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하적력(渠荷的歷)
원망추초(園莽抽條):
도랑에 핀 연꽃 아름답고 깨끗하며
동산의 잡초는 줄기 뻗어 우거졌네
비파만취(枇杷晩翠)
오동조조(梧桐早凋):
비파나무는 늦게까지 푸르나
오동나무는 일찌감치 시드니
진근위예(陳根委翳)
낙엽표요(落葉飄颻):
해묵은 나무뿌리는 말라 시들고
낙엽은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누나
사람은 태어나면 흔한 잡초처럼
천(賤)한 세상을 보며 자라납니다.
점차 장성하여 청년이 되면
더러운 도랑 속에서도
청초하게 피어나는 연꽃처럼
귀한 꿈을 키워 나갑니다.
사시사철 푸른빛을 간직하는
비파나무처럼 장년에 접어들면
인생에서 부닥치는 혹독한 상황에서도
청백한 지조를 굽히지 않고자 합니다.
그러나 "오동나무 잎새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천하에 가을이 온 것을 안다"고.
梧桐一葉落 天下盡知秋
(오동일엽락 천하진지추)
명(明)나라 때 왕상진(王象晉)이 편찬한
군방보(群芳譜)에서 말합니다.
가을을 처음 알리는
오동잎을 신호로
한여름 무성함을 자랑했던 꽃도 초목도
늦가을 서리 맞으며 하나 둘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노년을 맞이하고,
나무가 뿌리 내린
원래 태어났던 땅으로 돌아갑니다.
잡초, 연꽃, 비파와 오동나무,
묵은 뿌라 속에
똑같은 우리 삶이 있음을 말합니다.
창세기도 말합니다.
"그 땅에서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나게 하시니
동산 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있더라."
(창세기 2:9)
천자문을 읽고 아침 동산에 오르니
스산한 가을바람에 옷을 갈아입은
한 그루 나무가 창세기와 똑같이
생로병사와
자연의 성주괴공(成住壞空)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너희 인생은 변화 무상(無常)한가?
불변 영원한 생명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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