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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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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길목에서.../조태진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불덩이 같던 한 낮의 뜨거운 열기한풀 꺽이고 아침 저녁 선선한 기운 감도는 겨울 향한 긴 여정 떠나기 전 더위에 지친 심신 잠시 쉬어가라 자연이 준 선물 여름과 겨울 징검다리 가을이 오는 길목에 설레임으로 서성이게 하는 것은 시리도록 높고 파란 하늘 알알이 익어가는 오곡 백과 풍성한 가을 들녘 푸른 녹음이 형형색색 아름답게 물 들어 갈 산야...... 서늘한 바람에 실려오는 풀벌레 우는 소리에 가슴 한켠 왠지 모를 쓸쓸함이 묻어나는 가을 이야기가 그리운 까닭입니다 - 조태진
우리들의 가을에게/안성란 우리들의 가을에게 창가에 머문 바람은 가을을 알리고 마음에 머문 향기는 행복을 노래하며 그리움이 머문 동산에서 달님은 빙그레 웃음 짓고 어둠이 내린 창가에 추억의 그림자가 우두커니 서 있다 먼 발치 지난 일이 또렷하게 그려지고 옛 친구 짖궂은 얼굴이 나타났다 지워지면 젊은 시절 우리는 웃음 뿐이었는데 중년의 얼굴 위엔 그늘만 남아있다 가을아!! 우리들의 가을아!! 덧없는 세월일지라도 행복한 향기를 남겨다오 가을아!! 우리들의 가을아!! 주름진 얼굴일지라도 미소를 잃지 않도록 아름다운 향기로 머물러 다오 - 안성란
9월의 당신을 위한 기도-받은 글 9월의 당신을 위한 기도 9월이 오면!!!..... 들에다 바람을 풀어 주세요 타오르는 불볕 태양은 이제 황금 빛으로 바꿔주시고 거두어 드릴 것이 없어도 삶을 아프게 하지 마소서 그동안 사랑없이 산 사람이나 그동안 사랑으로 산 사람이나 공평하게 시간을 나누어 주시고 풍요로운 들녘처럼 생각도 여물어 가게 하소서 9월이 오면 인생은 늘 즐겁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슬픔 뿐이 아니라는 걸 알게하시고 가벼운 구름처럼 살게 하소서 고독과 방황의 날이 온다해도 사랑으로 살면 된다 하였으니 따가운 햇살과 고요히 지나는 바람으로 달콤한 삶과 향기를 더해 아름다운 생이게 하소서 진실로 어둔 밤하늘 빛나는 별빛과 같이 들길에 핀 들꽃처럼 마음에 쌓여드는 욕심을 비워두시고 참으로 행복하기만 하소서 - '9월이 오면' 중에서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가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 입니다. 그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 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 입니다. 그때 자랑스럽게 말을 할 수 있도록 내 마음..
당신과의 인연 /피천득 당신과의 인연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구슬이라도 가슴으로 품으면 보석이 될 것이고, 흔하디 흔한 물 한잔도 마음으로 마시면 보약이 될 것입니다. 풀잎같은 인연에도 잡초라고 여기는 사람은 미련없이 뽑을 것이고, 꽃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알뜰히 가꿀 것 입니다. 당신과 나의 만남이 꽃잎이 햇살에 웃는 것처럼 나뭇잎이 바람에 춤 추듯이 일상의 잔잔한 기쁨으로 서로에게 행복의 이유가 될 수 있다면 진실한 모습으로 한떨기 꽃처럼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당신과의 인연 그 소중함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며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당신은 세상에서 제일 기분 좋은 사람입니다. 그 덕분에 나또한 좋은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 피천득/ '인연' 중 -
'가을이 오는 소리' /박옥화 '가을이 오는 소리' 나즈막히 어깨위로 들려오는 가을의 소리 푸른 하늘에 고추잠자리 날고 오색빛깔 단풍잎 눈에 넣을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싱숭생숭 가을이 오면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 사랑하는 그대와 기차여행도 하고 싶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수다떨며 가을을 만끽하고 싶어 가을아 가을아 어서, 오렴 설레는 마음 안고 그대 마중하리. - 박옥화 -
여름날 / 주응규 어느 종갓집 고택(古宅) 지붕 용마루 기왓골이 넘치도록 불볕을 쏟아내리는 날 안채 대청마루 앞뜰 배롱나무는 꽃망울을 붉디붉게 피워 여름을 소담스레 받쳐 들고 있다 마을 어귀 길 가장자리에 우뚝 솟은 아름드리 느티나무에 드러누워 한낮 단꿈을 꾸던 뭉게구름은 참매미와 쓰르라미의 애끓는 울음에 선잠 깨나 소나기 눈물을 내리붓는다 토담 너머로 펼쳐진 들녘은 된더위를 온몸으로 품어 안은 채 토실토실 영글어가고 바깥채 뜨락에 자리한 해바라기는 여름날의 무수한 이야깃거리를 알알이 담아내기에 바쁘다.
천둥-=받은 글 천둥 오래도록 겹 겹이 쌓여 온 한 맺힌 설움이었나 애절히 부르다 부르다 스러져간 외로움이여! 목구멍 뻗질러 와지끈 토해내는 우렛소리 누굴 이토록 절절히 부르는 애탄 울부짖음이런가! 정녕 나를 잊었는가 벼락을 들쓴 처절한 비명으로 잠든 천지를 들깨워 울어치는 발악의 절규여! 암담한 된시름 벗어나려 막바지 몸부림친 뒷자리에 애처로이 쏟아내리는 통곡의 눈물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