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들어가는 말: 신학과 과학의 학제간 연구의 필요성
1965년 이후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언 바버, 아서 피콕, 존 폴킹혼을 필두로 기독교 신학과 과학 의 학제간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기 시작해 ‘신학과 과학’이라는 고유한 분야가 하나의 학문 분야로 자 리잡기에 이르렀음에도, 국내 신학계에서는 신학과 과학의 학제간 연구가 그다지 주목을 받고 있지 못 한 실정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일차적으로는 학제간 연구의 필요성이 충 분히 인식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고 다음으로는 어떤 방식으로 학제간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 한 방법론과 연구사례들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 원고에서는 신학과 과학의 학제간 연구의 필 요성을 설명하고, 어떤 방식으로 학제간 연구를 진행할 때 신학과 과학 모두에 유익한 결과를 낼 수 있 는지를 CMI 방법론에 기반한 필자의 기독교 종말론과 물리학 우주론의 상호작용 연구사례를 중심으로 제안하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기독교 신학에 도전을 가져와 기독교를 분열시키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 16세기에 유럽에서 개신교를 가톨릭으로부터 분리시킨 종교개혁을 생각한다.
그러나 실 상은 16세기 종교개혁은 유럽 기독교의 외형적 체제를 심각하게 분열시켰을지언정 기독교 신학에는 상 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피터 호지슨과 로버트 킹은 기독교의 핵심 교리들의 변천사를 소개하는 책의 서문에서부터 16세기 종교개혁이 아니라 과학혁명에서 시작된 18세기 유럽의 계몽주의 시대에 있었던 세계관의 혁명적 변혁이 이천 년 기독교 역사를 통틀어 그 무엇보다 기 독교 신학 사상의 근간을 흔들었다는 명제를 전제로 내놓는다.1
이 전제를 정당화하는 것은 신론, 계시, 창조와 섭리, 신학적 인간학, 죄와 자연악, 그리스도와 구원, 그리고 종말론과 같은 기독교 신학의 핵심 교리들이 계몽주의 시대에 어떤 심각한 도전을 받았고 그에 대한 응답으로 각각의 교리들이 어떻게 새 로운 언어로 재형성되었는지를 설득적으로 보여주는 책의 내용에 있다.
특별히 19세기말에 기독교 신학 을 새로 쓴 것으로 평가받는 슐라이어마허나 헤겔과 같은 신학자들의 연구 내용을 들여다보면, 18세기 세계관의 혁명적 변혁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기독교 신학이 19세기말에 이르러 패러다임 전환을 통 해 새로운 세계관과의 융합을 이루어냄으로써 시대를 반영하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재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게 된다.2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이 책의 전반부 서론에서 킹이 계몽주의 시대에 기독교 신학의 근간을 흔들어 결국 신학의 근대화를 이루게 한 요인으로 근대 과학과 근대 철학 둘 다를 제시하면서도,3 기독교 신학과 자연과학의 상호작용에 대한 논의를 책 전체를 걸쳐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 Peter C. Hodgson and Robert H. King, eds., Christian Theology: An Introduction to Its Traditions and Tasks, Updated ed. (Minneapolis, MN: Fortress Press, 1994), xi.
2 Claude Welch, Protestant Thought in the Nineteenth Century (New Haven, CT: Yale University Press, 1972), 1:62–72, 88–105.
3 Robert H. King, “Introduction: The Task of Theology,” in Christian Theology: An Introduction to Its Traditions and Tasks, Updated ed., ed. Peter C. Hodgson and Robert H. King (Minneapolis, MN: Fortress Press, 1994), 11.
한편으로는 호지슨과 킹을 포함해서 이 책에서 기독교의 핵심 교리들의 변천사를 다룬 다양한 신학자들은 모두 공 통적으로 근대 철학의 발흥이 기독교 신학 전통에 미친 영향을 방대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다룬다. 반 면, 과학 이론이 기독교 신학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논의는 진화생물학이 가져온 영향에 대한 약간의 신학적 논의만 다루어질 뿐, 과학적 세계관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물리학이 기독교 신학에 가져온 함의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
갈릴레이에서 시작된 물리학 이론 들이 근대 철학의 발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음에도 이들을 신학적 관점에서 면밀히 조명하지 않은 것은 의아하게 생각할 만하다. 그런데 이러한 경향은 이 책의 저자들에게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기 독교 신학에 자연과학이 미친 영향의 중요성을 강조한 다른 신학자들에게서조차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예를 들어 자연과학이 기독교의 창조 교리를 재해석하는 데 미친 영향을 방대하게 다룬 신학자로 평가 받는 필립 헤프너의 경우에도 우주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져온 20세기말 발견된 새로운 과학 이론들 이 기독교 신학에 가져온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4
4 Philip J. Hefner, “Fourth Locus: The Creation,” in Christian Dogmatics, vol. 1, ed. Carl E. Braaten and Robert W. Jenson (Philadelphia, PA: Fortress Press, 1984), 265–329.
이러한 경향은 기독 교 신학자들이 최신의 자연과학 이론들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 다.
그러나 자연과학은 기독교 신학의 핵심 교리들의 전제들을 뒤흔든 주요한 요인 중 하나이기에 새로 운 자연과학 이론들이 기독교 신학에 가져온 도전들을 직면하지 않고는 새로운 과학 시대에 기독교 신 학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II. 20세기 이래 신학과 과학의 학제간 연구의 성과와 한계: 빅뱅 우주론이 가져온 이슈
20세기 ‘신학과 과학’ 분야에서 이뤄낸 성과와 빅뱅 우주론에 대한 초기의 신학적 반응 계몽주의 시대가 가져온 새로운 세계관 하에서 신학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질문한 19세기 슐라이어마 허의 회의적 질문에 신학과 과학의 학제간 연구를 통해 긍정적 답변을 내놓은 학자들이 20세기 들어 등 장했다.5
1965년에 이언 바버가 과학의 신학적 함의와 과학과 신학에서의 방법론적 이슈를 혁명적으로 다룬 내용의 책을 발표한 이래로, 바버, 아서 피콕, 존 폴킹혼 등의 학자들은 ‘신학과 과학’이라는 이름 으로 신학과 과학의 학제간 연구 분야를 태동시키고 발전시켰다.6 바버, 피콕, 폴킹혼은 20세기 초반에 있었던 자연과학, 특별히 물리학의 혁명적 발전이 기독교 신학에 가져온 이슈들에 주목해 중요한 연구 결과들을 연이어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기독교 신학은 자연과학으로부터 초래된 것으로 잘못 간주되었던 갈등들을 극복하고 자연과학과의 건설적 대화를 통해 시대를 반영한 형태로 발전하고 거듭날 수 있었다.
특별히 이들이1990년대 초반에 잇달아 발표한 기포드 강연들은 기독교 신학자들로 하여금 20세기 이래로 발견된 새로운 물리학 이론들이 기독교 신학에 중요한 이슈들을 가져왔음을 인지 하게 했고 그 이슈들에 관심을 기울이게 했다.7
5 Welch, Protestant Thought in the Nineteenth Century, 1:59.
6 Ian G. Barbour, Issues in Science and Religion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66).
7 Ian G. Barbour, Religion in an Age of Science, The Gifford Lectures (San Francisco, CA: Harper & Row, 1990); Arthur Peacocke, Theology for a Scientific Age: Being and Becoming – Natural, Divine, and Human, 2nd ed. (Minneapolis, MN: Fortress Press, 1993); John C. Polkinghorne, The Faith of a Physicist: Reflections of a Bottom-up Thinker: The Gifford Lectures for 1993-4, 1st Fortress Press ed., Theology and the Sciences 1993–1994 (Minneapolis, MN: Fortress Press, 1996).
