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I. 서론
II. 현실 통치제도에의 실효성
III. 현실 비판적 진보성
IV. 현실 정치에의 효용성
V. 결론
I. 서론
문·사·철이 구분되지 않은 전국시대(戰國時代)는 의외로 문학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 속출한 시대이다.
특히 산문 창작의 발전과 더불어 우언 창 작의 황금기를 맞게 되면서 한비자, 장자와 같은 우언 대가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장자, 한비자와 같은 제자(諸子)들이 우언을 창작한 것은 결코 단순히 문학창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학파의 사상을 더욱 설득력 있 게 하기 위한 데 목적이 있었다.
따라서 당대의 제자(諸子)들에게 있어서 우언은 사상적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이고 전략 적인 도구가 된다.
특히 제자들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평가받았 던 한비자의 우언은 법가 사상을 현실 정치에 효과적으로 투사하는 수단으 로 활용하였기 때문에 현실주의 색채가 매우 농후하다.
이에 본고는 한비자 의 우언들이 지닌 현실주의적 특징을 중심으로, 그것이 어떻게 정치를 실천 하는 장치로 작동하는지를 탐구한다.
한비자는 본래 순자(荀子)의 문하에서 학문을 배웠지만, 유가사상으로는 난세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법가의 학문을 선택하게 된다.
전국시대 제후국 중 최약소국 한(韓)나라의 왕자인 한비자는 한나라의 멸망을 막기 위 해 정치와 권력의 작동 원리를 냉철하게 분석하여 법치와 군주독재 이론을 제시했는데, 이는 “인간과 정치에 대한 실증적·객관적 분석을 통해 정치상황 과 인간의 관계, 인간이 만들어낸 삶의 실제 모습, 정치와 시대의 상황을 규 제·통제할 수 있는 원리를 현실 그 자체에서 찾으려는 사유방식이다.”2)
2) 강정인, 정승현, 「동서양의 정치적 현실주의: 한비자와 마키아벨리」, 社會科學硏究 22,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2014, 35쪽.
한편, 전국시대는 또한 신하가 군주를 죽이고, 아내가 남편을 죽이며, 자 식이 부모를 죽이는 살육의 시대이다. 인명이 초개(草芥)보다 못했던 시대 에서 제자들이 말을 잘못하여 군주의 역린을 건드리면 목숨을 잃을 수 있 다. 이러한 유세의 어려움 때문에 또한 자기 사상을 더욱 효율적으로 정치 에서 실천하기 위해 한비자는 우언을 많이 활용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한 비자에 수록된 우언은 300여 편 정도로 제자우언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 이다. 또한 우언 중 구체적 사례를 통해 현실적인 정치 이론을 효율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한비자의 사상이 역대로 통치술로 존숭 받 을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우언이 끼친 영향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런데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한비자의 사상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 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으로 한비자의 우언에 대한 연구는 매우 미미한 상황이다. 또한 한비자 우언의 가장 큰 특징인 현실주의에 대한 연구는 전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본고는 한비자 우언이 어떠한 방 식으로 현실정치에 실질적 영향을 끼쳤는지에 주목하면서, 우언에 드러난 현실주의 사상을 현실정치에의 효용성, 현실비판적 진보성, 현실통치제도에 의 실효성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한비자의 우언이 어떠한 방식으로 현실 정치에 실질적 영향을 끼쳤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II. 현실 통치제도에의 실효성
1.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
한비자 사상의 핵심적인 기초는 인간 본성에 대한 냉철한 인식인 성악설 이다. 이 성악설은 단지 한비자의 윤리적 입장이 아니라, 그의 통치 시스템 의 설계 원리로 기능하는데, 이는 인간의 행동을 예측 가능하게 만든다. 우 언이 바로 한비자 정치철학의 핵심 기초인 성악설을 이해 가능한 이야기 구조로 전환하는 설득 수단이다. 즉 인간의 본성이 착하지 않다는 점을 철 학적으로 정당화하기보다, 이해하기 쉬운 서사구조를 통해 내면화시키는 기 능을 한다. 춘추전국시대는 예악제도가 붕괴되면서 기존의 가치관이 무너진 시대이 다. 또한 하극상이 일상다반사와 같이 일어나는 등 인성의 추악한 일면이 드러난 시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대에서 사람들은 권력 쟁탈과 이익만을 추구하게 된다.
그래서 한비자는 “이익을 좋아하고, 손해를 싫어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다.”3)고 성악설을 주장하고, <동상이몽(同床異夢)>이라는 우 언을 통해 이를 형상적으로 드러낸다.
3) 張覺, 앞의 책, 837쪽. “好利惡害, 夫人之所有也.” 한비자 우언의 현실주의 사상 특징 385
위(衛)나라의 어느 부부가 기도를 하였다. 아내가 기도하길, “아무 탈이 없도록 하시고, 백 속(束)의 비단을 주소서!”라고 하였다. 남편이 말했다. “왜 그렇게 적은 것이요?” 아내가 대답하였다. “이보다 많으면 당신이 첩 을 사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4) 이 우언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이 이익 앞에서 어떻게 이기적 인 행동을 하는지를 생동적으로 보여준 우언이다.
또한 한비자는 이 우언을 통해 부부 사이라도 이해관계가 다른데 하물며 다른 사람과의 사이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비자의 성악설은
“불변의 형이상학적 원리에서 도출된 주장이라기보다는, 정확히 말하면 현실 세계에서 보통의 인간들이 나타내는 행동 ‘경향’을 지적하고 있다. 그에게 인간이란 ‘자신의 이익을 따지는 계산적’ 존재, 곧 이해타산을 따져 자신에게 유리한 행동을 하는 존재이다.”5)
4) 張覺, 위의 책, 621쪽. “衛人有夫妻禱者而祝曰:使我無故, 得百束布. 其夫曰:何少也? 對曰:益是, 子 將以買妾.”
5) 강정인,정승현, 「동서양의 정치적 현실주의: 한비자와 마키아벨리」, 社會科學硏究 22, 서강대학교 사 회과학연구소, 2014, 40∼41쪽.
우언은 이러한 성악설을 단순한 명제로 그치지 않고, 인 간 심리의 작동 메커니즘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이다.
이를 통해 군주 가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을 통하여 성악설에 기초한 제도 설계를 실행하 도록 유도한다.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한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의사가 환자의 상처를 빨아내고, 타인의 피를 머금는 것은 골육의 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레를 만드는 사람은 수레를 만들면서 다른 사람이 부귀해지기를 바라고, 장인은 관을 만들면서 다른 사람이 일찍 죽기를 바란다.
수레 만드는 사람이 어질어서가 아니고, 장인이 사악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부귀해지지 않으면 수레는 팔리지 않을 것이고, 사람이 죽지 않으면 관을 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장인의 마 음은 사람을 미워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죽어야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 이다.6)
이어서 한비자는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 욕망의 폐해에 대해 설명한다. 사람은 욕망이 있으면 계산이 흐트러지게 되고, 계산이 흐트러지게 되 면 욕망이 심해지게 되며, 욕망이 심해지게 되면 사심이 지배하게 되고, 사심이 지배하게 되면 일을 처리하는 규칙이 끊어지게 되며, 일을 처리하 는 규칙이 끊어지게 되면 환난이 생기게 된다.
이로부터 살펴보면, 환난은 사심에서 생기고, 사심은 욕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다. 욕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 나아가면 양민들로 하여금 간악한 일을 하게 만들고, 한 걸음 물러서면 착한 사람들로 하여금 화를 입게 한다.
간악한 일이 일어나면 위를 침해하고 군주를 약해지게 하며, 화가 미치면 백성들 이 많이 다치게 된다.
따라서 욕망을 일으킬 수 있는 것들은 위로 군주를 침해하고 약해지게 하며, 아래로 백성들이 많이 다치게 한다. 무릇 위로 군주를 침해하고 약해지게 하며, 아래로 백성들이 많이 다치게 하는 것은 큰 죄다.7)
6) 張覺, 앞의 책, 231쪽. “醫善吮人之傷, 含人之血, 非骨肉之親也, 利所加也. 故輿人成輿, 則欲人之富貴; 匠人成棺, 則欲人之夭死也. 非輿人仁而匠人賊也, 人不貴, 則輿不售;人不死, 則棺不買. 情非憎人也, 利 在人之死也.”
