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머리말
레비나스(1906~1995)와 아렌트(1906~1975)는 동시대 유대인으로서 특정 민족 에속한다는이유로희생된이들을목격하며어두운시대를건넜다는공통점을 갖고있다.
이들은유·무형의모든것을휩쓸어버리는전쟁의쓰나미속에서,이 쓰나미가지나간잔해위에서, 고향의상실과뿌리의상실에도불구하고살아남 은증인들이다.
따라서이들은모든것이상실된혼돈스럽고적막한어두운시대 의참혹한참상에대한분석과반성·성찰그리고재발방지를위해이야기를하 지않을수없었다.
특히, 어두운시대에만연했던“인간을하찮은것으로여긴 사고는정당화를포기하며그자신의하찮음을각인한다.이이중의하찮음앞에 서의두려움은레비나스와아렌트의철학적운명을고정시켰다.”1)
레비나스와아렌트는공동의운명을걸머지고공통의목표를향해각자나름 의과업을완수한다. 그러나이둘의철학적방법은궤를달리한다.
즉레비나스 는 윤리학의 단독성(singularity)으로부터, 아렌트는 정치 철학2)의 다원성 (plurality)으로부터 인간 존재의 이해를 심화시킨다.
1) Corinne Enaudeau, “Levinas et Arendt ; L’autre sens du monde” in Levinas Autrement, Louvain-Paris, Peeters, 2012, p. 125.
2) 아렌트는 1964년 귄터 가우스(Günter Gaus)와의 TV 대담에서 철학자의 지위를 사양하고 자신을 정치 이론가라고 표명한다. 아렌트는 ‘정치 철학’이라는 표현을 삼가고 싶어 하는 데, 그 이유는이표현(정치철학)이이미전통에의해매우짓눌려있기때문이라는것이 다. 대부분의철학자는모든정치에대해일종의적의(敵意)를느끼는데, 아렌트본인은이 적의에 조금도 관여함이 없이 순수한 눈으로 정치를 보고 싶어 했다. Miguel Abensour, Pour une philosophie politique critique, Paris, sens&tonka, 2009, pp. 234~235.
예를들면, 레비나스에게타 자는얼굴로서현현하며주체에무한책임을지우는비대칭적관계에놓이게하 는유일한자(者)다. 따라서타자의등장은윤리를동반한다.
그러나아렌트는근 본적으로복수의인간들을전제한다.왜냐하면, 세계가인간다원성의구현자체 이기때문이다.
따라서주체의행위는애초에상대유일자를위한것이아닌복수 의타자들을전제한다.그리고이에따른행위는동등한여러입장에서심의될수 있기에윤리적이기보다정치적일수밖에없다.
동등한여러입장의서로는상호적존재다. 이것은나의존재와모든타자존 재를동일한지평위에놓으며객관화하는동일시로이끌림을의미한다.
따라서 사회는각개인이공동체내에서타자들과얽혀있는객관적인세계로여겨진다.
그리고이것은곧“사회적영역이탁월성을익명적으로만들고사람들의업적보 다는인류의진보를강조하며공론영역의내용을변화시켜인지불가능한것으 로만든다”3)는 것을의미한다.
그러나아렌트는‘공적삶의의미’를추출해강조 한다. 즉, 정치의 전통에서새로운정치적인것을급인(汲引)한다.
정치적주체들의합리성,정치적주체들의결정,정치적주체들의관계조직을 중심축으로하는정치철학의특정한사유에대한저항을아렌트에게서볼수있 다.
아렌트는비-동일적인것과다양성의공유로부터가치를추론하며정치에대 한사유의자율성을수반하도록한다. 하지만레비나스는“윤리적지점으로부터 정치를추론하는절대적불가능성”4)을표명한다.
그렇다고이것이정치의윤리 적불가능성을의미하지는않는다.5)
3)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조건』, 한길사, 2015, 101~102쪽.
4) Gérard Bensussan, Éthique et expérience ; Levinas politique, la Phocide, 2008, p. 39.
5) Bensussan은 레비나스에게 ‘정치철학’은 없지만, 타자 뒤 제삼자(tiers)를 통해 ‘정치적인 것’을 볼수있으며, 이는윤리가흘러드는정치여야할것이라말하고있다.
레비나스는다만정치나정치적인것이전의 윤리에대한사유를공고히한다.
레비나스와아렌트는표면적으로윤리와정치라는다른길을가는듯보이지 만, 사실 궁극적으로는 철학(philo-sophia)을 근간으로 비판적 관점을 취하면서 세계를‘인간적인것(인간성/인류애)’으로재정향하겠다는의도로우리를새로움 과경이로움으로이끌고있다.
Ⅱ. 레비나스와아렌트의사유태동의공통원인으로서의 전체주의이해
지구상에서일어나는人間事중에는이해할수없는것들이많이있지만,특히 나전체주의는“어떠한역사적유사점도완화할수없는끔찍한독창성”6)을보 여주었다.
죽음의공장,파괴를위한파괴,모든전통과의단절,현실날조,인간의 무능, 비결정(非結晶) 구조의체제등,인간의이해범위밖전체주의를어떻게이 해하겠는가?
“인간의구체적실존에서파생될수있는가장기본적인사유에인 간을묶어둠으로써그인간으로부터선택의자유와사상의자유, 인간의존엄성 자체를박탈”7)하는데, 도대체누가이해할수있겠는가?하지만“많은사람은전 체주의를이해하지않고는전체주의와맞설수없다고말한다.”8)
.6) 한나 아렌트, 홍원표옮김, 『전체주의물결과정치적이해』, 신서원, 2024, 514쪽.
7) 마리-안느 레스쿠레, 변광배·김모세 옮김, 『레비나스평전』, 살림, 2006, 164쪽.
8) 한나 아렌트, 홍원표옮김, 『전체주의물결과정치적이해』, 신서원, 2024, 512쪽. 94 김영걸
그리고, “전체 주의운동이비전체주의적세계에서등장하는한, 이해과정은분명하게그리고 아마도주로자기이해의과정”9)과자기비판의관점에서논의되어야할것이다
왜냐하면, 이해없는앎과자기비판없는자기이해는여전히부족한앎과이해이 기때문이다.
따라서우리는이해의과정없이현실에주의깊게맞서거나현실을 버텨내기어렵다.
그렇다면, 전체주의에대한이해의시도는어떤의미를갖는가?
아렌트는“모 든것을이해한다는것은모든것을용서하는것이다”10)라고하는것이통속적 거짓 진술을 초래한다고 본다.
아렌트가 병기(倂記)한 프랑스어의 ‘이해한다 (comprendre)’는 ‘함께(com)’ 그리고 ‘잡다·받아들이다(prendre)’의 결합어로 화 해와조정·타협의의미를내포한다.
그런데, 종종화해와조정·타협의의미가용 서를함축하지않음에도불구하고‘이해한다’는것이‘용서한다’는의미를내포하 는것처럼오해하는경우가있기에그렇다는것이다.