이 세 학자들이 당대의 다른 기독교 신학자들과 구별되는 점이 자연과학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학자 들이었다는 점에서 자연과학 분야의 전문지식이 자연과학이 기독교 신학에 가져온 신학적 함의를 파악 하고 거기에 신학적으로 응답하기 위해 요구됨을 파악할 수 있다.
이들의 중요한 공헌은 20세기 자연과 학의 혁명적 발전이 기독교 신학의 관점에서 용인될 수 없는 과학주의와 환원주의를 무시할 수 없는 생 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과학주의와 환원주의에 대한 대안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는 데 있 다.
모든 것이 과학으로 환원될 수 있다는 심각한 도전에 이들은 ‘비판적 실재론’이라는 개념을 통해 응 대한다.8
비판적 실재론을 통해 과학주의와 환원주의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것은 ‘방법론적 자연주의’와 ‘존재론적 자연주의’의 구분인데, 이 구분의 핵심은 특정 과학 분야의 연구 방법론이 실재의 특정 측면 을 기술하는 데 유효한 방법론이 될 수 있지만 실재는 여러 층위로 이루어져 있어 특정 과학 분야의 연 구 방법론만으로는 실재 자체를 온전하게 기술할 수 없다는 분석에 기반한다.
과학적 환원주의가 기독 교 신학에 가져온 심각한 도전을 극복하는 작업은 과학 이론의 특성에 대한 이들의 전문적 이해를 토대 로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는 과학 이론을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과학 이론이 제기하 는 심각한 이슈들에 적절한 신학적 대답을 내놓는 것이 어려움을 반증한다.
바버에 의해 신학과 과학의 학제간 연구의 중요성이 부각된 해인 1965년은 공교롭게도 우주에 대한 새로운 과학적 이해가 시작된 해이기도 하다.
1965년 미국의 뉴 저지에 위치한 벨 연구소에서 아노 펜 지아스와 로버트 윌슨이 우연한 계기로 전 우주 공간이 특정한 주파수를 지닌 전자기파로 채워져 있음 을 관측했는데, 우주론 학자들에 의해 이들이 관측한 우주배경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 Radiation)가 우리 우주가 초고밀도 상태에서부터 오랜 세월의 팽창을 거쳐 오늘날의 상태로 변화해왔 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관측결과임이 밝혀졌다.9
이는 물리학계에 뿐만 아니라 철학계에도 큰 반향을 일 으켰는데, 우주가 과거와 동일한 정적인 상태를 유지해온 것이 아니라 팽창하며 그 상태가 변화해왔다 는 사실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해 근대 서구 철학에 이르기까지 서구 철학자들에 의해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져온 우주는 시작도 끝도 없이 영원히 동일한 상태를 유지해왔다는 철학적 가설과 정면으로 충 돌하기 때문이었다.
오늘날의 우리 우주가 오랜 기간 동안의 공간 팽창의 결과물이라면 필연적으로 우 리 우주는 더이상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없는 초고밀도 상태의 시공간의 작은 점에서 시작했어야 한 다.
우주론 학자들은 우리 우주가 초고밀도 상태의 작은 지점으로부터 폭발적으로 팽창한 사건을 가리 켜 빅뱅이라 부르고, 빅뱅으로부터 물질과 시공간 기하 사이의 상관관계를 정량적으로 기술하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해 우주의 역사를 기술하는 새로운 우주론을 가리켜 빅뱅 우주론이 라 명명하게 되었다.
기독교 신학자들은 대체로 우주에 시작점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빅뱅 우주론을 기독교 신학의 창조 교리와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받아들였으나 빅뱅 우주론과 기독교 신학의 창조 교리와의 상관관계 의 정도에 대해서는 신학자들마다 조금씩 다른 견해를 피력하였다.
교황 피오 12세를 포함한 다수의 기 독교 신학자들은 빅뱅이 하나님의 창조를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선언함으로써 빅뱅 우주론을 열렬히 반 겼다.10
8 Ian G. Barbour, Religion and Science, Rev. ed. (HarperOne, 1997), 117–20, 168; Arthur Peacocke, “Science and the Future of Theology: Critical Issues,” Zygon (Boston, USA and Oxford, UK) 35, no. 1 (2000): 119–40, https://doi.org/10.1111/0591-2385.00264; J. C. Polkinghorne, Belief in God in an Age of Science, The Terry Lectures (Yale University Press, 1998), 104–6.
9 A. A. Penzias and R. W. Wilson, “A Measurement of Excess Antenna Temperature at 4080 Mc/s.,” The Astrophysical Journal 142 (July 1965): 419–21, https://doi.org/10.1086/148307.
10 Pius XII, “Addresses of His Holiness Servant of God Pope Pius XII,” in Papal Addresses to the Pontifical Academy of Sciences 1917-2002 and to the Pontifical Academy of Social Sciences 1994-2002, by Benedict XV et al., ed. Nicola Cabibbo and Marcelo Sánchez Sorondo, Pontificiae Academiae Scientiarvm Scripta Varia 100 (Vatican City: The Pontifical Academy of Sciences, 2003), 139.
흥미로운 것은 신학자들 뿐 아니라 우주론 학자들 중에도 빅뱅이 기독교의 창조 교리를 지지한다고 생각한 학자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심지어 열렬한 무신론자로서 기독교의 창조 교리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빅뱅 우주론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프레드 호일은 그가 무신론적 신념에 근거해 빅뱅 우주론을 대체하기 위한 정상상태 우주론을 제안했음을 공개적으로 밝히기까지 했다.11
그에 반해 ‘신학과 과학’ 분야의 선구자들은 대체로 빅뱅 우주론과 기독교의 창조 교리가 조화를 이 룬다고 보면서도 빅뱅 우주론이 직접적으로 기독교의 창조 교리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 을 표했다.
바버는 1990년 기포드 강연에서 빅뱅을 신적 기원의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주 요한 신학적 이슈들이 빅뱅 우주론에 의존적이지는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12
심지어 피콕은 과학을 진 지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빅뱅 우주론이 기술하는 우주의 시작점이 기독교 창조 교리에 중요한 영향을 주 지 않는다고 주장하는데,13 바버와 피콕의 빅뱅 우주론을 기독교 창조 교리와 연관시켜서 생각하는 데 있어서의 소극적 태도는 빅뱅 우주론이 기독교 종말론에 가져온 도전에 대해 그들이 응답한 방식을 들 여다봄으로써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11 Adam Curtis, “A Mile or Two Off Yarmouth,” BBC, February 24, 2012, https://www.bbc.co.uk/blogs/adamcurtis/entries/512cde83-3afb-3048-9ece-dba774b10f89.
12 Barbour, Religion in an Age of Science, 129.
13 Peacocke, Theology for a Scientific Age.
다음 절에서는 ‘신학과 과학’ 분야의 선구자들이 빅뱅 우주 론이 기독교 종말론에 가져온 도전에 대해 어떻게 응답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그들의 방법론이 가진 한 계를 조명하고자 한다. 빅뱅 우주론이 기독교 종말론에 가져온 도전과 기존 연구방법론의 한계 바버, 피콕, 폴킹혼을 포함한 ‘신학과 과학’ 분야를 태동시키고 발전시킨 학자들이 20세기초 자연과 학의 혁명적 발견들에 신학적으로 훌륭하게 응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20세기말에 표준 우주론으 로 자리잡은 빅뱅 우주론의 진술들에 소극적으로 반응했다.
필자는 이들이 빅뱅 우주론에 기반한 빅뱅 우주모형이 기독교 창조 교리가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보였음에도 이러한 소극적 태도를 보인 이유를 이들이 빅뱅 우주모형이 기독교 종말론에 가져온 심각한 도전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실제로 빅뱅 우주론에 근거한 우주모형들 중 우주론 학계에서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예측하는 우리 우주의 미래는 기독교 종말론이 기대하는 우주의 미래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표준 빅 뱅 우주모형에 따르면 우리 우주는 138억 년의 역사 동안 팽창해왔고, 우주 공간의 팽창은 계속적으로 우리 우주의 온도를 떨어뜨려왔다.