7) 張覺, 위의 책, 304쪽. “人有欲, 則計會亂;計會亂, 而有欲甚;有欲甚, 則邪心勝;邪心勝, 則事經絕;事 經絕, 則禍難生. 由是觀之, 禍難生於邪心, 邪心誘於可欲. 可欲之類, 進則教良民爲奸, 退則令善人有禍. 奸起, 則上侵弱君;禍至, 則民人多傷. 然則可欲之類, 上侵弱君而下傷人民. 夫上侵弱君而下傷人民者, 大 罪也.”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이 무한히 확대되면 궁극적으로는 그 피해 가 군주에게 미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왕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 한비 자의 주장이다.
“정치는 도덕 원칙을 실현하는 윤리의 장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재화의 불균형이 빚어낸 충돌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작위의 영 역”8)이다.
전국시대라는 가치관과 윤리 질서가 무너진 사회에서 인간의 욕 망을 억제하는 데에는 법치가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그래서 한비자는 우 언이라는 서사적 구조를 통해 법이라는 제도적 장치만이 인간의 욕망을 통 제하고 왕권을 강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 한 것이다.
다음의 이야기가 바로 이러한 주장을 단적으로 드러낸 우언이다.
월왕이 대부 문종에게 묻기를 “내가 오나라를 토벌하려고 하는데 가능 하겠는가.”라고 하였다. 문종이 대답하기를 “가능합니다. 우리의 상은 후하 고 틀림없이 믿음이 있으며, 벌은 엄하고 반드시 실행됩니다. 군주께서 이 것을 확인하고자 한다면 한번 궁궐에 불을 질러 시험해 보시지 않겠습니 까?”라고 하였다. 그래서 궁궐에 불을 질렀는데, 누구도 그것을 끄고자 하 지 않았다. 이에 월왕이 명령을 내려 말하기를 “사람들 중에 불을 끄다가 죽은 자는 적과 싸우다가 죽은 기준에 맞추어 상을 주고, 불을 끄다가 죽 지 않은 자는 적과 싸워서 이긴 기준에 맞추어 상을 주며, 불을 끄는 데 참여하지 않은 자는 항복하거나 도망간 기준에 맞출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사람들 중에 온 몸에 진흙을 바르고, 젖은 옷을 쓰고 불바다로 뛰 어드는 사람들이 좌우 쪽에 각각 삼천 명씩 있었다. 이것으로부터 반드시 이기게 될 것이라는 형세를 알게 되었다.9)
8) 강정인, 정승현, 「동서양의 정치적 현실주의: 한비자와 마키아벨리」, 社會科學硏究 22,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2014, 42∼43쪽.
9) 張覺, 앞의 책, 505쪽. “越王問於大夫文種曰:吾欲伐吳, 可乎? 對曰:可矣. 吾賞厚而信, 罰嚴而必. 君欲 知之, 何不試焚宮室? 於是遂焚宮室, 人莫救之. 乃下令曰:人之救火者死, 比死敵之賞;救火而不死者, 比 勝敵之賞;不救火者, 比降北之罪. 人之塗其體, 被濡衣而走火者, 左三千人, 右三千人. 此知必勝之勢也.”
이 이야기는 성악설이라는 인간관을 기반으로 하여 제정된 상벌 체계의 효율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우언이다. 한비자의 성악설에 의하면 이익을 추 구하고, 처벌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간은 충성이나 정의가 아닌 사욕(私欲)에 따라 움직이며, 이러한 경향 은 제도적 제재와 보상인 상벌 체계 없이는 절대로 제어될 수 없다고 보았 다.
그래서 우언이라는 감각적인 매개를 통해 법이라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통제해야 한다는 통치 전략을 논리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인간의 욕망을 통제하기 위해 고안한 제도적 장치인 법치는 “군주 일인 에게 법제정과 관련된 권한을 지나치게 부여하고 있고, 게다가 군주의 법제 정과 관련된 권한을 통제할 수 있는 어떠한 제도적 장치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한계점”10)이 있지만, 약육강식의 시대에서 부국강병을 실현할 수 있 는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이다.
10) 구성희, 「한비자 통치론의 역사적 공헌」, 역사와 교육 10, 역사와 교육학회, 2010, 227쪽.
2. 제도 중심의 통치 시스템 설계
한비자가 성악설을 통치 윤리의 출발점으로 주장한 것은 바로 제도의 부 재로 인한 통치자의 감정적 판단의 위험성 때문이다.
중국 역사상에서 가장 혼란한 시대였던 춘추전국시대는 예악제도라는 사 회적 윤리관과 가치관이 무너지면서 시작된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서 예 악제도를 대체할 제도적 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정치는 늘 군주의 감정적 판단에 의해 결정되게 된다. 하지만 개인적 감정에 의존하는 통치 즉 통치 자가 제도 위에 존재할 경우는 정치 판단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해치 게 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파국으로 이르게 된다.
한비자의 <순망치한(脣亡 齒寒)>이라는 우언이 바로 이러한 현실을 사실 그대로 드러낸 이야기이다.
진헌공이 수극의 벽옥으로 우나라로부터 길을 빌려 괵나라를 치려고 하 였다. 대부 궁지기가 간하여 말하기를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입술이 없 어지면 이가 시린 것처럼 우나라와 괵나라가 서로 돕는 것은 서로 은혜를 베푸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오늘 진나라가 괵나라를 멸망시키면 내일 우나라도 반드시 따라서 멸망될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우나라의 군주는 궁지 기가 간하는 말을 듣지 않고 수극의 벽옥을 받아들이고 진나라에 길을 빌 려 주었다. 진나라는 괵나라를 취하고 돌아오면서 우나라를 멸망시켰다.11)
11) 張覺, 앞의 책, 343쪽.“晉獻公以垂棘之璧假道於虞而伐虢, 大夫宮之奇諫曰:不可. 脣亡而齒寒, 虞·虢相 救, 非相德也. 今日晉滅虢, 明日虞必隨之亡. 虞君不聽, 受其璧而假之道. 晉已取虢, 還, 反滅虞.”
한비자는 제자들 중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가장 냉철하게 분석한 인물 이다.
그는 성악설에 근거하여 군주의 감정적 판단으로 인하여 범하게 되는 잘못을 열 가지로 분류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십과(十過)이다.
위의 이야기 가 바로 작은 이익에 구애받으면 큰 이익을 손해 보게 된다는 십과 중 두 번째 잘못이다.
여기서 한비자는 이 우언을 통해 감정에 의존하는 통치는 정치 판단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해치게 되며, 심할 경우 통치 시스템 이 와해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아울러 한비자는 인간이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임을 인정하면서도, 군주는 개인적 감정이 아닌 제도 중심의 통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단순한 윤리적 경고가 아 니라, 인간 본성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전제로 한 권력 구조의 안정성 설계 이다.
한비자가 제도 중심의 통치를 강조한 것은 군주의 감정적 판단의 위험성 뿐만 아니라, 감정이 신뢰하는 신하에 의해 조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비 자는 감정적 판단이 단지 위험할 뿐 아니라, 신뢰하는 사람에 의해 조작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통치자의 감정은 단지 개인적인 문제 가 아니라 권력 투쟁의 핵심이 될 수 있는 대상이다.
특히 그는 통치자의 감정은 신뢰하는 사람에 의해 쉽게 관찰되고, 그만큼 조작도 가능하다는 점 에서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요소라고 간주한다.
군주가 신뢰하는 신하에 의 해 군주의 감정이 조작될 경우 군주의 사적 애정이나 분노는 곧 국정을 왜 곡시키게 된다.
한비자는 제자백가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다.
그는 하극상이 만연한 춘추전국시대라는 시대에서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는 왕권하락으로 인한 왕권과 신권의 대립이라고 분석하였다.
즉 “한비자가 말하는 전국시대의 국 가 권력분포는 군주와 권신(權臣)간에 대치 상황”12)인 것이다.