“용서는이해와거의관련 이없어서이해의조건도결과도아니다. […]용서는단일행위이고단일행위로 정점에이른다. 반면에이해는끝이없으므로최종결과를낳을수없다.이해는 특별한인간적방식이다. […] 전체주의정부의등장이우리세계의중요한사건 인만큼, 전체주의를이해한다는것은그어떤것도용인하는것이아니라그런 일이가능한세계를받아들이는것이다.”11)
이해는목불인견(目不忍見)의참상을 보여준전체주의를다만기억하고싶지않은과거의한사건으로,역사적흐름의 필연적인한구획으로축소하여타협하자는것이아니다.이해란, 오히려우리에 게부여된전체주의라는부담을외면하거나회피하지않는것이고, 전체주의의 본질을이해할때까지지속적으로직시하고검토하고대화하기를그치지않는것 이다.
비록이해가“결코명확한결과를낳지않는복잡한과정”12)일지라도,이러 한이해의행위를끝없이이어가는한우리는세계안에서,무모한낙관주의나위 험한절망에빠짐없이,우리의현상황과미래상황을직시할수있을것이다.
이 런의미에서, 아렌트는분노와열의를가지고전대미문의사건/현상을비탄하고 고발하고이해하고자한다.
그리고레비나스는중성적이고비인격적인전체성을 거부하며, ‘인간이인간에대해늑대’라는원리로부터의전체주의국가이념을부 인한다.
이들은전체주의가작동하는과정에서작용하는“은밀한메커니즘”13)을 파헤치기를시도한다.
9) 한나 아렌트, 홍원표옮김, 『전체주의물결과정치적이해』, 신서원, 2024, 515쪽.
10) 한나 아렌트, 홍원표 옮김, 『전체주의물결과정치적이해』, 신서원, 2024, 512쪽.
11) 한나 아렌트, 홍원표 옮김, 『전체주의물결과정치적이해』, 신서원, 2024, 512쪽.
12) 한나 아렌트, 홍원표 옮김, 『전체주의물결과정치적이해』, 신서원, 2024, 512쪽.
13) 한나 아렌트, 이진우·박미애 옮김, 『전체주의의 기원 1』, 한길사, 2011, 34쪽. 레비나스 에게 “은밀한 메커니즘”은 서구전통에서 구성된자유개념의태생적한계를묻는것에서 부터시작한다. Emmanuel Levinas, Quelques réflexion sur la philosophie de l’hitlérisme, Paris, Payot&Rivages, 1997, pp. 7~24. 참조.
“20세기 정치 발전은 유대민족을사건의소용돌이속으로몰아넣었다. 세계 정치의관점에서비교적하찮은현상이었던유대인문제와반유대주의는먼저나 치운동과모든시민에게유대인이아님을증명하게했던제3제국의조직구조 확립에촉매제가되었다. 다음그것은미증유의잔혹성을보였던세계대전의촉 매제가되었으며, 마지막으로서구문명의한가운데서대량학살이라는전대미문 의범죄가발생하는데촉매제가되었다.”14)
아렌트가말한것처럼, 유대인문제 와반유대주의는세계정치와관련하여상대적으로덜중요했다.
그럼에도불구 하고이것은왜,어떻게인류역사상가장대규모였던전쟁과가장잔인했던학살 을불러일으켰는가?
사실, ‘유대인문제’는정치적목적과사회적요소를반유대 주의의가장악의적인측면들을부각하는데동원되면서전체주의정권수립의실 행수단을위한대중결집과선동의임의적인제물로선택되었고조작되었다.15)
즉, 유대인 문제와 반유대주의는중요하지않았던현상을본질적현안으로까지 인위적으로 끌어올린것이고, 대중의동요와대중을현실로부터차단하기위한 거짓선전의도구로서둘러부각시킨것이다.
우리는단지그것들을“결정화”16) 했던최후의재앙을계기로전체주의를그요소및기원과동일시하는경향을가 졌던것이다.
역사적으로큰사건이발생하게되면, 우리는보통이전(以前) 사실들의경험 으로부터그원인을탐색하는것으로출발한다.하지만,전체주의의출현은우리 가지금껏전혀보지못했던통치형태로써우리의정치적사고의범주와도덕적 판단기준의파열을가져옴과동시에,기존의모든서구적전통과의단절을초래 했다.
따라서, 전체주의는그어떤것과의비교도불허할뿐만아니라비교자체 를벗어난다.
“만일우리가기원을통해‘원인’을이해하지못한다면, 전체주의의 요소들은그기원을구성한다. […] 그것들은갑자기고정되고확실한형태로결 정화될때사건의기원이된다.”17)
14) 한나 아렌트, 이진우·박미애 옮김, 『전체주의의기원1』, 한길사, 2011, 42쪽.
15) 레비나스는 나치주의가 신체의 생물학적인 유전적 세습이 정신적 삶의 유산도 매개한다 고보고동일한생물학적결정(決定)을가진자들끼리만동류의인간으로인정했음을지적 한다. 그리고여기에서인종주의가발아했다고본다.
16) “‘결정화(crystallization)’는 필연적 귀결과는 달리 반드시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었던 것이그런결과로나타나게되었음을표현한말이다.”, 김선욱, 『아모르문디에서레스푸 블리카로』, 아포리아, 2015, 31쪽.
17) 한나 아렌트, 홍원표 옮김, 『전체주의물결과정치적이해』, 신서원, 2024, 527쪽.
강제수용소에서벌어진대규모학살은그기 원을이루는대표적인전형(典型)을보여준다. 땅위의지옥을실현한것과같은 강제수용소는대부분무고한사람들로채워졌고, 철조망으로차단된그안에서총체적지배의실험–영혼이파괴된,자발성이제거된살아있는송장의제작 을가능하게만드는데기여하였다.
총체적지배로향하는첫번째단계는인간에게서법적인격을죽이는것이다. “인권의파괴”18)- 무차별적인체포, 위법인정의강요, 법률적보호의외면- 는 전체주의국가의거의모든주민에게적용되었다.법적인격의말살,이것은전적 인지배에필요한전제조건이다.
두번째는도덕적인격의살해이다.전체주의체 제는도덕적인간에게양심의선택을의미없는공허한것으로만들기위해선과 악의선택이아닌이런살인과저런살인의선택-친한친구이든지아니면가족 중한명을죽음으로내몰아야하는양자택일과같은–을강요한다.어느누구 도출구없는딜레마를해결하는것에도움을줄수없다.
“양심이부적절해지는 조건, 선을행하는것이전적으로불가능한조건을만듦으로써전체주의정권의 범죄에모든사람이의식적으로조직적인가담을하게되고,이공모관계는희생 자에게까지확대되며그렇게하여진정한의미에서전체주의적이된다.”19)
마지 막단계는개체성의말살이다.도덕적인격이살해된후에도가장파괴하기힘들 다는개인의유일한정체성은남아있다.하지만,끊임없는가학적고문에의한신 체의파괴는마침내인간존엄성과더불어개체성의파괴마저불러온다.
“개체성 을파괴하는것은자발성을파괴하는것이며스스로새로운일,즉환경과사건에 대한단순한반응의토대위에서는설명될수없는어떤것을시작할수있는힘 을파괴하는것이다.”20)
전체주의체제는신체의탄압을통한고통이정신의저 항을억누를수있다고여기며, 자아에밀착된신체의탄압을지배논리로취한 다.21)
따라서 그최종목적은“인간을‘동일한반응’만보이는가능한한가장낮 은단계의존재로끌어내리는것이다.”22)
즉, “사람도아니고[…] 선악과미추의 구별도없이유기체자체의가장낮은공통분모로전락”23)하게만드는것이다.