더 나아가서, 표준 빅뱅 우주모형은 시간이 지날 수록 우리 우주는 더 차갑게 식어서 우주의 궁극적인 미래는 어떤 생명체도 살아갈 수 없는 차가운 우주가 된다는 예측을 내놓는다.
이는 궁극적 종말에 우주가 하나님의 모든 피조물이 영원한 생명을 즐길 새 하늘과 새 땅으 로 변모할 것이라는 전통적인 기독교 종말론의 기대와 거리가 멀기에 기독교 종말론이 진술하는 우주의 궁극적 미래의 모습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필자는 지난 달에 Theology and Science 저널에 출판된 논문을 통해 ‘신학과 과학’ 분야의 선구자 들이 빅뱅 우주론이 기독교 종말론에 가져온 이 심각한 이슈에 만족스러운 대답을 내놓지 못했음을 이 미 지적한 바 있다.14
14 Hyung-Joo Lee, “A New Hope for Christian Eschatology in Cosmic Perspective: Beyond the Predictions of Standard Big Bang Cosmology,” Theology and Science, Routledge, December 9, 2025, 1–20, https://doi.org/10.1080/14746700.2025.2592337.
논문에서 언급했듯이 먼저 피콕은 물리적 우주 공간이 하나님의 구속 사역이 이루어지는 공간임을 분명히 하면서도, 물리적 우주의 궁극적 미래를 종말론적 미래와 결부시키지 않는 모 순적 태도를 보인다.15
이는 앞서 빅뱅 우주론이 함의하는 우주의 시작을 기독교의 창조 교리와 무관한 것으로 간주하는 그의 태도와 일맥상통한다.
바버는 피콕과 달리 물리적 우주의 궁극적 미래가 종말론 적 미래와 결부되어야 함을 강조하지만 종말론적 미래가 실현될 우주가 우리 우주가 아닌 다른 우주일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는데,16 이는 빅뱅 우주론이 함의하는 우주의 시작이 기독교의 창조 교리와 조 화를 이루기는 하지만 그것이 신학적으로 직접적 중요성을 가지지는 않는다는 앞서 언급한 그의 진술의 동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우리 우주 밖의 우주는 관측 가능한 영역 밖에 있기에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므로 다른 우주의 미래가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없다는 문제를 야기한다.
즉, 우리 우 주 밖의 우주가 새 하늘과 새 땅으로 변모한다고 해도 그것은 우리와 인과적으로 상관이 없는 공간 안 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된다.
폴킹혼은 물리학이 가리키는 우리 우주의 미래와 종말론적 미래 사이의 연 속성을 강조함으로써 우리 우주가 기독교 종말론이 가리키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하지 만,17 우리 우주가 어떻게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예측하는 미래가 아닌 기독교 종말론이 제시하는 새 하 늘과 새 땅으로 변모되는 미래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필자가 보기에 물리학 우주론이 가져온 도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이를 진지하게 탐구한 ‘신학과 과 학’ 분야의 최고의 학자들이 그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신학적 응답을 효과적으로 내놓지 못한 이유는 그들의 방법론이 가지고 있는 한계에서 기인한다.
이들은 모두 신학과 과학의 학제간 연구 분야의 전문 가들 답게 빅뱅 우주론이 기독교 종말론에 제기한 문제를 이해하고 성실하게 탐구했으나 그 문제를 적 절하게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해 무리가 있는 신학적 답변을 내놓거나 심지어 신학적 답변을 유보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의 경우에서와 같이 과학 이론이 기독교 신학의 핵심 교리들에 해결이 불가능한 수준의 심각한 도전을 가져오는 경우에 기독교 신학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질문하지 않 을 수 없다.
단순히 갈등을 피하기 위해 논의를 거부하거나 과학과 신학을 독립적인 영역으로 간주해 과학 이론의 도전을 무시하고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 태도를 지양해야 함은 분명하다. 신학과 과학의 관 계에 대한 바버의 유형론에 근거한 통상적인 신학과 과학의 학제간 연구 방법론은 신학이 과학의 발견 에 귀를 기울이고 과학과의 대화를 통해 통합된 진리를 향해 나아가야 함을 명확히 하지만, 과학이 신 학적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지닌 진술을 내놓을 때 신학이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 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반면 로버트 러셀은 바버, 피콕, 그리고 폴킹혼이 내세운 ‘비판적 실재론’의 토대 위에서 그가 CMI라 고 명명하는 신학과 과학의 상호작용을 위한 고유한 방법론을 창안해서 제안하는데, CMI 방법론은 여덟 가지로 구분되는 신학과 과학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로들을 제시한다.18
각각의 경로를 따라 신학과 과학이 상호작용할 때 학제간 상호작용 없이는 얻어질 수 없는 유익한 연구 프로그램들이 생성 된다는 것이 CMI 방법론의 핵심 제안이다. 이 경로들 중 다섯 가지는 과학이 신학에 연구 프로그램을15 Peacocke, Theology for a Scientific Age, 345. 16 Barbour, Religion in an Age of Science, 152. 17 John C. Polkinghorne, Reason and Reality: The Relationship between Science and Theology (Philadelphia, PA: Trinity Press International, 1991), 102–3. 18 Robert John Russell, Time in Eternity: Pannenberg, Physics, and Eschatology in Creative Mutual Interaction (Notre Dame, IN: University of Notre Dame Press, 2012), 72–75. [발표4] 이형주, “CMI 방법론에 기반한 신학과 과학의 학제간 연구 필요성과 연구사례” 제67차 신진학자학술발표회 71 제공하는 결과를 내놓는 반면에, 나머지 세 개의 경로를 따르면 신학이 과학에 연구 프로그램을 제공하 게 된다. 이는 통상적으로 바버의 유형론에서 시작하는 ‘신학과 과학’ 분야의 연구 방법론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고유한 특징이다.
소위 자연신학(theology of nature)으로 불리는 방식의 연구에서는 과학이 신학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출 뿐 신학이 과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기 때문 이다.
CMI 방법론이 지니는 독특한 특징이 과학이 신학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이슈들을 내놓을 때 신 학이 과학에 연구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적극적으로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기에 다음 절에서 이 방법론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의 CMI 방법론
CMI가 제시하는 과학이 신학에 연구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하는 다섯 가지 경로들은 아래와 같이 요 약된다:19
1) 물리학의 이론들은 신학에 제한 조건들을 부과하는 자료로서 직접적으로 역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적 행위에 대한 신학적 이론이 물리학의 특수상대성이론을 위반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 다),
2) 물리학의 이론들은 신학에 의해 설명되어야 하는 자료로서 혹은 건설적인 신학적 논증의 근거로 서 직접적으로 역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주에 시작점이 있다는 빅뱅 우주론의 진술은 ‘무로부터의 창조’ 교리를 통해 신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
3) 물리학의 이론들은 철학적 분석을 거쳐 신학의 자료 로서 간접적으로 역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양자역학에 대한 비결정론적 해석은 비개입적 접근방식을 제공함으로써 신적 행위에 대한 특별 섭리의 신학 안에서 기능할 수 있다),
4) 물리학의 이론들은 자연 철학 안에 통합될 때 신학을 위한 자료로서 간접적으로 역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알프레드 노스 화이 트헤드의 과정철학),
5) 물리학의 이론들은 개념적·경험적·도덕적·미적 영감을 제공함으로써 신학적 발견 의 맥락에서 발견을 돕도록 기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빅뱅 우주론은 자연 속 하나님의 내재성에 대한 감각에 영감을 제공할 수 있다).