그리고 성악설에 근거하여 이러한 상황이 일어난 것은 모두 인간의 이기 적인 본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이기 때문에 “임금은 계산을 가지고 신하를 기르며 신하는 계산을 가지고 군주를 섬긴 다.”13),
“군주와 신하는 이익이 다르므로 신하들 중에 군주에게 충성하는 신 하가 없다.따라서 신하가 이익을 얻게 되면 군주의 이익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14)
고 군신 사이의 관계는 이해관계라고 주장한다.
그러기 때문에 신 하를 믿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다음의 문장에서 살필 수 있다.
군주의 화는 다른 사람을 믿는 데서 생긴다. 다른 사람을 믿으면 그 사 람으로부터 제압된다. 신하는 그 군주에 대해 혈육간의 친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권세에 매어서 어찌 할 수 없이 섬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의 신 하된 자는 군주의 마음 속을 살피느라 잠시도 쉬지 못하지만 군주 쪽은 게으르고 오만하게 그 위에서 처신한다. 이것이 세상에서 군주를 협박하고 시해하는 일이 생기는 원인이다.15)
12) 최진규, 「순자와 한비자의 실용정치」, 철학논집 13, 서강대학교 철학연구소, 2007, 23쪽.
13) 張覺, 위의 책, 261쪽. “君以计畜臣, 臣以计事君. 君臣之交, 计也.”
14) 張覺, 위의 책, 530쪽. “君臣之利異, 故人臣莫忠, 故臣利立而主利滅.”
15) 張覺, 위의 책, 230쪽. “人主之患在于信人, 信人, 则制于人. 人臣之于其君, 非有骨肉之亲也, 缚于势而不 得不事也. 故为人臣者, 窥觇其君心也, 无须臾之休, 而人主怠傲处上, 此世所以有劫君杀主也.”
한비자는 가치관과 윤리관이 무너지면서 사회에 만연된 하극상이 군주가 신하를 믿으면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군주가 신하를 믿으면 신하는 군주의 감정을 조작하여 사익을 취하거나 권력을 탈취하게 된다는 것이 한 비자의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다음의 우언에서 드러난다.
초왕이 총애하는 첩 중에 정수라는 자가 있었다. 초왕이 새로 미인을 얻었는데, 정수가 그녀를 일깨워서 말하기를 “왕께서는 입을 가리는 미인 을 매우 좋아한다. 만약 왕께 가까이 가게 되면 꼭 손으로 입을 가려라.” 라고 하였다. 미인이 찾아뵙고 왕에게 다가갔는데, 손으로 바로 입을 가렸 다. 왕이 그 까닭을 묻자 정수가 말하기를 “저 사람이 왕의 냄새가 싫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정수, 미인과 세 사람이 함께 앉게 되었는데, 정수는 사전에 시종에게 훈계하여 말하기를 “만약 왕께서 분부 가 계시면 반드시 즉시 왕의 분부대로 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미인이 앞 으로 나아가 왕의 가까이로 가서 여러 번 손으로 입을 가렸다. 왕이 벌컥 성을 내며 “(저 사람의) 코를 베어버려라.”라고 말하자 시종은 그 즉시로 칼을 뽑아서 미인의 코를 베어버렸다.16)
16) 張覺, 위의 책, 552∼553쪽. “荊王所愛妾有鄭袖者. 荊王新得美女, 鄭袖因教之曰:王甚喜人之掩口也, 爲近王, 必掩口. 美女入見, 近王, 因掩口. 王問其故, 鄭袖曰:此固言惡王之臭. 及王與鄭袖, 美女三人坐, 袖因先誡禦者曰:王適有言, 必亟聽從王言. 美女前, 近王甚, 數掩口. 王悖然怒曰:劓之. 禦因揄刀而劓 美人.”
이 우언은 신하와 군주의 관계에 있어서 신뢰로 인한 감정 조작이 얼마 나 위험한 것인가를 경고한다.
한비자는 이 고사를 통해 간신은 군주가 분 노하거나 기뻐할 때, 교묘히 군주의 감정을 조작하여 감정에 휘둘려 판단 능력을 상실하게 하는 것으로 정적(政敵)을 제거하거나 자신의 사리를 챙긴 다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 조작의 메커니즘은 정치 판단의 기준을 성과나 공로가 아닌, 군주가 기뻐하면 상이 주어지고, 노하면 벌이 주어지는 군주의 감정이 통치의 중심 기준이 되게 하는데, 이렇게 되면 성과에 따른 신상필 벌 체계의 붕괴로 이어진다.
그래서 한비자는 군주의 감정은 정치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없고, 통제가 없는 신뢰는 반드시 파국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단지 인간의 감정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아니라, 인간의 사적 감정이 공적 판단을 대체할 때 제도적 객관성을 상실 하기 때문에 반드시 감정을 원천적으로 배제한 제도만이 해결책이라는 한비자의 현실주의적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정치의 본질은 감정과 도덕을 넘어선 실용성과 효율성에 있다고 보고, 감정 통제를 통해 정치적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한비자가 설계한 통치이론은 이러한 감정의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자 한 시스템 중심의 정치 설계라 할 수 있다.
III. 현실 정치에의 효용성
1. 우회적 설득
전국시대에 이르러 우언 창작은 폭발적인 발전을 맞게 된다. 그것은 우 언이 통치 전략의 중심 도구로 기능하는 현실적 효용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제자들 중에서 정치적 도구로서의 우언의 전략적 설득 기능을 가장 예리 하게 파악한 사람이 바로 한비자이다.
따라서 그의 저작인 한비자에서 우 언은 단순한 비유적 장치를 넘어, 정치 권력을 정당화하고 그것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설득 도구로 기능하게 된다.
한비자에서는 법가사 상을 설명할 때 반복적으로 우언을 사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우언을 집중적 으로 모아서 사용함으로써, 군주에게 권력의 본질, 신하의 왕권에 대한 위험 성, 왕권을 강화하고 신하를 통제하는 수단을 설명한다.
이는 단순한 정치 철학의 진술이 아니라, 청중의 이해력을 향상시키고 감정적으로 수용되도록 하는 심리적 조작 장치로서 군주의 정치적 판단을 유도하는 작용을 한다.
고사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게 되다.」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
송나라 사람 중에 술을 파는 자가 있었다. 술을 되로 파는데, 매우 공평 하고, 손님을 대함이 매우 정성스러웠으며, 만든 술이 매우 맛있었고, 깃대 가 매우 높고 뚜렷하였지만, 팔리지 않아 술이 시게 되었다. 술이 팔리지 않는 원인이 의아스러워 그가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덕망이 높은 연 장자인 양천에게 물어보니 양천이 말하기를 “자네가 키운 개가 사나운가?” 라고 하였다. 그가 대답하기를 “개가 사납지만, 무엇 때문에 술이 팔리지 않습니까?”라고 하였다. 양천이 말하기를 “사람들이 개를 무서워하기 때문 이다. 만약 누군가 어린아이에게 돈을 옷 속에 넣게 하고 술 주전자를 들 고 술 사러 가게 한다면 개가 뛰어나와서 어린아이를 물게 될 것이다. 이 것이 술이 시게 되어 팔리지 않는 원인이다.”라고 하였다.17)
위 문장에서 술을 파는 송나라 사람은 술을 매우 공평하게 팔고, 손님맞 이에 매우 정중하며, 만든 술맛도 매우 맛있었고, 깃대도 매우 높고 뚜렷하 였지만, 술이 시도록 팔리지 않는다.
그 원인은 바로 송나라 사람이 키우는 개 때문이다. 송나라 사람이 키우는 개가 너무 사나워 사람들이 그 개가 무 서워서 술 사러 오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에서 한비자는 사나운 개를 군주 가 총애하는 대신들에 비유하여
“‘ ’이 실행되지 않는 데는 까닭이 있다. (술파는 사람이) 그 개를 죽이지 않으면 술이 시게 된다. 나라에도 개가 있 는데, 군주의 측근들은 모두 사당에 숨어있는 쥐다.”
고18) 설명하였다.