아렌트에따르면, 전체주의운동의원리는이데올로기이다.
“전체주의이데올 로기의목표는외부세계의변형이나사회의혁명적변화가아니라인간의본성 자체를바꾸는것이다.”24)
18) 한나 아렌트, 이진우·박미애 옮김, 『전체주의의기원2』, 한길사, 2010, 238쪽.
19) 한나 아렌트, 이진우·박미애 옮김, 『전체주의의기원2』, 한길사, 2010, 241쪽.
20) 한나 아렌트, 이진우·박미애 옮김, 『전체주의의기원2』, 한길사, 2010, 245쪽.
21) “힘을 행사하는 자는 힘을 포기하지않는다. 힘은그것의 영향을받는자들사이에서사 라지지 않는다. 힘은그것을행사하는인물또는사회에엮여있고, 이것들안에나머지를 휘하에 두면서 영향력을 확장한다”, Emmanuel Levinas, Quelques réflexion sur la philosophie de l’hitlérisme, Paris, Payot&Rivages, 1997, p. 23.
22) 한나 아렌트, 홍원표 옮김, 『전체주의물결과정치적이해』, 신서원, 2024, 428쪽.
23) 한나 아렌트, 홍원표 옮김, 『전체주의물결과정치적이해』, 신서원, 2024, 370쪽.
24) 한나 아렌트, 이진우·박미애 옮김, 『전체주의의기원2』, 한길사, 2010, 251쪽.
강제수용소는이인간본성개조의실험실역할을자 처했다. 전체주의의이유없는반감과적의는강제수용소의독립된주체들의신 체와영혼의분리를놀이로삼으면서그들의지위를조롱하고훼손하고궁극에는 가치없이집단으로살해한다.이처럼,전체주의의지배아래사람은그저“산자 에게자리를맡기는죽은사람일뿐”25)이게된다.
다시말해, 전체주의의이데올 로기는“내일 없는죽음의상념을퍼뜨리고자기염려를희-비극적으로만들고 세계안특권적지위에있는이성적동물이라는주장과자기의식안존재의전체 성을지배하고통합하는능력을헛되게만든다.”26)
이데올로기는우리가지금껏보지못한전혀새로운전체주의정권하에서정 치행위를추진하는원동력이되었다.하지만,전체주의지도자들의통치운동을 가속화하고지속시키며구체적으로실현시키는것은테러이다.“테러는자연이나 역사운동을위한길을닦기위해사람들을얼려버린다.테러는종을위해서개개 인을제거하고, 인류를위해사람들을희생시킨다.”27)
전체주의체제는모든실 정법이유래한역사법칙이나자연법칙에따르기위해서,실정법을무시하면서까 지, 모든 사람의이익을희생시킨다. “유죄와 무죄는무의미한개념이된다.
즉 ‘열등 인종’에 관해, ‘살기에부적합한’ 개인들에관해, ‘멸망해가는계급과퇴폐 적인사람들’에 관해판결을내린자연과정이나역사과정의앞길을가로막는 사람이‘유죄’이다.
테러는이런판결을집행하며, 법정앞에서모든당사자는주 관적으로 무고하다.”28)
25) 모리스 블랑쇼, 서지형 옮김, 『최후의인간』, 그린비, 2022, 15쪽.
26) Emmanuel Levinas, Humanisme de l’autre homme (1972), Paris, Le Livre de Poche, pp. 73~74.
27) 한나 아렌트, 홍원표 옮김, 『전체주의물결과정치적이해』, 신서원, 2024, 551쪽.
28) 한나 아렌트, 이진우·박미애 옮김, 『전체주의의기원2』, 한길사, 2010, 262쪽.
전체주의 체제의 정치체(體) 안에서는, 테러가 실정법을 대신한다. 따라서, 최고 권력을 가진 테러는전체주의정부의본질을구성한다. 법의방벽을제거해버린테러는법이보장하는자유의공간을파괴한다.사람들 이서로단단히압박하거나꽉조이게함으로써,테러는사람들을함께용해된것 처럼, 본래하나였던것처럼,거대한하나의덩어리로만든다.그러므로,사람들의 다원성은사라진다. 매끈하게단단히뭉쳐진닫힌원형운동에선차이의구분됨 이없는하나인전체,닫힌범주의전체이다.테러는자연과역사의과정만으로는 도달할수없을가속을사람들의자유가실현되지못하도록방해하고모든사람 을하나로만들어버리는이기계적동일화운동에제공한다.“모든개인이 종의범례가되고, 모든행위가가속화로바뀌며, 모든행위가사형집행으로바뀌는 완벽한전체주의정부에서- 즉정부의본질인테러가완벽하게인간의희망과 필요를방해하는무분별한간섭으로부터완벽하게보호받는조건에서[…] 행위 원리는필요하지않다.”29)
전체주의체제의행위원칙이자본질을구성하는이데올로기와테러는인간들 사이의모든관계와의사소통을파괴하고,현실과의모든관계를단절시킨다.인 간과관련한모든영역에서의관계절연(絶緣)은경험과사유의능력을소실되게 하고, 인간의자유뿐만아니라자발성마저앗아간다. 다시말해, “본질적으로허 구인이데올로기가선전을통해사람들의마음을사로잡고, 테러를통해사람들 은그런이데올로기적허구가현실적으로만들어지도록강요받았다. 전체주의는 이런방식으로허구가현실을대체하고,인간성은말살되며,인간은잉여적존재 로여겨지는사회를만들었던것이다.”30)
29) 한나 아렌트, 홍원표 옮김, 『전체주의물결과정치적이해』, 신서원, 2024, 553쪽.
30) 김선욱, 『아모르 문디에서레스푸블리카로』, 아포리아, 2015, 60쪽.
그리고이전체주의의영향은사람들에 게누군가와함께있을때가장아픈형태로나타나는외로움을느끼도록하고 사회로부터자신의존재가치를인정받지못하는잉여적존재로서의자괴감을느 끼도록하는데, 이는현대에도여전히유효하다.
Ⅲ. 전체주의와의단절: 이질성, 타자성, 다원성
전체주의는인간의삶을억압하고제거하기전에이미인간을흡수하고소멸 하게만드는시스템의부품으로만들어버린다. 이는전체주의의이론적·사상적 설명때문이아니라, 전체주의가보여준끔찍스러운현상때문에라도더욱전체 주의를무너뜨리고파기하고단절할이유가된다. 레비나스와아렌트는인간의이질성(異質性)은전체화를거부한다고주장한다. 레비나스는일찍이“존재자는타자에의해그자신이으스러짐없이타자와의관 계에들어갈수있는가?”31)를질문한다.
그러나“모든유기체의삶은이미변형 과차이를보여주며심지어같은종사이에서도그러하[다]”32)지않는가!
31) Emmanuel Levinas, Le temps et l’autre, Paris, PUF, 1947. p. 65.
32)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236쪽.
그럼에 도불구하고, 전체주의는모든존재를존재의유(類)로환원하여보편적질서에 편입시킨다. 따라서인간은다른것과의구별을통한차이와본질을표현할수있 어야한다는아렌트에게서처럼,레비나스도표현, 즉“말하기는단절하고시작할가능성을전제한다”33)고보며전체주의를중단시키기를, 전체주의와단절하기를 꾀한다.
