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연구 목적 및 방법
본연구는이냐시오영성의관점에서칼라너(Karl Rahner, 1904~ 1984)의경험신학이지닌본래적의미와신학적특징을탐구하는것을 목적으로 한다.
라너는 생애 동안 4,000편 이상의 논문과 신학논총(Schriften zur Theologie)을 집필하며가톨릭교회는물론그리스도교 전체에 지대한 신학적 공헌을 남긴 인물이다.
그는 예수회(Society of Jesus) 소속사제이며동시에영성신학자로서의정체성도지니고있다.
라너는방대한저술활동속에서도일관된신학방법론을유지하고있으 며, 그특징은“신학적분석을통해하나님과인간, 거룩한신비와상징, 초월론적영역과 인간경험의 영역을 역사적실재(Wirklichkeit) 안에서 통합하는것”이라고요약할수있다. 1)
이러한통합적사유는라너의신학 이 이냐시오 영성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기에 가능했다.
라너는 생애 말기 한 텔레비전인터뷰에서 자신의 신학연구가 “학문이나이론자체가 아닌 목회적의도에서출발했다”고밝힌바있다. 2)
예수회회원인 라너에게예수회 창시자 로욜라의 이냐시오영성은 그의 신학적사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라너는이냐시오의영성을따라신학적관심을 모든사람이 의식하 든 안하든 상관없이 은총을 경험한다는 사실에 두었다.
이것을라너는 ‘초월론적경험’(transcendental experience)이라는그의독특한신학적 개념을통해보여준다. 3)
1) Geffrey B.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Theologian of the Graced Search for Meaning (Minneapolis: Fortress Press, 1992), 34.
2) 칼라너/정한교옮김, 뺷칼라너― 그는누구였나: 80년생애와사상을되돌아보는 마지막 텔레비전 인터뷰뺸 (왜관: 분도출판사, 1984), 20.
3) 초월론적신학(Transzendentale Theologie)에대한논의는Karl Rahner, “Über künfti ge Wege der Theologie,” Schriften zur Theologie (=ST), Bd. X: Theologie als Wissens chaft, ed., Henricus Krauss SJ. (Zürich: Benziger Verlag, 1972), 54-56.
초월론적 경험은 칸트철학의 개념을 차용하였으나, 그 내용은칸트의 초월론적 범주론과 다르다.
라너에게초월론적 경험이란, 인간자신에게다른어떤것에서도 연역되지않는 인격이자 자신의 현상적유한한 대상을초월하는경험을의미한다.
초월론적경험 은 인간주체의 주관적경험이 아니라 신비인 하나님을만나는것이다.
라너에게하나님은 예수그리스도의 생애와죽음 그리고 부활에서 자신을 나타내신 분이자 인간경험안에서 끊임없이 경험되는신비(mystery) 이다.
동시에신비인하나님앞에서서있는그리스도인은세상에서부름 받고 파송 받으며 모든 만물 안에서 하나님을 찾는 자들이다.
라너의초월론적경험신학은정당한평가보다여러방면의비판을 먼저받아왔다.
한스큉(Hans Küng, 1928~2021)은 라너가 전통을지나치게성급하게해석한다고보았으며, 발타자르(Hans Urs Von Balthasar, 1905~1988)는그의신학이인간의보편구조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계시의 객관성과 드라마적차원을 약화시킨다고지적하였다.4)
라너의 제자인메츠(Johann Baptist Metz, 1928~2019) 또한그의신학이사회 역사적인지평과분리된개인주의적경향을가진다고평가하였다.
그러 나메츠는이냐시오영성의맥락에서는라너와깊은접점을가진다는 점을강조하기때문에라너를향한그의비판은일정부분재고할필요가 있다. 5)
4) Declan Marmion and Mary E. Hines, eds., The Cambridge Companion to Karl Rahner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5), 8. 발타자르는라너가근대의주체로의전환에기대어 신학의출발점을 인간의보편구조에서설정함으로써, 계시의 객관성과드라마적차원을결핍하게되었다고비판한다. 발타자르의비판에대해서 는 Hans Urs von Balthasar, Theo-Drama: Theological Dramatic Theory, Vol. III: The Dramatis Personae: The Persons in Christ, trans. Graham Harrison (San Francis co: Ignatius Press, 1992), 63, 415-416; Vol. IV: The Action, trans. Graham Harrison (San Francisco: Ignatius Press, 1994), 273-284. 한편라너에게‘초자연적실존’(super natural existential)은인간이구성한종교성이아니라하나님의자기양여가선행적 이고항상적으로제시되는방식을의미한다. 이에대한논의는Karl Rahner, Foundat ions of Christian Faith: An Introduction to the Idea of Christianity, trans. William V. Dych (New York: A Crossroad Book, 1982), 126-133. ‘초자연적실존’의정의는 각주 14를 보라.
5) Marmion and Hines, eds., The Cambridge Companion to Karl Rahner, 9. 메츠의 이냐시오영성에관한논의는John Baptist Metz, “Gott in Welt: Ignatianische Sprituali tät heute,” Gesammelte Schriften, Bd. 7: Mystik der offenen Augen, ed., Johann Reikerstorfer (Freiburg: Verlag Herder, 2017), 83-89. 메츠의이냐시오영성의분석은 그의스승칼라너를철저히따르고있다. 메츠는라너와유사하게이냐시오영성의 맥락에서믿음이란인간과세계의관계성만이아니라세상이해를전제로한다고 주장한다.
본논문은이러한비판들을상세히검토하기보다라너의초월론 적경험신학이이냐시오영성에기반한다는점을주석적으로밝히는 데 초점을 둔다.
라너가 다양한 초월론적 경험의 다양성을 인정한다고 해서 그를 다원주의자로오해해서는안된다.
그이유는라너에게초월은항상역사 적으로중재되기때문이다. 이것을라너는주제화(thematisation)라고 명명한다.
주제화는예수그리스도의특별하고결정적인매개를통해 이루어진다.
예수그리스도라는매개를통해주제화된은총은“제도화 된그리스도교(institutionalized Christendom)를넘어모든사람에게열 려있다.”6)
6) Karl Rahner, The Spirit in the Church, trans., John Griffiths (New York: A Crossroad Book, 1979), 25.
초월론적경험은“일상생활에서발생한다”는라너의신학적 근간은모든만물안에서하나님을찾는이냐시오영성의유산이다.
그래 서본논문은이냐시오영성의핵심인‘세상에대한무관심’과‘만물안에 서하나님찾기’라는이중구조가라너의초월론적경험신학에서‘비주 제적은총경험’과‘그리스도와교회를통한주제화’라는신학적구조와 본질적으로상응한다는것을주장할것이다. 이러한상응관계는라너 신학에서보편적은총과역사적특수성사이의긴장을교의학적으로 매개함을밝히고자한다. 이를위해다음과같은순서로글을전개한다. 제2장에서는라너가이냐시오영성을어떻게해석하는가를소개한 다. 그는‘세속적유혹에대한무관심’과‘모든것안에서하나님을찾기’라 는두축을통해이냐시오신비주의를설명하며, 은총은세상밖이아니라 세상한가운데서경험된다고강조한다.
또한은총이인간의보편적경 험에스며드는방식을탐구한다.
제3장은이러한보편적경험이역사적 이고공동체적인기준속에서어떻게구체화되는가를다룬다.
그리스 도는 초월론적 경험의 근원적 기준이며, 교회는 하나님의 자기 양여 (Selbstmitteilung Gottes)가실현되는자리이자초월론적경험의공동체 적기준이다. 7)
7) 라너의중요한신학적개념인하나님의자기양여(Selbstmitteilung Gottes)란“하나 님이당신자신을하나님이아닌존재에게줄수있음”을의미한다. 하나님의자기 양여를이해하는데결정적으로중요한것은은총을수여하는하나님자신이야말로 바로은총이라는사실에있다. Karl Rahner, Grundkurs des Glaubens: Einführung in den Begriff des Christentums (Freiburg: Verlag Herder, 1976), 125-126.
라너는교회를제도이상의본질적존재로이해하며, 진리 와사랑안에서하나님의현존이구체화되는공간으로제시할것이다.
제4장은 초월론적 경험이 제자도로 확장되는 과정을 논한다.
인간은 절대적 신비를 향해 창조되었으며, 자기 경험은 곧 하나님 경험이다. 이 경험은 제도적 교회를 넘어 일상의 모든 순간에 일어난다.
라너의 성령론은성령체험을특정집단에제한하지않고, 일상전반에서의성령 의 역사와 은혜를 긍정한다.
결론에서는라너의‘초월론적경험신학’이은총과자연, 하나님과 인간, 신비와일상을통합하며, 그중심에이냐시오영성이놓여있음을 도출할것이다.
라너의초월론적경험신학은이냐시오영성에서비롯된 ‘일상성의신비’를현대신학적언어로재해석하며, 보편은총과역사적 특수성의관계를새롭게사유할수있는해석학적틀을제공한다.
이러한 관점은은총을개념적범주로환원하거나인간의내면적경험에만국한 시키지않고그리스도와교회라는공적기준속에서분별하도록이끈다.