17) 張覺, 韓非子全譯, 貴陽:貴州人民出版社, 1992, 726∼727쪽. “宋人有酤酒者, 升概甚平, 遇客甚謹, 爲 酒甚美, 縣幟甚高著, 然而不售, 酒酸. 怪其故, 問其所知. 問長者楊倩, 倩曰:汝狗猛耶? 曰:狗猛則酒 何故而不售? 曰:人畏焉. 或令孺子懷錢挈壺雍而往酤, 而狗迓而齕之, 此酒所以酸而不售也. ”
18) 張覺, 위의 책, 697쪽. “術之不行, 有故. 不殺其狗則酒酸. 夫國也有狗, 且左右皆社鼠也. ”
이 우 언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나운 개가 주인의 이익을 해치는 생생한 비유를 통해 신하들의 왕권에 대한 위해성을 나타내고, 청중으로 하여금 감 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하는 우언의 설득 기능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작품에서 우언은 한비자가 주장하는 법가사상의 핵심인 통치 기 술을 제고하거나 보완하도록 설득하는 기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설득 은 단순히 사실 관계의 서술에 머무르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알아내고 청 중의 심리적 변화의 조작을 통해 권력 구조의 수용을 유도하는 작용을 해 야 한다.
우언이 바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최적화된 형식이자, 감성 적 설득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방식이기도 하다.
한편, 한비자 정치철학이 바로 군주가 반드시 장악하여야 할 통치 기술 이다. 그래서 그가 창작한 우언의 설득 대상은 정책 결정권자와 권력자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한비자 우언에서 구사한 비유들은 단지 교훈적 기 능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통치자의 심리적 변화를 유도하여 정치적 판단을 움직이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게 된다.
이러한 면에서 우언은 고대 중국 정 치적 사유에 내재한 이야기 기반 전략 담론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한비자가 우언을 많이 활용한 것은 단순히 설득 도구로서의 기능 뿐만 아니라 또한 간언 불가의 시대적 배경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비자가 생존했던 전국시대는 예악 제도가 붕괴되고 종법 질서가 무너지면서 하극 상이 일상화된 시대이다.
“당시의 신하들은 행정 수단으로부터 분리된 오늘 날의 관료가 아니다. 그들은 물론 그들 개인의 가신들도 각기 자신들의 임 무 수행에 필요한 막료, 군대, 토지. 백성, 신분 등을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었고 임금은 이들을 사적인 권력단체인 그대로 통치체제에 편입시켰던 것이다.”19)
19) 우홍준, 「한비자의 정치사상(system의 통치론)」, 韓國行政史學誌 27, 한국행정사학회, 2010, 212쪽. 한비자 우언의 현실주의 사상 특징 395
이러한 시대에서 군주가 통치술을 장악하지 않으면 신하가 군주 를 죽이고 권력을 찬탈하는 하극상이 자주 일어나게 된다. 실제로 진(晉)나라에서는 조씨(趙氏), 위씨(魏氏), 한씨(韓氏) 등 권세가들 이 나라를 3등분하여 나눠 가졌다.
제(齊)나라에서는 호공(胡公)이 애공(哀 公)의 동생인 헌공(獻公)에게 살해당했고, 희공(僖公)의 아들인 양공(襄公)은 공손무지(公孫無知)에게 살해당했고, 전화(田和)는 강공(康公)을 몰아내고 제나라의 정권을 찬탈하였다.
월나라에서는 41대 월왕 불수(不壽)가 아들인 42대 월왕 주구(朱勾)에게 살해당하였고, 43대 월왕 예(翳)가 아들인 44대 월왕 제구(諸咎)에게 살해당하였으며, 46대 월왕 무여(無餘)는 대부 사구(寺 區)의 동생에게 살해당했다.
그래서 전국시대 군주들은 권력 집중과 하극상의 경계심으로 인하여 신하의 비판적 언설과 직언을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가 일반적이었다.
한비자 는 일찍이 간언의 어려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용이란 동물은 유순해서 길들이면 탈 수 있다. 그러나 턱밑에 한자 정 도 되는 역린(逆鱗)을 건드리면 반드시 그 사람을 죽인다. 군주에게도 역 린이 있다. 그러므로 간언하는 자는 군주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아야만 성 공할 수 있다.”20)
20) 張覺, 앞의 책, 170쪽. “夫龙之为虫也, 柔可狎而骑也. 然其喉下有逆鳞径尺, 若人有婴之者则必杀人. 人 主亦有逆鳞, 说者能无婴人主之逆鳞则几矣.”
간언의 어려움을 정확히 인식하였기 때문에 한비자는 직언보다 우언을 통한 우회적인 설득을 노리게 된다.
그래서 한비자는 군주의 반발을 최소화 하기 위해 우언에서 특정 인물이나 상황을 직접 지목하지 않으면서도, 군주 가 스스로 현실 정치의 모순을 깨닫게 한다.
즉, 한비자의 우언은 단순한 도 덕 교훈이 아니라 정치적 설득의 전략적 수단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2. 효율적 통치 지침
우언은 전략적 설득 기능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정책적 판단과 인사, 처벌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는데, 이는 군주가 현실 정치에서 정확하고 신속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통치 지침으로도 영향을 끼친다.
한비자가 생존했던 전국시대는 약육강식의 난세일 뿐만 아니라, 하극상 이 만연했던 시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대에서 군주는 복잡한 인간관계와 음모 속에서 본질을 꿰뚫는 직관과 지혜가 필요한데 한비자의 우언이 바로 이러한 능력을 키우는 지침적 역할을 한다.
하극상이 만연한 시대에서 군주가 자신의 권세를 유지하려면 우선적으로 충신과 간신을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간신을 식별하여야만 원 천적으로 하극상을 차단하고 통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한비자 「내저 설 하」 서는 다음과 같은 고사가 소개된다.
위왕의 신하 중에 두 명의 신하가 제양군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래 서 제양군은 사람을 시켜 왕명을 사칭하여 자기를 치는 일을 도모하게 하 였다. 왕이 사람을 시켜 제양군에게 묻기를 “(자네는) 누구와 원한을 맺은 일이 있느냐.”라고 하였다. (제양군이) 대답하기를 “제가 감히 다른 사람과 원한을 맺은 일은 없습니다. 비록 일찍이 두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이런 정도에 이르기까지는 아닙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측근에게 물어보 니 측근이 말하기를 “확실히 그렇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왕은 두 명 의 신하를 처벌하였다.21)
이 문장은 사적인 원한 때문에 다른 사람을 음해하는 간신의 형상을 묘 사하였다.
우언에 등장하는 제양군은 겉으로 착한 척하면서도 몰래 흉계를 꾸미는 위선적이고도 간사한 인물로 묘사된다. 여
기서 한비자는 제양군의 위선적이고도 간사한 성격적인 특징을 극대화하여 작품 중 간신의 형상에 대한 독자들의 혐오감을 불러일으켜 설득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거둔다.
또한 제양군이라는 형상을 통하여 “유사한 일들은 군주가 처벌을 부당하게 하는 원인이며, 신하들이 사사로운 이익을 얻는 근거가 된다.”는22) 우의를 역설하였다.
21) 張覺, 위의 책, 551∼552쪽. “魏王臣二人不善濟陽君, 濟陽君因偽令人矯王命而謀攻己. 王使人問濟陽君 曰:誰與恨? 對曰:無敢與恨. 雖然, 嘗與二人不善, 不足以至於此. 王問左右, 左右曰:固然. 王因誅二 人者.”
22) 張覺, 위의 책, 531쪽. “似類之事, 人主之所以失誅, 而大臣之所以成私也.”
아울러 충신과 간신을 구분하는 것의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인 간의 언사와 외형에만 의존하여 판단 할 경우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리고 군주가 언행일치 여부의 통찰을 신하의 언사에 담긴 진실 과 거짓을 판별하는 기준으로 삼도록 유도한 것이다.
한비자 사상의 핵심은 세, 술, 법이다.
이 중에서 또 권세를 상징하는 세 는 신하를 통제하는 기술과 방법인 술과 법을 통하여 공고히 할 수 있다.
군주가 권세를 유지하려면 충신과 간신을 식별하는 혜안을 가져야 할 뿐만 아니라, 신하를 통제하는 방법과 수단도 알아야 한다.
이는 다음의 문장에서 드러난다.
