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최근 프랑스는 대규모 시위와 빈번한 총리 교체, 경제 성장률 부진과 국채 금리 상승 등의 문제로 인해 정치·경제적 혼란을 겪고 있다.
이는 유럽의 재무장, 방산 등 EU 외교안보 정책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의 혼란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과의 협력을 유지하되, 동유럽 국가들과도 전략적 연대를 확대해 EU·NATO 기반의 다층적 안보·방산 협력 구조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폴란드·루마니아와의 방산 협력을 기반으로 SAFE 프로그램 참여, 유럽의 방산 공급망과 기술, 전력 개발 네트워크에 대한 협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내 용>
1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정
최근 프랑스가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 재정적자 누적, 경제 성장률 하락으로 경제가 악화하는 가운 데, 정부가 연금 개혁과 예산 감축을 시도하자 국 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반발하였다.
정부 지 지율도 하락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 지지율은 2017년 임기 시작 후 처음으로 10%대를 기록하 였으며,1) 의회의 불신임안 채택으로 2024년부터 바르니에(M. Barnier) 총리와 베루(F. Bayrou) 총리가 연이어 해임되었다.
1) Politico, France — National parliament voting intention(검색일: 2025.10.29.), .
10월에는 야당의 압박 으로 르코르뉘(Sébastien Lecornu) 총리가 사임 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총리로 재지명되는 상 황까지 벌어졌다.
정치 문제는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프랑스의 국가 신용 등급도 하락하고, 장 기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상황이 좋지 못하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EU의 외교안보 정책을 주 도하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 국내 문제가 EU의 전략적 자율성, 재무장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본고는 프랑스의 정치와 경제 현황을 살펴보고, 유럽의 외교안보 정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데 목적을 둔다.
2 프랑스의 정치 및 경제 현황
(1) 정치 현황
프랑스의 정치 위기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비롯되었다.
여당인 르네상스당은 2024년까지 하원에서 과반 이상의 의석을 유지했으나,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여당 연합이 14.6%밖에 득표하지 못해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 득표율 31.37%)에 대패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지도를 재확인하고 국정 추진력을 회복하기 위하여 2025년 말로 예정되었던 총선 1, 2차 선거를 6월과 7월로 앞당겨 시행했다.
그러나, 결과는 마크롱 대통령의 기대와 달랐다. 총선에서도 RN이 32.05%(2차 선거 기준)로 최다 득표를 했으며, 여당은 득표율 23.14%, 의석수는 148석만을 획득해 20년 만에 여소야대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5년 들어 정치적 불안정성이 한층 더 심해 졌다. 6월, 베루 총리가 정부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2026년 예산안 중 438억 유로를 삭감하겠다 고 발표하자, 중산층과 노동계가 대거 반발하였고 하원에서는 극우정당과 좌파정당이 주도하여 9월 8일 총리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베루 총 리가 9개월 만에 해임되었는데, 이는 1962년 퐁 피두 내각 총사퇴 이후, 총리가 불신임안으로 해임 된 첫 사례였다. 특히, 베루 총리의 해임은 2022년 마크롱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중 네 번째 총리 교체로, 최근 총리의 임기가 짧아지면서 정치적 불안 정이 심화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방장관이었던 르코르뉘를 다섯 번째 총리로 임명하였다.
그러나, 신임 총리 도 사회 복지와 연금 동결, 공공 부문 일자리 축소, 의료비 본인 부담금 인상, 지방재정 지원 삭감 등 을 추진하자, 노동자들과 시민 단체가 9월 중순부 터 전국적인 파업과 시위를 벌였다.
교통·에너지· 공공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장기파업이 이어지 면서 전국에 긴장이 고조되었다.
공화당도 다시 불 신임안을 언급하며 압박하였고, 좌파 연합도 긴축 정책을 “사회적 후퇴”라고 반대하며 여야 대립이 극단으로 치달았다.
결국, 10월 6일, 르코르뉘 총 리는 임기를 시작한지 26일만에 자진 사퇴했다.
그런데 이후 상황이 예상 밖으로 전개되었다.
마크 롱 대통령은 10월 10일, 정치적 연속성 회복과 개 혁 지속을 강조하며 르코르뉘를 총리로 재지명하 였다.
하원이 격렬한 논의 끝에 르코르뉘 총리 임 명에 동의하면서 일단 정치 위기는 일단락되었으 나 프랑스 정부에 대한 국내외 신뢰는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었다
(2) 재정 및 경제 현황
정치적 위기는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프랑스의 경제 성장률은 2025년 1·2사분기 에 각각 0.1%, 0.3%에 머물렀다.2)
2) Trading economics, France GDP Growth Rate(검색일: 2025.10.30.), ; Trading economics, European Union GDP Growth Rate(검색일: 2025.10.30.), .
