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보인령(矩步引領) 부앙낭묘(俯仰廊廟): 법도 있게 걸으며 옷깃 여미고 낭묘 향해 구부리고 우러러 보니 속대긍장(束帶矜莊) 배회첨조(徘佪瞻眺): 예복 갖춰 떳떳하고 당당한 몸가짐 돌아다니면 사람들 우러러 보네. 벼슬아치가 조정에 출사할 때 몸가짐과 행동거지는 예기(禮記)에 기록된 예법(禮法)에 따릅니다. 조정(朝廷)에 들어가기 전날 밤 목욕재계하고, 아내나 첩과 침실을 같이 해서는 안 되며, 조정에 들어가 임금에게 고할 말, 임금의 물음에 대답할 말들을 기록하여 둡니다. 조정에 들어갈 때 반드시 예복(禮服)을 갖추어 입고, 임금을 대할 때의 용모나 몸가짐을 바르게 갖춥니다. 예복은 신분과 직분을 상징하므로 매우 중요했습니다. 관혼상제 등 각종 의식이나 행사에서 갖추어야 할 법도였습니다. 조정에 나갈 때는 비면(裨冕)이라는 관복을 입고, 종묘(宗廟)에서 정사를 볼 때는 피변복(皮弁服)을 입고, 조정에서 일에 임할 경우 조복(朝服) 차림을 했으며, 머리에 쓰는 관(冠)과 허리에 두르는 대(帶: 띠) 역시 신분과 계급에 따른 구분이 분명했습니다. 벼슬아치가 지닌 앞 뒤가 둥근 홀(笏)은 자신이 섬기는 주군에게 한없이 겸손함을 상징합니다. 조정에서는 임금이 북쪽을 등 뒤로 하여 남쪽을 바라보고 벼슬아치는 임금의 좌우로 서며, 임금과 함께 자리를 앉을 때는 반드시 물러나 별도로 마련된 자리에 앉았습니다. 정사(政事)는 반드시 선왕(先王)을 모신 사당인 종묘(宗廟)에서 행했으니, 선왕과 조상들이 지켜보는 자리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는 경계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종묘에서 나랏일을 하므로 조정을 낭묘(廊廟)라 불렀습니다. 창세기도 말합니다.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더라"(창세기 3:7) 금단의 열매인 선악과를 먹은 인류의 시조는 벌거벗었음을 알고 두려워 자신을 나뭇잎으로 가립니다. 벌거벗고도 두려움이 없이 당당하던 인간이 두려워 몸을 감추기 위한 옷과 예법은 겉포장일 뿐입니다. 우리는 온갖 허물을 예법과 옷으로 눈 가리고 아웅하며 살고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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