위사공이 사람을 시켜 행상으로 변장하여 관문을 지나가게 하였는데, 관문지기가 그에게 트집을 잡았다. 그래서 관문지기에게 금을 뇌물로 주자 관문지기가 그를 보내주었다. 사공이 관문지기에게 일러 말하기를 “모일 모시 어떤 행상이 자네의 관문을 지나간 일이 있었는데, 자네에게 금을 주 었다. 그래서 자네는 행상을 보내주었다.”라고 하였다. 이에 관문지기는 두 려움에 떨면서 사공이 명찰하다고 여기게 되었다.23)
이 우언에서는 위사공의 슬기로운 형상을 통하여 신하를 다스리는 기술 인 술의 중요성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위사공의 형상을 통하여 군주가 신하 를 다스리는 ‘칠술(七術)’중의 ‘도언(倒言)’을 역설하였다.
도언이란
“고의적 으로 자기 생각과 반대되는 말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여 그것으로 자기가 의심하던 것을 시험해 보면 간악한 일을 알 수 있게 된다.”는24)
23) 張覺, 위의 책, 526쪽. “衛嗣公使人爲客過關市, 關市苛難之, 因事關市以金, 關吏乃舍之. 嗣公爲關吏 曰:某時有客過而所, 與汝金, 而汝因遣之. 關吏乃大恐, 而以嗣公爲明察.”
24) 張覺, 위의 책, 480쪽. “倒言反事以嘗所疑,則奸情得.”
것으로 신 하를 다스리는 지침적 역할을 한다.
이 이야기를 통해 한비자는 신하를 다스리는 기술이 권세를 공고히 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는 점을 군주에게 우회적으로 전달한다.
이 는 행정적 효율성, 인재의 등용과 같은 실무적 문제와 연계되는 정치적 메 시지이기도 하다.
즉 우언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비자가 추구하는 통 치의 일관성을 강화하기 위한 인지적 도구이자 통치 시스템 지침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비자의 우언은 통치 시스템의 지침화라는 현대 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한편 한비자의 우언은 또 정책적 판단의 오류를 바로잡는 정치적 예방 지침 역할도 수행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고사에서 소개된다.
사성 자한이 송나라 군주에게 말하기를 “상을 주는 일은 백성들이 좋아 하는 것이니 군주께서 직접 실행하십시오. 처벌하고, 죽이는 일은 백성들 이 싫어하는 것이니 저에게 맡겨주십시오.”라고 하였다.
송나라 군주가 말 하기를 “그렇게 하라.”라고 하였다.
이후로 엄명을 내려야 하거나 대신을 처벌해야 할 때마다 송나라 군주는 “자한에게 물어보아라.”라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대신들은 자한을 두려워하게 되었고, 서민들은 그에게 귀의하게 되었다.
일 년 후 자한은 송나라 군주를 시해하고, 정권을 빼앗았다.
그러 므로 자한은 마구 뛰어나온 돼지가 되어 (고삐나 채찍의 위세를 흩어지게 한 것처럼) 그 군주로부터 나라를 빼앗은 것이다.25)
군주가 권력 즉 세를 지키려면 신하를 다스리는 수단인 법을 손에 꼭 잡 고 있어야 한다.
이 법은 구체적으로 상과 벌을 통해 활용되는데, 송군이 이 것을 신하인 자한에게 넘겼으니 권력을 뺏기고 목숨마저 잃은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이에 대해 한비자는
“군주가 만약 상벌의 위세와 이로운 점을 자 신에게서 나오게 하지 못하고, 신하가 자기의 상벌의 권한을 행사하도록 내 버려둔다면 나라 사람들이 모두 그 신하를 두려워하되 군주를 얕보게 되며, 신하에게 귀의하되 군주를 버리게 된다. 이는 군주가 상벌의 권력을 잃게 되어 생기는 폐해이다.”26)
라고 평가하였다.
25) 張覺, 위의 책, 755∼756쪽. “司城子罕謂宋君曰:慶賞賜與, 民之所喜也, 君自行之;誅罰殺戮, 民之所惡 也, 臣請當之. 宋君曰:諾. 於是出威令, 誅大臣, 君曰問子罕也. 於是大臣畏之, 細民歸之. 處期年, 子罕 殺宋君而奪政. 故子罕爲出彘以奪其君國.”
26) 張覺, 위의 책, 80쪽. “人主非使賞罰之威利出於已也, 聽其臣而行其賞罰, 則一國之人皆畏其臣而易其君, 歸其臣而去其君矣. 此人主失刑德之患也.”
이 고사는 군주의 권한을 신하에게 넘겨주었을 경우 얼마나 큰 피해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 례로, 군주의 오판이 불러올 결과를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군주가 정 치적 판단을 결정하기 이전에 위험 요소들을 미리 점검하게 하고, 군주 스 스로 반성적으로 사고하도록 유도하는 효과적 장치로서 우언이 어떻게 작 용하는지를 보여준다.
3. 정치 담론의 대중화
한비자 우언의 현실적 효용성은 통치자뿐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통치 이 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한비자는 한비자에서 어려운 정치 철학을 복잡한 이념 체계에 대한 설 명보다, 간결하고 직관적인 우언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도 쉽게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서술함으로써 대중성과 실용성을 확보하고 있다.
즉 한비자의 우 언은 전국시대 일반인들에게까지 통치 이념을 확산시키는 일종의 교육 도 구였으며, 국가 권위의 상징인 것이다.
우언이 대량적으로 사용되고, 동일한 주제에 대해 다양한 유형의 이야기로 서술하는 것도 권력의 정당성을 대중 적 차원에서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한비자는 비록 대중들이 아니라, 군주에게 현실적인 통치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조언하는 데 중점을 두었지만, 그의 우언들은 현실적 정치의 문 제점과 인간 본성에 의거한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였기에 많은 사람에 게 정치 담론의 일부로 활용되고 있다.
다음 우언이 바로 정치 담론의 대중 화를 반영한 전형적인 사례다.
방공이 태자와 함께 인질로 한단에 가게 되었다. 방공이 위왕에게 말하 기를 “지금 한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있다고 말한다면 왕께서 그것을 믿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왕이 말하기를 “믿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방공 이 또 말하기를 “두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있다고 말한다면 왕께서 그것을 믿겠습니까.”라고 하니 왕이 말하기를 “믿지 않는다.”라고 대답하였 다. 방공이 또 다시 말하기를 “세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있다고 말한다 면 왕께서 그것을 믿겠습니까.”라고 하니 왕이 말하기를 “나는 그것을 믿 는다.”라고 하였다. 방공이 말하기를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것입니다. 그러나 세 사람이 있다고 말하면 호랑이가 있는 것 으로 믿게 됩니다. 지금 한단부터 위나라까지의 거리는 여기에서 시장까지 거리보다 훨씬 먼데, 저를 비난하는 자가 세 사람보다 많을 것입니다. 바 라옵건대 왕께서 이러한 점을 헤아려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방공이 한단 으로부터 돌아온 후 결국 왕을 다시 만나 뵐 수 없었다.27)
이 이야기는 단순히 다수의 거짓말이 진실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교 훈에 그치지 않고, 대중적 여론 형성의 위험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 다.
또한 “신하의 행동을 보거나 신하의 말을 듣는 데 있어 여러 방면으로 검증하지 않으면 진실을 들을 수 없다.”28)는 한비자의 현실주의 정치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27) 張覺, 앞의 책, 491쪽. “龐恭與太子質於邯鄲, 謂魏王曰:今一人言市有虎, 王信之乎? 曰:不信. 二人言 市有虎, 王信之乎? 曰:不信. 三人言市有虎, 王信之乎? 王曰:寡人信之. 龐恭曰:夫市之無虎也明矣, 然而三人言而成虎. 今邯鄲之去魏也遠於市, 議臣者過於三人, 願王察之. 龐恭從邯鄲反, 竟不得見.”
28) 張覺, 위의 책, 472쪽. “觀聽不參則誠不聞.”
여기서 방공의 경고는 단지 개인의 결백함을 호소한 것이 아니라, 통치자의 판단이 여론에 농락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또 한 다수의 언설이 반복되면 진실 여부와 무관하게 ‘사실’로 간주되는 대중적 여론 형성의 위험성을 일반 대중들도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어 정치담론의 대중화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
따라서 우언은 한비자의 정치 철학을 다양 한 인지적 방식으로 각인시키려는 전략이자 대중적 수용성을 고려한 설계 라고도 할 수 있다.