2024년 실업 률도 7.4%로 높은 편이었는데, 앞으로 더 악화되어 2026년에는 7.8%로 증가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3)
정부 재정적자도 심각하다. 재정적자는 2024년 GDP 대비 113%에서 2025년 116%, 2026년 118.4%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4)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때문에 2024년 프랑스 국채 금리가 그리스보다 더 높아졌으며, 2025년 9월 기점으로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5%까지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유로존이 3.2%인 것에 비해 높은 것으로 외부에서도 프랑스의 상황을 좋지 않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5)
3) OECD, OECD EMPLOYMENT OUTLOOK 2024: COUNTRY NOTE : France, 2024.
4) European Commission, Economic forecast for France, 2025.5.19.
5) European Central Bank, Yield curve spot rate, 30-year maturity. 2025.10.29.
이자 비용도 급증하여, 2023년 665억 유로에서 2025년 751억 유로, 2029년에는 1,077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3대 국제 신용 평가사들도 프랑스의 국가 신용 등급을 강등했다.
2024년 12월 무디스, 2025년 9 월 피치, 그리고 10월에는 S&P가 프랑스 신용 등 급을 공공 재정, 정치적 불안정성, 성장률 악화를 이유로 하향 조정했다.
프랑스 정부도 정부 적자 문제와 정치적 위기 간의 악순환 관계를 인식하고 있다.
2025년 6월, 몽샬렝(A. de Montchalin) 예산장관이 프랑스가 IMF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였으며, 베루 총리와 르코르 뉘 총리가 강도 높은 긴축 재정을 추진하고자 했던 것도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서였다.
3 EU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부정적 영향
이와 같은 정치·경제적 혼란은 프랑스의 EU 외 교안보 정책에 대한 리더십, 방산 협력, 공동 재정 정책 추진, 전략적 결속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우선, 유럽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과 무역 및 안보 갈등을 겪고 있어서 EU의 독자적 인 외교안보 정책을 강조해왔던 프랑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프랑스는 EU의 유일한 핵 보유국이자 UN 상임이사국으로 독일과 함께 EU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축 역할을 한다.
그러나, 프랑스가 국내 정치에 매몰된다면 EU 의제 설정 력이 축소될 수 있으며, 독일 등 EU 국가 및 영국 과 추진해온 안보 협력 어젠다도 후퇴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프랑스의 위기가 EU 외교안보 정 책의 일관성과 추진력을 약화시킬 우려도 커지고 있다.6)
6) Rym Momtaz, “Taking the Pulse: Does France's Political Crisis Weaken Europe's Geopolitical Hand?”,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2025.10.9.
러우 전쟁 발발 이후, EU는 유럽의 재무장 을 결정하고 공동 무기 개발과 생산, 정비(MRO) 를 체계화하고 있다.
방산 공급망 강화와 현대화 목적의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 공동 방위 프로젝트인 PESCO, 5천 명 규모의 신속대 응군과 같은 상설 안보 정책 외에도, 탄약생산지원 법(ASAP, 실행 시기: 2023~2025), 공동 무기 생 산·조달 긴급 대출 기금인 유럽행동전략(SAFE, 2025~2027), 방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유럽방위 산업프로그램(EDIP, 2025~2027) 등과 같은 단 기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가 독일과 함께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의 EU 안보 정책에 대한 관심이 축소되거나 EU 프로젝트 분담금 지급이 어려워질 경우, EU 외교안보 어젠다도 동력을 잃을 수 있다.
더구나 프랑스 정치권에서 반(反)EU 성격이 강한 극우정당과 극좌파 정당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2023년, 정부가 연금 개혁 강행으로 지지율을 잃기 시작한 이래, 극우정당과 극좌·좌파 연합(FI-NFP)이 여당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2025년 10월, RN의 지지율은 34%, FI-NFP는 24%, 여당은 15%에 불과한 상황이다.7)
7) Politico, France — National parliament voting intention(검색일: 2025.11.11.), .
극우정당이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프랑스의 EU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의지가 약화될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4 우리나라의 대응 방안
프랑스의 정치·재정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프랑스와 EU에 대한 외교안보 정책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선, 대불 관계에 있어 신뢰감을 잃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프랑스는 여전히 EU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 추진국이자 전략적 자율성을 이끄는 국가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외교안보에 대한 전략적 가치가 크다.
