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본어농(治本於農)
무자가색(務玆稼穡):
백성 다스리는 일의 근본은 농사라
곡식 심고 거두는 일을 힘써 하고
숙재남묘(俶載南畝)
아예서직(我藝黍稷):
봄이면 남쪽 밭에서 시작하여
찰기장과 메기장을 심는다
인간은 물론 모든 생물에게
가장 근본적인 것이
먹고 사는 문제의 해결입니다.
먹는 문제로 인해 인류는
태초부터 지금까지 투쟁해 왔습니다.
정치도 식량이 넉넉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맹자도
백성들에게 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을 갖는다고 하였습니다.
백성들이 생업에 힘써
항산을 함으로써 항심을 갖게 될 때
왕도정치가 실현된다고 보았습니다.
'숙재남묘(俶載南畝)'란 구절은
시경(詩經) 소아(小雅)편에 나옵니다.
俶載南畝 播厥百穀
(숙재남묘 파궐백곡)
旣庭且碩 曾孫是若
(기정차석 증손시약)
"남쪽 밭일 시작하여 온갖 씨앗 뿌리니,
밭에 곡식 크게 자라 손주들 만족하네."
농사짓는 기쁨을 노래합니다.
서(黍)는 '찰기장’
직(稷)은 '메기장'을 말합니다.
기장은 벼보다 먼저 등장했던 곡물로
오곡지장(五穀之長)이라 하여
고대에 가장 중요시한 곡물이었습니다.
'아예서직(我藝黍稷)'이란 구절도
시경 소아(小雅)편에 나옵니다.
楚楚者茨 言抽其棘
(초초자자 언추기극)
自昔何爲 我蓺黍稷
(자석하위 아예서직)
"가시덤불 우거진 납가새풀
그 가시 뽑으라 말했던 건,
옛부터 무엇을 하려 함인가?
우리가 기장을 심게 하려 함이네.”
창세기도 말합니다.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
네가 먹을 것은 밭의 채소인즉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
(창세기 3:17-19)
창세기 3장, 인간 원죄의 장에서만
‘먹는다’는 말이 19번이나 언급됩니다.
인간의 원죄도
먹는 일로부터 비롯됩니다.
먹는 문제의 해결은
고대로부터 최대의 관심사였습니다.
신은 이 문제를 단칼에 해결합니다.
‘얼굴에 땀이 나도록 열심히 일하라!
그리고 그 소산을 먹으라!’
그리하여
농사짓는 농부의 희열을 느끼고
신에게 감사할 줄 알라.
이게 신의 저주요 심판일까요?
먹고 살아야 하는 인간의 본성과
신앙은 어떻게 조화되어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 신의 한 수이지요.
인간의 원죄 사건도
동양의 왕도정치도
백성들의 식욕이 해결될 때
항심도, 믿음도 생긴다는
그 근본 관념이 일치합니다.
기장이나 채소는 커녕
초근목피로 연명하며
보릿고개에 끼니조차 때우기
어려웠던 삶이
불과 수십년 전이었습니다.
한편에선 아직도 수십 만, 수백 만을
굶겨 죽이는 일도 벌어지고 있지만
오늘날 우리는 부모대의 피땀어린
노고의 결과로 풍족한 식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보답하는 삶을 살아도
그 은혜에 부족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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