이처럼 한비자의 우언은 대중적 수용성을 고려하여 정치인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정치의 본질을 시각적이고 기억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하고, 정치 담론의 접근성을 극대화하였다.
또한 우언은 한비자의 정치철학을 이념 해석 중심이 아닌 이야기를 중심으로 함으로써 정치 이념이 정치권을 벗어난 담론 공간 속에서도 유통될 수 있도록 했다.
결국 우언은 한비자의 정치철학을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데 있어 단순한 설명 이상의 기능을 한다. 우언은 정치 담론의 시각화 장치이며, 권력의 정당화를 가능케 하는 대중 커뮤니케이션 기술로 기능하였다.
IV. 현실 비판적 진보성
1. 역사와 전통에 대한 비판적 인식
한비자의 정치 철학에서의 진보성은 무엇보다도 전통과 고례에 대한 상 대화에서 드러난다.
이는 단지 전통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정치에 적합하지 않은 과거의 제도나 전통이 더 이상 정치적 지침이 될 수 없다는 명확한 인식 태도이다.
한비자가 생존했던 전국시대는 중국 역사상 유례없이 혼란했던 시대이 다. 전국시대라는 난세를 해결하기 위해 제자백가(諸子百家)가 나타나서 다 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게 된다.
제자백가의 대표적인 학파인 도가(道家)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주장하였고, 묵가(墨家)는 겸애(兼愛)와 비공(非攻)을 주장하였고, 유가(儒家)는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주장하였고, 법가(法家)는 법치(法治)를 주장하였다.
이 중에서 도가의 주장은 너무 소극적이었고, 묵 가의 주장은 너무 이상적이었으며, 유가의 주장은 너무 보수적이었지만, 유 독 법가의 주장은 그 시대 가장 현실적이고도 효율적인 해결책이어서 진나 라의 통치이론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법치 주장을 제시한 한비자가 바로 그 시대 가장 현실이고도 진보적인 인물이다.
이는 「유도(有度)」 편에서 그가 말한 말에서 드러난다.
만약 하후씨의 시대에 나무를 얽어 집을 만들고, 나무를 마찰시켜 불을 일으키는 자가 있다면 반드시 곤과 우에게 비웃음을 당했을 것이다. 은, 주의 시대에 물길을 뚫는 자가 있다면 반드시 탕과 무왕에게 비웃음을 당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요, 순, 우, 탕, 문, 무의 정치를 찬미하는 자 가 있다면 반드시 새 성인에게 비웃음을 당할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성인 은 옛것을 따르기를 바라지 않고, 관습을 지키려 하지 않으며, 시대 사정 에 따라 적절한 대비책을 세운다.29)
이러한 발언은 당시 유가의 전통과 옛날 제도를 존숭하는 사상과 정면으 로 대립하는 주장이다.
이는 또한 공자와 맹자를 중심으로 한 유가가 강조 했던 ‘극기복례(克己復禮)’를 통한 정치 이상 실현 주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유가는 주로 주(周)나라의 예악제도(禮樂制度)를 이상적인 제 도로 간주하고, 주례(周禮)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즉 이들은 “현실 사회가 물론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여전히 공고히 해야 할 전통이 더욱 많 다는 견해를 가진 보수주의자들”30)인 것이다.
그래서 한비자는 “유가의 적 지 않은 학설이 치국과 사회 진보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유가의 치 국 주장을 반대하게 된다.”31)
29) 張覺, 위의 책, 1026쪽. “聖人不期修古, 不法常可, 論世之事, 因爲之備.”
30) 김명하, 「고대 중국 정치사상에서의 보수와 진보」, 한국동양정치사상사연구 12, 한국동양정치사상 사학회, 2013, 12쪽
31) 侯雨晴, 「≪韓非子≫反儒學思想研究」, 名作欣賞 26期, 山西出版集團, 2019, 100쪽. “韓非審時度勢, 根據自己對社會的觀察提出自己的法家主張,認爲儒家學說有很多不適合治理國家,不符合社會進步的腳 步,以此反對儒家治國.”
이에 따라 한비자는 시대의 발전과 더불어 정치환경도 다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어 정치 제도도 쇄신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 게 견지하며, 이를 다양한 우언을 통해 설명하였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 로 수주대토(守株待兔) 고사다.
송나라 사람 중에 농사짓는 자가 있었다. 그가 농사짓는 밭에 나무 그루터기가 있는데, 토끼가 뛰어가다가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혀 목이 부러져 죽었다. 그래서 송나라 사람은 쟁기를 버리고, 나무 그루터기만을 지키면 서 다시 토끼를 주울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송나라 사람은 토끼를 다 시 주울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도 송나라의 웃음거리가 되었다.32)
이 우언은 유가가 중시한 고례(古禮), 즉 조상의 제도를 무조건으로 받아 들이려는 태도를 비판한 이야기이다.
여기서 한비자는 송나라의 웃음거리가 된 송나라 사람을 선왕의 정치만 고수하는 유가에 비유하여 “선왕의 정치로 지금 이 시대의 백성을 다스리고자 하는 것은 모두 나무 그루터기를 지키 는 것과 같은 부류다.”33)라고 유가의 복고적인 주장을 비판한 것이다.
한비자는 과거의 제도뿐 아니라, 옛날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려는 주장도 비판하고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는데 이는 또한 우언을 통해서 표출된다.
정현사람 복자가 처를 시켜 바지를 만들게 하였다. 처가 묻기를 “바지 를 어떻게 만들까요?”라고 하였다. 남편이 말하기를 “내 낡은 바지대로 만 들어주시오.”라고 하였다. 복자의 처가 그래서 새것을 만든 다음에 그것을 헐어 헌 바지처럼 만들었다.34)
32) 張覺, 앞의 책, 1026쪽. “宋人有耕田者, 田中有株, 兔走觸株, 折頸而死, 因釋其耒而守株, 冀複得兔, 兔 不可複得, 而身爲宋國笑.”
33) 張覺, 위의 책, 1026쪽. “今欲以先王之政, 治當世之民, 皆守株之類也.”
34) 張覺, 위의 책, 541쪽.“鄭縣人蔔子, 使其妻爲袴. 其妻問曰:今袴何如? 夫曰:像吾故袴. 妻因毀新令如 故袴.”
이 우언은 전통을 무조건적으로 계승하려는 태도가 현실에 얼마나 부적 합한지를 직관적으로 설명한 이야기이다.
여기서 헌 바지는 전통을 상징하 는데, 복자의 처가 새 바지를 헌 바지처럼 만드는 것을 통해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면 초래하는 폐단을 나타낸 것이다.
고대 동양인들에게 있어서 오래 된 전통은 권위를 정당화하는 원천이었으나, 한비자는 이를 오히려 현실 정치의 변화에 도움이 안 되는 요소로 본 것이다. 정치사상가 매튜 아놀드 (Matthew Arnold)는 “전통은 판단의 기준이 아니라, 참고할 수 있는 하나 의 사례일 뿐이다”35)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한비자의 현실주의 주장과 매우 유사한 관점인 것이다.
35) Matthew Arnold, Culture and Anarchy, Oxford University Press, 1993 [1869], pp.102∼103.
한비자는 이처럼 다양한 우언을 활용해 보수적 전통과 고례의 폐단을 설 득력 있게 묘사함으로써, 통치자와 대중들에게 정치적 현실을 직시하게 만 들고자 했다. 이는 단지 과거와 전통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정치 질서와 제도의 재정비가 필수적임을 제시하는 진보적인 의도인 것이다.
2. 시대변화에 대한 수용
“한비자 사상의 주제는 바로 조속한 시일 내에 부국강병을 실현함으로써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인데, 이는 시대의 발전에 부응한 현실주의 정신 을 반영한 것이다.”36)
36) 向明瑞, 「韓非子學說的特質」, 太原師範學院學報(社會科學版), 2008-5, 太原師範學院, 2008, 26쪽. “韓非子學說的主題就是如何快速富國強兵, 取得衛國戰爭的勝利, 這體現了應時而動、順應潮流的現實主 義精神.”