말하기는누군가에게무언가를말하는것이다.
즉,무언가를말하기전에누군 가에게말하는것이다.
그리고무언가를말하는것은“맥락이나밝음의지평에서 대상을참조하면서동일시하는것이다.즉,구성하거나나타내보이는것이아닌, 의미(signification)를 드러내는 것이다.”34)
레비나스는 말(言)을 주제화와 소통의 기능으로구분하는데, 무언가를말하는것은주제화에해당할것이다.
그리고이 것은자기기준으로생각하는세계내부에서대상을파악하고만족하는데그치 는것이다.
하지만소통으로서말하기는타인에게노출되는것이다.
또한“자신을 세계에전달”35)하는 것이다.
말하기의소통의차원에서대화상대자들은분리되 고언어속에나타나는타자는나와관련해타자로남는다.
그리고대화상대자들 의공동체형성의가능성이열리는것은주제화의차원에서다. “인간은[…] 다수속에서만존재하기때문에인간의이성은역시의사소통을 원하며, 이의사소통을상실할경우에길을잃기쉽다.”36)
의사소통을대화로치 환할수있다면, “대화는나와타인사이의거리를유지하고,전체성의재구성을 막는근본적분리를유지한다.”37) 아렌트에게도이것은“동일한사람들사이에서 별개의유일한존재로서살아감을실현하는것이다.”38) 분리된존재로서대화상 대자들은각각전체화되거나주제화될수없다. 즉, 분리된존재만이“존재하는 모든것에고유한타자성의기이한성질로서”“특수성”39)을지니며, “의식이자 기의특수성에대한의식이되는바로그때, […]의식이사는존재로서의자기의 본성을넘어자기를가두는외부성을생각할때,사유가자기의식이되고동시에 자기의본성을초월하는외부성에대한의식이될때,사유가형이상학적인것이 될때, 사유는시작한다.”40)
33) Emmanuel Levinas, Totalité et infini ; Essai sur l’extériorité (1961), Paris, Le Livre de Poche, p. 87. 34) Étienne Féron, De l’idée de transcendance à la question du langage, Grenoble, Jérôme Millon, 1992, p. 47. 35)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236쪽.
36) 한나 아렌트, 홍원표 옮김, 『정신의삶: 사유와의지』, 푸른숲, 2019, 170쪽.
37) Emmanuel Levinas, Totalité et infini ; Essai sur l’extériorité (1961), Paris, Le Livre de Poche, p. 29.
38)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238쪽.
39)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236쪽.
40) Emmanuel Levinas, Entre nous : Essai sur le penser-à-l’autre, Paris, Grasset, 1991, pp. 26~27. 100 김영걸
타자성·특수성을 지니며분리된고유하고유일한존재들은대화를통해함께 한다. 그리고 대화는 적어도 둘41)의 다원성을 전제한다.
하지만 ‘다원성 (plurality)’은 아렌트와 레비나스에게 같은 의미를갖진않는다.
따라서다원성을 함의하는아렌트의세계는레비나스의사회와다르다.
“현실은두경우모두에서 종합적인몰입(recueillement)을 놓치지만, 레비나스에게 현실은 무한한 명령 때 문에실패하는반면,아렌트에게현실은무제한적인불안정속에매달려있다.무 한(infini)에서 무제한(indéfini)으로, ‘존재와 달리’와 ‘달리 존재하기’ 사이의 간극 은레비나스의윤리와아렌트의정치를분열시킨다.”42)
다원성(plurality)은 본질적으로 사회의공적인영역을나타낸다. 그리고개인은 이런사회에속한구성원으로판단되기쉽다.
여기서우리는모든사회적관계를 사회적질서의참여형태로귀착시키기위해대화자들의말(言)을박탈하려는전 체주의의제도적조직논리에대한레비나스의우려를간과할수없다.
레비나스 는이러한사회적관계의형태는더불어사는개인들을규제하는사회적전체성 안에서실현된다고보았다.
즉,“타인과나는관념적타산(calcul)의요소로서기능 하고, 이 타산에서그들의실질적존재를받아들이고사방에서그들을관통하는 관념적필연성들의지배하에서로흡수된다.”43)
따라서레비나스는전체성이놓 친, 고유한말이박탈당하지않고성취되는, 개인대개인의관계에주목한다.
그러나다원성은아렌트에게인간의조건을의미한다. 모든인간은生하면운 명적으로死하지만生과死사이에놓인삶의내용은천차만별이다.
그러므로다 원성은세계내모든공시적인간의조건이다. 바꿔말하면, 다원성이부정되는 순간전체주의와같은폭정이인간의조건을황폐화한다는의미이다.
그런데,다 원성은통시적으로도가능하다.탄생(誕生)한인간은곧장다원성에놓인다.그러 고나서이전과는전혀다른새로운삶의내용을작성한다. “아렌트는말(言)로 주체를부르고주체의행위를계속해나가는임무를‘다원성’에부여하지만,역사 를판단하고다시시작하는임무는개인, ‘탄생성’에위임한다.”44)
41) 레비나스의 윤리는 대면 관계 속 나-타자에게서만 성립된다. 그러나 레비나스가 말하듯 타자의 눈속에있는제삼자는이미나를보고있다. 이는둘의관계속에이미다원성이 예견되어있다.
42) Corinne Enaudeau, “Levinas et Arendt ; L’autre sens du monde” in Levinas Autrement, Louvain-Paris, Peeters, 2012, p. 130. 이 간극은 존재 지평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듯한아렌트와존재지평넘어(au-delà)를 추구하는 레비나스의태도를가리킨다.
43) Emmanuel Levinas, Totalité et infini ; Essai sur l’extériorité (1961), Paris, Le Livre de Poche, p. 239.
44) Corinne Enaudeau, “Levinas et Arendt ; L’autre sens du monde” in Levinas Autrement, Louvain-Paris, Peeters, 2012, p. 136.
탄생성은정치적문제에이른다
.탄생자체가다원성의경험이자다원성의존재론적조건의경 험인데, 새로운탄생없이정치적행위는이뤄지지못했을것이다.
남녀한쌍의 결합으로부터의탄생은즉각가족·친족·국가·민족·세계에속하는사실을보증한 다.
우리는탄생을통해다원성의조건과인간이지구에살고정치적영역에도머 물고있다는사실을발견하게될것이다.왜냐하면,탄생성안에다원성의경험과 정치의가능성이내포되어있기때문이다.
“탄생성은분명모든정치적삶과모 든변화의본질적조건들가운데있다. […]우리는세계에나고타자들과합류한 다. 우리는떠나고타자들을저버린다. 그리고우리가타자들을저버릴때, 우리 는이세계를저버리고우리자신에게맡겨진채홀로떠난다.”45)
“시작은끝이 줄수있는약속이며유일한‘메세지’이다.시작은,그것이역사적사건이되기전 에인간이가진최상의능력이다.”46)
45) Hannah Arendt, “Philosophy and Politics : What is political politics?”, New School, Spring, 02445.
46) 한나 아렌트, 이진우·박미애 옮김, 『전체주의의기원2』, 한길사, 2010, 284쪽.
새로운시작은이전것과의단절, 분리를전제한다. 따라서동일한것의연장 선위에서는새로운시작을이룰수없다.