나아가 라너의신학은인간실존의초월적구조와사회역사적현실을 서로분리하지않으며, 통합적으로조망하는신학적기획(Entwurf)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II. 라너의 초월론적 경험 신학의 뿌리: 이냐시오 영성
칼라너의 신학은 한국신학계에서는 영성신학에서논의되기도했 지만, 주로 종교신학적입장에서 활발히연구되어왔다. 8)
한국신학계는 종교다원주의적 상황속에서 라너의신학을 종교신학적으로수용하였 고, 특히‘익명의그리스도인’ 개념에주목하였다.9)
8) 라너의 신학을 이냐시오 영성 및 신비 신학에 집중한 국내 선행 연구들은 다음과 같다. 고계영, “칼라너의신비신학,” 「한국그리스도사상」 17 (2009): 167-247; 이규 성, “십자가영성과신학: 이냐시오영성과칼라너의신학을중심으로,” 「가톨릭신학 과사상」 73 (2014): 286-337; 이규성, “인간의초월성에대한신학적이해,” 「신학과 철학」 21 (2012): 57-92; 이규성, “이냐시오영성과칼라너의신학,” 「신학사상」 155 (2011): 1-17. 종래 연구는 라너의 사상과 이냐시오 영성의 연계를 주로 개론적인 차원에서다루었다. 이에비해본논문은이냐시오의‘무관심-만물안에서하나님 찾기’라는이중구조와라너의‘비주제적은총경험의그리스도와교회를통한주제 화’가 지닌 구조적 상응성을 ‘은총, 그리스도, 교회 그리고 제자도’라는 교의학적 범주안에서보다체계적으로검토하고자한다. 이를통해보편은총과역사적특수 성의 긴장을 교의학적 매개로 나타내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9) 라너를종교신학적입장에서연구한대표적인국내학자는이찬수다. 이찬수는“라너가 이냐시오영성에 충실히하려고했다”고평가하면서도, 이냐시오사상은 칸트나 하이데거처럼 라너의사상에 결정적인영향을주지는못했다고본다. 이찬수는 라너의초월론적방법을칸트와 마레샬그리고 하이데거로 이어지는철학사상에서 찾는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라너가 영성신학적경험, 특히이냐시오영성 의직관을 신학의 형성단계에서 중시했다는측면을 상대적으로 덜 조명하는 경향이있다. 본연구는바로이지점에서 라너의 신학적출발이영성적 경험과 긴밀히연결되어 있다는점을보다부각하고자한다. 이찬수, 뺷인간은신의암호: 칼라너의신학과 다원적 종교의 세계뺸 (왜관: 분도출판사, 1999), 31.
예를들면변선환은 “라너에게있어서신의 보편적구원의은총이 반드시교회와관계되어 있지않다”고말하며, 라너의신학을배타적그리스도중심주의를넘어 설수있는포괄주의로이해한다. 10)
따라서라너가실제로종교신학또는 타종교의구원문제에주된관심을두고보편적구원을주장하는지에 대한비판적검토가요구된다.
이것은다음과같은근본적인질문으로 나아가게한다.
즉, 라너자신에게있어서신학의근본물음(Grundfrage) 과 초점은 무엇인가?
평생 예수회 회원이었던 라너의 근본적인 신학 구도의 중심에는 “모든것안에서하나님을발견하기”라는이냐시오영성이자리잡고 있다.11)
10) 변선환/변선환아키브엮음, 뺷변선환전집1: 종교간의대화와아시아신학뺸 (서울: 한국신학연구소, 1996), 198.
11) 라너의뺷신학논총뺸(Schriften zur Theologie)에서이냐시오영성과신비경험에대한 글은다음을참조하라. Karl Rahner, “Die Ignatiaische Mystik der Weltfreudigkeit,” ST, Bd. III: Zur Theologie des Geistlichen Lebens, ed. Karl Fank SJ. (Zürich: Benziger Verlag, 1964), 329-348; “Mystishe Erfahrung und mystische Theologie,” ST., Bd. XII: Theologie aus Erfahrung des Geistes, ed. Karl H. Neufeld SJ. (Zürich: Benziger Verlag, 1975), 428-438; “Rede des Ignatius von Loyola an einen Jesuiten von heute,” ST., Bd. XV: Wissenschaft und Christlicher Glaube, ed. Paul Imhof SJ. (Zürich: Benziger Verlag, 1982), 373-408.
라너는이것을초월론적경험이라는말로표현하는데, 이는그 의신학적인간론의중심개념으로칸트에게서유래한단어이다.
하지만 칸트에게서처럼 인식을 위한 형식적범주를 가리키는것이 아니라 인간의 현상적경험을 가로지르는 하나님의 신비경험을
의미한다.
“우리는 헤아릴수없고(bottomless) 끝이없는(endless) 초월의경험안에서초월 이라는단어를경험하기때문에일반적인의미에서그어떤존재론주의 (ontologism)를피해야한다”고라너는분명히언급한다. 12)
초월은스스 로자기자신을타자로내어주는것(자기양여)을통해신비로다가오고 동시에신비를통해초월을지향하는것을의미한다. 즉, “초월과초월이 지향하는 목표는 하나다.”13)
절대 신비인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신을 전달하며 자신에게 응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준다.
달리말해우리인간은하나님의절대적인자기양여의사건이며, 하나님의자기양여는인간실존을규정한다. 14)
인간의초월적인경향에 개방시키는하나님의자기전달적인현존은이미그자체가계시이다.
라너는이런하나님의계시를“이스라엘과그리스도사건에국한하지 않고역사의흐름과함께확장하는것(co-extensive)”으로이해한다.15)
12) Rahner, Foundations of Christian Faith, 64.
13) Ibid., 58.
14) 라너는이것을‘초자연적실존’(Supernatural Existential)이라고부른다. 이단어는 하이데거의 철학에서 빌렸지만, 라너가 이 개념을 사용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은총에 의한 인간의 초월성의 변모를 서술하기 위한 것이다.” Stephen J. Duffy, “Experience of Grace,” The Cambridge Companion to Karl Rahner, eds. Declan Marmion and Mary E. Hine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5), 46.
15) Ibid., 47.
한마디로인간성(Humanity)이있는곳에는은총(Grace)이있는것이다.
하나님의절대적인신비는창조와성육신을통해역사적으로자신을 양여하며인간의가장깊은내면안으로자신을심어준다.
인간존재의 뿌리를찾으며가장깊고근본적인경험을돌봄의현존과명확한말씀으 로고무시키는하나님의자기소통은신비로남아있지만심령에계시의 말씀과친밀성으로감싸고있다. 이처럼라너의신학적중심주제와관심 은초월론적경험인‘은총의경험’에있다. 라너의보편적은총의신학은 이냐시오 영성에서 비롯되었다.16)
만물안에서하나님을찾고경험하는이냐시오영성은라너의전반 적인신학의형태에서나타난다. 그이유는라너의신학적반성의출발점 이자선험성(a poria)이하나님과의인격적경험과자신의개인적삶의 중심에놓여있는거룩한신비의의미를끊임없이조사하고추구하려는 신앙(Faith)에있기때문이다. “인간의가능성(possibility)인직접적하 나님경험이인간안에현존하고잠재한다면, 그같은경험을연구하는 영성연구는신학의주변적인하위학문(marginal subdiscipline)이아니 라중요한신학적과제(central theological task)”이기도하다.17)
그러므 로신비이신하나님경험을의미하는라너의‘초월론적경험’을제대로 이해하기위해서는철학적이고종교학적인접근보다는그의신학적토 대가 되는 이냐시오 영성을 먼저 주목해야 한다.18)
16)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56.
17) Philip Endean, Karl Rahner and Ignatian Spirituality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1), 32. 엔딘은라너신학의근원에자리한이냐시오영성을심층적으로 분석한 학자이다. 본 연구는 그의 연구 성과로부터 많은 통찰을 얻었다. 그러나 엔딘이주로이냐시오의영적전통과뺷영신수련뺸에대한라너의직간접적해석을 중심으로논의를전개하였다면, 본연구는라너의교의학적관심영역인은총론, 그리스도론, 교회론, 제자도의맥락에서이냐시오영성이어떻게‘초월론적경험 신학’으로 전개되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둔다.
18) 조지바스는영성신학적접근보다는철학적탐구를중심으로라너의신학을다음 의 순서로 논의한다. (1) 그리스도교 신앙의 정확한 언급으로서 철학적 신학의 토대 놓기, (2) 이로부터 주체를 아는 탁월한 대상에게 개방하기, (3) 주체가 귀 기울여야하는탁월한대상의사건적인계시, (4) 이런새로운깨달음에서신비인 하나님을믿도록부름받음. 바스는라너가말하는신비적경험을이냐시오영성 을 간과하고, 철학적 신학으로만 분석한다. George Vass, A Theologian in Search of a Philosophy: Understanding Karl Rahner Volume 1 (London: Sheed & Ward, 1985), 122-123.
1. 이냐시오 영성의 구조와 특징 : 세상의 무관심과 만물 안에서 하나님 찾기
칼라너의평생신학여정은은총의신학과영성신학이상호연관되 어함께발전한과정으로이해될수있다.
라너에게있어직접적인하나님 경험이란곧은총의수용이다. 이것은하나님자기자신이인간의인격 안에 현존함으로써 불가피하게 경험되는 하나님의 임재를 의미한다.
라너는예수회사제이자교회의신학자로서, 하나님의은총에관한연구 를자신의초기사명으로받아들였다.
이것은1937년에발표한“세상 속의즐거움으로서이냐시오신비주의”라는글에잘드러난다.
