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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1257)
가을에/신경림 “내게는 작은 꽃밖에 없다 가난한 노래밖에 없다 이 가을에 네게 줄 수 있는 지친 한숨밖에 없다 강물을 가 들여다보아도 달도 별도 보이지않는구나 갈대를 스치는 빈 바람뿐이구나 몰려오는 먹구름뿐이구나 내게는 힘없는 말밖에 없다 야윈 속삭임밖에 없다 어두워오는 들길에서 네게..
시월 1/황동규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상달/효림 달빛은 더욱 차가운데 감나무에는 아직도 붉은 까치밥이 달려있소 이 밤에 누가 나를 위해 피리를 불어준다면 나는 잠시 적멸을 거두고 그대를 위하여 노래를 부르겠소
가을이다/이성진 외롭다고 외롭다고 가을이다 낙엽이 거리를 붉게 물들이고 스산한 바람은 이마를 스친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도 쓸쓸하다고 쓸쓸하다고 가을이다 매일 한 뼘씩 단풍이 물드는 가을 길가에 코스모스 울긋불긋한 가을 저녁 강가에 국화꽃이 피어나는 가을 수많은 빗방울이 가슴을 ..
가을앞에서/조태일 “이젠 그만 푸르러야겠다. 이젠 그만 서있어야겠다. 마른풀들이 각각의 색깔로 눕고 사라지는 순간인데 나는 쓰러지는 법을 잊어버렸다. 나는 사라지는 법을 잊어버렸다. 높푸른 하늘속으로 빨려가는 새 물가에 어른거리는 꿈 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가을이다/이성진 외롭다고 외롭다고 가을이다 낙엽이 거리를 붉게 물들이고 스산한 바람은 이마를 스친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도 쓸쓸하다고 쓸쓸하다고 가을이다 매일 한 뼘씩 단풍이 물드는 가을 길가에 코스모스 울긋불긋한 가을 저녁 강가에 국화꽃이 피어나는 가을 수많은 빗방울이 가슴을 ..
조용한 일/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치않은 저녁 철 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안도현 / 가을 엽서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