아렌트와레비나스는그렇기때문에전 체화로, 주제화로흡수되거나포섭될수없는전혀다른것(이질성),다른것의다 름자체(타자성), 분리에 의한자신의열어젖힘을통한맞아들임(다원성)을설파 한다.
Ⅵ. 레비나스: 사회성을넘어관계없는관계를향한 세계의재정향
누군가에게말하기의시작은얼굴에대해서이다.
마주한얼굴을향한말건넴 은유일자對유일자의형태로, 레비나스는대면(face-à-face)만이 대화를 가능케 한다고본다.
즉, 대면의구체적상황이전체주의와결별하고인간적인세계로의 전향이가능하다고본다.
“대화상대자는언제나바깥에있다. 분리된존재들의 관계는자신들을전체화하지않는다. 어느누구도포괄하거나주제화할수없는 ‘관계없는 관계’다.”47)
47) Emmanuel Levinas, Totalité et infini ; Essai sur l’extériorité (1961), Paris, Le Livre de Poche, p. 329.
대면속타자의얼굴은외형·형상화로서주어지는시각적인틀안에있지않 다. 레비나스에게얼굴은가시적인대상으로구체화되지않기때문에객관화할 수없다.
만일얼굴이보이는것이라면,얼굴은얼굴을보는자에의해다른보이 는것과차이·차별없이일치된방향으로포괄될수있을것이다.그러나얼굴은 의미의일반적인질서에속하지않는,어떤무엇과도연계해서생각할수없는그 자체로나타남의의미이다.그러므로대면속나는이해할수없는것과의관계에 놓인다. 얼굴은모든파악·지배·소유를초월해있다.레비나스는따라서전체성의 이념을붕괴시키기위해형언(形言)할수없는무한한차원의生生한현전의실 재적표현으로얼굴을선택한다. 타자는그의얼굴이아닌다른어디에도없다.타자는세계안에나타나는현 상들가운데얼굴로써출현한다.그리고이타자에게세계를말하는데에초월이 성립한다. 타자는“그의얼굴안에서무한히초월적으로, 무한히낯선채로머물 러있다. 그리고얼굴안에서빛나는초월또는외재성개념의엄격한전개는무 한의용어에의해표현된다.”48)
따라서‘나’와마주한타자는초월적존재로서다 른차원, 다른층위에있어“어떤개념적공통성에도어떤전체성에도이르지않 는–관계없는관계-”49)를맺을수밖에없도록한다.
‘나’는얼굴로서한(一) 타자 를만난다. 그러나‘나’는이대면안에서얼굴로나타나지않는다.
우선, 타자에 게도‘나’의얼굴이출현할지말지는‘나’의문제가아니다.그리고‘내’얼굴의출 현을내편에서기대하고또그렇게된다면, 이것은인간對인간의관계로, 유 (類) 對 유(類)의 관계로 순환적이게될것이다.
즉, 나-타자관계가현세존재와 초월적존재의관계임에도불구하고서로적합하게일치되는관계가되는모순이 발생하는것이다. 따라서나와타자의관계는언제나-이미비대칭적이다. 따라서나와타자의관계는두항의단순한결연(結緣)이아니다.
내겐너무나 낯선이무한한타자,레비나스는타자의문제를윤리적차원에서찾아낸다.왜냐 하면, 윤리적 차원이아니라면, 타자는여전히존재의진리속실존으로사유될 것이기때문이다.
레비나스는명백히나와동일한유(類)에속하지않는,“동일자 의자기중심적인자발성안에서행해질수없는”50)타자의타자성에대해생각했 다.
48) 김영걸, 『우리는 박해자를 위해서도 책임질 수 있는가? 레비나스가 답하다』, 어문학사, 2022, 109쪽.
49) Emmanuel Levinas, Totalité et infini ; Essai sur l’extériorité (1961), Paris, Le Livre de Poche, pp. 78~79.
50) Emmanuel Levinas, Totalité et infini ; Essai sur l’extériorité (1961), Paris, Le Livre de Poche, p. 33.
타자의타자성은, 그것의이질성과자아로의환원불가능성때문에,우리의이 해가능범위를넘어서는지점에있다. 따라서우리는타자를헤아려봄이없이 온전히있는그대로받아들여야한다.51)
여기에동일자에대한타자의윤리적우 선성이있다. 레비나스의윤리는항상절대적우위로서타자에기초한다. 존재론적질서를뒤흔드는타자성은윤리를드러나게하는기원이다. 전통적 인윤리가사회안에기입될행위들에맞춰진규범들의정식화에근거를두는반 면, 레비나스의윤리는모든것에가장우선하는타자로부터윤리를세우는데서 비롯한다. 그리고우리의인간성은타자가우위라는인식과함께생겨난다.레비 나스는여기서특히“타자에대한책임을위한책임의각성”52)을강조한다.
따라 서그의윤리는타자를향한책임으로나타난다.그리고이책임은모든존재론적 조건너머, 존재성너머에있을것이다. 존재-해야-함에앞서타자에대한책임이있다.우선, 책임은나자신의존재론 적조건을고려하여부담할나의조건을가리키지않는다.책임은타자로부터내 게온다. 즉, 책임이물리칠수없게내게과해진다.레비나스에게,주체성의모습 은책임의특징을띠고나타난다. 그러므로주체성은주권적으로스스로구성하 거나또는재구성하는주체의고유한가능성속에서근거하지않는다. 왜냐하면 “타인을위한책임은나의참여(engagement), 나의결정에서시작되었을수없다. 내가처해있는무한한책임은나의자유이편에서,현재가-아닌‘모든-성취-이후’ 에, ‘모든-기억-이전’에, 특히비-본래적인것에서, 무-근원적인것(l’an-archique)에 서, 본질의이편인것또는저편인것에서오기”53) 때문이다.
책임은타자를위 한, 나의 일이아닌것을위한책임이다. 그러나이책임은책임지기로결정할 수있는자기로부터유래하지않는다. 이책임은나의자유를참조하지않는다. “책임지기, 이것은모든결정에앞서책임지는것이다.모든행위의본래적인지 향성이 실패하듯이, 여기에서 초월론적 통각의 빠져나감(échappée), 실패, 탈퇴 (défection)가 있다.
마치 시작 이전에 어떤 것이 있었던 것처럼 : 무-근원 (an-archie). 그리고 이것은 자발성으로서 주체의 문제 삼음을 말하고자한다. 나 는나-자신에게서 나의 기원이 아니고, 나는내안에서나의기원을갖지않는 다.”54)
51) “얼굴은 그-자체로 의미한다. 얼굴의 의미작용은 얼굴에 선행한다. […] 얼굴로부터, 모든 설명이 시작된다”, Emmanuel Levinas, Totalité et infini ; Essai sur l’extériorité (1961), Paris, Le Livre de Poche, p. 292.
52) Joseph Cohen, “Après Levinas : l’éthique aujourd’hui” in Cités, n°58, Paris, PUR, 2014, p. 46.
53) Emmanuel Levinas, Autrement qu’être ou au-delà de l’essence (1978), Paris, Le Livre de Poche, p. 24.
54) Emmanuel Levinas, Dieu, la mort et le temps (1975~1976), Paris, Le Livre de Poche, p. 201.
