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필 (1257)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을 편지 17/이해인 가을비가 내렸습니다. 우산도 채 받지 않고 길을 가는 이들의 적막한 얼굴 속에서 나는 당신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삶은 비애를 긋고 가는 한 줄기 가을비일까’ 혼자서 나직히 뇌어보며 오늘은 더욱 당신이 보고 싶고 ,당신을 닮고 싶었습니다. 단풍 숲속을 가며 / 오 세 영 무어라 말씀하셨나, 돌아서 옆을 보면 화들짝 붉히는 낯익은 얼굴. 무어라 말씀하셨나, 돌아서 뒤를 보면 또 노오랗게 흘기는 그 고운 눈빛. 가을 산 어스름 숲속을 간다. 붉게 물든 단풍 속을 호올로 간다. 산은 산으로 말을 하고 나무는 나무로 말하는데 소리가 아니면 듣지 못하는 귀머.. 차를 마시며/박등 베란다 창가에 서서 그녀가 보내준 중국차를 마신다 말갛게 우러난 차에 고스란히 담긴 가을하늘도 함께 마신다 그녀가 바라보는 하늘도 이처럼 푸를까 차향기가 가슴을 적신다 오래도록 누군가의 가슴속에 사는 일이란 이 한잔의 차처럼 제향기로 끊임없이 그 사람의 가슴을 적시는 것.. 국제예방의 날 11월6일 오늘은 전쟁과 무력충돌로 인한 환경착취 국제예방의 날 11월6일=1811(조선 순조11)년 오늘 ‘심청가’ ‘박타령’ 등 판소리 여섯마당 정리한 동리 신재효 태어남 1922년 오늘 안창남 도쿄-오사카 간 우편비행경기에서 일본인 물리치고 우승, 당시 자전거경주 우승한 엄복동과 함께 .. 가을날에/조태일 아, 저, 아스라이 멀어서 내 눈에 잘 들고 내 몸에 잘도 감기는 하늘 끝자락 치렁치렁 두르셨다. 뙤약볕이 뙤약볕을 볶아먹던 지난 여름을 만가로 잠재우시고 잔 가지 거느린 덕 많은 소나무 바알갛게 익어가는 감들을 어루만지며 바람,바람,다독이며 서성입니다 묵밭뙈기 풀내음으로 컬.. 벌레먹은 나뭇잎/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같아서 밉다 떡갈나무잎에 벌레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 들꽃/문효치 누가 보거나 말거나 피네 누가 보거나 말거나 지네 한 마디 말도 없이 피네 지네 가을날/정희성 길가의 코스모스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나에게 남은 날이 많지 않다 선득하니,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 그림자가 한층 길어졌다 이전 1 ··· 54 55 56 57 58 59 60 ··· 1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