이글에서 라너는 이냐시오신비주의를분석하는동시에이냐시오의후예로서 자신의종교적경험에대한자각도함께언급한다.
그리스도인들이모든 만물에서하나님을찾는이냐시오영성은“자신을유혹하는것에무관심 (indiferençia)해야하고, 하나님이부르는곳으로나아가는것이다.”19)
19)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80.
라너는 이냐시오 영성을 두 가지 주요 특성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1) 이냐시오영성은십자가의영성이다.
십자가의영성은이냐시오 이전의모든그리스도교영성과이냐시오영성사이의내적연속 성을 드러낸다.
(2) 이냐시오영성은그리스도교이기때문에전체세상을넘어하나 님께로방향지어진다.
즉, 이와같은입장은세상속에서의즐거 움이지니는의미와근거뿐만아니라그리스도교가지닌고유한 특성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를 정확히 강조한다.20)
우선라너는이냐시오영성을십자가의영성으로규정한다.
이말은 모든그리스도교신비영성처럼이냐시오영성도‘수도원영성’이라는 것이다.
여기서수도원적이라는표현은 제자공동체의 외적인방식보다 이 세상에서의 처음과마지막의미를구성하는신학적이고 형이상적인 차원에집중하는것을의미한다.
왜냐하면 수도승이 된다는것은 그리스 도의삶의 형태를 따라 살아가는것이기 때문이다.
“이냐시오는경멸과 조롱을받으며십자가에못박히신가난한예수를따르기를원했다.”21)
이냐시오가뺷영신수련뺸에서끌어내고자한최고의정점은십자가의어 리석음이었다.22)
20) Ibid., 83.
21) 존 맥마나몬에 따르면, “초기 수많은 예수회 회원들은 자신들이 수도승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치 예루살렘으로 여행하는 예수와 제자들처럼 그들은 그들의 지 도자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는 사도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John M. McManamon, The Text and Contexts of Ignatius Loyola’s Autobiography (New York: Fordham University Press, 2013), 38.
22)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85.
십자가의어리석음을따르는이냐시오는가난한그리 스도를 따름으로 청빈의 삶을 살고자 한 것이다.
다음으로 라너는 이냐시오 영성의 특징을 세상을 넘어 하나님을 향하는영성이라고규정한다. 이냐시오의십자가영성은세상을넘어 자기자신을자유롭게드러내는하나님을향하는영성으로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점에서세상으로부터탈출하고동시에세상을받아들이 는가능성의근거를찾을수있다.”23)
그렇다면세상으로부터의탈출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라너는 세상으로부터의 탈출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인격적 하나님이그리스도교적인간성을말하는것이라고밝힌다.
즉, 세상에서 의탈출은세상과모든유한성을넘어자유롭고인격적이고영원한존재 로서하나님을알아가는것이다.
탈출이가능한이유는하나님은세계보 다크신분으로서인간의실존을파열하고세상을분쇄할수있는분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예수그리스도안에서자신을계시하는데, 하나님 의계시는초자연적존재와세상의소통이라는이중적인통일성(dual unity) 안에서발생한다.”24)
계시의궁극적인의미는이세상에서하나님 의생명안으로우리인간을부르심에있다.
이렇게세상으로부터도피할 수 있는 근거는 파악할 수 없는 삼위일체의 생명의 빛으로 온 세상을 고양하는하나님의인격적인은총이다.
여기서유념할점은라너가자연 과초자연을분리하는스콜라신학의이분법적은총이해를명확히거부 한다는사실이다.25)
23) Ibid., 86.
24) Ibid., 87-88.
25) 앙리드뤼박(Henri de Lubac, 1896~1991)은자연과은총의이원론을거부한다는 점에서 라너와 공통점을 지닌다. 그러나 라너가 ‘초자연적 실존’을 통해 은총의 선행성과하나님의자기양여를강조하는데비해, 뤼박은자연의‘초자연적지향 성’에서 출발한다. 두 사상가의 구조적 차이에 대해서는 John Milbank, The Suspended Middle: Henri de Lubac and the Debate concerning the Supernatural (Grand Rapids: Wm. B. Eerdmans, 2005), 64. 인간의 자유이전에작동하는선행적 은총 구조에 대한 라너의 논의는 Rahner, Foundations of Christian Faith, 127-128, 151, 412-414. 뤼박은 ‘순수 자연’(pure nature) 가설을 비판하며 자연이 초자연을 향해 구조화되어 있다고본다. 이러한초자연적 지향성은 은총의 무한 함을전제로하며인간본성의심연에서작용한다. 인간의심연속에서알지못하 는 신비를 드러내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이에 대해서는 Henri de Lubac, The Mystery of the Supernatural, trans. Rosemary Sheed (New York: The Crossroad Publishing Company, 2016), 70, 217; Henri de Lubac, Theology in History, trans. Anne Englund Nash (San Francisco: Ignatius Press, 1996), 296-298. 뤼박은아우구스티누스와아퀴나스의통합적이해에 근거하여 순수자연과 초자연적 은총의 이원화를 지양한다. 후기-스콜라 신학에 대한 뤼박의 역사신학적 논의는 Henri de Lubac, Augustinianism and Modern Theology, trans. Lancelot Sheppard (New York: The Crossroad Publishing Company, 2000), 147-183. 특히 인간안의프네우마(영)의활동을통해초자연적지향성을설명하는그의논의에 대해서는 앙리 드 뤼박/곽진상옮김, 뺷그리스도교 신비사상과 인간뺸 (수원: 수원 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16), 135-136.
자연과은총은구별되지만서로분리되지않고, 우리의 존재와 경험의 차원에서 상호 침투한다.26) 라너가이냐시오영성을세상을초월하는은총의영성이라고주장 한것은단지세상으로부터의도피가아니다.
오히려이세상을초월한 하나님의초자연적은총을통해세상을끊임없이초월하게만들고, 하나 님에게정향되도록하는데있다. 세상을넘어계신하나님은은총안에서 세상에대한피조물들의헌신을받아들인다.
그래서“인간들은세상과 근본적으로대립하고있을뿐만아니라세상한가운데계신절대적하나 님을 대면할 수 있다.”27)
26) Stephen J. Duffy, “Experience of Grace,” The Cambridge Companion to Karl Rahner, 48.
27)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91.
이러한이해를바탕으로 라너는 이냐시오의영성의 이중적특징을 다음과같이결론짓는다.
그것은“세상에대한무관심(indiferençia)과 세상만물안에서 하나님찾기이다.”28)
이둘의관계는전자가후자의 전제(presupposition)가 된다. 즉, 세상을 넘어 계신 하나님은 우리가 무관심의태도로부터새로운부름에귀기울이게하고, 그와같은무관심 은모든만물안에서하나님을추구하게만든다.
그이유는우리가하나님 을경험하는것보다하나님은항상크고위대한분이기때문이다.
그리고 만물안에서하나님을추구하는가운데우리는세상으로부터탈출하는 신비적영성과세상안에서하나님이부여한사명을감당하는예언자적 영성이라는 두 영성을 더 높은 차원으로 종합할 수 있다.
라너는이냐시오영성의핵심인‘세상에대한무관심’과‘세상안에 서하나님을찾으려는태도’라는두가지방향이상호연결되어종합된다 고 본다.
이냐시오가 이렇게 자신의 영성을 두 가지 방향에서 하나로 종합할수있었던이유는“하나님은모든세상위에있을뿐만아니라 이세상안에서도현존하고계신분으로간주했기때문이다.”29)
28) Ibid., 92.
29) Ibid., 94.
하나님 의초월적이고내재적인현존을통해존재자인인간은세상에무관심한 동시에만물안에서하나님을찾을수있다.
이냐시오의영성의두가지 방향성은은총과인간의실존사이의근원적인통일성(original unity)을 추구하는 라너의 ‘일상적 신비신학’의 토대가 된다.
더나아가이냐시오의‘무관심’은라너의비주제적은총경험을수용 하는인간의인식적이고실천적인자유의조건을형성하며, 이는보편적 은총과역사적특수성의긴장을교의학적으로매개하는출발점이된다.
라너에게은총은인간의선험적구조안에서‘항상-이미’(immer schon) 주어지는하나님의자기증여이며, 이냐시오적‘무관심’은하나님의자 기소통을향한가용성(Bereitschaft)을요청한다.30)
보편은총은심리적 경험일반으로환원되지않으며, 오히려그리스도안에서역사적으로 나타난하나님의자기양여를수용할수있는인간의보편적하나님경험 을 전제한다.31)
30) Rahner, “Die Ignatiaische Mystik der Weltfreudigkeit,” ST., Bd. III, 122.
31) Rahner, Foundations of Christian Faith, 127-128, 151.
2. 라너의 초월론적 경험 신학: 보편적 인간 조건으로서 하나님 경험
앞에서언급한것처럼칼라너의초월론적경험신학은이냐시오 영성을토대로은총이자연과어떠한관계를맺는지를설명한다. 그는 초자연을자연적도덕행위와분리된독립적상승으로간주하는스콜라 신학의관점, 즉‘자연위에은총’을놓는이원론적도식을비판한다.32)
이것은하나님과인간, 은총과자연이창조질서안에서본래적으로연관 되어있기때문이다. 라너는이러한점을스코투스학파의관점에따라 성육신을피조물에게베푸신하나님의자기양여로이해한다. 하나님의 자기양여는세상을하나님의생명안으로받아들이며, 그것을용서하고 치유하며 변화시킨다. 라너는 이러한 신학적 이해를 ‘초자연적 실존’(supernatural existential)과그와연관된‘순종능력’(obediential potency)이라는개념으 32)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98; Rahner, “Natur und Gnade,”ST., Bd. IV, 230; “Mystishe Erfahrung und mystische Theologie,” ST., Bd. XII, 434-435. 182 한국조직신학논총 제81집 (2025년 12월) 로설명한다. 33)
이개념들은하나님의자기양여가완전한선물이자신비 이면서도동시에인간실존과밀접하게관계되어있음을보여준다.