나의자기중심주의는타인의얼굴에의해문제시된다. 얼굴은타인을위한책 임의이념을급진적으로표출하는데,이것이얼굴의특권적지위이다.
내가모든 사람앞에서모든것에대해,다른누구보다더책임이있다는것은바로얼굴에 의해서이다.
나는줄곧얼굴의지배하에놓이고,얼굴에의해사로잡히고,얼굴에 종속된다.
얼굴을봄(vision)은곧장책임을떠맡기이다.
하지만얼굴에의해촉발 된나의무한한책임이아무리숭고할지라도, 이것은과도하고불공정하지않은 가? 책임에소환된인간적인자아는약한자,모욕당한자가되지않는가?
왜자 아는자신의주권적자리에서면직되어야하는가?어떤이들은아마도주체에게 불가능한임무를준다고비판할것이고주체의주체성이자기-자신으로부터구성 되지않는것에동의하지못할것이다.하지만레비나스는얼굴의시련을겪음을 통해다만선함(bonté)을 깨닫길 권한다. 왜냐하면, “선함은 존재와 다르[다]”55) 기때문이다.
“선함은주체성에게그것의환원할수없는의미작용을준다.”56)
만 일우리가지난세기에감행된그리고감행하기를계속하는인류말살의위협을 매우잘안다면, 레비나스의사유가평화를추구하고인간적인것을되살리려고 애쓰고자한것임을다소잘이해할수있을것이다.
그의작업은“의미의장소로 써인간성을가리키고, 책임 안에서주체성을장려하기”57)였다.
55) Emmanuel Levinas, Autrement qu’être ou au-delà de l’essence (1978), Paris, Le Livre de Poche, p. 35.
56) Emmanuel Levinas, Autrement qu’être ou au-delà de l’essence (1978), Paris, Le Livre de Poche, p. 36.
57) François-David Sebbah, Levinas : Ambigüité de l’altérité, Paris, Les Belles Lettres, 2003, p. 185.
이것은 전체성 안에나타나는사회성을넘어설것이다.그런데,이작업의여정은어려움으로무 한하고기다림과기대함으로무한하다.
왜냐하면, 관계없는관계를수립해야하 기때문이다. 하지만레비나스는이작업을수행하고자한다.
얼굴을마주하고서 대화를통해.
Ⅴ. 아렌트 : 탄생성에근거한행위를통한 세계의재정향
전체주의는인간의자유를완전히부정했고, 인간의일상적삶의공간을송두 리째파괴해버렸다.
또한,인간들의세계에의참여를철저히차단했다.
왜냐하면, 새로운탄생과새로운시작으로동일시되는자유는전체주의운동의속도를떨어 뜨릴수있기때문이다.
새로운인간의탄생은세상에자신의목소리를높이는방 식으로세계에참여하며, 새로운세계의가능성을포함한다.
전체주의의지배가 종식된후죽은자들의묘지로가득했던대지(大地)는생기와활력으로되살아났 다. 우리는“역사에서모든종말은반드시새로운시작을포함하고있다는이진 리를[도]”58) 경험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새로움을위한시작을갖는자로서인간은자신의고유한새로운이야기를만 들어갈수있다.
새로운탄생과더불어계속적으로유입되는새로오는자들은 인간종(種)의 영구적인지속뿐만아니라, 인간사(人間事)의관점에서역사적흐 름을예측불허하도록만든다.
따라서유례없는전체주의의소멸이후, “세계를 그것의 정상적이고 ‘자연적’ 황폐화로부터 구원하는 기적은 궁극적으로는 다름 아닌탄생성이다.”59)
탄생이비록수동적으로주어진것임에도불구하고,탄생성 은자기주도권을가진누군가의시작을의미한다.그리고자신의주도에의해새 로시작하는행위의능력은존재론적으로탄생성에자리하고있다.
인간의행위 능력을파괴하고자한전체주의의시도는결국이탄생성에의해실패한다.
“새 로운것은언제나기적으로위장하여나타난다.인간이행위할수있다는사실은 예상할수없는것을그에게기대할수있다는것과또매우불가능한것을그가 수행할수도있다는것을의미한다.이것이가능한것은오직각각의인간이유일 하고그래서각자의탄생과더불어유일하게새로운무엇이세상에존재하게되 기때문이다.”60)
새로오는자들은자신의존재를세계에드러내야한다.행위하면서,말하면서.
그들의고유한정체성은그들이행위하고말하는모든것안에서나타난다.아렌 트에따르면, 행위와말은밀접하게관련되어있다.
말이없는행위의행위자는 그가‘누구임’을드러낼수없다.
왜냐하면, “말하는것은우선, 어떤것을의미하 는것이아니라, 공개되지않은단일성으로서자기자신이의미되는것이[다]”61) 기때문이다.
따라서, “행위자는그가동시에말의화자일경우에만행위자일수 있다.
그가시작하는행위는말에의해인간에게이해된다.”62)
58) 한나 아렌트, 이진우·박미애 옮김, 『전체주의의기원2』, 한길사, 2010, 284쪽.
59)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312쪽.
60)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238쪽.
61) Corinne Enaudeau, “Levinas et Arendt ; L’autre sens du monde” in Levinas Autrement, Louvain-Paris, Peeters, 2012, p. 127.
62)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239쪽.
말과행위는타인 과함께존재하는곳에서나타난다.타인의현존을필요로하지않을수있는노 동·작업과는달리사람들로향해지는말과행위는인간사(人間事)의그물망에끊임없이, 영향을끼치면서, 삽입된다. 말과행위의공유를통해사람들사이의공 간, 즉함께행위하고말하는인간조건의다원성을근간으로하는정치적영역이 생겨난다. 행위와말은모든것에맞서단독적으로는불가능하다.행위와말은항상행위 하고말하는다른존재들사이에서관계를제한없이확립해나간다.하지만행위 는의도하지않았고,예상하지않았던결과를초래할수있는예측불허의성격을 내재한다. 따라서, 자유의능력을지닌행위자는자신의행위에의해난관에봉착 할수있다. 그리고행위자의삶의이야기는막이내릴때까지알려지지않는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인간이행위능력을포기하지않으면서인간행위를지속가 능하게만들어준것은출현의공간,기억의공간이었다.아렌트는고대그리스의 폴리스를이러한공간에부합된모델로써이해한다.
폴리스는
첫째로, 말과행위 로“타인을능가하거나타인들로부터자신을구별할수[가] 있는[다]”63)
탁월성 과유일성이획득되는공론영역을제공한다.
둘째로,폴리스는“일종의조직화된 기억체이다.”64)
위대한 행위의 중요성이 망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폴리스는 그것의영속성과현실성을, 보여지고들려지는사실을통해서참석자들에게, 심 지어불참자들에게도보증해준다.
폴리스는결국행위하고말하면서함께살아 가는사람들사이에서주체를계시(啓示)하고, 인간사(人間事)를실재로서보존시 켜주는공간을의미한다.
이것은가장넓은의미에서나타남의공간이다.
“이공 간에서나는타인에게,타인은나에게현상한다.그리고거기에서사람은다른유 기체나무기체처럼단순히존재하는것이아니라, 뚜렷이현상한다.”65)
모두가모두에게현상하는공간속에서,사람들은서로를필요로한다.왜냐하 면, 이공간의특성이사람들이흩어지면사라지는것이기때문이다.