CMI 방법론의 고유한 특징은 과학이 신학에 연구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하는 다섯 가지 경로들에 더 해 신학이 과학에 연구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하는 세 가지 경로들을 제시했다는 데 있는데 이들은 다음 과 같다:20
6) 신학은 과학적 방법론(방법론적 과학주의)을 지탱하는 철학적 가정들 중 일부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역사가들과 과학철학자들은 ‘무로부터의 창조’ 교리가 어떻게 세계의 이성에 대한 그리스 철 학의 가정과 세계가 우발적이라는 신학적 가정을 혼합해서 근대 과학의 태동에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였다),
7) 신학 이론들은 새로운 과학 이론들을 세우는 데 있어서 영감의 근원으로서 역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호일의 무신론이 그가 “정상 상태 우주론”을 찾는 데 끼친 영향을 들 수 있다),
8) 신학 이론들은 물리학의 이론 선택의 준거 안에서 ‘선택 규정’들을 제안할 수 있다 (예 를 들어 신학적 인간학에 따르면 인간은 자유의지를 포함한‘하나님의 형상’을 지니는데, 이는 비결정론 적 해석을 허용하는 양자역학을 고전역학보다 신학적으로 선호하게 한다).
러셀은 CMI 방법론의 여섯 번째 경로를 통해 기독교 종말론이 기대하는 궁극적 미래와 물리학 우주 론이 예측하는 미래의 극명한 차이를 극복하고자 시도한다.21
19 Russell, 74.
20 Russell, 74–75.
21 Robert John Russell, Cosmology: From Alpha to Omega (Minneapolis, MN: Fortress Press, 2008), 306–7.
먼저 러셀은 다수의 기독교 신학자들과 마 찬가지로 과학이 기술하는 자연이 규칙성을 가진다는 가정이 계속적 창조주인 하나님이 규칙적이고 미쁘신 분이라는 신학적 신념이 제공하는 철학적 가정임을 주장한다.
다음으로 그는 이 철학적 가정이 만 약 하나님이 새로운 방식으로 행동하기로 결정하신다면 깨질 수 있음을 제안한다. 이 제안을 통해 러셀 은 우리 우주의 미래가 물리학 우주론이 예측하는 미래와 달라질 수 있음을 주장한다.
그의 주장의 근 거는 하나님이 첫 부활절에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이미 새로운 방식으로 행동하셨고 그것을 계 속할 것을 약속하셨다는 데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기존의 철학적 가정을 수정해 우리 우주의 궁극적 미래를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예측하는 미래와 다른 형태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러셀의 제 안의 핵심이다.
CMI 방법론에 근거해 우리 우주의 궁극적 미래가 절망적인 죽음으로 귀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러셀 의 제안은 종말론적 미래가 우리 우주의 미래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앞선 학자들의 설명보다 분명 만족스럽다.
러셀은 피콕과 달리 종말론적 미래가 물리학적 시간 밖에서 일어난다고 주장하는 대 신 물리법칙이 하나님의 결정에 의해 달라질 뿐 여전히 물리학적 시간 안에서 도래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종말론적 미래가 우리 우주의 미래와의 연속성을 보존할 수 있는 길을 연다. 이는 종말론적 미래가 펼 쳐질 공간을 우리 우주 밖의 우리 우주와 인과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공간으로 옮기는 바버의 제안과도 구별된다.
그러나 러셀의 제안은 여전히 하나의 중요한 신학적 질문을 던지게 하는데, 그것은 피조세계인 우리 우주를 기술하는 물리학 법칙에 종말론적 미래를 성취하기 위해 심겨진 씨앗이 이미 반영되어 있는 것 이 신학적으로 자연스럽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나님의 섭리의 규칙성과 신실성이 우리가 관찰하는 자 연세계의 물리법칙에 반영되어 있다면, 하나님이 창조 때부터 예정하신 종말론적 구원 역시 동일한 물 리법칙에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물리법칙이 우리 우주를 종말론적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하나님이 새로운 방식으로 행동하기로 결정함으로 물리 법칙의 규칙성이 깨짐으로써 우리 우주가 종말론적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설명은 신학적으로 완전히 만족스럽지 않다.
그렇다면 보다 만족스러운 신학적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과학적 설명이 존재 하는가?
필자는 러셀의 CMI 방법론의 마지막 두 경로를 따라 기독교 종말론과 빅뱅 우주론의 창조적 쌍방상호작용 연구를 통한 새로운 과학적 연구 프로그램을 제안함으로써 그렇다는 답변을 내놓는다.
III. 기독교 종말론과 빅뱅 우주론의 창조적 쌍방상호작용을 통한 새로운 과학 연구 프로그램
기독교 종말론이 조명하는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지닌 문제의 근원 빅뱅 우주론의 물리법칙이 미래의 특정 순간에 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최소한 종말론적 미 래를 물리학적 미래로부터 분리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을 지니지만 신학적으로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다.
하나님이 우리 우주를 창조하실 때 우리 우주가 궁극적으로 새 하늘과 새 땅으로 변모할 것을 염두에 두셨다면 우리 우주를 기술하는 물리법칙 안에 기독교 종말론이 말하는 새 하늘과 새 땅으로 변화되기 위한 씨앗이 심겨져 있어야 하고 물리법칙을 탐구함으로써 그 씨앗이 심겨진 단서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이론이라는 것을 보여줄 증거가 존재하든지, 아니면 적어도 우리 우주의 궁극적 미래가 현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예측하는 미래와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물리법칙의 특성이 존재해야 한다.
먼저 우주론의 표준모형으로 자리잡은 빅뱅 우주모형이 근본적으로 틀린 모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1965년 관측된 우주배경복사를 비롯해서 이어진 수많은 관측 결과들은 빅뱅 우주모 형이 적어도 우리 우주의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상당히 정확하게 기술하는 성공적인 모형임을 증명한 다.
그러나 어떤 모형이든 간에 관측 결과를 성공적으로 설명한다고 해서 그 모형이 실재를 완전하게 기술한다고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 여러 학자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강조되어 왔다.22
22 Alister E. McGrath, Science and Religion: A New Introduction, 2nd ed. (Malden, MA: Wiley-Blackwell, 2009), 105.
모형은 실재 와 유사성을 지닌다 해도 실재와 동일하지는 않기에 빅뱅 우주모형이 우리 우주의 과거와 현재의 역사 를 성공적으로 기술한다고 해서 미래의 역사를 올바르게 기술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실재의 일부 측면 을 성공적으로 기술하는 모형이 실재의 다른 측면을 올바르게 기술하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 게 보인 대표적인 사례가 20세기 초에 발견되어 현대 물리학의 두 기둥이 된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에 의한 기존 모형들의 수정이다. 양자역학이 발견되기 전에는 러더퍼드의 태양계 원자모형으로 원자의 내 부 구조를 기술했는데, 러더퍼드는 뉴턴의 역학을 원자에 적용해서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듯이 전 자가 원자핵 주위를 공전한다고 가정하고 실재와 유사한 모형을 제시했다.
그러나 양자역학의 발견을 통해 실제로 전자는 단순히 뉴턴역학의 법칙을 따라 원자핵 주위를 공전하는 것이 아니라 양자역학적 상태함수에 의해 복잡하게 기술되어야 함이 밝혀졌다.
또한 뉴턴역학이 성공적으로 기술한다고 생각했 던 천체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효과조차도 상대성이론의 상대론적 효과를 고려해서 보정되어야 함이 밝 혀졌다.
게다가 원자핵에 귀속된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에 불확정성이 있음을 제안함으로써 기존의 원자모형 이 실재를 온전하게 기술하지 못함을 보인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의 원리는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예측하 는 미래에도 유사한 종류의 불확정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고전적인 뉴턴역학에 따 르면 질량과 같은 물리적 성질을 가진 모든 물체의 미래 상태는 물체에 작용하는 힘의 크기와 방향이 주어져 있다는 전제하에서 그 물체의 특정 시간의 위치와 운동량만 알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뉴 턴역학의 이러한 특성으로부터 18세기 이후로 과학적 세계관으로 널리 인정받게 된 기계론적 세계관이 태동하게 되었는데, 기계론적 세계관에 따르면 자연세계는 결정론적 물리법칙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 방 식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20세기에 발견된 양자역학이 제안한 물리법칙 속에 내재된 근원적 불확정성에 의해 뉴턴역학에 근거한 기계론적 세계관은 타격을 입게 되었다.
