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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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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꽃이야/류형선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아무데나 피어도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봄에 피어도 꽃이고 여름에 피어도 꽃이고 아무데나 피어도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류형선 ‘모두 다 꽃이야’
어머니 詩/cafe.daum.net/creativeessay 어머니 詩 10편] 1, 송수권/자수 2, 엄마의 품/박철 3, 바다에 가면 엄마가 있다/곽성숙 4, 둥근, 어머니의 두레밥상 / 정일근 5, 법성암/공광규 6, 옻닭/이창수 7, 나는 뒤통수가 없다/정영애 8, 정채봉/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9, 저녁 한때/임길택 10,어머니의 언더라인/박목월 자수/송수권 어머님 한 땀씩 놓아가는 수틀 속에선 밤새도록 오동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매운 선비 군자란 싹을 내듯 어느새 오동꽃도 시벙글었다 太史신과 꽃신이 달빛을 퍼내는 북전계하 말없이 잠든 초당 한 채 그늘을 친 오동꽃 맑은 향 속에 누가 唐音을 소리내어 읽고 있다 그려낸 먹붓 폄을 치듯 고운 색실 먹여 아뀌 틀면 어머님 한삼 소매끝에 지는 눈물 오동잎새에 막 달이 어린다 한 잎새 미끄러뜨리면 한 잎새 ..
따뜻한 봄날/김형영 따뜻한 봄날 ―김형영 시 (장사익 노래)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 날 어머니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들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었네. 봄구경 꽃구경 눈 감아버리더니 한 움큼 한 움큼 솔잎을 따서 가는 길바닥에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하시나요. 꽃구경은 안 하시고 뭐하시나요. 솔잎은 뿌려서 뭐하시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돌아갈 길 걱정이구나. 산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내리사랑은 하나님 사랑과 같을까. 자식은 내리사랑을 모른다. 어른이 되면 조금 알기나 할까 모르겠다. 자식을 위해 목 놓아 운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자식은 부모의 사랑과 염려를 모르리라...
향수/정지용 향수 ―정지용 시 (박인수와 이동원 듀엣)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명태/양영문 명태 ―양영문 시 (오현명 노래, 변훈 작곡) 감푸른 바다 바닷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 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고 춤추고 밀려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던 원산(元山)구경이나 한 후 이집트의 왕(王)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소주를 마실 때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고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 쨔악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은 남아 있으리라 명태라고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 ​[단상] 어제는 친구가 찾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당대 사학자 장의식 교수(저서: 역사 이야기 등) 이다. 내가 시를 쓴다기에 명태 노래를 얘기하면서 나를 위해 불러주었다. 그의 노..
마음은 헤아릴 수 없이 /이성복​ 마음은 헤아릴 수 없이 - 이성복​ ​ 마음은 헤아릴 수 없이 외로운 것 떨며 멈칫멈칫 물러서는 산빛에도 닿지 못하는 것 행여 안개라도 끼이면 길 떠나는 그를 아무도 막을 수 없지 ​ 마음은 헤아릴 수 없이 외로운 것 오래 전에 울린 종소리처럼 돌아와 낡은 종각을 부수는 것 아무도 그를 타이를 수 없지 시집. 남해 금산 1986 문학과지성사
다알리아/정지용 가을볕 째앵하게 내려쪼이는 잔디밭. 함빡 피어난 다알리아. 한낮에 함빡 핀 다알리아 시악시야. 네 살빛도 익을대로 익었구나. 젖가슴과 부끄럼성이 익을대로 익었구나 시악시야, 순하디 순하여다오 암사슴처럼 뛰어다녀 보아라 물오리 떠돌아다니는 흰 못물 같은 하늘 밑에 함빡 피어 나온 다알리아 피다 못해 터져나오는 다알리아 ” -정지용(1902년 오늘 태어남) ‘다알리아’
진주 / 정연복 진주 / 정연복 영롱한 빛깔의 진주 하나가 생겨나기까지 조개는 긴긴 세월 묵묵히 고통을 참아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오랜 시련과 슬픔의 날을 통과하며 힘겨운 그대여 그래도 끝내 절망하지 말라. 지금 너의 마음과 영혼을 몹시도 괴롭히는 그것 이윽고 빛나는 기쁨과 행복의 진주로 맺히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