사람들을결 집하는공론영역의존재를보증하는것은권력이다.
다시말해서, “사람들을함 께묶어두는것은(오늘날우리가‘조직화’라고일컫는것)그리고동시에그들을 함께머물게함으로써삶을유지하게하는것은권력이다.”66)
63)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101쪽.
64)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260쪽.
65)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261쪽.
66)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263~264쪽.
따라서권력은인 간다원성에의존한다.
물론, 권력이폭력으로, 힘으로대체되는위험이있을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권력의왜곡잠재성을인지하더라도, “권력은인간들이행 위라는목적때문에함께관여하는경우와시기에만존재하고, 어떠한이유로든 이들이흩어지고서로헤어질때소멸한다.”67)
따라서우리는권력과지배를혼동해서는안될것이다.
권력이없다면,오히려“말과행위를통해공적으로발생 하는현상의공간은생생한말과행동이사라지는만큼이나빠르게없어질것이 다.”68)
권력은 사람들이전적으로사적전유에몰입하는경우에서는발생하지않 는다.
사람들사이에놓인집합적권력의전형을보여주는폴리스는모든정치적 인것과함께,행위와말에적합한공론영역을위해만들어진,인간의손에의한 인간적노력의산물이자인위적현상공간이었다.
“행위의 불행은모두인간조건인다원성에서발생한다.”69)
수많은사람들의 의지와의도는서로충돌하기마련이다. 그리고그들의행위는예상할수없고, 의도되지않은방향으로흘러갈수있다.또한, 행위에의해시작된과정은돌이 킬수없다.
따라서행위의불행으로부터벗어나려는시도, 즉, 다원성을제거하 려는시도가다양한형태로존재했었다.
하지만,다양한형태를꿰뚫는하나의근 본적인원리는,플라톤이래로,하나의의지에의해하나의조직으로통합되는다 수이다.
다시말해, 이것은“누군가가명령할자격을부여받고다른사람은복종 할의무를가지는경우에만인간들은법적으로,정치적으로함께살수있다는생 각이다.”70)
플라톤의방편은, 주인과노예의역할이엄격히질서잡힌가정(家政) 의확장을통한공론영역에서의지배와피지배의관계로써, 행위를지배권으로 또는행위를기법(技法)으로대체하려는것이다.
국가론에서플라톤은법과국가 의“수호자들만이나라를잘경영하고행복하게하는계기를쥐고있다”71)고밝 힌다.
67) 한나 아렌트, 홍원표 옮김, 『혁명론』, 한길사, 2015, 286쪽. 68)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267쪽.
69)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284쪽.
70)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286쪽.
71) 플라톤, 박종현 역주, 『국가·政體』, 서광사, 2013, 260쪽. 108 김영걸
그들은국가를무엇이든원하는대로그릴수있는캔버스처럼다룰수있 다고여긴다. 이는행위를통치로오인하는자의머릿속이미지에만의존하는완 벽한정치체제의구현을위해서폭력을포함한무차별적수단을허용할수있는 위험한결과를야기할수있다.하지만,불확실성때문에행위를제거하고,더안 정적인생산혹은제작의양식으로행위를대체하려는시도들은인간행위능력 의취약성을역설적으로보여준다. 행위에내재하는환원불가능성과예측불가능성과같이세계의안정을위한중 대한결함에도불구하고, 어떻게행위가여전히인간사의영역에서유의미한역 할을할수있겠는가?왜행위를완벽히제거하려는시도는성공하지못했는가?
결함을야기하는행위는행위안에서스스로를결함에서구해낸다.즉,행위의경우에해당하는대책이있다면, 그것은외부에서오는것이아닌,행위가가진잠 재능력중하나일것이다.
특히,“자신이무엇을행했는가를알지못하고,알수 있다하더라도행한것을되돌릴수없는무능력인환원불가능성의곤경으로부터 벗어나게하는것은용서의능력이다.”72)
아렌트는용서의의미를서양의정치적 사유의전통에서찾지않았다. 그녀는예수의가르침에서용서의비종교적인의 미를진지하게탐구한다.
“현재의맥락에서중요한것은예수가[…] 첫째, 신만 이용서하는힘을가진다는것은사실이아니며둘째, 인간이아닌신이인간을 통해서용서한다할지라도이힘은신으로부터오는것이아니라,반대로인간이 신에게용서받을수있다고희망할수있기이전에인간자신이이힘을서로에 게사용해야한다고주장했다는것이다.”73)
행위의결과를알지못한채행해진 것은용서없이는그무거운부담으로부터해방되지않는다.
따라서인간들은,행 위를자유롭게행사하기위해서,행위를한자들의편에서생각하며서로를용서 해야만한다. 그럴경우,우리는인간행위에관련된악연또는보복의막연한굴 레를용서에의해끊어낼수있다.물론,우리는‘근본악’과같은처벌대상이되 지못하는죄악들에대해서용서할수는없다.용서는종교적의미의사랑이아니 라, 아리스토텔레스가‘정치적우애’라고부른것과비견할존경과관련한다.
이 것은사람에게만관련하는“항상인격적사건이다.”74)
어쨌든, 용서는확실히인 간이가진가장탁월한능력중하나이고,불가능할것같은것을이루고행해진 것을해체하려고시도하는행위인한에서,아마도인간이종사할수있는행위중 가장대담한것이다.용서는또한모든것이그끝에도달한것같은곳에서새로 운시작을설립하는데성공한다. “미래의불확실성인예측불가능성의치유책은약속을하고또그약속을지키 는인간의능력에내재해있다.”75)
우리는누군가에게용서를구하고누군가에게 용서를받는것처럼,누군가와약속을하고,약속을지킬것을또약속한다.
마찬 가지로, 우리가스스로를용서하는자또는용서받는자로자칭할수없듯이,상 호적약속이지켜지지않는다면,우리의정체성은‘인간마음의어두움’에서오는 불신과모순때문에보장될수없다.
따라서어떠한인간도타인의도움없이홀 로살수없는것처럼용서와약속은타인의현존을요구하며다원성에의존한다. “세계의실재성은현존하는모든존재가서로에게보증해준다.”76)
72)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301쪽.
73)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303~304쪽.
74)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306쪽.
75)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301쪽.
아렌트에따르면, 약속의능력이갖는안정성은역사적으로로마의협약들에서그기원을찾 을수있다.
그리고로마시대이후의다양한계약이론은정치사상의핵심을이 루었다. 정치의 영역에서, “약속을 하고수행하는인간적능력에는인간이가진 세계구성능력의한요소가존재한다.”77)
행위는권력형성에기여하고,약속또 는협약에의한권력은설립의행위와결합한다.
아렌트는근대를‘세계소외’의시대로규정하였다.그리고전체주의는세계소 외가야기한근대의가장극단적으로뒤틀린현상이었다.
전체주의는세계내에 서개인의정체성을박탈하고수많은개별자(個別者)를 압축시킴으로써 다원성 및공적세계를해체한다.
이는인간을죽기위해살아가는존재로강등시킨다.
즉, 인간은죽을운명, 사멸성의법칙만을따르는하루살이와다를바가없는처 지로 전락하게되는것이다.
“죽음을향해달려가는인간의생애는필수적으로 인간적인모든것을황폐하게하고파괴시킬것이다.”78)
76)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309쪽.