과거를 알면 미래를 기술할 수 있다는 기계론적 세계관이 양자역학에 의해 타격을 입은 이유는 양자 역학에 의해 뉴턴역학에 더해진 복잡성이 물체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측정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 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이상 특정 시간에 어떤 물체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측정하는 것이 불가 능하고 따라서 그 물체가 미래에 가질 위치와 운동량을 예측할 수 없게 되어 미래에 어떤 상태에 있게 될지를 알 수 없게 된다.
이는 물리법칙에 의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기존의 생각에 도전을 가져왔 고, 인간이 관찰 대상의 미래 상태를 예측할 수 없음을 보임으로써 여러 신학적 반응들을 이끌어냈다.
그렇다면 우리 우주의 미래 또한 예측할 수 없어야 하는데, 빅뱅 우주모형은 어떻게 우리 우주가 차갑 게 식어서 어떤 종류의 생명 활동이 일어날 수 없음을 예측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빅뱅 우주모형이 우리 우주의 미래에 관한 예측을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빅뱅 우주론으로부터 나온 모형들이 양자역학이 아닌 상대성이론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상대성이론은 양자역학과 함께 20세기 물리학에 혁명을 일으킨 두 기둥 중 하나인데,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은 동일한 물리 현상 을 함께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물리 현상을 독립적으로 기술한다.
즉 양자역학은 원자의 물리 현상과 같이 미시 세계에서 일어나는 물리 현상들을 기술하는 이론인 반면에 상대성이론은 거시 세 계에서 거대 질량을 가진 물체가 시공간의 기하에 미치는 영향을 기술하는 이론이다.
따라서 거시 세계 에서 기술되는 우리 우주의 팽창은 양자역학이 아니라 상대성이론에 의해서 기술된다.
문제는 상대성이 론은 단순한 뉴턴역학과 달리 복잡성을 가진 이론이어서 뉴턴역학보다 훨씬 더 정밀하고 정확하게 실재 를 기술함에도 뉴턴역학과 마찬가지로 결정론적인 고전 물리 이론이라는 데 있다.
표준 빅뱅 우주모형 은 상대성이론으로부터 유도된 고전적인 방정식으로 우주의 역사를 기술하기 때문에 표준 빅뱅 우주모 형이 예측하는 미래는 양자역학이 가지는 종류의 불확정성이 없이 결정될 수 있고, 우리 우주의 과거 상태와 현재 상태에 대한 정밀한 관측 결과들로부터 우주론 학자들은 우주가 팽창을 계속해 먼 미래에 는 일체의 생명 현상을 허용하지 않는 차가운 우주로 귀결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을 수 있었다.
기독교 종말론이 제안하는 과학 연구 프로그램: 양자장론의 특성을 반영하는 우주모형 탐구 그러나 앞서 언급한 모형의 한계를 고려했을 때, 일반상대성이론의 고전적 물리 방정식으로부터 얻 어진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과거의 우리 우주를 성공적으로 기술했다고 해서 우리 우주의 미래를 올바 르게 기술하리라는 법은 없다.
미시 세계의 물리 현상에 불확정성을 가져온 양자 효과가 우리 우주의 팽창에 관여할 수 있다면 우리 우주의 미래 상태가 결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착안해서 기독교 종말 론은 우주 팽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양자 효과가 있을 수는 없는지를 질문하게 한다.
실제로 빅뱅 우 주론의 발전의 역사를 살펴보면 가속팽창 이전의 초고밀도 상태의 우주는 거시 세계가 아니라 미시 세 계로 간주되기 때문에 양자 효과를 고려해야 함이 지적된 바 있고, 양자 요동이라 불리는 양자 효과가 초기 우주의 상태를 기술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양자 효과가 우리 우주의 팽창에 관여할 수 있 는 이론적 근거는 우리 우주의 팽창을 기술하는 일반상대성이론의 방정식이 물질의 분포와 시공간 기하 의 상관관계를 기술하는 방정식이라는 데 있다.
즉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우주의 팽창률은 우주 공 간을 채우고 있는 물질의 에너지 밀도와 압력 분포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런데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들의 에너지 밀도와 압력은 입자들의 상태를 양자장(quantum field)의 역학으로 기술하는 양자장 이론(quantum field theory)으로 기술된다.
따라서 원리적으로 양자장 안에 내재된 양자 효과가 우주의 팽창과 우주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양자 효과가 우주의 팽창률의 크기를 계산하는 데 실제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 다.
앞서 설명했듯이 미시 세계로 간주되는 팽창 이전 초기 우주의 양자 효과를 고려하는 것은 초기 우 주의 물리 현상을 기술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팽창을 통해 이미 거시 세계가 된 후기 우주의 양자 효과 는 무시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원자 속 전자를 기술하는 데는 양자역학이 필수적이지만 야구공의 궤 적을 기술하는 데는 뉴턴의 고전역학으로 충분한 것과 같다.
그래서 우주론 학자들은 일반상대성이론의 장 방정식(field equation) 안에 들어가는 물질을 기술하는 것이 양자장임을 알면서도 물질의 에너지 밀 도와 압력을 계산할 때는 양자장들을 고전장으로 근사해서 기술한다.23
23 양자장을 고전장으로 근사해서 계산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상대성이론의 장 방정식이 고전물리에 기반해서 양자화된 장을 포함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물질들이 광할한 우주 공간에 넓 게 퍼져 있어서 양자 효과를 고려하지 않아도 물질 분포에 의한 우주의 팽창률을 계산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이유에서 우주론 학자들은 물질의 본질적 기원이 되는 양자장 이론의 특성에 그다지 관심을 기 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CMI 방법론은 기독교 종말론의 관점에서 우주의 팽창에 관여하는 물질의 본질적 기원이 되는 양자장 이론의 특성에 주목해서 양자장 이론이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우리 우주에 숨겨진 씨앗을 조명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 않은가를 탐구하게 한다.
그러나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양자 효과를 제거하고도 우리 우주의 역사를 성공적으로 기술한다고 해서 양자장으로 시공간을 채우고 있는 우리 우주라는 실재가 양자장 이론으로부터 파생된 특성들을 전 혀 지니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양자장 이론이 가지는 중요한 특성 중에 하나는 이론적으로 무한히 많은 서로 다른 임의의 장을 모형에 도입할 수 있으며 그 장들의 장 역학 역시 임의로 도입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각각의 장이 서로 다른 물질에 대응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언제든지 새로운 종류의 역학을 지닌 새로운 종류의 물질이 우리 우주 공간에 생성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우주 론 학자들은 기존의 우주모형이 설명할 수 없는 관측결과들이 발견될 때마다 새로운 종류의 장과 장 역 학을 장 방정식에 도입해서 기존의 모형을 수정하고 보완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예를 1980년대 초에 우 주배경복사의 균일성을 설명하기 위해 인플라톤이라고 명명되는 스칼라장을 도입하고 새롭게 도입한 장 에 복잡한 역학을 부여한 데서 찾을 수 있다.24
24 Alan H. Guth, “Inflationary Universe: A Possible Solution to the Horizon and Flatness Problems,” Physical Review D 23, no. 2 (1981): 347.
