오고 있으나, 연준과 같이 정례적이고 다양한 사회구성원을 포괄하는 체계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통화정 책 방향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브리프 34권 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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