부국강병을 실현하기 위해 한비자는 전통과 고례를 상대화한 것에 그치지 않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제도와 법도 변화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게 된다.
한비자의 시대적 변화 부응 정신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법과 제도의 시 간성에 대한 인식이다.
한비자는 현재의 제도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회 질 서를 통제하고 안정할 수 있는가를 제도의 정당성 판단 기준으로 본다. 즉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진 제도라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불안정 할 수 있고, 재설계될 수 있는 잠정적 구조물이라는 것이다.
이는 유가가 고 대의 제도를 이상적인 정치 제도로 보고 전통 권위의 절대화를 전제한 정 명론적 관점과 대비되는 인식이다. 한비자는 정치 제도는 고정불변의 원리가 아니라, 시대적 발전과 정치환경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개혁하여야 하 는 가변적 장치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한비자의 사상은 단지 과거 제도와 전통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제도와 법의 적 극적인 수용을 지향하는 방향성을 띤다.
즉 “한비자는 발전적 역사관을 전 개하면서 시대적 상황과 환경에 따라 시대적 문제해결의 요청도 다르다고 주장한”37) 것이다.
37) 윤찬원, 「한비자에서 법의 객관성의 문제」, 철학 25, 한국철학회, 1986, 153쪽.
이는 우언 전반에 걸쳐 관통된 진보적 사상이다.
이러한 사상은 한비자 「유로(喩老)」 수록되어 있는 이야기에서 단적으로 드러 난다.
편작이 채환공을 만나 뵈게 되었다. 한참 서 있다가 편작이 말하기를 “군주께서는 피부에 병이 있습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앞으로 깊어질까 염 려됩니다.”라고 하였다. 환후가 “나는 병이 없다.”라고 말하자 편작은 물러 갔다. 환후가 말하기를 “의원은 병이 없는 사람을 치료하여 공을 세우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하였다. 열흘 있다가 편작이 다시 찾아뵙고 말하기를 “군주께서는 살갗 속에 병이 있습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욱 깊어 질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환후는 반응치 않았다. 편작이 물러가자 환후는 또 심기가 언짢게 되었다. 열흘 있다가 편작이 또다시 찾아뵙고 말하기를 “군주께서는 창자와 위 속에 병이 있습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깊어질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환후는 또 반응치 않았다. 편작이 물러가자 환후는 또 심기가 언짢았다. 열흘 있다가 편작이 환후를 멀리 바라다보고 발길을 돌려 가버렸다. 환후가 일부러 사람을 보내 까닭을 물으니 편작이 말하기를 “피부에 병이 있으면 탕약으로 찜질치료가 가능합니다. 살갗 속 에 병이 있으면 침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창자와 위 속에 병이 있으면 약재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골수 속에 병이 있으면 사명이 관할하는 범위 라서 어찌 할 수 없습니다. 지금 골수 속에 병이 있으니 저는 이런 까닭으 로 치료할 것을 청하지 않았던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닷새 있다가 환후의 몸에 통증이 일어났다. 사람을 시켜 편작을 찾았으나 편작은 이미 진나 라로 도망가 버렸고, 환후는 끝내 죽었다.38)
이 우언에서 한비자는 상징적인 수법으로 시대적 발전에 부응하는 제도 의 변화가 없는 경우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치를 제시한다.
여기서 환공의 병은 제도를 상징하고, 피부, 살갗, 창자와 위, 골수는 시대적 발전을 상징한 것이다.
환공의 죽음을 통해 시대적 변화가 제도의 효용성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다시 말해, 아무리 훌륭한 제도라 도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시대적 변화에 따른 혁신적인 정치 제도의 적극적인 수용이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이에 대 해 찰스 테일러(Charles Taylor)는
“전통은 변화의 속도에 밀리면 죽은 문 화가 되며, 제도는 미래를 향해 열릴 때에만 살아 있는 힘을 가진다”39)고 평가한다.
38) 張覺, 앞의 책, 340. “扁鵲見蔡桓公, 立有間. 扁鵲曰:君有疾在腠理, 不治將恐深. 桓侯曰:寡人無疾. 扁 鵲出. 桓侯曰:醫之好治不病以爲功. 居十日, 扁鵲複見曰:君之病在肌膚, 不治將益深. 桓侯不應. 扁鵲 出. 桓侯又不悅, 居十日, 扁鵲複見曰:君之病在腸胃, 不治將益深. 桓侯又不應. 扁鵲出. 桓侯又不悅. 居 十日, 扁鵲望桓侯而還走, 桓侯故使人問之. 扁鵲曰:病在腠理, 湯熨之所及也;在肌膚, 針石之所及也; 在腸胃, 火齊之所及也;在骨髓, 司命之所屬. 無奈何也. 今在骨髓, 臣是以無請也. 居五日, 桓侯體痛, 使 人索扁鵲, 已逃秦矣. 桓侯遂死.”
39) Charles Taylor, Modern Social Imaginaries, Duke University Press, 2004, p.67.
한비자의 진보적인 정치 철학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바로 법이 갖고 있 는 시간적 조건성과 유동성에 대한 인식이다. 한비자의 사상의 핵심은 법치 이다.
그래서 한비자는 법에 대해 매우 중시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법은 고 정불변의 법이 아니다. 그는 기존의 법이 시대의 변화에 적응될 수 없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불변성보다는 가변성을 정권 유지의 전제로 받아들 였으며, 이를 우언이라는 문체를 통해 설득력 있게 설명하였다.
즉 한비자의 법은 전통과 관습이 아니라 정치 실정과 현실 변화에 기반한 제도의 수정 가능성을 핵심 원리로 삼는다.
은의 법에 의하면 길거리에 재를 버리는 자는 형벌을 가하게 되어 있다.
자공은 이 법이 중하다고 생각하여 공자에게 물어보았다. 공자가 말하기를 “다스리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재를 길거리에 버리면 반드시 사람의 몸에 뒤집어 쓰일 것이고, 사람의 몸에 뒤집어 쓰인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화낼 것이며, 화내면 다투게 되며, 다투게 되면 반드시 가족끼리 서로 해치게 된다. 이는 가족을 해치는 행위이므로 형벌을 가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 는 것이다.
또한 그 중벌이란 것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이며, 재를 버리 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사람으로 하여금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행하게 하고, 싫어하는 것을 당하지 않게 하는 것이 바로 다 스리는 방법이다.”라고 하였다.40)
한비자 사상의 핵심은 법치인데, 이는 엄한 형벌에 치우치는 법치이다. 그래서 위 문장에서 형벌보다 예치를 주장한 공자의 형상을 이용하여 엄한 형벌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설명한 것이다. 춘추전국시대라는 난세가 시작되 기 이전에는 예악제도라는 사회규범이 있었기에 법치를 진행하지 않아도 안정된 사회 질서를 유지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춘추전국시대라는 난세에 서 예악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사회규범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법치 즉 엄 한 형벌이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이었다. 왜냐하면, “대저 무겁게 처벌해야 그만두는 자는 가볍게 처벌하면 결코 그만두지 않고, 가볍게 처벌하여도 그 만두는 자는 무겁게 하면 반드시 그만41)두기 때문이다.
40) 張覺, 앞의 책, 495쪽. “殷之法, 刑棄灰於街者. 子貢以爲重, 問之仲尼. 仲尼曰:知治之道也. 夫棄灰於街 必掩人, 掩人, 人必怒, 怒則鬥, 鬥必三族相殘也. 此殘三族之道也, 雖刑之可也. 且夫重罰者, 人之所惡 也; 而無棄灰, 人之所易也. 使人行之所易, 而無離所惡, 此治之道也.”
41) 張覺, 위의 책, 968쪽. “今不知治者皆曰:“重刑傷民, 輕刑可以止奸, 何必於重哉?” 此不察於治者也. 夫 以重止者, 未必以輕止也;以輕止者, 必以重止矣. 是以上設重刑者而奸盡止, 奸盡止, 則此奚傷於民也?“
이 이야기는 단지 중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현실 에 적응하지 못하는 법과 제도의 고착성을 지적하는 깊은 뜻이 담겨있다.