또한 최근에도 관측된 관찰 결과들을 설명하기 위해 기 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고, 이들의 존재와 성질을 설 명하기 위해 새로운 종류의 장과 장 역학을 기존의 모형에 추가해 기존 모형을 여러 차례 수정한 바 있 다. 필자는 기독교 종말론이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예측하는 미래에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우주론 학자들 로 그동안 간과되어 왔던 양자장 이론의 근본적 특성인 ‘무한히 많은 자유도’에 주목하게 해서 표준 빅 뱅 우주모형과 근본적으로 다른 종류의 모형을 탐구하는 동기를 제공하는 ‘영감의 근원’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더 나아가 기독교 종말론이 우주론의 모형 선택의 준거 안에서 ‘선택 규정’을 제안할 수 있음 에 착안해, 기독교 종말론이 제안하는 선택 규정을 따라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아닌 다른 모형을 선택 함으로써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기독교 종말론에 가져온 도전을 극복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결과적으 로 기독교 종말론이 물리학 우주론이 제공한 신학적 연구 프로그램에 응답함으로써 역으로 물리학 우주 론에 과학적 연구 프로그램을 제안하게 되고, 이 과정을 거쳐 기독교 종말론과 물리학 우주론 두 분야 모두 보다 풍성해진다. 다음 장에서는 양자장 이론이 지닌 ‘무한히 많은 자유도’에 주목해 기독교 종말 론의 관점에서 새로운 우주모형을 선별적으로 탐구한 필자의 연구사례를 CMI 방법론을 통해 기존 방법 론의 한계를 극복해낸 신학과 과학의 새로운 학제간 연구사례로 소개하고자 한다.
IV. 기독교 종말론의 ‘선택 규정’을 따르는 양자장론의 특성에 착안한 새로운 우주모형 탐구
퀸테센스 우주모형의 탐구 필자는 최근에 발표한 논문에서 CMI 방법론을 기반으로 기독교 종말론에 따르면 표준 빅뱅 우주 모형이 예측하는 우리 우주의 미래가 우리 우주의 궁극적 미래가 될 수 없음을 주장했으며, 표준 빅뱅 우주모형의 예측을 부인할 수 있는 근거로 양자장 이론에 내재된 예측불가능성을 들었다.25
근본적으로 양자장 이론은 임의의 장 역학을 지닌 임의의 장을 도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무한히 많은 자유도’를 지25 Lee, “A New Hope for Christian Eschatology in Cosmic Perspective.” 76 제67차 신진학자학술발표회 [발표4] 이형주, “CMI 방법론에 기반한 신학과 과학의 학제간 연구 필요성과 연구사례”” 니기 때문에 현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과거의 우주를 성공적으로 기술했다 해도 우리 우주에는 이 모형 에 빠져 있는 추가적인 장과 장 역학이 존재해왔을 수 있다.
물론 현 표준 빅뱅 우주모형만으로도 과거 의 우주에 대한 관측 결과들이 비교적 잘 설명된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장과 장 역학이 존재한다 해도 그것들은 과거의 우주에는 오늘날 관측이 어려울 정도의 미미한 영향만 주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들 이 미래의 우주에는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원리적으로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새로운 장의 독 특한 역학에 의해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예측하는 미래와 전혀 다른 미래를 향해 우리 우주가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최근에 상당수의 우주론 학자들이 1980년대 말에 우주론 학계에 이미 몇 차례 제안된 바 있는 퀸테센스라는 아이디어를 활용해 표준 빅뱅 우주모형과 다른 미래를 향해 나아 가는 다양한 우주모형들을 제시해왔다.26
필자는 다양한 퀸테센스 우주모형들 중에 우리 우주의 궁극적 미래를 기독교 종말론이 기대하는 미래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모형들을 찾는 것을 기독교 종말론이 물리학 우주론에 제공하는 과학적 연구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퀸테센스 우주모형이 우주론 학계에서 그동안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다.
퀸테센스 우주모형들을 제안한 학자들은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훌륭하게 설명해온 관측 결과들을 동일하게 잘 설명하면서도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예측하는 미래와 다른 미래를 가지게 하기 위해서 새 로운 모형에 다소 복잡한 장 역학을 도입해야 했고, 이는 물리법칙이 단순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많 은 우주론 학자들에게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게다가 퀸테센스 우주모형에서는 우주의 팽창이 표준 빅뱅 우주모형에서와 같이 우주상수에 의해 기술되는 우주 공간을 균일하게 채우고 있는 진공 에너지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주 공간을 불균일하게 채우고 있는 추가적으로 도입된 스칼라장의 복잡한 장 역학에 의해 일어나게 된다.
이는 처음 빅뱅 우주론이 제안되었을 때부터 가정되었던 우주 공간에 물질이 균일하고 등방적으로 분포한다는 ‘우주론적 원리’와 명백히 대치된다.
우주가 균일하고 등방적이 어야 한다는 생각은 천동설을 지동설로 대체시킨 코페르니쿠스 혁명이 지구 중심주의를 배격하면서부터 대다수의 학자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왔기에 ‘우주론적 원리’를 위반하는 것처럼 보이는 퀸테 센스 우주모형은 주류 우주론 학계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퀸테센스 우주모형이 우주론 주류 학계에서 선호되는 모형이 아니었고 필자 역시 우주론으로 박사과정을 공부하는 동안에는 퀸테센스 우주모형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음에도, CMI 방법론을 통해 기독교 종말론이 제공하는 ‘선택 규정’은 결정론적 미래를 예측하는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아닌 비 결정론적 미래를 허용하는 퀸테센스 우주모형을 선호하게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필자는 퀸테센스 우주 모형에 주목했고, 퀸테센스 모형을 기독교 신학계에 소개하였다.
필자가 처음 퀸테센스 우주모형의 신학 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내용을 소개한 것은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에서였는데,27 흥미롭게도 필자가 박 사학위 논문을 쓸 때까지만 해도 우주론 학계의 주목을 그다지 받지 못했던 퀸테센스 우주모형이 필자 가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한 직후에 우주론 학계의 급작스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6 Bharat Ratra and P. J. E. Peebles, “Cosmological Consequences of a Rolling Homogeneous Scalar Field,” Physical Review D 37, no. 12 (June 1988): 3406–27, https://doi.org/10.1103/PhysRevD.37.3406; C. Wetterich, “Cosmology and the Fate of Dilatation Symmetry,” Nuclear Physics B 302, no. 4 (June 1988): 668–96, https://doi.org/10.1016/0550-3213(88)90193-9.
27 Hyung-Joo Lee, “Our Inflationary Big Bang Universe as Creation, as the Ground for Redemption, and as Characterized by Intra-Physics Emergence” (ProQuest Dissertations & Theses, 2025), 122–29, https://go.exlibris.link/5ggVHBSK.
물론 그것은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이 일으킨 파급효과 때문이 아니라 DESI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우주 공간의 물질 분포를 정밀하게 측정한 관측들이 우주 공간의 물질 분포가 다소 불균일해 보이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는 논문들이 우주론 학계에 잇달아 발표되었기 때문이었다.28
대다수의 우주론 학자들이 받아들여왔던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가정하고 있는 ‘우주론적 원리’가 실재에 대한 참된 기술이 아닐 수 있다는 인식 이 확산되면서 퀸테센스 우주모형이 지난 몇 달 사이에 우주론 학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필자가 강조하 고 싶은 점은 우주론 학계가 관측 결과를 통해 이 특정한 모형에 주목하기 이전에 이미 기독교 종말론 이 CMI 방법론을 통해 이 새로운 우주모형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는 사실이다. 신학이 CMI 방법론을 통해 유용한 과학 연구 프로그램을 제안할 수 있다고 진술함에 있어서 주의해 야 할 점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로, 러셀이 이미 CMI 방법론의 마지막 경로를 소개하면서 언급했듯이 신학이 제안하는 ‘선택 규정’이 “물리학의 이론 선택의 준거 안에서” 제안되어야 한다는 점이다.29
28 DESI Collaboration et al., “DESI 2024 VI: Cosmological Constraints from the Measurements of Baryon Acoustic Oscillations,” Journal of Cosmology and Astroparticle Physics 2025, no. 02 (February 2025): 021, https://doi.org/10.1088/1475-7516/2025/02/021; DESI Collaboration et al., “DESI 2024 VII: Cosmological Constraints from the Full-Shape Modeling of Clustering Measurements,” Journal of Cosmology and Astroparticle Physics 2025, no. 07 (July 2025): 028, https://doi.org/10.1088/1475-7516/2025/07/028.