특히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럽 방산 프로그램과 차세대 기술 협력 구상은 한국이 유럽 시장에 체계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경로가 될 수 있다.
프랑스의 내각 교체와 예산 불확실성이 단기적 변수가 될 수 있으나,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신뢰 가능한 외부 파트너로서 자리 매김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프랑스와 EU의 외교안보 전략 움직임을 면밀히 분석하고, 사이버·우주·대공방어 등 프랑스의 중점 투자 분야에서 협 력 기회를 선제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위기 관리 측면에서 한·불 고위급 전략대화의 정례화, 방산 분야의 공동 연구·시험평가·공급망 관련 단계적 파트너십 구축 등을 논의할 수 있다. 프랑스와의 협력은 양자관계를 넘어 EU와의 협력 확장 관문 이 될 수 있는 만큼, 현 정세의 불확실성을 주시하 되, 장기적 협력 기반을 구축할 기회로 활용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그리고 유럽의 외교안보 파트너 다변화 정책도 논의해야 한다. 그간 우리나라의 대유럽 외교안보 협력은 서유럽 국가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2025 년 영국도 반이민 대규모 시위와 17%의 국정 지지 도8), 낮은 경제 성장률에 시달리고 있으며, 독일 도 GDP 성장률이 2023년 – 0.3%, 2024년 – 0.2%로 좋지 않은 상황인 데다가9) 지난 9월 이후 극우정당 AfD(독일을위한대안당) 지지율이 26% 로 상승하며 여당인 기민당(25%)을 추월하였 다.10)
8) YouGov, How well is Keir Starmer doing as Prime Minister?(검 색일: 2025.11.11.), .
9) World Bank, GDP growth (annual %) - Germany(검색일: 2025.11.11.), .
10) Politico, Germany — National parliament voting intention(검색 일: 2025.11.11.), .
서유럽 주요국의 정치·경제적 난관으로 인 해 EU 정책 조율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 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서유럽 중심 접근 정책을 보완하여 다른 유럽 지역과의 전략적 연대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과 의 외교안보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2025년 9월, 우리나라는 EU에 SAFE 프로그램 참 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SAFE는 1,500억 유로 규 모의 무기 공동구매 대출 프로그램으로, 기본적으 로는 EU 회원국 간 방산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것 이지만 한국과 같은 EU 비회원국도 EU와 안보·방 위 파트너십을 체결한 경우 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24년 11월, 한-EU 전략대 화에서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한바, SAFE 프 로그램 참여가 가능하다.
물론, SAFE에는 무기 부 품도 35%까지만 EU 비회원국 제품을 사용할 수 있으며, 비회원국의 경우 EU, 유럽경제지역(EEA) 회원국, 또는 우크라이나 중 2개 이상의 국가와 공동 구매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우리나라와 함께 SAFE 신청을 했던 튀르키예는 그리스, 키프로스가 반대할 여지가 있으나, 우리나라는 폴란드와 방산 협력을 했던 경험이 있으며11) 2025년 9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 최대 방산기업인 WB 그룹과 다연장로켓 천무의 유도탄 생산을 위한 현지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12)
더 나아가, NATO를 통한 유럽과의 협력 강화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NATO 유럽 회원국의 주요 방산 수출국이자, NATO의 인도태평양 4개 파트너국(IP4)13) 중 하나이다.
2025년 9월에는 NATO와 방산협력 대화를 출범했으며,14) NATO가 추진하고 있는 공동 무기 개발, 조달, 운용 목적의 ‘고가시성 프로젝트(High Visibility Project)’ 참여도 논의 중이다.15)
11) Aurélie Pugnet, “Turkey and South Korea apply to join EU arms scheme”, Euractiv, 2025.9.11.
12)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 폴란드에서 ‘천무 유도탄’ 생산… “현지화 로 유럽시장 확대”(검색일: 2025.11.11.), .
13) IP4: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14) NATO, The first dedicated dialogue on defence industrial cooperation and capabilities launched between NATO and the Republic of Korea(검색일: 2025.11.11.), .
15) “한-나토, 방산 협력 협의체 신설 합의”(검색일: 2025.11.12.), .
NATO는 안정적이며 장기적인 안보 협력 플랫폼으로서 한국이 유럽과의 기술·산업·안보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중요한 보완 경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NATO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방위산업, 기술, 안보 네트워크 전반에서 유럽과의 전략적 연계를 심화하며, 글로벌 안보 질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균형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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