라너 에따르면, “인간은하나님의자유롭고용서하는자기소통의사건안에 서인격이형성되기때문에, 순수하게자연적인인간은존재하지않는 다.”34)
왜냐하면모든인간은인간의어떠한응답에앞서하나님의자기 양여로은총을받고있기때문이다.
즉, “이것은하나님이자신을모든 인간에게 제공하지 않는 시간과 공간은 없다는 사실을 의미한다.”35)
현실적인인간본성은결코순수한본성이아니라하나님의초자연적인 질서 안에 있는 본성인 것이다. 이와같은“구체적인인간존재자들의실존적현실은인간의식의 너머에있는우발성이아니라그들자신의경험안에서명확하게나타난 다.”36)
33) Rahner, Foundations of Christian Faith, 129.
34) Egan, “Theology and Spirituality,” 16.
35) Ibid., 16-17.
36)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106.
그런데 그들이 은총의질서에 존재하는 계시를통해 그것을알게 되자마자 주어진은총은 무조건적이며 자신들의 본성자체에 속하지 않는것이라는사실을알게된다.
하나님의은총은창조되지않는은총이 자신비이다.
은총을통한인간존재의초자연적상승은무한한존재를 향한영성이자초월이기때문에인간이하의존재자들처럼규정하고 한정지을수없는절대적인성취인것이다.
라너에따르면, “우리는우리 가경험하는은총이있는곳에서우리의본성(nature)을경험하기때문 에은총은영이있는곳에서경험된다. 반대로사물들과마찬가지로영이 경험될때초자연적으로고양된영이있다.”37)
은총은자연을초월하는 동시에 내재하기 때문에 자연과 은총의 관계는 상호 연관적이다. 그러나우리가은총과자연의상호관계안에서잊지말아야할점은 은총만이실재의근거가될수있다는것이다. 38)
“거룩한신비는언제나 우리의인식의한계를벗어나지만, 자기스스로를열어보임을통해우리 를항상규정하고있다.”39)
하나님의파악불가능한은총을통해인간은 인식적이고범주적경험이전의경험을하게된다. 이것을라너는‘초월 론적경험’이라고명명한다. “초월론적경험은직접적이고비주제적경 험이기때문에그리스도교는이미신비적인요소를포함하고있다.”
다 시말해라너는모든인간생명안에있는원초적인하나님경험과신비적 인요소를동일시하는것이다. 이러한신비적요소는그리스도교공동체 뿐만아니라모든인간존재를규정한다.
“왜냐하면은총은항상죄인이 나불신자들에게도피할수없는선험적구조로서인간의내면과주위에 현존하기 때문이다.”40)
하나님은 인간 자아의 깊은 곳에 존재하기에 “인간스스로하나님경험을무시하는것은그의가장깊은자아를무시 하는 것이다.”41)
37) Ibid., 107.
38) “라너는창조된은총의실존을무시하지않지만, 자아안에있는하나님의실재에 만 의존하고있음을단언한다.” 인식가능한‘창조된은총’의가능성은 ‘창조되지 않는 은총’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Endean, Karl Rahner and Ignatian Spirituality, 45.
39) 라너는 거룩한 신비와 우리의 범주적 사고 사이의 근원적인 관계를 유비론 (analogy)으로 설명한다. Rahner, Foundations of Christian Faith, 72-73.
40) Endean, Karl Rahner and Ignatian Spirituality, 48.
41) 지식과의지보다깊은 자아의가장 깊은차원에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을라너는 보나벤튜라의 영적감각론에서 배웠다. 이것에관한자세한논의는다음을보라. Endean, Karl Rahner and Ignatian Spirituality, 24ff; Harvey D. Egan, “Theology and Spirituality,” 19.
더나아가라너의초월론적경험신학은신비주의와의상호관련성 속에서“직접적하나님경험을모든인간의상태에현존”하는것으로 이해한다.42)
직접적하나님경험은모든인간의실재에대한근본적인 인식가능성(fundametal knowability)을구성한다. 인간의앎과의지에 는필연적으로하나님의선취(Vorgirff auf Gott), 즉비주제화된하나님 의앎을가정하고있다. 43)
하나님의생명은비주제화되고신비로운방식 으로하나님의사람들과공유된다. 44)
하나님은하나님을사랑할수있는 피조물로사람을창조했고, 사랑인하나님을받아들일수있도록만들었 다.
인간은하나님의자유롭고예상치않는사랑을받을뿐아니라실제적 동역자(partner)로 창조되었다.45)
42) Endean, Karl Rahner and Ignatian Spirituality, 48.
43) Ibid., 53.
44) 라너는신비이신하나님과사람들사이에있는은총의관계를‘초자연적실존’으 로 표현한다.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110.
45) Ibid., 111.
이처럼라너는이냐시오영성을따라무조건적인하나님의임재를 통한초월론적신비경험을말한다. 하지만비주제적인하나님의자기 양여가모든것안에있다는보편적인간실존의근거는특정한장소와 시간안에서나타난그리스도의계시와어떠한관계를지니고있는가? 다음으로이냐시오적인‘세상에대한무관심’과신비경험이그리스도와 교회와관계에서어떻게이해되는가를초월론적경험의주제화라는틀 로 논의하겠다.
III. 초월론적 경험의 주제화: 그리스도론과 교회론
라너는 인간 주체가 초월적 존재로서 선험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은총이비주제화된하나님경험을가능케하는신비적요소를내포하고 있음을밝힌다.
그런데그는초자연적이고초월론적인경험이역사를 통해 범주화되고 매개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역사의 범주적 소재를 통해 우리의 초월적이고 초자연적인 경험은 역사적이고 범주적인 방식으로 매개되며, 주제화는 특정한 종교적 경험뿐 아니라 모든 삶의 영역에서 발생한다.46)
이러한 의미에서 세상은 은총을 통해 자신을 내어주는 하나님과 인간을연결하는매개가된다. “그러므로그리스도교신앙안에는하나 님만이계시는분리되고제한된성스러운영역이존재하지않는다.”47)
하나님의자기양여를통해구원사와계시의역사는세계사, 인간정신 사, 종교사와공존하며확장된다. 역사속에서주제화되는하나님의자 기양여는예수그리스도의중재와하나님의현존을나타내는성사적 표지로서의교회를통해드러난다.
즉, “하나님께서세상을향해베푸신 자기양여는예수그리스도안에서역사적으로완전하고, 더이상능가할 수없는자기객관화의사건으로나타난다.”48)
46) Rahner, Foundations of Christian Faith, 151.
47) Ibid., 152.
48) Ibid., 157.
이는그리스도의사건이근본적이고절대적인종말론적사건이기때문이다.
그이후의범주적 계시나왜곡된종교해석, 역사적단절로방해받을수없다.
더욱이신적 계시의기준인예수그리스도는구원의표지(sign of salvation)인교회를 통해 역사와 사회 안에 실재적으로 현존한다.49)
주목할점은하나님의초월이주제화된다는것은예수회의좌우명 인“더큰하나님의영광을위하여”(ad majorem dei gloriam)와깊은 연관을맺고있다.50)
앞서살펴본바와같이라너가말하는이냐시오의 ‘무관심’(indifference)은하나님의보편적은총이인간을초월로이끄는 근거이자그초월이역사속에서주제화되는방식까지를설명하는개념 이다. 다시말해“하나님이자아안에현존하신다면, 이후자아의식의 성장과초월론적경험의주제화는곧하나님의의식안에서이루어지는 성장을의미한다.”51)
49)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258.
50) 엔딘에따르면, 라너는1954~1955년에“하나님의더큰은총을위하여”라는예수 회의좌우명을그리스도론을중심적으로하나님의초월이어떻게주제화되는가 를 언급한다. 이에 대해서는 Endean, Karl Rahner and Ignatian Spirituality, 123.
51) Ibid., 181.
이러한초월론적경험이주제화되는데있어그 기준은예수그리스도와교회다.
다음으로비주제적초월경험의주제화 과정에서제시되는‘근원적기준’과‘공동체적기준’을각각라너의‘그리 스도론’과 ‘교회론’에 상응시켜 논의하겠다.
1. 초월론적 경험의 근원적 기준: 예수 그리스도
“모든신학이교회의살아있는신앙안에서근본적인전제를갖기에 라너가예수회회원이었다는것은중요한의미를갖는다.”52)
이런의미 에서라너의그리스도론이이냐시오적인뿌리를갖는것은당연한일이 다.
이냐시오의뺷영신수련뺸은자신의사람속에서하나님의의지를발견 하려는예수의삶을묵상하는것이그중심을이루고있다.53)
왜냐하면 그리스도를묵상하는것은하나님을묵상하는것이기때문이다.