29 Russell, Time in Eternity, 75.
기독 교 종말론이 결정론적 미래 예측에 문제를 제기하고 궁극적 미래에도 생명 활동이 유지될 수 있는 온도 를 지닌 우주를 선호한다고 해도 물리학 우주론이 그런 우주모형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하면 기독교 종말론은 우주론에 유의미한 연구 프로그램을 제안할 수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비로소 20세기 ‘신학과 과학’ 분야의 선구자들이 보인 빅뱅 우주론의 도전에 대한 소극적 태도나 러셀이 CMI 방법론의 마지막 두 경로가 아닌 여섯 번째 경로만을 따라 기독교 종말론과 물리학 우주론의 상호작용을 연구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양자장 이론의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는 표준 빅뱅 우주모형을 대체하는 우주 모형이 물리학의 이론 선택의 준거 안에서 제안될 수 있음을 생각할 수 없고, 따라서 표준 빅뱅 우주모 형만이 선택지에 있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과학 연구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주의해야 할 점은 신학이 과학에 제안하는 선택 규정이 여러 다양한 과학적 모형들 중 특 정한 하나만을 선별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앞서 여러 차례 강조했고 필자 의 연구사례를 통해 보였듯이, CMI 방법론은 분명 신학으로 하여금 과학에 유의미한 ‘선택 규정’을 제 안하게 한다.
그러나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신학이 정량적인 과학 이론이나 모형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기독교 종말론은 우주론 학자들이 제안한 다양한 퀸테센스 우주모형들 중 어떤 것이 실재를 올바르게 기술하는지를 밝힐 수 없다.
다만 기독교 종말론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물리학 의 이론적 준거가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그러한 이론적 준거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연구할 것을 물리학자들에게 요청하고, 그러한 준거가 존재한다고 했을 때 그 준거 안에서 넓은 의미의 ‘선택 규정’을 제안할 수 있다.
여기서 넓은 의미라는 것은 제안되는 ‘선택 규정’이 정량적 규정이라기보다 정 성적 규정임을 의미한다.
열적 가속팽창 우주모형의 탐구 물리학 연구는 물리학 외 다른 학문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기독교 종말론이 우주론의 모형을 선택하는 데 ‘선택 규정’을 제안할 수 있다는 주장이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실제로 신학이나 철학적 신념은 우주론 모형 선택에 영향을 미쳐왔다.
일례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빅뱅 우주론을 대체하기 위해 제안된 정상상태 우주론은 빅뱅 우주론이 기독교의 창조 교리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에 불편함을 느낀 호일의 무신론적 신념에 근거해서 나 온 이론이다.
또한 앞서 설명한 대로 양자장 이론이 원리적으로는 임의의 장 역학을 허용함에도 다수의 우주론 학자들이 ‘우주론적 원리’를 가정한 단순한 우주모형을 선호한 것은 우주가 균일하고 단순한 구 조를 지닐 것이라는 철학적 신념에 암묵적으로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주론 학자들은 이론적 모순이나 실험적 증거가 발견될 때마다 단순한 우주모형에 복잡성을 가미함으로써 모형을 수정해왔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1980년 이래로 제안된 다양한 가속팽창 우주모형들이다.
가속팽창 우주모형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대다수의 우주론 학자들이 우주에는 양자장 이론에 기반한 입자물리의 표준모형으로 기술되는 17개 종류의 입자만 존재한다고 가정했고, 그 입자들 로 구성된 물질 분포로 우주의 팽창률이 결정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입자물리의 표준모형만으로는 설 명할 수 없는 여러 이론적 문제들을 인지하게 되면서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우주모형에 초 기 우주를 가속팽창시키는 복잡한 역학을 지닌 새로운 스칼라장(인플라톤)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되 었다.30
모형에 복잡성이 가해진 것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고, 기존 모형이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발 견될 때마다 우주론의 모형은 계속해서 수정을 거듭해왔다.
이는 이론적 문제나 실험적 증거들에 의해 우주론 모형들이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론적 문제나 실험적 증거와 더불어 철학적 신념이 우주론 모형을 수정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음 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를 1995년에 데이빗 라이스와 유안 스튜어트가 함께 제안한 열적 가속팽창 우주모형에서 찾을 수 있다.31
30 현재 널리 받아들여지는 표준 빅뱅 우주모형은 초기 우주에 적어도 한 번의 가속팽창이 있었음을 이미 전제하고 있다.
31 David H. Lyth and Ewan D. Stewart, “Cosmology with a TeV Mass Higgs Field Breaking the Grand-Unified-Theory Gauge Symmetry,” Physical Review Letters 75, no. 2 (July 1995): 201–4, https://doi.org/10.1103/PhysRevLett.75.201.
기본적으로 열적 가속팽창 우주모형은 입자물리의 표준모형에 초대칭 입 자들을 도입해서 입자의 종류를 늘린다.
열적 가속팽창 우주모형 이전에도 초대칭 입자들을 도입한 다 양한 우주모형이 제안되어왔지만, 열적 가속팽창 우주모형에는 초대칭 개념을 전제했을 때 관측 결과들 을 비교적 잘 설명할 수 있으면서도 가장 단순한 모형에 해당하는 최소초대칭모형(MSSM)에 플라톤이라 고 명명하는 스칼라장이 추가된다.
그리고 새롭게 도입한 플라톤 장에 복잡한 역학을 부여함으로써 기 존의 다른 가속팽창 우주모형에서 만족스럽게 해결하지 못한 모듈리 문제라는 이론적 문제를 해결한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모듈리 문제는 양자장 이론이 온도가 높았던 초기 우주에 무거운 입자들을 생성하 는 것을 허용함에도 그런 무거운 입자들이 오늘날 관측되지 않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는 것이다.
기존 가 속팽창 모형들이 공통적으로 전제하는 인플라톤에 의한 우주 초기의 가속팽창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없음이 계산을 통해 밝혀졌다.
우주의 온도가 충분히 떨어져서 더 이상 무거운 입자가 생성되지 않게 되었을 때 새로운 플라톤 장의 독특한 역학에 의해 다시 한번 우주가 급격하게 팽창해서 이전에 생성된 무거운 입자들의 밀도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아져 오늘날 무거운 입자들이 관찰되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설명을 제공하는 것이 열적 가속팽창 모형의 핵심이다.
스튜어트는 열적 가속팽창 모형을 제안하게 된 일차적인 동기가 물리학 이론에서 나온 모듈리 문제 라고 말하지만 그것이 동기의 전부가 아님을 인정한다.