시대가 변했음에도 과거의 전통과 관습을 고수하게 되면 결국 현실적 통치위기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비자는 이를 통해 과거의 법과 제도는 시대에 따라 무효화될 수 있기 때문에 시대의 변화와 함께 끊임없이 수정 되고 재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통치자는 이러한 시간적 조건성 과 유동성을 간파하고 시대적 조건과 사회적 필요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응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현대 학자 김진해는 이를 두고 “한비자의 우언 은 고례 중심의 ‘죽은 질서’를 해체하고, 현실 유능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살 아있는 법치’를 수립하려는 정치적 상상력의 결과”42)라고 해석한다. 결론적으로 한비자의 우언은 단순히 이념적인 사상을 설교하는 도구가 아니라, 통치자의 사유를 현실의 시간성과 조응하도록 유도하여 시대 변화 에 따른 법과 제도의 재구성과 이념적 전환을 촉진하는 담론 도구이자 전 략적 장치가 된다. 전통적 질서와 유가의 보수주의적 통치론을 비판하면서 도, 그 비판을 점진적으로 제도 개혁을 통한 합리적 통치 시스템으로의 이 행을 이끄는 방식은 한비자의 진보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V. 결론
본 연구는 한비자 우언이 지닌 현실 통치제도에의 실효성과 현실 정치 에의 효용성, 현실 비판적 진보성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중심으로 고찰하였 다. 고찰한 결과 그의 우언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군주를 위한 현실적 통치 지침이자, 역사와 전통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며, 나아가 인간관계에 대 한 깊은 통찰을 담은 철학적 장치임을 확인하였다. 선진시대는 우언 창작의 황금시대이다. 이 시기 선진우언의 쌍벽으로 불 린 인물이 있었는데, 그들이 바로 장자와 한비자였다. 이 중에서 한비자의 우언은 단순한 교훈적 장르를 넘어서 복잡한 정치 현실을 간명하게 드러내 42) 김진해, 「한비자 우언에 나타난 법치 담론의 해체와 재구성」, 동양고전연구, 44, 2018, 142∼143. 한비자 우언의 현실주의 사상 특징 409 는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수단이었다. 그는 우언을 통해 군주에게 통치적 지 침을 전달하고, 현실의 모순과 위기를 경고하며, 기존의 전통적 정치관에 대 한 비판적 사유를 가능케 했다. 특히 현실적 효용성, 진보성, 인간 본성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라는 세 측면은 한비자의 우언이 당대 현실 정치에 있 어서 권력 구조와 작동 원리를 얼마나 날카롭게 통찰하고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핵심 지표들이다.
첫째, 현실적 효용성 측면에서, 한비자의 우언은 감성적 설득 요소를 적 극적으로 활용하여 정치 권력을 정당화하는 등 통치 기술의 일환으로 작용 하였다.
또한 우언은 정책적 판단과 인사, 처벌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였는 데, 이는 통치 지침으로도 작용하였다. 아울러 한비자의 우언은 대중적 수용 성도 고려한 설계였는데, 이에 따라 정치 담론의 대중적 접근성을 가능케 하였다.
둘째, 진보성 측면에서, 한비자의 우언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제도의 유 연한 변혁을 강조하며, 과거의 제도와 전통을 절대화하려는 태도를 비판했 다.
한비자는 역사는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변화한다는 진보적인 역사관을 지닌 인물이다.
그래서 그는 우언을 통해 현실 정치에 적합하지 않은 과거 의 제도나 전통이 더 이상 정치적 지침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시대적 발전 과 정치환경의 변화에 따라 제도의 재정비가 필수적임을 제시하였다.
셋째, 우언에서 드러난 인간 본성에 대한 냉철한 인식은 그의 정치 철학 의 핵심이다.
한비자 사상의 핵심은 인간 본성이 착하지 않고 이기적이라는 성악설이다. 이 성악설은 그의 통치 시스템의 설계 원리로 기능한다.
성악 설에 근거하여 그의 우언은 인간 욕망의 위해성과 군주의 감정적 판단의 위해성을 제시하고 나아가서 인간의 욕망과 감정적 판단을 통제하기 위해 서는 제도적 장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한비자의 정치철학은 우언을 통해 감각적으로 전달되며, 우언은 다시 그의 핵심 사상인 세, 술, 법의 필요성을 입증하는 논리적·정서적 매개 가 된다.
이러한 분석은 한비자의 정치철학이 단순한 교훈적 장르가 아니라, 인간관계와 권력의 작동 원리를 통찰한 현실주의적 체계임을 확인하게 한 다.
이는 오늘날에도 제도 개선, 정책 결정 등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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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한비자가 집대성한 법가사상은 춘추전국시대라는 난세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춘추전국시대는 중국 역사상 가장 혼란한 시대이자, 혼란이 지속된 시간 이 가장 긴 시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대에서 제자백가가 나타나 적극적으 로 사회적 논란을 해결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제자백가 중에서 영향력이 가 장 큰 학파인 유가, 도가, 묵가의 주장은 현실적이지 못해 제후들의 냉대를 받게 된다. 제자백가 중에서 오로지 법가학파만은 사상의 실효성과 현실성 때문에 제후들의 환영을 받는다. 힘의 원칙만이 관철된 춘추전국시대라는 약육강식의 시대에서 법치를 실행하고 왕권강화를 통하여 부국강병을 실현 * 국민대학교 중국어문전공 조교수 382 용봉인문논총 67집 하는 것만이 현실적인 해결책이었기 때문이다. 법가 사상의 실효성과 현실 성 때문에 진나라에서는 법치를 수립하고 부국강병을 실현하여 중국을 통 일하게 된다. 한비자는 법가사상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우언을 많이 활용하 였는데, 문학적 가치가 높아 장자의 우언과 더불어 선진우언을 대표하게 된 다. 한비자 사상의 가장 큰 특징은 현실주의1)이다.
1) 본고에서 다루는 현실주의는 현대적 현실주의 관념이 아니라, 고전적 현실주의 관념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우언에 도 반영된다. 한비자의 우언에는 현실주의적 특징이 잘 드러나고 있으며, 현 실 정치에의 효용성, 현실비판적 진보성, 현실 통치 시스템 설계의 실효성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에 본고는 이를 중심으로 한비자 우언을 고찰 하고자 한다.
주제어 : 한비자, 우언, 현실주의, 현실 정치, 현실 인식, 통치시스템
Abstract
Characteristics of Han Feizi's realistic thought
Han, Yong-jie(Kuckmin Univ.)
The legal ideology compiled by Han Fei Tzu is the most efficient and realistic solution to solve the difficult situation of the Spring and Autumn Warring States period. Therefore, this paper aims to examine the realism, the biggest characteristic of Han Fei Tzu's thought. The Spring and Autumn Warring States Period was the most chaotic period in Chinese history, and also the period with the longest period of confusion. In this era, a student white family appeared and actively tried to resolve social controversy. However, the arguments of Yuga, Doga, and Mukga, the most influential schools among the student white families, are not realistic and are treated coldly by the princes. Among the student white families, only the Beopga school is welcomed by the princes because of the effectiveness and reality of the ideology. This is because the only realistic solution was to implement the rule of law and realize a wealthy and powerful military through the strengthening of royal authority in the era of the weak and strong period of the Spring and Autumn Warring States in which only the principle of power was implemented. Because of the effectiveness and reality of the ideology of the court, the Qin Dynasty established the rule of law and realized a strong national and prosperous army to unify China. Han Fei Tzu used a lot of falsehoods to explain the idea of legal family in an easy-to-understand manner, and due to its high literary value, it represents advanced friendships along with the eldest son's. The biggest feature of Han Fei Tzu's ideology is realism. This is naturally reflected in falsehoods. Looking at the realist characteristics of Han Fei Tzu's friendship, it has the characteristics of realistic utility, progressiveness, and a cool-headed perception of human nature. Therefore, this paper intends to examine the friendship of Han Fei Tzu, focusing on this. Key words : Han Feizi, fables, realism, real politics, perception of reality, governing system
2025년 8월 28일 투고 25년 10월 27일 심사 완료 2025 년 10월 28일 게재 확정
용봉인문논총 6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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