그리고 시벤록에따르면, “뺷영신수련뺸은인간을향한하나님의운동(자기비움, kenosis)과하나님을향한인간의운동(탈자또는초월, transcendence) 이라는 이중적인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54)
이와 같은 이중적인 운동은 라너의 그리스도론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55)
“세상속의즐거움으로서이냐시오신비주의”라는글에서라너 는“살아있는인격적하나님은 예수그리스도 안에있는그리스도교 안에서인간에게말씀하시는분이다”라고언급하고있다.56)
인간의탈 자적이고초자연적인본성에도불구하고, 하나님이인간을만나주시지 않는다면하나님은침묵하는분으로남는다.
그이유는하나님은세상 그이상이기때문이다. 57)
그리고세상을초월해계신하나님에대해인간 의실존적임무는인간에게주시는하나님의말씀을듣는것이다. 58)
52) Roman A. Siebenrock, “Christology,” The Cambridge Companion to Karl Rahner (2005), 113.
53) 이냐시오데로욜라/윤양석옮김, 뺷성이냐시오의영신수련뺸 (서울: 한국천주교중 앙협의회, 1999), 36, 90.
54) Siebenrock, “Christology,” 114.
55) 칼라너‧ 빌헬름튀징/조규만‧ 조규홍옮김, 뺷그리스도론: 조직신학적및주석신학 적 탐구뺸 (서울: 가톨릭출판사, 2016), 379.
56)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86.
57) Ibid., 87.
58) 칼라너/김진태옮김, 뺷말씀의청자: 종교철학의기초를놓는작업뺸 (서울: 가톨릭 대학교출판사, 2004), 18.
왜냐 하면“하나님의말씀이이세상안에와야할때, 그말씀을들을수있는 존재자를구성하기때문이다.59)
라너에따르면, ”하나님의말씀에귀 기울일수있는자의자기구성(Selbstkonstitution)은오직자유로운은 총안에서만이루어진다.“60)
하나님이자신을내어주는사랑의현존은 예수그리스도안에서구체적인역사로표출된다. “은총의경험으로서 예수그리스도안에있는하나님의활동은사람들의일상생활에서다양 한방식으로표현된다.”61)
이처럼그리스도와의관계안에서이루어지 는 인간성의 구원은 교회적이고 역사적으로 매개되며 주제화된다.
라너에게예수그리스도는초월적경험의주제화인동시에기준이 다.
엔딘에 따르면, 라너의 이냐시오에 관한 후기 저작들에서 예수는 무관심과영적인자유의본보기로서중요한역할을한다고지적한다.62)
특히라너는이냐시오에대한해석에서그리스도의죽음에집중한다.
그이유는“그리스도의죽음은단순히관용적이고영웅적인본보기가 아니라 취약한 인간 조건을 진정으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63)
59) 라너는 이것을 “예수를 생각하고 사랑하고 따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Rahner, “Rede des Ignatius von Loyola an einen Jesuiten von heute,” ST., Bd. XV, 385.
60) 라너, 뺷말씀의 청자: 종교철학의 기초를 놓는 작업뺸, 232.
61) Siebenrock, “Christology,” 116.
62) Endean, Karl Rahner and Ignatian Spirituality, 190.
63) Ibid., 191.
그리스도의 생의 전반에 대해 기도를 적용하고 있는 이냐시오의 뺷영신수련뺸에서라너는그리스도의나라에서두기준, 즉인격의세가지 유형과 겸손의 세 가지 입장을 다루는 둘째 주간에 집중한다.
이것은 그주간의핵심이그리스도의수난에있기때문이다.
이냐시오가말하는 “겸손의선택은하나님을찬미함과세속적사욕과편정에좌우되지않는 무관심”을지향한다. 64)
이러한‘세상에대한무관심’은궁극적으로죽음 의권세를몰아내는것을예견한다.
예수그리스도의수난과죽음사건은 인간실존의근원구조와밀접하게결부되어있으며, 인간의소외와죽음 을극복하는자기초월을매개하는구원사건이다.
그리스도가인간의 조건과지상에서의삶그리고죽음을진정으로공유하였기때문에인간 을 절대적 신비인 하나님에게로 이끌 수 있다.
여기서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규정하는 ‘위격적 연합’(hypostatic union) 개념이중요하다.
그리스도는성육신을통해하나님의은총을 베풀며, 인간의보편적조건인죽음을참되게공유하고부활로극복함으 로써초월의결정적인매개자가된다.
“라너는그리스도를예언자, 종교 적천재, 개혁자가운데하나로환원하지않고, 전체구원의경륜속에서 고유한관계적기능을수행하는분으로이해한다.”65)
이모든것의출발 점은그리스도의성육신이다. 성육신은하나님자신을전달하는사건이 며, 이로써 인간은 하나님을 향한 자기 초월이 가능해진다.66)
64) 로욜라, 뺷성 이냐시오의 영신수련뺸, 69.
65) Endean, Karl Rahner and Ignatian Spirituality, 196.
66) Rahner, Foundations of Christian Faith, 200.
나아가이러한하나님을향한자기초월은인간실존과역사를떠나 는탈역사적사건이아니라역사안에서확장되는것으로이해되어야 한다. 이는이냐시오영성의특징인‘세상에대한무관심’이동시에‘세상 안에서하나님을찾기’를뜻하기때문이다.
그리고 이냐시오영성의 만물안에서 하나님찾기는 라너가말하는 비주제적 경험의 주제화가 그리 스도안에서절정을이룬다.
이것은보편과특수라는교의학적매개를 그리스도론으로정초시키는역할을한다.
이처럼 라너에게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자기양여가 의인(擬人)화된 사건이 아니라 인격적이고 역사적성사로서 성취된 자리이다.
이냐시오전통의 분별(discretio)은 일상의 수많은 신호속에서 그리스도의 형상을 식별하게 하고 초월론적 경험을 그리스도적 기준으로 규범화된다.67)
67) 영 분별에 대해서는 Rahner, ST., Bd. III, 341-342.
2. 초월론적 경험의 공동체적 기준: 교회
앞서그리스도론적특징에서언급한것처럼라너는하나님안에서 우리자신의구별성을실현하게하는힘이자유일한본보기로서그리스 도를본다. 이같은초월론적경험의근원적기준인그리스도론으로부터 공동체적기준인교회론이이어진다. 교회의권위는그리스도인의제자 도를실현하기위한피할수없는관계이기도하다.68)
68) Endean, Karl Rahner and Ignatian Spirituality, 200.
그렇다면라너가 말하는직접적하나님경험에서교회론은어떤특징을지니고있는가?
이냐시오영성은라너의초월론적경험의공동체적기준인교회론에서 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교회의 은사적인 차원에서 그 특징이 명확하게나타난다.
이것은제도적인교회의권위적인통제를넘어교회 의본질이무엇인지를사유할수있도록이끈다. 만물안에서하나님을 찾는이냐시오영성은일상에서하나님의신비를추구하는영성신학의 새로운지평을열어준다.
이것은라너의교회론에큰특징이기도하다. 라너에게교회론의일차적인과제는제도와법과같은회칙준수에 있지않으며, “어떻게하나님의영인성령에게교회가개방되고귀속되 어있느냐”에있다.69)
이것은비주제화된직접적경험이공동체의기억 에의해역사적으로매개된다는라너의기본적인신학구도와도깊이 연결된다.
달리말해하나님의은총은교회를통해근본적으로함께공동 체적으로공유되고확산되며하나님의영과하나님의백성들서로간에 구체적인화해의지점을마련해준다.
이것이근본적으로가능한이유는 “교회가그리스도안에서세계에대한하나님의자기소통의역사적이고 사회적인 현존”이라는 특징에 근거하기 때문이다.70)
여기서우리는 라너가 교회의 이해에 있어서 두가지차원을 하나로 통일하고있다는점을알수있다.
하나는 그자체로 하나님자신을 전달하는구원의 표지(sign of salvation)로서의 본질적교회이다.
다른하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말하고 듣고 행하는역사적인 교회이다. 71)
그런데라너 는 이 두 가지 요소를 분리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아름다운 표현으로 일치시킨다.
“교회는역사적이고사회적인차원안에거하는인간됨에 종말론적인하나님의완전한자기내어줌”이라고말이다.72)
69) Ibid., 202.
70)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258.
71) 전통적으로교회를이해할때비가시적교회(본질적교회)와가시적교회(제도적 교회또는역사적교회)를나누지만, 라너는교회를이분법적으로이해하지않는 다. 보이는 교회와 보이지 않는 교회에 대한 설명은 Horst G. Pöhlmann, Abriß der Dogmatik (Gütersloh: Gütersloher Verlagshaus Mohn, 1980), 290-292.
72)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259.
교회론의 근거역시하나님의초월론적은총과인간의경험을일치시키는그리스 도의위격적연합이라는그리스도론의기준에서이루어진다.
다시말해 하나님의현존은초월적인친밀함(내재)과환원불가능성(초월) 속에서 경험되고수용되는것이다.
그리고우리인간은존재의근거인하나님의 현존을의식적으로반성하고개념적으로객관화할뿐이다.
이처럼교회 안에있는하나님의현존은하나님자신안에있는측면(초월적내재)과 하나님을향한측면(내재적초월)이라는이중적통일성을이루고있다.
이두요소는교회가진리와사랑으로현존한다는점을드러내며교회론 의 핵심적인 특징을 구성한다.