스튜어트가 말하는 열적 가속팽창 모형 제안의 다른 동기는 이 모형이 다른 모형으로도 설명될 수 있지만 다소 부자연스럽게 설명되는 중입자 생성 (baryogenesis)과 같은 물리 현상들을 보다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스튜어트는 이를 가 리켜 열적 가속팽창 모형이 “매우 단순하고 제약된 MSSM의 확장으로부터 매우 풍성하고 복잡하지만 놀라올 정도로 일관적인 우주론을 생성한다(generates a very rich and complex but remarkably consistent cosmology from a very simple and constrained extension of the MSSM)”고 표현하 는데,32 단순성과 더불어 이런 종류의 풍성함을 모형 선택의 규정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은 물리학 외적 인 신념 혹은 이론이 우주론을 연구하는 학자로 하여금 어떤 물리학 이론 혹은 모형에 관심을 두고 연 구할지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물리학 외적 신념 혹은 이론이 제안하는 ‘선택 규정’에 의해 선택된 이론과 모형 이 검증 또는 반증 가능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철학적 관점에서(혹은 신학적 관점 에서) 매력적인 이론이라 해도 과학계가 주목할 만한 이론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약 열적 가속팽 창 우주모형이 검증하거나 반증할 수 있는 요소를 갖고 있지 않는다면 열적 가속팽창 우주모형이 철학 이나 신학이 제안한 과학 연구 프로그램의 유용한 결과물이라고 주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이유 에서 필자는 풍성한 우주론으로 이끄는 열적 가속팽창 우주모형을 검증 혹은 반증 가능하게 만들기 위 해 다른 우주모형에 의해서는 예측되지 않지만 열적 가속팽창 우주모형에 의해 예측되는 고유한 현상이 있음에 주목했다.
그것은 열적 가속팽창의 결과로 전 우주공간에 고유한 주파수를 지닌 중력파가 퍼져 나가게 된다는 것인데, 필자는 물리학 박사과정 중에 열적 가속팽창 우주모형의 창안자인 스튜어트와 다른 동료 우주론 연구자들과 함께 열적 가속팽창 우주모형이 예측하는 중력파의 고유한 주파수를 계산 하여 이 주파수의 중력파를 검출하는 실험을 연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우주론 학계에 제안하였다.33
32 Seongcheol Kim, Wan-Il Park, and Ewan D. Stewart, “Thermal Inflation, Baryogenesis and Axions,” Journal of High Energy Physics 2009, no. 01 (January 2009): 9, https://doi.org/10.1088/1126-6708/2009/01/015.
33 Sungwook E. Hong et al., “Effects of Thermal Inflation on Small Scale Density Perturbations,” Journal of Cosmology and Astroparticle Physics 2015, no. 06 (June 2015): 002, https://doi.org/10.1088/1475-7516/2015/06/002.
다 시 말해, 물리학 바깥에서 가져온 풍성함이라는 철학적 개념이 제안한 선택 규정을 따라 선택한 모형이 과학적으로 검증 혹은 반증 가능한 요소를 가지고 있음을 발견해서 그 요소를 탐구하기 위한 과학적 연 구 프로그램을 제안한 것이다. 물론 열적 가속팽창 모형은 필자가 제안한 실험에 의해 검증될 수도 있 지만 반증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검증 혹은 반증의 가능성을 통해 우주론 학계에 구체적인 과학적 연구 프로그램(특정 실험)을 제안할 수 있었다는 데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
필자가 기독교 종말론이 제안한 선택 규정을 따라 주목한 퀸테센스 우주모형 역시 검증 혹은 반증 가능한 모형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과학적 연구 프로그램을 제안할 수 있다.
퀸테센스 우주모형에 가미 된 추가적인 장 역학의 복잡성이 우주론 주류 학계에서 상수로 간주하는 진공 에너지에 시간적·공간적 요동을 가져옴에 따라 진공 에너지의 시간적·공간적 분포를 측정함으로써 퀸테센스 우주모형들을 검증 혹은 반증 가능하다.
최근에 발표된 DESI 관측 결과는 이러한 종류의 측정이 가능함을 보임으로써 퀸테 센스 우주모형이 검증 혹은 반증 가능한 모형임을 밝혔다고 할 수 있다.
DESI 관측 결과의 측정의 오차 범위를 고려할 때 진공 에너지가 상수인지 혹은 퀸테센스 모형에서 제안하는 바와 같이 시간적·공간적 차이를 가지는지를 명확하게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진공 에너지의 균일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관측을 계속해야 하는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 종말론은 물리학의 이론적 준거 안에서 제안된 퀸테센스 모형들에 선택 규정을 제공함으로써 진공 에너지의 분포를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실험을 계속하기 위한 과학 연구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그러므로 기독교 신학계는 이어 질 우주론 학자들의 후속연구와 관측 결과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주목해야 할 것이다.
V. 나가는 말: 제4차 산업혁명시대 기독교 신학자들에게 주어진 사명
본 원고에서는 오늘날 과학 이론의 혁명적 발전이 신학과 과학의 학제간 연구를 요구하고 있음을 주 장하고, 학제간 연구가 기존 방법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먼저 1965년 이후로 ‘신학과 과학’ 분야를 태동시킨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소개하고, 이들이 마주한 한 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필자가 CMI 방법론을 통해 진행한 기독교 종말론과 물리학 우주론의 학제간 연구사례를 중심으로 제안하였다.
핵심은 과학이 가져온 도전에 신학이 응답하는 과정에서 신학이 과학 에 연구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있다.
필자는 기독교 종말론의 관점에서 물리학 우주 론 모형에 ‘선택 규정’을 제안함으로써 신학적으로 보다 합리적인 우주론 모형에 대한 탐구를 과학적 연 구 프로그램으로 제안하였다.
신학이 과학으로부터 연구 프로그램을 제공받고 또 역으로 과학에 연구 프로그램을 제안함으로써 신 학과 과학 둘 다에 유익한 창조적 쌍방상호작용을 일으키는 학제간 연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는 신학이 과학에 던지는 중요한 이슈를 제대로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는 전문 신학자들과 최신 과학 이론들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전문 과학자들의 협업이 요구된다.
필자에게 신학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 되어 있던 물리학 박사과정 시절에는 당시의 최신 우주론 모형들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음 에도 그 모형들을 신학적 관점에서 충분히 조명하지 못했기에 빅뱅 우주론과 기독교 종말론 간의 상호 작용에 대한 창의적 연구를 수행하지 못했다.
또한 신학 박사과정 공부를 통해 신학에 대한 전문성을 함양하였음에도, 본 원고에서 소개한 필자의 빅뱅 우주론과 기독교 종말론 간의 상호작용 연구는 현재 의 최신 우주론 이론들을 섭렵하고 있는 동료 우주론 학자들과의 오랜 토론을 거쳐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었다. 양자장 이론이 가지는 특성이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기독교 종말론에 가져온 심각한 도전을 극 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결론에는 비교적 쉽게 도달할 수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모형 들이 어떤 방식으로 표준 빅뱅 우주모형이 예측하는 미래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떠올리기 어려 웠기 때문이다.
최근에 제안된 퀸테센스 모형들을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우 주론 학계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필자의 오랜 물리학자 동료들과의 지속적인 토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학 이론과 모형이 날로 더 복잡해지는 오늘날에는 이전보다도 신학자들과 과학자들의 협업 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는 비단 과학 이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과학 기술에도 동일하게 해당한다.
특별히 인공지능과 같은 최신 과학 기술이 기독교 신학과 윤리에 가져온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과 학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뿐만 아니라, 기술 연구에 기독교 신학의 관점에서 ‘선택 규정’을 제공하 고 기술 연구 프로그램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 신학이 과학 이론 뿐 아니라 과학 기술을 연구하 고 과학 기술 정책을 수립하는 데도 일련의 선택 규정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과거 에 당연하게 생각해온 기존 관점과 생각이 끊임없이 도전 받는 대전환기인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 가고 있다.
새로운 기술 혁신이 일상의 생활 형태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을 뿐 아니라 기존의 관점과 생 각을 송두리째 새롭게 하고 있는 시대에 기독교 신학자들이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학 기술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과의 협업을 통해 창조적 쌍방상호작용을 이루어내야 한다.
새로운 과학 기술에 대한 이해를 위해 애쓰는 과정과 과학 기술 전문가들과의 진지한 협업을 통한 학제 간 연구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기독교는 새로운 과학 기술이 가져온 도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침묵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도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21세기를 살 아가는 오늘날 기독교 신학자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사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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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직신학회 제67차 신진학자 학술발표회자료( 2026년 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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