77) 한나 아렌트, 홍원표 옮김, 『혁명론』, 한길사, 2015, 286쪽.
78) 한나 아렌트, 이진우·태정호 옮김,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5, 311쪽.
하지만인간에게는행위 와말이있다.아렌트에따르면,말과행위로서세계에참여하는것은제2의탄생, 정치적탄생이다. 아렌트는이지점에서부터인간이해의출발점을삼았다.탄생 성은새로운시작을의미한다.
그리고인간이가진행위와말의능력은새로운시 작을가능하게만든다.
또한,수많은인간의탄생은공론영역을구성하고영속하 게한다.
따라서수없이다양한시작들은세계를변화시킬수있는힘을갖는다. 현대사회는자본과경제라는획일적인가치에매몰되는또다른전체주의적경 향을드러내고있다.
그렇더라도, 우리는매해매순간새로운인간탄생의울음 소리와함께새로운시작을알리며,이러한현실을탈(脫)전체화할수있다는믿 음과희망을갖는다.
해결해야할과제를앞에두고우리는한사람이아닌다수 이다. 아렌트에게, 탄생성은지구위인류를위한정치적인동시에윤리적인조건 이다.
Ⅵ. 나가는 말
레비나스는서양철학전통일반을‘존재론’이라규정했다.“동일자의우위, 앎 의우선권,이것은지금까지서양의존재론이가르쳐온바였다.타자를인정하지 않는, 타자와나사이의불평등과불공정을무시하는동일자의전횡[…]”79), 레비나스는타자를동일자로환원시키려는존재론의그늘에서벗어나존재론을문 제삼고, 심지어존재론을뒤집고자했다.
아렌트또한기존의전통적인정치철학을넘어서고자했다.아렌트는,철학자 들이정치에대해범한오류를반복할까염려하여,철학에대한순수한눈으로정 치에접근하고자한다.그리고그순수한눈으로전통적인정치철학을비판한다. 즉, “‘무지한’ 자들의 삶을 규제하고통제하기위해‘학자연(學者然)하는’ 자들에 의해고안된조직으로서정치의개념”을비판한다. “요컨대, 파스칼의표현80)으 로정신병원을위한규칙으로서의정치,또한정치철-학의첫번째대상이정치–행위, 정치적삶–가아닌철-학과도시(cité) 그리고철학자그룹과시민공동 체사이의어렵고때론위험한관계가되는생각”81)을비판한다.
플라톤과아리 스토텔레스를비롯한많은철학자가정치철학을논해왔다.그런데,이철학자들 은완전히순수하게철학을다루듯정치를다루지않았다.따라서아렌트는어떻 게보면비정치적이기까지한이런정치에서정치적인것의자율성을모색한다. 레비나스와아렌트에게그들의철학이서양철학전통의저항에서비롯되었다 는또다른공통점을추가할수있을것이다.이들은지배적인논리를따르지않 는자들이다.
큰줄기에서부터도따르지않기때문에,이들의철학은제각각분기 하여접점이없어보이기도한다. 한명은개인적인영역의단독성-얼굴을, 다른 한명은공적인영역의다원성-탄생성을강조하고,타자에로의노출과타자들앞 에서의노출을, ‘무조건적’인 관계와‘조건적’인 관계를, 비대칭성과대칭성을나 란히놓는다.
레비나스와아렌트의철학은결코만날수없는평행선을그리는듯하지만,이 들철학의개념은상응하며,서로밀어내지만밀쳐지지않을만큼의적절한거리 를유지하며소통할수있다.따라서우리는이두철학자가사용하는철학적개 념의상호반향을검토해볼수있다.그러나무엇보다우리는이들이자신만의 고유한철학을착수하게된동기를잊어서는안될것이다.
그리고마지막으로이 들이궁극적으로이루고자했던이세계에인간의인간성실현을위해말해야할 것이다.
세계사랑을지혜롭게!82)
79) 김영걸, 『우리는 박해자를 위해서도 책임질 수 있는가? 레비나스가 답하다』, 어문학사, 110 김영걸 2022, 5쪽.
80) 파스칼, 이환 옮김, 『팡세』, 민음사, 2008, 107쪽.
81) Miguel Abensour, Pour une philosophie politique critique, Paris, sens&tonka, 2009, p. 252.
82) 아렌트는 세계 사랑(Amor Mundi)을 얘기했다. 레비나스는 지혜에 대한 사랑 (philo-sophie)보다 사랑에 대한 지혜(sophie-philo)를 강조했다. 이 둘의 말을 결합하면 아 마‘세계사랑을지혜롭게’가되지않을까싶다.
참고문헌
1. 국내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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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요약]
이논문은동시대유대인사상가인레비나스와아렌트가2차세계대전의전체주의를겪 으며당시의세계와는다른새로운세계를어떻게구상했는지를밝히려한다.결론적으로 이둘은각각기존전통을비판하며그들만의윤리와정치로서세계를재정향하고자한다. 레비나스는윤리를단독성을통해, 아렌트는정치를다원성을통해심화시킨다. 레비나스 의윤리는유일자vs유일자의관계로서나-타자의관계를규정지으며타자를위한주체의 책임을강조한다. 아렌트의정치는삶의조건으로서공적인영역을나타내는다원성을통 해공시적으로는전체화될수없는행위의지속과탄생성을통해통시적으로는새로운내 용으로서행위의계승이일어남을역설한다.얼핏보면,레비나스와아렌트의철학은결코 만날수없는평행선을그리는것같다.하지만이들의철학개념은상응하며서로소통가 능함을볼수있다.더욱이이들이궁극적으로이루고자했던이세계위인간의인간성실 현을고려한다면, 이두철학자가사용하는철학적개념의상호반향을충분히헤아릴수 있을것이다.
주제분야: 현대유럽철학, 윤리학, 정치학
주제어:아렌트,레비나스,전체주의,단독성,다원성,세계,얼굴,탄생성,윤리,정치
[Abstract]
Levinas and Arendt- Two Paths to Reorient the World
KIM, Young-Geol (Gwangju National Univ. of Education)
This paper attempts to reveal how contemporary Jewish thinkers Levinas and Arendt conceived a new world different from the one of those days when they experienced the totalitarianism of World War Ⅱ. In conclusion, each of these two criticize existing traditions and seek to reorient the world as their own ethics and politics. Levinas deepens ethics through singurality and Arendt deepens politics through plurality. Levinas’ ethics defines the relationship between me and the other as a relationship between the one versus the one, and emphasizes the responsibility of the subject for the other. Arendt’s politics emphasizes the continuation of actions that can not be totalized by the plurality synchronic that represents the public domain as a condition of life, and the diachronic succession of actions as a new content by natality. At first glance, Levinas and Arendt’s philosophy seem to draw parallel lines that can be met. But their philosophical concepts correspond and can communicate with each other. Considering the realiszation of human humanity on this world they ultimately wanted to achieve, we can fully guess the mutual repercussions of the philosophical concepts used by these two philosophers. Key Words : Arendt, Levinas, totalitarianism, singularity, plurality, world, face, Key Words : natality, ethics, politics
투고일: 2025년 12월 15일 심사일: 2026년 1월 15일 게재결정일: 2026년 1월 25일
새한철학회논문집 철학논총제123집ㆍ2026ㆍ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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