첫째, 교회는진리로서현존한다.
교회는파악할수없는신비이신 하나님자기자신을소통하는진리의현존이다. 이런점에서교회공동체 는구원의종말론적인선물이자구원의수단의역할을한다.
여기서진리 로서의교회가구원의수단이라고말하는라너의주장을오해해서는 안된다. 언뜻보면교회를그는우상화하는것처럼보이기때문이다.
하지만라너가말하고자하는의도는교회에서선포되는하나님의말씀 은인간의지식적총합이아니라하나님의은총이자자기전달이라는 점이다.
“하나님자신의실재에근거하여실질적인하나님의말씀은계 시에대한인간존재의개념적토대가된다.”73)
73) Ibid., 261.
그러므로가시적교회의 권위와교도권은항상하나님의진리현존인비가시적교회의말씀에 집중하고 점검을 받아야 한다. 둘째, 교회는사랑으로서현존한다.
“교회는아버지가자신을드러내시는것만큼성령안에서소통하는사랑을내어주는하나님의현존이 다.”74)
교회는 구원의 수단뿐만 아니라 구원의 종말론적인 선물로서 하나님의사랑을받아들이고인간들에게성례와기도와생활을통해 사랑을 나누어 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하나님 사랑을 통해 하나님의 거룩함은교회안에서모든사람에게현존한다.
즉, 신적진리로서현존 하는교회의역할은사랑의현존을목표로둔다.
그리스도의진리는가장 깊은 사랑의 빛에서 드러난다. 교회는 하나님의 자기 양여가 공동체적으로 실재화되는 장이며, 보편은총을성사, 말씀, 공동체규범성으로주제화하는영성의결정체 이다.
보편은총이교회의특수성을무화한다는비판은교회가특권의 저장소가아니라보편은총의올바른해석과분배를위한공적장이라는 라너의교회론을간과한것이다.
성사는은총의가시적이고공적인언어 이며, 말씀선포는비주제적경험을케리그마적기준아래해석하도록 이끈다. 75)
교회에게주어진말씀선포의책무는교회가하나님의종말론 적공동체라는것을지시한다.
하나님은그리스도안에있는하나님의 종말론적인임재를통해세상에서우리를교회로부르셨다.
“교회는교 회자체를떠나오직신비이신하나님을지향하는종말론적인공동체”인 것이다.76)
74) Ibid., 262.
75) Rahner, Foundations of Christian Faith, 412.
76)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266.
하지만교회에게부여된종말론적인사역의목표는세상에 하나님의 구원이 전달되고 있는 점을 깨닫는 것에 기초한다. 이 같은 라너의교회론은‘세상으로부터의탈출’과‘만물안에서하나님을찾기’ 라는 이냐시오 영성에 두 가지 특징에 근거하며 정초된다.
IV. 일상에서의 초월론적 경험과 제자도
앞서언급한것처럼칼라너의초월론적경험신학은이냐시오신비 주의와많은접점을가지고있다. 특별히탈계급화되어있는일상에서의 성령경험을말하는라너의신학은모든만물안에서하나님을찾는이냐 시오영성의유산이라고할수있다. 일상에서의하나님경험은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구체적인 제자도로 이어진다.77)
하나님의거룩한신비로사람들은초월론적으로방향지어져있다 는점과자신의지식과자유에내적이고영적인‘근원’만이하나님경험 을주제화하지않고범주화하지않는경험으로가능하게한다. 하나님 경험의흐름속에서반성행위, 해석, 대상화는두번째순간으로만어렴 풋이나타날뿐이다.78)
다시말해자신이경험하는역사가다른이들의 역사가될수있는것은자기경험과하나님경험이근원적으로통일성을 이루고있기때문이다. “하나님경험의인격적역사는자기경험의인격 적역사에토대가되는것이다.”79)
77) 예수를 따르는 제자도에 관한 논의는 Rahner, “Rede des Ignatius von Loyola an einen Jesuiten von heute,” ST., Bd. XV, 397-398.
78)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175.
79) Ibid., 176; Rahner, “Selbsterfahrung und Gotteserfahrung,” ST., Bd. X, 135.
하나님경험이인간의지식과자유를 가능하게하도록하는조건을구성한다는말은파악불가능하고말로 표현할수없는신비를향해인간존재가초월론적으로정향지어져있음 을의미한다. 절대적인하나님께정향지어져있다고말하는것은주체의 본성안에자기자신의행위와구별되는무언가가현존할때만가능한 것이다.
이런의미에서라너가말하는자기경험은단지주관적경험이 아니다. 이는비주제화되고반성이전의특징을갖는초월론적경험없이 는자기경험이란불가능하기때문이다. 즉, 자기경험은하나님경험이다.
더나아가비객관적인실재에대한자기경험은“자기자신의필요를 넘어구체적으로역사화된다. 80)
이는구체적인이웃사랑과하나님사랑 의 일치에서드러난다. “하나님 경험과 자기경험의통일성은 하나님 사랑과이웃사랑의조건인것이다.”81)
“인간동료사이에이루어지는 사랑의만남은절대적인충실함을요구하는데, 그것은하나님과인간 사이에있는영원한생명안에있는절대적깊이를소유할때이루어진 다.”82)
“인간에대한사랑은하나님께대한사랑의중재이고,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궁극적으로 불가분하게 결합되어 있다.”83)
그리고 이와 같은사랑의결합은단순히개인적인직접적자기경험의범주안으로 한정되지않는특징을지닌다.
그이유는이모든것을가능하게하는 하나님은더광대하고이름붙일수없는신비이기때문이다.
“신비이신 성령을따라자유의운동과지평은무제약적으로확장된다.”84)
80) Endean, Karl Rahner and Ignatian Spirituality, 210.
81)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177.
82) Rahner, Foundations of Christian Faith, 309.
83) Ibid., 310.
84) Rahner, The Spirit in the Church, 25.
이것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의미한다.
우리의일상적인의식가운데우리는말로표현할수없고, 규정할수 없는영원성에게서축복을받고있다. ⋯ 모든일상의경험에안에서 비주제화되어있는우리의앎과자유는끝없는성령의확장과운동을 토대로 드러내고 완성하는 하나님을 경험하도록 우리를 이끈다.85)
초월론적 하나님 경험은 일상의 경험 안에 비주제적으로 주어져 있다.
동시에우리인간은일상생활에서피할수없는초월론적은총을 경험하며살아간다. 이러한라너의주장은‘만물에서하나님을발견하 기’라는이냐시오의일상적영성에기초하고있다.
그런데일상의신비 주의를언어화하고조직화하여그리스도교외부에서찾으려면다음과 같은전제조건이있어야한다.
그리스도교인이비그리스도교인을만나 거나종교적인역사를연구할때, 그리스도교인은계시가그리스도교 외부에현존한다는사실에충격을받거나놀랄필요는없어야한다.
그 이유는그리스도인이일상에서초월론적으로경험하는하나님은모든 사람이구원받기를원하는보편적하나님이기때문이다.
달리말해그리 스도의은총은언어화되고조직화된그리스도교의범위를넘어서는하 나님의 신비이다. 이러한관점에서일상의성령경험은특정집단의특권적엘리트주 의로환원될수없다.
“이웃을사심없이무조건적으로사랑하고, 그와 같은사랑속에서하나님을경험하는모든인간은하나님의궁극적인 구원의관할권에부합하는사람들이다.”86)
85) Ibid., 15.
86) Ibid., 27. 라너는 구체적인 제자도를 ‘권위 없는 섬김’(Machtloser Dienst)으로 설명한다.이에대한 논의는 Karl Rahner, “Rede des Ignatius von Loyola an einen Jesuiten von heute,” ST., Bd. XV, 388-389.
비록성령에대한이해에서 엘리트주의적인자부심에도불구하고, 모든일상생활가운데성령의 경험은발생한다.
그러므로“우리가그리스도교인으로서행동하는모 든능력은성령하나님에의해궁극적으로권능을받고지지를받으며, 영감을받는한에서가능하며, 그것이성령의은사또는선물이라고말할 수 있다.”87)
라너가말하는일상에서의하나님경험은“이냐시오가뺷영신수련뺸 에서사랑을얻기위해모든것안에서 사랑하고섬기라”는요청에서 비롯된것이다. 88)
라너가자신의신학을하나님의초월론적은총의경험 을중심으로다룬것처럼, “이냐시오의길은우리의삶의영역대부분이 영성생활과관련이있다는점을보여준다.”89)
라너는하나님을찾는 길의출발점은열려있는의식이라는이냐시오를따라모든인간이순수 한 신비에 개방되어 있다고 본다.
하나님은 신비를 향해 열린 인간을 절대적구원의완성으로이끄시는항상적은총의하나님이시다. 90)
87) Rahner, The Spirit in the Church, 29. 88) 이냐시오데로욜라/김건동옮김, 뺷모든것안에계신하느님뺸 (서울: 이냐시오영 성연구소, 2011), 13.
89) 제임스마틴/성찬성외옮김, 뺷모든것안에서하느님발견하기뺸 (서울: 가톨릭출 판사, 2014), 66, 116.
90) Kelly, trans. and ed., Karl Rahner, 108.
성령 론의관점에서보면, 항상적이고보편적인은총은엘리트주의를배제하 고일상의전영역에서영의작용을인정하는것이다.
그리고일상에서의 영분별은교회적규범성을통해공적책임으로획득된다.
라너는성령 체험을특정집단의카리스마적인독점으로보지않으며, 동시에무차별적인보편주의로허물지않는다.
이냐시오적 분별규범은 일상에서 성령 경험을 공동체적 확인으로 인도하며, 라너의성령론에서도보편과특수 의균형을지키는교의학적매개의역할을한다.
분별은그리스도인에게 결정의성격을부여하고구체적인선택의규범을형성하도록이끈다. 91)
91) Karl Rahner, Spiritual Exercises: Prayer and Practice (London: Sheed and Ward, 1976), 169.
V. 결론: 평가와 전망
이상으로본논문은 이냐시오의‘ 세상으로부터의무관심’ 과‘ 만물 안에서하나님찾기’를 라너의 초월론적 경험신학의 특징인 비주제화’ 와‘주제화’를상응하여, 보편은총과역사적특수성의긴장을 교의학적 주제로 매개되는 지를제시하였다.
라너가신학적용어를 칸트와 하이데거의철학적용어에서많이빌려왔으나, 그의초월론적경험신학은 이냐시오의영성에 깊게 뿌리내리고있다.
본연구는라너가어떻게이냐시오 영성의특징을이해하고있는가를드러내는논문인“세상속의즐거움으 로서이냐시오신비주의”를중심으로그의사유를분석했다.
이를통해 하나님의보편적은총이단순한무차별적개방성이아니라그리스도와 교회라는근원적이고공동체적인규범성속에서분별된다는사실을확 인하였다.
특히라너는이냐시오영성의두핵심을‘세상에대한무관심’ 과‘만물안에서하나님을찾기’로보았다.
그는이냐시오영성을단순히 세상에서도피하는영성이아니라세상한가운데서초월을경험하도록 이끄는은총의영성으로이해하였다.
이러한영성은자연스럽게라너에 게‘초자연적실존’이라는개념으로귀결된다. 라너는하나님의보편적 은총의선행성안에있는비주제화된인간실존을역사적지평속에서 교회, 성사, 제자도라는 교의학적 매개를 통해 주제화하였다. 본논문은이러한라너의신학작업을토대로보편적인간조건속에 서 하나님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은총과 자연, 은총과 경험의 신학적 구조를분석하였다.
라너는예수회신부인 뤼박처럼 자연위에 초자연을 위치시키는이분법적인 스콜라신학을 비판했는데, 그이유는자연과 은총의관계를상호연관적차원에서이해했기때문이다.
라너는초월론 적경험을가능하게하는은총의선험적구조에서출발하였다면, 뤼박은 인간영혼에내재하는자연의초자연적지향성에서출발했다는점에서 차이가있을뿐이다.
라너는 이냐시오영성을 따라 하나님과세계를구별 하면서도보편적하나님의은총을강조한다.
하나님과인간, 은총과자 연은창조안에서동시에주어져있기때문이다.
특별히하나님의자기 내어줌이자자기전달인은총은세상을하나님의생명안으로초월하도 록이끈다.
여기서중요한점은이런하나님의은총밖에있는인간은 아무도없다는점이다.
이처럼자연과은총의관계는상호연관적이다.
이점에서라너의초월론적경험은이냐시오적분별을따라자연안에서 은총을인식하고역사안에서하나님의자기선물을식별하는영성신학 적 방법론을 제공한다.
그러나하나님의보편적은총은인간인식의범위를넘어서는신비 이다.
인간은 인식적이고 범주적인 경험이전에 일어나는 근원적경험 속에서 하나님을만난다.
라너가말하는‘초월론적경험’은바로이신비의자리다.
이것은 발타자르가 제기한 ‘인간중심성’ 비판에 대한 중요한 신학적응답을제공한다.
라너가말하는초자연적실존은인간의자율적 종교성을승인하는것이아니라하나님의자기양여가먼저인간에게 주어지는선행적은총의구조를밝히는개념이기때문이다.
또한이러한 은총은그리스도와말씀의공적표징과교회의실재에서주제화되며, 비주제적인경험과범주적신학을일치시키는통합적인신학적틀을 제공한다.
이 연구는 비주제화된 초월론적 경험이 역사 안에서 범주화되는 과정을또한논의하였다. 세계는은총으로자신을전달하는하나님과 인간을매개한다.
그리고역사안에서주제화된하나님의자기양여는 그리스도의중재와구원의성사의표지인교회라는기준으로드러난다. 본논문은이것을각각‘초월적경험의근원기준’으로예수그리스도와 ‘초월론적경험의공동체적기준’으로서교회를언급하였다.
더나아가 초월론적경험이어떻게그리스도론과교회론으로적용되는지를이 냐시오의영성을따라살펴보았다.
이냐시오적분별은보편성의규범 아래에서일상속하나님경험을공동체적인확인으로인도한다.
그 결과, 하나님의보편은총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공적책임을 부여하고 교회의특수성은 배타적특권이아니라 구원역사속에서 해석공동체 (hermeneutical community)의 사명으로 재정의된다.
이어서 라너의 초월론적 경험 신학이 어떻게 경험에서 세상으로 확장해가는지성령론적입장에서언급하였다.
자신안에 이미 절대이신 하나님께 초월하도록 정향지어있기 때문에 자기경험은 하나님경험의 근본적인조건이된다.
그리고하나님경험은인간경험안에이미주어져 있는것이다. 하나님경험은조직화된그리스도교의범주를넘어모든 일상생활에서발생한다.
그러므로 라너의성령론은 성령에대한 엘리트 주의를 지양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자유와 일상의 하나님경험 모두를 긍정할수있는신학적통찰력을제공한다.
이에따라라너가주장하는 보편은총은무차별주의가아니라 공적규범성을획득하고, 교회의특수 성은배타적특권이아니라해석공동체의사명으로재정의될수있다.
이것은한국적상황에서일상의영성화와공동체적분별을접속시키는 실천적수행성을가능케한다.
특히한국교회의맥락에서라너의말한 일상의신비경험은악의구조와사회적죄에맞서는‘공적제자도’(public discipleship)로구체화될수있다.
다시말해말씀과성사그리고공동체 적분별을통해정의와연대는구체적봉사의형식으로발현되며역사적 실천으로매개된다.
이와같은논의를바탕으로다음의평가와전망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 라너의초월론적경험신학은하나님과인간, 은총과자연의 관계를균형있게다루는신학이다.
그의신학은철학적인용어를사용하 지만철학적분석에머무르지않고, 인간실존과역사를향한하나님의 자기 계시를 중심에 둔다. 그를 단지 인간의 실존적 구조를 분석하는 종교철학자로오해하면안된다.
라너는인간의역사성과실존을진지하 게받아들이며하나님과그리스도를자신의신학적숙고작업에중심에 세운다. 한마디로라너의신학적관심은무제약적인은혜를수여받는 인간실존을균형있게보는것이다.
이런신학적특징은초월론적경험이 라는용어를통해잘드러난다.
라너의기본적인신학도식은그의전체적 인신학적주제에일관되게적용된다.
라너의초월론적경험신학은 은총과 경험, 하나님과 인간, 초자연과 자연의 일치를 균형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신학 방법과 구도를 제공한다.
둘째, 초월론적경험신학은 하나님을 깊이 만나는 경험에서 출발하는 신학이다.
라너의 신학은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마치는 신학이 다. 92)
왜냐하면신학은원래신비이신하나님의구원경험에서구성되기 때문이다.
에간은 이와같은 라너신학의 특징을 다음과같이설명한다:
“대부분의신학자들은신앙을전제로학문적전통안에서신학을수행하 지만, 반대로라너는공동체의신앙의식을따르고비판하는가운데자신 의종교적경험에서신학을출발한다.”93)
92) 라너의 기도 신학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의 책을 참조하라. 칼 라너/김진태 옮김, 뺷기도의절실함과그축복에대하여뺸 (서울: 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17); 칼라너/ 손성현 옮김, 뺷칼 라너의 기도뺸 (서울: 복있는사람, 2019); 칼 라너/정대식 옮김, 뺷영성신학 논총뺸 (서울: 가톨릭출판사, 1983), 23.
93) Harvey Ean, “The Devout Christian of the Future Will be Mystic: Mysticism and Karl Rahner’s Theology,” Theology and Discovery: Essays in honor of Karl Rahner, ed. William J. Kelly (Milwaukee: Marquette University Press, 1980), 144.
라너의경험신학은구원의 원경험(Urerfahrung)을배제한채학문적담론으로환원되는현대신학 에 생명을 불어넣는 영성신학적 접근을 허락해 준다.
셋째, 이냐시오영성을기반으로하는 초월론적 경험신학은 단지 개인적인영성에만국한되지않는다.
라너의 인간학적집중은 보편적인 하나님의구원사에연결되어있다.
하나님의 자기양여인 은총안에서 구원사와 인간 자신의 경험 사이에는 상호 관계성이 있는 것이다.
이 관계성은단지논리적추론과적용으로환원되지않는신비한관계성이 다.
이처럼라너의신학은은총을인간학과보편적인구원사에상호연관 되는것으로이해하지만, 은총의‘공약불가능성’(incommensurability) 을 항상 견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라너의 신학적 방법론은 하나님의 신비를자신의협소한사유의영역으로환원하지않는다.
이와같은신학 적인태도와방법은이냐시오영성을따라하나님을언제나더크신분으 로견지하는데있다. 이것은신학을하는모든신학자나갖추어야할 요소이다.
신학자가신학함(doing theology)에있어서크신하나님의 은총을훼손해서는안된다.
이상과같이칼라너의초월론적경험신학은 하나님과인간, 은총과경험을연결하는동시에, 하나님을개념이나인 간의 사유 안으로 완전히 고정하고 환원하는 우상화를 경계한다.
그러나 라너의 이런 신학적특징은 강점인 동시에 약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 라너의인간이해는낙관적성향을 지니며 죄의현실성과 악의 구조에대한 충분한분석을 결여할가능성이있다.
라너의관점에서 보면, 하나님의 보편적인 자기양여를 받음으로 인간은 은총의 신비를 입은자다.
신적은총의 영역에 소외된 자는 이세상에 아무도없다.
하지 만라너의이같은인간이해는인간을너무낙관적으로보는것은아닌가?
그리스도교신학에서특히종교개혁자들은인간을이해할때은총을 입은자인동시에죄인으로이해했다.
그이유는다름이아니라인간은 죄의현실성아래에존재하며스스로해결할수없는악의구조안에서 유한성을경험하는존재이기때문이다. 라너가보편적하나님의은총을 강조함으로써 거시적인 하나님의 구원사를 통찰할수있지만, 인간의 실존적인 죄의 순간을 깊게 통찰하지 않는 것은 재고해야 할 점이다.
둘째, 인간의낙관적인이해는죄의현실적구조, 즉악의구조또한 쉽게간과할수있다.
분명라너는이냐시오의영성을따라 자기경험은 바로하나님경험이며하나님사랑과이웃사랑으로일상속의실천을 말한다.
하지만라너가말하는그리스도인의실천이인간이보편적으로 경험하는악의근본구조를저항할수있는원동력을담지하고있는가를 고민해야한다.
앞에서언급한것처럼한국개신교신학과교회는라너의 일상의신비주의를잘계승하기위해서는현실구조를제대로파악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저항의 영성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94)
94) 신비주의와 해방신학을 잘 연결한 학자로는 정치신학자인 도로테 죌레가 있다. 신비주의와 저항의 III장에서 그녀는 신비주의의 저항성을 논의한다. 그러나 죌레의‘저항의신비주의’는정치, 경제, 사회, 문화안에있는악의구조를철저히 분석하지않는다. 도로테죌레/정미현옮김, 신비와저항: 그대조용한외침이여뺸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6), 285.
종합하면, 라너의 초월론적 경험신학은 이냐시오의‘ 세상에 대한 무관심’과 ‘만물안에서 하나님찾기’라는 영성적구조와 상응한다.
보편 은총과 역사적 특수성의 긴장은 그리스도와 교회라는 공적기준을 통해 매개된다.
이는한국교회의일상의영성과공적제자도에대한신학적 기획(Entwurf)을가능하게한다.
또한라너의낙관적인간이해가지닌 한계를지적하면서도, 그가제시한 은총의 선행성과 공동체적 분별의 기준은 오늘의 한국신학과교회가 감당해야할 중요한 과제를 제시한다.
이러한 과제는 향후 연구로 남겨두고, 라너의신학이 다양한 영성전통과 신학적 공론장에서 더욱 풍성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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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초록
본 논문은 칼 라너(Karl Rahner)의 ‘초월론적 경험 신학’을 이냐시오 영 성에 기반하고 있음을 주석적으로 밝혀내는 데 초점을 둔다. 한국 신학 계에서는 그동안 라너의 신학을 주로 철학적 또는 종교다원주의적 관점 에서 해석해 왔으나, 본 논문은 그의 사상의 뿌리가 이냐시오의 신비주 의에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조명하고자 한다.
라너의 사유는 철 학적 개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더라도 근본적으로는 이냐시오 영적 직 관과 경험의 구조 위에서 형성되었다.
제2장은 라너가 이냐시오의 영성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소개한다.
그 는 ‘세속적 유혹에 대한 무관심’과 ‘모든 것 안에서 하나님을 찾기’라는 두 가지 축으로 이냐시오의 신비주의를 설명하며, 하나님의 은총은 세 상 밖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 한가운데서 경험된다는 점을 강 조한다.
초월은 세상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닌 세상 안에서 드러나는 하 나님의 현존을 향한 열림이자 개방이다.
이어서 하나님의 보편적 은총 이 인간의 보편적 경험 속에 어떻게 스며드는가를 탐구한다.
라너는 은 총과 자연, 신비와 인간 자유 사이의 이분법을 거부하며, 은총은 모든 인 간존재의전제조건이자내면깊은곳에서경험되는‘비범주화되고비주 제화된 경험’의 원천이다.
라너는 이것을 ‘초월론적 경험’이라고 부른다.
이 경험은 개념화 이전에 주어지는 하나님과의 만남이다.
제3장은 이러 한 초월론적 경험이 역사와 공동체 속에서 어떻게 구체화 되는지를 다 룬다.
그리스도는 초월론적 경험의 인격적 기준이며, 교회는 하나님의 자기 양여가 공동체적으로 드러나는 자리다.
라너는 교회를 제도 이상 의 본질적 존재로 이해하며, 진리와 사랑 안에서 하나님의 현존이 구체 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으로 보았다. 제4장에서는 초월론적 경험이 개인의 내면을 넘어 세상 속 제자도로 확장되는 과정을 탐구한다.
라너에 따 르면 인간 실존은이미하나님을 향해 정향되어 있고, 자기 경험은 곧 하 나님 경험이다.
이러한 경험은 제도화된 그리스도교의 범주를 넘어 일 상의 모든 순간에 발생한다.
특히 라너의 성령론은 성령 체험을 특정 집 단의 특권으로 제한하지 않으며, 하나님의 은총이 일상의 삶 속에서 광 범위하게 체현될 수 있음을 긍정한다.
결론적으로 라너의 ‘초월론적 경험 신학’은 은총과 자연, 하나님과 인간, 신비와 일상을 통합하는 신학적 구조를 지니며, 그 중심에는 이냐시오 의 영성이 자리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그의 신학은 하나님을 개념적으 로 고정하지 않고 신비의 여백을 보존하면서도 일상의 실천과 공동체적 사랑을 강조하는 영성신학적 통찰을 제공한다.
이러한 고찰은 오늘의 신학과 한국교회가 직면한 보편 은총과 역사적 특수성의 긴장, 일상의 영성과 공적 제자도라는 해석학적 과제를 조명할 수 있는 신학적 기획 (Entwurf)을 제시한다.
주제어 ‖ 칼라너, 이냐시오영성, 무관심, 자기양여, 초월론적경험, 하나님경험, 일상의 영성
Abstract
A Study of Karl Rahner’s ‘Theology of Transcendental Experience’ from the Perspective of Ignatian Spirituality: Structural Correspondence and Dogmatic Mediation
Song, Hwa Seop(Ph.D. Lecturer Methodist Theological University Seoul, Korea)
This article examines Karl Rahner’s ‘theology of transcendental experience’ from the perspective of Ignatian spirituality. While Korean theological circles have primarily interpreted Rahner’s theology from philosophical or religious pluralistic viewpoints, this paper seeks to illuminate that the roots of his thought lie deeply in Ignatian mysticism. The theological core of Rahner, even when using philosophical concepts, is fundamentally closely connected to Ignatian spirituality. Chapter 2 introduces how Rahner interprets Ignatian spirituality. He explains Ignatius’s mysticism through two axes: ‘indifference to worldly temptations’ and ‘finding God in all things,’ emphasizing thatGod’s grace is not given from outside the world but is experienced in the midst of the world. Transcendence is not escape, but an openness toward God’s presence revealed within the secular. This chapter further explores how such grace permeates universal human experience. Rahner rejects the dichotomy between grace and nature, mysticism and human freedom, viewing grace as both a precondition for all human existence and an ‘uncategorized’ experience encountered in the depths of one’s inner being. He calls this ‘transcendental experience.’ This experience is an encounter with God given prior to conceptualization. Chapter 3 addresses how this transcendental experience is particularized within history and community. Christ is the personal criterion of transcendental experience, and the church is the place where God’s self-giving is actualized communally. Rahner understands the church as an essential being beyond mere institution, presenting it as a space where God’s presence is particularized in truth and love. Chapter 4 examines how transcendental experience extends beyond individual experience to discipleship in the world. God created all human beings to be oriented toward absolute mystery, making self-experience simultaneously God-experience. This experience occurs in every moment of daily life, beyond institutionalized Christianity. Rahner’s pneumatology does not limit spiritual experience to the privilege of specific groups, affirming the work of the Spirit and God’s grace in all areas of daily life. The conclusion reveals that Rahner’s theology of transcendental ex- perience possesses a theological structure that seeks to integrate grace and nature, God and humanity, mysticism and daily life, with Ignatian spirituality at its center. Rahner’s experiential theology does not conceptually fix God, leaving room for mystery while maintaining theological balance that emphasizes daily practice and communal love.
Keywords ‖ Karl Rahner, Ignatian Spirituality, Indifference, Selbstmitteilung,Transcendental Experience, God-experience, Spirituality in Daily Life
투고접수일: 2025년 11월 11일 ∙ 심사(수정)일: 2025년 11월 19일 ∙ 게재확정일: 2025년 12월 04일
한국조직신학논총 제81집 (2025년 12월) 167-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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